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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01:18 537회 0건
4번이 제일 많기는 한데, 저에게 부양가족이 있거든요.
오늘도 막혔다가 열렸는데, 도저히 그렇게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르게 섰습니다.

다음에 .. 언젠가 한번 시도해 볼 기회가 오면 그 대 가서 보겠습니다.
이생에서 있을지 .. ㅋㅋ

엄청 죄송합니다. .. [꾸부당~] .. - Ja"dore -



=*=*=*=*=*=*=*=*=*=*=




120. 기적 같은 크리스마스


[1]
나에게는 이렇게 두 여자의 사이에 누워서 자야 하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두 여자는 최은희와 서지혜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잠을 잔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또 불가능하다.

그런데 왼 쪽에서 지혜의 손이 꼼지락거리면서 내 이불 속으로 스멀스멀 들어와서 또 내 잠옷 바지를 들춘다. 나는 왼손으로 그 손을 꼭 잡고 조용히 옆으로 빼냈다. 최은희를 쳐다보니까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다. 내 손에 잡힌 지혜의 손은 도망가지 않는다.

지혜가 최은희에게 묻는다.



"언니 자요?"
"벌써? 잠이 그렇게 쉽게 오니?"

"오빠 숨소리가 너무 크고 거칠어. 도저히 잠을 못자겠네."
"그건 나도 그래."



지혜가 한쪽 다리를 내 허벅지로 올린다. 나는 그 다리를 지혜 쪽으로 밀었다.


잠시 후에는 내 오른 쪽에서 최은희의 손이 내 이불 속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나는 오른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았다. 최은희도 내 손을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나는 최은희의 손에 손깍지를 꼈다. 최은희의 숨소리도 조용하지 않다.

이제 나는 양 손에 두 여자의 손을 하나씩 잡고 있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제 와서 침대를 떼어 놓을 수도 없다. 내가 지금 다시 소파로 나간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지혜가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누워서 잠을 잘 수도 없다.

앞이 캄캄하다. 내 성격상 이런 경우에는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 맞는데, 도대체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언니. 오빠꺼 만지고 있어요?"
"쳐들어 가다가, 내 손이 태현씨 손에 꼭 붙잡혀있어."

"나도 그런데. 이 오빠가 지금 왜 이러지? 우리 둘 다 거부하냐?"
"그래. 제발 잠 좀 자자. 오케이?"

"진짜 나 건드릴거야?"
"그럴 마음은 없거든요."

"그러지 말고 나랑 협상하자."
"어떻게?"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그게 협상이냐? 강요에 협박이구만."

"그걸 알아채셨으면 이제 우리 둘 다 손을 놓으시죠?"
"그럼 둘이 같이 덤빈다고?"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해결하니까, 오빠는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



지혜의 입은 어느 새 내 귀 가까이에 와있다. 나의 지독한 성감대를 지혜가 알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 나는 두 사람의 손을 놓아주었다. 지혜의 손은 재빨리 내 팬티 속으로 들어오고, 최은희의 손은 그 자리에서 머뭇거린다. 나는 최은희의 손을 잡고 내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녀의 손은 내 가슴을 옷 위에서 쓰다듬는다. 최은희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지혜는 벌써 페니스를 야구방망이로 만들어 놓았다.

갑자기 최은희가 말했다.



"하아. .. 어떡해. .."
"왜?"
"언니. 왜 그래?"

"엄마랑 전화를 해야 하는데. 깜빡했네.
내가 지금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거야?"

"무슨 일인데 그래?"

"우리 집 식구들은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집에 모여서 같이 지내거든.
오늘 집에 못갔잖아. 그러려면 아까 저녁에 전화라도 했어야 .."

"집에서 걱정하시겠다."

"걱정하는 정도가 아니야. 대형사고거든요.
어쩌면 기다리다가 나중에 데리러 내려오실 지도 몰라."




사태가 심각한 것을 지혜가 눈치 챘는지, 지혜의 손이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귀찮아도 불안해서 도저히 안되겠네. 나 엄마 집에 갈게."
"지금? 이 시간에?"

"할 수 없지. 걱정을 너무 하셔서 안돼.
내일 아침에 가나, 지금 가나. .."




최은희는 단호하게 결심한 듯이 벌떡 일어난다. 나도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최은희는 한참을 부산하게 왔다갔다 하더니, 준비를 끝내고 소파로 온다.



"여기서 집이 멀어?"
"아니야. 여기서 30분 정도 걸려."

"토론토 바깥인가?"
"밖은 아니고, 북쪽 끝이야."

"지금이 새벽 두시 넘었는데, 택시로 가야겠네?"

"술을 마셨으니까, 차를 가져갈 수는 없지.
태현씨가 내일 아침에 수정이 아빠한테 내 차를 드리고, 내일 하루 타시라고 해.
별 일 없으면, 나는 내일 밤에 올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야 해. 알았지?"




최은희는 나에게 자기 차의 키를 건네주었다. 지혜도 일어나서 옷을 입고, 우리는 같이 로비로 내려갔다. 택시를 타고 떠나는 최은희에게 손을 흔들고, 나와 지혜는 우리 방으로 올라왔다.




[2]
나와 지혜는 붙여둔 침대를 원래처럼 떼어놓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지혜는 자기 침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침대로 들어온다. 이 정도면 지혜가 완전히 해빙 무드인 것이 아닐까? 지혜가 고맙기도 하고 또 귀엽기도 하다.

지혜가 눕자마자 나는 지혜 쪽으로 돌아누워서 한 팔로 지혜의 몸을 안았다. 그런데 지혜가 내 팔을 탁 친다.



"아직 용서할 마음이 없거든."
"무슨 용서?"

"뭐야? 그걸 나한테 물어?"
"왜 그러는데?"

"내 입으로 꼭 말을 해야 해?"



지혜가 나에게 등을 보이고 홱 돌아눕는다. 그러면서도 고개를 들더니 팔벼개를 해달란다. 나는 지혜에게 팔을 내어주고, 다른 팔로 지혜를 뒤에서 안았다. 내 손은 지혜의 배에 가 있다. 우리의 몸이 조금도 빈틈없이 완전히 밀착한다. 지혜의 엉덩이가 내 허벅지와 그 부분에 꼭 껴온다. 완전 맞춤형이다. 지혜가 엉덩이를 뒤로 몇 번 밀면서 내 쪽으로 들이민다. 또 지혜는 내 손을 잡더니, 자기 가슴 위로 얹는다.

이러면서도 나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지혜야. 잘 자."
"오빠도 잘 자."




[3]
다음날 아침에 우리는 로비에서 한수정의 부모님과 만났다. 나는 그들에게 한수정의 차를 넘겨주었다. 그런데 한수정의 부모님은 체크아웃 하고 호텔을 나가겠다고 했다. 짐을 한수정의 집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나와 지혜는 그들을 도왔다.

우리는 집 안에 있는 과일과 먹을 것, 마실 것을 챙겨 들고 병원으로 갔다. 한수정의 병실에는 한국인 간호사 한 분이 한수정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수정도 이제는 산소 마스크를 풀고 침대에 앉아 있다.

우리가 병실 안으로 들어서자 간호사가 병실을 나갔다. 한수정의 부모님은 한수정을 안고 또 흐느낀다.



"우리 수정이가 정신을 차렸구나. 수정아. 정말 고마워."
"엄. .. 아빠. .. 으으으. .. 으으."

"그래. 내 딸 수정이. .."



이들을 바라보는 내 가슴이 떨리고, 뭔가가 북받쳐 올라온다. 지혜의 뺨으로 벌써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한수정의 부모님이 나오고, 이제는 나와 지혜가 한수정을 안았다. 수정이는 우리의 손을 꼬옥 잡는다. 수정이가 지혜를 알아보고 말을 한다.



"지. .. 지. .. 지애. .. "
"예. 언니. 지혜예요. 서지혜."



한수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두 눈에서도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린다.



"으으. .. 으."
"오빠가 오는 길에, 나도 따라 왔어요. 방학이잖아요."



수정이가 내 품에 쓰러지듯 안긴다.



"으으. .. 자기. .. 으으으."
"으으. .. 으으."



수정이는 두 팔을 내 목에 걸고 힘을 주며 매달려온다. 계속해서 뭐라고 말을 하는데, 우리는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혜가 내 귀에 속삭인다.



"오빠. 일어서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혹시 화장실?"



한수정이 일어서고 싶어한다는 이 말에 나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한수정의 몸을 안고 옆으로 돌려서, 두 다리가 침대 아래로 내려오도록 했다. 지혜가 침대에 걸터앉아서 자기 운동화를 벗고, 그 운동화를 한수정 엄마가 한수정의 발에 끼워주었다. 나는 한수정의 몸을 뒤에서 안고, 한수정의 엄마는 앞에서 안았다.

우리는 한수정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지혜와 한수정 아빠는 손뼉을 쳤다. 한수정 엄마는 천천히 한수정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나는 한수정을 뒤에서 안고, 몸을 들다시피 하여 걸음마 연습을 했다. 한수정 엄마는 수액을 들고 우리를 따라다녔다. 지혜는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다.



"수정아. 화장실에 갈래?"
"아니."

"혹시 머리 아프니?"
"아니."



한수정이 뚜렷하게 아니라는 의사표시를 한다.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다. 우리는 한수정을 다시 침대에 눕혔다. 한수정은 내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나는 한수정을 그녀의 보모님들께 넘기고 간호사에게 갔다. 아까 그 한국인 간호사를 찾았으나, 그녀가 병실을 돌고 있다면서, 자리에 없다. 나는 한수정을 담당하는 의사를 불러달라고 했다. 간호사는 우리 병실로 의사를 보내주겠다면서, 병실로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내가 병실로 돌아오자 한수정이 나를 보고 손짓을 하며,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으으. .. 으응. .."



나는 한수정의 옆에 앉아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한수정의 아빠를 시켜서, 한수정이 신을 수 있는 실내화와 양말, 그리고 덮을 것을 가져오도록 했다. 그는 알았다면서 병실을 나갔다.

나중에 한수정을 담당하는 의사가 왔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오전에 MRI 촬영을 했는데, 뇌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수정이가 1주일 동안 의식불명의 상태로 있다가 깨어났지만, 아직 몸의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재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기간은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오직 신께서만 알고 계신 일입니다."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오늘은 크리스머스이니까, 우리 병원의 치료사들이 내일 재활 프로그램을 짤 것입니다.
그러면 내일 또는 모레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의사와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한수정이 유심히 쳐다본다. 그는 자기가 나가서 바로 휠체어를 보내줄테니까, 한수정을 병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보라고 권했다. 그는 병실을 나갔다.

그런데 지혜가 내 어깨를 가볍게 쳤다.



"아까 내가 은희 언니한테 사진이랑 동영상 파일 보냈거든.
방금 답장 왔어. 오빠보고 전화하래."



나는 최은희에게 전화를 했다. 의사가 한 이야기를 그녀에게 전해주었더니, 그녀는 한수정을 바꾸어달라고 했다. 나는 스피커폰으로 통화하자고 했다. 최은희가 알았다면서 잠시 후에 한수정을 부른다.



"수정아. 나야. 최은희."
"으으. .. 어. .. 어. .. 언니."

"그래 이것아. 내 이름이 뭐지?"
"으. .. 으. .. 으니. .. 은. ..이. .."

"그래. 목소리만으로도 나를 알아보다니. 꿈만 같다. 나 너무 행복해."



최은희는 당장 병원으로 출발한다면서, 나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한수정의 눈에서 또 눈물이 주루루 흘러내린다. 무슨 눈물이 이리 많은지. 한국 사람 아니랄까봐.

한수정에게 점심 식사가 들어왔다. 한수정 엄마가 수정이에게 먹여준다.




[4]
휠체어가 병실에 도착했다. 또 한수정의 아빠가 돌아오고, 그리고 최은희도 도착했다. 최은희 엄마는 우리 모두를 병실에서 나가라고 했다. 한수정이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 갈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복도로 나와서 기다렸다.

나중에 다시 들어가서 한수정에게 양말과 실내화를 신게 했다. 지혜는 수납장을 열고 한수정의 외투를 꺼냈다. 후드도 달려있다. 최은희는 그 외투를 한수정에게 입혔다. 최은희가 한수정에게 말했다.



"이 외투는 지혜가 너한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거야.
홀트 렌프류에서 샀는데, 값이 1000 달러가 넘어. 완전 명품이야."



한수정이 손을 뻗어 지혜의 손을 찾는다. 지혜가 두 손을 뻗어주자 한수정이 두 손으로 지혜의 두 손을 꼬옥 잡는다.



"으으으. .. 지애. .. 으으으."
"하아. .. 언니. 말은 다 알아듣네요."



나는 한수정을 등에 업어서 휠체어로 내려놓았다. 한수정 엄마는 수액을 들고, 한수정 아버지는 휠체어를 민다. 나와 지혜는 최은희와 함께 그들의 뒤를 따른다. 우리는 한수정을 데리고 카페테리아로 갔다.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최은희가 한수정 아빠와 같이 가서 먹을 것을 사온다. 최은희는 나와 지혜에게 한수정을 맡기고, 한수정의 부모님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다 먹고 병실로 와."
"어디 가는데?"

"수정이 좀 씻겨야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최은희는 한수정의 뺨에 키스하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한수정은 내 손을 꼬옥 잡고, 그들이 카페테리아를 나설 때까지 세 사람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한수정이 내 손을 놓지 않는 바람에, 지혜가 먹을 것을 내 입에 넣어주어서 나는 먹을 수 있었다.



"오빠도 환자다. 하하."
"으으. .. 으. .. 그래."



한수정이 또 말을 똑바로 했다.



"그렇게 말하는 연습을 자꾸 하래."
"으으. .. 으. .. 그래."



나와 지혜도 먹고, 한수정에게도 조금 먹였다. 다 먹고 커피도 마신 후에 우리는 병실로 돌아왔다. 병실에는 그들이 먼저 도착해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 간호사가 임시로 쓸 만큼은 구해다 주겠다면서 병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단다.

그런데, 아까 내가 찾았던 한국인 간호사가 와서, 최은희에게 비닐 팩 하나를 주고 간다. 거기에는 환자를 씻길 수 있는 벙어리 장갑 비슷한 것이 들어있다. 일회용이다. 또 스프레이 식으로 된 샴푸도 들어있다.

최은희가 당장 한수정을 씻기기 시작했다. 한수정의 엄마도 같이 돕는다. 지혜는 나와 한수정 아빠에게 밖으로 나가있으라고 한다.



"보시다시피 여자의 몸을 씻겨야 하잖아요."




우리는 병실을 나가서 휴게실로 갔다. 나는 자판기에서 음료수캔 두 개를 뽑아서 그에게 한 개를 권했다. 그가 받아 마시면서 나에게 말했다.




"이것 참 .. 내가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고맙다는 말 만으로는 부족한데."

"그런 말씀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
아마 내가 아팠더라도 수정이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 자네랑 최박사가 없었더라면, 나나 수정이 엄마는 어쩔뻔 했나?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오네.
나나 수정이 엄마는 한국에서는 선생님이지만, 여기 오니까 유치원생도 아니고 .."

"그거야 언어나 나라가 다르니까 그렇죠."

"그런데 자네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벌써요? 저는 아직 졸업도 안했는데요?"

"그래. 그렇다고 했지. 아직은 시간이 있구만."




한참 후에 지혜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병실로 오라고 해서, 우리는 병실로 돌아갔다. 최은희가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제 좀 사람 같아 보인다.
빨리 쟤한테 가서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그래."



한수정도 웃으며 나를 자기 옆으로 오게 해서, 나에게 기대고 안긴다. 수정이에게서 향긋한 냄새가 자고, 얼굴도 뽀얗고 빛이 난다.



"화장도 했니?"
"어."




나는 한수정의 이마와 뺨에 키스했다. 수정이도 내 입술에 키스한다. 최은희와 지혜가 손뼉을 친다.




"언니. 지금 두 사람 너무 보기 좋아요."

"우리 모두 수정이가 깨어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원했거든. 이런 우리 마음이 전부 합해져서 강한 에너지를 만들어서 수정이에게 전해졌나봐. 수정이도 깨어나려는 의지가 에너지를 만들어냈을 거야. 이렇게 해서 시너지가 됐나봐."

"그러게요. 완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니까요."

"수정아. 힘내. 너는 분명히 기적처럼 벌떡 일어나서 전처럼 작업할거야."

"맞아요. 수정언니. 열심히 힘내세요.
나도 힘내서 열공해서 오빠 다니는 대학에 꼭 합격할게요."



한수정은 지혜와 한수정의 손을 잡고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한수정의 눈에서 뺨으로 또 눈물이 흐른다.
한수정이 그래도 입을 오물오물한다.



"으으으. .. 히 .. 히... 힘 내."



이러는 한수정의 모습을 보고, 이번에는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우리 모두 같이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 내가 수정이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신께서 한수정에게 너무 가혹하게 벌을 내리시는 것으로 알았다. 착하기만 한 수정이가 이런 벌을 받을 정도로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러시는가 하는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에 한수정은 이 사고를 통해서 흩어져 있던 나와 자기 부모님을 캐나다의 토론토라는 도시로 오라고 부른 것 같다. 우리는 한 마디 거절도 못하고 이 부름에 따랐다.

우리는 모두 여기서 만났고, 이 만남을 통해서 신께서는 기적처럼 한수정을 깨어나게 하셨고, 또 회복하게 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혜가 말한 것처럼 이번 크리스마스는 기적 같은 크리스마스이다.



갑자기 우리 나라 고속도로의 어느 화장실 벽에 적혀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나는 매일 기적을 체험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살아 있기는 하지만, 죽고 싶은 사람에게는 하루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고역일 것이다.
그렇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이 하루를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 자체가 기적일 것이다.

사람이 하루를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살든, 하루를 사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






*=*=*=*=*=


새해가 됐어도, 저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것은, 작년과 변함없이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께는 제발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시거나, 또는 저보다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들 ...

"힘내세요!"

힘내라는 말. .. 진짜 황당하고 짜증나는 말입니다.

누구는 힘낼 줄 몰라서 안내나?
나는 지금 죽을 힘을 다해서 하고 있거든?

안그렇습니까?

그래도. .. 힘내는 것 말고는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네요.


다같이 조금 더 힘 냅시다.
오늘 하루가 기적이었으니까, 내일도 기적처럼 살면 되겠지요.

주제 넘게 이런 말씀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뵙겠습니다. ...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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