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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 단편3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18 484회 0건
나오는 사람들 :

(1) 최윤하 (23) : 대한대 건축학과 4학년

(2) 김하늘 (23) : 대한대 건축공학과 4학년
(3) 문국희 (23) : 대한대 건축공학과 4학년
(4) 박영환 (23) : 대한대 건축학과 4학년

(5) 황해리 (21) : 명화여대 영어과 2학년
(6) 황영철 (23) : 윤하의 고교 동창. 황해리의 친오빠.

(7) 윤은경(25) : 황영철의 여직원


=*=*=*=*=*=*=*=*=*=



3. 웰빙식품




[1]
우리는 저녁까지 자고, 8시쯤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비는 멎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차다. 우리는 아까 그 식당으로 가서 해물탕에 소주를 걸쳤다. 식사 후에는 바로 앞에 있는 도로 건너편 모래사장으로 산책을 나갔지만, 찬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



"자기야.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 준비를 단단히 해서 오는건데."
"그러게. 나도 지금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어. 너무 미안하다."

"아니야.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자기가 나랑 여기를 와준 것 만도 어딘데."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더 고맙고. .."



우리는 차에 타고 드라이브를 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 별로 없어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큰 마음을 먹고 오면서도, 날씨가 이럴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바보같다. 그런데 또 이슬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별로지? 어둡기만 하고."
"아니야. 바닷물 소리가 들리잖아. 나는 지금 너무 좋거든요."

"별걸 다 좋대?"

"바다도 사람 사는 거나 뭐가 달라?
조용할 때도 있고, 시끄러울 때도 있잖아?
나는 아무래도 괜찮아. 사랑하는 자기랑 같이 있으면 다 좋아."

"또 사랑타령이냐?"
"그냥. .. 내가 좋다고. 미안해."



이런 하늘이에게 내가 점점 빠져드는 것 같다. 하늘이는 기회만 있으면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하늘이가 나에게 너무 착하게 하는 바람에 내가 하늘이에게 서서히 중독되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모텔방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TV를 본다고 TV를 켰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서 하늘이가 먹겠다고 작심하고 덤벼들겠다면서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를 달궜고, 자신도 뜨거워졌다. 우리는 뒤엉켰고, 침대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하늘이의 입 안에서 폭발하고 분출시켰다. 우리는 새벽이 돼서야 잠들 수 있었다.



"하아. .. 이번에 이렇게 했으니까, 또 두세달 가는거니?"
"아이. .. 무슨 소리야?"



다음날 일요일에는 하늘이가 말한 것처럼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런데 흐리고 차가운 겨울 날씨는 계속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먹고 바로 서울로 출발했다. 대관령을 넘어오니까 차들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밀릴 정도는 아니었다.



"또 슬슬 잠이 오네. 이번에는 서비스 없나?"
"에이. 양쪽에 차들이 너무 많아서 안돼. 기다려봐."

"더 있다가 원주 지나면 차가 더 많아질텐데. .."



하늘이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숙이고 자기 허벅지를 내려다본다.



"그럼 어쩌지?
아래는 깊어서 잘 안보이니까, 잠시만."



하늘이는 입고있던 흰색 티셔츠는 벗지 않는다. 스타킹은 아예 신지도 않고 있다.

그렇지만 하늘이는 뽀오얀 허벅지를 딱 붙인 채로 스커트를 위로 올린다. 오른 손을 무릎에 얹더니, 거기서부터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허벅지를 따라서 천천히 위로 미끄러져서 팬티까지 올라간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자, 쩍벌을 넓게 하더니, 입고 있는 팬티를 옆으로 젖힌다. 조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손으로 조개를 덮고 문지르다가, 가운데 손가락으로 꽃잎을 가르면서 균열을 덮고 돌린다. 그 손가락을 동굴 속으로 넣는다. 나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하는 하늘이가 너무 귀엽다.



"넣는 것까지는 안해도 된다니까."
"까칠아. 기왕에 말하는 거, 고맙다는 말로 하면 어디 덧나?"

"알았어. 고마워."
"꼭 옆구리를 걷어 차야 절을 한다니까."



원주를 지나니까 예상대로 차들이 너무 많아져서 시간이 걸린다. 하늘이의 라이브 서비스가 막을 내렸다. 내가 졸립다고 했던 말은 거짓말이었으니까 괜찮았는데, 그래도 하늘이는 내 손과 팔 그리고 가슴을 어루만진다. 또 내 바지 앞을 풀어헤쳐서 열더니, 손을 쑤욱 넣고 페니스를 감아쥐고 흔들어서 세우기도 한다. 휴게소에서 하늘이는 한번 더 먹고 싶다면서, 빨겠다고 했지만, 나는 일단 서울로 빨리 올라가자고 하면서 못하게 했다.

우리는 오후 7시 전에 서울에 무사히 도착했다.



"저녁 먹고 들어갈래?"
"아니야. 이것저것 군것질을 너무 많이 했어. 그냥 갈래."



우리는 휴게소에서 그리고 차 안에서 너무 자주 많이 먹었다. 나도 배가 고프지 않다. 나는 지하철 반포역 앞에 차를 세웠다. 하늘이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나에게 묻는다.



"자기, 끝까지 말 안할꺼니?"
"무슨 말?"

"우리 사귀냐고."
"그거야. .."

"돌겠네."
"왜?"

"사랑하자는 것도 아니고, .. 사귀는 것도 안해?
그럼 우리 사이에 애정 전선은 시작부터 아예 불가능한거야?"

"내가 이만큼 하는 것도 지금 여친이 한국에 없어서 가능하거든.
걔가 돌아오면 그 때도 우리가 이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하아아. .. 어쩜. .."



하늘이는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어제 새벽에 하늘이가 이 자리로 나올 때에는 상큼한 첫새벽의 꽃봉오리처럼, 이른 봄의 꽃망울처럼 나에게 와서 백허그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에게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을 남기고 떠나간다. 나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우울해진다.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2]
오늘 따라 황해리가 생각난다. 내 옆에 해리가 없으면, 하늘이가 있건 없건 허전하다.

해리는 명화여대 영어과 2학년까지 다녔다. 그런데 해리가 무슨 연수를 한다고 이번 학기에는 미국에 리치몬드에서 머무른다. 해리의 오빠 황영철은 작년 늦가을에 나와 만났을 때, 나에게 부탁을 했다.



"윤하 너 .. 이번 겨울에 미국에 안갈래?"
"꼭 가야하는 것은 아닌데, 왜? 해리때문이니?"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그래.
네가 가서 방도 얻어주고, 해리가 살도록 해주고 올래?"

"교환학생 연수는 기숙사가 나오는데, 뭘 방을 따로 얻어?"
"해리가 기숙사 신청하는 것을 모르고 빼먹어서 못했단다."

"으이구우. .."

"내가 따라가야 하는데, 아직은 내가 그렇게까지눈 움직일 수가 없어.
진짜 미안한데, 현우 네가 정초에 얘를 데리고 나가면,
너도 겨울 방학이니까, 두 달 정도만 어떻게 안되겠니?"



그래서 지난 연초에 내가 해리를 데리고 미국에 갔다. 워싱턴에서 멀지않은 곳에 리치먼드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에 버지니아 주립대학인 콤먼웰스대학교가 있다. 나는 해리가 그 대학에서 공부하는 절차를 돕고나서, 해리와 함께 뉴욕, 필라델피아 등을 구경했다. 중간에 볼티모어에서 근무하시는 우리 아버지에게 해리를 인사 시키기도 했다. 해리는 여고 시절에 나에게 과외를 하면서부터 우리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와는 잘 알지만, 우리 아버지와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나는 이렇게 두 달이 조금 못되는 기간을 해리와 함께 있다가 돌아왔다. 예정대로라면 해리는 8월 말쯤에 귀국할 예정이다.

내가 미국 워싱턴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공항에서 해리가 나에게 울먹이며 말했다.



"이렇게 몇 달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오빠 혼자 있다고, 끝없이 타락하지 말고, 주변 정리좀 해라."

"정리할 일 별로 없거든요?"

"지금 은근슬쩍 말 돌려?
누가 일을 정리 하래? 여자 정리 좀 하라고!"

"너 진짜 듣자듣자 하니까 .."

"진짜는 무슨 얼어 죽을 진짜?
이제는 대놓고 거짓말까지 하셔?
내가 아무 말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모를 줄 알아?"



나는 황해리가 내 여친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 친구들에게는 소개를 시키지 않았다. 해리도 도서관 죽순이라서 우리 학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학교 애들 중에는 황해리를 본 사람이 아직 한두 명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내가 사귀는 여친이 있다는 말을 해도 곧이 들으려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해리와 잠자리를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아직 안고, 뺨에 보뽀하는 사이일 뿐이다. 해리가 내 학생이었기 때문인지 나는 해리의 몸에 손을 대기가 두렵다. 그래도 황영철과 해리는 나와 해리가 사귄다고 믿고 있다. 나도 이 사실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3]
나는 하늘이와 헤어져서 집에 도착한 후에 한 시간 정도 잠을 잤다. 그리고 9시쯤에 황영철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나에게 저녁을 먹었느냐고 물었다.



"아직. .."

"너도 참.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이 시간까지 아직 밥도 안먹고 다니냐?
너 그럼 삼청동으로 올래? 너한테서는 너무 멀은가?"

"그 동네는 이렇게 늦어도 밥 주냐?"
"10시로 예약할게. 빨리 와라. 더 늦으면 국물도 없을걸?"

"밤 10시에 식당?"
"VIP들은 원래 그 시간에 나타나는 거야."



우리는 삼청동에 있는 한식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는 강남에 사는 나를 왜 하필이면 삼청동으로 오라는지 궁금했다.


나는 삼청동으로 가서 그가 기다린다는 한정식집으로 들어갔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그는 나에게 김치를 먹어보라고 자꾸 권한다.



"맛이 어때?"
"김치가 김치맛이지. 뭘 어쩌라고? 네가 담근 김치냐?"

"내가 무슨 재주로 김치를 담그는데? 먹어보니까 맛이 어떠냐고?"
"나 김치 맛 잘 모르는데. .."

"그니까 무슨 맛이 있고 없는지만 말해봐."
"달거나 느끼하지는 않고, 담백하고, 약간 매콤하고, .. 이 정도면 딱 좋은데?"




그런데 그는 머지않아 자기 회사에서 발을 빼려고 준비중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그가 김치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가 김치장사를 명목으로 혹시 비자금을 세탁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아무래도 맞을 것 같다.

아무튼 그가 갑자기 김치장사라는 것을 한다는 말이 나에게는 너무 황당하고, 또 석연치 않은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치장사가 쉬워보이냐?
대기업들이 발벗고 나서서 열을 올리는 판국에, 이제 손대면 어쩌려고 그래?"

"대기업이랑 맞장뜰 생각은 없거든요."

"시작할 준비는 얼마나 했고?"
"그게 웬만큼은 .."



그는 벌써 작년에 전국을 누비다시피 하면서 몇 군데의 김치 공장을 직접 방문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김치 공장을 찾아냈고, 그 김치를 갖다가 자기가 아는 한식 전문점 몇군데에 보냈는데, 요리사들의 평이 좋다는 것이다. 지금 이 김치가 바로 그 김치라고 했다.



"그래서 날보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라고?"
"우선 포장을 해야지."

"포장? 그럼 포장지?"
"하하하."



아직은 자기 생각이라면서, 그는 그 공장을 현대식으로,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규정에 맞추어서 다시 짓도록 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그 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를 유통하는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는 것이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내가 해서 될 일을 나보고 하라고 해야지."

"그니까 내 말은 윤하 네가 사장으로 나서만 달라고."
"네가 직접하지 그래? 내가 김치에 대해서 뭘 안다고 .."

"아직은 내가 그럴 입장이 아니거든.
조사를 해보니까, 시장에서 가능성은 확실하게 보여.
문제는 어떻게 시작을 하느냐가 문제야."


"너 갑자기 왜 그러는데?
혹시 해리한테 생활비 보내는 문제 때문에 그러니?"

"이거 말이지 .. 지금 시작해도 치고받기를 몇 년은 해야 살아 남거든.
해리나, 나나, 믿는 구석이 뭐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지금 있는 그 회사에서는 안되나?"

"당장이야 걱정 없지.
그렇지만, 이런 일을 언제까지 한다는 것은 말이 안돼."


"투자할 돈은 충분해?"
"내가 가진 돈이 어딨어? 그 문제는 내 손에서 해결되니까 걱정하지 마."



전에도 그랬지만, 오늘따라 영철이가 엄청 어른스러워 보인다. 영철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알바부터 시작해서, 좌충우돌 하면서 저 자리에까지 갔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가 별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나도 잘 모른다. 그런데 그는 자랑삼아 자기가 사장의 비서라는 말을 하고, 자기 사무실을 양재동에 따로 갖고있는 것을 보면, 어린 나이에 수완이 보통은 넘는 것 같다.

황영철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내가 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가 지금 하겠다고 덤벼들면서 고집을 부리는 것으로 보면, 그는 절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함부로 덤벼들 수도 없는 일이다. 바로 이 것이 내 고민이라고 나는 그에게 말해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그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 분야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에 만날 때까지 자료를 더 조사하고, 영철이는 계획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세워보기로 했다.



"차라리 시작을 작게 하는 것이 어때? 위험 부담도 있고 하니까 .."
"그러면 이 바닥에서는 아예 일어서지를 못해."

"얼마 정도 예상하는데?"
"일단 시작하면서 3억 정도?"

"뭐라고? 미쳤어? 그 돈을 날려도 된다고?"
"그 정도 위험 부담도 없이 돈을 어떻게 버냐?"

"너도 참 .. 살떨린다."
"너한테는 손해 안가게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니까."




나는 황영철을 만날 때마다 떳떳하지 못하고, 늘 미안한 생각이다. 황영철이 나한테 그런 말을 시키면, 나는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다 말해버린다. 그런 얘기가 나오면 황영철은 나에게 죽일놈이라고 욕을 하다가도, 마지막에 가면 나를 다독거린다.



"그런 일들은 해리랑 사귀기 전에, 벌써 있었던 것 아니니?"
"그래도 내가 정리를 했어야 하는데, .."

"우리가 한두 해 같이 지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
아직은 결혼 전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이해한다.
나라고 별 수 있겠냐? 나도 너랑 똑같잖아?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얘기가 해리 귀에는 절대 들어가게 하면 안돼."

"말은 그렇게 해도, 속은 부글부글 끓으면서 .."

"아무리 내 속은 끓어도, 너는 쓸데없이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고.
그런데, 만일 결혼하고 나서도 그 짓거리 계속해서 우리 착한 해리 울리기만 해라.
그럼 그 때 너는 내 손에 죽는다."

"완전 협박이네."
"네가 절대 안그러면, 아무 일 없다니까?"

"......"
"어쩌다 우리 착한 해리가 저런 드러운 늑대한테 꽂히는 바람에. .."

"내가 늑대면, 너는 호랑이냐? 벌써 내가 아는 애만도 몇명인데?"
"나? 나는 너랑 다르지. 나는 아직 여친을 안키우거든."

"하이고오. .. 여친 없다고 지금까지 굶고 살으셨어?"
"너랑 나랑은 다르다니까."

"아까는 똑같다며?"



내가 알기로 영철이는 화학제품을 취급하는 작은 개인 회사의 과장이고, 그 회사 사장의 비서이다. 그런데 그 회사의 매출액이 개인회사 치고는 제법 된다고 한다. 장부상에 나타나는 것도 있지만, 숨겨진 비자금은 어마어마하다는 말도 했다.

그가 말을 하지는 않지만, 영철이는 아마도 이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 같다. 그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손들도 몇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는 갈수록 그가 하는 일을 점점 더 많이 숨긴다. 영철이의 이런 면 때문에 해리도 고민이 많다.

그의 부모님은 아버지의 건강 때문에 서울 생활은 더 이상 불가능해서, 차라리 귀농을 하겠다면서, 지리산 근처에 있는 시골 구석으로 숨어 들어가셨다.

황영철은 해리와 함께 서울에서 살면서, 해리의 부모 노릇까지 해내는, 내 절친이고 베프이다. 이런 영철이가 나에게 무슨 부탁을 하면, 나는 아직까지는 한 번도 거절해본 적이 없었다. 그가 나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았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은 좀 ...




[4]
이제 4월로 접어든다. 제법 포근한 봄날이 계속된다. 하늘이는 가끔씩 우리 도서관에 나타나서 같이 공부하다가 저녁을 먹고 헤어진다. 물론 공원 옆에 있는 주차장에도 빼놓지 않고 들러서 흠뻑 젖은 팬티를 갈아입고 간다. 그러다가 모텔로 간 날도 있다.

어느 날 하늘이는 저녁먹으면서 박영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영환이 걔, 해병대로 자원해서 갔대. 해병대가 엄청 빡씨다며?"
"그래? 걔 혹시 군대 가기 전에 무슨 일 있었니?"

"나야 모르지. 자기가 모르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아?"
"도대체 무슨 마음을 먹은 거지?"

"마지막 날 학교에 왔었는데, 혹시 만났니?"
"그 얘기는 나중에 들었는데, 그 날은 내가 학교에 안나오는 날이었어. 몰랐지."

"휴가 나오면 나타나겠지."



그가 떠나기 전에 나는 끝끝내 그와 만나지 않았다. 하늘이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엄청 후회했다. 영환이가 내 여친을 빼앗아 간 것도 아닌데, 그 때는 내가 왜 그랬을까?


황영철의 김치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식탁에 올라와있는 김치를 보면 예전과는 다르게 보이고, 골치가 지끈거린다. 나는 인터넷도 뒤지고, 또 식품영양학과에 다니는 동기들오부터 김치에 대해서 귀동냥도 많이 했다. 그 동기들은 나에게 읽을거리들을 소개해주었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도 물어보았다. 그런데 우리 엄마도 김치를 사다가 드시는 판국이라 뾰족한 도움은 되지 못했다. 이런저런 일들로 김치 때문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황영철도 고집은 있다. 그가 시간을 갖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겠다는 것은 아마 하루만에 해결된 것 같다. 그는 일단 덤벼들고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일하는 스타일이 원래 그런지, 좌충우돌 식이다. 내가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다.



[5]
제일 먼저 그는 내 이름으로 논현동에 있는 오피스텔 한 층을 얻어서 사무실을 오픈해버렸다. 동시에 우리는 "웰빙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식품 유통회사를 설립했다. 이렇게 황영철이 겁없이 차고 드는 바람에, 나는 얼떨결에 이 휄빙식품이라는 회사의 대표라는 직함을 갖게 된다. 우리는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도 하고, 법인계좌도 열고, 가정용 김치 냉장고 다섯 대와 냉동탑차 한 대를 사버렸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은 새벽같이 공장에 간다. 공장을 둘러보고, 김치를 사와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둔다. 김치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가져올 수도 없다. 그리고 여기저기로 기증하러 다닌다. 식당들 뿐만 아니라 요양 병원, 종교단체, 고아원 등.. 그는 바쁘게 다닌다. 김치를 수송하고 배달하는 일은 황영철이 직접한다.

황영철은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여기저기 업소에 다니면서 홍보도 하고, 밤낮 없이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돌면서 전단지도 뿌렸다.

그런데 처음에는 주문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나에게는 일이 없을 정도였다. 나는 매일 저녁에 가서 상황파악을 하고, 서류에 사인하고, 도장찍는 일을 했다. 그러니까 바지사장인 셈이다.

웰빙 식품은 주로 김치를 취급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달 매출액은 겨우 100만원 정도인데, 운영비는 1000만원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 내 마음에 들 리가 없다. 그렇지만 황영철이 시작하는 것을 막지 못했으므로, 이제와서 내가 그를 실망까지 시킬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너무 깊숙이 개입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영철이는 100 만원이라는 매출이 있는 것이 어디냐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한다. 아직은 우리가 취급하는 양이 너무 적아서 어떤 판매 전략이라는 것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그는 앞으로 몇 달은 버틸 수 있다면서 오히려 나를 안심시킨다.

한동안 돈을 쏟아붓고 나서, 나는 그에게 어이없는 현황을 들이밀면서 내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랫더니 그는 오히려 나를 다독이며 안심시킨다.


"머리만 짠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더라고. 내가 그동안 주워들은 것도 있고 하니까, 내 방식대로 석달 정도만 해볼테니까 두고보자. 이렇게 해서 경험을 쌓아야지."

"그럼 이 돈들은 다 어쩌고?"

"어차피 내 손으로 어딘가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돈이거든. 여기에 투자하는 셈 치는거지."

"그러다 들통나도 괜찮은거냐?"

"우리가 투자하면, 이익을 볼 때도 있지만, 날리는 돈도 꽤 돼. 그것은 내 손에서 해결한다니까. 물룬 네 이름이 걸려잇어서 걱정이 되겠지만, 너한테는 머리키락 하나도 날아가지 않게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학교 공부나 열심히 해."

"야아아. 정신 사나워서 공부가 되냐?"
"그럼 한잔 하든가."

"저게 정말. 죽을 줄은 모르고, 살 줄만 아냐? 해리가 이메일에서 너 잘 있냐고 물었거든. 내가 뭐라고 답장을 쓸까? 허구헌날 술먹자고 한다고 써도 되겠니?"

"그럼 나도 이메일 보내면 되거든요. 윤하 네가 만나는 여자가 내가 아는 애만 해도 하나 둘이 아니라고."

"이러언. .."




영철이는 자기가 요새 술을 엄청 줄였다고 한다. 그래도 한번에 10개가 넘는 알약을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는 것을 보면 정말 딱하다. 당사자인 황영철도 딱하지만, 황영철을 쳐다보고 살아야 하는 황애리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5]
나는 그 때까지 양재동에 있는 황영철의 사무실에는 거의 밤 늦은 시간에만 갔었다. 그러니까 내가 거기에 갈 때마다 그는 늘 혼자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같이 하면서 낮에도 그의 사무실에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의 사무실에는 여직원이 한 명 있었다. 나와 황영철 둘 만 있을 때 나는 그에게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 물었다.



"우리 회사 윤팀장인데, 가끔씩 여기 와서 같이 일 해. 우리 분야에서는 완전 프로야."
"그래? . .. 흐으음. .."

"왜 그러는데? 너무 예쁘니까 눈 돌아가지?"
"아니. 그런 정도는 아니거든 .."

"이쪽 일은 워낙 그래서 미모가 안따라주면 일을 할 수가 없어. 내가 은경이를 수배해 오느라고 들어간 돈이 얼마인 줄 알면 너는 아마 기절초풍일 거다."

"뭐. .. 일만 잘한다면야 .."

"절대로 눈독 들이지 마. 너 만일 은경이한테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해리한테 전화할거야. 각오해."

"내가 뭘 어쩌겠다고 하기나 했어?"
"미리 경고하는 거야."

"그건 경고가 아니라 협박이거든."
"아무려면 어때?"



그녀의 이름은 윤은경이고, 그녀의 나이는 며칠 있다가 알았는데, 우리보다 2년 연상이었다.

그런데 윤은경의 체구는 작고 아담하지만, 미모는 장난이 아니다. 저런 정도의 미모이면 황영철이 나이를 불문하고 그냥 두었을 것 같지는 않다. 내가 그에게 넌지시 물어보자, 황영철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윤은경이라는 여자가 황영철을 부를 때에는, 과장님, 황비서님, 사장님, 등등 여러 개를 사용한다. 내가 그녀의 나이를 알고 나서, 나는 윤은경을 꼬박꼬박 누나라고 부르고, 윤은경이 나를 부를 때에는 윤하씨라고 부른다. 황영철이 윤은경에게 이 문제를 들고 트집을 잡았다.



"아무리 우리끼리지만, 내 동업자보고 윤하씨가 뭐냐?
앞으로는 사장님이라고 불러."

"그건 안돼요. 윤하씨가 아직은 대학생인데, 대표님이나 사장님은 전혀 매칭이 안돼요. 윤하씨 마스크나 이미지가 너무 신선하고 깨끗하잖아요. 지금 이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해야 해요. 윤하씨 마스크가 바로 웰빙 식품의 이미지를 결정하거든요. 지금은 윤하씨가 제일 잘 어울려요."



그녀의 장황한 설명에 나와 황영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후로 우리는 그녀가 사용하는 호칭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황영철이 자기 회사의 업무상 관리해야 한다는 부동산에 간다면서 1박2일 또는 2박3일 동안 사라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꼭 윤은경을 데리고 다닌다. 또 윤은경은 웰빙 식품에도 처음부터 관여하게 되었다. 업무일지, 장부 정리 그리고 다른 업무에도 그녀의 손이 먼저 가고, 그 다음에 나는 그녀가 해놓은 것을 보게 된다. 나야 뭐 어차피 바지사장이니까 아무래도 좋다.

어느 날 우리는 같이 그 김치 공장에도 갔었다. 황영철이 공장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투자하겠다는 문제 때문이다.

그 공장은 배추를 그 일대에 있는 밭에서 사들이고 있었다. 공장 부지는 제법 넓은데, 건물은 판넬로 지은 임시 건물이다. 김치를 담그는 여직원들도 그 동네에서 살고있는 아줌마들이다. 작업 공정에서 위생 문제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한다. 검열도 자주 나온다고 하는데, 항상 지적받는 일이 너무 많다고 한다.



"은경씨 생각은 어때?"
"건물을 아예 밀어버리고 다시 지어야 하니 않아요?"

"그 문제는 윤하가 알아서 할 일이고 .."

"사장이라는 아줌마가 보통이 아닌데.
투자한다고 해서 넙쭉 받아먹을 여자도 아니고, .."

"벌써 10년째래. 나이로 보면 거짓말 같지만, 하는 말이 .."

"아무리 우리 계획을 이야기 해도, 그 여자가 과장님 제안에 따르겠어요? 그러기에는 우리가 매입하는 물량이 아직 너무 적어요. "

"나나 윤하 걱정이 그거야.
우리가 크려면, 얘네가 커야하고, 얘네가 이러니까, 우리도 그렇고 .."

"그러니까 윤하씨시가 빨리 아이디어를 짜내세요.
이 문제는 대표님께서 해결하셔야 하거든요.
건축비는 얼마면 되겠어요? 건물 짓고, 시설도 갖춰야겠던데."

"진입로나 주차장도 .."

"디자인을 해봐야 알지, 다짜고짜 그냥 어떻게?"
"대충요."

"시설비는 모르겠고, 지금 저 상태로는 2층은 올려야겠죠? 2억 정도?"
"흐으음. 층당 1억이네? 3층이면 3억?"

"대충요."
"이런 일은 생각을 미리 하고 시작했어야 했는데 .."

"생각 다 했거든."
"돌겠다. 구멍가게도 아니고."



윤은경은 간단하게 나와 황영철의 업무를 결정해버렸다. 나에게는 여름 방학 때까지 공장 설계와 고객확보를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 그리고 황영철에게는 지금 처럼 계속하면서 경험을 모으라고 했다.




[6]
지난 3월 말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까 하늘이랑 강릉에 갔다 오고 나서 2주가 지났을 때였다. 저녁에는 아직 찬 바람이 불 때였다.

금요일 저녁 여섯시 쯤에 나는 동네에 있는 대형 마트에 들렀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매장 입구로 갔다.

마트의 매장 안쪽에서 여자애 한 명이 출입문 밖으로 나온다. 나보다는 어려 보이는데, 낯익은 얼굴이다.

청바지와 검정색의 목티가 몸에 딱 달라붙어서 그녀의 볼륨과 곡선을 살리고 있다. 우선 옆에서 보이는 그녀의 빵빵한 엉덩이나 묵직해 보이는 가슴이 내 눈길을 끈다. 그녀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만 알고 있다.

그녀는 어깨에는 가방을 메고, 양손에는 플라스틱 봉투를 들고있다. 그런데 물건이 가득 들어있어서 제법 무거워 보인다. 물건을 너무 많이 담은 것 같다.

그런데 그녀가 몇 걸음 가지 않아서 플라스틱 봉투 하나가 찢어지고, 그 안에 들어 있던 물건들이 길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진다. 계란 깨지는 소리도 나고, 과일 몇 개가 길바닥에서 주차장으로 굴러 내려온다. 그 여자가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한다.



"하아. .. 어떡해."


- 다음 회에서 계속?? -



=*=*=*=*=*=*=*=*=*=*=*=



** <알바>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시는군요. 이 글은 워낙 오래 끌어서 이제는 지겨우실 때도 됐을텐데. 당분간은 마지막 부분을 짜느라고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기다려주십시오.


** 제1회에서 기대를 걸어주신 님들, 이 시간 현재 모두 13 분이시네요. 다행히 오늘이 금요일은 아니군요. ㅋㅋ
브론탁님, 머지롱님, 5220님, 예전흥황2님, 백수왕자님, 싸탄몽둥이님, 고은내님, 천년남자님, 사니조은님, 살림군님, 꽃보다오빠님, 수구파님, 동빈님

이 글로 님들의 그 기대를 만족시켜 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또 살림꾼님께서는 제 실수를 지적해주셨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정했습니다.

** 제2회에서 재미있게 읽으시면서 기대하고 계신 님들,
백수왕자님, 수구파님, 고은내님, 예전흥황님, 천년남자님, 시크맨님
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음. .. 이번 이야기에서는
(1) 남주 현우는 김하늘과 상당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2) 현우는 웰빙식품이라는 유통회사의 대표자리를 맡게되고, 윤은경이 등장합니다.
(3) 현우, 영철, 해리의 관계도 조금 건드렸습니다. - 이 부분은 빼도 되는 내용인데. ..
(4) 그런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네요.
현우는 자기 앞에서 신예진이라는 여자가 곤경에 빠지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 이번 글은 알바처럼 길게 쓰지 않고 짧게 끝내려고 많은 부분을 생략하다보니까, 설정에 무리가 있기는 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오면서 두 개의 라인을 설정했는데요.

(1) 현우가 황영철, 황해리와 얽히고, 거기에 윤은경이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2) 또 김하늘과 문국희 그리고 박영환도 앞으로 두고 볼 일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제 욕심이 지나쳤나봐요.
차라리 딱부러지게 한 가지만 택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잘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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