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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 단편22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17 495회 0건







하악. ..
이 일을 어떡해요?
저 [Ja"dore] 는 우수작가에, 도 이 글 [흐르는 강물처럼]은 우수작품에 선정되고, 제 집필실에서 제 필명 옆에는 빨간 동그라미가 달린 훈장이 ..

이것은 독자 여러분들께서 성원하여주신 때문이 아닐까요?

제 글 [흐르는 강물처럼]은 조회수가 겨우 6000 정도인데도 이 정도인 것을 보면, 때가 때이니만큼 쟁쟁하신 작가님들께서 글을 올리시지 않은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

제가 열정을 들인디고 노력한 세 편의 졸작 [알바], [바람이 남긴 흔적], [강물이 흐르는 대로] 들이 제대로 뭔가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여러분들께서 기분 좋게 읽으실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싸는 것은 아마 곤란하지 않을까 합니다.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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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도 댓글에 참여해주신 님들 감사해요. 제가 쫌 야하게 쓴다고, 고민 엄청 하면서 썼는데, 이번에도 성공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 꾸엘보쉬님. 저는 훔쳐보기로 글을 쓴 것이 아니고, 제 과거를 .. 험험. .. 그리고 여성 독자님 두분께서 쪽지 왔어요. 그 분들은 아닌 것 같고, 그 분들의 자식들은 그럴 것 같다는데요? ㅋㅋ
** 불끈희망님, 불끈이 다예요? 완전 실망 100 프로. ㅋㅋ
** 바다새4님, 어느정도 공감대 형성. 인정. ㅋㅋ
** 앞뒤올님, 나 일해야 해요. 밤샘 못해요. 요새는 써든 것도 없고, ...
** djsejrdl님, 댓글은 독자의 의무나 인사치레가 아닙니다. 독자 입장에서 하실 말씀을 하시는 거죠. 저는 말썽 많게 글을 쓴다고 쓰느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반응이 없을 때 씹히는 기분 .. 윤승연은 오타입니다. 후환이 두려워서 말 못함! ㅋㅋ
**불멸영님, 아무리 그래도 하시는 일을 김치 장사로 바꾸지는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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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여우들의 위기는 웰빙의 위기



[1]
윤은경과 같이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나와 윤은경은 사무실에서 각별히 조심을 하기로 단단히 약속을 했다. 그런데 아무리 조심해도 이하영이나 황해리 때문에 들통날 뻔 한 적이 몇 번 있다.

한 번은 우리가 저녁때 회의를 하는데, 끝나고 나니까 나는 배가 너무 고파서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황해리가 내게 물었다.



"맞다. 오늘 오빠는 점심도 안 먹었는데 .."




그러자 윤은경이 해리에게 한마디 했다.




"아니. 해리 너는 뭐 한다고 오빠 밥까지 굶게 해? 이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언니. 내가 오빠 밥까지 챙겨야 해요? 나 아직은 오빠 마누라 아닌데, .."

"꼭 마누라라서 그러나?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니까 의리상 .."
"의리는 좋은데, 나도 오늘 학교에 갔다가 오후 세시 넘어서 여기 왔는데요?"

"그럼 올 때 오빠한테 전화를 해서, 밥 먹었나 물어보고, 안 먹었으면 도시락이라도 .."


"언니. 진짜 요새 이상하다. 그 시간에 나는 점심 먹었나는 안 중요한가? 왜 내 얘기는 쏙 빼고 오빠만 그래? 언니, 지금 윤하오빠랑 사귀죠?"

"얘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사귀다니? 누가, 누구랑?"
"흠. .. 수상해. 언니 요새 변해도 엄청 변했어. 언니야말로 완전 오빠 마누라라니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피자라도 주문해. 해리 너도 배고프잖아."
"내가 배고프다고 하면 들은 척도 안 하면서 말이야 .."

"알았어. 빨리 주문이나 해."
"하아. .. 저 오빠는 괜히 쓸데 없이 잘 생기기만 해갖고 .."





윤은경은 밖에 있다가 사무실에 들어오기라도 하면 나에게 뭐 먹었나, 뭐 마셨나를 일일이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대부분 내가 먹고 마신 것이 부실한 편이다.




"하영아. 윤하씨 데리고 초밥집에 데려가서 먹이고 올래?"
"하아. .. 오빠는 두 다리가 멀쩡하고, 초밥집은 바로 길 건너니까, 일어서서 그냥 가기만 하면 되거든요?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데리고 가서 먹이는 건 또 뭐래?"

"혼자 가기 싫으니까 안 가잖아. 이번 딱 한 번만. 어?"
"언니 요새 도대체 왜 저런데? 지금 들이대는 거야? 아니면 뻘써 땄어?"

"쓸데없는 소리 또 한다. 윤하씨는 우리 대표님이잖아? 대표님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쩔래? 안 그래도 요새 일이 많아서 딱해서 못 보겠구만."

"그래? 정 그러면 언니가 같이 가든가."
"나는 지금 이거 끝내고 본사로 메일 보내야 해. 거기서 지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거든."

"아아. 돌겠다. .. 알았어요. 대표니이임. 초밥먹으러 가요. 지갑 확실하게 챙겨와요."




윤은경은 나와 하영이의 등을 떠밀다시피 하여 사무실 밖으로 내보냈다. 초밥집에 가면서 이하영이 내게 물었다.



"오빠. 저 언니랑 잤지? 어딜 내 눈을 속이려고?"
"요새 나 바쁜 것 안보여? 자고 싶어도 자러 갈 시간이나 있냐?"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 언니 요새 너무 티를 빡빡 내잖아. 오빠 눈에는 안 그래 보여?"
"전혀."

"에이. 그럼 둘이 잔 거 맞구만."
"맘대로 생각해."

"오빠도 아니라고는 안 하네?"




그런데 이 일은 해리가 눈치를 채버렸고, 이하영도 해리의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요새 해리는 나를 보면 말도 안 붙인다. 또 해리를 통하여 황영철의 귀에까지 들어가버렸다. 하루는 영철이가 저녁에 혼자 사무실에 들렀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니 내게 물었다.



"너. .. 은경이랑 잤다며?"
"뭐야?"

"네가 말 안 해도 괜찮아. 그런데 해리는 어떡할래? 요새 심통이 나서 .."
"어쩌긴 뭘 어째? 그럼 당장 결혼이라도 하라고?"

"아니. 그건 아니고 .."
"해리는 일단 졸업이나 시켜."

"그게. .. 요새 세상이 .."


뭔가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는 느낌이다.





[2]
웰빙 식품은 매출량이 갑자기 많아졌다. 그래서 김치 공장과도 거래량도 매우 많다. 또 황영철은 김치 공장의 여사장을 설득하여 공장 건물을 신축하는 일에 합의하는 일에 드디어 성공한다. 그런데 그 고집통 여사장이 어떻게 그와 합의를 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이다.

김치 공장의 여사장은 그 일대에 땅을 많이 가진 땅부자였다. 그래서 김치 공장이 지금 사용하는 건물 바로 옆에 있는 땅을 황영철이 사버린다. 그 땅에 황영철은 지하 1층과 지상 3층짜리 건물을 짓는다. 그리고 여사장은 자기 직원들과 함께 이 건물에서 김치를 담는 것이다. 이제 그 건물에는 웰빙 식품의 간판을 거는 것이다. 황영철의 꿈이 이루어졌다고나 할까?

지하실에는 배추를 저장할 수도 있고, 1층에서는 김치를 담는다. 2층에는 냉장 시설을 갖추어서 김치를 저장한다. 직원들의 휴게실과 샤워실도 있다. 또 화물용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3층에는 주거시설이 있다. 투룸 처럼 생긴 구조로 6세대가 살 수 있게 되어있다. 옥상에서는 태양열 발전도 한다.

그렇지만 여사장은 우리의 존재에 대하여 불안을 느끼는지, 나와 만났을 때 불만에 가득찬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이대로 김치 담아서 팔면 아무 일 없는데, 왜 그렇게 일을 복잡하게 꾸미는 거죠?"
"사장님, 진짜 죄송해요. 우리가 조금 더 커야 하거든요, 3년 정도만 눈 감아주시면 안돼요?"

"나중에 웰빙에서 우리 공장을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겠죠?"
"하늘이 무너져도 그런 일이 왜 생기겠습니까? 우리야 껍데기만 있고, 그 건물은 사장님께서 거의 다 사용하시는데요. "



이 건물의 설계는 내가 했다. 그리고 그 설계도를 우리 교수님과 잘 아는 건축사 사무소에 넘겨주었다. 그들은 내가 그린 도면을 보고 설계도를 다시 그린다고 하기는 했지만, 자기들 레이블만 붙인다. 이 건물의 공사는 건축 회사로 넘겨졌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되자 공사는 바로 시작되었다. 거물은 지하 1층과 지상 3층인데, 이제 10월 말이면 공사가 끝나고, 시설도 전부 새로 들여놓는다.



그런데 골치 아픈 문제는 황영철은 그 땅과 건물의 법적인 소유자를 내 이름으로 한 것이다.




"윤하 너한테 진짜 미안해. 아직은 내가 직접 나서기가 곤란해서 그래. 아무리 이렇게 했어도 지금처럼 책임은 다 내가 진다고."

"윤하씨. 과장님 상황을 이해해주세요."





나와는 각별한 두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내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거절을 할 수 있겠는가? 그 날 밤에 나는 윤은경의 침대에서 완전 특별 서비스를 받는다.

윤은경은 운동신경 때문인지, 내 위에 앉아서 말달리기를 엄청 잘한다. 그녀가 허리를 비틀면서 엉덩이를 돌릴 때에는 금방 사정해버린다. 참아낼 방법이 없다. 그녀가 육봉이 질벽을 훑으며 회전하는 것을 느껴가면서 한참 깊이 몰입할 때의 표정은 아오리 소라가 내뿜는 색스러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때는 애국가나 구구단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 밤에는 일단 한 바퀴 돌리고, 잠시 쉬었다가 그 다음을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쉬는 시간을 자주 두면 자기에게는 느낌이 끊어지기 때문에 자기는 전혀 닳아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어쨌든 그날 밤에 그녀는 나를 향하여, 나를 등지고, 또 옆으로 앉아서 등등 다양한 자세로 몸부림을 쳤다.

그녀가 나를 보고 엉덩이를 흔들 때에는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이 흔들린다. 나는 그녀의 골반이나 엉덩이를 잡아주고, 또 윤은경은 두 손으로 덜렁거리는 자기 젖가슴을 움켜쥐고 쥐어짜면서 내려찍기와 맷돌을 갈 때에는 나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그녀가 나에게 등지고 내려찍기를 할 때에는, 그녀의 엉덩이가 갈라진 사이로 내 육봉이 그녀의 동굴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면서 살이 떨린다. 특히 그녀의 동굴에서 육봉이 나올 때마다 속살이 딸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완전 열 받아서 뚜껑이 열린다.

윤은경의 엉덩이는 가슴 못지않다. 가슴에서 젖꼭지와 유륜을 가리고 보면 엉덩이랑 구별이 안될 정도이다. 또 뒤치기를 할 때에도, 나보고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윤은경이 엉덩이를 뒤로 밀치면서 박아댔다. 납짝 엎드린 자세에서 박을 때에도 벼개까지 받치고 엉덩이를 들어올려주어서, 젖가슴을 움켜쥐고 박아대는 나에게는 수월했다.

마지막에 싼다고 했더니 얼른 내려와서 입에 물고 목 안 깊숙이 넣는다. 그러면 그녀에게는 아직 초기이므로 넘어오려는 것을 참아야 할 것이다. 그녀가 고통스러워하면서 소리를 낸다.



"웩. .. 웨에엑. .. 웨웨웩. .. 뷆."




나는 사정을 더이상 참지 못했다. 내가 사정하고 나자 그녀는 모두 삼켜버렸다. 나중에 들어와서 내게 말했다.




"자기꺼 왜 이렇게 맛있어? 친구들 말로는 역해서 삼키지는 못 하겠더라던데 .."
"에이. 알칼리라서 역한 맛이 사실이야. 맛있기는?"

"아니야. 안 그래. 진짜 엄청 맛있거든요. 그년들 데려다가 오빠꺼 먹야봐야겠다."
"야! 윤은경!"

"어? 깜짝이야. 갑자기 왜 버러럭인데?"
"누구한테 뭘 먹인다고? 정신줄 놓은 것 아냐?"

"하아. .. 그럼 안되나? 헤헤."






[3]
보험 회사에서 와서 일하는 강희영 팀장은 드디어 보험 회사에는 아예 사표를 냈다. 그리고 웰빙 식품에서 강팀장으로서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그녀는 아줌마 부대를 지휘하는데, 지금은 아줌마들이 30명 가까이 일한다. 나는 누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이다.

이제 아줌마들이 영업을 해서 생기는 매출량은 인터넷에서 오는 주문량을 추월해 버렸다. 그래도 여우들 쪽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이 가장 많다.

그러니까 나는 김수연 팀장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다. 그녀의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일을 나는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그녀는 나를 만날 때마다 아직도 나에게 영양가가 하나도 없어서 쓸데없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



"너를 따기는 할건데, 오늘은 아니야."
"왜 오늘이 아닌데?"

"너를 보고 있으면 진짜 나같은 골드미스는 여지없이 흔들려. 안 흔들리면 그 심장이 고장난 거지."

"누나도 쓰잘데기 없이 나한테 이런 헷갈리는 소리 고만 하고, 결혼식장에나 부지런히 다니면서 부케나 받아."

"너 내가 그렇게 골빈 년으로 보여? 너같이 잘 생기고, 팔딱거리는 대한대생 연하남을 코 앞에 두고 내가 왜 그런 개미친 짓을 하냐?"

"이러언. .. 내가 자퇴를 하든가 해야지."
"그런다고 니 미모가 어디 가냐?"

"내가 여자야? 미모가 무슨?"
"하긴. 나한테는 니꺼, 그거 하나면 충분해. 하하,"

"나한테 여자들이 가끔 그런 고백을 해. 그런다고 내가 거기에 넘어가면 나 정신병 걸려."
"요게 정말?"

"어라?"

"내가 이렇게 너를 만나는 것은 지금이야. 그런데 내가 너한테 전화를 하려면 얼마나 낭설이고 머뭇거리는 줄 알아? 내 골드미스 자존심을 나 스스로 알마나 깔아뭉개야 전화을 하는 줄 알기나 해?"

"누나는 무슨 일을 그렇게 그렇게 어렵게 해? 우리가 만나는 일이 뭐 인류를 구하기라도 하냐? 나 만날 생각 있으면, 그냥 전화 해. 그래서 만나면 만나는 거고, 못 만나면 못 만나는거지. 시간은 다음에 또 있잖아? 못 만난다고 자존심이 왜 망가지냐?"

"하아. .. 경국 나는 고백을 해버렸네."
"그게 그,렇게 나쁘냐?"

"상대가 너라는 것이 문제거든요."
"이거 원. 살풀이 굿이라도 하든가 해야지."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연상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녀가 부러운 생각도 든다. 그녀가 나에게 하는 것처럼 나도 그녀에게 따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데 그 말이 고백인가? 마음의 상태를 말하니까, 그것도 고백이기는 하겠지. 미침 세상이다. 나는 이런 내 마음을 그녀에게 표현을 하지는 않고 마음에 담고만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사실.


하루는 여우팀장이 내게 전화로 물었다.



"너 왜 나한테 넘어올 것처럼 하면서도 안 넘어 오는데? 내 가슴이나 몸매가 맘에 안 들어?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중고로 보여?"

"누나 말대로 나는 중고가 아니잖아? 누나가 나한테 흐느적거리기만 하지 말고, 꼬리를 확실하게, 빵빵하게 쳐야지. 그런 말로 나 놀리면 좋아?"

"놀리기는 누가 누구를 놀린다고 그래? 하하하. 그런데 꼬리치는 것을 어디서 배우나? 학원에 다닐 수도 없고 말이야. 하하하."

"요새는 유투브에 가면 원만한 것은 동영상으로 다 나온대."
"바빠서 그런 것은 못한다니까. 하하."




하루는 그녀가 상무에게 까였다면서, 저녁에 우리가 가는 치맥집에서 보자고 했다. 그녀는 자기가 겪은 일을 이야기 하면서 상무 욕을 하고, 맥주를 500짜리 두 잔이나 비웠다. 물론 소주도 곁들여가면서이다. 그러니까 거의 폭탄주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아마도 나 같으면 벌써 저승 문턱을 몇 번은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말짱하다.



"까칠아. .. 미치겠다. 뭐가 이렇게 갈수록 더 힘들어가냐? 진짜 돌겠다."
"뭔데 그래?"

"이번에 정리해고가 심할거래. 엄청 짤리는 거지. 그런데 얘네들 세 명은 내 후배들인데 어쩌겠니? 대출금 때문에 당장 백조는 안 된다는데. .."
"왜? 이중장부 쓰고, 비자금 만들었어?"

"그게 아니야. 겉으로는 구조조정 들어간다면서 정리해고라고 말을 하거든. 그런데 알고 보니까, 낙하산으로 들어오는 애들 때문이야. 실력이 아니라 인맥에 밀리는 거지."



그녀가 나에게 자기 회사의 직원 3명을 떠맡아달라는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여우네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이 새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을 듣고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멈추는 줄 알았다.

증권 시장에서 한 회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또 그 하락세를 계속 유지하면, 언젠가는 바닥을 치게 된다. 그러면 그 바닥점에서 다시 상승세를 타게 해야 하는데, 이것은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바닥점에서 그 회사는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하든가, 아니면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다.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경영진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문제이다. 그런데 또 회사에서는 이 구조조정을 악용해서, 언론으로는 정리해고 발표를 하고, 비밀리에 낙하산 인사를 하기도 한다. 지금 여기가 바로 그런 경우 같다.



그러니까 여우네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게 되어 정리해고를 한다는 얘기는 주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만일 저 회사가 문을 닫기라도 하면 웰빙식품은 그야말로 공중분해가 되고 만다. 그러니 나는 여우를 따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당장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몇 명이나 되는데?"
"세 명. 우리 마케팅 기획 하나, 총무과 경리 하나, 기술팀에서 전산 하나."

"우리는 채용 기준이 미모야. 하하."
"미모? 셋 다 미스 코리아 내보내도 될걸? 하하."




이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나 혼자 결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김팀장이 생각 없이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계산기를 두들겨도 나보다 더 많이 두들기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책 없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그녀는 말은 안 해도, 우리 매출액까지도 대충 눈치를 채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더 궁금하다.



"그건 농담이고, 누나도 알다시피, 우리는 아직 적자거든. 그 사람들 임금을 어떻게 하지?"
"내년 3월이면 너네 완전 대박 터져. 적자 걱정을 왜 한대? 그 때까지도 못 버텨?"

"내년 3월? 왜?"
"야. 김치 장사 한다는 애가 그걸 모르냐? 김장 김치가 다 떨어지잖아."

"아아. 난 또 뭐라고. 가정용이 얼마나 돼서? 업소는 김장이랑 상관 없거든요."




그러니까 여우팀장이 하는 말은 이렇다. 자기 회사에서는 정리해고를 한다. 그러면 그녀들은 고용 보험에 실업자 급여를 신청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우리에게 와서 계약서 없이 일을 한다. 당분간 이렇게 하다가 내년에 실업자 급여가 끝나면 우리가 정규사원으로 채용한다.



"이렇게 하면, 월급 많이 안 줘도 되거든."
"이건 또 무슨 밀당질이야?"

"아까 점심때 만났는데, 시집가기 전에 다시 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징징 짜더라. 불쌍해서 못 보겠어."



그녀들은 당장 길거리로 나앉으면 일자리를 새로 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요새 말이 안 된다. 신규 채용으로는 어차피 나이 때문에 안되고, 경력직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음. .. 한번 보내 봐. 이거 나 혼자 결정하면 안 되는데 .."
"야아아. 딱 부러지게 말을 해야 보내든가 하지. 대표가 그런 결정도 못해?"

"알았어. 좋아. 받을게."

"좋아. 그 대신에 너 걔네들 따면 죽는다."
"누나도 참. 이 판국에 그런 소리가 왜 나와?"

"진짜 손 안 댈거지? 그럼 까칠이 너 내가 딴다. 하하."
"또? 도대체 몇 번이나 따냐? 돌겠네."





그런데 여우팀장은 나보고 웰빙 식품의 상호, 업종, 그리고 업태를 바꾸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그녀의 생각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우리 회사에 대해서 나보다 머리를 더 많이 쓴 것 같다.



"농담이 아니고, 허구헌날 먹거리만 팔을래? 처음에야 정체를 명확하게 밝혀야 하니까 그랬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지. 간판을 "웰빙 식품"이라고 하지 말고, "웰빙 라이프"라고 바꾸면 어떻겠어? 이름도 쫌 고상하고 유식한 것 같지 않나?"

"누나 진짜 웃긴다. 영어 들어간다고 그래?"

"그게 아니라, 너는 지금 업태로는 의류는 팔지 못하거든요. 이름을 추상화시키고, 허가를 다시 내. 그럼 취급하는 상품의 종목에 크게 구애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요새 성인병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자면서 이 나라 전부가 살빼는 운동을 하느라고 난리잖아? 이런 소비자한테 어필하는 것부터도 달라져.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어쩌고 하면서 홈페이지에 현장 사진이랑 글도 올리고 .."

"그것은 좋은 생각이다. 안 그래도 지금 공장 공사만 끝나면, 업그레이드 하면서 그 문제도 해결하려고 해."

"그리고 우리처럼 포털로 가봐. 그 대신 스타일은 다르게 해야 할거야. 저건 이제 한 물 갔거든. 지금 얘네들 셋이랑 손잡고 해봐. 너네는 지금 접속자 수가 많으니까 충분히 가능해. 나도 얘네들 월급은 밀어볼게."



"누나가 이 사람들 월급을 준다고?"
"어. 당분간은 우리가 김치 공동 구매를 해서 넘겨줄게. 다는 안되더라도. .."

"그럼 공동구매 수수료는 어쩌고?"
"상무가 지랄하니까 공짜는 안되고, 아주 조금만, 그냥 형식적으로 받을게. 한 번 하면 못나와도 3천개는 나오지 않을까? 한 달에 두 번만 하면 .."

"흐으음. .. 그런다고 없던 고객이 새로 생겨?"
"그건 안 그래. 전혀 달라. 시험 삼아 이번 추석 때 한번 해봐."

"음. .."
"잘 생각해. 우리는 이제 갈 데까지 갔어. 여기서 더 이상은 안돼. 지금 네가 잘만 하면 우리 정도는 클 수가 있거든요."



그 자리에서 나는 그녀가 보내는 직원을 받고, 그녀는 김치 공동 구매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 대신 이 번은 처음이니까 목표량을 1000개만 하고, 잘 되면 다음에 올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날 헤어지면서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누나는 왜 말로만 따는데?"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거든. 내가 너를 딴다고 하면, 너도 나를 딴다는 말을 해야 일이 되잖아? 나 혼자 깝치면 뭐냐? 나는 자존심도 없어?"

"알았어. 누나가 나 따면, 나도 누나 딴다. 됐어?"
"쫌 약하기는 해도, .. 연습 좀 더 해서 다음에 다시 하자. 하하."




결국 그녀는 그날도 나를 따지 않았다. 그 때부터 나에게는 고민이 시작된다. "여우들 세상 닷컴"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지만 내 머리에서 무슨 생각이 더 나올 수 있을까?






[4]
나는 여우팀장과 헤어져서, 그날 밤에 윤은경의 집으로 갔다. 원래는 윤은경과 사태의 심각성, 또 여우 세 마리에 대한 문제와 사업 확장에 대한 일 때문에 그녀와 의논을 하려고 간 것이다. 내가 여우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그녀는 버럭질을 한다.



"뭐야? 그새 가서 여우를 만났다고?"
"어. 그러니까 우리보고 .."

"쉿! 일단 급한 일 부터 먼저 해결하고."



윤은경은 먼저 나를 침대로 데리고 갔다.


일이 끝나고 나서 그녀는 내일 황영철과 같이 의논해보자고 했다. 그렇지만 그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요새 황영철은 김치 공장 공사장에 자주 간다. 오늘도 나와 윤은경은 그를 만나기 위해 공사 현장으로 가야 했다.


나는 그에게 여우팀장이 한 말을 전부 다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는 윤은경에게 그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어차피 지금이 하락세라며?"
"그럼 대주주가 돼서 꿀꺽 하자고요? 다 쓰러져가는 그거 뭐하시게요?"

"거기 직원들이 있으니까, 최소한 노우하우 정도라도 .."

"과장님. 그것 보다는, 그 여우팀장 말대로, 우리가 취급하는 상품들을 확장하면서, 그 쪽 사람을 골라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겠어요? 그 쪽 팀장은 어차피 윤하씨랑 손을 잡는 분위기잖아요?"

"윤하 너 혹시 그 팀장이랑도 ..?"

"과장님. 그거야 어차피 비지니스인데, 윤하씨한테 그냥 맡겨두죠? 다 큰 사람들, 우리가 뭐란다고 우리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고. .."

"와아아. 은경이 진짜 완전 쿨이네."

"하아. .. 내가 지금 그런 일로 열불내면, 우리 망하는 것 말고 또 뭐가 있어요? 저 남자 진짜 괜히 할 일 없이 잘생기기만 해서 말이야. .."



우리는 일단 사업자 등록을 다시 하여, 취급하는 상품을 늘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문제는 황영철 손에 넘겨졌다.




[5]
여우팀장은 자기 회사에서 여우 세 마리를 나에게 보냈다. 그런데 나에게 먼저 이력서를 보내왔다. 증명사진만 놓고 본다면 그녀들의 미모에 대해서는 김팀장이 뻥튀기를 한 것이다. 한 명은 봐줄만 하고, 나머지 두 명은 별로다. 나는 윤은경에게 간단한 면접을 하라고 했다.



"왜 그래? 인사 결정은 대표가 하거든요?"
"이건 결정 난 거야. 그냥 형식적으로만 해."

"어디보자 .. 음. .. 얼굴이 여엉 별로네. 자기가 면접 하기 싫을 만도 하네? 하하."
"누나. 그게 아니라, 나는 이 사람들이랑 형식적인 얘기를 못하겠다고."

"얘네들 예쁘게만 생겨봐. 자기 전혀 안 그럴것 같거든? 하하."




그녀들이 약속한 시간에 우리에게 와서, 윤은경이 그녀들을 면접을 하고, 다음날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했다. 처음에는 그녀들이 우리 일을 배우는 것으로 했는데, 이건 뭐. .. 우리가 그녀들에게 배워야 할 입장이다.




"아니? 추석 전에는 공동 구매를 기획하셨어야죠. 이 때가 신규 고객을 얻을 수 있는 기회 아닌가요? 날짜 얼마 안남았어요. 당장 시작해야 해요. 오늘 밤에 걸어요."

"김치 회사에서 무슨 이유로 김치를 사은품으로 주는 거죠? 이제 가을이니까, 고객 5명을 소개하면 스카프 한 개를 선물한다, 뭐 이래야죠."

"회사의 장부 정리를 이렇게 하시면 세무서에서 욕해요. 매출 규모가 있으니까 복식부기를 하셔야 해요."

"아무리 서버라고 해도 하루에 한 번은 껐다가 다시 켜고 바이러스체크를 하셔야 해요. 요새 바이러스들은 하드까지 안가고 램에서만 퍼가는 것들도 있거든요.




그녀들은 추석 연휴때 쉬라고 해도, 실업자가 된 마당에 친척들이 모이는 집에 쪽팔려서 못 간다면서,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했다. 그 바람에 홈페이지도 엄청 업그레이드가 되고, 또 그녀들은 의류 상품을 취급할 준비를 한다.




"이번 추석때는 겨울이나, 내년 봄 신상품 기획을 확실하게 할게요."
"저 쪽 김팀장님이 이거는 꼭 하라고 시키셨는데 .."






[6]
지금 생기는 이런 일들이 웰빙 식품에게는 또 하나의 위기이다. 아직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공장 건물 공사가 끝나가는 이 판국에, 여우가 망한다는 말이 나오면 우리에게는 진짜 직격탄일 수 밖에 없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그쪽에서 오기 때문이다. 또 공장의 여사장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루 생산량을 늘여놓고 직원들까지 고용해두었는데. ..

또 우리가 지금 당장 의류에 손을 댄다면 몇천만원의 자금과 인력을 조달하여야 한다. 우리는 아직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여우팀장이 추석을 앞두고 김치 공동구매를 내걸었다. 그녀는 날짜를 정해놓고 1000개 정도를 받겠다고 했는데, 마감했을 때에는 3천5백개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명절 탓일까? 우리도 똑같이 공동구매를 걸었는데, 우리에게서는 1500 개 정도의 주문이 들어와버렸다. 모두 합하면 5천개이다.

그런데 진짜 큰 문제는 김치 공장에 김치가 없다. 여사장은 밤샘을 해서라도 담아주고 싶은데, 배추가 그 만큼 많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

황영철은 자기 수하에 있는 사람들을 동원한다. 그들은 매일 새벽에 가락 시장으로 들어오는 배추를 사서 여사장에게 실어 보낸다. 여사장은 직원들을 상전 떠받들듯이 하여 김치를 담는다. 이 김치들은 저장할 시간도 없다. 우리가 바로 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줌마 부대는 기다리고 있다가 도착하는 김치들을 모조리 택배로 또 직접 차에 싣고 배송한다.

이렇게 우리는 미쳐 광분하는데, 그래도 추석은 왔다.




- 다음 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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