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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 단편에필로그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16 505회 0건

하아. ..
<흐르는 강물처럼>은 여기서 끝을 내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20회분이었는데, 29회에서 에필로그입니다.
그 동안 허접한 제 글에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 * *
저도 이 에필로그를 쓰면서 아쉬워서 몇 번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제 능력의 한계는 여기까지더구요.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일들은 정치와 연관되기 때문에, 자료도 더 많이 모으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우선은 "알바" 와 "바람이 남긴 흔적" 을 마무리 하고, 2부를 구상해서 하나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 *

이 글이 벌써 몇군데 사이트에 불펌으로 올라갔다는 쪽지를 보내주신 님들 감사 드려요.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이 글을 대폭 수정해서 이북을 내든가 하면 저적권이 생길라나? 그런데 그럴 시간 도 없고 .. 차라리 저도 다음에는 게시판에 쓸까? 등등 .. 고민 .. 또 고민 ..

* * *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가 짜놓은 줄거리의 원본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원래 제가 쓰려고 생각했던 내용은 바로 이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쓰다 보니까 항상 베드신이 문제더라고요. 그거 쓰다가 자꾸 다른 데로 새고, 그러느리고 정작 써야 할 이야기는 쓰지 못하고, 또 계획에 없어서 안 써도 되는 이야기는 쓰고 .. 생각보다는 영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글재주까지 없어서, 생각한 것을 글로 옮기기도 어렵고.

그래서 여기 원래의 줄거리에는 지금까지 제가 쓴 내용, 또 쓰지는 않았지만 암시한 내용들, 그리고 전혀 쓰지 않은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 * *


여러분. 항상 건강하게 일하시고, 휄빙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저는 빠른 시간 내에 <알바> 와 <바람이 남긴 흔적>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 Ja"dore -



=*=*=*=*=*=*=*=*=*=*=*=*=*=*=



29. Epilogue : 행복한 고생을 함께 하기



[1]
오늘은 크리스마스이고, 쉬는 날이다. 나는 늦게까지 잠을 푹 잤다. 그런데 일어나려니까 춥고 떨린다. 그 동안 무리를 해서 감기 몸살이 오는 것 같다. 그런데 옆에는 해리가 아직 웅크리고 자고 있다. 해리에게 옮을까봐 나는 해리를 흔들어서 깨웠다. 해리는 눈을 비비면서 내게 입술을 내민다.



"뽀뽀."



나는 해리의 입술에 짧게 입맞춤을 하고, 재빨리 입을 들어냈다. 그러자 해리가 내 목을 잡고 당겼다. 나는 재빨리 해리의 팔을 잡고 말렸다.



"해리야. 안돼. 지금 감기몸살 왔어. 괜히 너한테 옮으면 어쩌게?"
"뭐라고? 밤에까지 멀쩡하더니, 자고 일어나서 왜 그런대?"

"네가 내 이불을 끌어가는 바람에 .."
"하아. .. 어떡해? 그럼 나 때문에 아픈 거니?"

"나는 지금 사우나에 갈거거든. 저 뒤에 있는 찜질방으로."
"그럼 어머니는 같이 안 가실라나? 내가 어머니께 가볼게."



해리는 일어나서 방을 나갔다. 오늘이 휴일이어서 의사에게 갈 수도 없고, 그냥 앓을 생각을 하니까 짜증이 난다. 시간을 보니까 벌써 오후 두시이다.


한참 후에 해리가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어머니도 녹차를 들고 들어오신다. 나는 일어나서 앉은 채로 녹차를 마셨다. 목이 부은 것 같다.




"심하니?"
"이제 시작이니까, 오늘 밤에랑 내일 심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우나에 가려고요."

"심하지 않으면 사우나에 가도 되는데, 안 그러면 병원 응급실에 가서 주사라도 맞든가 해."
"예."

"해리가 여기서 같이 잤다며? 해리는 괜찮아?"
"어머니.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런데 해리가 어머니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바람에 우리는 다같이 찜질방으로 가기로 했다.




"너 콩나물국 한 그릇은 먹어야 할텐데 .."
"소주도 좋다는데요?"

"그럼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 먹으면서 소주 한 잔 할래?"
"직접 끓이시게요?"

"그래. 해리는 오빠랑 언니 불러. 다들 쉬잖아. 아직 밥도 안 먹고 자고 있을텐데."




해리가 밖으로 나갔다. 어머니께서는 한숨을 쉬며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신다.




"걱정 마세요. 요새 무리해서 그래요."
"해리랑은 별 일 없었지?"

"아무 일도 없어요. 해리한테 어떻게 할 마음이 생기지도 않아요."
"그 나이에 그런 것도 정상은 아니지만, 아무튼 조심하라고."



어머니는 밖으로 나가셨다.


나는 샤워를 한 후에,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해리는 나에게 커피를 갖다 주고 어머니를 돕고 있다. 그런데 황영철과 윤은경이 들어왔다. 윤은경은 외투를 벗어서 소파에 두고 주방으로 갔다. 나는 황영철과 같이 소파에 있었다.



"윤하 너는 일을 하더라도 쉬면서 해야지. 이게 뭐야?"

"겨우 감기몸살로 웬 호들갑이냐? 너는 좀 어때?"
"나야 뭐 .."

"너 요새 차경자 안 만나니?"
"너는 신예진 만나?"

"예진이는 따로 안 만나도 지난번에 촬영 같이 했거든."
"은경이나 하영이는 어쩔래?"

"너 왜 그런 얘기를 해리한테 다 해버렸니? 진짜 치사하게 말이야."
"해리가 물어보는데, 그럼 거짓말 하냐?"

"모른다고 하든가."
"해리가 알고 묻는데, 내가 어떻게 모른다고 하냐? 그런다고 해리가 믿기나 해?"

"어제 밤에 해리 울었잖아."

"나나 은경이는 사업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일에 휘말린다는 말을 했거든. 나중에 결혼하면 절대 안 그러니까 안심하라고도 했어."

"그러니까 뭐래?"

"해리가 너랑 결혼하는 일이 가능하겠느냐고, 네가 다른 여자랑 결혼할 것 같대. 그래서 은경이는 윤하 머리에 아직 결혼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으니까 걱정 말라고 했지."

"그래. 무슨 벌써 결혼 얘기를 하냐?"
"어제 어머님께서 시골에 가신다니까, 해리가 여기서 잔다고 했는데, .."

"아무 일 없었어."
"또?"

"야. 그럼 이 판국에 내가 어떻게 해리까지.."
"해리 입에서 잘 하면 또 혼인신고 한다는 말 나오겠다. 그 때는 나는 모른다. 하하하."

"해리가 출국하려니까 불안한가봐. 그래서 내가 결혼은 해리랑 한다고 말했어."

"너 그 말 꼭 지킬거지?"
"안 지키는네 우리 어머니는 너네 시골 집에 왜 가시냐? 그나저나 언제 출국이니?"

"29일로 하려고 했는데, 해리가 망년회는 하고 가자고 하네. 신정 지나서 티켓 예약 하려고."





해리가 주방에서 밥 먹으라고 우리를 부른다.




"거기! 머시마 두 분! 육게장 먹으러 와요."
"저게. 오빠보고 머시마가 뭐야? 어머니도 계신데, 버르장머리 하고는 .."

"앗! 어머니 죄송해요. 그럼 가시나라고 불러줄까? 하하."





우리는 식탁으로 갔다. 모두 매콤한 육개장을 먹으면서 소주를 마시지만, 영철이는 다이어트 때문에 육개장이나 소주에는 손도 대지 못한다. 해리가 그를 위해서 김밥을 말았다. 보기에 너무 딱하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찜질방으로 가서 그날 밤 늦게야 헤어진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어머니는 해리와 영철이를 데리고 그들의 부모님을 만나고 오신다. 어머니는 그 집과 가까워지고, 그 후로도 자주 그 농장에 가서 시간을 보내신다.

황영철이 혜화동에 있는 아파트를 판다는 말을 박혜주가 듣고, 그녀가 자기 여동생을 시켜서 그 아파트를 사버린다. 자기 여동생이 몇 달 전에 시집갔는데, 아직 집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쪽 집에서 돈을 대서 이 신혼부부에게 사주는 것이라고 했다. 판매가격이 35억이었는데, 영철이는 5억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내 계좌로 입금한다.

영철이와 해리는 아파트를 팔고 나서 1주일 정도를 우리 집에서 같이 살다가, 다음 해 1월 6일에 미국으로 떠났다. 영철이는 국내 상황이 좋아지면 가을쯤에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황영철은 미국에 있으면서도 윤은경을 통해서 자기가 할 일은 다 하는 것 같다. 저러다가 윤은경이 가짜 석유 때문에 위험에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그런데 2월이 되자 각 정당에서 공천이 끝난 것 같다. 이제 선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벌써 가짜 휘발유 업자들이 체포되었다는 기사가 뉴스에 나온다. 그런데 보도가 이상한 것이 누가 그랬는지, 범인에 대한 말은 없다. 이런 유사 휘발유를 주유하면 자동차의 엔진에 무리가 간다면서 조심하라는 것이 전부이다.


내가 걱정하는 말을 하자 윤은경은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쉽게 안 걸려."
"그럼 저건 뭔데?"

"찌질이지. 딱 보면 몰라? 앵커가 누구라는 말을 안 하잖아?"
"그게 왜?"


"상대방 후보를 자기들끼리 서로 고발하는 거야. 고발이 들어온 이상 경찰은 나서야 하고, 또 피래미 몇이 들어가는 거지. 큰 손이 알려지면 안되니까 뉴스도 덮어준다고."

"으음 .. "

"우리 사장님은 아직 왕초보라서 아무도 고발할 생각을 안 하거든. 걸린다고 해도 가짜 석유는 절대 못 찾아. 우리한테는 어디 가도 한 방울도 없거든. 우리는 부동산이나 증권에 투자한 것이 전부야."

"앞으로 얼마나 계속할 생각인데?"
"나는 몰라. 과장님이 결정해. 과장님은 나한네 위험한 일 절대로 안 시켜."




황영철네 회사의 사장은 선거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이제 그 사장은 국회의원인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벌써 7월이다. 지금까지 걸려 들어간 유사 석유 업자들이 세 군데 정도 되지만, 황영철의 가짜 석유 사업은 건재하다고 한다. 박혜주도 건상이라는 사람은 아직 돈을 열심히 벌고 있다고 한다.

나는 윤은경에게 영철이는 왜 안 걸리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나중에 가르쳐주겠다면서 말하지 않는다.





[2]
신예진의 불멸의 3인방은 결코 불멸이 아니었다.

제일 먼저 차경자가 자취를 감춘다. 차경자는 한 때 황영철과 성급하게 뜨거운 사이에 들어간다. 이들 두 사람은 커플링까지 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황영철처럼 냉혈인간이 차경자에게 그렇게 쉽게 넘어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윤은경은 그 때 이미 차경자를 바라보는 눈이 곱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윤은경이 자칫 잘못 나서면, 주위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녀는 꾹 참고만 있었다.

그런데 해리와 윤은경이 하는 말로는 그들 둘은 끝났다고 한다. 11월 말에, 그러니까 우리가 한참 이사 준비로 어수선하고 바쁠 때, 차경자가 어느 날 황영철의 지갑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 차경자는 황영철이 갖고 다니는 지갑에는 현금과 수표가 가득 들어있을 것으로 알았지만, 그 날은 현금 30만원 정도만 들어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모텔에 있었는데, 황영철은 욕실에서 나오다가 그 장면을 목격했고, 그 즉시 차경자를 밖으로 내쫓았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이하영을 통하여 신예진에게도 들어갔다. 하영이나 예진이는 경자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신예진은 1월 말에 프랑스로 유학을 간다. 이하영이 하는 말로는 그 유학은 신예진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원래 신예진은 유학이나 그림에는 관심이나 재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를 만나게 되고, 또 그때 자기 인생을 다시 한번 어떻게 해보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 언제부터 내가 신예진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때 자기과에 있는 남자 선배와 눈이 맞기 시작했다. 그는 군에서 제대하고 복학했으며, 나이를 꽤 먹은 것 같다고 한다.

신예진은 나에게서 돌아서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양다리를 걸쳤었다. 그런데 신예진이 우리에게 촬영하러 몇 번 오면서 내 분위기를 보니까, 나는 이미 자기와는 너무 멀고 낯선 남자로 변해간다. 그런데 그 남자 선배는 유학 준비를 하면서 신예진에게 같이 나가자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그를 따라서 같이 나갔다.




"걔는 유학을 갈 정도로 그림에 빠져있는 애가 절대 아니거든요. 내 생각에 1년도 안돼서 잠싸들고 도망 올거야."

"아주 악담을 해라."



해리도 가고, 신예진도 가고 나서 한 동안은 이하영도 마음이 뒤숭숭해 한다. 하영이는 자기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보안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3월 학기에는 학교로 복학을 한다.

나도 복학을 하고 싶지만, 한 학기를 더 미뤘다.




김하늘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건축회사에 취직했다면서 서울에서 사라졌다.

김하늘이 하는 말로는 문국희가 호주에 가서 얼마 안 있다가 임신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부는 때려치우고, 어떤 호주 남자와 결혼을 해서 시드니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3월 중순에는 박영환이 휴가를 나왔다면서 나를 찾아왔다. 박영환이 하는 말로는 문국희가 머지않아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아기는 호주인 남편의 아기가 아니고, 그 남자와 사귀기 전부터 이미 임신한 상태였었다고 한다. 그런데 박영환이 알기로는 문국희가 한국에 있을 때 사귀던 남자는 나 밖에 없었단다.



"윤하 너 혹시 국희 나가기 전에 만난 적 있니?"
"어. 임신한 지는 얼마나 됐대?"

"8개월 넘었대."
"그럼 출산이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서 .. 내 생각에는 혹시 네가 아빠가 아닐까 하는데. 뭐라도 집히는 것이 없니?"

"시간을 계산해보면 그럴 만도 한데, 그렇다면 국희가 나한테 무슨 말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연말에 한국에 온다니까, 그 때 보면 알겠지."
"제발 부탁인데, 그 때 꼭 만나자고 전해줄래?"

"만나서 뭘 어쩌려고? DNA 검사라도 할 생각이냐? 국희가 알아서 하게 그냥 두자."

"알았어. 너 혹시 하늘이 연락처는 있니?"

"김하늘? 걔에 대한 일이라면, 내가 친구로서 충고 할테니까,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김하늘은 내가 민국희와 썸타는 줄 알고 처음에는 박영환에게 들이댔었다. 그렇지만 박영환은 그 때 여친이 있었기 때문에 하늘이를 거절했다. 얼마 후에 박영환이 입영통지를 받고 여친과 헤어져서 방황했었다. 그 때 국희를 몇번 만났다. 학교에서 이들 두 사람이 친척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또 그 전 까지는 둘이 그렇게 사이가 좋은 관계도 아니었다.

김하늘은 민국희가 박영환에게 마음이 기울은 것으로 오해를 하고 나에게 덤벼든다. 그런데 나는 가까워지기는 하는데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다. 김하늘은 민국희가 양다리를 걸치는 것으로 오해를 한다. 그리고 내가 민국희를 포기하도록 국희에 대한 나쁜 소문들을 계속해서 퍼뜨렸다.



"알고 있었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
"나 입대하기 전에 보자니까, 너는 아예 나를 상대도 안해주더만 .."

"아아. 그 때는 하늘이 말만 믿고 .."

"걔가 집안이 조금 어렵대. 졸업하면 취직도 힘들 것 같다면서 시집을 가려고 그렇게 난리를 부렸대. 지금도 취직한 것이 아니고 누구랑 동거한다던데 .."

"아. .. 그게 그렇게 .."



박영환은 헤어지면서 국희의 연락처도 주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그는 나에게 모든 일은 국희에게 맡기라고 했다.



나는 영환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놀라서 세상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너무 걱정이 되어서 밤에 잠을 설친 날도 있었다.

나는 국희가 전에 사용하던 포털 사이트의 이메일 주소를 아직도 갖고 있다. 나는 그 주소로 국희에게 이메일을 두 번이나 보냈지만, 국희에게서는 아무 연락이 없다. 하늘이와도 연락이 끊어졌고, 나는 하늘이를 찾으려고 손을 쓰지도 않았다.


12월에 했던 할인 판매는 말 그대로 대성황이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수입한 상품들이 전부 다 팔렸기 때문이다. 할인 판매였으므로 이윤을 크게 남길 수는 없었다.

김치는 가정 소비량이 조금 줄어든다. 걱정했던 것처럼 파리 날릴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김장을 하지 않는 집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 같다. 업소도 꾸준히 증가한다. 김치 공장은 평소에는 겨울에 공장 문을 닫지만, 이번 에는 우리 때문에 겨울에 공장을 가동한다고 했다.

만일 김수연 팀장이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를 제외한다면 우리는 12월 말에는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김수연은 우리가 이번 여름에 손익분깃점에 갈 것이라고 지난 가을에 예상을 했지만, 이미 12월 말에 해치운 것이다. 우리는 희망을 가져도 좋았다.

우리에게 입점하겠다는 쇼핑몰들도 점점 많아진다. 입점하려는 점주들은 명절에 하는 할인판매 행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가 탄다. 그렇지만 김수연은 절대로 한꺼번에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하나 정도만 받는다. 왜냐하면 이들이 들어오면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효과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수연의 노우하우와 웹팀이 워낙 부지런한 때문인지 행사 판매가 끝나고 나서도 일일 방문객 수는 20만을 넘어서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나와 김수연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동영상이나 사진 콘테스트도 열고, 포토에쎄이, 웹툰 공모전 등을 꾸준히 주최한다. 한번에 상금은 현금으로 500만원 안팎으로 하지만 이를 통한 방문객 수와 또 매출액은 엄청나게 증가한다.


우리는 바로 2월 초에 있는 구정, 그리고 3월에는 봄맞이 상품들을 기획하여 할인 판매를 계속한다. 신촌에 있는 매장은 대학가에 있기 때문에 겨울 방학에는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남 매장과 함께 적자는 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었다.

나는 자신감을 얻고 박혜주를 끌어들였다. 박혜주는 1월에 웰빙라이프의 간판을 단 매장을 상계동에 노원점, 그리고 의정부에 의정부점을 오픈했다. 그렇지만 자기는 식당일에 매달리고, 매장 관리는 자기와 같이 살았었다는 여동생을 시킨다. 우리는 이번 여름에는 오프라인 매장들도 손익분깃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수연과 그녀의 동료들은 용기를 낸다. 그녀들은 자기들이 겪었던 성희롱 사건을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제목으로 음성파일로 녹음한다. 또 이하영은 우리가 웹툰 콘테스트에서 발굴해낸 만화 작가 한 명을 섭외하여 이 스토리를 만화로 그리게 한다. 물론 우리가 원고료를 따로 지불한다.

이 만화는 1월 초부터 우리 홈페이지에 매주 3회를 무료로 연재한다. 이것은 성인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우리 고객과 전 국민에게 고발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이 만화가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완전 대박이 터진 것이다.

3월 말에는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우리에게 드라마 제작을 문의해온다. 직장판 도가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3월이 되자 우리 방문객은 매일 50만에 가까워진다.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쇼핑몰들이 입점 문의를 한다. 김수연은 입점해있는 쇼핑몰들 중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곳은 경고한 후에 내보내야 했다.




[4]
사람들은 김치 장사를 잘 하려면 김치가 맛있으면 된다는 말을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 말은 순 거짓말은 아니지만, 그것 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지금 이 나라에는 맛있는 김치가 널려있다. 김치 맛은 집집마다, 지방마다 다 다르다. 부산 김치, 대구 김치가 대전이나 목포 지방의 김치와 같을 리가 없다. 그 집에서는 자기네 집 김치가 맛있다. 그 지역에서는 그 지역 김치를 알아준다. 서울 김치를 부산에 들고 가서 판다면 잘 팔릴까?

우리가 김치 장사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김치 공장을 지방마다 하나씩 세워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가지는 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김치 공장이란 이미 한계가 정해진 일이었다. 내가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황영철과 절교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은 또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닐까? 그 김치가 맛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김치를 사러 오지는 않는다. 우리가 들고 나가서 큰 소리로 외쳐야 하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그 김치를 담아야 하고, 누군가는 들고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이하영은 나에게 인터넷 쇼핑몰에 대하여 아이디어를 주었다.

김수연과 김영숙은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가상의 시장이 얼마나 치열한 곳인지, 이 바닥에서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게 해주었다.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항상 자금이 필요했었다. 황영철은 그 때마다 자금을 가져왔다. 그는 자기 사업이었으므로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란 백 번을 고민하지 않으면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 십상이라는 것을 황영철과 윤은경은 나에게 가르쳐준다.

필요한 자금이 없을 때에는 백방으로 자금을 찾아 다닐 것이다. 이 때 아무리 돈이 없어도 생각 없이 아무 돈이나 덥석 받으면 안 된다는 사실은 박혜주에게 배운다.

윤운경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를 악물고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을 직접 보여준 철의 여인이다.

황영철의 사람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단지를 들고 돌아다녔다. 나는 그들을 본 적이 없고, 누구인지도 모른다.

정희영과 아줌마 부대는 김치를 들고 서울과 인근 도시를 열심히 돌아다녔다. 거기서 얼마 되지 않는 돈이 생기면, 그녀들은 자식들 학원비에 보태거나, 식구들과 외식을 한다. 그녀들은 나에게 결혼과 가정에 대해 충고한다.



"처녀 총각들이야 행복하려고 결혼하지. 그런데 살아보면 그게 절대 아니거든."
"산다는 것 자체가 고생이기 때문에, 결혼은 해도, 안 해도 고생하기는 마찬가지야."

"그렇지만 부부가 같이 힘들게 고생하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것, 그렇게 고생하는 방법이 행복한 고생이란 말이야."

"고생을 피하려고 결혼하면 실패하기 쉬워."
"부부가 함께 행복한 고생을 하기 위하여 하는 거라고."
"우리도 지지고, 볶고, 티걱태걱 하고, 애 낳고 살면서 터득한 거야."




황해리가 이런 애기들을 들어야 하는데 ..



우리는 아직까지는 모두 함께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행복한 고생을 하고있는지는 모르겠다.



결혼과 가정만 그럴까?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월급으로 사는 근로자들은 월급을 타는 그 순간만 마음이 뿌듯하다. 그 돈은 계좌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사팔방으로 사라진다. 그 순간이 지나면 또 한달 내내 업무와 질책, 야근, 특근,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곳곳에서는 월급을 빙자한 성희롱이나 성폭행까지도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피해자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


사람이 가정을 만든다. 식구들이 있어야 가정인 것이다. 식구들은 같은 공간에 있을 수도 있지만, 요즈음 같은 글로벌 시대에 꼭 그럴 수 만은 없을 것이다. 가정이란 장소적인 개념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끼리끼리 연결해주는 고리가 아닐까?

사람들이 회사를 만들고 키워 나간다. 직원들이 있어야 회사이다. 텅 빈 방안에, 책상 위에 컴퓨터 몇 대만 덜렁 있다고 해서 회사일 수 있겠는가? 페이퍼 컴퍼니라고 불리는 그런 회사도 있기는 있다.



웰빙 라이프.?


말은 진짜 완전 좋다. 말하기도 좋고, 듣기에도 좋다. 부드럽고 간단 명료하다. 누가 이런 말을 만드는지 .. 언어의 마술사들이다.

아마도 무병장수 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먹고 잘살자는 말이 아닐까?

그러려면 부자라야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이것이 가능할까?




내 생각에, 지금의 우리 처지에서는 건강하게 일하는 것, 행복한 고생을 함께 하는 것이 웰빙 라이프의 기본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기분 좋게 일하는 웰빙 라이프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회사의 대표인 최윤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우리가 적자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주제이지만, 결승점이 바로 저기 보인다.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4월20일 10시.
나는 오늘도 대표실로 향한다. 머리에서는 한강을 바라보며 윤은경이 나에게 한 말을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흐르는 강물처럼 여기까지 흘러왔다. 겉에서 보면 아무 일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을 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매일매일 벼라별 일들을 겪어가면서 오늘 여기까지 온 것이다. 마치 강물이 흐르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는 것처럼. 다만 겉에서는 이런 일들이 보이지 않을 뿐.

강물이 이렇게 흘러서 바다에 도착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길을 가서 하루 방문자수 100만을 기어코 해 낼 것이다. 우리에게 오는 기적이 우리를 스치고 자나가게 두지 않고, 우리의 기적으로 만들 것이다.


오늘도 비서실에서는 사랑스런 여우들의 수다가 한창이다. 젊은 여우 윤은경, 김영숙, 그리고 약간 나이 든 여우 김수연, 박혜주, 정희영.




"와앙. 대표오빠다."
"영숙이 너 자꾸 꼬리치지 마."
“충만한 애교는 내 본능이거든요. 하하.”




요새 봄이 되니까 그런지 나를 보는 김영숙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김영숙을 향한 김수연과 윤승연의 눈빛도 번득인다.

박혜주가 커피를 들고 들어온다. 윤은경도 따라 들어와서 내 일이 빽빽하게 적혀있는 일과표를 내 책상에 놓는다.



"윤하씨. 어제처럼 오늘도 화이팅!"
"누나. 고마워요. 누나도 화이팅!"




- 제1부 끝 -


=*=*=*=*=*=*=*=*=*=*=*=*=*=*=*=*=*=*=





흐르는 강물처럼 제 1부 줄거리와 비하인드 스토리 (28회 까지) :


남자 주인공인 최윤하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대기업의 이사이고, 미국에 있는 미주 지사의 지사장이다. 그는 미주 지사를 설립했고, 지금도 미국에서 근무한다. 모친도 미국에서 같이 살다가, 윤하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고 얼마 있다가 윤하를 데리고 서울로 온다.

최윤하와 황영철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이다. 이들 둘은 사는 곳도 가깝다. 황영철은 혜화동, 최윤하는 동숭동에 산다. 고딩때 윤하는 전교 수석, 그리고 영철이는 전교 5등 정도를 한다. 이렇게 둘 다 공부는 엄청 잘 했는데, 윤하는 대한대 건축학과에 입학하지만, 영철이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

나중에 윤하가 영철이에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돈을 벌어서 여동생 황해리가 공부하도록 뒷바라지를 하겠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윤하는 명문 대한대에 가지만, 자기는 그럴 실력이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은 그의 자존심에 상처로 남는다. 그는 재수를 할까 고민하다가, 동생 문제를 내세워서 대학을 포기한다. 그는 이 일을 비밀로 한다.

최윤하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황영철은 여고 2학년인 여동생 해리의 과외를 윤하에게 맡긴다. 그런데 이 때에는 황영철이 버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아서, 과외비를 낼 형편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해리는 다른 학생들과 그룹을 만들어서 그룹과외를 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윤하에게도 짭짤한 수입이 되게 한다.

해리는 어렸을 때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바람에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윤하와 같이 과외를 시작하면서 공부를 시작해서 중간 정도 레벨의 대학에 가게 된다.

그런데 해리는 고등학생 때 오빠의 친구이자 과외선생님인 윤하를 마음에 두지만, 윤하는 이미 대학생이 되어 여자들과 관계를 갖는다. 나중에는 해리도 여대생이 되어 윤하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윤하에게 해리는 아직도 나이 어린 동생일 뿐이다. 그래도 해리는 고집으로 그에게 시집간다는 결심을 굳힌다.

황영철은 석유화학 회사에 알바생으로 들어가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엄청 빠르게 과장까지 승진하여, 사장의 비서가 된다. 그의 업무 능력과 수완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사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사장은 석유화학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계획하고, 황영철은 이런 그의 사장을 위한 비자금으로 500억을 만들 계획을 한다.

황영철은 짧은 시간에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가짜 석유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시장에 뛰어든다. 그는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하여 색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가짜 휘발유는 보통 진짜 휘발유에 몇 가지 값싼 성분을 섞어서 만든 혼합용액이다. 다들 이런 방법을 쓰기 때문에 만드는 공장이나, 저장 탱크, 그리고 판매 하는 주유소 등에서 적발된다.

그런데 황영철은 이 성분들을 혼합해서 만든 혼합용액을 파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런 성분들을 섞지 않고 그냥 판다. 소비자가 직접 혼합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니까 창고에 기습을 해서 보면 가짜휘발윤는 없다. 이상한 석유화학 제품만 있을 뿐이다.

이런 방법으로 그는 단속을 피한다. 이 방법도 오래가면 들통나기 때문에, 그는 몇 년을 하다가, 때가 되면 미국으로 숨어버릴 계획을 세운다.

황영철은 경제쪽으로는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그는 증권가에서 미모와 실력이 뛰어난 윤은경을 스카웃해서 자기 개인 비서로 데려온다. 윤은경은 처음에 황영철에게 자기 몸에 손대지 말라는 협박성 계약을 한다.

황영철은 윤은경을 내세워서 부동산이나 주식을 거래하고, 호텔이나 리조트에 투자한다. 윤은경은 이러한 거래 내용을 전부 기록한다. 그러니까 이런 일들은 석유사업을 숨기고, 마치 여기에서 비자금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비자금 500억이라는 말은 뻥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해리가 미국으로 연수를 간다. 오빠 황영철의 부탁으로 윤하는 해리를 미국에 데려다 주고 온다. 갑자기 해리가 없으니까 윤하는 허전하게 되고, 이 때 전부터 알게 된 김하늘과 깊은 관계에 빠진다. 그런데 이 때 같은 원룸촌에 사는 신예진과도 사귄다. 또 윤하는 신예진을 통하여 불멸의 3인방과도 친하게 지낸다. 이 멤버들은 이하영과 차경자 그리고 신예진이다.

황영철은 언젠가는 자기가 하는 일에서 손을 떼기로 마음먹는다. 또 해리와 윤하가 결혼하게 되면 그들에게 뭔가를 물려준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관리하는 비자금의 일부를 빼돌려서 김치장사를 시작한다. 이 장사에 자기 절친 최윤하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운다. 윤하는 식품유텅업을 하는 웰빙식품이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황영철이 윤하를 끌어들인 이유는 윤하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황영철이 사람보는 눈은 있다. 윤하는 얼굴이 완전 미남형이고, 여성스러운 면도 있으며, 어려서부터 좋은 매너가 몸에 배어있다. 황영철은 윤하가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쉽게 여자들의 눈에 띄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어차피 이 사업은 여자들과 많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황영철은 윤하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삼고초려를 하다시피 한다.

황영철은 김치장사를 몸으로 때우려고 한다. 그러나 윤하는 이하영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한다. 이하영은 방문자를 끌기 위한 아이디어로 고객이 게시판에 동영상을 올리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이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방문자 수를 끌어올린다. 황영철은 인맥을 동원하여 식당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한다.

이 김치 장사는 날이 갈수록 번창을 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적자를 면하지는 못한다. 각 단계마다 돈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이다. 황영철은 그 때마다 자기 돈을 끌어와서 메꾼다.

또 사람도 필요했다. 이 때 황영철은 유건상을 통하여 의정부에 있는 앞마당이라는 식당을 소개받는다. 박혜주는 이 식당의 여사장이다. 유건상은 황영철의 선배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가짜 석유 판매조직에서 일하는 황영철의 수하이다. 윤하는 이 식당으로 배달을 나갔다가 박혜주의 눈에 띈다.

박혜주는 윤하에게 다른 식당들을 소개해주고 또 식당 주인들이 모이는 자기 계모임에도 윤하를 데리고 간다. 건상이는 돌싱인 박혜주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에게 사귀자고 덤벼든다. 그러다가 박혜주는 건상이를 통하여 황영철이 가짜 석유 판매를 하는 보스임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윤하에게 말해준다. 윤하는 이 사실을 윤은경을 통하여 확인한다. 윤은경은 이 일이 비자금 때문이고, 황영철의 사장은 정치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석유화학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권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해준다.

박혜주는 또 보험 영업을 하는 강희정이라는 여고 동창을 윤하에게 소개시킨다. 박혜주의 아이디어는 강희정이 사람들을 만나서 보험 영업을 하까가, 김치 영업도 같이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강희정은 영업을 하는 아줌마들의 팀장이어서 자기 팀원들을 데리고 오고, 또 이 일을 알게 된 다른 아줌마들도 합류하여 말 그대로 아줌마 부대를 만든다. 이들은 가정을 고객으로 물어오는 일을 한다.

윤하는 여우들 세상 닷컴 이라는 인터넷 쇼핑몰로부터 입점하라는 제의를 받고, 그 과정에서 마케팅부의 기획팀장인 김수연을 알게 된다. 김수연은 윤하에게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준다. 윤하도 김수연에게 게시판에 대한 아이디어를 준다.



그런데 김수연은 상사의 성희롱을 몇년째 견디는 상황이다. 그녀는 윤하네가 꾸준히 크는 것을 보고, 자기 오른팔인 김영숙을 보내서 윤하의 사업을 키우게 조종한다. 김수연은 윤하네가 김치 한가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윤하에게 말해준다. 김영숙은 김수연의 지휘를 받아서 윤하의 사업을 김치 말고 다른 품목으로 확장하게 한다. 황영철은 여기에 또 거액을 투자한다. 이들은 회사를 식품 유통업체 웰빙식품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 웰빙라이프로 바꾼다.

성희롱에 시달리던 김수연이 윤하와 만날 때마다 ‘딴다’는 말을 농담처럼 자주 한다. 그러다가 둘이 잠자리를 하게 된다. 그 날 그녀는 윤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그녀는 그 회사를 뒤집어 놓고 윤하에게 가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김수연이 치밀하게 일을 진행시켜서 윤하에게 오고, 여우들 회사는 망하고 그 대신에 윤하네가 크게 된다.


황영철은 지병으로 심장에 심근 경색과 심장 판막증을 앓는다, 또 폐에는 기흉도 있다. 이런저런 합병증으로 고혈압과 당뇨까지 왔다. 그는 살벌한 가짜석유 시장에서 살아남느라고 신경쇠약에도 걸린다. 해리마저 미국에 있을 때, 그는 마약 주사인 프로포필에도 손을 댄다. 또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므로, 당국의 단속을 피하여 미국으로 피신하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떠나기 전에 자기가 가진 자금으로 윤하의 사업을 최대한 지원하고, 여유 자금까지 만들어준다. 또 윤은경도 다른 회사로 가지 않고 윤하에게서 일하면서 그를 기다리겠다고 한다. 연말에는 공장 건물을 임대하여 웰빙라이프가 이사를 한다. 또 김수연은 자기가 다니던 회사가 망하는 과정에서 다른 여직원들도 데리고 온다. 강희영도 아줌마부대를 키운다. 이렇게 하여 12월에는 윤하의 회사는 대 가족이 되고, 한달 동안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한다.


황해리는 윤하의 바람기를 막아보려고 하지만, 오빠나 윤은경은 사업을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해리를 다독거린다. 그 대신 결혼하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해리를 안심시킨다. 그런데 해리는 그와 결혼한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해리는 윤하의 어머니가 미국에서 귀국하는 날 결심을 한다. 해리는 윤하의 집에 와서 윤하 어머니에게 자기가 윤하와 결혼하겠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 때 해리는 머리를 써서 혼인신고서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윤하의 바람기를 폭로한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에 윤하의 어머니는 윤하, 황해리, 황영철, 윤은경이 있는 자리에서 조만간에 해리의 부모님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해리는 이 사실을 상견례로 받아들이고, 그날 밤을 윤하의 침대에서 보낸다. 그러나 해리의 예상과는 달리 윤하는 해리와 손만 잡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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