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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01:29 557회 0건
주말 잠수타려고 하는데... 약속시간이 미뤄져서...ㅡ.ㅡ;;

7부까지 공개하고 갑니다! 저도 즐거운 야외활동 좀 하고 와야겠어요. 유후~~







8. 만남.

“각하께서 청와대로 진입하셨습니다.”

수경이 엄마와 접견실에서 앉아 대화를 하는 동안 수행비서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각하라면... 대통령이 온다는 소리... 그 말인 즉 수경이의 아버지가 지금 이리로 오고 있다는 소리였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숨이 빠르게 쉬어진다. 긴장감과 당황감,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오시면 더 큰 사단이 벌어져요. 어서 사실을 말씀해 주세요.”
“영부인,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단연코 수경 씨 뱃속의 아이는 제 아이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저와 수경 씨는 어떠한 일도 없었습니다.”
“아무 일도요?”
“네, 아무 일도.”
“그럼 수경이가 말하는 임신은 누구의 아이인가요?”

거참... 내 아이가 아니라니까 왜 자꾸 나에게 수경이의 임신을 확인하려 하는 건지. 답답하다.

“그냥 하룻밤 저희 집에서 잠만 잤을 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사실이죠?”
“물어보세요. 수경 씨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그럼 수경이가 임신한 것도 모른다는 말씀이시죠?”
“저도 지금 이 곳에 와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임신이라뇨... 분명 저와 소주도 마셨는데...”
“알았어요. 일단 이 일은 모두 비밀로 해주세요.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모두 알게 되면 정말 큰일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서운했다. 물론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이런 사적인 일로 신경을 쓰게 하여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 말을 무시하고 믿어주지 않는 영부인이 밉기까지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각하 들어오십니다.”

수경이가 돌아왔다는 말에 나와 영부인이 있는 접견실로 급하게 발걸음을 향하고 있는 듯 했다. 접견실 문이 열리고 후광이 비추는 박승규 대통령이 그 모습을 보였다.

“여보, 수경이가 돌아왔다며?”
“네. 다녀오셨어요.”
“우리 딸 지금 어디 있어? 응? 이분은 누구...”
“그게...”

텔레비전에서 보던 대통령이 지금 내 앞에 서있다. 집안의 영광이며 내일 당장 로또를 사야 할 판이다. 악수라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에 내가 먼저 손을 뻗었다.

“안녕하세요. 대통령 각하!”
“네, 반갑습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저는 수경 씨를... 그러니까...”
“우리 수경이?”

박 대통령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궁금한 표정이었다. 나 같아도 아마 같은 표정과 행동을 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며 말을 버벅이자 영부인이 대신 대답을 한다.

“이분이 우리 수경이를 보호해 주셨던 분이래요.”
“아~ 그렇군. 아이고, 감사합니다. 아직 철없는 아이라 고민이 많은데 보호까지 해주시고.”
“별... 별말씀을요.”

박 대통령 옆에 서 있는 영부인이 내게 눈치를 보내며 헛기침으로 눈치를 보낸다. 영부인의 의도를 잘 알고 있기에 얼굴이 빨개지며 나도 그 신호에 응답해야 했다. 대통령은 내게 무척이나 고마웠던지 저녁을 같이 먹자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저... 저녁을요?”
“여보!”
“세상 물정 모르는 우리 수경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계셨다는데 이렇게 고마운 일이 어디 있어? 내가 저녁 한 끼 같이 먹자는 게 실례는 아니지 않나?”

암만요... 가문의 영광이죠. 제가 어떻게 대통령과 사적으로 저녁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기회를 그냥 지나치거나 무시하면 사람의 도리가 아니죠. 천부당만부당 같이 먹어야죠.

“바쁘신데 괜히 저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빼는 것은 아닌지요.”
“아, 잠시만요. 김 실장!”

나의 질문에 박 대통령이 갑자기 누군가를 부른다.

“찾으셨습니까.”
“아, 오늘 저녁 내 스케줄이 어떻게 되지?”

박 대통령이 찾는 이는 대통령실비서실장 김기준이었다. 텔레비전보다 실물이 더 훤하고 멋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이렇게 대단해보이나 보다.

“특별히 바쁘신 일은 없습니다만, 저녁 여덟 시에 여당 대표가 찾아올 예정입니다.”
“김모상 대표? 왜?”
“이번에 있을 부동산 정책안과 공무원 연금법 개정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말씀할 예정입니다.”
“공무원 연금법 개정은 여론 수렴해서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하고 부동산 정책안은 내일 만나서 얘기하면 안 되나?”
“그게... 이번 일들이 예민한 부분이라...”
“총리 선임이나 빨리 준비하라고 해요. 오늘은 날 좀 쉬게 해달라고.”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녁 좀 화려하게 부탁해요. 손님과 함께 단 둘이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도 따로 준비하겠습니다.”
“오케이.”

저들의 대화는...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다.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읽고 듣고 보는 사람들의 실명과 정부 정책들을 얘기하는 모습...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

“일단 수경이를 좀 만나로 가야겠군. 불편하시지 않게 이분 잘 모시고 있으라고.”
“예.”

대통령은 나를 접견실에 둔 채 수경이가 있는 곳으로 자신의 부인과 함께 자리를 옮긴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허리를 숙인 채 인사를 하자 나도 모르게 덩달아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런 행동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잠시 짬이 났다. 혼자 멀뚱멀뚱 창밖을 바라보며 청와대의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아름다웠다.

“잠시 나갔다 와볼까.”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 쪽으로 향하자 나와 함께 접견실 안에 있던 경호원이 내 앞에 손을 뻗으며 제재를 가한다.

“여기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자리에 앉아 계십쇼.”
“잠깐만 마당에 나갔다 오려고 하는데요.”
“보안상 이 곳에서는 어떠한 곳도 이동을 하실 수 없습니다. 자리로 돌아가시죠.”
“그냥 잠깐 나갔다 올게요.”
“안 됩니다.”
“일 분만...”
“안 됩니다.”
“십 초만...”
“안 됩니다.”
“........”

저 새끼... 나이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데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 땍땍거리기는... 밥맛이네 진짜. 내가 왕년에 복싱 좀 배웠는데 날 물로 보고 저러는 건지... 일 년만 젊었어도 너 같은 놈... 아이유...

“알겠습니다. 그냥 꼼짝 없이 앉아 있을게요.”

투덜거리며 접견실 탁자 앞으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다. 날씨는 화창한데 저녁까지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팔목에 있는 손목시계를 쳐다보았다.

“엥? 오전 11시?”

저녁을 먹기 위해서는 아직도 한 참이나 남아 있는 시간. 깝깝하고 미치겠더라.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접견실 안에서는 그나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넓은 방 안을 혼자 왔다 갔다 미친놈처럼 걸어 다녔다. 그러다 긴 한 숨을 한 번 내쉬고... 문 앞에는 경호원이 대장군처럼 말뚝으로 서 있다.

“저기요...”

한 시간 째 나만 지켜보던 경호원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화장실 좀 다녀 올 수 있을까요? 그것도 안 되나요? 그럼 오강이라도 가져다주세요.”
“화장실에 가고 싶으신가요?”
“네.”
“이쪽으로 오십쇼.”

자신이 인도하는 쪽으로 오라는 말이 왜 이렇게 반갑게 느껴지던지... 고민도 하지 않고 경호원이 부르는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접견실 문이 열렸고...

“문이 열리는 게 이렇게 반가울 때가...”
“저만 따라오셔야 합니다. 단독 활동은 안 됩니다.”
“알겠어요. 화장실부터 가죠.”
“이쪽으로...”

경호원을 따라 화장실 쪽으로 긴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복도 벽에는 위인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건물 내부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다는 사실에 입이 벌어졌다. 이것들은 모두 나의 세금...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 말인즉 내 돈으로 꾸미며 살고 있으니 나에게도 어느 정도 지분이 있다는 말.

직업병인지 청와대를 전세로 놓으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쯤, 경호원의 걸음이 멈춰 섰다. 나는 벽만 보고 걷다가 내 앞에서 걷던 경호원이 멈춰선지 모르고 그의 등에 얼굴을 부딪치고 말았다.

“쿵!”
“아야.”
“응? 괜찮으세요?”
“멈추면 멈춘다고 말씀을 좀 하시지... 아이고, 코야.”
“죄송합니다. 화장실은 이쪽입니다.”
“쳇...”

화장실로 이동해 소변을 보기 위해 변기 앞에 섰다. 그리 급하지 않았던 탓에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았고 멍 한 표정으로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든 생각...

‘영화에서 보면 이런 곳에서 몰래 탈출도 하고 그러던데... 나는 그렇게 못하나?’

스파이 영화에서 나올 법한 행동과 상황을 머리에 상상하며 잠시나마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보았다.

................
.........................
..................................

소변을 보던 내가 변기에서 멀어지며 화장실 입구에서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경호원의 동정을 살핀다. 그리고는 화장실 문을 닫고 화장실 내부를 두리번거리다 밖으로 통하는 창문을 발견하였다. 창문에는 창살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손쉬운 작업이다. 내 손목에 있는 시계의 버튼을 누르자 소형 쇠톱이 시계에서 튀어나왔고 자동으로 움직이는 톱날로 창살 두 개를 뜯어내었다.

그리고 소리가 나지 않게 창살을 바닥에 놓은 뒤 몸을 굽혀 창살 사이로 들어갔다. 화장실은 이 층에 있었기에 뛰어내리면 다리가 다칠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신고 온 범퍼 구두. 내 신발 뒤 굽을 벽에 치자 밑창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이 층에서 뛰어내려도 푹신한 쿠션효과를 볼 수 있었다. 힘차게 이 층에서 뛰어 내려 신발을 원상태로 만든다.

드디어 마당에 도착을 했고 청와대에 많은 경호원들이 서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전기가 있다. 내 허리에는 무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인지... 누구인지 모를 사람에게 나의 현재 위치와 좌표를 말한다. 잠시 후...

“두두두두...”

하늘에서 헬리곱터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청와대의 경호원들이 권총을 꺼내 헬리곱터에 사격을 시작하였다.

“탕탕탕!!”

헬리곱터에 누군가가 나에게 동아줄과 같은 밧줄을 던져주고 나는 그 밧줄을 잡아 하늘 높이 올라간다. 하늘에 매달린 채 청와대 마당에서 나와 헬리곱터에 총을 쏘고 있는 경호대를 향해 멋지게 거수경례를 날린다. 어느 순간 내 잎에는 주윤발처럼 성냥개비가 한 개피 물려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지상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멋졌다. 청와대 뒤편에 있는 인왕산은 그 자태를 뽐내듯 경이로운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런데 그때 산 정상 꼭대기에 누군가가 나를 향해 무언가를 조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게... 뭐지?”

자세히 보니 나를 화장실로 인도한 경호원이 로켓포... 쉽게 말해 저팔개가 들고 있는 바주카포를 어깨에 둘러매고 조준을 하고 있었다.

“컥... 저 자식...!”
“여기서는 개인행동이 보안 상 안 됩니다! 쾅!”

그 말과 함께 로켓포를 발사하였고 나를 매달고 하늘로 공중비행하던 헬리곱터에 적중하였다.

“콰쾅!”
“으악! 살려줘!”

..................................
.........................
................

“우아아악!”
“왜... 왜 그러십니까?”

정신을 차리고 나니 나는 아직 화장실에서 있었고 나의 비명소리에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던 경호원이 놀라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헉헉... 네... 아이고, 죄송합니다...”
“각하가 지금 찾으신다고 합니다. 어서 접견실로 이동하시죠.”
“각하가... 그렇죠. 보안 상 안 되죠.”
“네?”
“아, 아닙니다...”

상상은 다 좋은데 마지막이 좋지 않았다. 놀란 마음을 뒤로하고 나오지도 않은 소변을 정리하고서는 손을 닦고 경호원을 따라 다시 지긋지긋한 접견실로 향했다. 접견실에 도착하니 그렇게 보고 싶던 수경이가 박 대통령과 영부인을 대동한 채 서 있었다.

“수... 수경 씨!”
“아저씨!”

너무 반가웠다.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분위기 파악이 우선이었다.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수경이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래 기다리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잠시 일을 봤네요.”

박 대통령이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정일을 보다보면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괜찮습니다. 각하.”
“각하라니요. 하하하.”
“그럼... 뭐라고...”
“국민은 저에게 각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저보다 높은 분이 바로 당신, 국민이지 않습니까.”
“오...”
“제가 국민을 섬겨야지요.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편하게?”

제일 어려운 말이다. 편하게 부르라고... 아저씨? 형? 형님? 뭐라고 불러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대통령을...

“아저씨, 이쪽으로 오세요. 저랑 같이 식당으로 가요.”
“식당?”
“점심 같이 먹어요. 그리고 이따가 저녁 먹으로 오신다고 들었는데.”
“점심을?”
“하하하. 점심에 국무회의가 있었는데 취소되는 바람에 겸사겸사 시간이 되었네요.”

이게 웬 횡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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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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