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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23:09 1,080회 0건
어느 무더운 여름날 마음 한켠엔 답답함이 밀려와 소주한병과 새우깡을 들고 근처 공립대학 러브로드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밤이 되면 많은 연인들이 불나방처럼 몰려 드는곳..
철수는 머리가 복잡해질땐 늘 이곳을 찾았다 졸업을 한지 두해가 지났지만 취직할때가 없어 늘 집안의 눈치를 살핀다.
엄한 부모님 잔소리가 이젠 무감각해질때도 됐는데 여전히 귀속에 빠지지 않는 벌이 한 마리가 들어있는 듯 하루종일 웽 웽 거린다.
친구들 대부분은 이미 졸업 전에 취직을 해서 가끔 학교후배들과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마치 세상에 나홀로 있는 듯 가슴한구석이 뻥 뚫린듯했다.
“좃같은세상...에이씨..” 오늘따라 소주가 왜리도 쓴지...
어느새 어둠이 밀려와 주위는 삽시간에 불나방들로 붐볐다 소주 두잔을 비우기도 전에 거친 숨소리가 메아리처럼 사방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자기야 살살해..아~~~”
“가만히 있어봐 보지가 작아서 잘 안들어 가잖아”
“아잉..몰라..아얏..아~~~~좀더~~~~~~아~좀더 세게..아~~~”
“휴~ 이제 이곳에도 그만 올때가 됐군” 철수는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학교 정문앞 경사진 인도로 터벅터벅 걸어 나오고 있었다.
중간쯤 내려왔을까?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듯했다..
“아저씨..저기요..부탁이 있는데요..”
하얀 소복 차림의 여인 이었다. 여인의 모습은 술이 확 깰만큼 쇼킹한 차림이었다. 머리엔 짚으로 엮은 듯한 둥근테를 두르고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인의 얼굴엔 단아하고 청초한 미소가 스쳐가는 것이 한동안 멍 한 얼굴로 꼼짝을 할수 없었다.
“저기요..부탁이있는데 좀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머..머..뭔데요?”
여인이 뒷춤에서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흔히들 쓰는 그런 봉투였다.
“이걸 어디다가 좀 묻어주셨으면 해서요..”
“이게 뭔데요”
“그냥 아무말 말고 어딘가에 좀 묻어주세요...사례는 후하게 할께요”
“사례요?” 사례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였다.
"얼마...줄껀데요?“
“50만원 드릴께요..대신 이 봉투안에 지도가 있는데 꼭 그장소에다가 묻어주셔야해요.. 그리고 지도말고 다른 것은 절대로 열어보면 안돼요..알았죠?”
50만원이라니....이 불경기에 웬떡이야? 안그래도 백수생활2년에 먹고죽을 라면값도 없는데 역시 죽으라는법은 없구나..그런데 열어보지 말라는건 또 뭐야?
알게뭐야 거금이 생기는데..
“좋아요 바쁜몸이지만 까짓거 시간좀 내보죠 뭐”
“그런데 직접 묻으시지...왜?......”
“네..사연이 좀 있어서 그래요...돈은 내일 이시간에 여기오면 드릴께요..”
하얀 소복차림의 여인이라 좀 꺼림칙하긴 하지만 앳된 얼굴에 갸U픈목선..
금방이라도 튀어날올듯한 풍만한 가슴..허리선에 잘당겨진 히프..
웬만하면 봉투 묻는거 말고 힘좀 쓰는걸 부탁하지..그건 공짜라도 가능한데..
좃대가리가 고개를 서서히 들고 용솟음 칠려는걸 억누르며 약속을 지키겠노라 말하면서 연인과 헤어졌다.
“고것참..맛있겠다..에잉..난 언제쯤..그런걸 먹어보나. 엉덩이가 올려진 것이 뒤로 박아넣으면 딱 좋겠던데..”
철수는 야릇한 상상을 하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동전이 손에 잡혔다.
“하나..두우울..” “니미럴 좃같은거..버스비도 없네”
“그래..하지만..내일이면 50만원이 생기니까 하루만 꾹 참자!!”
“그런데 도대체 이게 뭔데 묻어달라는걸까?”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철수는 후미진 골목길로 들어섰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앞에 서류봉투를 꺼내놓았다.
봉투 안에는 지도와 기름종이로 둘러쌓인 뭔가가 들어있었고 기름종이는 본드로 붙인 후 다림질을 한 것 같았다. 여인이 열어보지 말라는 말이 퍼뜩 생각났다.
그래...뭐 별다른게 들었겠어? 철수는 기름종이는 접어둔 채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 이거 우리집근처에 있는 공원아냐?
“잘됐네..가는길이니 얼릉 공원 아무데나 묻어버리고 집에 가자”
공원은 시책사업으로 대규모로 지어졌다 2만평규모에 호수까지 모양새를 갖춘곳이어서 늘 사람들이 북적댔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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