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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29 797회 0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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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는 늦잠을 잤다.
어쩌면 아마도 일어나지 않고 싶은 욕구가 눈꺼풀을 꾹꾹 누르고 있었으리라.
엄마가 깨워 서둘러 일어나 세수를 하면서도 연주는 마음처럼 할 수 없는
이 기계적인 분주함이 서글펐다.
꿈을 꾼거라 믿고 싶어도, 그곳의 통증과 없어져버린 속옷이 굳이 증거가 돼주지
않더라도 이 떨리는 가슴과 두려움이 막연한 현실이라고 자극하고 있었다.

패거리들의 지시가 무엇이었는지, 그 문장이 무엇인지 기억이 생생하지만
애써 부정하고 싶었고 그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되뇌며 연주는 속옷과
교복을 다 챙겨입었다. 뭔지 모르게 정리 되지 않는 복잡함은 일단 멀리 던져두고
그저 평소의 일상이고 싶은..그런 마음이었다.

" 어서어서 늦겠다, 차 조심하고 잘 다녀와 우리 딸~! "

문 밖까지 배웅하는 엄마를 뒤로 하며 연주는 말 할 수 없는 서글픔과 죄책감이 밀려왔다.
학교를 가는 동안에도 학교 정문에 들어서면서도 연주는 불안함과 두려움에 내내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피할수도 이겨낼수도 없는 일상인것을 이내 인정해야만 했다.
교실에 가까워질수록 연주의 심장은 쿵쾅쿵쾅 미친듯이 뛰어댔다.
늦게 일어난만큼 지각을 했고 때문에 교실안은 반 아이들로 꽉 차 있었다.

" 오오 씨발년 지각이나 하고 일찍일찍 안다닐래?!! "

이미 와 있는 패거리들은 오래 기다린 듯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연주를 반겼다.
연주는 아무말 없이 자리로 향했지만 이내 승준이의 손에 낚여채이고 말았다.
짝짝짝짝! 연이어 희정이의 따귀세례가 쏟아졌다.

" 이런 미친년이! 어디서 쌩을 까고 지랄이야! 다시 생각나게 해줄까? 어?! "

희정이가 핸드폰에 저장 된 알몸사진을 보이자 연주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제의 일들과 현재 자신의 처지까지 모든게 한순간에 제자리로 돌아와버렸다.

" 미안..아니 죄송합니다.."

연주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로 겨우 입을 뗐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 송연주. 똑바로 봐 썅년아. 봐주는것도 이게 마지막이다. 명심해라.
이제부터 우리말에 복종 안하면 무조건 바로 사진 전송한다. 정말로 마지막 경고다.. "

엄마와 아빠, 그리고 몇몇 친척들의 폰 번호가 저장 된 핸드폰을 보여주며 말하는 경민이를 보며
연주는 다시금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 어제처럼 발악도 애원도 아무것도 통하지 않겠지..
그냥 이대로 완전히 모든걸 체념하기로..결국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마음 먹었다.

" ....네 " 연주는 그렇게 강압적 노예로서의 다짐을 시작해야만 했다.
대답을 듣자마자 경민이가 말했다. " 인사부터 다시해 병신아 "

연주는 허리를 90도로 푹 숙여 공손히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창피했다. 그 모습을 본 반 아이들의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같은 나이의 친구끼리 인사라니, 아무리 그들이 일진이라고 해도 동갑내기가 인사를 하는 건 연주가 처음이었다.
한편으론 그동안 연주의 괴롭힘을 관람하고 있었기에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은근히 기대어린 눈초리기도 했다.
연주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반 아이들의 시선과 웅성거림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 오냐오냐 이년아, 그래 시킨건 잘했나 볼까? "

웃으며 골리는 은지와 희정이의 말에 연주가 쭈뼛쭈뼛 서 있자 승준이가 받아쳤다.

" 노브라 노팬티로 왔냐고 썅년아! "

연주는 지시한대로 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금방이라도 일을 벌일것만 같아 무서웠다.
그래서 먼저 용서를 구해야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 죄송합니다. 집에 엄마가 계셔서..일부러 그런게 아니라...죄송합니다.."
연주는 억지로 변명 아닌 변명까지 해대며 빌었다.

" 씨발년이 아주 시작부터 반항이네? 죽어볼래 진짜? "

" 아 진짜 죄송합니다. 진짜.."

연주가 속옷을 입은것에 대해 연신 죄송하다며 쩔쩔 매자 패거리들에겐 그 모습이 여간 우스울수가 없었다.
경민이가 사태를 해결하고자 입을 열었다.

" 그래 뭐 엄마보는데서 팬티,브라 벗고오기가 어려울수도 있지 그래, 니년도 죄송한걸 아니까 그건 봐주지 뭐
대신에 지금 당장 화장실 가서 다 벗고 와. 은지야 희정아 이년 끌고가서 니네가 해 "

" 오케~! 일루와 씨발년아 "
은지와 희정이는 각각 연주의 팔을 잡고 화장실로 향했다.
연주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들이 이끄는대로 끌려갈수밖에 없었다.
" 야 면도 했는지 봐라 크크크 " 승준이가 뒤에서 웃어댔다.

그들은 여자 화장실의 한 칸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 30초 준다, 후딱 벗어라? 시~작! "
희정이의 말이 떨어지자 연주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주섬주섬 브래지어 끈을 풀기 시작했다.
순간 희정이가 뒤통수를 후려쳤다.
" 일단 다 벗으라고 븅신아, 빨개벗으라고 알겠어? "
연주는 잠시 의아해했다가 이내 마이 단추를 푸르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옷을 벗고 있다는게, 그러한 현실이 수치스럽고 믿겨지지 않았다.
은지와 희정이는 연주가 벗은 옷을 들어주며 계속해서 재촉을 해댔다.
" 양말도 벗으라고 또라이야, 빨개벗으란 말이 뭔 말인지 모르냐? 으유~ "
연주는 마지막 양말을 벗고나서 실내화인 쓰레빠를 신고 알몸으로 그들 앞에 섰다.
남들 앞에서 알몸으로 있는다는게 어제에 이어 두번째지만 그래도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 반항한 벌로 브라자랑 팬티랑 스타킹이랑 양말은 압수야 "
희정이는 말과 동시에 브래지어,팬티,스타킹,양말을 쓰레기통에 휙휙 던져넣었다.
연주는 놀라고 당황했다. " 언니! 제발요 "
그들이 지시한 호칭이었지만 연주의 입에선 저절로 희정이에게 언니란 말이 튀어나왔다.
그걸 들은 은지는 웃어댔다.
" 아까 마지막 경고 잊었어? 어? "
희정이의 나지막한 말에 연주는 애원과 당황함을 접어야했지만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었다.
" 맨다리 맨발로 다닌다고 뭐라 안그래 미친년아, 뭐 쪼금 춥겠지만 호호 "
울상이 된 연주를 보며 은지가 골려댔다.
그때 희정이가 연주에게 눈썹 다듬는 칼을 내밀었다. 연주는 무슨 의도인지 몰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 보지털 밀라는 말 기억나지? 시간 없으니까 잽싸게 밀어라, 안 베이니까 걱정말어~ 븅신아 "

내 손으로 내 그곳의 털을 밀으라니...눈앞이 캄캄했다.
이 칼로 도대체 어떻게 밀어야 하는건지 아무런 경험도 없는 연주는 칼을 손에 들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희정이의 다그침과 욕설에 결국 이를 악 물고 보지 위쪽에 나 있는 털을 밀기 시작했다.
"트득 트득" 얼마 없긴 하지만 그래도 뻣뻣한 털들이 소리를 내며 잘려나갔다.
보지털을 밀다니..이게 뭐하는 짓인지 너무나도 수치스러워 죽을것만 같았다.
학교 화장실에서 빨개벗고 보지털을 밀고 있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변태 같고 음란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제 목욕탕도 못가겠지..?" 혹시라도 누가 알게될까 너무도 민망하고 서글프기까지 했다.
은지와 희정이의 지시에 따라 연주는 거의 깨끗하게 보지털을 다 밀어버렸다.
한두군데 상처가 났는지 쓰라렸지만 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의 보지를 만지며 웃고 떠드는 순간에도 연주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 됐다! 완벽해~하하! 야 빨랑 옷 입어 담탱이 오겠다 "
연주는 서둘러 교복 치마와 블라우스, 마이를 입고 밖으로 나왔다.
화장실 쓰레기통 속에 자신이 벗어놓은 속옷과 스타킹 등이 들어있다는 것이,
하루종일 몇명이나 저걸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너무나 민망하고 치워버리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연주는 마이로 가려진다 한들 그속에서 흔들거리는 노브라 가슴이 스스로 창피했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교복 치마속에는 아무것도 없이 방금 면도를 마친 보지만이 휜히 찬 공기를 맞고 있었다.
연주는 그렇게 맨발로 쓰레빠를 끌며 복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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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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