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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18 469회 0건
아쿠아 - 51









드디어 유진이와 거사를 치르고...

가연이는 떠나고..

이제 훈련과 대회만 남았네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함께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아 그리고 어떤분께서 시즌2를 언급하셨는데 ㅎ

글쎄요 ㅎㅎ..

음..앞으로도 많이많이 응원해 주시구요..^^

항상 힘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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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을뜬것은 아직 밤의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인 새벽녘이었다.

몇시인지 구분도 가지 않은 시간대였지만..꽤 이른...시간이라는것은 알수 있었다.

얼마 못잔것일까..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굉장히 개운한 몸뚱아리..

순간 문득 옆에 유진이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심장이 살짝 두근거렸다.

슬쩍 그녀쪽으로 몸을 돌려 시선을 향한다.


"헉...언제 일어난거야.."

"쫌아까.."

"아 깜짝이야..근데 뭘 그렇게 멀뚱멀뚱 쳐다보고있어..무섭게.."

"치..뭐가 무섭냐?"

"아니 당연히 자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눈을 말똥말똥 뜨고있으니까 깜짝 놀랐지..언제 일어난거야? 제대로 자긴 한거야?"

"응..하아....오늘은 아침 연습 가기 싫다.."

"응? ㅋ 왜? 요즘 연습 재미들려서 열심히 하더구만.."

"그냥...오늘은 좀 나태해 지고 싶은 날이야~"

"그런날도 있냐? ㅋㅋ쉬고싶은 날이면 몰라도 나태해 지고싶은 날이라니 ㅋㅋ"

"있자나 재희~"

"왜 ㅋㅋ"

"우리 한번 더 할까?"

"에? 뭐..뭐를?"

"뭐긴..알면서.."

"아 뭐라는거야 ㅋㅋ"

"왜~ 모닝섹스가 그렇게 좋대~ 살빼는데도 좋고~ 정신건강에도 좋고~"

"그래서 어쩌라는거냐~ㅋㅋㅋ"

"그냥 아직 찌부둥한 몸을 깨우자는거지~ 왜 시러?"

"아니 그런문제가 아니잖아~ 은근히 밝힌다 너?"

"흐음? 난 대놓고 밝힌다 생각했는데..이게 은근히 밝히는 거구나.."

"허....ㄱ"

"힘들면 넌 가만히 있어..내가 알아서 할께.."


그러더니 그녀는 갑자기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 자취를 감춘다.

난 얼떨결에 나의 물건을 그녀에게 점령당하고 그녀는 이불쏙에서 꼼지락 거리며 나의 물건을 손으로 흔들고 있다.

잠에서 깬상태의 나의 물건은 젊음을 상징하듯 별 자극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텐트....라고 하기엔..옷을 다 벗고 있어서 모르겠지만..아주 꼿꼿하게 서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손으로 나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더니 내쪽으로 움직여 얼굴을 이불속에서 빼꼼 내민다.


"뭐야...말은 그렇게 하면서..얜 왜이래?"

"그..그거야~ 아침이면..정신건강한 청년들은 누구나.."

"헤에~ 그럼 풀어줘야지~"

"뭘..풀어~!! ㅋㅋㅋ"


그녀는 그렇게 나의 물건을 한동안 만지작 거리더니 나에게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는 다시 내 위로 올라와 상체를 세우고는 그녀의 꽃잎중앙에 나의 물건을 가져다 맞춘다.


"으으...야...그렇게 갑자기..."

"괜..찮아...난 이미 이렇게 젖어있는걸..."


아무런 애무와 전희가 없었음에도 나의 물건은 그녀의 안내에 따라 그녀의 그 작은 꽃잎속으로 쏘옥 들어가 버린다.

그녀가 그 꽃잎으로 나의 물건을 한껏 물더니 몸을 살짝 떤 후 나의 몸으로 그녀의 몸을 엎어트린다

그렇게 나의 상체와 그녀의 가슴이 찰싹 달라붙은 채로 그녀는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거리더니 그녀의 몸안에 들어가 있는 나의 물건을 자극한다.


"아으....왠지 당하는 느낌이야...으.."

"응? ㅋㅋ 그럼 니가 위에서 할래?"

"아니~ 그런게 아니라...아...으.....너...정말...좋아하는거야?"

"뭐를?"


그녀는 나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계속하여 엉덩이와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역시 살짝 상기된 얼굴로 얼굴은 점점 야릇한 표정으로 바뀌어 간다.


"그...이거....섹스.."

"응...좋아....기분 좋잖아..."

"하아....아...읏...야..니꺼...너무 쪼여....으윽..."

"좋다는거야?"

"아 너무 자극적이야.."

"헤헤"


그녀는 다시 싱긋 웃더니 상채를 살짝 들고 다리를 굽힌다.

그녀가 나의 물건위에 쪼그려 앉는 포즈를 취하더니 다리의 반동을 이용해 나의 물건을 깊숙히 넣었다 빼기를 반복한다.

고개를 살짝 들어보니 그녀의 몸안에 왔다갔다 하는 나의 물건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그녀의 맨들맨들한 둔덕아래 계곡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나의 물건을 보니 여간 흥분되는것이 아니었다.


"아....아 미치겠네..쌀거 같애.."

"아..안돼...좀 더 해..."

"으으...너무 자극적이란 말야.."

"히잉.....안돼아직.."


그녀는 그렇게 엉덩이를 들썩이며 거칠게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는 다시 나의 몸에 그녀의 몸을 포개온다.

살짝 가쁜 숨을 몰아쉬며 키스를 하는 그녀는 어느새 엉덩이의 움직임을 멈추고 내가 진정이 되기를 기다리는 듯 하다..


"니가 올라와.."

"응?"

"위에서 해줘.."


그녀가 나를 잡고는 몸을 돌린다.

나도 참...이 흥분을 가라앉히긴 싫었는지 그녀의 몸에서 내 물건이 빠지지 않게 재빨리 그녀와 함께 몸을 돌려 그녀를 밑에 눕히고 내가 위로 올라가는 정상체위로 전환한다.


"너 야해 정말.."

"알아..말안해도 알아.."


그녀가 솔직하게 말은 했지만 얼굴이 붉어지는것으로 보아 자기가 말하고도 살짝 민망한 듯 했다.

그런 그녀가 귀여워 그 조그만 입술에 키스를 하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인다.

그렇게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감싸 오고 그녀는 하염없이 나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나도 흥분한 나머지 허리를 점점 빠르고 거칠게 움직이고 있는데 그녀가 두 손으로 나의 허리를 잡아 살짝 제지를 한다.


"그냥...부드럽게..천천히 해줘..오늘은.."

"아....으..응.."


내가 상체를 살짝 일으켜 그녀의 몸안으로 천천히 나의 물건을 넣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가 다시 눈을 질끈 감고는 그 잘록한 허리를 움찔거린다.

그녀의 손 하나는 가슴에 올라가 있었고 다른손은 입으로 가져가 그녀 자신의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는듯 했다.

난 가슴에 올라가 있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내 입으로 가져가 그 손가락 끝부터 뿌리까지 입에 넣고 핥아준다.

그녀는 갑자기 흠칫 놀라며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민망한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이 귀여워 다시 그녀의 검지와 중지를 번갈아가며 입에 넣고 애무를 하고 그녀의 손끝과 손등에도 키스를 하며 흥분시킨다.

그녀의 손가락이 나의 입에 들어갈때마다 그녀는 움찔거리며 뜨거운 숨을 내뿜는다.


"뭐야...손가락..해주는 거 좋은거야?"

"아...으응....나...거기...기분 좋아.."

"손가락이?"

"으응...손이랑..발이랑..."

"헤에...정말 그런곳을 기분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래서 어제 내가 발 핥았을때도 가만있었던거야?"


그녀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 옆으로 돌린채 다시 눈을 질끈 감는다.

나는 상체를 완전히 세우고는 천천히 허리운동만을 하면서 그녀의 발목을 잡아 내 얼굴앞에 그녀의 발을 들어올린다.


"아..뭐..하는거야.."

"뭐긴...여기 좋다며.."

"그..래두...무리하지않아도..아흑....아...하앙..."


내가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둘째 셋째 발가락을 한번에 혀와 입술로 자극을 하니 그녀가 흠칫 놀라며 발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또 색다르게 자극적이었다.

그렇게 그녀의 발가락과 발바닥..그리고 발등까지 나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게 만들고 다른쪽 발을 집어들고 입술을 갖다대자 그녀는 어느새 그런 나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있다.

그녀의 발을 빨고있는 나를 그렇게 대놓고 본다고 생각하니 나조차 민망해졌다.

난 눈을 감은채로 그녀의 엄지발가락부터 하나하나 입안에 넣고는 맛있다는 듯이 빨아댄다.

두 손으로 그녀의 발을 맛사지 하듯 주무르며 내 혀와 입술은 그녀의 발가락을 탐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녀도 그 자극에는 어쩔 줄 몰랐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움찔거리고 있다.

난 순간 살짝 잊고 있었던 나의 물건에 따뜻함이 더해지는것을 느껴 바라보니 그녀가 그 앙증맞은 계곡 사이에서 어제와같이 다시한번 물을 찔끔찔끔 뿜어내고 있다.

너무 귀여운 나머지 빨고있던 발가락들을 내려놓고 그녀의 몸위에 포개져 입술에 살짝 키스를 해준다.


"참지말고..싸도 되..."

"하아...아응.....으..안돼....재..재인이 침댄데...."

"아..ㅋㅋ그러네...그럼...참을거야?"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힘겹게 끄덕인다..


"그럼 꾹 참아야되~"

"으.....으응...하악....아..아....아아하앙....으으으.....아 ..천천히 ...제발..천천히.."

"하아...아...나두 ....너무 자극적이야..쌀거 같애.."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참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녀의 미간은 있는대로 찌푸려져 눈을 질끈감고 있었고 내 팔을 쥔 두손은 자국이 남을 정도로 힘을 꽉 쥐고 있었다.

난 점점 더 빠르게 움직여 그녀의 몸안으로 나의 물건을 빠르게 운동시키고 있었다.

그녀는 신음까지 참아가며 웁웁 거리면서 그 자극을 참아내고 있다.


"소리는 내도 되잖아~ ㅋ"

"안돼..안돼안돼~!! 아흥....아....읍......으으...윽....안돼..소리냐면..하악...아아앙....소리내면..쌀거같단말야아아...아...아으....읍..."

"그래도...하아...하아..너무 안쓰럽잖아.."

"그니까..빨리...하앙.....빨리 싸..흐윽..빨리 싸줘...빨리~"

"하아..아으...아..싼다...싼다...."

"응~ 싸줘~!! 빨리 싸줘..하윽.....아아아..앙 하아...하아..ㄱ"


나는 그녀의 그런 자극적인 멘트에 흥분을 느껴 곧 흠뻑 젖어있는 나의 물건을 그녀의 몸안 깊숙히 넣고는 내 정액을 분출한다.

그녀는 두팔과 두다리로 나의 몸을 꼬옥 끌어안고는 내 물건이 움찔거림에 따라 그녀의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그녀는 나에게 매달려 풀생각을 안한다.

우린 서로 가쁜 숨만 몰아쉬며 서로의 심장소리면 나누고 있었다..

내가 살짝 상체를 세워 일어나려 했으나 그녀는 여전히 두팔로 내 목을 감싸며 못일어나게 막는다


"야~ 안더워? 이거 놔봐 ㅋㅋ"

"아..안돼...지금 빼면...또 흐른단 말야.."

"아..그럼 어떡해.."

"빼..빼지말구...일어나봐.."

"엥? 이대로? 야~ 이게 얼마나 힘든줄 알아?"

"빨리~ 니꺼 빠지기전에~ "

"아 정말..ㅋㅋㅋㅋ"


난 상체에 힘을 주고 그녀가 매달린체로 그녀를 함께 일으켜 세운다.

여전히 나의 물건은 그녀의 몸안에서 그녀를 자극했고 나는 낑낑 거리며 겨우 침대 밑으로 다리를 빼내는것을 성공했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 그녀를 살짝 떨어트려 보니 그녀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나를 흘끔 쳐다본다.

그녀가 내 허벅지 위에 걸터앉아있는 자세로 나의 물건을 그녀의 몸안에 받아들이고 있는 자세였다.


"빠..빨리...화장실로 가야지~"

"야~ 거기까지 너 들고 가라고?"

"야 나 안무겁거든?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왜 안빼는건데..?"

"흐르잖아..아..흐른다!! 빨리~ 야얍~~!!! 빨리~이이이~"

"아 ㅋㅋㅋㅋ"


내가 다시 힘겹게 몸을 일으키니 그녀는 나에게 대롱대롱 매달린채로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겨우 방밖으로 나와 화장실로 향하고 있을때쯤 나의 물건에 힘이 빠졌는지 스르르 빠지는 느낌이 나면서 나의 배에 축축한 무언가가 묻어나는 느낌이 든다..


"하악...아아..으...어떡해...하앙...."

"빠졌어?"

"응...그런거..같애...아...."


그녀는 그제서야 나의 몸에서 내려오더니 바닥에 떨어진 나의 액과 그녀의 애액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재빨리 수건을 가져다 쓱쓱 닦아낸다.

그러고는 수건으로 그녀의 계곡 사이를 막는듯 하더니 화장실로 후다닥 들어가버리는 그녀였다.

난 자연스럽게 그녀를 뒤따라 화장실로 들어갔고 그녀는 샤워기를 틀고는 몸을 씻기 시작한다.


"뭐야 너~"

"뭐가?"

"어제 하고 잤는데도 왜이렇게 많이 싸는거야~"

"야..그게 음...그래? 모르지 나야~"

"앗..설마~"

"뭐가 설마~또 ㅋㅋ"

"어제보다 더 자극적이었다는건..점점 나에게 더 빠져든다는것이냐? 캬캬캬캬"

"아 ㅋㅋㅋ 뭐래 정말..넌 이상황에서 농담이 나오냐?ㅋㅋ"

"이상황이 뭔데..근데 너 그렇게 내가 씻는거 계속 보고있을거야?"

"아...같이 씻어~"

"이것봐 이것봐~ 이제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말 하잖아~"

"야 어쩌란거야 ㅋㅋㅋㅋ"


내가 그녀의 놀림을 무시하고 욕조안으로 들어가 마주 서자 그녀가 나에게 샤워기를 건낸다.


"니가 들어..나 힘없어"

"네네..ㅋㅋ 근데 지금 몇시쯤됐냐? 시간을 못봤네~"

"내가 일어난게 4시..니가 일어난게 4시 10분..지금 4시 반쯤 됐겠네~"

"헉..그렇게 이른시간이었단 말야? 네시간밖에 안잔거야 우리?"

"그런가? 난 꽤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말야~"

"그..그러게..나도.."


그녀는 나에게 몸을 맞대고 마주보며 그렇게 도란도란 얘기를 한다.

다른 연인이나 여자친구..아니면 다른 아이였으면 이 상황이 민망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야릇하기도 했을텐데..그녀와는 이 마저도 편하다.

물론..그녀의 아담하고 인형같은 보드라운 피부가 나의 몸에 살짝 살짝 느껴질땐 다시한번 그녀를 안고 싶단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참고 또 참는다.

그녀역시 아무렇지 않게 내 앞에서 몸에 비눗치을 하고는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샤워를 하고있다.

난 잠시 멍하니 따뜻한 샤워기 물에 몸을 적시고는 그녀를 바라만 본다.

반나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녀와 두번의 섹스를 했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뭐...왠지모를 든든함? 이란것이 있었다.

난 잠시 어질거리는 느낌을 받아 욕조 한쪽 모퉁이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건 뭐...그녀의 스트립쇼를 라이브로 보는 느낌이다.

그녀는 샤워기로 그녀의 몸의 비눗기를 닦아내더니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날 보고는 샤워기를 내얼굴로 뿌린다.


"푸우우~ 아 왜 ~"

"뭘 그렇게 보고있는거야?"

"아니 그냥 멍하니 있는거야~ 보고있는게 아니라~"

"흐음~ 봐두 되는데?"

"ㅋㅋㅋ그러면서 물은 왜 뿌리냐~?"

"그냥~왠지 민망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별로 민망할 상황은 아니라서~"


그녀는 그렇게 아무렇지않게 자신의 몸을 씻고는 유유히 걸어나간다.

난 멍하니 그녀의 모습을 보다가 나도 몸을 대충 씻고는 그녀를 따라 나갔다.


"더 잘거야?"

"응? 아니 샤워했더니 잠깼어..뭐하지? 일찍 수영장이나 갈까?"

"아깐 나태해지고 싶은 하루라며~"

"그니까~ 거봐~ 딱 모닝 섹스 하니까 기운이 살아나자나~ "

"아 뭐라는 거야~ -_-ㅋㅋ그래서..수영장 가자고?"

"응 가자~ 나 연습할래~"

"그래 ㅋㅋ 아침은 연습끝나고 학교 식당에서 간단히 먹자 그럼"

"응~"


우리는 옷을 챙겨입고 이불들을 정리하고는 흔적? 들도 정리를 하고 천천히 집을 나선다.

산 등성이 쪽이 서서히 쪽빛으로 변해가기 시작하고 새들의 소리도 간간히 들려온다.

하지만 아직 전체적으로 어두운 하늘...여전히 구름이 많이 껴있는 날씨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종종걸음으로 학교로 향하는길...유진이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내 팔에 팔짱을 끼고는 차가운 바람을 얼굴로 맞이하고 있다.

내 팔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보니 그곳이 성감대라는것이 믿겨지지않을정도로 작고 아담한 인형같은 손이라는게 의아했다.

팔을 잡고는 있지만 맨손으로 차가운 바람과 마주하다보니 손끝이 살짝 빨갛게 된것이 안쓰러워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내 주머니속에 내 손과 함께 넣었다.


"아..? 괜찮아~ 뭘 이렇게 까지~"

"너 손 빨개 지금..우리 유진이 손이 성감댄데~ 잘 보살펴 줘야지~"


내가 놀리듯 말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빼는 시늉을 했지만 내가 못빠져나가게 꼭 잡자 못이기는 척 가만히 있는다.

그러고는 오히려 주머니 안에서 깍지손을 껴오는 그녀였다.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길을 걸었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새소리만 간간히 들릴뿐 사람의 소리, 인위적인 소리는 어떠한 소음도 없었다.

적막힘이라면 적막한 그 고요함을 깨운건 그녀의 나즈막한 목소리였다.


"하윤이한테 갈거면서...나한텐 왜 잘해주는건데?"

"엥?...뭐...그러게...그래도..너 역시 소중하니까...어제도 말했듯이..엄청 고맙고..소중하니까.."

"그래도...하윤이한테 갈거잖아.."

"자꾸 뭘 그렇게 확인을 하냐...미안하게.."

"뭐가? 왜 미안한데? 미안해 하지않아도 되~"

"그래도...뭐...니가 싫은것도 아니고..뭐 나름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 있고...게다가..그...음....세..섹스까지 했으니...하아..정말...왠지 당한 기분이야.."

"ㅋㅋㅋ끝났어 넌...내가 입만 놀리면 넌 주위에 나밖에 안남을거야~"

"허...허....어쨌든..하윤이 얼굴보기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겠지만...그래도...너란 아이를 그냥 놔두기 싫어..밀쳐내긴 더 싫고.."

"그럼 또 할거야?"

"야~ ㅋㅋ뭐야 그게~ 제발 또 덮치지나마라~ㅋㅋㅋ"

"그럼~ 그거 어때?"

"뭐?또 ..아 정말 니가 무슨 말할때마다 이제 겁난다~"

"아니 뭐...내가 꼬신거면 꼬신거니까...뭐..그것땜에 하윤이한테 죄책감을 느끼거나 그러면 내가 더 미안해지고 그러니까 넌 그런마음 갖지말고.."

"그..리고?"

"그리고...그...음.."

"야~ 니가 뜸들이면 무섭거든? 그냥 말해~"

"ㅋㅋㅋ내가 말했잖아~ 나랑 한번 하면 못 빠져나올거라고~ 막 생각날거라고~ ㅋㅋ근데 넌 지금 두번이나 했단말야~"

"그....그래서~?"

"아니~ 또 하자는건 아니구~ 만약에 나중에 만약에~ 진짜로 내말대로 내가...내 몸이...나랑 했던게 생각이 나면~ 나한테 말해주기~!!"

"엥? 아하하하하 그러면? 뭐 어쩔라고?"

"그냥~ 그럼 왠지 이겼다는 느낌이 들거 같아서 ㅋㅋㅋ 어때~?"

"야 근데 만약 생각났다 하더라도 그걸 내가 숨기겠지 그걸 쪼르르 너한테 가서 말하겠냐?"

"응 말해줘~"

"헐..."

"어려운것도 아니잖아~"

"아 몰라 ㅋㅋ뭐 이런애가 다있어 이거~ㅋ"

"ㅋㅋㅎ헤 재밌다~"


우린 어느새 그렇게 실없이 떠들며 학교에 도착했다.

역시 이른시간이어서 그런지 학교엔 아무도 없었다. 등교하는 아이들 조차 없는 시간이다.


"아무리 그래도 좀 이른가보다~"

"그런가? 뭐 어때 연습하고 있음 되지~"

"응.."


우린 수영장 건물로 향하고 역시나 불이 아직 켜지지않은 수영장엔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해 불을 키고 각자의 탈의실로 향한다.

옷을 갈아입고 풀쪽으로 나오니 바깥의 찬 공기와 섞여 있어 그런지 조금은 싸늘한 느낌이었다.

이럴땐 오히려 수영장의 물 안쪽이 더 따뜻한 법이다.

난 대충 준비운동을 마치고는 물속으로 들어가 유진이를 기다린다.

그녀가 팔운동을 하며 복도쪽에서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고 곧 나를 보더니 달리기 시작해 풀속으로 풍덩 뛰어든다.


"으압~!!! 푸하아~ 야~ 너 준비운동 안하고 그러면 위험해~"

"푸아~ 켈록....켁...하아....흐흐흐 괜찮아 괜찮아~ 아침부터 힘을 썼더니 운동은 더 안해도 되겠던데 뭐~"

"뭐..뭐야 그게 -_-ㅋㅋ아 뭐 봐줄건 없어? 이제 진짜 훈련이 코앞인데 도와줄거나 뭐.."

"음...그럼 한번 봐봐~ 새롬 스승님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오 그래그래 함 해봐~"


그녀는 다시 물밖으로 나가더니 스타트라인 위에 자세를 잡고 선다.

허리를 굽히고 어울리지 않게 나름 진지한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 살짝 웃음이 났지만 그녀의 집중이 흐트러질까 꾹 참는다.

그녀는 어떠한 신호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멋진 역영을 펼쳐나간다.

물론 수준급이나 엄청난 실력의 향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를 개발한것 같았다.

좋은 체력과 대담한 터닝스킬로 짧은 리치와 지구력을 커버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턴을 돌더니 멈춘후 물안경을 벗고 나를 바라본다.


"어때~?하아..하아..."

"와...진짜 좋아졌다~"

"아니 그냥 막연하게 좋아졌다~ 그러지말고~"

"아니 진짜~ 뭔가 시원시원해~ 짧은데~ 부산하고 그런 느낌이 아니라~꽤 경쾌해~"

"아 ㅋㅋㅋㅋ 뭐야 그게~ 그래 나 짧다~!! 참나 ㅋㅋ"

"ㅋㅋ진짜 근데 좋아졌다 정말..근데 장거리는 아닌거 같고 너도 단거리를 위주로 해야겠다."

"응..나도 그런거 같애..100미터 하는데도 마지막에 숨이 달려.."

"그럼 오늘은 지구력위주로 천천히 연습하자.."

"어떻게?"

"쉬지않고 힘닿는데 까지 왔다갔다하기~ 천천히..막 빠르게 시합하듯이 말고 천천히 유유히 그렇게 힘빠질때까지 해봐 한번.."

"야 그러다가 힘 다 빠져서 훈련 못하면~!"

"바보야-_- 누가 그렇게 무식하게 힘빼면서 하라그런거냐? 천천히 하는데 까지 하라고~ 그래도 호흡이랑 지구력은 더 길어져야 하니까 그 연습을 하자는거지.."

"아...뭐...알았어~"


그렇게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수영장쪽으로 아이들이 들어온다.

우리도 꽤 일찍 왔다고 생각했지만 저아이들 역시 부지런하긴 마찬가지다..


"오오~ 재희 유진~ 왠일로 이렇게 일찍 온거야~"

"그러는 너희야 말로 왜이렇게 일찍이야?"

"아우~ 말도마~ 하윤이가 새벽부터 깨워서 아침먹고 가야된다고~-_-난 더 자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아침 먹어서 지금 든든한거야~ 기껏 챙겨주니까.."

"야~ 아침 먹고 오니까 배가 툭 튀어나와서 수영복입으면 개구리 배 될거란말야!"

"뭐야 그게 ㅋㅋ 어쨌든 빨리 갈아입고 올께~"

"응 얼른 와~"


그녀들이 합류하고 우리는 각자의 연습을 한다.

훈련이 코앞이라 재인이를 제대로 봐주진 못했지만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곁눈질로 배우고 있다.

아영이 역시 유진이와 마찬가지로 꽤 다듬어진 느낌이다.

이번 훈련이 기대되는 이유중에 하나가 저 둘의 실력 상승이다.

하윤이야 뭐 라이벌이 없어 독보적이라고 해도 저 둘이 얼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성과가 좌우될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하윤이가 독보적이라고 저쪽 여자아이들의 실력이 터무니없이 낮은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긴..저들만 걱정할때가 아니다..나도 마찬가지다..저번엔 뜻하지 않게 죽을 쑤고 돌아왔다.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컸지만 이정원과 이명진 두 상대 학교 아이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수영도 수영이고..나의 감정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가 관건이었다.

꽤 진지하게 연습을 했다.

장난 스럽게 웃고 떠드는 시간도 있지만 연습할때만큼은 진지하게 서로를 북돋아준다.

어느새 수영장 창문으로 밝은 푸른빛이 새어 들어오고 학교 건물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그때 언제 출근하셨는지도 모르게 혜린선생님이 양호실 복도쪽에서 걸어나오는것이 보였다.

편안한 복장에 흰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왠지 또 여기서 밤을 샌것같은 느낌이 드는 초췌함이었다.

선생님은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두손 모아 뒤로 단정하게 묶으며 수영장 우리들 쪽으로 다가오시더니 다 불러 모으신다.


"자~ 다들 나와봐~"


우린 하나둘 선생님의 주위에 모여 선다.


"음..이제 이번 금요일이 훈련이고...그리고 내년 졸업후에 바로 시합이 있는건 알지?"

"네!"

"그리고 너희들이 이번 훈련에 따라서 선생님이 그 시합에 나갈 인원들 정하게 될거야..그리고 만약에 니들이 그 시합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면 새롬 선생님한테 자문을 얻어서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A팀 엔트리 선발 자격시험을 보게 될거고..물론 니들이 생각이 있다면.."

"네."

"그러려면 시간이 많이 없어~ 뭐 하윤이나 재희는 조금만 다듬으면 될테지만 그것도 그 나름이고..또 전국 대회나 국가대표 선발전의 경우는 지금까지의 동네 훈련이나 시합이랑은 차원이 틀리니까.."


꽤 겁을 주신다.

흘끔 하윤이를 쳐다보니 태연하게 곧잘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진이는 특유의 근자감으로 빠릿빠릿 대답하기에 바쁘고 아영이는 살짝 주눅이 들어 겁을 먹은 표정이다.


"솔직히 이번에 하윤이랑 가연이가 있어서 든든하긴 했는데~ 가연이가 빠지고 나니 하윤이 너한테 거는 기대가 큰것도 사실이야.."

"아..네.."

"알고들 있겠지만 우리학교가 인원이 많지도 않고 또 체육 특화 고등학교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꾸준히 실력파 수영선수들을 배출하고는 있었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는것도 사실이고~"


그러고보니 수영이 유명한 학교치고는 실력파인 아이들은 하윤이와 가연이 정도 였던가..아..몇명이 더 있긴 했지만..그 아이들은 선수가 될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나와 하윤이 유진이 아영이도 선수..라고 벌써 부터 생각하기엔 이른감이 있다..나 역시 아직 수영이 내가 갈 길인지 확실하지도 않다.


"그래서 너희들한테 거는 기대가 크긴 하지만..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꼭 기억해두고 염두에 둬라.."


선생님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들을 하나하나 쳐다보시고는 말을 이으신다.


"너희들한테 참 고마운게~ 내가 이 학교 수영고문을 맡게 되어서 너희들의 책임자로 있긴 하지만...뭐..중간에 불미스럽게 원래 책임자가 나가게 됐으니 그렇게 된거지만..그래도 내가 특별히 수영을 특출나게 잘하거나 너희들을 가르친적도 별로 없이 기대만 한다는건 욕심일지도 모르지.."

"아..아녜요~ 선생님 짱~!"


유진이가 또한번 저 앙탈로 선생님의 웃음을 자아낸다.


"ㅋ 뭐 사실은 사실이니까~ 근데 하고 싶은 말은..그 와중에도 너희들이 이렇게 스스로들 알아서 연습도 하고..또 서로 이렇게 보듬어 주고..끌어주고..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야..그치? 물론 재희라는 실력자가 들어와서 하윤이와 함께 너희들을 이끌어 준거기도 하지만.."

"아.."

"그러는걸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말야 내가 어디가서 자랑스럽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건, 너희들은 목표나 이상을 가지고 선수가 되기위해서 기계적으로 수영을 하는게 아니라 다 하나같이 수영을 좋아하고 헤엄치는것을 즐기는것 같다고나 할까? 그런느낌이 들었어.."

"그....런가..?"

"응 그렇지~ ㅋ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침일찍부터 다들 모여서 서로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있지도 않았을거고..뭐 내가 너희들에게 해준것도 없이 하는 합리화일지도 모르지만..그건 참 고맙게 생각해.. 어디가서 우리 수영부 자랑을 할 수 있단 말이야~"


듣고 보니..큰 의미를 잊고 있었던것 같다..

선수나 선발전..이런것들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난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수영하나만큼은 기억을 한다.

게다가 물을 가르며 나가는 기분이 좋았다.

상쾌하고 즐거웠다.

또 생각해보면..하윤이나 가연이..아영이 유진이 지금은 재인이까지도..누구하나 연습에 목을 매면서 선수가 되기위한 사람은 아직은 없다..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과 쭉 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선생님은 그것을 알려주신걸까..

나는 아이들 한명한명을 바라본다.

다들 뭔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이다..아영이는 코까지 빨개지며 눈물까지 그렁인다..

그 모습과 선생님의 말이 어우러져 내코끝까지 찡해짐을 느낀다.

선생님이 말한대로 혜린선생님께 전문적인 선수의 자질을 배운적은 없다..이론은 물론 실전도 미미하다.

하지만 지금의 한마디로 선생님은 다름아닌 우리를 이끄는 선생님이며 감독관이라는것이 극명해졌다.

누구보다 우리를 더 잘알고 있었다고 ...아니 오히려 우리가 잊고 있던 무언가를 끄집어낸 것같은 명쾌함이 있었다.

선생님은 다시 한번 싱긋 웃으시더니 말을 끝마치신다.


"음..그래서 말인데..이번 훈련..그리고 누군가에겐 앞으로 있을 대회나 선발전..등..너희들은 부담갖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니들은 부담가지면 아주 엉망진창일테니까 멘탈들이 약해서 ㅋ 그니까 자유롭게 신나게 니들이 좋아하는 수영 맘껏 하라고 앞으로도.."

"네~!!!!"

"ㅋㅋ그럼 마지막까지 연습 재밌게 하고..음..하윤이랑 재희는 잠깐 나좀 보자."

"아..네.."

"네.."


아영이와 유진이의 도화선에 불을 붙힌건지 그녀들은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물로 뛰어들어 엄청난 연습을 시작한다.

나와 하윤이는 선생님을 따라 양호실쪽으로 향한다.

양호실로 들어가니 침대가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고 여기저기 선생님의 짐까지 보인다.


"뭘 그렇게 서있어~ 우선 앉아~"

"아..저희 수영해서 젖었는데.."

"아 괜찮아 괜찮아...여기 이걸로 엉덩이만 좀 닦고 앉아~"


그녀가 수건을 하나 건내주고 우리는 대충 몸의 물기만 훔쳐낸후 소파에 앉았다.

선생님은 물한잔을 마시면서 우리쪽으로 오시더니 맞은편 소파에 앉아 우리를 바라보신다.


"선생님 또 여기서 주무신거예요?"

"아? 티나니?"

"네..엄청.."

"아하하하 뭐 그렇게 됐어~"

"아니 왜요~ 가연이 이제 내일이면 가는데 같이 계시지~"

"음..뭐 가연이는 나름대로 바쁘고..아빠랑 가연이 챙겨주느라 바빠서..혼자 있기 좀 그래서"

"아...그럼 새롬 선생님댁이라도 좀 가시죠.."

"아 그럴까 했는데 이 년이 이번주 내내 지 남친네집에서 오질 않네 -_- 열쇠 주고 가라니까..참나.."

"ㅋㅋㅋ"

"그나저나 다 나가고 나면 저 큰집에서 혼자 살 생각하니까 막막하다.."

"아...그래도 집사님이랑 아주머니랑 계신다면서요.."

"그래도 뭐 그 분들이 가족도 아니고..혼자인 느낌이 클텐데.."

"그렇겠네요.."

"뭐 어쨌든..! 이야기가 다른쪽으로 샜는데...음...하윤이랑 재희...너흰 어쩔거니?"

"네? 뭐가요?"

"아니..진짜로 대회까지 나가고 만약 기회가 된다면 선발전까지 할거냐 그거야.."

"아...전...."


하윤이가 살짝 머뭇거리며 확실한 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나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무슨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저역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그치만..하윤이가 하면 같이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음? 그래? 그럼 하윤이 선택에 따라 재희가 결정된다는거네?"

"네? 아녜요아녜요~ 야 이재희~ 왜 그런 부담을 주는건데? ㅋ"

"왜~ 같이 하면 좋잖아~ 재밌을거 같기도 하고~"

"뭐야.."

"ㅋ 아니 뭐 우선 니들 둘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야 하는게 우선이지만..둘이 연습 열심히 하면..뭐 무난하게 입상은 할것 같고..욕심을 내면..뭐 꽤 좋은 성적을 낼것 같기도 해서..물어보는거야..나도 새롬이 섭외하고 준비 해놔야지~"

"아...그렇겠네요..이제 진짜 몇달 안남은거니까.."

"그니까~ 게다가 니네들 고등학교 마지막 대회인데 이거 지나면 이제 학생으로서가 아니라 일반인이나 대학생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때되면 늦은 감도 있고..더 복잡하고 어려울것 같아서.."

"아.."

"그래서 얼마 없는 기회 살려보지 않을려나~ 하고 물어본거니까..부담은 갖지말고...아까 말했듯이 뭐 대회나 선발전을 위해서 억지로 연습을 한다면 될것도 안될거야~ 니들은 알아서 잘하니까..서로 잘 도닥여주고..잘 얘기해봐~"

"아..네..그럴께요...선생님은 저희가 나가길 바라세요?"

"음? 글쎄..뭐 너희 의사가 중요하긴 하지만..그래도 나가게 된다면 꽤 자랑스럽겠지?ㅋ"

"ㅋㅋ그건 그거대로 부담이네요~"

"어쨌든 아직은 좀 시간이 있으니 잘 생각해봐~"

"네~"

"그래 그럼 가서 연습 마무리 하고..애들도 잘 부탁한다..아깐 그렇게 말했지만..이번에 아영이랑 유진이한테 거는 기대가 크니까 말야~ ㅋㅋ"

"아 ㅋㅋ 안그래도 저도 그생각했어요~ 이번에 재밌을거 같아요~ ㅋ 어쨌든 그럼 저흰 가볼께요~"

"그래.."


하윤이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던 찰나 선생님이 다시한번 우리를 불러세우신다.


"아 맞다..중요한걸 깜빡했네.."

"네? 뭔데요?"

"이번 훈련 스케줄이랑 방배정이랑 다 나왔는데...그.."

"네..근데요?"


방배정이란 말에 왠지모르게 가슴이 뛴다.

하윤이 역시 아무렇지 않은듯 선생님을 쳐다보고만 있었지만 눈하나 깜빡하지않고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귀여웠다..

그녀의 집중하는 듯한 눈망울과 뽀얀 볼..그리고 발갛게 돋아있는 입술..어느 하나 눈에 빠지는곳이 없었다.


"2인 1실인데..말야...니들이 원하는 대로 내가 해줬는데~ ㅋㅋㅋ 어때?"

"네? 그게 무슨.."


난 은근 무슨 말인지 알고 있었지만 살짝 당황한척 되묻는다.

하윤이는 눈썹이 살짝 움찔 할 뿐 별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아 ㅋㅋ아니 첨엔 이게 될까 싶기도 했는데..그럴려고 그런건 아니고 안그래도 방학때도 아니라서 남는방도 한계가 있고..내가 그냥 전에 이 둘 같은방 썼으니 같이 해놔도 괜찮다 지나가듯 얘기했더니 오히려 나보고 감사하다고..안그래도 방배정때문에 힘들었다고 우리학교 남자아이 하나때문에 곤란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그러더라고..바로 너 이재희 너 때문에 ㅋㅋ"

"허..허...그래서요?"

"뭘 그래서요? 유진이랑 아영이랑 한방, 그리고 너랑 하윤이랑 한방, 그렇게 되는거지~"

"허....응? 재인이는요?"

"아 재인이 이번에 간대니?"

"가고 싶어하던데..할수 있는건 몰라도 보고라도 싶다고.."

"아 그랬지~ 그럼 재인이는 내방에서 나랑~ㅋ 어쨌든 맘에 드냐? 응큼한것들~"

"왜..들이예요? 저는 아무말도 안했는데~"

"어머~? 하윤이 요것봐라~? 이제와서 아무렇지않은척 꽁무니뺄라고 그러네~ 니가 상관없다고 했잖아 저번에~"

"아..그..그건..어쩔 수 없으면 그래도된다는거지~ 꼭 같이 쓰구싶다 그게 아니잖아요~"

"ㅋㅋ 뭐 어찌됐든 맘에 들어? "

"아..뭐..."

"몰라요~"


그러고보니 전에는 별로 상관없다고 꽤 시크하게 말하던 그녀가 유난히 얼굴을 붉히고 앙탈을 부린다.

괜히 나까지 얼굴이 붉어져 어쩔 줄 모른다.


"어쨌든 그렇게 알고 있어~ 그럼 이제 가봐~ 애들한테는 말해주던지..아님 내가 당일에 말해도 되고.."

"네..어쨌든..나가볼께요~"

"아 그리고 또한가지~"

"뭐예요 말할거 완전 많구만~ ㅋㅋ뭔데요?"

"아 내일은 훈련전 마지막 날이니까 연습 쉬고 컨디션 조절하고...그리고 수업끝나면 우리집으로 다들 모여~ 가연이네 집.."

"네? 왜요?"

"이미지 트레이닝 겸 합숙적응훈련겸 작전설명 겸 겸사겸사 할게 있으니까.."

"아...네..그럴께요..."

"애들한테 전해주고~ 컨디션 조절 잘하고 무리하면 안된다~"

"네~"


우린 양호실을 나와 천천히 수영장쪽으로 향한다.

재인이와 아영이 유진이는 여전히 열심히 연습중이고 나와 하윤이는 아무말없이 터벅터벅 복도를 지나 수영장 옆 밴치에 앉는다.

괜히 힘이 없는척 황당한 척 했지만 속으론 내심 좋아하고 있었다.

하윤이 눈치를 살폈지만 그녀는 역시나 포커페이스...알수가 없다.

그녀가 머뭇거리며 밴치앞에 서 있길래 앉으라 청한다.


"앉아~"

"아..응.."

"ㅋ 괜찮은거야?"

"아..응..괜찮아.."

"그러고보니 전에는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다고 하고..ㅋ 오히려 그땐 내가 더 민망했는데..ㅋ 오늘은 왜 갑자기 부끄러워해?"

"응? 아..아니야~ 부끄러워하긴..."

"에이~ 너 얼굴 빨갛거든?"

"에? 으으...그..그땐 내 기분만 생각했으니까.."

"응? 니기분이 뭐였는데?"

"아니..어쩔 수 없다는....그런...생각..."

"그래? 그럼 지금은?"

"지..금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살짝 숙인채 말을 잇는다


"지금은....니 기분도 생각해야하니까.."

"음? 내기분이 왜?"

"아니...그..렇잖아...니가...당황해 하거나..억..지로 그러는거라면...나 혼자 좋아하는 티 내는게....싫어서.."

"아? 좋아하는거야? 이 상황이?"

"아~!!! 아냐아냐 그런게 아니라..그..."


그녀가 당황하여 파닥파닥 거리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포커페이스인 그녀도 나의 짖궂은 추궁앞에 그 포커페이스를 무너뜨린다.


"으으...너는...시른거야?"

"에? 나? 싫기는..난 엄청좋은데~"


그녀가 귀까지 빨개지며 더 얼굴을 숙인다.


"ㅋㅋ나도 좋아~ 하윤이 너랑 방을 쓰는데 싫어할리가 없잖아~"

"그..래두..잠도 제대로 못잔다며..."

"아..그거야 뭐...노력해볼께..-_-"

"아 ㅋㅋㅋ 뭐야 그게~ ㅋㅋ"


그제서야 그 이쁜 얼굴을 들더니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와 밴치에 나란히 앉아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아무말 없이 그렇게 앉아있기만 했지만 그 몽롱한 가슴떨림과 붕떠오르는듯한 쾌감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을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유진이와 아영이가 연습을 마쳤는지 물기를 털며 우리쪽으로 오는것이 보인다.


"야~ 니네는 우리 선생님 말씀이 귀에 와닿지않냐~? 연습도 안하고 띵까띵까 노는거야?"

"ㅋㅋㅋ갑자기 우리 선생님이래? ㅋㅋ 오늘 완전 감동했나보구나? 유진이 너도 ㅋ"

"오오~ 저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시지~ 역시 어른은 어른이야..그치 아영?"

"응 진짜..울뻔했어~"

"그러게 너 울뻔 하더라~ 내가 그거보고 나까지 찡해져서 ㅋ"

"ㅋㅋㅋ그나저나 선생님이 니네들 기대하고 계셔~"

"그래? 그럼 그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지~ ㅎㅎ근데 니네들은 왜 부르신거야? 역시 대회때문에?"

"응? 아..뭐 그것도 있고..이번 훈련 스케줄이랑 그런것도 있고~"

"오오 그래? 방배정이랑 연습스케줄 다 나온거야?"

"아..그런가봐~ 너랑 아영이랑 같이 쓰게 된다던데~"

"흐음..재희너는!"

"에? 나? 난..몰라 ㅋㅋ 난 남자 혼자라~"

"그래? 뭐야...그럼 하윤이랑 재인인가?"

"그..글쎄.."


내가 머뭇머뭇 얼버무리니 하윤이가 옆에서 쿡쿡거리며 웃는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렇게 아침연습을 마치고는 수업에 들어간다.

수업이라기보단..오히려 우리에겐 그 시간이 쉬는시간 같은 느낌이다.


"여보세요~"


멍하니 창밖과 칠판으로 시선을 오가며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옆에서 자던 아영이가 나를 바라보고는 펜으로 내 팔을 콕콕 찌르며 부른다.


"응? 왜.?"

"그냥 왜이렇게 멍하니 있어?"

"그러는 넌? ㅋ 잠만 실컷자고~"

"아..아냐~"

"아니긴 니 책에 지금 침이 흥건하거든?"

"야~ 아니거든? 이거 아까 물쏟은거거든?"

"우끼시네~"


우리가 소곤거리며 떠드는 소리가 앞자리 하윤이한테도 들렸는지 하윤이 역시 쿡쿡 거리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그 소리는 꽤 컸나보다..-_-


"거기 아영이랑 재희~!"

"네!..넷!!??"

"니들 시험 안보고 수영만 하면된다고 그렇게 다른 사람 방해를 하나~!! 둘이 복도에 나가있어!"

"아...으...네..죄송합니다.."

"히잉...합니다..ㅠ"


우리는 민망해 하며 교실을 빠져나와 복도에 나란히 서있는다.

따뜻한 교실이 그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영이가 외투를 교실에 두고왔다며 오들오들 떨고 있길래 나는 내 자켓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준다.


"헤헤~ 이래서 니가 참 조앙~"

"뭐래..ㅋㅋ 너땜에 이게 뭐냐~"

"야~ 왜 나때문이냐~? 니 목소리가 큰거지~"

"니가 침흘리고 자서 그런거라니까 ㅋㅋ"

"침 아니라구~~"

"ㅋㅋㅋㅋ"


그녀는 귀엽게 미간을 찌푸리며 퉁퉁 거린다..

그렇게 쫓겨난 우리들은 아무렇지 않게 복도벽에 등을 기대고는 쪼그리고 앉아 이런 저런 시덥지않은 얘기만 나눈다.


"참나..학교생활 다끝나가는데 쫓겨나기나 하고...참..이것도 추억일라나?"

"ㅋㅋ그러게.."

"그나저나 빨리 아영이 카페 펜션화 계획을 해야하는데..뭐부터 해야할까?"

"음..글쎄..우선..이제 엄마아빠가 남겨주신 재산 아껴쓰면서 공사부터 해야하나?"

"아..."

"그리구 하윤이도 어제 잘때 얘기하면서..뭐든 도와준다고 그랬구..학교 끝나면 공사바로 시작하고..그동안 난 하윤이네있을라구..뭐 펜션 시작하면 하윤이랑 같이 살게 되겠지만.."

"그러쿠나...아 그러고보니 어제 하윤이가 뭐 얘기할거 있다고 했는데..?"

"응? 그래? 뭐지? 이 얘기 아닌가?"

"아 그런가? 흠....아님 뭐 재인이 땜에 말 못한건가?"

"에이~ 그런게 어딨어 ㅋ 이 얘기였나보지 뭐..ㅎ 하윤이도..빨리 생각한김에 빨리 하는게 좋다고..그러더라구..생각해보면 꽤 재밌을거 같애~"

"그치?"

"응..유진이도 마트계속 하면서 근처에 살구..너랑 재인이랑 계속 함께 있으면..재밌겠다 앞으로도~"

"그러게 ㅋㅋ"


그녀가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향헤 싱긋 웃어보인다.

아..정말...확 안아버리고 싶은듯한 무방비의 순진무구한 얼굴이다.


"미안해 아영아.."

"응? 왜?"

"아니...뭐랄까...그런게 있는거 같애..너나 유진이나...나와 하윤이 사이가 가까워진건 다 알구...또 너희들이 날 그렇게 좋아해주고 생각해주는게 너무 고맙기도하구..근데.."

"으응.."

"글쎄..잘은 모르겠지만...내가 하나하나 다 헤아리긴 힘들겠지만..유진이는 스스로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을것 같고...재인이는 뭐 내 가족이니까..그러려니 하는데..아영이 너는 신경이 쓰이는건 사실이야..걱정도 되고.."

"흐음....그런가? 뭐 그렇다 하더라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야..걱정하지마.."

"응..그러려고 하는데도..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러지마....응? 부탁이니까....그건..동정이야 재희야...그렇게 생각하면..내가 너무 불쌍해 지잖아...그니까..."

"아....응..미안.."


그녀는 쭈그리고 앉은체 고개를 숙이고는 말을 이어갔지만 난 차가운 복도 바닥으로 눈물이 한두방울 떨어지는것을 분명히 보았다.

난 그런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지만 그녀의 말대로 그것은 그녀를 더 비참하게 할 뿐이었다.

그녀역시 잠시 그렇게 숨죽여 눈물을 흘리더니 곧 고개를 들고는 큰 한숨을 들이쉰다.


"아 정말~!! 자꾸 그럴래?ㅋㅋ뭐야 이게~"

"아 ㅋ 미안미안...안그럴께...안그럴게....."

"응..그러지마~"

"응.....미안....안그럴께...절대..다신 안그럴께..."


그렇게 말하며 난 그녀의 머리를 쓱슥 쓰다듬는다..


"드르륵"

어느새 수업이 끝났는지 선생님이 복도로 나와 돌아가시면서 책으로 우리의 머리를 콕콕 쥐어박으신다.


"니들은 쫓겨난 주제에 누가 이렇게 편하게 앉아있으래~!! 이것들이~"

"몰라요~ 선생님이 이 추운날 쫓아내서 그렇잖아요~ 흐흐흑~ 흐아앙~~~~"

"헉.."


나도 헉..이었다..

아영이는 나때문에 붉어진 눈을 흉기로 여자의 최고 무기인 눈물을 흘리며 이 모든 탓을 선생님께 돌리고는 그렇게 엄청난 연기를 선보이며 교실로 뛰어들어간다.


"허...참나...야 이재희~ 내가 뭐 몹쓸짓을 한거냐?"

"아뇨 ㅋㅋ 저도 깜짝 놀랐네요 ㅋㅋㅋ별일 아닐거예요 ㅋ"

"아 참...별일이네...근데...니 옷까지 뺏어입고 있던 녀석이 뭐가 춥다고 저난리야? 참나 ㅋ"

"ㅋㅋㅋ그러게요 어쨌든..죄송했어요..안떠들게요.."

"그래..뭐 너희들이야..수영한다고 고생하는것도 알고..그렇지만..다른 아이들한테 방해가 되면 안되잖니..이제 곧 끝나는데..조금만 서로 이해좀 해주자~"

"네...그럼 들어가 볼게요.."

"그래.."


교실로 들어오니 아영이가 책상에 엎드려 어깨를 들썩이고 있고 하윤이가 놀란 표정으로 그런 아영이를 달래주고 있다.

난 설마 진짜인가 싶어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 그녀의 동태를 살핀다.


"아영이 왜이래? 무슨일 있었어?"

"응? 글쎄...야 이아영~ 왜그래?"


그러자 아영이가 계속 엎드린채로 손가락 두개만 브이를 만들며 우리에게 내민다.


"뭐..뭐야..?"

"아 ㅋㅋㅋ야~ 연기 그만하시지? ㅋㅋㅋ"

"캬캬캬캬캬 어떠냐~ 이 누님의 눈물연기가~ ㅋㅋㅋ"

"앜ㅋㅋㅋㅋ 아 정말... 눈물연기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대사가 엉망이었어~ 그게 뭐야~ 추운날 쫓아냈는데 우는게..ㅋㅋㅋ"

"뭐야..무슨일이야...무슨소리 하는거야 니네들.."

"아 몰라 정말..복도에 쫓겨나서 앉아있는데 얘가 갑자기 선생님이 뭐라고 하니까 추운데 쫓아냈다고 울면서 뛰쳐들어왔어 ㅋㅋ 선생님때문이라고..ㅋㅋ"

"아..정말..뭐야...걱정했잖아~ 근데 그렇다고 진짜로 울어?"

"에헴~ 이게 진정한 눈물연기지~"

"걱정했잖아~ 에잇.."


하윤이가 아영이의 이마를 쥐어박는다.

그도 그럴것이 갑자기 울면서 뛰쳐들어와 흐느끼고 있으니 걱정이 될만도 했다.

그렇게 또한번의 폭풍이 지나가고 우리는 또다시 오후 연습을 한다.


.....


집으로 돌아가는길..


"아 피곤하다~"

"그러게..요즘 아침 저녁으로 빡쎄게 연습하다보니까 피곤하긴 하네...이제 진짜 훈련이구나.."

"내일은 마지막 날이니까 좀 쉬자~ 컨디션 조절좀 할겸.."

"아 맞다 안그래도 내일 훈련전날이라 뭐 이것저것 말씀하실거 있다고 혜린선생님이 다 집으로 오라던데..수업끝나고~"

"응 그래? 어디? 가연이네로?"

"응 그런가봐.."


그렇게 우리들이 교문쪽으로 빠져나갈때쯤 누군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 동시에 뒤를 돌아보니 교문 옆쪽에 검은차에서 가연이가 내리더니 우리를 부르고 있었다.


"가연아~!!"

"오오 가연~!!"


왠지 마지막일것 같은 그녀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녀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야~ 아무리 그래도 넘 갑작스럽다~"

"그러게~ 뭐 또 볼날이 있겠지~"

"야 당연하지~ 안볼라고 그랬냐?"

"ㅋㅋ아냐.."

"근데? 지금 가는거야 설마?"

"아 응..오늘 수속 다 마쳤고..아빠랑 도시로 나갔다가 내일모레 비행기 타야해서.."

"아 뭐가 이렇게 속전속결이야...이번주끝나구 간다며.."

"아 그렇게 됐어...미안해 다들 갑자기.."


유진이와 아영이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윤이도 눈물은 흘리지않았지만 꽤 슬픈 표정으로 그모습을 지켜본다.


"유진이랑 아영이도 잘하구 있어~ 선생님 통해서 연락할테니까 간간히 소식전하고~"

"아..응응~ 히잉..ㅠㅠ"

"그리고 하윤~!!"

"아..응.."

"너랑 쭉 같이하면 재밌을것 같았는데~ ㅋ 다음에 만나면 라이벌이 될지도 모르겠다 "

"그런게 어딨어~ 같이 대표가 되면 좋은거지~"

"오~ 너도 생각이 있는거야?"

"몰라..아직은..."

"ㅋ 기대하고 있을께~ 힘내~"

"아그래..너도...잘지내고..잘되길 바래.."


그녀는 하윤이와 인사를 마치고는 내쪽으로 돌아선다.

살짝은 서글픈 눈으로 애써 웃음짓고 있다.

나역시 살짝 울컥은 했지만 그냥 웃어주는게 좋을듯 싶었다.


"잘지내 재희..재인이도 잘챙겨주고.."

"잘가요 언니...건강하세요.."

"훗...쪼꼬만게...재인이도 오빠랑 잘지내고 있어..다음에 또 보자.."


가연이는 울먹이며 인사를 하는 재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짝 볼을 꼬집는다.

어떤 의미인지 아는 사람은 나와 유진이 뿐일까...

그런 쿨한 그녀의 모습이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나중에 다시 봐 재희~ 그럼 좀더 편하게 웃어줄테니까~"

"아 응..꼭 다시보자.."


그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난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고는 살짝 힘을 준다.

그녀의 손끝이 그녀의 서글픈 미소와 함께 내 손끝을 빠져나가고 그녀는 다시한번 우리한테 인사를 하고는 타고왔던 검은차에 몸을 싣고 학교를 떠나간다.

우리모두는 잠시 그녀의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는 힘겹게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하아...아..뭔가 쨍~ 하다.."

"그러게..왠지 뭔가 멍~ 한 느낌이야.."


아영이와 유진이는 터벅터벅 발길을 옮겼고 하윤이는 아무말없이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쪽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난 이만 들어갈께~"

"응? 하윤..밥이라도 같이 먹구가지~"

"아냐..오늘은 그냥 혼자 있을래~"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괜찮아 알아서 먹으면 되~ 재희야~ 니가 애들 좀 챙겨줘~"

"아 응~ 괜찮겠어?"

"응 괜찮아~ ^^ 걱정말구~ 내일 학교에서 봐~"

"그래 내일은 연습 없으니까 푹 자고~ 학교에서 보자~"

"응~ 갈께~"


그녀는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는 집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영이는 못내 아쉬웠던지 하윤이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온다며 그녀를 따라 나섰고 나와 유진이 재인이가 먼저 집으로 돌아와 잠시 멍하니 셋이 거실에 앉아있다.


"멍하네~"

"그러게~"

"그러게요~"

"에잇~!! 힘내야지~!!! 자자~ 다들 일어나서 씻고~ 오늘은 이 누나가 밥을 차려주지~!!"

"엥? 야~ 왠지 불안하다~"

"아 걱정마 걱정마~ 재인이만 빌려줘~ 위치랑 이런거는 잘 모르니까..괜찮지 재인아? 맨날 얻어먹기만 하는데 이런날도 있어야지 그치?"

"네~ ㅋ 같이 해요~"

"오오~ 별일이네~"

"ㅋㅋ넌 올라가서 얼른 씻고 옷갈아입고 내려와~"

"니들도 천천히 씻고 옷갈아입고 내려와서 해~ 어차피 아영이도 올텐데~"

"아 그러네..그래 그럼~"


우리가 하나둘 씻고 내려올때쯤 아영이가 돌아왔다.


"야~ 너도 빨리 씻고 와~ 오늘은 내가 직접 요리를 해주지~"

"응? 아...응.."

"뭐야 반응이 왜이러케 뜨뜻미지근해? 니껀 안한다~"

"응? 아냐아냐 ㅋ 나 씻고 올께~"

"빨리 와~"


유진이의 격렬한 반응에도 왠지 멍한 아영이였다.

가연이와의 이별이 그렇게도 그녀를 그렇게 만든것일까..

유진이와 재인이가 식사준비를 하고 나는 2층 방들을 정리하고 내려가려는 찰나 아영이가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온다.


"아...재희~"

"응...왜이렇게 힘이 없어..? 괜찮아?"

"아..응..그냥 멍하네..."

"그치? ㅋ 아까 우리도 집에 와서 한동안 멍~~~하니 멍때리고 있었어~ ㅋ 그러더니 유진이가 힘내자고 지가 밥해준다고 저 난리 치는거야~"

"아 ㅋㅋ 그래...내려가 있어..나 옷입고 내려갈께.."

"아 응..너도 힘내고~ 빨리 내려와~ 밥먹자~ ㅋ"

"응~^^"


왠지 힘이 없어보이는 그녀였지만 그래도 이쁘게 웃어보이는 그녀였다.

1층으로 내려가보니 꽤 진수성찬이 차려져있다.

따뜻한 오뎅탕에 생선구이, 오징어볶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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