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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8:49 790회 0건

에필로그

3일 후 태정과 오경훈은 전세기를 타고 남극으로 출발했다.

태정은 곧 버나드 험버거에게 부탁을 했고, 험버거는 자신이 아는 방산업체 대표에게 부탁했으며,

24시간 후 미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의 서명으로 테리 구와 K.H. 오 2명이 남극으로 다녀올 수 있다는 허가증이 나왔다. 태정은 이미 이 정도의 인물이 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를 거쳐 미국령 맥머두 기지를 지나 남극점으로 간다. 남극점에는 미국이 세운 시설이 있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것이 편했고, 또한 여기로 가면 안세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남극의 날씨에 익숙한 이들이니 중간에 적응훈련 같은 건 필요치 않다.

하늘 위에서 본 남극점은 …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아버지 .. 드디어 왔네요. 비록 얼음에 미군들이 지은 시설만 있는 곳이었지만, 어쨌든 아버지가 평생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어우혁이 목숨을 걸고 모은 아버지의 재는 티스푼 한 분량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극점에 왔다는 사실이다.


남극점에 도착한 태정과 경훈은 마침내 남극점 팻말을 향해 나아간다. 거기에는 그냥 영어로 남극이라고 써 있고 기둥 하나만 꽂혀 있을 뿐이다…

경훈은 무릎을 꿇는다. 산에서 평생을 산 경훈에게는 이런 건 추위도 아니다… 강환이, 영재, 이제서야 내가 왔다네… 강환이 자네 아들과 함께 말일세!

태정은 유리병을 열고 아버지의 재를 뿌린다. 주위에서 말려도 상관이 없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 아들 맞지요? 누가 뭐라고 해도…..

경훈도 생각을 한다… 강환이 자네, 자네 아들을 돌봐 주게.. 자네 아들은 맨몸으로 한강그룹을 쓰러 뜨렸네. 앞으로도 큰 일을 할 사람이네… 지난 일은 잊고 자네 아들의 길을 열어 주게나…

손강환은 당연히 말이 없다. 이렇게 손강환의 재는 끝내 태정에 의해 남극점에 뿌려졌다.


태정은 강환의 남은 재를 하나도 남김없이 버린 후, 그제서야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아버지.. 누가 뭐래도 아버지는 제 아버지세요. 경훈 아저씨도 증명을 했어요.


경훈도 생각한다. 그래… 구강환이 자기 아들이라고 헀으면 태정은 강환의 아들인 것이다.
신주식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분명히 처음에는 아들이란 걸 못 알아 봤다면서 이제 와서 그의 아들이라고 우기는 건 분명히 누군가가 친 장난이리라.
==

태정과 경훈은 강환의 재를 뿌리자마자 곧바로 나가는 수송기를 타고 맥머두에 도착했다. 뉴질랜드에서 맥머두까지 4시간, 맥머두에서 남극점까지 4시간 반이다.

날이 어두워 당장 뉴질랜드로 돌아갈 순 없으므로 이곳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기지 사령관도 럼스펠드의 직접 서명을 받고 온 태정과 경훈을 환대하였으며, 태정은 자신의 비용으로 구입한 와인과 고기들을 기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번 일로 태정은 미국과 국방성에 빚을 지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급히 전문이 왔다.

“미스터 구. 서울에서 연락요.” 젊어 보이는 여군이 전문을 들고 온다. 태정은 그것을 본다.

“5시간 전 손태산 사망” 이라고만 써 있었다…

바로 태정과 경훈이 아버지의 재를 뿌리던 시점이었다…

이제 다 끝났다. 손태산도, 정화도, 다 끝났다. 모든 은원은 이 남극에 두고, 태정은 새로운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
뉴욕 병원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손강호, 손강문 등 아직 잡혀가지 않은 손씨 일족들이 모두 이곳으로 들이 닥쳤다.

손강호가 말한다. “안 집사! 네놈이 아버지를 데리고 가서 이렇게 만들었잖아?”

서정화가 손강호에게 소리친다 . “손 사장님 . 지금까지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잖아요? “

“그 망할 놈의 구태정만 싸고 돌던 아버지가 뭐가 좋다고 찾아? “강호의 뒤에는 인상이 좋지 않은 백인 2명과 변호사인 듯한 사내가 서 있다.

“너희들, 노친네 속여서 재산 빼돌리려 했다간 내게 죽을 줄 알아!”

비밀리에 주식을 구태정에게 판 손강은은 수백억을 챙겼고, 한강유통 사장이었던 손강원도 2백억쯤 챙겼다. 하지만 손태산의 직계인 손강택과 우리 둘, 그리고 중공업 사장 손강길 등은 빈털터리가 되어 내쫓겼고 비자금도 집요하게 추적당하고 있다. 강길도 지금 감옥에 있었다.

반면에 종합화학 사장으로 유일하게 손가들 중 재능 있다는 말을 들었던 손강찬은 정송그룹 유럽 본부 사장이 되어 구태정 그놈의 개로 변신했다… 직계가 아니라서 살려 준 건가?

강호와 강문은 손태산의 재산을 어떻게든 차지해야만 재기할 수 있다. 비자금을 관리하던 안 집사 저놈을 어떻게든 처리해야만 길이 열릴 것이다.

손다나는 안세영에게 묻는다…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
“몰라…”

강호, 강문은 정화에게 묻는다. “너, 우리 아버지의 마지막 아기를 가졌어?”
“그런 말을 내게 어떻게 하죠? 나는 ….”
“너 우리 아버지와 무슨 관계야?” 강문이 들이댄다. 정화는 할 말이 없다. 이제는 이들과 그녀는 아무 관계도 없지 않은가…

세영은 조용히 걸어 나간다. 이제 손태산의 남은 재산은 저것들이 다 찢어 발길 일만 남았군.

“아저씨… 나랑 같이 가요.”

다나가 뛰어 나온다. “너는 할아버지 빈소를 지켜야지.”
“어차피 저 사람들이 알아서 할 거예요. 저는 아저씨 옆이 더 좋아요.”

그렇다.. 그녀가 여기 있어 봐야 무슨 도움이 될까?

세영은 다나를 데리고 나간다. 평소라면 그는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인간들 중 그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서정화까지도.

하지만 세영은 생각한다. 다나도 결국 손강택의 딸이다.. 손강택이 누군가? 그는 부하들을 다 버리고 서로 싸우게 만들다가 이런 곤경에 빠진 게 아닌가?

그가 그녀와 같이 간다면 골치 아픈 숙제가 생길 수도 있을 듯하다…

--

차는 어느 한적한 곳에 멈춘다.

다나가 말한다. “아저씨, 나와 계약하자.” “뭘?”
“구태정을 죽여 줘.”
“구태정을 죽이면 나에겐 뭐가 돌아오는데?” 세영이 말한다.
“아저씨에게 자유를 줄께.”

이거, 말하는 뽐새가 손강택과 판박이가 아닌가!

“미안하지만 한강그룹은 없어. 이제 나는 자유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아니야.”


세영은 차를 몬다… 다나는 권총을 꺼낸다.

“아저씨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어린애가 놀고 있군. 이런 건 세영에겐 어린애 장난일 뿐이다. 세영은 엄지손가락으로 뭔가를 눌렀고, 그녀의 목 뒤에서 마취침이 튀어 나온다.

그녀는 갑자기 정신을 잃으며 총을 떨어뜨린 채 쓰러진다…

남의 꿈만 부수다가 내 꿈까지 부서질 뻔했네.

안세영은 이후 손태산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

2003년 가을

손태산의 남은 재산은 모두 서정화에게 상속되었지만, 곧 손씨 일족 전원이 소송을 걸었고, 결정적인 증인인 안 집사는 입을 다물었다.


결국 소송에서 서정화는 패헀고 손씨 집안 사람들은 태산이 남긴 모든 것을 다 털어 없앴다. 이 때에 구태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와 관계 없는 사람들이었으니까.

한강그룹 주식들은 이미 아무 가치가 없었고, 모든 서화니 보물이니 하는 것들은 대부분 몇 달 내에 탕진되어 사라졌다.

안 집사는 플로리다의 요양원으로 갔고 거기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지내고 있다..

정송그룹 본사

구태정은 회의를 마친다. 그는 한 달에 한 번만 회의를 하고 나머지는 해외사업을 하러 다녔다.

“이제 험버거에게 진 빚도 거의 갚았네. 비로소 내 뜻대로 회사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어요.” 태정이 측근인 석경, 오경훈 등에게 말한다. “네…”

“오 사장님. 사장님의 도움으로 여러 번 위기를 넘겼어요. 그 손다나라는 게집애가 어린데도 당돌하더군.” 태정은 웃어 넘긴다.

“그렇습니다. 네 번이나 건맨을 보냈지요. 그 수준들이 하나같이 우스워서 그렇지.”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던가?” “마약에 쩔어서 정신을 못차린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큰 일을 해야 하니 귀찮은 것들은 정리하고 가야지. 적당한 수용소 알아서 집어넣을 건덕지를 만들어 보세요.” “네.”

경훈은 태정의 도움으로 혼인을 해서, 50이 넘어 이제야 첫 아이를 얻게 될 판이었다.

법률담당 이사가 말한다. “손강택은 무기징역, 도피 중인 손강호는 7년형을 받게 될 겁니다.”
“조용호는?”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10년형 정도 살고 나올 겁니다.”
“잘헀어. 보석 받으면 5년 후엔 나오겠지. 그자 덕분에 손길우를 보낼 수 있었으니 다행 아닌가?”

한강그룹은 이제 잔해만 남았다. 정송에 합병시킬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은 모두 다른 곳에 팔아 버렸다.

“참, 이제 캡틴도 혼인을 하셔야죠.” “응…”

정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번은 보고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들었다간 또 어떤 실망이 올 지 모른다.

--

태정의 저택

태정의 성격 답게 정송그룹의 고문이면서도 (그는 회장 자리는 오르지 않았지만 세상은 고문인 그가 소유주라는 것을 안다),

이 집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데 오늘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서 왔다.

미라는 석경의 소개로 만난 여자이다. 명망가의 딸이라고 하는데, 사실 정화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았다. 태정은 그녀가 집까지 찾아오자 놀란다.

일하는 사람들이 차 한 잔씩을 갖다 놓고 그들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별 일 아니예요.” “….”
“듣자 하니 옛날에 여자가 있었다면서요?” 태정에게 묻는다.

“예, 아버지의 간호를 해 주던 여자였습니다.. “
“거처할 집까지 사 주셨었다면서요?”
“예, 하지만 배신을 당헀지요.”
“알아요… 염치도 좋게 한강그룹 손태산 회장의 마지막 여자가 되었었지요.”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맹세코 그녀를 안은 적이 없습니다.”

“알아요.” “네?”

미라는 그다지 매력적인 얼굴은 아니었고, 마땅히 하는 일도 없어 보였다. 한마디로 태정의 인생을 이해해 줄 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젠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거추장스럽게만 안 굴면 된다.

“당신 같은 분은 당신에게 맞는 여자가 있어요… 그 여자는 당신 같은 사람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겠지요.”

태정은 속으로 화가 났지만, 맞는 말이었다. 언제까지나 정화에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

식사와 술이 오간 후 그녀가 말했다. “여기까지 온 건 자고 가려고 온 거예요.”
“집에서는… “ “그건 걱정 말아요.”

모르기는 해도 그녀의 집에서도 결혼이 급한 것 같았다… 왜인지는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술에 취한 미라는 잠이 들어 침대에 눕는다. 태정은 그냥 앞만 바라본다…


부산 자모암

안세영이 이곳을 찾은 건 세 번째다. 장산스님은 바빠서 이곳을 오지 않는 태정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가 이곳에 나타났을 때 삭발을 한 여자가 눈에 뜨인다… 어쩐지 이상하다.

“혹시 정화 씨인가요?”

서정화는 돌아본다.

“아니, 안세영 씨가 여기 왠일이죠?”
“…”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 후 정화가 묻는다. “당신과 손씨 집안의 인연은 이미 끝난 줄 알았는데요?”
“이것이 제 운명이죠 뭐.” 세영은 웃는다.

정화는 비구니가 될 생각은 없었고, 그냥 머리를 깎음으로서 새로 시작하기 위해 삭발을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태정의 돈으로 매우 좋아진 법당 내부를 걸어본다.

“장산스님은 이곳에 장기환자를 위한 전문시설을 건설하려고 해요.”

“…”

이 때 장산스님이 나타난다. “미스터 안, 또 왔군. “

세영은 곧 방 하나를 얻어 들어간다.

밤이 되자 정화가 차를 끓여 세영을 찾는다.

“한강그룹을 부활시킬 생각은 없어요?” 정화가 묻는다.

“한강그룹 손가들이라면 이제 치가 떨립니다. 사람을 모으려 해도 아무도 모이지도 않고, 괜히 하는 일이니 이제 그만두고 싶습니다.”

“맞아요… “

정화도 그 동안 방황을 계속하다 제 발로 이곳에 들어온 것이었다.

“구태정 씨는 잘 나가고 있더군요.”
“한번 찾아가 보시지 않고… “ “….”

세영은 상황을 판단했다… 두 사람은 이렇게 되면 평생 만나지 않은 채 서로만 생각하다 끝날 것이다. 이제 이 상황을 바꾸어야 할것 같다.

세영은 일어나, 상의를 벗는다.

“무슨 짓이지요?”

“언제까지나 구태정만 생각하다 인생 마칠 건가요? 그 사람은 이제 텄어요. “

“…”
세영은 그녀의 가운을 밑에서 들어올린다. 그녀는 끝내 핑계를 대며 그녀를 안지 않던 태정을 생각한다.

세영은 그녀의 엉덩이를 만진다. 정화도 생각했다.. 언제까지 구태정 생각만 하고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

정화는 스스로 세영의 바지를 벗긴다.

세영은 정화를 눕히고 옷도 제대로 벗지 않은 채 그녀를 올라탄다… 정화는 무의식적으로 “태정 씨… “라고 말하낟.

세영은 그런 건 이미 각오하고 하는 일이니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옷을 벗긴다… 조그만 몸의 정화는 세영이 경험이 많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세영은 정화가 자신을 맡길 만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세영은 정화의 눈을 감기고 어깨를 붙잡은 후, 대책도 없이 좆을 집어 넣는다.. 그녀는 고통으로 몸을 떤다.

주변머리도 없는 놈 같으니..

삭발을 했지만 정화는 비록 작기는 해도 안아 줄 만한 몸매였고 누구와 상대해도 지질 않는다.

세영은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는 그녀가 고통스럽지 않도록 최대한 몸의 여러 곳을 만져 주면서 웃는다.

장산 스님은 걸어가면서 안을 들여다 본다.. 그는 뜻모를 미소를 짓는다. 구태정… 그를 만나러 가고 싶지만 먼저 찾아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언젠가는 그가 여길 찾아오게 될 것이다…

얼마 후 세영은 따뜻한 정화의 샘 안에 정액을 토해낸다. 정화는 계속 태정의 이름만을 불러댄다.. 아마도 그녀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 건 하나도 상관이 없었다. 세영은 앞으로 그녀와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 일을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적어도 그는 구태정의 꿈 하나는 꺾었다. 정화와 함께 행복하게 산다는 꿈은 이제 영원히 사라진 게 아닌가?

세영이 말한다.

"저는 남의 꿈을 밟고 살아왔습니다."

"왜지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구태정은 자기 멋대로 많은 일을 할 거고 그 때문에 많은 사태가 일어날 겁니다."

"변화는 필요하지 않나요?" 정화가 묻는다.

"세상은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반대하는 모든 건 다 꺾어야지요." 세영은 태연히 대답한다.

--

플로리다 요양원

안 집사는 세영의 전화를 받자 아무 반응도 없이 끊었지만, 속으로는 매우 기뻤다.

회장님이 비자금을 그에게 남긴 건 정화에게 넘겨 주기 위함이었다. 이것을 태정에게 주는 선물로 삼으려고 했지만 태정은 이를 쫓아냈다.

안세영이 정화와 함께 그를 찾아 오면 비자금을 정화에게 넘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태정과 한판 붙을 수 있게 되겠지.

구태정… 끝까지 회장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결국 회장님의 유지를 세영이 잇게 되겠구나.

--

태정은 잠시 눈을 붙인다.

저쪽에서는 미라가 자고 있고, 태정은 의자에 앉아서 먼 하늘을 본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의 삶은 자신을 위한 것이 없었다.

한강그룹 타도 ? 그건 아버지의 꿈이 아니었던가?

그 자신을 위한 것이 무엇이 있었을까?

저 멀리 뭔가가 하늘 높이 날아가는 것이 보인다… 정화의 모습이다.

손강택, 손길우, 조용호, 안세영 등이 그를 비웃는 것 같았다…. 그래, 이기고 나니 기분이 좋냐? 그래서 얻은 게 뭐냐?

정화는 그에게 가운뎃손가락으로 제스처를 보인다. 메롱!

태정은 분노로 타오른다… 나는 니들을 이겼어. 이겼다고!

그는 피가 끓어 오른다… 그런데 아래쪽에서 이상한 기분이 든다.

“아니야, 내가 이겼다고!”

태정은 무심코 눈을 뜬다. 속옷 차림의 통짜 몸매 미라가 입으로 그의 성기를 빨고 있었다…

“아니 왜 제게 이러시는지요?”

미라가 말한다. “어머님께 배웠어요. 사업 하는 사람들은 아내를 잘 얻어야 한다고. 구태정 회장님 같은 분의 아내가 되려면 딴 건 다 필요 없이 집안 일 걱정을 안 시키면 되는 게 아니겠어요?”

그는 정화 외의 여자에게 반응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동안 여자들을 먹을 기회가 없지는 않았으나, 다른 여자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고 그의 위에 올라온다. “이러지 마…”

“후후. 걱정 마세요.”

미라는 팬티를 약간 내린 채 태정의 성기를 자신의 구멍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집어 넣는다. 태정은 그녀가 얼마나 경험이 많은지 궁금했다…

태정은 목이 당긴다. 목 뒤가 매우 당겼다… 정확히는 장산스님의 부적이 문신이 된 그 자리가 대단히 당긴다.

그녀는 태정의 고환을 손으로 눌렀고, 태정은 더 견디지 못하고 사정한다..

남극에서 열기를 다 잃은 후 태정은 에너지가 많이 죽었다. 이렇게 강하게 나오지 않았다면 절대 먼저 여자를 안을 생각은 안했으리라.



장산스님은 산 꼭대기에서 별을 본다.

그래. 끝까지 가야 다시 돌아오지… 결국 태정은 이곳으로 돌아올 운명이다.

장산스님은 태정의 진짜 아버지가 정말 신주식인지, 왜 손태산이 태정에게 회사를 주려고 했다가 막상 태정이 회사를 빼앗자 마음을 바꿨는지 같은 건 별 신경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태정은 정화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이대로 간다면 절대 다시 만날 일이 없이 세월만 죽이다 끝냈을 것인데, 안세영이 이 운명을 바꿨다는 점이다.

과연 세영이 바뀐 운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장산의 주술이 이길지, 그는 흥미롭게 저 하늘 위에서 바뀌는 별의 색깔들로 태정과 같이 있는 여자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던 것이었다.

태정의 행복?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대세를 이끄는 것이지.

--

P.S.


광주 , 태정이 자신의 씨를 정화에 의해 보관하게 된 그 의료 센터.

“저기 있는 정액들 이제 못쓰게 되는 거 아니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문 간호사는 생각했다… 남편은 무정자증 판정을 받았고, 어떻든 시댁에 면피는 해야 한다.

2년 전에 맡겨 놓고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정액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꽤 귀한 사람의 정액이 저기 어디 있을 것이다.

어떠냐? 다 같은 사람이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 없냐?

어차피 얼마 후면 폐기될 것들이다. 내가 한번 차지해 보자… 그녀는 당직을 서는 기회를 잡아 그것을 자신의 몸에 투입할 것이었다.. (완결)

--

새 작품이 곧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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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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