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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52 1,195회 0건
모든 일의 시작은 그 작은 아쉬움에서 비롯되었다.


늦은 밤시간 이었지만 캠핑장은 아직 한창이었다.

여기저기 바비큐를 구워먹으며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아직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속옷을 생략하고 짧은 반바지와 나시티만 대충 챙겨 입은 데다가 안그래도 볼일이 급한 미경은 서둘러 캠핑장 구석의 화장실로 걸음을 재촉했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임시 건물 형태의 여자 화장실에 급히 들어선 미경은 깜짝 놀랐다. 분명 여자 화장실이 확실한데 안에 남자 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강 보아하니 남자 한 명이 거의 인사불성 상태로 바닥에 구토를 하고 있었고, 같은 일행인 듯한 남자가 인사불성 남자의 등을 두드려주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요.. 급하게 들어왔는데 여자 화장실이네요.. 어휴 정말 죄송합니다." 미경을 본 남자가 매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어지간히 소변이 급한 미경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칸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기는 조금 난감했다.

인사불성 남자는 거의 바닥에 엎어져 있다시피 한 상태였고, 거북한 냄새가 화장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미경은 어쩔 수 없이 일단 화장실을 나왔다. 이젠 얼마 견디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고, 미경도 모르게 허벅지와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손바닥에는 땀까지 나기 시작했다. 급했다.

다리를 꼬아가며 화장실 주변을 둘러보다가 결국 막바지 상황에 이르자 미경은 결국 화장실 건물 뒤편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반바지를 내렸다.

"슈우우~~~~"

오래 참은 소변이 꽤 오랜 시간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 불안하긴 했지만 워낙 어둡고 으슥한 구석이어서 일단 미경은 시원하게 볼일을 보았다.

대강 소변을 마친 미경은 아차 싶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휴지를 챙겨 나오지 못했는데, 그래도 혹시나 화장실에는 있으려니 하고 왔으나 결국 화장실이 아닌 바깥에서 볼일을 보고 나니 뒤처리가 곤란한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미경의 조갯살은 많이 벌어지지 않은 데다가 남들보다 털도 무성한 편이어서 소변을 보고 나면 아래쪽이 많이 젖는 편이었다.

휴지로 닦아줘야 하는데 오늘따라 휴지도 없고, 게다가 속옷도 입지 않아서 아주 난감한 상황이었다. 쭈그리고 앉아서 손을 살짝 대보니 역시나 털들에 물방울들이 맺혀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곳에서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다리도 아파서 더 이상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에휴 모르겠다. 일단 가야지머.." 일단 마음 먹고 가려고 하는 찰나에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면서 순간 멍~한 상태가 되었다.

"앗! 죄송합니다." 굵은 남자 목소리다.

어둠에 익숙해 있던 망막에 손전등의 강한 불빛이 눈을 덮치자 미경은 몇 초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허겁지겁 반바지를 치켜 올리고 손전등 있는 쪽을 바라보았으나 밝은 불빛 뒤의 어둠 속에 형체만 대충 보일 뿐 목소리의 주인공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여자화장실에 남자분들이 실례를 하고 있어서요.. 어쩔수 없어서.." 미경은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상황설명을 핑계처럼 수줍게 늘어놓고 얼른 뒤돌아서 텐트쪽으로 달려 나왔다.




허겁지겁 뒤돌아서 가는 여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태식은 웃음이 났다.

생각지도 않게 좋은 구경을 한 셈이었다.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먹을 때 부터 옆텐트에 자리잡은 저 여자가 계속 눈에 들어왔었다. 타이트한 나시티셔츠에 히프만 겨우 가리는 반바지여서 더욱 그랬다.

저 남자새끼는 먼 복에 저런 년을 데리고 다니는지 어이가 없었다. 태식은 고등학교 동창놈 두 녀석과 같이 캠핑을 왔다.

안그래도 사내새끼들끼리 와서 분위기도 칙칙하던 차에 바로 옆텐트에 남녀가 둘이 온 것도 배알이 좀 꼴리는데 대충 먹더니 둘이 텐트 안으로 쏙 들어가는 꼴을 보니 태식과 친구들은 이래저래 부럽기도 하고 해서 씨 팔 엿 같네 하며 투덜거렸다.

대충 신세타령이나 늘어놓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자 옆 텐트 안에서 어처구니 없게 여자의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게 아닌가.

"얼씨구?" "지랄들 하고 있네..진짜.." "우리 같은 놈들은 좆꼴려 뒈지라는 거구만."

셋은 누굴 놀리는 거냐, 아니면 약올리는 거냐. 저 씨팔년놈들을 아작을 내야 한다는 둥. 얼큰한 술기운에 객기까지 오르면서 퉤퉤 침을 뱉어가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둘이 좋아서 놀러 와서 둘이 좋아서 저러겠다는데. 태식과 친구들은 군침만 삼켜가며 가져온 소주만 축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잠잠하던 옆 텐트 지퍼가 드르륵 열리더니 여자가 나온다.

태식이 앉은 자리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였다. 여자 상태를 보니 머가 그리 급한 건지. 브래지어도 안 한 가슴이 출렁거리는 게 태식의 눈에 들어온다.

반바지는 아까부터 꼴리도록 짧은 반바지 그대로인데. 나시 티셔츠는 아까와는 달리 볼륨 있는 가슴이 훨씬 두드러져 보였다.

화장실 쪽으로 뛰어가는 여자를 보면서 태식은 자기도 모르게 일어섰다. "야 나 화장실 좀 갔다오께"

친구 놈들은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저년 쫓아가서 따먹게?" "크크 잘해봐라~ 아주 조져버리던가"

태식은 이미 멀리 달려가는 여자 쪽을 쳐다보며 휘파람을 불면서 어그적어그적 걸어갔다. 사실 텐트들이 많은 캠핑장에서 저 여자를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건 태식도 잘 알고 있었다. 술을 꽤 마셨지만 여자를 따먹는 건 고사하고 어설픈 추행도 무리였다. 그런 건 기대조차 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브라인걸 확인하고나니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태식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여자를 정면에서 다시 한번 쳐다볼 생각이었다. 자연스럽게 노브라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싶었다.

그래서 여자가 여자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걸 멀리서 보면서도 걸음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보다 빨리 여자가 화장실 건물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태식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여자가 다시 이쪽 방향으로 걸어오려니 하고 쳐다 보았다. 여자는 텐트 있는 쪽으로 오지 않고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아랫배에 손을 얹고 다리를 꼬아대는 폼을 보니 아직 오줌을 눈 건 아닌 것 같았다. "여자 화장실이 꽉 찼나?" 태식은 여자의 폼이 웃기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어쩐지 꼴릿해서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주시했다. 여자는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컨테이너 건물 뒤쪽으로 사라졌다.

태식은 급히 여자가 돌아 들어간 화장실 건물 뒤편으로 발소리를 죽여가며 접근했다. 예상대로였다. 어둠 속에서 오줌발 갈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태식은 컨테이너 건물 반대편으로 돌아서 여자의 뒤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래 참았는지 꽤 오래 방뇨를 한다. 어둠 속이지만 그래도 여자의 뽀얀 궁뎅이가 태식의 음심을 자극한다.

어느새 오줌줄기가 그쳤는데 여자는 그냥 앉은 상태로 있다. 왜 저러지? 큰일까지 보려나? 설마 그건 아닐 테고.. 히프를 잠시 들썩이는 것 같은데. 뭐지?

가만 보니 휴지도 없는 것 같은데. 시팔년 오줌싸고 휴지도 안 가져오면 지저분한 년인가?

아무튼 태식은 순간적으로 허리춤에 달려있는 작은 비상용 플래시가 생각났다. 여자는 무방비로 앉아 있으니 조금 놀려주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여자의 옆쪽으로 살금살금 몇 걸음 옮긴 뒤 플래시를 켜서 여자의 보지 쪽을 비췄다. 그리고는 여자의 얼굴을 비췄다. 여자는 순간적으로 멍~한 표정이더니 허겁지겁 반바지를 올리더니 급하게 뛰어갔다.

"크크크 저년 존내 쪽팔려하는군. 그나저나 보지에 털은 왜 저렇게 많냐. 완전 시꺼멓네.."

바지를 올리면서 머라 중얼중얼 했는데 뭐라는 지는 못 알아들었다.

"그냥 미친 척 하고 젖탱이라도 좀 주물럭 거릴껄 그랬나.."

태식은 의외의 성과에 흡족하면서도 어쩐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새끼들은 안 따라와서 이 좋은 구경을 못했군..새끼들...존나 부러울 거다. 크크"

태식은 요긴하게 써먹은 비상용 미니 플래시를 끄고 아까처럼 휘파람을 불면서 친구 놈들이 기다리는 텐트로 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텐트쪽을 쳐다본 태식은 조금 놀랐다.

친구 놈들이 그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는 자기 텐트 앞에 서 있었는데 조금 엉거주춤한 모습에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고, 친구 두 놈은 머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실실 쪼개면서 여자한테 떠들어대고 있었다. 저새퀴들은 내가 저년 보지를, 그것도 오줌 싸는 보지를 보고 온지도 모를 것이다.

아마 뻔했다. 괜히 친절한 척 수작이나 걸고 있는 거겠지. 그래 봐야 여자는 고맙다며 사양하고 남친이 기다리는 텐트로 들어갈 것이다. 그런 뒤에 내가 보고 온걸 얘기해주면 저 새끼들 아주 꼴리고 아쉬워서 뒤질라 하겠지..새끼들..


어라? 근데 여자가 주춤주춤 저 새끼들 쪽으로 걸어가더니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는다.

엥?

이게 뭔 시추에이션? "저새퀴들 말빨이 언제 저렇게 먹어줬었지? 저년 존내 쉬운 년이었었나?"

그저 한번의 무용담으로 끝날 일이 끝나지 않고 연결이 되는 분위기였다. 태식은 직감적으로 좋은 껀수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무슨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직감이었다. 아까 저년을 따라서 일어났을 때부터 이상한 기대감이 있었다. 아니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텐트를 나서는 저년을 봤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모처럼 온 캠핑에서 저런 년의 옆자리에 자리잡은 때부터일까?

여자가 태식의 자리에 앉으면서 기대감은 확신으로 이어졌다.

작은 연결고리들.. 상황과 분위기와 우연들.. 그리고 예감과 확신.


모든 일은 그 작은 연결고리가 이어지면서 무르익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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