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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든가, 뺏기든가, 혹은 믿든가 - 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2:34 601회 0건
9. Explosion~ 터져버린 광기.














~ A.


A. 그의 이름은 안. A는 그의 별명이다. 별로 그의 성격과는 관계가 없는 별명. 다만 관계가 있다면 그의 이름인 안을 이니셜로 하면 A라는 점 정도가 전부이다. 개성도 없고, 존재감도 없고, 특출난 능력도 하나 없던 그였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를 에이스의 A가 아닌, 아! 의 A로 부르곤 했다.

그는 항상 억눌려있었다. 소위 말해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그였기에 부족한 능력에도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학벌을 가질 수 있었고, 대기업에도 취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의지와 관계없이 집안간의 사정으로 인한 정략결혼까지 한 후였다. 여자의 몸으로 의사까지 되었지만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 A의 집안이 돈이 넘치지만 능력이 부족하다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꿔준다는 명목 하의 결혼.

그는 딱히 그 결혼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에게 있어서는 그 여자는 너무나도 과분했다. 줏대도 없고, 뚜렷한 주관도 없는 그와 달리 그의 부인은 너무나도 똑부러지고 당돌하고 주관도 확실했다. A는 결혼 초기에는 그런 그녀를 보며 비록 마음이 없이 반강제적으로 한 결혼이지만 그의 의지로 다른 여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녀보다 더 나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혼한지 한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는 주눅들어갔다. 영리했던 그의 아내는 그런 그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그를 대할때는 더욱 각별히 신경쓰며 말을 했고, 행동을 하며 그를 배려해줬다. 하지만 그런 배려마저 그에게는 부담스럽고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려고 하는것 같았다.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옭아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A에게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면 아마 예전에 빌어먹을놈의 자신의 성격을 고쳤겠지... 그리고 지금처럼 소위 찌질한 인생을 살고 있지도 않을 것이였다.

그런 그에게,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바로 악마의 시험... 처음 그 꿈을 꿨을때는 그 꿈의 내용을 믿지 않았다. 꿈은 꿈일 뿐이니까. 그저 평범한 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만 생각했었다. 물론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내용을 믿어줄 사람도 없었을뿐더러, 그에게는 자신의 꿈을 말하는걸 들어줄만한 주변 친구조차 하나도 없었던 것이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며 실제로 희생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후 그는 마치 뭐에라도 홀린것처럼 꿈속에서 희생을 당한 사람들과 실제 뉴스나 신문을 통해 나온 사망소식을 확인하며 그들이 진짜로 죽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진짜였다. 꿈이 아니라 진짜였던 것이였다.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건 기회다. 신이 자신에게 내려준, 그의 어두웠던 삶을 한번에 청산할 수 있는, 두번다시 없을 찬스였던 것이였다.

그는 하나씩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의 물건은 그래도 나름 괜찮은 편이였다. 크기도 평균 이상이고, 지속력도 꽤나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아무리 부부생활의 주도권이 아내에게 있다고 할지라도 잠자리에서만큼의 주도권은 그 자신이 쥐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아내들과의 잠자리를 가진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그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잠자리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잠자리까지를 이끌어 낼 능력이 자신에게는 없었던 것이였다. 스스로 저주하는 그 자신의 성격때문에 남과, 특히나 여자와는 정상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었고, 그렇기에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해야 사로잡을 수 있는지조차 몰랐다.

공부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연애소설들, 로맨스 영화까지...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여성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다. 어차피 회사 일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올라갈 놈은 올라가게 되어있었다. 그는 올라갈 놈에 속하는 부류였다. 실적이 0, 아니... 마이너스라고 하더라도 그는 계속해서 승진을 할 것이 분명했다. 금수저란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나름 여자들의 심리에 대해 파악해서 자신감이 들었을때쯤, 생각해보니 그는 어떤 여자를 꼬셔야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였다. 꿈속에서 남자들의 얼굴을 자주 본 것은 아니였지만 인생역전의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의 얼굴을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을 시켜놓은 후였다. 아마 이제는 잊으려고 해도 잊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 남자들의 얼굴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였지만 불행히도 그는 그들의 아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할까. 답이 보이질 않았다. 갑자기 앞이 탁막힌 느낌이였다. 꿈에서 그에게 평화를 제의한 그, 최상진이라고 햇었나? 아무튼 그의 제안에 동의를 하지 않은것은 1년, 아니... 이제는 9개월정도의 시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게다가 남을 믿을 수도 없다. 이 시험의 승리자는 반드시 내가 되야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 승리를 얻어내서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우러러보게끔 만들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에 지배된 그였기에 상진의 설명대로라면 그의 목적을 이룰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진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 그를 위한 선물이였을까. 그 악마가 그들 참여자들의 아내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현실에서 만나면 그 여자가 참가자의 아내라는것을 알 수 있는 일종의 표식까지...

하지만 그들 시험자들이 살고 있는 이 서울땅은 굉장히 넓다. 사람 수도 거의 천만명에 가깝다. 즉, 길을 걷다가 우연히 시험 참가자들을 마주칠 확률은 굉장히 낮다는 것이 A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였다. 하다못해 현실에서 다른 참가자들을 실제로 만난적도 없었기에,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해야할지 그는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연이였다. 정말로 굉장한 우연이였다. A는 최근 다른 여자들을 꼬시기 위해 몸을 가꾸고 있었고, 마침 헬스장에서 열심히 근육만들기를 하고 있을때, 한 여인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가 그녀에게 시선을 뺏긴 이유는 그녀의 외모라거나 몸매때문이 아니였다. 그녀의 화사하고 정갈한 미소때문도 아니였다. 다름아닌, 그녀의 주변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붉은 색의 오오라... 확실히 그녀 주변에서만 퍼져나가고 있을뿐, 다른 여자들은 현실속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녀의 주변에서만 풍기고 있는 위화감이 가득한 그 붉은빛의 오오라. A의 눈이 번뜩였다. 마치 사냥감을 포착한 사냥꾼처럼...

"후후... 하늘이 날 도와주는구나..."

A는 그녀를 포착한 후 그녀와 자연스럽게 친해지기 위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운동 처음하시나봐요."

"아... 네... 그런데 트레이너분이신가요?"

"하하... 트레이너 아니에요. 이 몸으로 어떻게 트레이너를 하겠어요. 그냥 요즘들어서 운동 열심히 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그거 그렇게 하시면 다치실텐데..."

A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기구의 사용법과 운동시의 주의법에 대해 자상하게 알려줬다. 그 여자는 자신의 남편에게서는 그런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는지 A의 속마음도 모르고 그의 친절에 무한한 감사함을 표시했다. 말을 많이 할 필요도 없었다. 운동에 대한 이야기, 체중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은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그녀는 이 헬스장에 올때까지는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있었던것 같았다. 그 답답함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그녀의 수다를 들어줄 누군가였던것처럼 보였다.

"이것도 인연인데 잠시 커피나 한잔 하시고 가실래요?"

"죄송해요. 저 남편이 있어서..."

"아, 그런 얘기는 아닌데... 저도 유부남입니다. 하하... 오래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좀... 저 먼저 가볼게요..."

아뿔싸, 그는 성급했던 자기 자신을 자책했다. 모든게 물거품이 되버린것 같았다. 이제 다시는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 불안감에 그는 헬스장의 샤워실에서 씻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그의 소망은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을것 같았다.

그토록 끓었었던 그의 욕망이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거짓말처럼 식어버리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다음날 헬스장으로 향했다.

"또 뵙네요. 호호... 저 오늘은 이거 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다행이였다. 다시는 그녀가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었지만, 그것은 기우해 불과했었던 것이였다. 그녀는 그를 보고는 반갑게 맞으며 어제처럼 다시 조잘조잘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예 망해버린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했다. 어떻게 해야 그녀를 정복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이 그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던 어느날, 그녀가 먼저 그에게 말을 꺼냈다.

"저번에 커피 마시러 가자는거, 아직도 유효하죠?"

"아? 네..."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 기분도 꿀꿀해서 운동도 잘 안되는거같고..."

이게 무슨 횡재란 말인가. 그는 터져나오는 기쁨을 참지 못했고, 각자 샤워를 마친 후 헬스장 건물 1층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커피에 불과했지만 그는 두근대는 심장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커피를 마시는것에 불과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번이나 그의 덜렁거리는 자지를 박박 씻었다. 만약 기회만 된다면 그녀의 입에 이 자지를 물리고, 그녀의 벌렁거리는 보지에 이 자지를 쑤셔박으리라...











"자... 잠깐... 여... 여긴 어디... 아... 안씨...!!"

"어디긴 어디야. 여기까지 와놓고서는 내숭떨기는."

"아... 잠깐만요... 아... 안되... 아악...!"

그녀가 오래전부터 A를 알았다면, 그가 이토록 과감하고 맹수처럼 자신의 속옷을 찢고 있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그의 짐승같은 손에 의해 겉으로 드러나는 살갖은 가리며 몽롱한 정신속에 자신이 왜 이런 상황속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떠올려봤다.

우울한 하루. 남편은 예전부터도 그랬고, 요즘들어서는 더더욱 그녀와 말을 섞는 것을 꺼려했다. 왜, 자신이 뭘 잘못했을까. 그런 우울함을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집안일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여자의 몸으로 유부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찾다찾다가 요즘 몸짱열풍에 편승해서 이곳저곳에 생기고 있는 헬스클럽에 등록을 했다.

트레이너들은 많았지만 남자들인지라 섣불리 그들이 다가오는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 왠지모르게 자신의 몸을 훑는 시선들, 불쾌했다. 물론 그것이 그녀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런 남자들의 시선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적응력이 없었던 것이였다. 너무나도 냉랭한 반응에 트레이너들도 차츰 그녀를 대하기를 꺼려했고, 그들은 점점 그녀에게 다가오는것을 멈췄다. 헬스클럽의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도 혼자가 되버린것만같은 기분.... 너무나도 우울했다. 운동을 하는 방법 정도는 알려줘야지... 트레이너에게 말을 걸려고 해보니 그 남자는 다른 여자 손님에게 운동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그 여자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것은 분명 그 음흉한 손길이 몸을 더듬는데도 그 여자는 불쾌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런 남자의 손길을 즐기는듯 묘하게 즐거운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였다.

뒷통수를 강하게 후려맞은것 같았다. 환불이라도 받을까...? 그때 그 남자가 다가왔다. 신입 트레이너인가?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신입이 아니라고 했다. 사무적인 말투가 아닌, 진짜 친구를 대하는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운동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그 날 커피나 한잔 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별로 커피가 땡기지 않아서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남편은 점점 그녀와 멀어지는것 같았다. 상실감... 누구한테라도 상담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 그러던 중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수다를 묵묵히 들어주는 그라면, 게다가 남자기도 하고, 자신을 유부남이라고 말을 하기도 했으니 어쩌면 그녀의 고민을 해결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늘 그와 커피를 마시다가 술까지 마시게 되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꼴이라니...

"하... 하지 마세요... 안씨... 이런분 아니잖아요..."

"응? 이런분이 아니라니. 남자랑 단 둘이 술을 취할때까지 마시는거면 이러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거 아니야?"

"아... 아니에요... 아니니까..."

"아니기는!! 남편이 잘 안해준다며. 쓸쓸하다며. 내가 그 몸뚱아리를 위로해줄게. 흐흐... 어디 한번 즐겨보라고."

그녀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이미 그녀에게 친절하게 운동을 알려주고, 자상한 표정으로 그녀의 수다를 묵묵히 들어주던 좋은 이미지의 남자가 아니였다. 짐승... 한마리의 짐승... 뭔가에 미쳐버린듯한, 일종의 광기에 지배당하는듯한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같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그의 눈매에서 뿜어져나오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안되... 그녀의 팬티마저 무릎까지 내려가버렸다. 그녀는 소중한 곳이 드러나는것을 막기 위해 팬티를 다시 끌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실수였다. 그녀의 팔이 이동하던 사이, 너무나도 빠르게, 강하게 그의 손에 의해 팬티가 완전히 벗겨졌다. 그리고 너무나 완강한 힘으로 그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는 그녀의 보지에 얼굴을 묻었다.

"으윽... 아... 제발... 제발요..."

"으음... 확실히 남편이 잘 안해주나보군. 하하... 이렇게 핑크빛이라니... 큭큭..."

"이아... 흑흑..."

아무리 애원해도, 아니, 그녀가 애원하면 애원할수록 그의 혀는 더욱 우악스럽게 그녀의 보지 틈새를 파고들었다. 지금 그녀의 보지에 젖어드는게 애액인지, 그의 침인지 모를 정도로... 흥분따위 되지 않았다. 두려움, 못난 남편이라고는 하지만 오직 그에게만 허락되었었던 그녀의 보물이 지금 다른 남자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리라는 것 정도는 남자경험이 적었던 그녀도 어렴풋이 예감하고 있었다.

"안되... 그것만은..."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애원은 안타깝게도 그의 귀에 닿지 않았다. 아니, 그가 무시했다고 하는것이 맞을것 같았다. 남편의 물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한 그의 물건이 그녀의 속살을 파고들었다.

"아악... 아... 안되...!!"

"크으... 진짜 잘쪼이는군. 이런걸 명기라고 하나? 아니지... 이제는 내가 이뻐해줄 나만의 보지인가? 하하하하..."

비참한 말... 너무나도 비참한 말이였다. 원해서 하는것도 아닌데, 여자의 기분따위는 하나도 배려하지 않은 그의 음란한 말에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나며 찢어져버렸다. 그리고 그의 거친 허리놀림에 의해 그녀의 몸둥아리마저 찢어지는 느낌이였다. 이제는 저항할 힘조차도 없었다. 이미 짓밟힌 몸... 짓밟힌 마음... 제발 이 비참한 하루가 끝나길 바랄 뿐이였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크으... 죽여주는군. 이 느낌인가."

침대에 널부러져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그는 모텔에서 나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혔다. 오늘따라 담배 필터를 통해 체네로 흡수되는 니코틴이 달작지근한것 같았다. 그는 문득 오른쪽 손을 들었다. 아직 그 악마가 말한 증표라는것은 새겨지지 않았다. 뭐, 곧 새겨지겠지. 어쨋든 한명의 여자는 이미 처리했다.

"이런 방식으로 나머지 여자들을 하나씩 처리하면 되겠지, 그러면 내 세상이다!! 하하하하하하!!!!!"

뿌듯했다. 그 성취감에 그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어, 뭔가 잘못 밟은듯 다리가 미끄러지며 그는 몸의 균형을 잃었다. 균형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그의 필사적인 움직임, 1초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 굉장히 길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밟았던 것이 멘홀 뚜껑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잠깐, 멘홀 뚜껑이 저렇게 열려있다는 것은...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무섭게 그는 공중에 떠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는... 이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 중 하나인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 그는 아래를 알 수 없을정도로 깊은 곳으로 자유낙하운동을 했다......

그가 걸어왔던 곳, 조금만 되돌아가면 그곳에는 공사중, 이라는 표지판이 걸려있었다...










~ K.


아내를 대하기가 껄끄러웠다. 이제 남은것은 자신을 포함해서 12명. 누굴 믿어야하고, 누굴 믿지 말아야하는지, 누굴 경계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꽤나 고지식한 사람이였다. 게다가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아버지에게,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가부장적인 역할을 할 것을 강요받았다. 하지만 그 소위 말하는 가부장적인 역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따로 배울 필요는 없었다. 어릴때부터 봐왔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대하는 방식, 아버지가 어머니를 대하는 방식, 그거면 충분했다. 마치 아내를 소유물인마냥... 집안일을 하는 기계마냥 다루면 되는 것이였다. 아내는 당연히 자신에게 복종을 해야한다. 사회 속에서는 고작 보잘것없는 기계부품에 속한 그였지만, 집에서 아내와의 관계속에 그는 King, 즉 왕이였다.

그에게 아내를 빼았긴다는것은 왕으로써 영토를 빼앗기고 재산을 빼앗긴다는 의미와 같았다. 소유물을 뺏기는것... 그게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평소처럼 아내를 대하면 된다고 말을 했다. 그래, 그거야. 어차피 넌 내꺼니까 평소처럼만 하면 되는거다, 그런 안일한 생각... 그것이 안일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오늘이였다.

"으아아아악... 윽.... 아악....!!!"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고통이 왼쪽 손등에서 퍼져나가고 있었다. 당장이라고 손목을 잘라내는 것이 그나마 덜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격심한 고통... 그리고 그 왼쪽 손등에는 마치 화상이라도 당한듯 짧은 막대기같은 것이 한줄 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완전히 표시되자 아까까지만해도 그를 괴롭혔단 그 고통이 말끔히 사라져버렸다. 그 고통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 화상같은 표시의 증거가 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설마... 설마...!!"

그 악마의 말대로... 그는 그의 아내를 누군게에게 빼앗겨버린 것이였다. 화가 났다. 아니, 나는 이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그냥 평소처럼 생활을 했을 뿐인데, 아내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배신하다니. 그리고 그 동맹을 제안한 누군가가, 그리고 그 의견 자체에는 어느정도를 수긍하던 그들이 그들의 불가침조약을 어겨버린 것이다. 너무나도 화가 났다. 졸지에 피해자가 되어버린 그 자신을 탓했다. 그리고는 누군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랑이를 벌리며 쾌락에 젖어들었을 자신의 아내에 대한 깊은 분노가 용솟음쳤다.

기다림... 그 기다림... 그 기다림 끝에 그를 기다리는 것이 뭔지 깊이 생각할 수 없었다. 분노... 분노만이 그를 지배했다. 상실의 분노...

- 伶?伶?br />
도어락을 여는 소리. 그리고 참담한 몰골의 아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예전의 그였다면, 그가 아무리 무뚝뚝하다고 하더라도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그녀를 보면서 동정심따위 들지 않았다. 나는 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왔는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 끓어오르는 분노를, 아까까지만해도 고통으로 가득했던 그의 왼쪽 손에 가득 담아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시발!! 개같은 년이 어디가서 뒹굴다가 지금 오는거야!!"

"여... 여보..."

"시발년아! 이게 뭐야! 어쭈... 이것봐라. 니년 속옷은 또 왜이래? 엉!?"

"여보... 화내지 말고... 화내지 말고... 흑흑..."

"어? 술냄새봐라. 이 여편네가 집에서 집안일이나 똑바로 할 것이지, 어딜가서 술쳐마신거야? 술쳐마시고 다른 새끼한테 보지 벌리니까 좋든?"

"다... 당신이 어떻게... 아니야... 오해한거같은데 설명할게... 설명할테니까... 제발..."

하지만 그녀는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그는 그녀의 뺨을 때렸다. 그녀의 뺨은 부어올랐고, 맞은 열기가 식기도 전에 그는 그녀의 머리채를 부여잡았다. 무릎을 꿇고 바닥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들어올려지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용서를 바라는 그녀의 간절한 눈빛, 하지만 그는 무참히 그녀를 밀어버렸다. 그 힘을 이겨내지못해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의 양쪽 다리는 벌려졌고, 벌어진 그녀의 치마 틈 사이에는 원래 있어야 할 팬티가 보이질 않았다.

"어쭈? 니가 창녀냐? 팬티는 또 왜 안입어!!"

"그... 그게..."

"그새끼 줬어? 시발... 너같이 변태같은 년이랑 내가 여태까지 산거야? 시발... 좆같네. 꺼져! 이혼이야 개같은년아!"

"제발... 여보.... 여보...."

"으이구 으이구!!! 좆같은년. 이놈의 집구석에 있고 싶은 생각도 없네. 내일 이혼도장 찍을테니까 그렇게 알아!"

그는 바닥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거칠게 현관 문을 닫았다. 짜증이 솟구쳤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사고라도 칠것만 같았다. 시험이고 나발이고... 자신의 아내를 빼앗겼다는 상실감과 배신감으로 가득했다. 드라이브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차에 시동을 걸고는 어디론가 향했다. 날이 더웠다. 답답했다. 그는 창문을 완전히 열고는 밖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들이마셨다. 상쾌해질만도 했는데 오히려 그의 기분이 더욱 더러워지는것 같았다.

벌써 시속 150km... 그리고 155km... 160km... 점점 빠른 속도... 차 안이지만 창문을 열어서인지 그의 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리고 있는지를 어느정도는 체감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늦은 시간이라 시내에 차가 거의 없다시피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였다. 그래도 너무 빠르다는 생각... 그는 브레이크를 밟아서 차의 속도를 줄이려고 했다. 어? 브레이크가 먹질 않는다. 오히려 차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갔다. 어느새 190km를 가리키고 있다... 아까까지만해도 보이질 않던 차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고, 그는 이대로 계속되다가는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젖었다. 하지만 그의 불안감과는 달리 여전히 브레이크는 작동하질 않았고... 그의 차가 앞선 차의 뒤를 들이받는것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돌린 순간......











~ 현재


상진은 쇼파에 앉아 자신의 어깨에 기댄 미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함께 뉴스를 보고 있었다. 쇼파 앞 조그마한 테이블에는 그들이 마신 맥주 두 캔이 있었다. 이제 곧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할때쯤,

-오늘 새벽 4시쯤 고가도로에서 한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그대로 사망했지만, 차의 추락으로 인한 추가적인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밤길에 걸으실때는 더욱 주의하셔야할것 같습니다. 어제 한 남성이 밤길에 길을 걷다가 공사중이라 제대로 닫혀있지 않은 멘홀뚜껑을 헛디뎌 추락해서 그대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다시 들려오는 사망소식들, 남이라고는 해도 사망을 한다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였다. 미애는 알지도 못하는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상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인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리고 이승에서 얼마나 힘들 삶을 살았을지는 모르지만 저승에서라도, 다음 생애에서라도 행복하길 빌었고, TV를 끄기 위해 고개를 돌린 순간, 사망자들의 낯익은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 설마...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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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악마 대화분은 제외했습니다.
이번편은 약간 번외편적인 성격이라서...
게다가 아마 다른편도 비슷해서 다음편에 한번에 말하는 식으로...

이렇게 희생자가 2명 추가되어 이제는 10명이 남게 되었네요.
빨리 제거할 놈들을 제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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