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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짐승 같은 추억 - 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3:04 1,043회 0건
[ 그 짐승 같은 추억]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어쭙잖은 글을 갑자기 쓰게 되었지만,
그저 단 한분이라도 제 끄적임을 보고, 작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추억 하나 일깨우고
그 잊혀졌던 기억에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 하나를 들춰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글을 좀 더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약간의 레시피 같은 팁은,
윤종신의 음악을 잔잔히 틀어놓고 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제가 당시 느꼈던 일들과 제가 하고자 하는 마음에 대한 공감대가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천하는 앨범은 윤종신 5집 우(遇)입니다. 특히 6번 이후 자동반복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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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승아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긴 하루,
긴긴 해 그림자,

태엽 풀린 시계추처럼
리듬을 잃어버린 느슨한 하루,
습기를 걸러낸 버석거리는 9월의 햇살아래
그대 떠난 빈자리,,,


오후만 있던
일 . 요. 일.


오후만 있던 일요일
눈을 뜨고 하늘을 보니 짙은 회색 구름이 나를 부르고 있네.

생각 없이 걷던 길옆에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던 하얀 강아지 이유 없이 달아났네.
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 나는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작은 빗방울들이 아이들의 흥을 깨고 모이 쪼던 비둘기들 날아가 버렸네.
달아났던 강아지 끙끙대며 집을 찾고 스며들던 어둠이 내 앞에 다가왔네.

나는 어둠속으로 들어가 한 없이 걸었고 나는 빗속으로 들어가 마냥 걷고 있었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예쁜 비가 왔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포근한 밤이 왔네.

들국화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




복학도 하지 않은 채, 친구네 방들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 하게 죽이던 내게 이제는 좀 더 내일을 생각 하며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승아에게 약속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우선, 재수(라 쓰고 완전 장수라고 읽는다)를 해서, 서울의 명문대 간판을 따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기 위해, 우선 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 학교 주변, 전봇대를 찾아 헤매며, 새로운 나의 삶을 위한 그곳을 찾아 헤맸다.

단칸의 월세 자취방과 하숙집이 거의 전부였던, 입대전과는 달리, 학교 주변엔 슬슬 싱크대와 화장실 침대 책상 등이 풀 옵션으로 갖춰진 원룸이 대세로 넘어가고 있었고, 그에 따라 월세도 덩달아 비싸져서, 도무지 쉽사리 방을 정하지 못했다.

다행히, 후문 쪽에 전세 2천5백짜리 작은 원룸을 하나 구할 수가 있었다.
보통 3~4천 이상 줘야 하고, 그마저도 전세는 거의 없던 시절이라,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에게 40만원 가량 하던, 월세를 부담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워 덜컥 들어갔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라고, 방엔 그 흔한 옵션이 하나 도 없었다.

우선, 근처 벼룩시장에서 침대와 책상세트를 주문하고,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드럽게 부자새끼들이 많은 우리 학교 주변에선 그냥 버려지는 것을 업어와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탁기 같은 건, 새벽에 승아랑 뺑이쳐 업어와서 돌려보면 진짜 고장 난 게 대부분이어서, 다시 해 뜨기 전, 제자리에 돌려놓느라 죽을 고생을 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 했었으면, 그 개고생 안했을 텐데...)


내방의 최고 장점은, 정 남향에, 학교 뒷산을 끼고 돌아 중턱에 위치해서, 인공호수가 내 창으로 시원하게 들어오는 구조라는 거다.

그 호수는, 군대는 못가는 신체를 가지면서도, 청와대는 들어갈 수 있는 특수한 신체를 가지신 쥐새끼의 삽질처럼 판 것인지, 아니면 정말 치수 사업으로 꼭 필요했던 사업인지는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난 어차피 대학을 위해 잠깐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처음엔 그 호수가 풍광하나로 나에겐 큰 축복이었는데, 이후로 시도 때도 없이 끼는 짙은 안개로 겨울철의 편도선. 기관지염은 그곳에 있는 내내 달고 살았고, 후에 알았지만, 호수 옆에 새로 들어온 공단의 오염물질과 함께 섞여서 진정한 고농도 스모그를 이룬 것을 알았을 땐, 더 이상 아름답게만 볼 수 없는 내 건강을 위협하는 혐오시설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5월부터 8월까지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호수였다.


학교 바로 주변의 원룸들은 다탁 다탁 붙어서 대부분 방의 창문을 열면 앞뒷집 창문과 마주보거나, 주변 건물의 벽으로 가로막혀 답답한 구조였는데, 내방은 마치 전원주택처럼 뒤쪽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끝자락과 시원하게 뚫린 외곽도로를 지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구조였다. 그래서 겨울엔 드럽게 추웠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아름다운 그곳이 내겐 그저 아름다운 추억만으로 기억 될 수 있을까 싶다.



하여간, 복학도 안한 내가 집에다 복학준비 공부해야 한다고 구라치고, 방을 얻고 본격적으로 연애질을 시작했다.

평일에는 승아가 10시 이전에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고, 또 나도 우리 과 짐승들과 학교에 각종 판을 벌여놓은 전과로 인해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당연한 게 같은 학년도 아니요……. 게다가 난 복학생이 아닌 그저 휴학생 신분이기에 수업에 들어갈 수도 없으니…….)

그나마 주말에는 완전한 우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전에도 말했듯, 애들은 거의 금요일 오후면 서울로 돌아들 가는 게 태반인지라……. 그런 탓에 우리 과 애들도 거의 우리가 사귀는 사실을 몰랐다. 현태새끼가 이상한 눈치를 차린 정도일 뿐…….

마치 우리는 불륜커플이라도 되는 듯, 의도하지 않은 몰래 CC가 되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우린 그 사이 주말엔 거의 같이 내방에서 먹고 자고 마시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 몇 주 동안같이 시간을 보내고 자고 가면서도, 섹스는 하지 못했다.
내가 처음이기도 해서 서툴기도 했지만 다른 건 다 가능해도 삽입은 거부하는 그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문제였지만, 당시엔 뭐가 내가 그리 잘났다고 자신만만했던지, 어차피 우리는 사귀고 이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아서였던지, 삽입만 못 했을 뿐, 다른 건 다 하고 있으니, 큰 문제라고 생각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다지 나도 다그치지도, 애달파 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삽입을 하게 되었고, 자위보다도 못한 첫 관계는 이루어졌다.

오랜 시간 속에서도, 몇 번의 섹스를 하면서도 그녀는 그다지 열정적이지 못했다. 당시엔 국산야동을 구하기 힘든 시절이었고, 기껏 서양 야동 TAPE정도를 좀 잘 나가는 친구 놈 방에서 ‘간첩 접선하는 심정’으로다가, 비디오 테크에서 보는 수준이었으니, 실전에서 익힌 무공이 아니면, 테크닉을 배울 기회가 전무했다.

요즘같이 인터넷에 야동 그것도 우리 실정에 맞는 동양권 야동과 완소한 한국아마추어들의 셀카들이 많았다면, 우리의 지금의 모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간, 처음 삽입하던 날, 구멍을 못 찾아서 몇 번이나 헤매다, 그녀에게 어딘지 알려달라고 했던 기억은, 정말 지금 생각 하더라도 쥐구멍을 찾고만 싶은 죽을 만큼 비참한 기억이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못하는 건 죄가 아니라고 한다. 한국 사람이 외국어 못하는 게 뭐 대수라고…….외국어 잘하는 건 경쟁력이지만, 흠은 아니라고…….
정말 그럴까?

어디 당신들 주위에서 알파벳을 모르는 놈 있으면, 당신은 그를 뭐라 생각할 것인가?

‘ 아... 그놈 참 민족의식이 투철한 놈인데?’ 할건가?

아니면, ‘ 이 새낀 평생 뭐하다가 알파벳도 모르냐? ’며
절로 무의식적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게 될 것인가?

아마 후자 일 것이다.

난 25살에,
전방에서 현역으로 성실히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역한 예비역 병장 출신의 복학생이다.

그런데 사랑하는 그녀와 잠자리에서 몇 번씩이나 구멍을 못 찾아
여자에게 안내(?)를 부탁 하는…….찌질 이였다.
그것도 다섯 살이나 어린 후배에게…….


그러던 어느 날……. 금요일 저녁
승아가 이번 주엔 서울에 가봐야 한다고 해서,
당연히 1차를 짐승 같은 후배들이랑 일잔을 걸치고, 언제나 24시간 우리의 완벽한 아지트인 학교로 기분 좋게 2차를 하러 애들이랑 어깨동무하며, 되도 않은 민중가요를 불러재끼며 올라가는 중이었다.

갑자기 우리 옆으로 검은 색 소나타 한 대가 스윽~ 지나가는데,

짙은 선팅된 운전석 창 안으로, 교수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운전을 하고, 그 옆엔 무지 느낌 좋은 여자가 졸라리 부럽고 단아한 자태로 다소곳하게 앉아 우리 반대편 창을 바라보며 있었다.
이윽고 있는 우리 무리를 소나타가 지나가자, 그 와중에 애 새끼들은 다들 휘파람을 불어대며 엄한데 객기를 부렸다.

평소 얌전하기로 유명한 동기 녀석이 볼멘소리로

‘ 아.. 시발…….누구는 카섹하러 이 시간에 학교 가는데, 막걸리 박스 들고 이게 뭐야’


역시 남자란...
군대 갔다 오니 이놈도 남자가 된 모양이다.
군대 가기 전엔, 샌님이던 녀석이 ..ㅋㅋ 반양아치 같은짓도 서슴치 않는다 ㅋㅋ

하긴 부럽긴 나도 마찬가지다.
10시가 다된 시각에 , 학교에 뭣 하러 기어 올라가겠는가?
우리처럼 술 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면, 시험도 없는 주말 한밤에...젊은 남녀가...

‘아.. 졸 부럽다…….’


학관 뒤, 해태상 불 꺼진 잔디밭에서 부족한 알코올을 섭취하던 우리는 평소와 달리 그다지 말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 어떤 놈이 여자 이야기를 꺼내고야 평소의 수다쟁이들로 돌아왔다.


‘ 아,,, 아까 그 새끼 존나 부럽던데...누군지 봤어? ’
‘ 보면 아냐? ’
‘ 얼핏 한문과 교양 교수 같던데?’

‘ 한문과 교수? 누구? ’
‘ 아.. 그 우리 교양 하는 그 교수 말야...XX 동아리 지도교수’

‘ 진짜야? 걘 마누라 있잖아? 옆에는 그럼 마눌 인가? 언니 좀 하던데 ㅋㅋㅋ’
‘ 그건 쌕한게 아니라 븅닭아, 열라 청순한 스탈이란 거다. 눈깔로 알사탕을 박아놨냐?’

‘ 아... 그 새끼, 군대서 욕만 배웠나...시바가 말끝마다 육두문자네..디질래?’

한잔 얼큰하게 들어간 탓인지...
평소답지 않게 애들이 말이 많다.

아마도, 주말에 집에도 못가고, 그렇다고 애인도 없어, 시커먼 놈들끼리 모여 막걸리나 죽이는 심사가 뒤틀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입대 전 거의 대부분의 동기들이 애인이 없었다.

요즘처럼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아니 쉽게 만나서 바로 떡치고 그걸 셀카로 남기고, 그러고서도 바로 더 나은 상대 생기면 쿨하게 헤어지는 그러던 시절이 아니다.

학교에서 손이라도 잡고 다닐라치면, 그 커플은 결혼까지 못가면, 그게 더 이상하던 순수(?) 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수능세대라서인지... 학교에서도 조금만 외진 곳에서는 키스를 해대는 년놈들 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말 문화적 충격 그 자체인 시절이다.

학교 주변 원룸 촌에는 알게 모르게 동거 커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더는 ‘언니 한번 후려 볼까?’ 하고 동아리들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어질 지경이었다.

그러니 학교는 더욱 을씨년스러워졌다.
커플들이 급격히 늘고, 그들은 자연스레 동거 족이 되고, 혈기 왕성한 그들은 수업만 끝나면 바로 자신들의 아지트로 기어 들어가 특별한 일 없으면, 주말이 올 때까지 열심히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며, 이제 막 맛을 들인 그 짓에 몰두 하던 시절이니, 자연스레 학교생활은 뒷전이고, 짝이 없는 애들은 개나 소나 모두 솔로이던 시절과는 달리 더더욱 외로움을 탈 수밖에...

하여간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소나타속 커플을 부러움 반 시기 반으로 안주삼아, 신나게 막걸리 병을 거의 비워가고 있었다.

그때 도서관 쪽에서 내려오던 후배가, 우릴 보고 인사하며 슬쩍 합석을 한다.

‘철민 형! 아 뭐예요... 도서관에선 책 혼자 자습 시켜놓고...맨날 술입니까? ’

‘ 아 ,,, 맞다... 가방도 안 가져 왔네...아 ..시키 좀 가져 내려오지...’

‘ 아.. 형님이 어디 계신 줄 알고 가방 챙겨 옵니까? ’

‘ 그러네.. 하하하.... 야. 술도 떨어졌는데... 더 할 거냐? 더 할 거면, 돈 걷어...내 가방 가져오면서 몇 병 더 사오게... ’

드럽게 돈 없는 시키들을 닦달해서, 몇 천 원씩 뿜빠이 한 돈을 들고 도서관에서 가방을 챙겨 정문 쪽 마트로 향했다.

멀리 금요일 저녁이라 한적한 인문관 옆 주차장에 아까 그 남녀들이 있었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데다 이미 날은 어두워 그저 사람 형체정도만 보일 정도지만, 대략, 둘이 서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뭔가 이야길 나누는 것 같았다.

아까 언 듯 보았을 때도 느꼈지만, 언니가 내가 좋아하는 단발 생머리에 단아하게 투피스 정장을 입고 버버리 코트를 오피스 걸처럼 걸치고 있는 게, 제법 청초해 보였다.

부럽긴 부러웠다.

교수랍시고 나이도 안 많은 게, 소나타를 끌고 저런 멋진 언니 델꼬 다니는데...난 이제 복학도 아직 못한 처량한 신세...지잡대 나와서, 언제 저렇게 살아 볼런지...


가슴이 답답해진다.



마트에서 막걸리와 문어발을 사들고, 온갖 신세한탄에 궁시렁 거리며, 애들 있는 해태상쪽으로 기어 내려오는데, 내 옆으로 소나타가 ‘시융~’ 지나가버린다.

‘ 아,,, 교수고 나발이고, 개새가 학교에서 서행도 몰라? 싸가지 하곤 니미’
‘ 그래도 학교에서 떡은 안치니 최악의 막장은 아닌가 보군...’

누가 들어줄 리도 없는데, 돌아오는 내내 궁시렁이다.
갑자기 승아가 몹시도 보고 싶어진다.


사실, 승아가 집에 간다고 했을 때, 내심 반가웠다.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벌써...

질리는 건 아닌데, 주말마다 붙어있으니, 도대체 내 개인 생활이 없었다.

우리 짐승들이랑 술도 밤새 빨고 싶고, 당구나 볼링도 치고 싶고... 뭐 이런 낙이 없으니,
사실 좀 집에 가주길 바랬었다.

아마 그런 내 속마음이 들켜버렸는지,

승아는, ‘ 얼굴이 확 피네..확 펴...오빠 내가 가니깐 그렇게 좋아? ’ 그러고선 퉁퉁거리며 갔었다.

몇 시간도 안지나 바로 이렇게 후회가 밀려온다.


애들한테 가기 전, 승아에게 삐삐 음성메시지 하나로, 보고 싶다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를 부려본다.

하지만, 우리 짐승들과 다시 합류하고선 언제 그랬냐는 듯...다시 막걸리와 각개전투를 벌리며, 예의 아까의 나로 돌아와 버렸다.


11시경 내방으로 돌아와 씻고 잘려다가, 삐삐친게 생각나서 답장 들으려고 완소 부의 상징인, 내 방 전화로 메세제 확인 걸어보니,,, 메시지가 없단다.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삐삐를 확인 해봐도 온 메시지는 없다.

‘이것이 집에 가더니...답장도 안하는구먼...젠장...’

담배를 한 대 물어들고, 창을 여니, 어느새 호수에 가을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내 창으로 스믈스믈 기어 들어온다.
그 스산함에 절로 내 좁은 어깨는 더 더욱 움츠려든다.
마치 지금의 내 현실처럼...








첨으로 1글 1 빠굴이 없는 허접한 회가 되었습니다.
다음회를 묶어서 올릴까도 고민 했지만, 억지 춘향식으로 전개를 빨리 하면
그렇잖아도 막장인 소설(이라 쓰고 그냥 잡설이라 읽는다.)이 더 막장이 될듯하여
어줍잖게 첨에 생각했던 스토리 전개를 이어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처음 약속을 못 지키는 것 같아 몹시 맘에 걸리네요.
(이렇게 내가 소심했던 놈이었나? 그럴리 없는데 ^^*)

주인공녀가 조낸 청순한 스타일이고, 이제 신입생이라는것과 당시는 90년대 초중반이었다는 것 그리고 남자 주인공 또한 이제 막 첫경험 비스무레한걸 한 좀 답답한 범생 스탈이란 점을 상기해서 좀 봐주세요.

사족으로, 삐삐세대가 아니신 분들은 삐삐대목에서, 뭔소린가? 하실 수도 있겠다 싶어 뺄려고 했는데..
나름 노장분(?)들의 추억을 생각해, 그냥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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