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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3:00 648회 0건
제11화



평소보다 희성의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이렇게 유미의 얼굴을 마주보는 것 만으로도 연속되었던 철야의 피곤함이 사라져가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유미에겐 힘을 받는 것만 같았다. 그런 유미를 위해서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희성은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주변 상황을 유미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11월도 이제 끝나가고 있었다. 눈에 띄게 해가 짧아졌다. ?소 같으면 은퇴를 했다고는 해도 동아리 활동에 여념이 없을 유미가 연구실에 들렀다. 생각지도 못한 방문이 무척이나 기뻤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탓인지 롱코트 차림이었다. 코트 아래로 보이는 검은 색 스타킹이 탄탄한 허벅지와 날씬한 각선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갑자기 보고 싶어서… 어제도 못들어 왔지? 그래서 이렇게 얼굴이나 보여주려고.. 나 보고 싶지 않았어? 난 많이 보고 싶었는데…”

“나도 보고 싶었지.. 이렇게… 안고 싶었는 걸?”

“꺄악~”

의자에 마주 앉은채로 유미의 손을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귀여운 비명을 지르는 유미를 부드럽게 안고 있었다. 서로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희성의 등뒤로 둘러진 유미의 팔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렇게.. 계속 있을 수만 있다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연구실의 다른 연구원들은 외출중이었다. 지금 이 방에는 희성이와 유미 두사람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두사람의 생각일 뿐이었다.

‘음.. 난 왜 꼭 이럴 때만 여기 있어서… 말야’

조금 떨어진 원심분리기 뒤편에서 지영이 그전처럼 몸을 숙이고 투덜대고 있었다. 손에는 두잔의 커피잔을 들고 있는 채였다. 연일 철야작업중인 희성에게 줄 생각으로 교수실에서 나오자마자 안고 있는 두사람을 목격했던 것이다.

‘뭐 사이 좋아 보이니까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설마 또 전처럼…’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지영이 얼굴을 들었다. 하지만 유미는 희성의 품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있었다.

“연구는 어때? 좀 진전이 있어?”

화제가 달라졌다. 지영은 마치 유미가 몸을 만지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이제부터지 뭐.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아서.. 내가 제일 막내잖아. 쳐지지 않으려면 공부도 해야 하고 게다가…”

“게다가?”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꾸며 희성의 손을 잡고 유미는 의자로 돌아갔다.

“지영교수가 엄하잖아. 체크도 꼼꼼하고, 별거 아닌 실수에도 혼난단 말이야. 왜 실수했는지 되짚어 보라면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매일 그런 일상의 반복이야. 왜 그렇게 나를 못잡아서 안달인지 몰라. 아주 귀신이야 귀신”

‘저거.. 아무리 내가 없다지만…’

바로 옆에서 듣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유미가 희성의 얘기를 듣고 웃었다.

“그래도 열심이네.. 나도 응원하고 있을게. 희성이가.. 꿈을 꼭 이룰 수 있게 말야.. 무슨 일이 있어도….”

마치 혼자말처럼 말을 이으며 희성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기운이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평소와는 달랐다. 목이라도 메인 것처럼 목소리가 작아졌다. 안쓰러운 듯한 유미의 눈을 가만히 바라 보았다.

“좀 마르지 않았니?”

손을 뻗었다. 유미의 얼굴을 감싸고 물어보았다. 따뜻한 실내에 있는 것치고는 차가운 유미의 체온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무리하면 안돼.. 유미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나…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내게 제일 소중한 사람인걸”

‘희성아.. 나.. 이젠….’

벌써 일주일이나 인정사정없는 지훈의 행동을 간신히 견뎌오고 있었다. 터질 것 같이 억누르고 있는 기분이 부드러운 남자친구의 따뜻한 말에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희상아.. 있잖아… 나…”

유미의 작은 입술이 말을 꺼내려고 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문이 벌컥하고 거칠게 열렸다.

“실례합니다~ 유미 선배.. 여기 있나요?”

말소리와 함께 목소리의 주인공이 뚜벅뚜벅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지..지훈아.. 왜…? 여긴?”

갑자기 나타난 지훈의 모습을 보고 유미가 어깨를 움츠렸다. 테니스 대회 때 유미를 억지로 안고 있던 그 자식이었다. 희성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자신을 째려보는 듯한 그 시선을 무시하면서 지훈은 실내를 이리저리 훑어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응? 저애는 그때.. 훔쳐보던…’

지영은 몸을 더 숙이며 컵을 든채로 일이 돌아가는 모양새를 지켜보고 있었다.

“동아리 미팅 시간이라서요.. 선배를 모시고 오라던데요?”

지훈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유미를 내려다 보며 선채로 말을 꺼냈다.

“아.. 응.. 알았어.. 희성아.. 그만 가봐야 할 거 같아. 얼굴 보니까 좀 괜찮아졌어.. 그럼 수고하고.. 집에서 보자”

인사를 마치고 마음처럼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열려진 문을 향했다.

“어서요.. 선배.. 다들 기다린다니까요”

재촉하는 소리에 등 떠밀려 복도로 나섰다. 문을 닫으려던 손을 잠시 멈춘 지훈이 뒤를 돌아보았다. 처음으로 희성에게 말을 걸었다.

“유미 선배 좀 빌려갈게요”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별 느낌이 없는 목소리에서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아, 유미야. 오늘은 좀 일찍 끝낼 수 있을 거 같으니까 집에서 밥 같이 먹자. 요리라도 해줄게.. 이따 봐~”

왜인지 불안한 마음에 희성이 서둘러서 덧붙였다.

“응”

뒤를 돌아보며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안색이 좀 나아진 것도 같아 보였다. 지훈을 따라서 연구실 밖으로 나선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도 희성은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자식을 너무 의식했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랬었는데… 쪼잔한 놈 같으니라고.. 내가 이모양이면.. 유미가 놀릴 거야’

묘하게 신경쓰이는 기분을 애써 털어내며 컴퓨터 앞으로 고쳐 앉아 데이터의 입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영은 조금 달랐다.

‘저 아이.. 남자애를 봤을 때.. 어딘가 무서워하는 눈빛이었어…’

유미의 눈빛이 이상하게도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러시아워. 역으로 전철이 미끌어져 들어올 때마다 사람들이 넘치듯 흘러나왔다. 강의 흐름을 견디는 바위처럼 지훈과 유미만이 플랫폼의 중간에 마주 서 있었다.

“왜? 연구실에 왜 온거지? 희성이한테는 아무짓도 안하기로 했었잖아. 시키는대로 이런 차림으로 연구실에도 갔잖아…”

“그냥.. 그 바보자식, 얼굴이나 함 볼까 하고”

“너무해!”

날카롭게 지훈을 째려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시끄럽게 굴지 말고 코트나 벗어”

라는 지훈의 명령만이 되돌아 왔다.

“여..여기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움찔하면서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뭐하자는 거지? 반항이라도 할 셈인가?”

“또 그런 식이지? .. 비겁한 자식.. 그래.. 멋대로 해봐”

“우와~ 겁나네.. 진작 그럴 것이지.. 어떻게 생긴 장난감인데.. 벌써 버릴 수야 없잖아?”

“그리고.. 내 장난감 가지고 내가 어디서 어떻게 놀던 내 맘이지? 안그래?”

그렇게 말을 마치며 지훈이 유미의 턱을 잡고 눈을 들여다 보았다.

“벗어.. 보여보란 말이야”

분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저항하면 할수록 힘만 더 들 뿐이었다. 그렇다면 시키는대로 따르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를 악물고 마음을 닫은 채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면 그 뿐이었다. 시키는대로 하나씩 코트의 단추를 풀었다. 지훈이 벗어든 코트를 받아 들었다.

“오호.. 누나.. 아직 고삐리라고 해도 되겠는데?”

긴 속눈썹의 눈을 내려 감은 유미는 고등학교때 입던 교복을 입고 있었다. 크림색의 긴 소매 상의에 감색 스커트. 짧아 보이기는 했지만 무릎 위까지의 길이였다.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아 청초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던 유미는 요즘 고등학생들의 화려한 메이크업 탓에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단지 고등학교 때와 비교해서 더욱 풍만해지고 요염해진 가슴과 엉덩이 탓에 사이즈가 조금 맞지 않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가슴과 잘록한 허리는 더욱 더 강조되고 있었다. 청순하고 깨끗한 마스크와 교복과는 달리 요염해보이기까지 했다.

“자, 가자고”

지훈이 팔을 잡고 인파 속으로 걸음을 내 딛었다. 오늘도..견디기 힘든 수치와 거부하기 힘든 쾌감, 그리고 피하기 어려운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또 다시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까칠하게 받아치기는 했지만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굴욕의 거센 파도를 견디기 힘들었다. 유미의 몸도 마음도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전철에 올랐다. 지훈과 유미는 마주 보고 서 있었다.

“그 바보자식도 이 차림새에 뿅간 거지? 고삐리때도 가슴 주물럭 거렸어?”

“희성이를 너 같이 최악의 인간하고 똑같이 생각하지 마.. 그랬을 리가 없으니까”

지금까지 계속 같은 학교였다. 매일 아침 같이 등교를 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 희성이 혼자가 되고 말았을 때부터는 일부러라도 같이 다녔다. 늦잠을 잔 희성을 깨우는 것도 유미가 할 일이었다. 친구들로부터 ‘좀 더 멋있는 남자와 사귀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희성의 강한 의지와 따뜻하고 넓은 마음씨를 알고 있는 유미로써는 외모로만 자신을 판단하려고 하는 남자들이 오히려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사귈 마음 같은 것이 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친한 소꿉친구로로써 남매처럼 지내왔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렸다. 그런 마음을 스스로도 깨닫기 시작할 무렵 희성이가 고백을 해왔었다. 무엇과도 바굴 수 없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었다. 오늘 그런 추억이 담긴 교복을 입은 채 희성에게 가라는 지훈의 지시였다. 지금 이렇게 그 시절의 교복을 입은 채 창피한 일을 당하려고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 유미는 또 한번 희성을 배반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왔다.

“그래? 나랑 그 바보자식은 다르지.. 그럼 그 바보자식은 아무것도 안했었나 보지? 등신 같이.. 대신 내가 해주지 뭐. 내가 대신 고삐리때의 누나를 귀여워해줄게”

센척하는 자신의 말이 지훈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 자식보다는 내가 더 잘하잖아? 안그래?”

유미를 당겨 안은 지훈이 망설이지 않고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넣었다. 검은색 스타킹의 감촉을 즐기라도 하듯이 유미의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느끼면 안돼…’

지훈을 향한 증오와 혐오의 그림자에 숨어 있는 달콤한 기대를 이를 악물고 떨쳐냈다.

“시키는대로 팬티는 안입었네? 싫은 척 해도.. 사실은 이런 거 좋아하는 거 아냐?”

“그만둬! 아냐 그런 거”

하지만 말과는 달리 지훈의 얼굴을 봤을 때부터 젖꼭지는 단단하게 일어서 있었고, 보지는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트를 벗었을 때, 지훈에게 무엇인가를 당하고 말 거라는 것을 짐작했을 때부터 몸 구석구석까지 마비 같은 느낌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지훈의 한마디 말에 육체가 지배당하는 것 같은 느낌. 조건반사처럼 자신이 자신의 육체의 컨트롤리 힘들어기지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 굴욕이 계속될지 몰랐다. 이대로 시키는대로 계속된다면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두려웠다. 도망치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희성이가…. 도망 갈 수도 없었다.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희성아…나…무서워…’

“다리 좀 벌려봐. 그렇지.. 그렇게 말 잘들으면 좋잖아? 곧 귀여워해줄게”

주먹을 꼭 쥔채로 지훈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커다란 지훈의 손바닥이 허벅지 안쪽의 계곡을 쓰다듬고 있었다. 스타킹 위로 애를 태우는 듯한 느낌이 하반신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리 무심하게 있으려고 애를 써봐도 안되었다. 눈을 감고 손의 움직임을 견디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민감하게 신경을 깨우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더 많아진 사람들이 반대쪽 문으로부터 전철로 들어왔다. 이제, 앞으로 30분 동안은 이쪽 문이 열릴 일이 없었다. 모든 것이 지훈의 계산대로였다. 문득 등뒤로 돌아들어온 손이 교복의 상의를 비집으며 들어왔다. 촉촉히 땀으로 젖기 시작하는 피부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가슴을 향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응?”

싫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등줄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맨살을 만지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흐트러지는 교복을 바라보던 지훈이 뒤쪽에 서 있는 사람을 흘깃 쳐다 보았다. 지훈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이 몸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니었군.. 만지게 해줘.. 뒤에 있는 친구도”

“시..싫어.. 안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다니.. 지훈이 만져오는 것과는 또 달랐다. 생리적인 혐오감이 끓어올랐다. 분노가 느꺼졌다. 소리라도 쳐서 그만두게 하고 싶었지만 속옷을 입지 않은 것과 지훈의 손이 스커트를 헤집고 있던 것들이 마음에 걸려서 강하게 저항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옆구리외 가슴의 바로 밑, 맨살에 닿을 듯 말듯한 교묘한 터치를 해 가며 올라오던 손길이 드디어 두개의 가슴을 덮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교복은 이미 밀려 올라가 풍만한 가슴이 사람들 틈에서 노출되기 시작했다.

‘시..싫어… 하지마…’

절망적인 생각과는 반대로 비틀려지는 젖꽂지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조금씩 생겨나는 쾌감이 혐오감을 지워내기 시작했다. 무릎의 힘이 빠졌다. 쾌감에 눈을 뜨기 시작한 육체가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 유미의 느낌을 알기라도 한 듯 묶어둔 머리결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느껴졌다. 뒤쪽의 사람이 귓가에 속삭여왔다.

“교복 같은 거 꺼내입고.. 코스프레라도 하려나? 대학생씩이나 되어서 아직까지 이런 차림으로 안창피한가보지? 선/배/”

“응?.. 지..지혜?”

“과외하러 가는 길이였는데.. 이런 곳에서 치한놀이를 하고 있는 선배를 볼 줄은 몰랐네. 아주 발정이 났군요? 더러운 년..”

그렇게 비웃으면서 천천히 손을 아래쪽으로 내렸다. 교대라도 하듯 지훈이 가슴을 만져왔다. 가녀린 허리에서부터 둥근 커브를 그리는 엉덩이, 부드러운 감촉의 허벅지까지.. 그저 피부를 쓸면서 움직이는 것 뿐이었는데도 여자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애무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채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애를 태우면서 밑으로 내려간 손가락이 유미의 보지에 닿았다. 스타킹 너머로도 따뜻한 습기가 느껴졌다.

“선배.. 치한 당하면서도 이렇게나 젖어 있네. 보통은 안느끼지 않나? 밝히기는.. 어머? 팬티도 안입았잖아? 노출도 좋아했어요?”

지혜가 교묘하게 손톱으로 스타킹을 찢었다. 손가락이 뜨겁게 젖은 보지를 건드렸다.

싫었다. 왜 이렇게 느끼고 마는지 몰랐다. 창피함에도 불구하고 느끼고만 있었다. 지훈이 지혜에게 눈짓을 했다. 보지를 만지던 지혜의 손가락이 항문 주위로 돌아갔다.

“으흣~!.. 거…거긴 안돼…”

“큰 소리내면 사람들한테 들려요… 아.. 알았다. 다른사람들한테도 들키고 싶은 거구나? 그럼 뭐 어절 수 없지.. 소리 내요.. 더 크게~”

희성이조차도 손대지 못한 곳이었다. 지혜가 손가락을 짤러 넣었다. 배설기관의 근육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오한과도 같은 감각에 이를 악물었다. 참아내어야 했다.

“여기 따이고 싶지 않음.. 지훈이도 즐겁게 주라고..”

언제 꺼냈는지 지훈은 자지를 스커트로 감싸쥐고 있었다. 그 위로 하얀 손이 겹쳐졌다.

“빨리 흔들어봐. 그 자식이랑 추억이 담겨있는 교복에 잔뜩 싸줄 테니까”

“아..안돼…”

그럴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항문의 입구를 가지고 놀던 지혜의 손가락이 서서히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아..아파.. 부탁이야…그만…’

고통과 혐오감을 더 참아내지 못했다. 후배의 지시대로 천천히 유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돌아들어온 지혜의 오른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타겟으로 정했다. 스타킹 위로 비벼대기 시작했다. 왼 손가락은 젖을대로 젖은 보지 안의 안쪽 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지훈의 손이 달아오른 젖꼭지를 손안에서 굴리고 있었다. 반복해서 자극하고 가지고 노는 4개의 손이 무너져내리는 것 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전철 안에서 유미는 뜨거운 숨만 토해내고 있었다.

“아읏,,, 으으으음.. 아아.. 하아”

귀여운 유미의 입에서 농염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눈가가 발그레 하게 물들어 있었다. 교복은 상의도 스커트도 온통 흐트러진 채였다. 지적이고 도도하던 평소의 표정은 간데 없었다. 그저 음란하게 욕망만을 쫓는 암컷의 얼굴이 되어가고 있었다. 쾌락을 쫓는 본능에 지배되어 가고 있었다.

“느끼고 싶으면.. 나부터 싸게 만들어봐”

지훈에게 배운대로 지훈의 지시에 따라 손을 놀렸다. 한때는 마음까지 허락해 몸을 맡겼었다. 그때부터 몇번이고 절정을 느끼게 해주었었다. 여행지에서는 의식을 잃을정도까지 느끼고 말았었다. 마음이 떠난 지금은 그랬던 유미의 육체가 수치에 의한 쾌락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음이 아닌 육체가 유미의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강약을 주면서 리듬을 바꾸면서 지훈을 절정으로 이끌고 있었다.

“정말 밝힌다니까.. 이런 곳에서 남자거 잡고 흔들고 있는 것 좀 봐. 다들 보잖아.. 선배 알몸… 창피하지도 않아? 치한놀이 같은걸로 질질 싸기나 하고.. 이런 여자가 어떻게 희성이 오빠 애인이란 말야…”

마치 유미의 가슴속에 새기기라도 하듯이 속삭이고 있었다.

‘아아~ 안돼… 보지마… 희성아… 나… 이런 곳에서… 사람들이… 내 이런 꼴을 죄다 보고 있대… 안돼…. 안돼… 아음… 아아아~’

몽롱한 의식 속에서 있지도 않은 시선을 스스로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그 느낌이 더욱 더 쾌감을 증폭시키고 말았다. 내려다 보는 지훈의 눈에 눈가를 떨면서 절정의 느낌에 빠져 있는 유미의 얼굴이 보여지고 있었다. 음란한 손의 움직임에 지훈의 자지가 더욱 더 단단해져가고 있었다.

“자.. 그 얼굴 다른 사람들한테도 다 보여줘야지?”

몸을 떨기 시작하는 유미를 보면서 애라도 태우듯이 만지고 있던 클리토리스를 비틀어 버렸다.

“아..하흑~”

간신히 소리를 참았다. 하지만 새어나오는 신음소리까지는 어쩌지 못했다. 몸을 잘게 떨면서 한순간에 절정에 올랐다. 커다란 절정의 파도를 맞이하면서 흔들어대는 유미의 손길에 지훈이도 폭발을 시작했다. 걸쭉한 하얀 정액이 치마단과 말려진 교복, 그리고 투명한 유미의 피부까지 튀었다. 스커트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물들여가고 있었다.

“어때? 자신의 손으로 그 바보자식과의 추억에 좆물을 끼얹은 기분이?”

전신을 뚫고 지나는 듯한 느낌에 멍하게 가슴에 기대고 있는 유미의 귓가에 지훈이 악마처럼 속삭였다.


“희성 오빠 안녕하세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키 입력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주변은 완전한 어둠에 둘러싸여 있었다. 워낙 집중하고 있던 탓에 연구실에 누가 들어오는 것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어? 지혜구나? 어쩐 일이야.. 이 시간에”

“과외 가는 길에 문득 생각이 나서요..무작정 와 봤어요”

“쓸데없는 일을 했구나”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싫지는 않았다. 요즘 불쑥하고 찾아와서는 수다를 떨다가 돌아가는 일이 잦았다. 그렇다고 이전과 같이 대담한 행동을 취하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오빠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뭐라 그럴까..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오빠한테만 그러는 거 같아요..”

쑥쓰럽게 그렇게 말하는 지혜의 어려 보이는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희성에게 있어서도 스트레스가 쌓이는 참이었던 터라 편안한 시간이 되곤 했었다.

“응? 유미선배 안왔었어요? 동아리는 일찍 끝났는데.. 무슨 일 있나…? 매정하기도 하시지 참.. 내가 여자친구면 절대로 혼자 두거나 하진 않을텐데… 그러니까 오빠.. 나랑 사귀자니까요 후후… 참.. 이것 좀 드셔보세요.. 붕어빵… 따뜻할 거에요”

순진해 보이면서도 영악해 보였다. 농담인지 진심인지.. 지혜의 표정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겨우 붕어빵으로 낚으려고? 하하.. 무리지 무리야.. 게다가 난 혼자가 아냐.. 언제나 유미랑 같이 있는 걸?”

“음…? 무슨 소리에요?”

“난.. 유미가 있으니까.. 언제나 날 지켜주는 유미가 옆에 있어서 아무리 힘들어도 힘낼 수 있다고 생각해. 옛날에.. 정말 어쩌면 좋을지도 모를 정도로 힘들어서 이것저것 다 때려치우고 싶었을 때에도 유미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거든. 그래서 말야..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유미랑 같이 있는 거랑 마찬가지야.. 다 느껴지거든..”

“음.. 정말 그럴까요? 난 안그럴 거 같은데요? 유미선배가.. 글쎄요…?”

‘말도 안돼.. 그런 여자가.. 조금전까지만 해도 그 여자가 어떤 짓을 했는지를 난 다 알고 있는 걸?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어…’

밝게 수다를 떨던 지혜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누구도 쉽게 다가서지 못할 것만 같은 그런 기색이었다.

“난 그렇게 믿고 있어.. 내가 힘낼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유미를.. 난…”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사람을 믿는 거지?..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아… ‘

조금은 과장되게 한숨을 쉬고는 지혜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짧은 머리가 흔들렸다. 졌다는 듯한 몸짓을 해 보였다. 평상시의 지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뭐.. 나.. 오빠 포기한 건 아니니까..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이런.. 한시간 지각이에요.. 재미있었는데… 또 올게요.. 붕어빵 식기 전에 드세요…”

손으로 키스를 날린 후 연구실을 뛰어 나갔다. 그런 지혜를 보며, 유미랑 사이가 좀 더 좋았으면…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친해지고 나면 틀림없이 유미를 좋아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었다. 불어 지나가는 바람처럼 달려간 지혜를 그렇게 보고 있을 때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희성이 인기 많네~~”

지영의 손에 커피잔이 들려 있었다.

“바꿔 먹지 않을래? 붕어빵이랑.. 커피..”

라며 키보드 옆에 컵을 놓았다. 조금 앞으로 숙인 가슴골 사이에서 진주 목걸이가 불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가녀린 그녀의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가 섹시하게 보였다.

“어? 선생님… 언제부터 계셨던 거에요?”

“다 듣고 있었지.. 지난번 그 예쁜 여자친구도 그렇고, 아까 그 귀여운 여친 후보도 그렇고.. 인기 많네.. 이래서야..나 같은 나이 많은 누나는 명함도 못내밀겠는걸?”

“네에~?”

“후후.. 농담이야.. 하지만 여자친구.. 잘 챙기는 게 좋을 거야.. 라이벌이 제법 많아 보이거든.. 꼭 잡아 주라고.. 쓸쓸하게 하면.. 안돼”

“안그래요.. 안해.. 난 유미뿐이라니까요”

“오호~ 뜨꺼운데? 푹 빠진 모양이내.. 하지만 말야.. 전에도 얘기했지만.. 그저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믿는다는 건 말야.. 물론 믿음의 힘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때도 있거든.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믿기만 해서는 안돼. 알아?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안보이는 것도 많단 말이지.. 그런 건 네가 직접 보고 확인하러 다가가야 하는 거야. 그게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해도 말야.. 되돌릴 수 없게 되기 전에…”

또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건성건성 듣는 희성의 표정을 보고는 말을 거두었다.

“이런.. 또 설교를 했나보네..후후.. 난 그럼 이만 들어갈 테니까.. 뒷일.. 잘 부탁해”

희성에게 다가와 어깨에 가볍게 잡아주었다.

“내가 귀신같다며?..”라며 덧붙였다.

“서..선생님.. 혹시…?”

얼굴색이 창백해진 희성을 보며 장난스럽게 웃으며 돌아섰다.

“뭐.. 내가 오버하는 거라면 괜찮지만.. 어째 신경쓰인단 말야…” 그런 생각을 하며 또각거리는 발자국과 함께 연구실을 나섰다.

희성은 무너지듯 의자에 몸을 묻었다. 어째 무척이나 피곤해졌다. 지혜도 그렇고 지영도 그렇고 모두 자신을 가지고 노는 것만 같았다.


시계 바늘은 9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조용한 연구실에는 분석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들려오고 있었다. 수치 해석을 위해 패치 처리를 했다. 이제 내일 아침에 나올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끝이었다.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빨리 돌아가서 유미를 보고 싶었다. 지혜가 그렇게 가버린 후 유미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책상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울렸다. 유미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마음이 통했던 거 같아 희성은 기뻤다.

“여보세요..? 안그래도 전화하려고 했었는데.. 좀 늦었지? 이제 들어가니까.. 저녁..”

하지만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 저기.. 희성아… 오늘,.. 좀 늦을 거 같아…”

유미의 대답에 힘이 빠졌다. 조금 전에 만났을 때만 해도 그런 얘기는 없었는데…

“갑자기.. 후배 하나가 얘기 좀 하자고 해서.. 미안해…”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너무 신경쓰지마.. 나도 조금 더 있어야 하니까.. 천천히 와”

보고 싶은 마음을 눌러참으며 유미가 신경쓰지 않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미..미안… 해..”

“잘됐네.. 친절한 남친이 허락하셨나 보내..”

전화의 저쪽에서 유미는 어두운 지훈의 방에 있었다. 전화를 든 반대편에서 차가운 속삭임이 들려왔다. 유미를 등뒤에서 안은 지훈이 집요하게 가슴을 주물러대고 있었다. 단추가 풀어진 채 가슴을 다 드러낸 교복 상의와 여기저기 찢어진 검은 스타킹만을 몸에 걸친 음란한 모습이었다. 책상다리를 하고 있는 지훈에게 등을 기댄채 후좌위의 체위로 자지를 몸에 넣고 있는 상태였다.

“애기.. 오래 걸릴 거 같아?”

전철안에서 그렇게 절정을 맞이한 후 비틀거리는 몸으로 집으로 따라오게 되었다. 현관 앞에서 스타킹을 벗길 시간도 아까운 듯 찢어내고는 전희도 없이 짐승처럼 뒤에서 뜨겁고 단단한 자지를 유미의 보지에 쑤셔 넣었다. 계속되던 자극과 수치에 지훈이 쑤셔댈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신음을 흘리면서 또다시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 후로 계속 애무는 멈추지 않았다. 몇번이고 그렇게 당했다. 몸 구석구석까지 지훈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피부는 옅은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온몸에 오일을 바른듯이 촉촉하게 땀으로 젖어 있었다. 리본으로 묶고 있던 머리는 흐트러져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교복도, 잔해만 남아 있는 검은 색 스타킹도 땀과 지훈이 쏟아낸 정액으로 온통 얼룩져 있었다.

두번다시 남자친구에게 얘기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농락할 작정이었다. 남자친구에게 전화해서 늦게 될 거라는 강요를 받았다. 빨리 돌아가 희성을 보고 싶었던 유미의 본래의 모습은 저 안에 작아져만 가고 있었다. 잔혹할 정도로 여자의 절정을 자극하는 지훈의 음모가 또다시 유미로 하여금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 마치 파도가 밀려와 해변의 모래성을 한번에 쓸어가듯, 그렇게 반항하는 마음을 산산히 부수고 말았다.

“가능한..빨리.. 가… 가..갈….게..”

지훈이 젖꼭지를 비틀어서 강하게 잡아 당겼다. 그럴 때마다 몸으로 전류가 흐르는 것만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하흑.. 제..발.. 그…그만..’

“뭐해? 남자친구한테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고?”

“미안… 남자..친구.. 한테…… 전화..하…한다니까… 후배가…자..장난을… 쳐서…”

희성이가 알게 해서는 안되었다. 지난번처럼 지훈이 멋대로 전화를 받아 건내준 것이 아니었다. 주저하기는 했어도 시키는대로 스스로 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렇게 음란한 자세로 지훈의 자지를 쑤셔 박힌채..

‘나.. 왜.. 이렇게… 희성아… 미..안.. 미안해…’

마음속으로 남자친구에게 용서를 구하면서도 거짓말에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가… 간지럽히잖아.. 아흐흣…”

그 사이에도 지훈은 젖꼭지를 손바닥으로 굴리며 땀으로 젖은 유미의 목덜미를 핥아가며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었다. 지훈의 입술이 귓불을 깨물고 촉촉한 혀끝이 귓속을 파고 들었다. 계속해서 전해지는 새로운 자극이 유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아..안돼… 소리가.. 소리가.. 희성이가….’

“뭐 그런 짖궂은 자식이 다 있어?”

지훈은 힘없이 늘어뜨리고 있는 유미의 손을 잡아 유미의 가슴을 만지게 만들었다.

“느껴져서 죽겠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자식에게도 얘기해 주라고”

절대 지훈의 말을 듣지 않겠다고,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지훈의 말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 뒤에서… 뜨거운…자지가…. 가슴을 만지면서….. ‘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소리내어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아아.. 나..뭐라고 하는 거야.. 희성이가.. 들으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지금까지는 느껴보지도 못했던 큰 파도가 유미를 덮쳐왔다.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미..미안..”

멍한 의식 속에서 힘을 뺀 지훈의 손을 대신해서 스스로 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지훈이 그랬던 것처럼 젖꼭지를 비틀었다. 언제부터인가 느끼기 위한 행동을 배워가고 있었다. 유미의 손을 놓은 지훈의 손이 단단하게 일어서 있는 유미의 클리토리스를 엄지와 중지로 잡고.. 검지로 강하게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윽.. 하아.. 너,.너무해.. 이거.. 아…안돼… 하음… 하악.. 미..미칠 거 같아…’

“그렇게 유미가 미안해 할 건 없잖아”

들킬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자신을 행하고 있는 배신의 행동은 그저 쾌락을 위한 소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가슴과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면서 목덜미를 핥아오는 지훈의 입술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이성을 앗아가버렸다. 필사적으로 평소의 모습을 꾸며내고 있는 남자친구와의 대화도 더 이상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사랑해 유미야”

“내 이 좆대가리가 좋지? 사랑스럽지?”

천천히 허리를 흔들면서 지훈이 보지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등줄기를 따라 퍼져가는 자극에 녹아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더 깊은 자극을 찾아 허리를 요염하게 틀어대고 있었다.

“응.. 나도… 사..랑해”

“내 좆대가리를 사랑한다고? 그럼.. 남친에게도 얘기해야지”

쾌감의 불꽃이 그녀를 태우고 있었다. 복종의 표정을 띄운 채 입술이 열렸다.
“응.. 나도.. 사..랑…”

누구의 말에 대한 대답인지 자신도 몰랐다.

“그래.. 그럼,.. 먼저 가 있을 게.. 이따 보지”

“집에 가기 싫지? 하루 종일 쑤셔 박히고 싶지?”

“…응”

전화가 끊어진 줄도 모르고 있었다. 유미의 손에서 전화를 뺏어들고 벗어던진 옷가지 위로 던져 놓았다. 지훈의 허리가 멈추고 있어도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유방을 주물러대면서 쾌락의 늪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유미의 모습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채 희성은 내일로 미루어 두었던 다음 해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가지마’ 라던가 ‘일찍 와’라는 그 한마디 말이 유미를 지옥의 고통 속에서 건져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의 희성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결국, 그날 유미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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