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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6 603회 0건

30..


“과장님... 저 오늘 조퇴 좀 하겠습니다.”
“뭐!??”

평소보다도 더 지랄 같은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날 노려보는 우리 과 과장의 모습이 오늘따라 귀엽게 보인다. 아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품에 사직서를 품고 있는 회사원들이라면 아마도 지금의 나와 같은 심정으로 상사의 불평불만과 잔소리까지도 귀엽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조퇴? 어디 아파?”
“정말 중요한 일이 생겨서요..”
“중요한 일이 뭔데?”
“제 사생활입니다.”
“......”
“아니면 이 사...”
“진짜 막 나가는구만...”
“....사직.”
“이제 상사라 이거지!?”
“서.... 네?”
“자네 진짜 음흉한대가 있어.. 왜? 갑자기 승진하니까 연차도 눈에 안 뵈나 보지!??”
“....”
“조퇴를 하던 휴가를 가든 마음대로 해! 참나....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진급을.. 쯧쯧.. 회사가 망하려고 작정을 했지...”

과장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난 멀뚱히 서 있기만 했었는데..

“조퇴 하려거든 오늘 배속 받은 총괄부로 가서 하라고!!”
“배..속이라뇨?”
“이 사람이 진짜.. 지금 나 놀리나!?”
“아..아닙니다. 제가 왜 과장님을.... 배속이라뇨.. 갑자기 배속이라고 하셔서..”
“쯧쯧쯧.. 이런 얼빠진 친구를 뭔 생각으로....”

결국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온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던 난 출근길에 로비에 사람들이 모여 벽에 걸린 뭔가를 보며 웅성거리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로비로 내려가게 된다.

-공고-

영업부 대리 진태규는 201X년 00월 00일부로 총괄부 차장으로 임명함.

공고문의 형식조차 파괴하고 적혀 있는 짤막한 글귀에 난 내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이고 비비길 반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럴 리가 없었다. 거의 밤을 새다시피 고민을 했고 결국 사직서까지 만들어 칼을 품듯 양복상의 안주머니에 넣어 왔는데....

어제저녁 날 꺼지라고까지 했던 우리 회사의 대표인 김찬 사장.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내가 했던 기억 중에 날 승진 시킬 명분도 이유도 찾을 수 없었기에 더 혼란스러운 인사이동이었다.

분명 어제 전화를 끊고....






“누구에요?”
“응?... 구비서님...”
“구비서?”
“신이야.. 나 잠깐만 나갔다 올게.”
“네. 혜빈아 우리 침대 가서 자자...”

혜빈이를 안고 일어난 신이가 안방으로 걸어간다. 셋이서 자기엔 좁은 안방이었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갑자기 사장 비서라는 사람에게 이 시간에 전화가 걸려온 것도 이상했지만 그건 곧 사장이 날 부른 것이었기에 더 한 의혹으로 날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중대기업도 아닌 우리 회사였지만 분명 사장이 직접 직원을 불러 만나는 일은 거의 드물었고, 그것도 이 늦은 시간은 더더욱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임에는 분명했지만.. 우선 양복을 차려 입고 서둘러 나가게 된다.

구비서가 문자로 보낸 주소에 도착한 난 고급스러운 한옥집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요정집? 방석집?
아직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내게 양복을 입고 있던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다.

“진태규씨?”
“네?..네.”
“김찬 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날 안으로 안내한 남자는 고풍스러운 한지가 잘 어우러진 옛 문 앞에서 인사를 구십 도로 하곤 다시 밖으로 나간다. 어리둥절해 하던 난 깊은 심호흡을 한 번 내쉬곤 한지와 나무 살로 이뤄진 여닫이문을 어색하게 노크를 하곤 천천히 연다.

“어서 오게..”
“아..안녕하십니까...”
“앉지..”
“네?...네..”

자리에 앉던 난 의외의 인물에 한 번 멈칫 하게 된다.

조사무관..
조진민 사무관이 내 회사의 사장과 독대를 하고 앉아 있었다.

“안녕하셨습니까.”

앉은 자세 그대로 자리에 앉으려다 얼어붙든 멈춘 내게 인사를 하는 조사무관이었다.

“아..안녕하세요.”

“김태규 과장이라고 해서 난 또 누군가 했잖나. 구비서 시켜서 찾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하하하.. 사람이 살다보면 가명을 쓸 수도 있죠. 성까지 바꿀 줄은 예상 못했지만. 하하~.”
“그래도 그렇죠. 전 저희 직원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하하하하..”

무슨 얘길 나눴기에...
우선 분위기를 살피며 조사무관이 내준 바로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둘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건 들어올 때부터 느꼈던 분위기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조사무관이 얘길 한 내 존재에 대해 결코 회사 내에서까지 알려질 필요성도, 중요성도 없었기에, 아니 오히려 실이 되면 실이 됐지 득이 될 리 없다는 내 판단에 둘의 관계를 더 조심스럽게 유추하며 경계를 하게 된다.

“이 친구야.. 그렇게 발이 넓었으면 진작 찾아와서 소스 좀 줄 것이지..”
“네? 소...스라뇨..”
“하~~ 이 친구 좀 보게 음흉하기까지 하네.. 하하하하.”

“사회생활을 잘 하는 거죠.”
“그런데.. 두 분이 어떻게.....”

“어떻게 알긴.. 우리 회사도 행자부 기업발전 위원회 소속 아닌가. 아! 정확히는 내가 위원회 소속인가? 하하하~ 조사무관님이 거기 이사직도 겸하고 계시는데.. 돈독한 사이가 아닐 수 있겠냐고! 하하하하.”
“......네.”
“그것보다.. 자네야 말로 어떻게 한방애에 일원이 된 거야?”
“한..방에요?”
“이 친구가 끝까지 모른 척을 하네.. 나한테까지 그럴 필요 없다니까!”

“진태규씨가 사회생활을 잘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시끄러워봤자 좋을 거 하나 없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건데.. 이런 친구가 있어야 믿음이 가고 모임이 활성화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한방애모임..
한방애...

한방에..게이트......

지금 순간 머릿속을 복잡하게 교차해 지나가는 단어들 중 현민이로부터 들었던 한 단어가 생각이 난다. 강한상의 아버지라는 사람의 죽음과 연관이 있던 한방에게이트..
게이트라는 건 정부나 기타 정치권력과 대형 비리 의혹사건 또는 스캔들을 명치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한방에 게이트라는 건... 이 사람들이 말하는 한방애라는 조직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말하는 것일까? 현민의 조사에서도, 그리고 내가 따로 조사했던 어떠한 문건이나 인터넷에서도 한방애라는 모임의 명칭은 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명칭만을 사용해 한방에게이트라 명하고 사용했던 그 사건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 회장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우려 섞인 말들도 많았지만.. 사실 그의 선대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물갈이를 할 때가 됐죠.”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저도 이번 기회에 좀....”
“하하하하..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니까요.”
“그래도요. 조진민 이사님이 힘 써주신다면 어렵지 않다는 걸 제가 모르겠습니까!”
“허..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차라리.. 이 친구한테 부탁들 해보시죠.”
“하하.. 그렇지 않아도 그 이유로 이 시간에 이 친구를 부른 겁니다. 이 친구라면 당연히 절 위해 힘 써주겠지만.. 어디 그게 혼자 힘으로 되겠습니까. 저도 듣는 귀가 있고 눈이 있습니다. 한방애란 조직이 얼마나 힘이 있고.. 강의원님이 그렇게 되시고 나서 망했다는 소문이 퍼지더니 이번 리더가 된 사람이 어린놈이라고.. 그런데 정작 그 어린 리더를 깔보던 사람들이 전부 망하거나 떨거지가 됐다는 것도 다 듣고 앉아 있다 이겁니다... 그런 조직이 어디 양지로 들어나기나 합니까.. 이런 기회를 잡은 게 저한테는 천운인데.. 쉽게 놓칠 순 없지 않겠냐고요.”
“허~~~... 이러시면 제가 곤란한데......”

내 예상의 범주를 뛰어넘는.. 아니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꼭 소설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현민이 몇 번이나 말을 했던 강한상의 인맥도.. 그리고 신이가 내게 몇 번이나 강조하며 한상이에 대해 말을 했던 얘기들도.. 현실로서 내 귀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그런 남자가...
그렇게 대단한 남자가 갑자기 왜 내게.....
나와는 사는 세상이 다르다 생각했지만 이정도일 줄 몰랐던 남자가 왜 내게 이런 말도 안 되고 어처구니없는 게임이란 걸 제안해 귀찮은 일을 벌인 것일까? 라는 의문이 내 머릿속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자네 표정은 왜 그런가?”
“.....네!??”
“얼굴이 창백한데... 혹시..”
“....”
“자네도 내가 한방애의 가입조건에 미달이 된다고 생각하나?”
“아..아닙니다.. 그런 게 아니고....”
“그럼?”
“...”
“...이 친구 내가 진짜 마음에 안 드나보네..”
“그런 게 아니고 지금 나누시는 대화가.. 솔직히 좀 거....북스러워서요..”
“뭐? 거북스럽다?”

난 내 솔직한 심정을 얘길 하지만.. 김찬 사장의 눈에는 내 뜨끈미진한 행동이 결코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는 듯 금세 표정을 바꾸며 굳어진 얼굴을 감추질 못 했다. 그러나 그런 사장의 표정변화까지 신경 쓰기엔 내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처음 한방에게이트란 말을 들었을 때부터 강한상의 존재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다는 후회감에 내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아오디라는 고급 외제차를 선뜻 선물로 줄 정도의 재력과 단 한 통화로 내 계좌에서 아무렇지 않게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인맥.. 거기에 뒷세계와도 연줄이 있을 거란 신이의 경고까지...

조사한대로 단지 부모의 남겨진 후광을 빌어먹으며 아무런 빽도 없이 돈만 많은 놈이라고 하기엔 했던 행동이나 내게 보여줬던 인맥들이 모순투성이였다는 걸.. 이제 와서야 깨닫게 된다. 아니.. 신이란 존재 하나에 목을 매고 이 게임이란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이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던 나였기에 현민이 조사한 내용만을 듣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지만....

“사장님.. 그게 아니고 말입니다.. 강한상이라는 친구가 워낙 독단적이다보니...”
“그래? 그 정도야?”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사실 전 정식 회원도 아니고...”
“회원이 아니라니?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나?”
“아닙니다.. 조사무.. 이사님한테 물어보셔도 아시겠지만.. 정말 정식 회원이 아닙니다.”

“회원이 아니긴. 아.. 그러고 보니 입회원부에서 못 보긴 했지만.. 강한상 그 친구가 개인적으로 소개를 해 줄 정도면 이미 모임의 일원이나 마찬가지지.”
“그것 보라고! 그런데 이사님.. 그 강한상이란 친구 말입니다.. 듣기론 전 대표님의 후자라고.. 하던데.. 어떻게 지금의 리더 자리까지...”
“음... 어차피 이제 한 가족이 될 분이니... 김과장 맞지? 김찬 사장님도 우리 회원에 추천 할 거지?”

“네??.. 제게 그럴 권한이....”

“허~. 이 친구.. 다음 모임엔 벌써부터 자네를 꼭 데리고 와달라는 부탁까지 받았는데.. 자꾸 이러긴가?”
“....”

그 날의 조사무관하고는 완전히 딴 사람처럼 느껴진다.
말수가 극히 적다 못해 과묵함이 무기인 듯한 남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김의원이라는 남자보다 더 수다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될 정도로 내 옆에 앉아 있는 남자는 능글맞고 허세부리기 좋아 보이는 권력주의의 표본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 친구 때문에 이전의 모임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이 친구가 등장하고 나서 처음으로 강군이 당황하는 표정을 봤다는 거 아닙니까!. 완벽주의에 냉정하기로 소문난 강한상이란 친구가 똥 씹은 표정을 짓는데... 겪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김찬 사장님도 같이 어울리시면 강한상이란 친구 때문에 곤란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손수 경험해 보실 겁니다. 차라리 이 모임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할 때가 있다니까요.”
“네? 소문으로만 퍼진 한방애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시면 벌써부터 몸 사리게 되잖습니까.”
“하하하하..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사실 강한상이란 친구가 실권을 쥐고 있지만 그게 어디 그 친구의 능력 때문입니까? 장부를 관리하던 지 아버지의 일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스란히 물려받는 꼴이 돼버려서 그런 거지.. 거기다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설쳐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배알이 꼴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말입니다.”
“음.. 그래도.. 이 세상은 정보와 돈이 전부 아닙니까.. 한방애란 조직 자체가 그런 비밀조직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데... 능력이 안 되면 진즉에 쫓겨났겠죠...”
“그거야.... 강군이 철두철미 하다는 건 전부 인정하고 있지만 그것도 요즘은 약발이 떨어진 듯 하니까 문제죠.”
“약발이 떨어지다뇨?”
“요즘 내외부적으로 말들이 많습니다. 1년.. 전부턴가? 갑자기 자기 위주로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질 않나.. 잠수를 타질 않나.. 아무리 젊은 객기에 막 말을 할 수도 있다고는 해도.. 요즘은 그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과격해지기도 하고요.”
“허....”
“그래서 제가 김찬 사장님을 좋게 보고도 함부로 말씀을 못 드렸던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저기..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응? 뭔가?”
“조이사님이.. 지금 말씀하시는 게 많은 분들의 의견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조용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난 한 가지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다.
조사무관이 하는 말과 행동. 그리고 사장이 날 이 늦은 시간에 부른 이유까지..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그들의 용건과 목적을 조금이나마 추측할 수 있었고 그 추측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에 끼어들어 미끼를 걸어 낚싯대로 물가에 파장을 일으켜 보려 한다.

“.........”
“....”

내 예상대로.. 둘의 대화는 순간 멈추며 서로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곤 그 시선을 이내 내게 옮긴다. 생각지도 못 한 내 말에 누구보다 당황한 건 조사무관이었고 그런 조사무관의 눈치를 살피며 김찬 사장도 긴장을 하는 듯 보였다.

이 둘은 지금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하..하하하하.. 이 친구가 농담도 잘 하네..”
“...”
“설마 조직의 3규칙을 어길 셈인가? 조직의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요소는 철저히 제거한다!”
“규칙이라고요? 오히려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뒷다마를 하시는 게 조사무관님 같으신데요..”
“하~~.. 이 친구.. 강군하고 사이가 안 좋은 줄 알았더니...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들었나보군.”

“저기.. 잠시만....”

불쾌감을 대놓고 드러내기 시작한 조사무관 앞에서 일어난 김찬 사장이 날 밖으로 불러낸다.
이 남자를 이용해야 할지, 아니면 이것도 하나의 시험이나 게임일지도 모르기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우선은 조사무관에게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수중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접근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불쾌감을 드러낼 줄은 예상 못 했다.
첫 번째 가정에 날 지난 주 모임에 초대한 것이 강한상이었고 그렇기에 강한상의 친구나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눈에 비춰졌을 거란 생각에 이런 경고성 멘트를 날렸는데도.. 능글맞게 넘어가거나 받아칠 정도의 능력이 될 줄 알았던 조사무관은 정작 불쾌감과 당혹스러움을 숨기질 못하는 듯 보였다.
아니면.. 강한상이란 남자를 깔보고 욕하면서도 그 내면에 자리 잡은 공포란 감정이 더 지배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네 정말 이러긴가!?”
“....죄송합니다.”
“자네가 그 강군이라는 사람하고 무슨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지.. 내가 자넬 얼마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칠 친구로 안 봤는데 이러기냐고!”
“....”
“한방애의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 진 잘 모르겠지만.. 자네가 오기 전까진 다 된 밥이었단 말이야! 이렇게 코를 빠트려?!”
“사장님.. 이런 말씀 드리긴 그렇지만.. 그 한방애란 조직이요.. 결코 사장님이 원하시는 자리가 아니라고.. 감히....”
“이 건방진.......”
“....”
“오냐오냐 해주니까.. 이제 머리위로 올라서려고!? 어디서 충고 질이야!?”
“제 말은 그게 아니고요. 사장님한테 전혀..”
“됐으니까! 꺼져!!”
“..네?”
“내 앞에서 당장 꺼지라고!”
“...”
“왜!? 방금 전처럼 건방지게 나한테도 충고하려고!? 당장 안 꺼져!!!”
“.....들어가 보겠습니다.”

결국 허리를 구십 도로 숙이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게 된 나였다.
처음부터 조사무관의 등장은 내 계획이나 예측. 어느 하나에도 해당된 부분이 아니었다. 어긋남의 균열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크게 내 심적 부담을 가중시켰고 한옥 집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내내 내 표정과 머릿속을 얼어붙게 만들었었다.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오는데.. 희미한 불빛이 안방에서 새어나와 어두운 거실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발소리 죽여 작게 열린 안방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고 어디서 찾았는지 벽에 시계대신 새로 걸린 별 모양의 은은한 취침 등이 내 시야에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래 침대에 신이와 혜빈이가 마주보고 누워 새근거리며 잠을 자고 있었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한 조각처럼 보여지는 둘의 모습이 오히려 방금 전 두 남자와의 만남을 비현실적으로 생각되게 만든다.

숨소리조차 죽이며 천천히 방문을 열었고 다시 까치발로 침대로 걸어가 곤히 자고 있는 둘의 모습을 한 번 더 살펴본다. 은은한 불빛에 비춰지는 둘의 모습은 천상 엄마와 딸아이처럼 보였지만.. 그렇기에 내 가슴이 더 쓰라려온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휑한 로비라서 더 요란스럽게 울리는 핸드폰이 내 망상을 끊는다.

“여..여보세요?”
[오늘 점심에 시간 있냐?]
“응?...응....”
[..너 왜 그래?]
“아니.. 나 지금.. 승진을 했다.”
[오~ 축하한다. 이제부터 좋은 일만 생길 징조네! 하하하하하.]
“....좋은 일?”
[자세한 건 점심 때 얘기하자.]

전화를 끊고도 한참동안을 믿기지 않은 공고문을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던 난 이 승진에 대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당사자를 만나게 된다.

“진태규 차장!!!”
“...”

낯선 호칭에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구비서와 김찬 사장이 회사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안녕하십니까.”
“하하하하하하.. 왜? 믿기지가 않나?”
“....”
“마침 잘 됐네. 얘기 좀 하자고.”


자리를 옮겨 사장실이란 공간에서 사장과 1:1 면담 같은 형식으로 자리에 앉아 있게 된다.

“우리 회사가 왜 대기업이 못 되는 줄 아나?”
“네?.. 그거야 실....적이나 규모면에서....”
“인맥이 없어 인맥이! 자네도 알겠지만 내 아버지가 처음 이 회사를 차리셨을 때 그냥 작은 골목가계하고 똑같았다는 말이지. 일명 자수성가하신 분들의 표본처럼 열심히, 죽어라 일만 하셔서 회사를 이 정도까지 키우셨고 내가 물려받았는데 말이야.. 왜 더 이상 못 크냐는 줄 아냐고!? 실적? 규모?? 사람은 평생 동안 총 세 번의 운이 찾아온다고 하더군. 그런데 그 운이란 게 어떻게 찾아오겠나? 복권? 거래처?? 그런 건 없는 서민들한테나 행운이겠지! 어느 정도 사람이 크다보면 더 크고 싶어도 발판이란 게 없단 말이야. 발판!”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삼송상회라고 들어봤나? 지금 국내 1위란 타이틀을 차고 있는 대기업 중에 대기업 말이야. 삼송상회가 처음부터 대기업이었겠어!? 건어물 내다 파는 무역회사였다고. 그런데 왜!? 어떻게!!?? 발판이 왜 필요한지 알겠나? 그런 발판이 내겐 없단 말일세..”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아~ 알아! 자네 입장이란 것도 대충 알겠는데.. 나도 내 입장이란 게 있어서 어제는 호통을 쳤지만! 이 회사란 걸 20년 넘게 꾸려가면서 내가 터득한 것 중에 하나가 눈치야. 천치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눈치 말이야. 하늘의 기운을 읽고 해석할 줄 알아야 이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 내 경력이 말해주고 있잖나.. ”
“...”
“어제 자네 그렇게 보내고 내 마음도 씁쓸했다니까. 사실 조이사님이 지금 대표에 적대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더라고. 더군다나 게이트 사건이후로 늙은 피들이 전부 몸만 사리니까. 단번에 강군이라는 그 사람이 장악을 할 수 있었던 거라고 하더만. 그러니 반감도 적지 않은 게지. 그런데 요즘 들어서 그 남자의 지배력도 많이 약해진 듯 한데 가만히 있겠냐고..”
“지배력이 약해지다뇨?”
“그거야 자네가 더 잘 알잖나. 진짜 끝까지 이럴 건가!?”
“......”
“하긴 그러니 조이사님이 자네를 더 마음에 들어 하셨는지도 모르지.. 하여튼 자네는 지금처럼 회사에서 열심히 일만 하면 되네!. 뭐 가끔 그 모임이라는 거에서 내 얘기만 좀 해주면 되고 더 고맙고 말이야. 그렇게 접대를 잘 한다고 하던데. 왜 그런 접대를 회사에서는 안 했나!?”
“......”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보자.. 벌써 시간이.. 우리 일해야지! 일! 하하하하하하.”
“...네.”

김찬 사장은 나에 대해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었다.
아니.. 조이사라 불린 조사무관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김찬 사장의 말대로라면 그 대단한 한방애란 모임 내에서도 분파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고 그건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도 생긴 작은 균열로 인해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내게 암시해주고 있기도 했다.

이런 추측들보다 가장 중요한 건..
최소한 조사무관이라는 남자가 강한상의 편은 아니란 것이었고 지금 이뤄진 승진도 강한상이 뒤에서 조종 한 것은 아니란 것이었다. 모든 것이 강한상의 계략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하게 되지만.. 그건 아닌 게 분명했다. 지금에 와서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한다고 강한상에겐 어떠한 이득도 생길 리 없었고, 오히려 이런 모임의 실체를 내게 알려줄 정도로 바보는 더더군다나 아닌 놈이 강한상이었기에 잠시나마 안도를 하게 된 나였다.

문제는.. 모든 게임이란 게 끝이 났을 때.. 이러다가는 집과 아내뿐만이 아닌, 직장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걱정이 먼저였다.




“여기다.”
“..”
“넌 얼굴이 왜 그러냐?”
“피곤해서..”
“피곤해? 이 친구.. 어제 신이씨랑 또...!!”
“아니야.. 오전 내내 짐 정리하고.. 업무 파악하는데 죽겠다.”
“짐을 정리하다니? 아! 승진했다고 했지? 그런데 짐을 왜 싸냐?”
“총괄부로.. 배치 받았어.”
“허~...왜 갑자기 총괄부냐?”
“....차장으로.”
“뭐? 차장!?? 과장이 아니고?”
“...”
“이건 또 뭔 봉창 뜯어 먹는 소리래.. 갑자기 총괄부 차장이라니?”
“그러게... 이게..”

어제의 일을 시켜놓은 점심이 다 식는 줄도 모르고 현민이에게 얘길 해준다.

“아.. 그래서 한방에 게이트...라고... 검찰 수사 중에 나온 서류 중에 하나가 한방에라고 쓰여 있어서 단순히 그렇게 불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모임이 있었구나... 그런데.. 정말 강한상이 그 모임의 리더겪이라고?”
“...응.”
“와... 그래서 이렇게 어려웠구나..”
“뭐가?”
“우선 받아라.”

현민이가 내게 새로 만들어진 열쇠를 하나 건네준다. 그 열쇠는 내가 신이가 잠들어 있던 펜션 방에서 몰래 사진으로 찍어 보냈던 것과 정말 똑같이 생긴 열쇠였다.

“이거 날짜하고 시간이 1분 1초라도 늦으면 기회가 사라지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길 진짜 잘 들어야 돼. 우선 다음 주 화요...”

“어머! 진차장님~~~~”

갑작스러운 콧소리에 나와 현민. 우리 둘은 깜짝 놀라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동시에 고개를 돌리게 된다.

“하하하. 뭘 그렇게 놀래요!? 작당모의라도 하세요?”
“미..미지씨.”
“어라. 진짜 수상하시네. 그런데 이 분은 누구...”
“아.. 거..래처 동룝니다. 승..진 턱을 쏘고 있었는데.. 다 먹었습니다.”
“그래요!? 잘 됐다! 나 태규씨한테 할 말 있었는데..”

의도적인 접근인지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었지만 우선은 현민을 돌려보내고 본다.
그런 내 의도를 눈치 챈 현민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정말 남처럼 자리를 떴다.

“아이고.. 내가 괜히 끼어들었나 봐요. 중요한 대화 중이셨나 본데.”
“아닙니다. 그냥 거래처 일로..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치~. 저도 밥 먹고 들어가다가 태규씨 보고 단숨에 달려온 거죠! 승진턱 안 쏴요?”
“승진턱이요?”
“와~ 입 싹 닫는 것 봐! 진짜 너무하시네!!”
“...”
“이번 승진! 한상씨가 상으로 준 거 아니에요!? 그럼 당연히 저한테도 권리가 있죠! 지난주에 태규씨 때문에 제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말도 안 되는 게임을 하게 하질 않나.. 담배 피러 간다고 나가서는 함흥차사가 되질 않나.. 제가 조사무관님을 어떻게 상대했는데... 와~~~”
“죄..송해요. 그런데.. 혹시 한상이가 제 승진에 관련이 있다고 하던가요?”
“네? 그럼 아니에요? 과장으로의 승진도 아니고.. 차장씩이나 되셨는데.. 그게 어디 정상적인 승진인가? 벌써부터 사장님의 조카라느니.. 숨겨둔 자식이라느니.. 소문이 파다하던데.. 그럼 한상씨가 힘을 써 준 게 아니에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승진을 하니까 기분은 좋네요.. 뭐라도 시켜드릴까요? 아니면... 저녁에 술이라도 한 잔 할까요?.. 아.. 오늘은 안 되겠네요.. 저녁엔...”
“지금 가요.”
“.....네?”
“솔직히 그 날 저 실망만 잔뜩 하고 왔다고요! 한상씨는 신이씨한테 가서 안 나오지.. 태규씨도 안 보이지.. 그 늙은 뚱땡이는 자꾸 찝쩍대지...... 좀 느끼려고 하면 금방 싸지르기나 하는 조사무관도 그렇고...”
“...”
“욕구불만만 더 쌓여서 왔다고요... 지금 가요.”
“지금.. 요?”
“네! 왜요? 설마 이제 차장이시니까 노는 물이 다르시다!?”
“그럴 리가요.. 차장이라고 해봐야.. 핫바지 같은 건데..”
“에이~~ 그것도 총괄부 차장인데! 자꾸 겸손한척 하면 오만하고 헷갈려요. 그리고...”
“...”
“게임이 끝나고를 생각해야죠.”
“끝나 고라뇨?”
“어차피 게임이란 게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 되잖아요. 설마 지금 같은 생활을 계속 즐기실 거예요?”
“그...럴리가요.”
“그럼 업무에도 더 집중하고.. 차후를 생각해서.. 결..혼도 다시 해야 되고...”

박미지의 행동이 이상하다.

“나중 얘기고.. 저 지금 급해요. 빨리 가요.”
“자..잠깐만요. 갑자기...”

서둘러 일어난 박미지가 내 팔을 잡고 재촉하며 식당에서 나와 식당 뒷골목에 위치한 모텔로 날 끌고가다시피 이동했다. 이런 대낮에 모텔이라니.. 아무리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라고는 해도 사람들의 시선들을 무시할 순 없는 이 시간에 미지는 평소와는 달리 대범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며 손수 계산까지 하곤 모텔방안으로 날 잡아 끌었다.

“미지씨.. 나중에 해요. 지금은 업무시...”
“그런 변명은 들어오기 전에 했어야죠.”
“...”

섹스에 굶주린 여자처럼 미지는 모텔방안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내 허리벨트를 풀기 시작했고, 곧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잡아 내리곤 날 침대에 밀어 앉혔다. 얼떨결에 자지를 훤히 드러낸 채 침대에 앉게 된 난 미지에게 곧바로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내 허벅지 사이에 덜렁거리기만 하며 커지지 않은 자지를 손으로 세워선 곧바로 입속에 밀어 넣는 미지의 행동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말릴 틈도 없었다.

“으윽.. 자..잠깐... 씻기라도....”
“쓰읍~쯔읍~”

강제로 자지를 키우는 미지의 오랄 이었다.
불알을 손으로 쥐곤 커지지도 않은 자지의 귀두를 흡입력만으로 입에 물고는 머리를 뒤로 젖히는 미지의 움직임에 고무줄처럼 내 자지가 길게 늘어진다.

그리곤 머리를 흔드는 미지의 움직임은 처음엔 고무줄처럼 줄어들었다가 늘어나기를 반복하던 모습에서 점차 굵어지며 길어지는 자지의 변화에 제대로 빨기 시작하는 형태로 변해갔다.
복잡한 머릿속에서도 자지에 느껴지는 황홀한 쾌감에 반응을 하는 내 몸뚱이가 나로 하여금 어이없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군청색 블라우스와 하얀색 스커트, 그리고 팬티스타킹을 신고 있던 미지가 그 옷가지들을 내 자지를 입에 문채 하나씩 허물 벗듯 벗어버리기 시작했고, 이내 브래지어와 팬티, 커피색 팬티스타킹만을 입은 채로 여전히 내 자지를 빨며 자극했다.

나도 모르게 그 황홀한 쾌감에 두 손을 뒤로 해 침대에 몸을 지탱하며 허벅지를 길게 늘어트리게 되었고 점점 흥분감에 몸을 내맡기기 시작했다.

“쪽~~.. 푸하~~.. 진차장님~~~”
“....어색해요. 그렇게 부르지 마요.”
“에이~ 그래도 진차장님인데.. 오늘은 제가 서비스 제대로 해 드릴 테니까.. 너무 빨리 싸면 안 돼요.”
“...”

‘부욱~~~찌익~~~’

날 똑바로 바라보며 일어난 박미지가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놓을 내리곤 순간 힘을 줘 스타킹을 찢어 버린다.
맨들거리는 스타킹의 중심이 크게 찢어져 팬티를 훤히 드러냈고 그대로 내 어깨에 한 손을 얹고는 다른 한손으로 팬티를 옆으로 잡아 젖히고 내 자지에 보지를 맞춘다.

‘쑤욱~~’

“아~~~~~~”
“으윽...”
“아.. 이..거야..”

매끄러운 스타킹의 감촉이 내 허벅지를 짓누르며 기분 좋은 감촉을 선사했고 꽉꽉 물어주기 시작한 보지속의 율동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된다. 이 와중에 이 황홀함을 음미하듯 눈을 감게 되다니...

이 여자의 뻔히 보이는 속내에.. 혐오감마저 느껴지려 했지만.. 솔직하다 못 해 단순한 이 박미지란 여자가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더 크게 받게 된다. 바로 저번 주에 강한상의 굵은 자지를 받아들이며 날 파트너 취급조차 하지 않은 여자가 지금 순간 내 위에 올라타 스스로 기분 좋은 신음 소리를 뱉어내며 허리를 흔들고 있으니 더 그렇게 느껴지게 된다.

“아아~.. 태규씨.. 박아..줘요.. 허리를 움직여요.. 아~~”
“.....으윽...윽....”
“아하앙~~.. 헉헉~.. 그..그렇게.. 아항~~”

무릎을 세워 침대 위에 수세식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듯 앉기 시작한 박미지는 내 위에서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스스로 브래지어까지 풀어 덜렁거리는 가슴을 드러내고는 날 밀어 눕힌 채 엉덩이를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는 박미지의 행동에 몇 번이나 자지가 빠져 나갔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손을 사타구니 사이에 밀어 넣어 빠질 때마다 자지를 잡고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듯 철퍼덕 소리를 연발한다.

“아흑~~..흑흑~~.. 아앙~~아응~~”

[따르르릉~~..따르르릉~]

“아흑~~.. 바..받지 마... 아흥흥~~ 더.. 더 계속.... 계속... 해... 아앙~~”
“으윽..잠깐만요.. ”
“아앙~~.. 아이씨!!”

핸드폰엔 전혀 낯선 번호가 찍혀 있었다.
핸드폰이 아닌 02로 시작되는 번호에 무시하려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에 통화버튼을 누르는데..

[저에요..]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사람 목소리 사이에서 신이의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어..어..당신이야?”
[죄송해요. 일하는데 전화를 걸어서..]
“아..아니야. 왜?”
[혹시... 시간 안 돼요? 혜빈이가 자꾸.. 키가 안 된다고 자꾸 말려도 고속열차를 엄청 타고 싶어 하는 눈친데.. 전 무서워서 도저히 같이 못 타겠어요. 몇 시에 끝나요?]
“그렇게 늦게 끝나진 않을 거 같은데.... 일찍 말하고 나갈게.. 5시쯤에 도착해도 되나?”
[네. 저희도 방금 왔어요. 그때쯤에 다시 전화 걸까요?]
“그.. 윽!!!”
[어디 아파요?]

갑자기 박미지가 요분질을 격하게 다시 시작했다.

“아..아니야.....”
[어제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아니야. 나 술 안 마셨다...으윽...윽...”
[......여보세요?]
“으..응....”

“아항~~.학학~~~ 아~ 으웁웁!!”

황급히 박미지의 입을 손을 올려 틀어막아보지만.. 이미 늦었다.

[지금.. 옆에 누구에요?]
“누..누가 있기는.....”
[.........]
“.......흑.”

“아흥~..쩝쩝..쩌업~~”

이 미친.... 입을 틀어막은 내 손을 쪽쪽 빨아대며 허리를 더 격렬하게 흔드는 미지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욕이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온다.

[오지 마세요. 혜빈이랑 둘이서만 놀게요.]
“시...신이야. 그게..”
[뚜우~~뚜뚜뚜~~]


--계속-

어김없이 불금이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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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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