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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칼, 그리고 얼음 - 1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2:49 616회 0건
우다이 / 후세인 장남
쿠사이 / 후세인 차남
아이스 / 한국인
누만 / 바트 지역사령관
라다 / 쿠사이의 여자
신미나 / 하의원의 비서관
하의원 / 한국국회의원

<공을 세우지 못한 군사들이 더욱 분발하여 목숨을 걸고 싸울 것입니다. 비록 죽더라도 나라에서 유가족을 정성껏 보살펴 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여기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도적 한명을 천명이 ?고 있다고 합시다. 아무리 도적이 한명이고 천명이 ?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도적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벼들 것을 알므로 사람들은 한사람같이 두려워하여 올빼미나 이리가 두리번거리듯 주위를 살피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생명을 내어 던진 한사람은 천 명을 공포에 떨게 한 것입니다.>
오자병법의 오기 - (사적)死賊의 작전 중에서


제 12부 우리는 질 수 없다

사막의 땅은 여름이 따로 없었지만 7월의 여름은 고통 그 자체였다. 열사의 땅이란 이름에 어울리게 혹독한 더위를 던지고 있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로도 뜨거운 열기는 쉽게 가라앉힐 수 없었다. 이런 열기는 후세인 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바그다드의 여름햇살은 바스라의 원혼처럼 날카로운 창이 되어 궁의 지붕과 정원에 내리 꽂혔다. 그 칼 사이로 쿠사이는 가죽가방을 수행원들에게 들린 채 들어서고 있었다. 걸음걸이에서는 위풍당당 행진곡이 흘러나올 듯 했다.
쿠사이는 바스라에서 돌아오자마자 라다의 가슴을 찾았다. 긴 피의 순례를 마친 수행자가 지친 몸을 기도대에 대고 쉬듯 라다의 포근함 젖가슴을 안식처로 삼았다. 아버지 후세인에게는 내일 아침 보고할 참이었다. 바스라 작전은 성공이라 자평했다. 200키로 이상 떨어진 바스라에서 이곳까지 실어온 짐짝을 보면 그것은 확실했다. 아이스를 가득 채운 짐짝에는 바스라의 노획물로 가득했다. 수니들의 잘린 발목은 손질이 잘 되어 마치 예술품 조각을 본 듯했다. 어떤 발은 너무 아름다워 뺨에 대고 부비기도 했다. 피가 빠져나간 발은 창백한 푸른빛이 돌기도 했지만 그 푸른빛이 검은 하늘의 별과 같았다.
쿠사이는 손질이 잘 된 발을 하나 들었다. 보기에 썩 좋은, 상아로 정성스레 빚은 듯한 발이었다.

‘아름답군. 크기도 작아 마치 서가를 장식할 조각품 같군. 진한 소독약냄새만 가신다면 품에 넣고 다녀도 좋겠어. 근데 누굴까? 이름표를......’

라작과 툴파가 경쟁하듯 잘라온 발목들을 보며 처음엔 구토를 느꼈다. 붉은 핏자국이 선명한 살덩어리들은 보기에도 역겨웠다. 여름이 익어가는 계절에 그것들은 자칫하면 썩어서 독한 냄새를 풍기지나 않을까 염려됐지만 드라이아이스를 가득 채워서인지 부패는 하지 않았다. 그 궤짝들을 라작과 툴파 둘이서 자랑스럽게 들고 와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개처럼 헉헉, 댔다.
라작이 먼저
“사령관님이 내리신 작전, 성공이었습니다. 모시게 돼서 진정 영광입니다.”
“아, 그건 그렇고 성적은 어땠나. 궁금한데. 라작 중령부터 보고하지”
“네, 네, 남자 420에 여자 370, 모두 790개입니다.”
자랑이 흘러넘치는 목소리다.
“툴파, 자네는?”
"네, 저희 부대는 이쪽보다 훨씬 많습니다. 젊은 아이들이 150여 개, 성인이 400여 개, 어린 계집아이들은 180, 성숙한 계집이 200여 개, 늙은 것들은 한 100여 개 됩니다. 전체하면 천 개가 넘겠습니다. 그리고 이 거 증거물로 하나 가져왔습니다.“
툴파가 연 궤짝에는 깨끗이 정리된 발들이 쌓여 있었다. 몸뚱아리를 잃은 발목들이 처음에는 역겨웠지만 깔끔한 발을 하나 건너 받고 만져보자 부드러움이 마치 살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물렁물렁한 감촉에 핏기 없는 하얀 창백함이 대리석으로 빚어놓은 조각품이 따로 없었다.
“처음 볼 때보단 괜찮군. 처음엔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더니”
쿠사이는 자그마한 발을 이리저리 들어 보더니 라작을 보며 넌 없어? 표정을 짓자
“전 여기 제일 중요한 마지드의 목을 가져왔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라작은 하얀 헝겊에 쌓인 동그란 물건을 꺼내 쿠사이에게 건넸다. 붉은 물이 배인 헝겊이다. 받아든 쿠사이는 펼쳐보고 큰 웃음을 터트렸다.
“고생했군, 라작. 이 놈 목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군. 하여간 수고했네. 돌아가면 두둑한 포상을 할 테니까 기대 하게”
쿠사이는 둘이 가져온 궤짝을 가끔 열어 하얀 발들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감상했다. 마치 걷는 것처럼 세워두면 그대로 섰다. 그런 발을 들어 걷는 것처럼 옮겨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번호표는 여자 표식과 함께 345번이란 번호가 쓰여 있을 뿐이었다. 나이나 이름 따위는 알 필요 없었다.

‘이 보드라운 발바닥으로 땅을 걷고 뛰어다니고 하는가. 여기 잡힌 이 뼈가 몸을 버티게 하나 보군. 발목을 잃은 몸뚱아리는 절뚝절뚝거리며 바스라를 다니고 있겠지. 냄새는 어떨까?’

그러나 진한 소독약 냄새뿐 인간의 피부가 풍기는 그런 냄새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죽음의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고 하겠다. 온기를 잃어버린 차가움이다. 오목한 발바닥을 얼굴에서 떼어내 다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가지런한 발가락이 자신을 보고 있는 듯 했다. 잘 정돈된 발톱은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알게 해주었다. 발가락을 따라 완만한 구릉을 이루며 살집이 두툼하게 자리하고 있다. 반달모양 안쪽의 살결은 더 부드러웠다. 손끝으로 만지자 잘게 부서진 흰모래다. 두 손으로 모아들면 틈새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손 사이로 흘러나갈 듯 했다.
쿠사이는 아랫도리에서 강한 자극을 느꼈다. 무언가 등뼈를 달구며 머리를 뜨겁게 했다. 강한 자극. 그것은 바로 눈앞에 놓여 있는 작은 발에서부터였다. 생명을 잃은 물체는 쿠사이에게 강한 성욕을 부추겼다. 그는 하얀 발을 들어 바지춤을 까고 발가락 사이에 넣어 비볐다. 흥분은 거친 물결로 되어 그를 싸안고 폭포가 되었다. 또 하나의 발을 꺼내 마주 잡고는 그 가운데에 성기를 넣고 강하게 비비기 시작했다. 차가운 느낌, 그러나 차가움이 주는 뜨거운 불길이 하체를 달구었다.
쿠사이는 건조한 태양이 내리쬐는 바그다드 궁의 입구를 막 지나고 있었다. 그 누구도 입구부터는 걸어가야 했다. ‘조심스러운 양반이야’ 쿠사이는 속말을 하며 검사대를 지나 실내로 들어섰다.
이미 후세인 좌우에는 국방상이며 바트당위원장이며 내각 수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쿠사이는 가볍게 바스라 작전을 보고했다.
“그래서......,”
후세인의 음성은 칭찬을 기다린 쿠사이에게 실망스런 것이었다. ‘그래서라니, 지금 얼마나 위험을 무릅쓰고 소동을 가라 앉혔는데’ 그러나 내색 없이,
“바스라 지역은 이제 한동안 조용할 겁니다. 이 목과 발을 보십시오.”
천천히 꺼내든 마지드의 목과 345번 번호표가 걸린 잘린 발을 꺼내 들자 후세인은
“치워라, 이 놈아. 자금 외신에서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줄 아나? 골육상쟁이라고 하고 있어. 내부 와해가 멀지 않았다고 하는 거야. 우리끼리 싸우고 있다는 말이지. 무슨 뜻인 줄이나 알아? 너나 우다이나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단 말이다”
“네?”
쿠사이는 영문 모를 표정이 되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는 얼굴이자
“마지드는 수니에서도 신망 깊은 지도자야. 그리고 우린 수니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그런데 그 지경을 만들면 어떻게 하나? 나가 기다려”
후세인은 수니파였다.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즉 정권을 잡고 있는 수니파였지만 정권에서 소외된 수니파들은 항상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틈바구니를 회교도 대다수인 시아파들이 비집고 들어 갈등을 부채질 하고 있었다. 시아를 때리면 소외된 수니가 일고서고 수니를 때리면 사아가 일어서고, 이것이 항상 어려운 문제였다. 바스라작전도 수니 중 후세인에 반대한 무리들을 손보기 위해 쿠사이를 보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후세인은 외무성을 통해서 이미 세계 각국의 언론 상황을 보고 받았다. 국내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방침이지만 그래도 아랍의 신실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후세인이다.
미국이나 서방세계에서는 자신을 제 2의 히틀러라고 부르고 있다. 인종 청소를 앞서서 하고 있는 후세인은 세계사에서 지워져야 할 인간이라고 폭언을 일삼고 있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어. 이것은 아닌데.......,’ 이런 그였기에 아들의 이번 행동은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나가래두!”
“네? 네. 알겠습니다.”
물러나온 쿠사이는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빨리 라다의 풍만한 젖가슴에 얼굴을 박고 잠들고 싶었다.

라다는 이런 쿠사이를 마치 어린 동생을 받아들이듯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정다운 위로도 빠트리지 않았다.
“뭔가 오해가 있지 않겠어요. 곧 풀리겠지요. 자, 이리 가까이 와요. 젖꼭지를 물어 줘요”
라다의 젖꼭지는 검은 포도처럼 서 있었다. 달콤한 즙을 한없이 뿌려줄 것 같았다. 그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포도를 빨았다. 우유 냄새. 갓난아이의 포대기 냄새가 묻어났다. 그 냄새는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근데 형님은 이번에 IFA 회장을 맡았다고 하대요. 근데 사령관님 형제는 이상하죠? 동생은 화약연기 넘친 전쟁터를 누비는데 형님은 편한 자리만 누리고 있고 말이죠. 제가 이런 말을 하면 화를 낼지 모르지만”
라다는 쿠사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안으며 가슴으로 감쌌다. 두 개의 큰 유방에 쿠사이의 얼굴이 파묻혔다. 약간 곱슬인 그의 머리에 입을 맞추자 뜨거운 입김이 느껴진 쿠사이다.
라다는 쿠사이가 반응이 없자 용기를 내서 말을 이어갔다.
“사령관님만 고생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저도 억울한 생각이 들거든요.”
“............”
“한번 아버님께 말씀드리지 그래요? 사령관님도 다른 임무, 음..........., 그러니까 석유상 같은 것이요. 그게 굉장히 좋다고 하던데요. 네?”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며 쿠사이의 얼굴에 입술을 마주치며 깊게 빤다. 도톰한 입술은 열정적으로 쿠사이의 입술을 벌리며 이빨과 혀를 찾는다. 마침 그의 혀가 조약돌이 연못에 빠지듯 들어서자 세차게, 뜨겁게 빨기 시작한다.
‘으으음..........,’ 쿠사이 역시 라다의 몸을 올라타며 그녀의 입안을 휘젓는다. 입안의 맑은 침이다. 침마저 황홀한 맛을 준다. 한 방울이라도 놓칠 새라 둘은 서로의 침을 빨아 마시며 깊이 빠져든다.
‘그래. 형님이 아직도 힘을 쓴 이유는 분명 무역을 한다는 그 ’안와르‘란 놈이 뒤를 봐주는 거야. 좋아. 당장이라도 내가 인수 받아야 되겠어. 총만 있으면 뭐해. 돈이 있어야지. 이 여자의 말이 맞아. 고맙군, 라다’
민감한 피부가 마찰을 하면 몸의 모든 민감한 세포는 들고 일어선다. 아랫도리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쿠사이는 엉덩이를 조금 들어 라다의 문에 맞추고 삽입을 했다. 물기에 젖은 그녀의 입구는 그의 방문을 두 팔을 펼치고 받아들였다. ‘학!’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쿠사이는 마지막 신음을 크게 내며 라다의 몸에 분출을 했다. 라다는 늘어진 그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보다 늦게 절정에 오른 그녀는 허리를 껴안고 눈을 감은 채 몸을 부르르 떨더니 놓아주었다.
“사랑해요, 사령관님”
“나도”
쿠사이는 라다의 큰 눈을 손으로 만지며 젖가슴에 맺힌 땀을 갈증을 달래듯 마셨다. 땀에서도 우유 냄새가 났다. 아주 어릴 적 꿈을 꾸게 해준 냄새다.

우다이는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네모 모양 테이블을 죽 둘러보았다. 중년의 남자도 있고 젊은 여인도 보였다. 다들 이 나라에서 체육계 쪽은 내가 최고다,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은 불안한 눈길을 마주하지도 못하며 흰 종이에 시선을 내리고만 있다.
긴급이사회. 소집은 새로 부임한 위원장의 지시다.

바그다드 TV를 통해 방영된 우다이의 야심작, 그러니까 후세인의 저서를 각색한 드라마 <자비바와 왕>은 대성공이었다. 무엇보다 아버지 후세인의 기쁜 표정은 우다이에게 희망으로 비쳤다. 드라마의 성공은 우다이의 지위를 한껏 높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의 행동까지 용서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총으로도 충성을 하겠지만 펜으로도 충성을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많은 힘을 갖게 된다는 아이스의 말이 여실히 증명이 되었다. 이때, 그러니까 우다이가 힘을 다시 얻을 때 아이스는 악몽에 시달리며 바시리의 하체에 몸을 묻고 있었다.

각하의 장남이자 푸른 늑대로 불린 우다이의 소집 명령은 즉각 이라크 내 각 체육분과를 뒤흔들 위력이 충분히 있었다. 위원장은 소집을 하면서 각 파트의 현 문제점과 개선 상황을 파악하여 회의 참석하라는 지시였지만 그것은 빌미고 지금 자신들의 목을 쳐내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우다이는 죽 훑어보며 회의실 공기를 무겁게 했다.
“지금 우리 이라크의 실력은 너무 형편없어요. 예를 들어 볼까요? 축구는 어떤 가요? 거기 협회장, 말해 보세요.”
중년의 남자는 고개를 숙일 뿐이다. 번번이 대회마다 졸전의 연속이며 지금은 아랍국 사이에서도 하위권이었다.
“봐, 말을 하지 못하잖습니까? 육상은 어떤가요? 마찬가지죠. 수영은? 배구는?”
‘탕, 탕’ 책상 두드리는 소리가 위원장 쪽에서 흘러나오자 수영협회장이나 배구협회장은 얼굴이 벌겋게 되었다. 중년의 여인들은 흰색 차도르 차림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우다이가 지목을 하며 대답을 요구하자 마지못해 고개를 든다.
“아무래도 선수 층이 얇아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래서 안 된다는 애깁니까 뭡니까. 이래가지고는 아무 것도 못해요. 내일부터 말이에요.”
우다이는 둘러보다 수영협회장에게 시선을 멈추고
“내일 훈련장에 가볼 테니까 준비하세요. 내일부터 한차례 방문을 할 테니까 준비들 철저히 해요. 이번 방문 후에 올림픽을 대비해서 조직을 재정비할 테니......, 이만 끝냅시다. 그리고 수영협회장은 잠깐 남아요.”
중년의 회장은 엉덩이를 들다가 다시 앉았다. 수영선수 출신으로 예전에는 실력을 뽐내기도 해 국가로부터 훈장도 여러 차례 받은 바도 있었다. 아직까지도 몸매는 그때를 유지하고 있는 협회장은 우다이가 가까이 오라고 하자 얼른 일어나 앞에 공손한 자세로 섰다. 하얀 차도르로 쌓인 몸매가 풍만한 감을 주었다.
“내가 누군지 아나요? 바그다드 방송 사장이며 전 페다인사령관이며 후세인각하의 장남이 바로 납니다. 이 나라에서는 두 번째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나란 말이요”
느릿느릿 말을 던진 우다이는 차도르 차림 여자의 하반신을 훑으며 거만한 자세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당신이 어떻게 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나에게 달려있다는 말이지. 내가 알기로는 당신 말고도 할 사람이 많다는 걸 아는데......, 어떤가?”
“위 위원장님. 저는 수영협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위원장을 모셔야 됩니다. 그래서 이라크 체육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분부만 내리시면......”
“그래, 그래. 그래서 분부를 내리는데 지금 난 굉장히 피곤해요. 피곤을 풀어줄 수 있겠소?”
“예, 기꺼이 풀어드려야죠. 주물러드릴까요?”
“아니, 그보다 이것을 풀어주면 좋겠는데......”
우다이기 가리킨 곳은 바지 가운데였다. 불쑥 솟아오른 바지를 손으로 가리키자 협회장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을 붉혔다.

우다이란 사람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소문도 소문이지만 늑대란 별명이 왜 따라다니는지도 알고 있었다.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 어떤 여자고 한번 찍은 여자는 끝까지 어떻게든 그의 성으로 끌어가 육욕을 채우고 싫증이 나면 죽이거나 사자 밥으로 던진다고도 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협회장은 눈앞이 깜깜해지며 정신이 아득했다. 위원장이 요구하는 것은 따로 말이 필요 없었다. 여자의 육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 그것은......,”
“뭐 어려운 것은 아닌데, 그렇다면.....,”
“아니, 하겠어요. 위원장님의 피로를 푸시겠다는데 제가 어찌”
차도르차림의 협회장은 주위를 둘러보곤 우다이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가 가만히 있자 바지의 자크와 팬티를 내리고 진한 갈색의 물건을 꺼냈다. 미간을 찌푸린 여자의 표정이 즐겁다는 듯 우다이는 내려보며 아랫도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여자의 손길이 스치자 꿈틀하며 일어섰다. 컸다. 우람한 모양의 성기는 굵기도 해 한 손에 쥐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입을 한번 꼬옥 물더니 큰 숨을 쉬며 안으로 넣었다. 물건은 혀 위에 얹혀진 채로 빨아졌다. ‘쪽, 쪽’ 소리를 내며 빨던 여자는 두 손으로 우다이의 허리를 안고는 얼굴을 깊게 묻었다. 안을 가득 채운 성기는 얼굴을 밀고 당기며 연신 빨아대자 더 커졌다. 큰 몽둥이 같은 것이 입안을 채우자 코로 가쁜 숨을 쉬며 앞에서 뒤까지 입술로 비볐다. 침이 흘러 반지르한 성기는 여자의 얼굴을 향해 내려쳐지는 매로 보였다.
우다이는 흥분이 오르자 협회장의 머리를 잡아 아랫도리로 세게 당겼다. 눈과 코로 성긴 음모가 부딪혔다. 그보다 입을 채우고 앞부분이 목구멍을 건드리자 숨을 쉬기가 힘들고 기침이 쏟아져 나왔다. ‘어푸, 어푸’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 사람이 공기를 찾아 얼굴을 수면 위로 내밀듯 여자는 얼굴을 떼고 기침을 하면서 가픈 숨을 쉬었다.
“봐라구. 이렇게 호흡이 짧아가지고 어떻게 시합에 이길 수 있겠어? 그렇지 않아”
‘학, 학’ 협회장은 그래도 숨을 거칠게 몰아쉴 뿐이다. 턱이 얼얼하게 아려왔다. 그는 상기로 얼굴이 빨개진 여자를 다시 끌어당겼다. 연한 살색 루즈의 입술을 벌리며 성이나 까닥까닥한 물건을 그대로 쑤셨다. ‘헉!’ 숨을 끊으며 깊숙이 박히는 몽둥이. ‘으, 으, 으’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내며 위원장의 거대한 성기를 빨아들일 뿐이다. ‘쩝, 쩝, 쩝’ 여인의 입술과 남자의 뿌리가 마찰음을 내며 회의실을 달궜다. 알알한 입술을 혀로 적시며 머리를 아랫도리 무성한 숲에 묻었다.

1994년. 바그다드.
수상이며 국방상인 주바이디. 그리고 주바이디와 그림자를 이룬 알 마지드 비서관과 외무상 아우무드는 아이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라크정부청사는 후세인 궁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5층 건물이다. 이라크를 어떻게 움직일 것이며 아랍세계를 어디로 이끌어갈 것인가, 비전을 찾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창 멀리로 티그리스 강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밀경찰 무카바라의 사령부 하끼미야도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아이스는 무카바라의 지하 2층에서 코드 번호 2번의 호출을 받은 것이다. 2번은 우다이나 쿠사이가 아니라 수상인 주바이디의 별칭이다. 실질적이며 이라크 행정과 군권을 쥐고 있는 주바이디는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더구나 쿠사이의 부각으로 그의 권력은 더 높아만 갔다. 떠도는 말로는 쿠사이의 여자 라다가 막후 지원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나를 찾는다고? 누가?”
아이스는 바늘을 잡은 손 그대로 부관을 돌아봤다. 나무판에는 발가벗겨진 여자가 양 다리를 어깨 쪽으로 들려진 채 묶여 있다. 발목을 묶어 다리를 어깨 쪽으로 벌려 잡아당겨진 여자는 아랫도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너무 잡아 벌린 탓인지 음부의 양 음순이 앞으로 톡 불거졌다. 음모는 잘 깎여져 배꼽부터 허벅지까지 매끈한 살을 보이고 있다. 나이는 스물 초반으로 보였다. 긴 머리가 흐트러져 얼굴을 반은 덮고 있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은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옷가지 아니 천 조각 하나 걸치지 않은 성숙한 여자의 몸은 묘한 자극을 주고 있다. 발목은 고통을 참지 못해 발버둥 친 듯 빨갛게 살갗이 부풀고 긁힌 자국도 보인다. 손은 머리 위 나무판에 얽매어 있다. 발목을 묶은 줄은 손을 묶은 줄과 단단히 얽매어 있다.
‘아아악’ 젊은 여자는 찾아든 아픔이 가시지 않고 계속 쿡, 쿡 쑤시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입을 찢어져라 벌리고 있다.
“그래 이런 고통에 찬 비명만이 나를 잊게 만들어 주는 거지. 피를 흘리며 춤을 춘다고 내가 물러설 줄 아나? 나는 뒷걸음이 없는 사람이야. 이번에는 여기를 꿰어줄까?”

부관의 말을 들은 듯 마듯 손에 든 바늘을 젊은 여인의 음순에 겨눈다. 이미 음순에는 흰빛을 내는 바늘이 세 개 꼽혀 있다. 하나는 음순을 뚫으며 두 개는 양 음순에 깊이 박혀 있다. 바늘이 꼽힌 자리에는 선홍빛 꽃이 피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꽃잎이 펼쳐지듯 선홍빛 피는 하얀 피부를 따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인은 눈을 찢어져라 뜨며 고통의 비명을 헐떡거린다. 따끔한 아픔이 그 밑, 항문 가까이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캬아!!!!’ 울부짖음이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검게 사그라질 것 같다. 더 이상의 고통은 참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남자는 질문도 없고 대답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신의 몸을 학대하고 고문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서움, 공포, 그 외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이스는 바늘을 꼬나들고 서서히 꼽아간다. 날카로운 끝은 푹!, 소리도 없이 음부와 항문 사이의 회음부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2미리 3미리 그리고 2센티 이상 파고들자 여자는 미쳐버린 사람처럼 비명을 내품기 시작한다.

‘그래 이런 외침이야. 강한 바람을 가슴에 맞으며 사막에서 외치는 이 황량한 목소리. 메아리도 없이 그냥 멀리 퍼져나가는 외침. 이 소리는 내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주고 있고 나의 심장을 벌컥 벌컥 뛰게 만들지. 네 년들의 벌거숭이 춤은 아무것도 아니야. 네 년들이 바늘을 쏘며 내게 달려들어도 난 스핑크스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단 말이다.’

엄지와 검지가 여자의 피부에 닿았다. 바늘은 여인의 몸속으로 모습을 숨겼다. 이 정도 깊이면 아마도 내장을 상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 썩어서 천천히 죽어갈 것이다. 뭍으로 나온 물고기가 햇볕에 썩어나가듯......, ‘그르르르......’ 가래 끓은 소리만 내던 여자는 점점 소리를 줄이더니 아예 고개를 꺾고 가끔 가슴만 부르르, 떤다.
이 여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무카바라에 붙잡힌 그 누구 일 것이다. 그 누구 중에도 재수가 없는 여자일 것이다.
아이스는 여인의 음부에 꼽힌 바늘을 하나하나 다시 뽑아들었다. 묻은 피는 허벅지나 배에 문지르고 다시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닦았다. 바늘이 뽑힌 자리엔 붉은 피가 모래 틈에 물이 스미듯 번져갔다.
“치워! 잘게 짤라 강에다 버리라구.”

티그리스 강은 그때나 지금이나 푸른빛으로 흐르고 있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푸르게 흐르고 있어 평화를 느꼈던 아이스였다.
‘사람들의 사연을 담고 흐르는 저 강은 강물 속에 버려진 사람들의 사연을 알기나 할까? 한번 흐른 강은 다시 같은 자리를 흐리지 못할 테니 알 수 없겠지.’
무카바라에서만도 하루에 여러 명이 고기 커터기로 잘게 썰어져 티그리스 강에 버려졌었다. 아이스가 갈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5층을 알리는 램프가 켜지자 강의 시선을 돌려 복도를 걸었다. 부관의 전달은 수상이 찾는 다는 것이었다. 급히 청사로 오라는 전화연락은 아이스로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서 오시오. 기다렸소. 오랜 만이오. 앉으시오”
대답을 굳이 요구하지 않은 주바이디의 친절이다. 권하는 자리에 앉자 알 마지드가 입을 이었다.
“그래 요즘은 어떠시오? 티그리스 강물이 빨갛다던데......,”
비꼬는 말투다. 속마음을 숨기지 않은 알 마지드다운 직설적인 화법이다.
“언젠가는 푸른빛이 돌지 않겠습니까. 각하의 저 뜨거운 열정이면 조만간 푸른빛을 찾을 것 같습니다만”
각하를 꺼내든 아이스에 셋은 주춤한다. 굳이 가르자면 아이스는 우다이와 후세인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가 아닌가.
“헛 헛 헛. 그럴 겁니다. 맞습니다. 역시 아이스다운 대답입니다. 그려”
주바이디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외무상에게 말을 하란 몸짓이다.
외무상 아우무드는 셋의 뼈있는 농담을 등 뒤로 흘리며 아이스에게 눈길을 맞춘다.
“아이스,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부탁이 있어 주바이디님이 부르신 겁니다. 다름 아니라 우리가 이번에 남한과 국교를 정상화할 예정입니다. 내후년인가 있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이라크도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올림픽? 아이스는 무슨 말인가 생각하다가 문득 우다이가 떠올랐다. 아하, 우다이 이 놈이 얘기를 했나 보군, 그래서,
“예전 88년도인가 남한에서 올림픽을 치룬 적이 있죠? 그때 그 경험과 성공적인 운영 등을 우리도 배우려고 남한과 가까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스께서 좀 나서주셨으면 해서요”
아우무드 말을 정리하면 남한과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하고 상호 외교사절을 보내는데 마침 한국에서 외교사절단이 온다는 것이다. 그 사절단을 아이스가 전담해 달라는 것인데 아이스로서도 난감했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러 한국말이 오히려 서툴렀다.
“누가 옵니까?”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하 일진의원과 위원들이라고 합니다. 한 20여 명 되지 않나 싶습니다.”
하 일진? 처음엔 아지랑이처럼 가물가물 하다가 눈을 감자 윤곽이 떠올랐다. 아, 그 사람. 마지막이 언제던가 10년은 지난 것 같았다. 서울의 그 요정이 마지막 만남이고 그 후 전화만 몇 번 있다가 최근에는 거의 소식 없이 살고 있었다. 알렉스가 한 번 찾아와 근황을 전해준 적 외에는 전혀 알 수 없었고 또 관심도 없었다. 돌아가지 않을 땅이란 걸 그 자신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로 내키진 않은 일이었지만 아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강한 것이 자신을 잡아 당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의원, 즉 비둘기부장 아니면 그 누구일 것 같았다.
주바이디가 내준 차는 최고급 벤츠였다. 길이가 기다란 벤츠는 혼자 타기가 이상할 정도로 널찍했다.
공항 VIP실. 비둘기 부장이 기름진 얼굴로 외무상을 포옹하는 장면이 보였다. 변하지 않은 것은 하늘인가 비둘기부장은 변함이 없는 얼굴이었다. 웃으면서 조져, 하던 그때 그 모습이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이게 누군가, 설 과장 아닌가. 잘 지낸다는 말은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네 그래”
“그렇습니까? 저도 오랜 만에 뵈지만 변하지 않았습니다. 예전 모습 그대로군요”
“그럼, 그럼, 내가 어디 가겠는가. 근데 인사하지. 내 보좌관이며 차기 국회의원감인 신 비서네”
“아,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스는 고개를 숙이다 강한 눈빛을 느꼈다. 그 눈빛은 쑥색 정장차림의 여자에게서였다. 강하게 쏘아보는 눈빛은 그녀의 튀어나온 이마 바로 아래 두 눈에서 화살이 되어 날라 왔다. 아이스는 그 이마와 도톰한 양 볼, 적당한 살피에서 누군가 닮았다는 생각을 갖고 자신도 모르게 ‘으음’ 신음을 하고 말았다.
“아니, 너는......,”
“기억하시나요. 아마 기억을 하고 있나 보죠. 호호호.”
아이스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여 보다 그녀의 다리 쪽을 보았다. 바늘로 발가락을 후볐던 기억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기 때문이다.

‘추억은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군. 붉은 잎이 푸른 시절을 그리워하는 추억은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떠올리려는 것이지. 그래서 늙어가는 것에 회한을 갖지 않으려고 하는 거라면 우리 인간들도 그렇게 그 푸른 잎을 떠올리며 젊은 시절을 반추하는 것일까. 푸른 시절도 없고 회색빛 시절만 있는 나는 그럼 무엇을 반추할 것인가. 차라리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추억이라면 좋겠군. 추억은 무엇일까? 더러운 추억이거나 잊고 싶은 추억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 앞에 저렇게 웃고 서 있는 이 여자가 추억의 본체란 말인가. 이 여자와의 만남은 어떤 추억일까. 잊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잊고 지냈던 것일까. 꿈을 어지럽히던 여자들은 이런 만남을 예고한 것인가.’

잠시 추억에 빠진 아이스를 현실로 꺼낸 음성은 그녀였다. 그녀는 그때의 추억은 다 잊었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보여드릴까요? 왜, 보고 싶지 않아요? 사람은 정말 무서운 동물인가 보죠. 그때는 언젠가 만나면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여유가 생겼나 아니면 어른이 되었나, 모든 게 우습더군요. 지금은 그 건물도 없어지고 그 사람들도 다 잊혀졌죠. 아니 저 분, 위원장인 저 분은 아직도 요직만 차지하고 있네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저 분이 설과장님의 상사라고 하던데요. 어쩔 수 없는 우리들 운명인가 봐요. 세상은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에 가져다주거나 엉뚱한 곳에 데려다 주기나 하고......,”
신 미나는 말이 많아진 자신을 새삼스레 느꼈다. 이제 나이 서른이 된 성숙한 여인으로, 지적이고 교양을 갖춘 차기 정치인으로 꼽히는 자신이 왜 이리 말이 많아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이스는 품안의 바늘을 더듬으며 시선을 다시 미나의 구두에 던졌다. 오픈 갈색 하이힐 앞으로 미나의 발가락이 스타킹에 쌓인 채 보였다. 얇은 스타킹이다. 앞이 트인 하이힐은 미나의 작고 깜찍한 발가락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흔적을 찾으려는 눈길을 미나는 알아챈 듯 싱긋 웃으며 발을 들어 그 무릎에 놓았다. 숙소로 달리는 차안이다.
“왜요? 찾을 수 없어 아쉬운가요? 이미 10년이 지나가는데 그때 자국이 남아 있을 리 없죠? 그때의 고통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주 꼬마 적 날카로운 쇠못에 찔린 듯한 기억 외에는......”
미나의 말대로 엄지발톱은 말끔했다. 그 어디에서고 자국은 없었다. 오히려 부드러운 살감이 좋았다. 상처는 아물면 그 이전의 일은 잊어버린다. 아니 망각이란 놈이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리라. 언제고 머리 속에 담고 있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언니는?”
그때 심한 폭행을 당한 언니가 떠올랐다. 부원들이 돌아가며 엉덩이를 범했다.
“아주 잘 지내요. 지금은 국민의 정부에서 높은 지위를 누리고 있죠. 그때의 일이 삶의 목표를 바꿔주었죠. 더 잘 된 일인가 모르겠는데요. 근데”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미나다. 무슨 일을 하나 물으려는 것이다.
“지금은 이렇게 외빈을 접대하는 일. 그리고 또 무엇이 있을까. 말하기가 그렇군.”
이곳에서 지난 10년을 꺼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했지만 말을 끊었다.
“하 위원장은 무엇 때문에 왔는지 궁금하군.”
“선린관계 구축. 서로가 필요하니까 만나고 웃고 가진 것을 나눠 갖는 것. 아마 이곳 올림픽위원장이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하던데요”

다음날 우다이는 이라크수영협회를 들러 상황을 보고 받자마자 훈련 현장으로 재촉했다. 협회장은 눈길을 피하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위원장의 얼굴을 볼 때마다 속에서 그의 정액이 솟구쳐 토하려고 했다. 목을 타고 흐른 정액이 다 넘어갈 때까지 그의 큰 성기를 입으로 물고 있어야 했다.
더운 열기가 들어서는 우다이를 먼저 맞았다. 넓은 실내 수영장은 서른 명 정도 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들어서는 일행을 보고 물에 젓은 수영복 차림 그대로 일렬로 섰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연습을 하고 있나본데”
차도르를 벗고 간편한 양장을 입은 협회장이 나서며
“이곳은 싱크로나이즈와 평영 배영 등을 훈려하고 있으며 다이빙은 다른 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각하의 배려로 훌륭합니다.”
“훌륭하다? 그런데 실력은 어떤지 궁금하군. 한번 볼 수 있을까요?”
레인 가운데의 의자에 앉자 협회장이 수영복 차림 여자에게 무슨 지시를 했다. 준비를 하란 듯 했다. 손이 수영장을 가리키는 걸 보면.
“종목별로 하겠습니다. 먼저”
“싱크로나이즌가 뭔가 하는 거 있죠? 그것부터 하세요. 만약 ”
잠깐 말을 멈춘 우다이를 두려운 눈길로 보고 있는 협회장에게 힘을 주며 말을 이었다.
“만약 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나 저 애들이나 모두 물속에 처박아 버리겠소. 숨통이 끊어질 고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해주겠단 말이오. 알았소?”
“예, 예. 위원장님”
숨통을 끊어주겠다는 말에 협회장은 얼굴이 화끈 달았다. 어제의 그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목구멍을 틀어막은 큰 살덩어리는 고통이었다. 설마 그런 고통을 또 주지는 않을 거란 기대였지만 이런 생각을 깨는 위원장이다.
“당신도 물론 예외는 아냐. 이번에는 얼굴을 벌겋게 물들여 주지. 알았으면 시작 해”
승마는 국가 대표급이고 카레이싱도 수준급인 위원장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우다이는 스스로도 광이라고 했다.
협회장은 제일 뛰어난 선수들을 뽑고 음악을 준비시켰다. 뽑힌 선수는 5명. 다들 매끈한 몸이다. 키는 160에서 170, 수영을 해서인지 몸매가 잘 빠졌다. 몸에 착 달라붙은 수영복이 젊은 여자의 매력을 더 해준다.
상큼한 음악, 아랍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음악에 따라 5명의 싱크로나이즈는 물살을 가른다. 하얀 포말이 사라지기도 전에 맑은 물 위로 불쑥 솟는 매끈한 다리와 발은 우다이의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발끝을 세우며 발을 휘는 모습이 마치 남자의 성기를 애무하는 듯 했다. 거기에 자신을 끼우는 상상을 하자 아랫도리가 불끈 했다. 늘씬한 몸매를 가진 20대 초반의 여자들은 잘 빠진 다리를 물속에 세우고 접었다 폈다 한다.

‘물에 젖은 다리가 저렇게 섹시하다니, 처음 알았군. 오늘 밤은 그 얘들을 욕탕에 몰아넣고 물기에 젖은 싱싱한 몸을 가지고 놀아볼까. 그 얘들의 물기에 젖어 촉촉한 몸을 구석구석 혀로 더듬는다면, 후후후’

팔짱을 낀 채 휘도는 다리를 보던 우다이는 ‘페기’의 탄력 넘친 긴 다리를 머리 속에 그렸다. 작지만 통통한 그녀의 발은 따뜻한 향기로 가득 찼다. 아니 리브의 앙증맞은 젖가슴과 알리스의 엉덩이도 좋았다. 금분을 뿌려놓은 듯한 머리와 푸른 눈은 깊은 심연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자신의 몸을 들뜨게 했다.

물기에 번질거리는 발이 한차례 돌더니 서서히 투명한 물속으로 잠기고 다시 머리가 수면으로 떠오른다. 넓은 바다를 헤쳐 다니는 돌고래가 됐다가 살짝 떠서 날아오른 날치가 되기도 했다.
손이 떠오른다. 팔이 나오다 어깨, 가슴까지 떠오른 순간 음악에 맞춰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다. 3분여가 지나자 가쁜 숨을 쉬며 물에서 나왔다. 끝났다고 전하는 협회장의 얼굴은 불안으로 굳어 있다. 자기가 보기에는 썩 잘했다는 판단이지만 최종 판단은 이 위원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뜻밖에 나온 말은 가슴을 덜컹거리게 했다.
“무스타파. 어딨나? 당장 이리 와. 얘들 물 속에 모조리 처박아. 이래가지고 어떻게 우승을 하겠다는 거야. 정신이 빠졌어. 빨리 처박아!”
화난 목소리는 수영장 내부를 흔들고 서있는 다섯 선수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누군가? 자신들은 물론 가족까지 헤칠 것이다.
‘아,’ 소리가 동시에 다섯에게 들린다. 우락부락한 남자가 들어와 협회장과 다섯 명 만 남기고 모두 밖으로 내보자 순간 수영장안은 침묵이다.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 외엔 아무런 소리도 없다. 팽팽한 긴장. 바이올린 현을 최대로 조이다 끝내 탁, 끊어트린 것은 우다이다.
“아니. 그냥 처넣지 말고 모조리 발가벗겨 처넣어 버려. 국가에서 준 저 옷이 다 아까워. 어이,”
한 쪽 귀퉁이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협회장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그가 부르자 ‘예’ 하며 빠른 걸음으로 우다이 앞에 섰다.
“이게 뭔가? 이래가지고 어떻게 메달을 따겠나? 정신 자세가 글러 먹었어. 우리 회장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가 보지?”
“예, 예. 하루에도 몇 시간씩 연습을 하지만, 오늘은 아무래도 긴장을......,”
“긴장? 우습군. 내가 오히려 긴장을 했으면 했지 저 얘들이 긴장을 하나. 그리고 저게 긴장을 하는 자세야”
우다이는 풀장에서 발가벗고 덜덜 떨고 있는 선수들을 일별하며 수행원이며 부하인 무스타파에게 지시를 내렸다.
“내가 그만 할 때까지 저기 끝까지 계속 왔다갔다 시키라구. 만약 중간에 쳐지거나 제일 늦으면 밖으로 꺼내 그거 있지? 물벼락을 내리란 말이야. 알았어? 시작해”
이미 지쳐버린 선수들은 발가벗은 채 수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유방과 아랫도리를 스치는 물이 어색했다. 팔을 내뻗을 때마다 커다란 유방이 건들거리고 다리로 물을 박찰 때마다 물에 젖은 음모가 드러났다. 그러나 가릴 수가 없는 선수들은 그나마 빨리 가려고 힘차게 팔과 발을 놀렸다. 물위에 드러난 허연, 갈색의 엉덩이들이 보기 좋았던지 우다이는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협회장은 혹시라도 자신을 부를까 안절부절 했다. 우다이가 부를 일은 뻔하다. 또 그 짓을......,
“협회장, 당신도 일말의 책임이 있지 않아? 선수들만 저렇게 고생하면 형평성이 맞지 않지. 이리 가까이 오라고.”
그는 사실 맨 몸으로 수영하는 여자들을 보자 흥분이 됐던 것이다. 아랫도리가 불끈불끈 한 게 마치 방광에 물이 찬 듯 더부룩했다. 물은 차면 빼야하는 것 우다이는 뺄 참이다.
늘씬한 몸매의 협회장은 그 앞에 공손한 태도로 섰다. 다음은 뻔한 것. 무릎을 꿇고 앉자 그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아래는 바지 속 지붕 친 물건이다. 자크를 내리고 힘줄이 도드라진 물건을 빨았다. 다행히 수영장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있다면 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선수들뿐이었다. 그들은 거의 머리를 들지도 못할 정도로 숨 가빠 했지만 무스타파란 남자의 손에 들려 있는 뭉툭한 경찰봉 탓에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다. 가끔 처지는 여자는 그 봉으로 엉덩짝을 휘둘러 팼다. 벌써 빨간 자국이 보인 선수들도 있었다.
협회장은 ‘쩝! 쩝!’ 소리를 내며 그의 성기를 빨았다. 사정을 할 것 같았지만 크기가 더 커질 뿐 불출은 멀었다.
“당신 정신을 새롭게 해줄 거야. 나 알라의 정신이 머리 속에 박히면 아마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거야. 윽!, 나오려고 하군”
희멀건 액체가 꾸역꾸역 품어져 나온 그녀의 입에선 조금씩 흘러 나왔다. 그러나 박힌 성기를 꺼내지 않은 우다이다. 숨을 쉴 때마다 목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켁, 켁’ 기침을 하면서도 차마 입에서 뱉어내지 못했다. 만약 그랬다가 더 큰 불호령이 떨어지면 자신은 어디로 끌려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무스타파”
마침내 만족한 웃음을 띠며 성기를 거두어들인 우다이는 부하를 불렀다. 아직도 선수들은 물방울을 튕기며 레인을 돌고 있었다.
“다 끄집어 내. 저기 일렬로 세워”
물에 젖은 몸을 가리지도 못한 다섯 여자들은 벌벌 떨면서 무스타파가 가리키는 벽 앞에 나란히 섰다. 위원장과 거리는 5미터도 되지 않았다. 의자에 버티고 앉는 위원장은 뭐라고 지시를 내린 듯 했다.
‘쏴아!!!’ 갑자기 발가벗은 몸에 찬물이 떨어졌다. 맞다. 떨어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협회장까지 옷을 입은 체 일렬로 세워 놓은 무스타파는 긴 호스로 물벼락을 때린 것이다. 세기가 참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에 통통 부은 피부가 갈라질 듯 아팠다. 회초리로 맞은 것 같은 아픔이다. ‘악!’ 선수들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로 돌렸지만 호스에서 품어져 나온 물은 두 갈래 갈라진 둔부의 틈을 파고들었다. 막대기로 쑤신 듯한 고통에 동동거린 몸짓으로 다시 돌아섰다. 물줄기는 화살처럼 아랫도리를 파고들었다. 너무 아픈지 울음을 터트리며 손으로 가리기도 하지만 그 손등을 더 세게 물줄기로 때린 무스타파다. 손을 피하면 다시 구멍을 채우면서 쏟아져 나왔다. ‘어푸, 어푸’ 얼굴에 떨어진 물길에 숨을 채 쉬지 못한 선수들은 물을 먹기도 하고 기침을 하면서 주저앉기도 했다. 옷을 입고 있던 협회장도 마찬가지다. 물에 젖은 옷은 몸에 딱 달라붙어 윤곽을 다 드러냈다.
“마지막 훈련이다. 이것만 참아내면 용서를 해주겠다. 물을 무서워하지 않은 것, 그것이 수영하는 사람들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무서워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 알았나?”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서 있게 한 무스타파는 아랫도리 음부를 향해 물세례를 퍼부었다.
“참아. 물은 부드러운 거야. 이겨내야 해.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고 어떻게 세계에 나가 이기겠는가?”
한 여자 두 여자 차례차례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을 짓지만 다리를 오므리지도 몸을 돌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자신의 치부에 물줄기를 받았다. 그 아픔은 남자의 성기가 파고든 것보다 더 아팠다. 어떨 때는 바늘로 쑤시는 것 같다 막대기로 때린 것도 같았다. ‘아, 아’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은 고스란히 자신의 음부에 물세례를 다 받고나서야 끝났다.

“그래요? 그래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강한 선수들이 될 것 같은 가요 아니면 비루한 성적을 거둘 걸 같은가요?”
아이스는 거드름이 점점 늘어난 우다이에게 신뢰를 잃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체육회 위원장이 된 우다이는 시찰을 한답시고 선수들에게 가혹한 지시를 내린 다는 걸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도 체조협회 가는 길이라며 잠깐 들린 그다.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자세로 아이스를 대했다.
“그래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잘 알고 있겠지만 예전 오기란 전략가가 했던 말입니다. <여기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도적 한명을 천명이 ?고 있다고 합시다. 아무리 도적이 한명이고 천명이 ?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도적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벼들 것을 알므로 사람들은 한사람같이 두려워하여 올빼미나 이리가 두리번거리듯 주위를 살피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생명을 내어 던진 한사람은 천 명을 공포에 떨게 한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정신이 중요하다는 애기죠.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또 선수들 뒤에는 국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겁니다. 나가서 이기면 모든 가족들에게 훌륭한 대접을 해준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겁니다.”
“하하하, 나도 알고 있습니다. 금메달만 따오면 영웅으로 만들어 준다고 언약을 했죠. 그런데 선수들이 다 정신상태가 썩어서 내가 개조를 해주는 겁니다. 하하하”
호탕한 웃음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겠지. 아이스도 마주 웃으며 우다이의 손을 잡았다.

“여기가 체조경기장인가.”
“네, 그렇습니다.”
젊은 모습의 회장이 상체를 숙이며 우다이를 마중했다. 향긋한 내음이 좋았다. 정성껏 치장을 한 모양이다.
“그럼 긴 말 없이 먼저 봅시다. 이미 다 알고 있죠?”
다 알고 있는 회장이다. 불벼락이 떨어진다는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이라크를 휩쓸고 있었 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둥근 원형으로 넓지 않았다. 주로 연습장으로 사용하는 곳인가 보다. 타이트한 차림의 소녀들이 뛰며 앉으며 누워 몸을 돌리며 연습에 열중인 모습이다.
회장이 손뼉을 치자 우르르 몰려들었다. 10여 명은 되어 보였다. 긴장의 모습이 역력하다. 어느 대회고 간에 우승한 적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우다이는 어린 얼굴들의 날렵한 몸을 차례로 훑으며 회장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럼 시작하십시다. 리듬 체조로. 음악은 빼고”
음악 없이 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회장은 선수들 중 한 명을 지목하며 하란 눈짓을 보냈다.
긴 띠를 돌리며 훈련장으로 들어간 소녀는 갈색 머리를 짧게 깎은 인형 같은 얼굴이다. 검은 눈이 깊어 보였다. 비스듬한 자세를 취하다 긴 띠를 돌리며 시작을 했다.
체조복에 가려져 있는 엉덩이가 앞뒤로 움직이며 풍성한 가슴이 출렁거렸다. 잘록한 허리의 율동이 마치 아름다운 몸을 숨길 수 없어 다 보여주고 싶다는 무언의 놀림이었다.
우다이는 계속되는 다른 소녀의 율동에 그만 흥분을 참지 못한 듯 했다. 발가벗은 몸보다 이렇게 중요한 곳을 가린 옷차림으로 다리를 들거나 팔을 뻗는 행위가 더 자극적이란 사실을 처음 느꼈다. 마지막 소녀가 막 끝나고 인사를 하며 들어서자
“좋아요. 그런데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뭔지 트집을 잡으려는 물음이다. 무스타파는 즐거움을 기대하는 얼굴로 바짝 다가섰다. 물벼락을 쏘아 붓던 즐거움이 아직도 머리 속에 남은 그다.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군. 숫기가 없어서인가 본데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예, 예. 조금은 그렇습니다.”
서른 초반인 회장은 땀이 흐른 얼굴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다. 자신도 행여 수영협회장처럼 불미스런 짓을 당하지 말란 보장이 없다. 수영협회장은 그 일 이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떤 모임에서 불쑥 우다이의 행동을 비난한 이후 행적이 묘연한 것이다. 아마 사막에 있는 지붕이 없는 수용소로 끌려갔을 거란 추측만 떠돌 뿐이었다.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의 수용소는 지붕이 없어 하루 종일 햇볕에 몸을 드러내야 했다. 주어진 물도 없었다. 있다면 간수들이 가끔 오줌을 뿌린 물이 전부인 곳이다. 갈증과 더위에 사흘을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쓰러지거나 국가에 대한 충성서약서를 쓰고 나서야 풀어진 발길로 나올 수 있었다. 체조회장은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자기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차라리 혀를 깨물겠다는 각오까지 한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직접 숫기를 없애주어야겠어. 쾌적한 실내 공간이 어디 없나? 이곳은 덥기만 해서”
“아, 예. 안으로 들어가시죠?”
트레이닝 차림의 회장이 손을 내밀며 그를 안내한 곳은 에어컨 바람이 선선한 발레 연습장 같은 곳이었다.
“다들 이리로 들어오라고 하지. 회장”
회장이 서둘러 불러들인 선수들은 무슨 일인가 하는 눈빛이다. 이 분이 그 유명한 우다이 사령관이며 방송사 사장이며 지금은 위원장까지 겸한 위대한 분이란 걸 모르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눈에 띄면 영광스런 일이기도 했다.
“자, 자. 아주 열심히들 했어요. 다만 내가 볼 때는 적극성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어서, 다시 말하면 여자로서의 부끄러움 따위가 남아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것은 우리 조국을 위해 아주 불필요한 것이에요. 자 이리로 나란히 서요. 저기 유리 거울을 보고”
몸의 균형을 잡은 평균대에 뒷모습을 보이고 나란히 섰다. 노출이 많은 유니폼은 토실한 허벅지며 종아리, 어깨까지 다 드러내게 했다.
목소리를 차갑게 바꾼 우다이다. 무스타파에게 선수들의 얼굴을 보고 있다 찡그리거나 일그러뜨리거나 하면 당장 끄잡아내라고 소리를 질렀다.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고 긴장의 적막이 드리웠다.
우다이는 손을 쥘락펼락하며 맨 가에 있는 갈색 짧은 머리의 뒤로 갔다. 엉덩이를 뒤로 길게 뺀 자세는 다리 사이의 동그란 윤곽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가느다란 천으로 가려진 그 곳은 조금만 비키면 음부를 드러낼 판이다. 키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근육이나 골반이 잘 발달된 몸이다. 땀내음까지 향기로웠다. 거친 숨을 쉬고 있는 소녀의 아랫도리에 손가락을 걸어 옆으로 밀치자 갈색의 음모가 보였다. 손가락 두개를 세워 비집어 넣자 소녀는 순간 엉덩이와 허리를 당기며 ‘크윽’하는 비명도 아닌 신음도 아닌 묘한 소리를 냈다. 빡빡한 질벽을 지나 더 밀고 들어가자 두 마디 째에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힘을 더하면 부드러운 살결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분홍색 음순이 손가락을 꽉 물었다. 넣다 뺐다하며 그 부드러운 질감을 즐겼다. 질감은 축축한 촉감으로 바뀌고 ‘뿌직 뿌직’ 하는 소리가 소녀의 질에서 나왔다. 그는 손가락을 꺼내 냄새를 맡았다. 비릿한 내음. 아니 시큼한 내음이다. 처녀의 맑은 물은 이런 내음을 풍겨야 한다. 남성을 자극하는 강력한 호르몬 향기도 좋지만 이렇게 비릿한 향기도 좋았다. 다시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옆 소녀의 유니폼을 벌렸다. 유난히 엉덩이가 큼지막한 소녀다. 엉덩이가 크니 음부도 멀리 보였다. 검은 음모다. 앞부분 그러니까 아랫배 쪽으로 가지런히 나 있다. 잘 가꾼 정원이다. 역시 꼭 다물고 있는 음부다. 세 겹의 꽃잎이다. 분홍 장미꽃이 떠올랐다. 물기에 젖어 번들거린 손가락을 그대로 밀어 놓기 시작했다. ‘아.......,’ 가벼운 신음 소리. 부끄러움에 떠는 목소리. 엉덩이를 뒤로 내민 치욕적인 자세는 어린 소녀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었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얼굴을 찡그리며 징그러운 손길이 점점 파고든 시간을 견딜 수밖에. 그러나 견딜 필요가 없었다. 손가락이 빠져나가자마자 우악스런 손길이 소녀를 낚아챘다. ‘악’ 외마디 비명. 얼굴을 찡그러뜨린 그 순간 무스타파가 소녀의 머리채를 잡아챈 것이다.
뒤로 끌려간 소녀를 아무렇지 않은 듯 보다 우다이는 다른 소녀의 아랫도리를 벗겼다. 키가 제법 큰 소녀다. 다리가 매끈하고 날씬한 게 한번 쓰다듬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좋은 다리군. 그 미국 계집아이만큼 잘 빠졌군.’ 페기의 매력적인 허벅지와 다리를 떠올리며 음문을 파고들었다. 이번에는 허리마저 비틀지 않았다. 뒤로 끌려간 선배처럼 되기는 싫은 탓이다. 무표정으로 자기의 아랫도리를 넣다 뺐다 해도 가만히 있었다. 아픔이 스쳐가고 수치심이 가득했지만 참아야 했다.
‘찍, 찍’ 소리가 날정도로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인 우다이는 스스로 흥분이 되는지 손가락을 네 개 넣었다. ‘윽!’ 자신도 모르게 소녀는 신음을 질렀다. 불에 덴 아픔이다. ‘아, 그만......, 찢어질 것 같아’ 이빨을 악물지만 아픔은 더 크고 강하게 머리를 울렸다. 눈물이 흘러나왔다. 얼굴을 숙이고 있어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년의 향기는 진득하군. 남자를 기다리는 향기야. 빨아보고 싶군.’ 그러나 그는 소녀의 엉덩이를 톡톡 어루만지며 옆의 소녀에게 갔다.

“무스타파. 이 아이는 아무리 연습해도 가망이 없을 거야. 끌고 가”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는 소녀는 겁먹은 얼굴로 우다이의 용서를 바라고 있었다. 회장도 보이지 않아 더 무서웠다. 눈이 큰 소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판이었다.
“아, 아니에요. 열심히 할 게요. 용서해 주세요.”
손을 모아 비는 모습이 가련하지만 우다이나 무스타파나 익숙한 광경일 뿐이다. 아니 일상이라고 해야 맞을 거다.
“뭐하는 거야. 끌고 나오라니까. 아니 다 나가 있어. 다들 나가라고. 회장 열심히 해”
그 소녀만 남기고 다들 나가자 우다이는 흐느낀 얼굴을 손으로 바치고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어르기 시작했다.
“그럼 좋아. 마지막 기회를 주지. 네가 수치심 같은 것이 없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나?”
“네? 어떻게요? 보여드릴 게요”
훌쩍거린 음성이다.
“그럼 벗어. 다 벗어봐. 나에게 고운 몸을 보여 봐”
“네? 알았어요. 벗을 게요.”
벗을 것도 없었다. 유니폼을 벗자 그것이 모두다. 안에 기껏 걸친 것이라곤 얇은 속옷뿐이다. 그마저 벗자 운동으로 단련된 아름다운 몸이 눈부시게 드러났다. 남성을 자극하는 젖가슴과 하체다. 지방질이 적당한 육체는 탄력이 있으면서도 진득하게 빨아들일 것 같다. 자연 눈길이 다리를 벌리고 있는 그 사이에 고정됐다. 가지런한 음모 아래로 하얀 속살, 그 속살 바로 아래로는 뒤로 동그랗게 금이 보였다. 순결한 금. 지금 우다이는 그 순수한 금에 수치심을 주려는 것이다.
“저기 보이지. 평균대. 저 위에 올라 타”
그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자세였다. 평균대 위에 올라 탄 소녀는 다리를 쫙 벌린 채 아랫도리를 다 보여주어야 했다.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양 옆으로 갈라진 음부는 몸무게로 찌그러진 채 속살이 거친 나무에 쓰라렸다. 그냥 걸쳐 앉기도 아팠다. 그런데 이 자세로 걸으라고 한 것이다. 절로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수치심이 문제가 아니라 아랫도리를 스치는 거친 나무 결이 연약한 속살을 건드릴 때마다 신음이 나왔다. ‘윽, 윽’ 숨을 몰아쉬며 식은땀을 흘린 소녀다. 즐거운 듯 한 두 남자는 소녀의 아픔은 아랑 곳 하지 않고 계속 걸으라는 손짓을 했다.
“아, 살려주세요. 흑흑. 너무 아파요. 흑흑”
눈물을 뚝뚝 흘리는 소녀가 더 흥분을 주었나 보다 무스타파란 남자는 소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잡아 당겼다. ‘악!’ 뜨거운 불길이 아랫도리를 태웠다. 밀린 속살이 빨갛게 변하기 시작했다. ‘더 빨리. 늦으면 또 잡아당기겠어.’ 우악스런 목소리는 소녀의 몸을 더 앞으로 끌어당기게 했다.
“됐어. 이번엔 다시 뒤로”
젖가슴을 덜렁거리며 소녀의 몸은 뒤로 옮겨졌다. 반대로 밀린 속살이 이번에는 앞으로 밀렸다. 엉덩이의 두 틈이 벌어지며 항문이 나무 결에 닿자 이번에는 그곳이 쓰라렸다.
‘흑, 흑’ 눈물을 연신 흘리며 까치발로 몸을 뒤로 옮기던 소녀는 너무 아픈지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다. 손으로 잡고 싶지만 그때마다 손을 떼어놓은 남자다. 평균대 위에는 물기가 어렸다. 오줌을 지른 거다.

좋아 내일은 어디로 갈까. 축구팀을 한번 볼까. 그 놈들도 정신상태가 글러 먹었어. 내가 있는 한 모두 다 개조를 해주지. 우리 조국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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