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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1:36 671회 0건

인숙은 손이 부들부들 떨려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평소같으면 감탄을 할 만한 빨래 널기 좋은 날씨이지만 애초에 날씨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허둥대는 판에 빨래도 줄에 너는 것 반, 땅에 흘리는 것 반이었다.

이전에도 준식은 좀도둑질을 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이 집에 오고나서 겨우 모은 인숙의 비밀쌈지돈까지 어떻게 알았는지 훔쳐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장님 댁에서 기어코 사고를 냈다고 한다.
공사판에서나 쓰는 묵직한 드라이버를 쳐들면서 두 차례나 내리찍었다는 말을 할 때는 인숙은 준식의 얼굴을 쥐어 뜯고 싶었다.

인숙은 손과 발이 후덜덜 떨리는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주인집 사장님이나 사모님이 뛰어와 준식을 잡아가고 자기의 머리채를 휘어잡을 거란 상상에 도무지 안정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조만간 이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은 더욱 답답해 왔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등뒤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났다.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뒤를 돌아 본 인숙은 인사는커녕 자기도 모르게 뒤돌아 고개를 푹 숙였다.
영호였다.

인숙은 주인집 사장이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자기를 잡으러 왔다는 공포감이 한꺼번에 들어 혼란해졌다.
다리가 더욱 후들거려 서 잇을 수가 없었다.

“아, 아 네. 안녕하십니까.”

인숙은 고개를 숙인 채 반대편을 보면서 가까스로 인사했다. 누군가 보면 엄청나게 내외하는 외간 남녀 사이쯤으로 보일 것이다.

“아. 예, 빨래가...”

인숙은 빨래를 몇 개나 땅에 덜구고도 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 중 하나는 인숙의 발에 계속 채이면서 땅에 질질 끌리기까지 해서 정원을 이리저리 살피던 영호의 눈에 띈 것이다.

인숙은 영호의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그저 피하고만 싶었다.
그러면서도 다리가 떨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주인집 사장이 죽지는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에 조금씩 진정이 되었다.

“아. 감사합니다.”

빨래를 집으려는 인숙과 영호는 하마터면 머리를 부딪을 뻔했다.
영호가 재빨리 허리를 들어 피하려다가 뒤통수의 통증이 살아났는지 얼굴을 찡그렸다.

“아.. 아. 저. 사장님. 다치셨네요.”

영호는 인숙의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이미 영호는 준식의 소행을 거의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숙이 허둥대는 것도, 자기를 보고 귀신보듯 놀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안에 집사랍도 있는데 잠시 들어오시죠. 의논할 것도 좀 있고 해서.”

인숙은 뭐라 대답할 것이 없었다. 딱히 거절하는 것도 이상한 상황이다.

“아. 예, 예. 무슨...”

“허허. 일단 들어오세요.”

때마침 미란이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꽃섬댁. 잠깐 와 봐요.”

더 이상 피할 수도 없는 인숙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가 되었다.





준식이 사고를 친 뒤 방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않은 인숙은 미란의 손에 감긴 붕대를 처음 보았다.
무서워 물어볼 수도 없지만 저것도 준식의 짓이리라는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인숙의 눈이 자기 손의 붕대에 잠시 멈추는 것을 눈치챈 미란은 살그머니 손을 내렸다.

그날 밤.
영호는 언제나처럼 자기 손목을 뒤로 묶었다.
미란도 영호도 좋아하는 리본이었다.
부드럽지만 질긴 것이었고, 가늘어도 방울과 반짝이, 구슬들이 달린 화려한 것이었다.
영호는 묶는 것을 즐겼고, 미란은 묶이는 것을 즐겼다.
묶는 동안 묶는 자나 묶이는 자 똑같이 흥분해갔다.

그리고 영호는 미란의 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리곤 얼마전 새로 산 딜도를 가져왔다.
미란은 영호가 딜도를 가져오면 잠시도 딜도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영호가 그걸 바라기 때문이다.

영호는 딜도의 끝, 조금은 흉측한 돌기가 튀어나온 귀두 부분을 미란의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
이미 등뒤로 손을 묶인 미란이 딜도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진짜 남자 물건에게 하듯 정성스레 빨았다. 정성껏 빨면서 침을 묻히자 영호는 미란의 입에서 꺼내어 아래의 입으로 들이밀었다.

미란은 이 때도 딜도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자기의 다리사이로 들어오는 딜도를 환영하듯 이미 활짝 벌린 다리를 더더욱 벌렸다.
딜도의 귀두부분이 미란의 몸속으로 들어오다가 멈췄다.
영호는 으레 이때에 딜도를 좌우로 살살 돌렸다.
미란은 또 그걸 볼 때면 으레히 작은 신음을 흘렸다.
딜도의 삽입은 마치 의식이나 치루듯 천천히 이루어졌다.
딜도가 다 삽입되자 미란은 영호의 입맞춤을 기다렸다.
하지만 무정하게도 입맞춤은 없었다.
대신 영호는 침대 옆 서랍장에서 도구를 잔뜩 거냈다.
몇 타레의 리본, 딜도와 같이 산 입마개, 눈부분이 없어 안대같은 역할을 하는 탈바가지, 그리고 손바닥 모양의 가죽 패들. 영호는 이것들을 침대에 던지면서 불쑥 욕을 했다.

“음탕한 년.”

이 말은 미란에게 다리를 오므리라는 신호와 다름없었다.
미란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음탕한 년.”

미란은 다리를 오루렸다. 미란의 발목이 묶였다.
키스를 기다리던 입술은 강제로 벌려져 입마개가 비집고 들어왔다.
탈바가지가 얼굴을 덮으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느덧 도마위의 생선마냥 아무런 행동의 자유도 없이 침대에 놓인 꼴이 되었다.

미란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부터 모든 감각이 청각과 촉각으로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직 남은 것은 영호의 손길과 입김밖에 없었다.
미란은 자신을 뒤집는 영호의 손길에 호응했다.
영호는 미란의 발목을 뒤에서부터 한손으로 잡아 눌렀다.
시원하게 뻗은 미란의 다리가 침대 끝에 걸렸다.

단지 눈이 가려지고 입이 막히고 손이 묶이고 다리를 눌린 것인데 미란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
지금 자기는 온전히 영호의 세계에 들어와있다고 느겼다.

“으윽”

영호는 패들을 쳐들었다가 미란의 엉덩이에 힘껏 내리쳤다.
강렬한 마찰음은 미란의 청각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리곤 엄청난 화끈함을 동반한 아픔.
불에 대인 듯 화들짝 놀란 미란은 자기가 움쭉달싹도 못하는 몸임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을 충분히 떠올릴 틈도 없이 아픔은 또 쳐들어왔다.

“으음”

입마개는 미란에게 비명을 허락하지 않았다.

“으음”


반복되는 아픔.
엉덩이 전체가 어딘가로 제멋대로 떨어져 날아가는 듯 했다.
이전에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과는 비교조차 안되었다.

미란은 눈을 떠도 앞이 보이지 않았다.
탈바가지와 얼굴 사이에 자기 눈물만 마구 돌아다녔다.

미란은 영호에게 엉덩이를 내줄 때면 복종의 의미를 느껴왔다.
자신의 삶에 대한 100% 만족감이 없는 것이 자신의 우매함과 게으름 탓이라 생각하며 이것들이 영호의 우악스런 손에 의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왔다.
그러기에 어디까지나 아픔은 뉘우침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너무 아팠다.
너무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만 해달라는 말도 못하며 언제까지 맞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 그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어쩌면 자기가 정신을 잃을 것같은 예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정신을 잃는다면...
절망이다.
패배이고 도피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란은 그것만은 안된다고 속으로 외치기 시작하면서 정신을 수습해갔다.

사랑.

진정한 사랑.

미란은 끔찍한 아픔과 사랑이란 단어가 겹쳐 떠오르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온통 이해가 되었다.
이것이 깨달음이란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영호의 매질이 멈췄다.

좀 전부터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매질을 견딘 것이 영호에게 실신 쯤으로 여겨졌을까.
미란은 자기가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다리를 움직였다.

“으음..”

신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미란은 뭐라고 했을까.
영호는 미란이 아직 깨어있음을 알고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오늘은 밤에 다시 올 거야. 이대로 기다려.”

미란은 자기가 이대로 몇시간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가랑이 사이에서 강한 이물감을 주고 있는 딜도가 차츰 자기 몸과 일체화되는 듯했다.

“사장님.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정원에서 준식이 부르는 소리에 영호는 파랗다 못해 보라색이 되어가는 미란의 엉덩이를 한번 쓰다듬고 몸을 뒤집어 주었다.

보이진 않지만 천정을 보고 누운 미란은 다시 완벽한 혼자가 되었다.
볼수도 말할수도 없이 묶여 있는 자신은 오롯이 영호를 기다려야 한다.
영호가 오지 않으면 영원히 이대로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조금 움직여봤지만 꼼짝도 않았다.

몇분이, 몇시간이 지났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눈물도 이미 마르고 온몸에 움직이지 못하는 고통이 스럴스멀 퍼졌다.
손목을 묶은 리본의 예쁜 방울이 등과 손목에 아프게 배겼다.
몸을 버둥거리며 옆으로 돌아눕는데 인기척이 났다.

미란은 영호가 돌아왔음을 알았다.
이제 끝나나 싶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는 손길.
잠시 후 자신을 곧게 눕도록 몸을 돌리는 손길.
아주 부드럽고 느긋한 손이었다.

미란은 자신을 내려다 보는 영호의 모습을 상상했다.
영호의 손이 사타구니를 헤집는다.
딜도를 빼주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딜도는 조금 빠져나갔다가 갑작스레 다시 쳐들어왔다.

비록 놀랐지만 좋았다.
미란은 자기 가슴을 사랑하는 영호를 느꼈다.
못박힌 손바닥이 미란의 배를 스칠 땐 생소하기도 했지만 기분이 더 좋아지긴 했다.
원래 손바닥에 못이 잇었던가하는데 다리의 리본이 풀어졌다.

어깨에 진 짐을 풀어놓았을 때의 해방감이 몰려오면서 미란은 자연스레 가랑이를 벌렸다.
이제 자신을 번쩍 들어올리려나 하는 상상을 하는데 반대였다.
벌린 가랑이를 모으더니 다리를 다시 묶었다.
게다가 서둘러 묶는 것이 분명했다.
무언가 이상했지만 뭐라고 말할 상황도 아니었다.
말을 할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몸이 다시 묶이고 애무의 손길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하려는가 싶은데 뜻밖에 날카로운 번호키 버튼 소리가 들렸다.
그후에 있었던 일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
잠시후의 손길과 말이 영호의 것이고, 이제까지의 손길은 다른 남자의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자 자기 몸이 땅으로 꺼지는 것같아 비명을 질러댔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몇 번이나 악을 썼는가 싶을 때 미란은 자기 몸을 거칠게 덮친 몸에 숨이 콱 막혔다.
간신히 숨을 돌릴 무렵 자기 위를 덮은 사람이 정신을 잃었으며 그것이 영호일 것이며 어서 자신을 구하고 남편을 구해야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손의 상처는 이때 생긴 것이다.
예쁜 구슬과 장식이 리본에서 손목을 빼려는 미란을 방해하면서 상처를 남겼다.






인숙은 울면서도 모든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남편이 사장님을 해친 것이며 며칠 전부터 도둑질을 계획했던 것도 말했다.
자기도 준식의 지시에 의해 집안 상황을 알아내려 몇 번 노력했다는 것, 사장님과 사모님 몸에 남편이 상처를 낸 것은 죽을 죄라고 얘기했다.

터지는 울음 대신 흥분하여 목소리를 높이며 말하다가 사실은 부부사이도 아니라고 말했다.
남편이 아니고 원수란 말과 함께 남편이 뒈지거나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을 때 영호는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었다.

“당장 이 집에서 나가야겠군.”

영호는 몇 번 마주치지 않았지만 인숙에게 반말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무서운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인숙은 당연히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후련하기도 했지만 현실적 어려움에 마음과 다른 말을 했다.

“용서해 주세요. 여길 나가면...”

여길 나가면 갈곳이 없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란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가 집을 나가라는 말에는 영호를 돌아다 보았다.
영호는 미란의 시선을 일부러 모른 척하며 인숙을 몰아붙였다.

“염치도 없군. 이런 짓을 하고도 여기에 있겠단 말인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흑.”

미란이 영호의 손을 잡았다.

“여보.”

“...”

“꽃섬댁한테는 죄가 없잖아요.”

영호는 여전히 미란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며 빠르게 말했다.

“난 마씨를 용서할 수 없어. 당신은 어쩔 수 없다해도 마씨만큼은 꼭 벌을 받아야 돼.”

어느 틈에 반말을 하면서 인숙에게 당신이라는 단어를 썼다.

다분히 고의적이었다.
미란도 눈치가 빠른 여자다.
미란은 재빨리 머릿속 계산을 시작했다.

한 여자가 약점을 잡혔다.
그 여자를 향한 남편의 눈이 적대적이 아닌 것만은 무조건 분명하다.
그 여자의 남편은 곧 무서운 보복을 당할 것이다.
꽃섬댁이 마씨와 계속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그러면 꽃섬댁도 곧 오갈 데 없는 몸이 된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미란은 자기도 예전 완전한 막막함 속에 영호가 던진 구원의 밧줄을 잡아 이제껏 살아온 것을 기억해 냈다.
자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미 남편이 있는 몸이란 것 밖엔...
미란은 새삼 다시 돌아보는 영호의 눈에서 이 모든 것은 물론 앞으로 어떤 생각으로 어떤 행동을 할 지도 알 수 있었다.

“그럼 이제 꽃섬댁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하도록 해. 그래야 그 놈에게서 벗어날 수 있어.”

미란이 생각해보니 엄밀히 따지면 꽃섬댁이 마씨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 놈은 천하에 배은망덕한 놈이야. 살아봐야 남에게 해만 끼쳐.”

“네.네. 흑흑.”

영호는 말을 마치고 미란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미란의 사타구니부터하여 허리와 가슴, 입술로 시선을 훑었다.
준식의 손길이 저 곳들을 훑었을 것은 분명하다.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었다.

“바보같이...”

바보같다는 말을 하며 영호는 미란과 인숙을 번갈아 보았다.
영호의 중얼거림을 들으며 미란은 고개를 숙였다.
펑펑우는 인숙과 눈에 눈물을 맺기 시작하는 미란을 보면서 영호는 아랫배에서부터 고개를 쳐드는 음심을 느꼈다.

인숙의 울음이 통곡으로 변하면서 영호는 인숙의 뒷덜미에서도 멍자국을 보았다.
눈두덩에 이어 뒷덜미에도 멍이 있다는 것을 보고 엉뚱하게도 영호는 인숙의 몸 다른 곳에는 멍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눈에 멍은?”

“그 놈이...”

평평 울면서도 듣는 건 다 듣고 말할 건 다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호 앞에서 준식을 그놈이라고 부르고 나서 인숙은 스스로도 놀랐다.
그 때 인숙에게 전화가 왔다.
준식이었다.
울먹이던 숨을 고르느라 늦게 받으니 전화에선 욕지거리가 터지는 모양이었다.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인숙은 시키지 않았는데 전화의 내용을 고스란히 일러 바쳤다.
준식은 인천의 공사판을 잡았다고 했다.
한 1주일 못 들어온다고 했다.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다시 부를 거야. 당신은 가서 기다리고 있어.”

이젠 숫제 범죄자 취급을 하지만 인숙은 겨우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돌아갔다.
인숙이 돌아가자 한참이나 침묵이 계속되었다.

“난..”

영호는 다시 중얼거렸다.

“너를 희롱한 놈을 용서하지 않겠어.”

미란은 죄지은 것도 없이 죄지은 것처럼 고개만 더욱 숙였다.
그날 밤 미란이 별채로 내려와 인숙을 불렀다.
그리곤 평소같으면 접근도 허락하지 않은 2층으로 인숙을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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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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