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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전대(洗腦戰隊) 파트 A - 2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16 385회 0건
에필로그A로부터 한달 반 정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

에필로그 ~루피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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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근한 어둠.
 기분은 나쁘지 않은, 오히려 기분 좋은 암흑.
 나는, 어딘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장소에 있었다.

 여기는 꿈속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내가 누구인지, 그런 모든 것들이 전부 애매모호한 상태···.
 하지만 기분은 좋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좋은 기분, 그런 감각···.

 눈은 뜨고 있다. ‘눈을 뜨세요’, 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나의 귀를 통해서, 나직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내 몸에 스며들어 온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나는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 나에게 멋진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그 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 나는 이렇게 행복해지고 있으니까.

「그러면, 눈을 감아 주세요···」

 그 말이 내 안에서 의미를 이루기 전에, 눈꺼풀을 닫았다.

「잘 했습니다···. ···그럼, 내가 셋을 세면, 눈을 뜹니다. 눈을 뜨면, 당신의 몸은 내가 조금 전에 말했던 대로 움직입니다···, 알겠죠.···」
 어라? 무슨 말을 했던가···.

 끄덕.

 나의 머리는, 나의 생각보다 빨리 움직였다.

「착한 아이네···」

 나의 머리를 손이 어루만진다.

「아···」

 나의 입에서 한숨이라고도 목소리라고도 할 수 없는 뭔가가 새어나오고··· 내가 조금 전까지 품고 있던 의문들이 모두 아무래도 상관없어지며··· 단지 그 좋은 기분에 몸을 바쳐 버렸다.

「그럼, 셉니다···, 하나···둘···셋···」

 딱. 손가락이 튕겨지는 소리.
 ···눈꺼풀이 천천히 뜨이며, 시야가 돌아왔다.
 눈앞에 남자가 있고,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검은 쟈켓. 군데군데에 푸른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검은 슈트.

「···나는 누구입니까?」

 그 사람의 모습으로 나의 시계가 가득 찼다. 상냥한 눈을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확실히···, 우리의···적···,



「···주인님···」

 나의 사고가 결론에 도달하는 것보다 빠르게, 귀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입이 움직였다.

 어라, 주인님···이었지···.
 나는 조금 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건가···.
 하지만 나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조차 생각해 낼 수 없다.

「괜찮아···,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상냥한 눈을 한 「주인님」이 말했다.

 아, 그렇구나,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사람은 나의 주인님. 그거면 충분하다.



「자, 일어서···」

 주인님이 말씀 하시는 대로 일어섰다. 끼익, 하고 나무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너의 주인님이다. 그러면···너는?」

 나는 눈앞에 세워 져 있는 거울에 비춰진 나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

 하얀 헤드 드레스. 검은 머리카락. 하얀 가타 스타킹. 검은 에나멜 슈즈. 하얀 장갑. 검은 긴소매의 메이드복. 흰 에이프런 드레스···.

 어슴푸레한 방안, 주인님의 옆에서, 희고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나.
 나는···, 나는···.


「저는···주인님의 메이드입니다···」
「그래, 그렇지, 잘 했어.」

 ···그런 당연한 걸, 어째서 주인님이 물으신 걸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주인님은 나를 지그시 관찰하고 있다.

 나의 복장이나 태도가 주인님의 메이드에 적당한지 시험하고 계시는 것 같은 그 시선을 의식해, 턱을 당기고, 똑바로 앞을 바라보고 섰다. 그러자, 갑자기 주인님의 손이 뻗어, 나의 뺨을 어루만진다.

 쓱···쓱쓱···.
 
 
 으응···, 주인님의 따뜻한 손이 기분 좋다···. 나는 자신의 뺨을 주인님의 손에 비볐다.
 잠시 후에 주인님의 손가락은 나의 뺨에서 멀어져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나의 목덜미의 솜털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나는 고양이처럼 목을 움츠리면서, 그 주인님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가득 취해, 무심코 눈을 감았다.
 주인님의 다른 손이 나의 뺨에 닿고 주인님의 숨결이 가까이 느껴져 내가 눈을 뜨자···, 깊고 검은 눈동자에 나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주인···니임···」

 나의 목소리가 끝나기 전에 내 입술을 주인님의 입술이 강하게 덮었다.
 주인님의 입술은, 처음은 상냥하게 나의 입술을 쪼아 먹듯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점차 혀와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으앙···」

 내가 무심코 숨을 내쉬며 입술을 조금 벌리자, 주인님의 혀가 그 틈을 찌르고 내 입술을 비틀어 열어 내 입속에 침입해 왔다. 나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주인님의 혀를 받아 들인다···. 주인님의 따뜻한 혀가, 나의 입속을 돌아···나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되어 간다···.

「으응···아흥···」

 나는 힘껏 주인님의 머리를 꼭 껴안고 얼굴을 꽉 누른다.

 ····츄···츄웁··.

 추잡한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져 간다.

 번들번들한 다른 생물 같은 주인님의 혀가 나의 혀와 얽혀, 뒤틀리, 입술을 빨며 돌아, 타액이 흘러넘친다···. 주인님의 침은··· 달고 맛있어서···, 나는 꿀꺽꿀꺽 다 마셨다.

「후하아···」

 주인님이 입술을 떼어 놓자, 나는 바다의 바닥에서 떠오르는 것 같은 소리를 질러 버렸다.

「후후, 귀여워」

 주인님이 나의 뺨에 입술을 누르고, 할짝할짝 핥았다. 허리를 두르고 있던 손이 쑥 스커트를 올리고 나의 엉덩이를 팬티 위에서 더듬었다
.
 점차 그 손은 나의 소중한 부분으로 이동해, 추잡한 액으로 젖어 질척질척해진 그곳의 주위를 맴돌았다.


 ···부끄러워···하지만, 좀 더···좀 더 만져줬으면 좋겠어···.


 나는 무심코 움직일 것 같은 허리를, 어떻게든 의지의 힘으로 억제했다.
 주인님은 그대로, 나의 목에 매어 있는 리본을 스르륵 풀고, 하얀 셔츠의 단추를 끌러 간다.

「주, 주인님···」

 주인님은 당황하는 나를 무시하고, 나의 가슴을 벗겨 냈다.
 브래지어를 아래로 내리자, 보통사람보다 훨씬 큰 나의 가슴이, 추잡하게 변형되어 메이드복 틈새로 얼굴을 내밀었다.

 부끄러워서, 나는 무심코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주인님은 그런 나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러 온다. 주인님의 손이 나의 유방에 힘을 집중할 때마다, 나의 머리의 안쪽은 희게 저려 왔다.

「루피아···정말로 추잡한 가슴을 가지고 있네. 너는」
「네···죄송합니다···」

 주인님의 조롱하는 것 같은 목소리에, 나는 무심코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주인님은 나의 눈물을 빨아 마시며, 조용한 어조로 계속 말씀하셨다.

「안심해···. 이런 추잡한 몸을 하고 있는 너라도, 나는 받아들여 준다. 너는 나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태어났으니까. 그렇지?」

 주인님의 상냥한 소리가 나의 머릿속에 스며들어 왔다.

 ···아, 나는 용서받았다. 주인님은 이런 추잡한 여자도 받아들여 주신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말씀하신 대로···이 루피아의 마음도 몸도, 영원히 주인님만의 것입니다···. 앞으로도 힘껏, 힘껏, 주인님이 기분 좋아지시도록 노력할테니까···제발 버리지 말아 주세요···」

「그런가···쿠쿠쿠, 바로 전날까지 나를 죽이려 하고 있던 여자가 이렇게 허물어져 버린 건가··. 발키리라고 해도, 이래서야 단순한 암컷 노예잖아···」

「···에?」
「신경쓰지마···너는 나에게 봉사만 하면 되는 거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알고 있지?」

 주인님은 나의 유두를 집어 당겼다. 신체에 번개와 같은 쾌락이 달리고, 쾌감으로 몸이 튀고 날듯이 경련했다.

「······네···알고 있습니다···」



 내가 멍하니, 눈을 올려 떠 주인님을 응시하고 있자, 주인님은 나의 손을 잡아, 자신의 분신에 꽉 눌렀다. ···끓어오르는 것 같은 뜨거움이, 슬랙스 너머로 느껴졌다.

「루피아···입으로 봉사할 시간이다」
「···네···」

 나는 주인님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주인님의 벨트를 끄르고, 바지를 끌어 내렸다.
 핑, 하고 튀어 오르는 듯 한 기세로 자지가 내 앞에 뛰쳐나왔다. 얼굴을 접근하자 땀과 정액이 서로 섞인 특유의 냄새가 났다. 나는 얼굴을 들었다. 주인님은 가만히 나 쪽을 응시하고 있다. 나는 무심코 얼굴을 돌리고--아마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그대로 눈을 감고 주인님의 물건을 삼켰다.


 쭈웁····쮸···후···하움··.

 조금 전의 키스로 엉망이 된 나의 입 속에, 쏘옥 주인님의 그것이 들어 왔다.

···뜨거워.

 귀두뒷부분과 장대를 한번 빨아 돌린 후, 천천히 맛을 보듯이 나는 머리를 앞뒤로 움직인다. 

쮸업···쮸업···.

추잡한 소리를 내며 나의 입 안에서 주인님의 뜨거운 것과 나의 혀가 얽히고, 나의 타액과 주인님의 쿠퍼액이 서로 섞였다. 나의 입술에서 액이 넘쳐 나와, 나의 얼굴을 추잡하게 적셔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혈류가 모여 우뚝 은 주인님의 것이 나의 입과 목구멍을 넓히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부드럽게 감싸고 뺨 안쪽을 조이고 입술을 움츠리며 혀를 움직였다. 맥박치는 주인님의 줄기부분을 나는 상냥하게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때로는 빨아 돌리고, 때로는 입술로 자극했다.

 중력에 끌린 내 가슴이, 몸이 흔들릴 때마다, 푸룽 푸룽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 상태를 보았는지, 주인님이 손을 뻗어 내 가슴의 끝의 꽃봉오리를 꼬집었다.

「응응응응!」

 나는 무심코, 꼬옥 입술로 주인님 것의 근원을 졸라버렸다.

「어이 어이, 그렇게 흥분하지 마···」
「흐웅··후아후에····」
「···조금 벌을 줄까···」

 나는 무심코 눈물을 흘리면서 주인님을 올려다 봤다. 주인님은 나의 머리카락을 잡고 격렬하게 그라인드를 시작했다.

「응응응응응···!」

 나는 열심히 거기에 맞추기 위해 움직였다.

「···나간다···루피아···얼굴로 받아라···」
「응응응, 쮸웁···우···」

 주인님의 움직임이 한층 격렬함을 더하며···내 가슴을 이리저리 잡아당겨 지고···,
 그 순간, 주인님의 물건이 나의 입에서 뽑혀 나가며 정액이 나의 얼굴에 뿌려졌다.

 울컥···울컥울컥···퓨···.

 뜨겁고 하얀 정액이 나의 얼굴을 흘러내렸다.
 독특한 냄새가 나의 콧속을 채워, 나의 후각과 머리를 마비시킨다. 몸 깊숙한 곳이 징징 저려오고, 유두가 음란하게 발기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하···주인님의 것이···가득···」

 나의 입에서 기쁨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며···,
 
 나는 그대로 하얀 어둠에 떨어져갔다.


     
■■■



 나는 눈을 떴다.
 밖에는 새가 부엉 부엉 울고 있었다.
 아직 밤. 커텐 밖은 어두웠다.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 눈물이, 무슨 눈물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곳’은 땀이 아닌 액체로 흠뻑 젖어 있다···.



「···또··· 꿔 버렸어···그 꿈···」

 나는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지나쳐, 베개에 자신의 얼굴을 세게 눌렀다.
 




       
■(0)■




「오늘로, 『발키리』는 해산합니다」

 거대한 전함이 하늘로 사라지고 나서 3주일 후, 본부에서 로즈 사령은 한 장의 종잇조각을 우리들 앞에서 읽어 내렸다.

「···뭐-랄까. 높은 사람은 마음도 편해요. 이런 종잇조각 하나로 전부 끝낼 수 있으니」

 슈트 모습의 로즈 사령은 장난스러운 표현을 한 후, 상냥한 눈빛을 하고 우리에게,

「···모두, 정말 수고했어요. 지금까지 잘 노력해 왔어. 고마워요」
라고 얘기했다. 

「아~아. 이걸로 이제 학교 수업을 빼먹는 일도 할 수 없겠네···」
「드디어 공부를 하라는 거죠, 아케미」

 부우―, 하고 카네리아, 아니 아케미가 신음소리를 내자, 로즈 사령이었던 시미즈 선생님이 거기에 공격을 했다.

 ···나는 혼자, 선생님의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 지 알 수가 없었다.
 언젠가 오게 될 일이었는데. 그것을 기다리고 바라고 있었을 텐데.

「···미도리, 왜 그래?」
「···에?」

 아케미가 나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다.

「···으응, 조금 김이 빠져 버렸을 뿐」

 나는 아케미를 향해 미소지었다.
 아마, 자연스럽게 웃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네메시스가 이 지구에 나타난 몇 년 전.
 친구가 다치고 죄 없는 사람들이 다치고···. 때로는 생명을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도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걸로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마법 전사』로서의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한두번의 고민도 없이 발키리의 후보생에 입후보했다.

 발키리가 결성되고 1년.
 훈련은 괴로웠고, 괴로운 싸움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걸로 한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이 살아난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싸워 왔다.
 내가 꺾이지 말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바닥을 알 수 없이 밝은 아케미나, 존경할 수 있는 시미즈 선생님 덕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성적 좋은 우등생이라는 것뿐,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던 나의 생활에 살아 있다는 실감이 끓어오르게 해주었다.
 내 힘을 원하는 사람이 있고, 그 요청에 공헌하고 있다. 그런 자부심이 있었다.


 ···그렇지만··· 한 달 전의 그 날. 학교에서 나는··· 그 남자에게 약을 냄새맡게 되어··.

 
 ···.


 그 때의 일, 그리고 그 후의 일은··· 몽롱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꿈에서 본다.
 그런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은······ 언제나 정해진 듯 젖어 있다,

 그래, 오늘 아침에도···.


 ···그리고 가슴이 아파왔다···.
 




 ···그 날 후,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발키리로써 싸우고 있는 동안은, 학교에서 숙박하는 것 같은 매일이었기 때문에--엄마에게는 『기숙사에 들어가 있다』라고 말했지만-- 집에 돌아왔을 때는, 조금 부끄러웠다.
 집에는, 나와 엄마 밖에 없다. 나는 외동딸이고, 아버지는 지금 단신부임으로 해외에 가있기 때문에.

「어머나, 오랜만이네, 조금 살찐 거 아냐?」

 왠지 엄마는 돌아온 나를 보고는 킥킥 웃으며, 진수성찬을 차려 주었다.
 엄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나를 낳았기 때문에, 상당히 젊다. 가끔 거리를 함께 쇼핑하고 있으면 「언니?」하는 소리를 듣는다. 일부러 나이에 비해서 젊은 옷을 입고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을 기뻐하고 있으니까 솔직히 질이 나쁘다.

 하지만, 딸이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내 엄마는 상당히 미인이라 스타일도 좋고, 젊어서···나도 엄마가 칭찬받는 것은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런 조금 지루하고, 평범해, 행복한 매일이, 간신히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믿었다.


         
■(1)■





 어느 날, 위원회의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 식탁 위에는 심플한 디자인의 포장지에 싸인 소포가 놓여 져 있었다. 크기는 신문지 반 정도였지만 두께는 그렇게 두껍지 않았다.

「···엄마, 이거, 뭐죠?」

「에? 글쎄··· 네 앞으로 온 것 같은데? 짐작은?」

 수신인을 봤다. 「ISAO YOTSUKADO」라고 써 있다.

「에에···응···」

 요츠카도, 이사오···. 요츠카도···요츠카더···.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이상하네···어딘가 다른 집으로 잘못알고 온 걸까. 미도리, 아는 사람?」
「··········응···아는 사람···」

 나는 그대로 소포를 신중하게 들고, 내 방으로 향했다.


 
 
 문을 닫고, 소리 나지 않게 열쇠를 잠갔다.
 상자에 귀를 댔다. 소리는 나지 않는다. ···이런 때에도 아직 시한폭파장치를 경계해 버린다. 발키리였던 때의 습관을 다 없애지 못한 증거다, 라고 아케미가 보면 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원 불명의 우편물, 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신중해 져 있는 이유는 아니었다. 오히려, 신원에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그럴리가···」

 가위를 서랍에서 분주하게 꺼냈다. 구깃구깃해진 은방울 꽃 테이프를 자르고, 신중하게 포장지를 벗겨 냈다. 두겹의 포장지 아래에 하얀 골판지로 된 상자가 나타났다. 살그머니 그 흰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큰 비닐 봉투 안에, 깊은 감색과 흰색의 천이 개어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이미테이션 보석을 담은 작은 상자와 봉투 몇개···.
 봉투를 가위로 열어 꺼내자, 그것은 서양식 옷이었다. 그것도···메이드복···.
 작은 봉투 안에는, 머리띠 같은 것···장갑···가타 스타킹···. 이른바 소도구 일식.



 뭔가 착오가 있는 걸까? 예를 들면 그런 취미가 있는 사람이 샀다든가···.

 문득 상자아래에 눈을 돌리자 비닐 봉투아래에 종이가 놓여 져 있다.
 두 번 접혀진 종이를 펴서 시선을 보냈다.

「루피아에게 
 여러가지 신세를 진데 에 대한 사례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것을 전해야 할지 몰라서 소포로 보내기로 했다
 기념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해 줘라」



 서투른 히라가나만으로 쓰여진 종이에는, 단지 그것만이 적혀 있었다.


 나는 당황해서 그 소포가 보내진 날을 확인했다.
 ···일자는, 정확히 네메시스 일파가 우주에 사라진 날로 되어 있었다.
 다만, 닿는 일시가 오늘부로 되어 있다.
 

 나를 루피아라고 부르는 인간···. 그리고 이런 메이드복을 보내는 인간--아니 인간은 아니지만--에 짐작이 가는 곳은 한사람 밖에 없었다.


 뭐가 기념품이냐.



 옷을 꺼낸 비닐 봉투에 옷을 다시 되돌려 넣으려고 했을 때···비누 향기가 옷에서 솟아 올라, 문득 손을 멈추었다.
 옷에 얼굴을 대자, 깨끗하게 세탁된 냄새가 난다.

 ······그립다···.

 나는 잠시 동안 매료된 것처럼 메이드복 특유의 광택을 응시하며 손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살짝 문손잡이에 눈을 돌렸다. ···열쇠는 잠겨 있다.
 천천히 일어서, 교복 윗도리, 그리고 블라우스를 벗었다. 스륵, 하고 옷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나 자신이 몹시 나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이 엄습했다.
 ···.
 스커트의 후크를 끄르자 거울 앞에 속옷만을 입은 내가 서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왠지 부끄러워져, 서둘러 옷을 입기 시작했다.

 ···메이드복을 입는 것은 번거롭다. 소도구나 가타라든지···작업의 효율을 떨어뜨릴 것 같은 것뿐이다.

 그러나, 나의 신체는 마음대로 움직여, 쉽게 그 소품을 몸에 익혀 갔다.

 윤기있는 광택이 나는 흰 장갑을 꼈다. 질 좋은 천은 매끈매끈하게 피부를 미끄러지고, 가타 스타킹은 맞춘 것처럼 내 다리에 달라붙어 왔다. 촉촉한 촉감의 나일론은 기분 좋게 내 다리를 단단히 조여 온다. 곳곳에 달려있는 레이스와 프릴, 부분적으로 비쳐 보이는 속옷 디자인은, 청초한 듯, 그래서 더욱 음미(淫靡)해서··· 마치 나 자신이 평상시와는 완전히 다른 「여자」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 그렇게 거울에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고양되어 간다···.

 ···마지막으로, 흰 프릴이 붙은 머리띠를 머리에 붙였다.


 거울 앞에는, 깊은 감색의 메이드복 위에 하얀 에이프런을 찬 소녀가 서 있었다.




 가볍게 미소 지어 본다.
 살짝 인사를 해 본다.
 몸을 휙 돌리자 스커트가 펄럭 떠올라, 스타킹에 싸인 하얀 무릎이 보이다··· 곧 무게에 끌려 스커트는 춤추듯 내려갔다.


「···기념품···인가···」

 어처구니가 없다. 침략하러 와서는, 사람의 마음을 희롱하다가, 결국 자멸해서, 스스로 사라지고는,···이런 것을 보내고.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


 ···이런 옷을 입어 버린 나도, 바보 같다.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나는 느릿느릿 평상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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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는 거니 좀 짧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게시판기능이 고쳐진 관계로 6화까지의 오타 오역도 약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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