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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11 657회 0건
NAKED AGENT : 20. Exhibitionist.


마사지는 정말 몸의 피곤을 사라지게 해 주는 느낌이었다.
우선 가장 뻐근했던 어깨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고 등과 허리를 손바닥으로 누르며 지압을 해 줄 때는 약간 아프기는 했지만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지를 하던 여자는 지윤의 몸에 덮은 천을 치운 뒤 허리와 엉덩이를 주무르기도 하고 두드리기도 하며 마사지를 해 주었다.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와 다리 사이 부분을 마사지하자 지윤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지윤은 입을 꼭 다물고 참으며 마사지를 받았다. 여자는 지윤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움켜잡고 원을 그리며 돌렸고 지윤은 지윤대로 여자가 힘주는 대로 엉덩이를 맡긴 채 있었다. 엉덩이와 허벅지를 마사지 받는 동안 지윤은 여자가 정말 힘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누우세요."
"악!"
순간 지윤은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 목소리는 여자가 아닌 남자의 목소리였다.

지금까지 여자로 생각했던 마사지사가 여자가 아닌 남자였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몸을 만진 것도 물론 이 남자였던 것이라는 생각에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
지윤은 당황스러워 잠시 숨을 고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자 마사지사가 말했다.

"남자가 마사지하는 것을 모르셨군요. S급 마사지는 남자가 하는 마사지인데 몰랐나요?"
"................"
지윤은 대답도 못한 채 그대로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다시 말했다.

"자, 기분 좋게 해 줄 테니 걱정 마시고 돌아누우세요."
마사지사는 지윤의 몸을 돌려 똑바로 눕게 하였다. 지윤은 눈을 감은 채 몸을 돌렸다. 도저히 그와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웠다.
지윤이 돌아눕자마자 얼굴에 얇은 수건이 덮여졌다. 지윤이 눈을 떴으나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 차라리 이게 더 나아."
그렇게 생각하며 똑바로 누운 채 사지를 늘어뜨리고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마사지사는 먼저 지윤의 발끝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지압을 해 주다가 차츰 손길을 위로 올리며 허벅지까지 주물러 주었다.
지윤은 그가 가슴은 물론 보지까지 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창피함과 함께 흥분이 되고 있었다.
더구나 그가 자유롭게 자신의 몸을 만지며 마사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헉!"
허벅지를 끝낸 그는 이번엔 가슴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지윤은 그가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에 저절로 손이 꽉 쥐어지며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두 손으로 젖가슴을 감싸며 부드럽게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정말 몸이 아름다워요."
"아~"
한동안 가슴을 마사지 해 주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지윤은 아연 긴장이 되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며 이미 젖을 대로 젖은 보지에 손이 닿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손은 배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손바닥으로 누르며 둥글게 돌리다가 다시 허벅지를 주물렀다.

"아잉~"
지윤의 안타까운 신음이 저절로 목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윤의 몸을 더 애태우며 보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만져 가며 마사지를 해 주었다. 어쩌면 일부러 지윤을 골려 주는 것 같기도 하였다. 지윤으로서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 조...좀 더 아래로..."
"네?"
그는 못 들었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좀 더 아래를 해 줘요."
"아! 네."
그제야 그는 한 손을 보지에 갖다 대고는 천천히 수풀과 함께 갈라진 계곡을 만져 주기 시작했다.

"흡!"
지윤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나지막한 신음을 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 방은 완벽하게 방음이 되어 있으니 마음껏 소리를 내도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손님의 모든 것을 보았고 또 만지고 있으니 너무 창피해 하지 마시고요."
"악!"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지윤의 입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랬다. 진짜 소리를 치고 싶었다.
그의 손길은 그 정도로 지윤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고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만지고 있다는 말에 최고조로 달아올라 이제는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그의 만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마사지사의 손가락이 지윤의 보지 속에 들어가 클리토리스와 그 안쪽을 휘저으며 만질 때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쾌감에 허리가 휘어지며 비명이 나왔다.

잠시 후 마사지사는 얼굴을 지윤의 다리 사이에 대고는 혀를 내밀어 보지를 아래에서 위로 훑었다.
"악!"
지윤은 그의 머리를 잡은 채 그의 혀가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와 빨아주기를 기다렸다.
그의 입에서 뜨거운 입김이 뿜어져 나오자 지윤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 올랐다.

"아흐......."
마사지사의 혀가 지윤의 보지를 헤집으며 본격적으로 빨기 시작하자 지윤은 정말 미치는 것 같았다.
크게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었고 다리를 크게 벌려 더 깊이 혀를 넣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사지사가 일어섰다. 지윤의 얼굴을 덮고 있던 수건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였다.
마사지사가 지윤을 보며 말했다.

“마사지는 끝났는데 제 자지가 이렇게 됐네요.”
지윤이 그의 자지를 보니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지윤의 그의 자지를 보지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손님을 모시고 온 사장님이 삽입을 제외하고는 뭐든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자, 어서요.”
그것은 지윤에게 자지를 빨아달라는 뜻이었다.
지윤은 망설임 없이 마사지사의 자지를 입에 머금고 혀로 핥으며 빨기 시작했다.

“으~”
마사지사는 기분이 좋은지 나지막한 신음을 내며 자지를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다.
지윤은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으나 여러 번 해 본 것이었기 때문에 조절이 가능했다.
지윤은 목구멍을 열고 그의 자지를 최대한 깊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몇 차례를 반복하자 마사지사는 참을 수 없는 신음과 함께 지윤의 목구멍 깊은 곳에 정액을 쏟아냈다.
지윤은 그것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먹었고 마사지사는 만족을 하였는지 아니면 칭찬의 의미인지 지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었다.

류성한도 어디선가 마사지를 받고 나왔다. 그는 지윤에게 마사지가 좋았는지 물었고 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윤으로서는 아직 만족이 됐을 리가 없었다. 여자의 절정은 보지에 자지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오는 희열이 있어야 하는데 입으로는 자지를 받아들였지만 보지는 애액만 잔뜩 흘린 채 자지를 받지 못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후후. 내가 풀어줄 테니 걱정 마.”
류성한도 그것을 아는지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고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요?”
“네가 즐길 수 있는 곳. 가보면 알아.”
밖은 이미 깜깜한 밤이었다.
마사지를 받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유흥가를 벗어나니 한적한 도로에 가끔 차만 다닐 뿐이었다.

“야간 조명을 받으며 사진을 찍는 것도 꽤 재미있지.”
“네? 또 찍어요?”
지윤은 또 사진을 찍는지 물었다.

“후후. 이번엔 아까와는 좀 달라. 스릴도 있고 재미도 봐야지.”
류성한의 말을 이해 못한 지윤은 닥치면 알겠지 하는 심정으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현재로서는 그가 하자는 대로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려.”
류성한은 사람이 별로 없는 거리에서 지윤에게 내리라고 하였다.
지윤이 내리자 카메라를 들고 찍으며 옷을 벗으라고 하였다.

어차피 벗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벗는 게 편할 것 같아 지윤은 옷을 벗고 알몸으로 섰다.
낮에 사람이 없는 벌판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멀리서 사람들이 있었고 이쪽으로 온다면 자신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예전에 학교에 잠입했을 대 경비였던 만덕이 자신을 알몸으로 걷게 만들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과감하지 못했지만 이젠 당시보단 노출을 한다는 것에 여유가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의 경험이 지윤을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가끔 지나가던 남자가 지윤을 구경하며 사라졌고 지윤은 그들에게 알몸을 보인다는 것이 창피하면서도 짜릿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극이 됐다. 몇 명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도 말을 걸지 않고 구경만 했는데 두 명의 남자가 지윤을 보고 신기해하며 다가와 자세히 보는 것이었다.
류성한은 그들에게 더 가가이서 보라 하였고 그들은 지윤의 알몸을 감상하며 즐거워했다.

그들이 지윤의 가슴을 보고 보지까지 구경하다 사라지자 류성한은 지윤에게 걸어가라고 하였다.
지윤은 사방을 둘러보며 걸었고 지나가는 차에서도 지윤을 보고 놀라서인지 차를 세우고 구경하며 소리를 지르는 남자들도 있었다.

그런 광경들이 류성한의 카메라에 담겼고 지윤도 이젠 노출의 스릴과 짜릿함에 빠져서 사람들이 보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후후 이주 흠뻑 젖었군.”
류성한은 지윤의 보지를 만져보고는 흐믓한 미소까지 지으며 말했고 지윤은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마사지를 받으며 흥분했던 몸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달아있는 상태였다.

“이거 입고 차에 타. 이제 즐기러 가지.”
류성한이 준 옷은 희색 원피스였다. 지윤은 알몸 위에 원피스 하나만 걸치고 차에 올랐다.
10분쯤 가서 어느 호프집 앞에 차를 주차하고는 지윤을 그 안으로 데리고 갔다.

“아! 지부장님 어서 오세요.”
호프집 사장도 ‘오라이진리교’ 사람인지 류성한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는데 제일 안쪽에 남자 몇 명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류성한은 지윤을 그들 앞으로 데리고 가서 세우고 지윤에게 말했다.

“이제 너를 보이고 즐겨. 난 사진을 찍을 테니.”
남자들이 지윤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 자신들 앞에 있는 여자를 보고 의아해 하는 것은 당연했다.

지윤은 잠시 머뭇거렸으나 류성한의 빨리하라는 손짓에 치마를 살짝 올렸다. 남자들은 지윤의 행동에 놀라기도 하고 즐거워하며 앞으로 모였다. 지윤이 원피스를 더 올리자 보지가 드러났고 남자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류성한은 계속 사진을 찍으며 지윤에게 옷을 더 올리게 하고 급기야는 남자들에게 만져보라고 하였다.
남자들은 지윤에게 달려들었고 지윤의 몸을 마구 만져댔다. 지윤은 여러 명의 손길에 더욱 몸이 달아올랐고 남자들에 의해 소파에 앉혀지고 옷이 벗기는 동안에도 그것마저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의 혀가 지윤의 보지를 핥았고 또 누군가의 자지가 지윤의 입에 들어왔다.
지윤은 이제 인사불성이 되어 남자들의 손길에 몸을 맡긴 채 뜨거운 욕망을 몸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호프집의 손님들은 멀리서 그 광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근처에 와서 자세하게 보기도 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몇 명의 남자인지도 모르게 서로가 돌아가며 지윤의 입에 자지를 물리고 보지에 자지를 넣으며 지윤의 몸을 즐겼고 지윤 또한 마사지를 받을 때부터 달아 오른 몸을 이제 마음껏 풀며 남자들이 박아주는 보지로부터 올라오는 쾌감에 온갖 신음을 내며 수차례의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아~ 앙!”
지윤은 너무나 큰 희열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미 많은 그룹섹스를 경험한 그녀지만 섹스라는 것이 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자신의 몸이 이렇게 음탕하고 섹스를 즐긴다는 사실에 지윤은 다시 한 번 스스로 색녀이고 암캐임을 생각했고 남자들이 자신의 입과 보지에 정액을 쏟아내며 온몸을 정액범벅으로 만드는 동안에도 오직 쾌락만을 추구하고 있었다.

“후후. 이제 흥분이 좀 가셨어?”
“네.”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류성한의 질문에 지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한 가지 제안할까 하는데.”
“뭔데요?”
“어차피 일정을 정한 여행이 아니잖아?”
“네.”

“당분간 여기서 지내는 거 어때?”
“네?”
“내가 말했잖아. 널 소개할 곳이 있다고. 우리 천국직행 오라이진리교 말이야. 내일 갈까 하는데 어때? 마침 부흥집회가 있거든.”
드디어 지윤이 바라던 말을 류성한이 한 것이었다. 지윤의 임무수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 눈앞에 온 것이었다.

“전 사장님 뜻에 따를게요.”
가장 적절한 대답이었다.
지윤이 너무 적극적으로 대답하면 의심을 살 수도 있고 그렇다고 빼면 기회를 잃을 수도 있으니 그 정도가 가장 알맞은 대답이었다.
류성한은 지윤의 대답에 좋아하며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온다고 하고 호텔 앞에 내려주었다.

지윤은 호텔로 와서 강영호에게 보고를 했다.
류성한이 자신을 그곳에 데려 가기로 했다고 하니 강영호는 수고 했다며 더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류성한이 호텔로 왔다. 지윤은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류성한의 차에 탔다.
“오늘은 모르는 것이 많겠지만 집회를 보면 알게 될 거야.”
“네.”

차로 1시간 가까이 가니 화천이었고 용화산 입구였다. 산길은 잘 포장이 되어 있었고 차는 잘 달렸다.
중간에 두 군데의 초소 같은 것이 있었고 경계를 서던 경비원들이 류성한을 보자 인사를 하였다.
지윤은 가는 길과 초소가 있는 곳을 머릿속에 입력하고 있었다. 나중에 강영호에게 보고할 사항 중의 하나였다.

10분 정도 더 올라가니 거대한 문이 보였다. 언뜻 보기에는 절의 입구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문이었다.
차가 문 앞에 서자 5명의 경비원이 있었고 문 옆에는 매표소 같은 것이 있었다.
류성한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지윤에게 내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매표소로 가서 티켓을 2장 샀다.

“무슨 티켓이에요?”
“응. 성주님 면회권. 이게 있어야 들어갈 수 있어.”
“면회권이요?”
“응. 부흥집회 들어가는 티켓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여기부턴 걸어 갈 거야.”
“네.”

지윤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런데 문을 통과하며 매표소를 보니 입장권이 한 사람당 10만원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비싼 값이었다.
문을 통과하니 위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모두가 부흥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었다.
지윤이 그 사람들을 살펴보니 남녀 반반이었고 젊은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나이가 든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거의 20분이 넘도록 걸어가는 동안 지윤은 사방을 살폈다. 큰 건물이 여러 개 보였고 운동장도 보였다.
주거지역처럼 보이는 아파트도 한 동이 보였고 맨 위에는 재단을 대표하는 큰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듯 있었다.
교회의 모습과 비슷한 건물이었고 그 앞에는 마치 김일성의 동상처럼 큰 동상이 있었는데 류성한이 성주님의 동상이라고 알려주었다.
마치 북한 체제를 보는 기분이었다.

지윤은 속으로는 웃음이 나왔지만 겉 표정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산 속에 이런 건물을 지은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였다.
지윤이 교회 같은 건물 앞에 가니 그곳에는 또 매표소가 있었는데 면죄권 판매소라고 쓰여 있었다.

“이건 뭐에요?”
“우리 죄를 면죄 받기 위해 사야하는 곳이야. 아까 면회권은 내가 사 줬지만 이건 본인이 사야만 해. 지윤이가 가서 필요한 만큼 사.”
“네.”
지윤은 별걸 다 판다고 생각하며 이런 걸 판다는 것 자체가 사이비 종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중세시대에 성당에서 면죄부를 판매한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지윤이 면죄권 판매소 옆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그곳에는 죄명과 죄 값이 쓰여 있었다.

‘ 마음의 간음 = 30만원. 육체의 간음 = 50만원. 도둑질 = 30만원, 50만원, 100만원. 폭행 = 30만원. 50만원. 100만원. 등등등’

간음 항목부터 세분하여 면죄권을 팔고 있었다. 모든 죄명은 마음의 죄와 육체의 죄로 구분을 했고 강도나 도둑질인 경우에는 사례에 따라 차등 판매하고 죄가 중복되었을 때에는 따로 명시된 안내판을 읽은 후에 책정된 액수를 지불해야만 했다.

지윤은 안내판을 읽으며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죄목의 얼마짜리 면죄권을 사야 하는지 몰라서였다.
우선은 다른 사람들이 얼마만큼씩 면죄권을 사는지 관찰했다. 대체로 몇 십만 원씩은 사는 것 같았다.
지윤이 지금 가진 돈을 생각하면 가장 싼 것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거짓말이 10만원으로 가장 싼 값이었다.

생각해보니 아무리 깨끗한 척하는 사람이라도 면죄권 안내판 앞에 나서면 별수 없이 죄를 지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런 인간의 약점을 노린 종교로서 신도 숫자를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법으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10만원으로 산 면죄권은 하얀 딱지였다. 딱지 상단에 성주님이라는 사람을 상징하는 캐릭터 같은 그림이 있었다.

죄를 면죄 받겠다고 값을 치루는 사람들을 보니 어쩐지 으스스했다. 임무 때문에 나선 것이었지만 신도들이나 안내원들의 눈빛을 보니 예사 집단 같지 않았다. 섣불리 눈치라도 채이게 되거나 신분이 탄로라도 난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류성한은 지윤에게 자신은 따로 들어갈 테니 신도들을 따라 성전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였다.

지윤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으로 가서 다른 신도들처럼 마룻바닥에 꿇어앉았다.
모두가 고개를 바닥에 대고 기도를 하는 것처럼 보여 지윤도 그들을 따라 고개를 바닥에 대고 기다리며 부흥집회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남녀 좌석의 구분이 없었지만 얼핏 보아도 남자의 숫자가 조금 많았다. 이런 종교는 대부분 여자가 더 많은 법인데 이곳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앞에서는 누군가가 큰 소리로 죄를 사해달라며 큰 소리로 부르짖더니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거의 모든 신도들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하는데 몸짓과 목청은 열에 들떠 있었다. 무대와 사람들의 좌우로 여러 명의 젊은 여자들이 하얀 고깔과 하얀 가운을 입고 늘어서서 박수를 치기도 하고 몸을 흔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자리를 잡아 주거나 줄을 고르게 잡아 주는 일도 했다.

무대 앞에는 대형 스크린처럼 생긴 하얀 막이 늘어져 있었는데 막이 천천히 올라갔다.
이제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막이 올라가면서 무대에도 역시 하얀 고깔과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들 20여명이 촛불을 들고 걸어 나왔다.

그리고 여자들이 양쪽으로 갈라서자 그 사이로 붉은 가운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러자 모든 사람이 일제히 마룻바닥에 코를 박았다. 지윤도 따라 박았다. 흰 가운 입은 여자들이 앞으로 나서더니 손뼉을 쳤다. 그러자 성전 안의 모든 전깃불이 일시에 꺼져 버렸다.

오직 성주님이라 불리는 남자가 서 있는 곳만이 촛불로 대낮처럼 밝았다. 성주님은 두 손을 들어 하늘 끝까지 내밀 것처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렸다. 그러자 촛불도 일시에 꺼졌다.
깜깜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이었다. 잠시 정막이 흐르더니 성주님의 발끝에서 한줄기 빛이 품어 나와 그를 비추어 주었다.
전체가 캄캄한 가운데 오직 성주님만 밝은 조명을 받아 온 몸이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누구냐? 도둑질한 자 일어나라."
물 끼얹은 듯 한 성전 한가운데로 이런 소리가 울려나왔다. 낮고 굵은 목소리, 어딘지 위엄이 서린 목소리였다.
지윤은 좌우를 살펴보았다. 암조명이 되어 어렴풋이 보이는 성전에는 무릎 꿇은 사람들 뿐 일어나는 사람은 없었다.

"도둑질을 하고도 면죄권을 갖지 않은 자가 있구나. 누구냐? 일어나라."
또 한 번 그 목소리의 반복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성전에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갑자기 성전이 밝아졌다. 눈이 부셨다. 성주님은 무대에 있는 제단을 돌아 사람들 쪽으로 걸어왔다. 무게 있는 발자국 소리가 성전을 우렁우렁 울리게 했다.

사람의 시선이 그 쪽으로 집중되었다. 그는 스무 살 안팎의 남자를 끌어내어 한 손으로 밀었다. 남자가 나뒹굴었다.
남방의 단추가 또르르 구르는 소리가 났다. 남자는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죄인을 용서하옵소서. 죄인을 용서하옵소서. 어젯밤...... . 제가 그만, 20만원 밖에 안 됩니다. 제가 그만......."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주님은 남자의 머리칼을 쥐고 말했다.

"당장 돌려주고 오라. 그러면 너를 용서하리라."
남자의 흐느낌이 퍼졌다.

잠시 후에 성전이 무너질 듯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노래 소리 때문에 성전 전체가 흔들릴 것만 같았다. 귀청이 따가울 정도로 악쓰는 신도들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노래가 멎었다. 그것도 일시에 중단되어 갑자기 정전된 것 같았다. 성주님이 손을 들어 노래를 멈추게 한 것이었다. 성주님은 돌아서서 천장에다 대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기도를 했다. 그리고 주먹 빠른 사내처럼 돌아섰다.

"간음한 자 일어나라."
숨소리마저 멈추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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