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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11 606회 0건
NAKED AGENT : 24. Pitfall.


은주는 그때까지도 알몸으로 밧줄에 묶인 채 있었다. 지윤은 은주의 묶인 것을 풀고 편하게 앉게 하였다. 지하실에 다른 것이 없어 알몸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성주님과 김기주씨는 어딘가에 갔어요. 그러니 언니도 편하게 있어요.”
“너도 그들과 똑같아. 내 동생을 죽이고 또 나도 죽일 거잖아.”
“아니에요. 전 달라요.”

“뭐가 다른데?”
“난 여기 신도가 아니에요. 이유가 있어서 신도처럼 하는 거예요.”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언니가 버텨야 해요.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이겨내야 해요.”
은주는 지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이해를 못하는 표정이었다.

“언니 동생뿐만 아니라 4명이 더 있어요. 여기서 죽은 사람 말이에요.”
“저...... 정말이야?”
“네. 저는 그것을 조사하려고 온 수사관이에요.”

“뭐? 수......수사관?”
지윤은 자신이 속한 E.C.U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경찰인 것처럼 말해서 은주를 안심시키고 싶었다.

“그래요. 경찰이 조사했지만 무혐의로 끝난 건 언니도 알거에요.”
“응. 나도 알아.”
“그렇지만 분명 여기서 살인이 일어나고 온갖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건 경찰에서도 아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파견 나온 거예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요.”

“증거를 찾은 건 확실해?”
“네. 그리고 이제 살인에 대한 증거만 넘기면 돼요.”
“살인에 대한 증거?”
“네. 그것도 확보했어요. 이 지하실의 CCTV가 증거에요. 여기서 일어난 일이 녹화되어 있었어요.”

“그럼 이제 여기를 다시 조사하는 거야?”
“그럴 거예요. 그러니 언니도 버티셔야 해요. 알았죠?”
“응. 참고 버틸게. 지윤이가 꼭 해 줘.”

“알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두 손만 묶을게요. 그냥 풀어두면 의심을 받을지 몰라서요.”
“응.”
은주는 두 손을 내밀었고 지윤은 은주의 손목을 묶은 뒤 지하실을 나갔다. 그리고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한 뒤 잠을 청했다.

다음날 지윤은 김기주의 호출을 받고 지하실로 갔다. 그곳에는 김기주 뿐만 아니라 성주님과 2명의 사도가 함께 있었다. 은주는 알몸으로 묶여 있었다.

“이제 네 죄를 인정하는가? 내게 불경했던 죄 말이다.”
“저는 성주님께 불경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성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도입니다.”
지윤은 갑작스런 은주의 태도에 놀라면서도 어제 이야기 했던 것을 상기했다. 은주는 분명 자신에게 희망을 갖고 이들에게 굴복하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너는 네 임무를 다 한 것이냐?
“네. 그렇습니다. 성주님.”
“훌륭하도다. 네 신앙심이 깊도다.”
지윤은 그들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생각하려는데 갑자기 2명의 사도가 지윤의 양 쪽에서 팔을 잡았다.

“이 년이 경찰이었습니다. 이 년이 스파이에요.”
“어...... 언니.”
“후후. 허지윤. 네 년이 경찰이란 말이지.”

“아..... 아니에요.”
김기주가 은주의 묶인 것을 풀어주자 은주는 지윤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직도 파악이 안 돼? 이거 모두 너를 잡기 위한 연극이었어.”
“뭐?”
지윤은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분명 은주는 기주에게 고문을 당했고 그 광경을 분명히 보았다.
기주의 채찍질은 결코 연극이 아니었다. 지금 지윤의 눈앞에 있는 은주의 몸에 난 상처가 그 증거였다.

“맞아. 이상하지? 김기주 사도님은 날 정말로 때린 거고 난 실제로 맞은 거야. 너 때문에 말이야.”
“며칠 전 내 사무실을 침입한 흔적이 있었어. 모를 줄 알았나? 문에 설치해 둔 실이 끊어져 있더군. 누군가 침입한 거지. 범인을 찾으려고 했는데 너무 쉽게 걸려들었군. 네 년이 경찰인 걸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그..... 그래서 이....”
“그렇지. 그래서 범인을 찾기 위해 꾸민 일이야. 네 년이 앞서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부터 의심을 했지.”
그제야 지윤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완벽하게 이들에게 걸려든 것이었다. 그런데 지하실로 한 명이 들어오며 말했다.

“성주님 찾았습니다.”
그가 성주님께 보인 것은 지윤의 콤팩트였다. 지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후후. 이걸 정말로 증거라 생각했어? 이거 가짜야. 조작한 영상이야. 후후. 진짜는 여기 김기주 사도가 따로 보관하고 있지.”
정말 치밀한 사람들이었다. 가짜 동영상까지 만들어 유도를 한 것이었다.

“이 년을 묶어. 내 사무실에 들어가서 뭘 찾아냈는지 알아야겠어.”
아직 지윤이 장부를 찾아 사진을 찍고 그것을 강영호에게 넘긴 것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지윤은 안도를 했다. 이들이 그것까지 알면 당장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들이 은주에게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 자신의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을 당하든 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동안 지윤은 비드가 찢겨져 알몸이 되었고
밧줄에 묶이는 신세가 되었다.

이제는 처지가 반대가 되었다. 지윤이 묶이고 은주와 기주가 지윤을 고문하게 된 것이었다.
기주는 은주를 때렸던 것처럼 채찍질을 시작했다. 성주님도 보고 은주도 보고 다른 3명의 사도가 보는 앞에서 채찍에 맞는 지윤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몇 번의 휘두름에 지윤의 몸에는 몇 갈래의 채찍 자국이 붉게 나타났고 지윤은 그 아픔에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지만 묶여 있는 상태라 피할 수도 없었다.

‘휘~익’
‘철썩!’
“아악~”

그것은 같은 리듬으로 지하실을 울리는 소리였다.
채찍이 허공을 가르고 이어서 지윤의 몸에 감기듯 때렸고 이어서 지윤의 비명이 지하실에 울리는 것이었다.
기주는 점점 더 세게 때리며 지윤에게 성주님의 방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물었고 지윤은 아무 대답 없이 쏟아지는 채찍을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만일 지윤이 전에 비슷한 경험이 없었다면 참지 못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채찍질을 당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맞으면서 흥분까지 했던 지윤이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했다. 어느새 지윤의 보지는 흘러내리는 애액으로 번질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년 독종인데요.”
“안되겠어. 다른 걸로 해 봐.”
“네.”
기주가 다른 사도들에게 뭔가를 말하자 사도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뭔가를 준비했다.

지윤은 온 몸이 아파서 눈을 감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기다려야 했다.
준비가 끝났는지 기주가 지윤의 밧줄을 풀고 옆으로 데리고 갔다.
거기엔 사람이 들어갈 만한 수족관이 있었다. 이제 물고문을 하려는 것이었다.
지윤은 공포감을 느꼈으나 이 또한 이겨내야 하는 고문이라 생각하였다.

‘풍덩~’
그것은 지윤의 머리를 물에 넣는 소리였다. 지윤은 숨이 막혀 발버둥을 쳤으나 기주가 머리를 양 쪽에서 두 사도가 팔을 잡고 있어 일어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악~ 하악”
잠시 물 밖으로 나온 지윤은 거친 숨을 들이쉬며 먹은 물을 토해냈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기주가 다시 지윤의 머리를 물에 넣었고 지윤은 또다시 발버둥을 쳐야 했다.

그렇게 몇 번을 하다 보니 지윤의 의식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이젠 물에 넣어도 발버둥을 칠 힘도 없었고 그냥 물을 들이키며 정신을 잃어 갔다.

‘촤악~’
지윤은 갑작스런 물벼락에 눈을 떴다.
수족관에서의 물고문으로 정신을 잃은 지윤을 기주가 잡아 물을 토해내게 하고 한동안 눕혔었는데 시간이 자나자 지윤의 숨이 안정을 찾았고 다시 고문을 하기위해 물을 쏟은 것이었다.

“이제 말하지. 버텨봐야 너만 더 고생해.”
“......................”
하지만 말을 할 지윤이 아니었다.

기주는 어쩔 수 없다며 지윤을 테이블 위에 눕히고 두 발을 묶어 천장에 매달았다.
지윤은 누운 채 ㄴ자 모양으로 있었고 두 팔도 역시 테이블에 묶였다. 그 자세에서 기주는 회초리를 집더니 지윤의 엉덩이 아래 허벅지를 때리기 시작했다.

‘짝!’
“악~”
그것은 채찍과는 또 다른 아픔이었다.

얇으면서 강하게 때리는 회초리가 허벅지를 강타할 때마다 지윤의 허벅지에는 붉은 줄이 선명하게 새겨지고 있었다.
한 대 한 대가 엄청난 아픔이었지만 지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것을 참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10대가 넘고 20대가 넘자 지윤의 허벅지는 엉망이 되고 있었다.
너무 맞다보니 지윤도 이제 포기를 하고 기주가 때리는 대로 비명도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30대 정도를 때린 기주가 지윤에게 자백을 하라고 강요를 했지만 지윤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시간이 꽤 지났고 기주도 지쳤는지 내일 계속 하자고 말하고는 지윤의 두 팔을 묶고 두 발도 묶은 뒤 지하실을 나갔다.
지윤은 지하실의 시멘트 바닥에 옆으로 누운 채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짝! 짝! 짝!’
누군가 지윤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어제 고문을 심하게 당한 것을 감안하면 지윤이 눈을 뜬 것도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후후. 네 년이 아무리 버텨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그냥 말 해.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하라고.”
그러나 그것을 다 말하면 분명 고문을 더 이상 당하지는 않겠지만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E.C.U 요원으로서 이들에게 굴복을 한다는 것도 지윤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먹어. 먹어야 힘을 내고 고통도 이길 거야. 하지만 이걸 끝내는 길은 네 자백에 달려 있어.”
지윤은 기주가 내민 그릇을 보았다.
그것은 개밥보다도 못한 것이었다. 아마도 아침에 그들이 먹다 남은 것을 모아서 가져온 듯 했다.

지윤은 먹을 생각을 안했지만 그의 말대로 힘을 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바닥에 놓인 그릇에 입을 가져갔다.
두 손이 등 뒤로 묶여 있어 개처럼 입으로만 먹어야 하니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지윤이 두 번째 입을 대는 순간 옆에 있던 은주가 밥그릇을 발로 차서 쏟은 것이었다.

“핥아서 먹어.”
지윤은 그만 먹을 생각이었으나 은주가 지윤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짓이기면서 억지로 핥아 먹게 만들었다.
지윤은 그것을 핥아 먹으며 자신이 은주에게 했던 말들이 후회가 됐다.
은주를 생각해서 구하기 위해 했던 행동들 하나하나가 철저하게 배신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저는 성주님과 함께 어제 일을 마무리 하고 와야 해요. 오후에 올 예정이니 그 때까지 은주 사도님이 이 년을 처리하세요.”
“네.”
은주는 지윤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으로 지윤을 세우고 똑바로 서게 했다.

“어머 나보다 자국이 심하게 났네.”
그러면서 지윤의 상처 난 몸 여기저기를 막 만지는 것이었다.
지윤은 은주의 손이 닿는 곳마다 고통을 느끼며 몸을 비틀었지만 묶인 몸으로는 피할 수가 없었다.
은주는 잔인하게 상처를 누르고 꼬집으며 지윤을 괴롭혔고 지윤은 은주를 째려보며 기회가 되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내가 널 생각해서 말하는 건데 그냥 말해. 너도 알잖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 말이야.”
지윤은 잠시 동안 은주를 보다가 말했다.

“아직 기회가 있어. 날 풀어주면 네 죄는 내가 면하게 해 줄게.”
“웃겨. 이 년이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나 보네. 넌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해. 여기서만 5명이 죽어 나갔어.”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내가 온 거고.”

“호호호. 알면 됐고 난 네 자백을 받아야 하거든. 그러니 다시 고통을 주기 전에 순순히 털어놔.”
“..........................”
“너 참 독하다. 안되겠다. 이래도 참는지 보자.”

은주는 밖에 있던 두 명의 사도를 불렀다. 그리고 천장의 줄에 뭔가를 매달았다.
지윤은 그것을 보고 겁이 났다. 그것은 갈고리였다. 분명 자신에게 사용할 갈고리였다.

지윤의 생각대로 사도 한 명이 지윤을 갈고리 옆에 세우고 살짝 안아 올렸다.
그러자 다른 사도가 갈고리를 지윤의 항문에 끼워 넣는 것이었다.
지윤은 비명을 지르며 반항을 하려 했지만 잡고 있는 남자의 힘에 어쩔 수가 없었다.

“악~”
결국 갈고리는 지윤의 항문에 깊이 들어갔고 지윤은 발끝을 세우고 갈고리가 항문에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힘들게 서 있어야 했다.
그것은 묶여서 매달리거나 채찍에 맞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고통이었고 참을 수 없는 고문이었다.

“악~ 악~”
지윤의 입에서는 쉴 새 없이 신음이 나왔고 그것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은주의 손에는 회초리가 들려져 있었다.

‘짝!’
“악!”
지윤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며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 은주의 회초리는 기주보다 더 잔인했다.
회초리는 지윤의 엉덩이뿐만 아니라 배와 등 그리고 가슴까지 골고루 때리며 지윤으로 하여금 극한의 고통을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심지어 회초리가 지윤의 보지를 정확하게 때릴 때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비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제.....제발 그....그만.”
“호호호. 이제 말하려고?”
“제....제발. 그만 해......”
“자백하면 그만 할게.”

“알았어요. 마.....말할게요.”
“진작 그럴 것이지.”
지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뭐든 말할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사정을 했고 은주는 만족한 표정으로 사도들한테 지윤을 풀어 주라고 하였다.

“.............으~”
지윤은 바닥에 뒹굴며 항문의 고통을 줄여보고자 했으나 회초리로 맞은 몸이 바닥에 닿음으로 더 심하게 아파서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은주는 지윤을 앉힌 후 말하라고 하였다.

“다 말할게요. 우선 물 좀 주세요.”
“그래야지. 말한다면 편하게 해 줄게.”
은주는 사도에게 물을 받아 지윤에게 마시도록 하였다.

지윤은 물을 버럭버럭 마셨고 목마름이 가시자 어느 정도 살 것 같았다.
지윤은 어제부터 팔이 묶여 너무나 아팠다.
그것을 아는지 은주가 묶인 것을 풀어주며 자기한테 다 말하면 더 편하게 해 준다고 하였다.

“그럼 저 사도들은 내 보내세요. 그래야 언니만 알거고 성주님께 언니가 보고를 해서 칭찬을 받잖아요.”
“호호호. 내 마음을 잘 아네. 알았어.”
은주는 사도들에게 잠깐 나가 있으라고 하였다. 그러자 한 사도가 말했다.

“저 년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아요. 이 년은 지금 힘도 없고 저한테 꼼짝도 못해요. 그러니 염려 마시고 나가 계세요.”
“네.”
사도들이 나가자 지윤은 은주에게 어느 정도 사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증거를 찾기 위해 성주님 사무실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책상을 뒤졌는데 별 거 없었어요. 그런데 책상 뒤에 액자가 있고 그 뒤에 금고가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 난 성주님 사무실에 들어가 보지 못해서 몰랐어.”

“그런데 금고는 언니도 알다시피 비밀번호를 알아야 열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열지도 못하고 나왔어요. 사실 여기에서 CD를 찾은 게 다였어요. 그러니 살려 주세요. 다 말한 거예요.“

“별 것도 없었네. 근데 왜 말을 안했어?”
“말 하고나면 죽일 거잖아요.”
“아! 말하고 나면 죽일 테니 버틴 거구나.”
“네.”

“그래. 넌 어차피 여기서 죽을 거야. 전에도 우리 재단을 배신한 사람은 여기 데리고 와서 너처럼 고문을 하다 죽였거든.”
“알아요. 저도 그렇게 되겠죠.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어요.”
“좋아. 네가 다 말 했으니 들어 줄게.”
생각보다 단순한 은주였다. 지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 같았다.

“팔이 너무 아파요. 발도 묶인 곳이 다 헐었고요. 죽을 때 죽더라도 풀어주시면 안돼요?”
“음~”
은주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래. 힘들었겠지. 그래도 다 풀어주긴 어렵고 발목은 풀어줄게.”
말을 하며 은주는 지윤의 발목에 묶인 밧줄을 풀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지윤은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손을 풀어 달라고는 안할 테니 앞으로 묶어주세요. 너무 고통스러워요.”
“그치. 나도 그게 너무 힘들더라. 네가 나한테 다 말했으니 그 정도는 들어줘야지. 대신 내가 성주님께 보고 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한테 자백하지 마. 알았지?”
“네.”
은주는 별 생각 없이 지윤의 등 뒤로 묶인 손목을 풀어 주었다. 물론 손을 앞으로 해서 다시 묶을 생각이었다.

그것이 지윤이 노린 순간이었다.
몸에 묶인 줄이 풀리는 순간 지윤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일어나며 은주의 얼굴을 주먹을 세게 때렸다.
은주는 갑작스런 지윤의 공격에 얼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지윤은 은주의 옷을 벗겨 자신이 입고 은주를 알몸으로 만든 뒤 자신을 묶었던 줄로 은주를 묶었다.
그리고 얼굴을 벽으로 향하게 하고 문 쪽에서 금방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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