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역사학과, 철학과 같은 학과가 사라졌다. 왜냐하면 졸업하면 취직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미 수능같은 시험도 사라졌다. 대학교는 자율로 신입생을 뽑았다. 당연히 기여입학제가 시행되었다. 돈만 있으면 이제 대학교 입학은 무사통과다.
예,체능 계열은 부잣집 따님들의 전용 학과가 되었다. 이공계는 그나마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들어왔다. 가난한 이공계생들은 졸업후에 기업의 노예가 되었다. 그들은 기업 퇴직 이후에 5년간 동종업계 취직이 불가능하다.

사실 대학교가 문제가 아니다. 이미 정부의 기능은 정지상태이기 때문이다. 모 재벌 회장은 공식 부인만 7명이다. 일부일처제를 감독할 정부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일부다처제를 지향했다. 기업간 M&A를 하거나 합작회사를 만들면 재벌가문간에 혼례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연애결혼은 사라졌다. 정략결혼이나 중매결혼, 조건결혼이 대세다. 고려 태조 왕건 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부자들은 오래 살았다. 바이오와 나노혁명의 수혜자가 부자들이었다. 부자들은 60살이 되어도 20세기 기준으로 30대의 젊음을 향유했다. 가난한 자들은 자신의 장기도 팔 수없는 시대이다. 가난한 자들이 팔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자유였다. 누구의 말대로 새로운 밀레니움은 새로운 중세, 새로운 봉건, 새로운 고대였다.

이 야설의 주인공, 은두는 17세에 대학에 입학했다. 전공은 나노프로그래밍이다. 은두는 19세에 획기적인 알고리즘을 창안했다. 그는 대학을 중퇴해 벤처를 세웠다. 그 알고리즘은 산업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예찬 받았다. 그는 회사를 확장했다. 그리고 재벌가의 여인과 결혼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내리막길이었다. 그는 장인의 술수에 말려 회사 경영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이혼당했다. 무일푼이 되었다. 대학 중퇴라 어디에 취직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획기적인 알고리즘이 또 하나 창안할 만큼 천재도 아니었다.

은두는 1주일치 식량을 위해 생체실험에 자원했다. 새로운 발기촉진제 겸 강장제 신약실험이었다. 그는 부작용에 걸렸다. 24시간 발기상태가 유지되는 부작용이었다. 보상비는 없었다. 다섯 번 쯤 자위행위를 하면 발기가 꺼졌다. 하지만 지나가는 여인네의 예쁜 다리만 보아도 다시 자지가 꼿꼿이 섰다.

은두는 자살사이트에 들어갔다고 한 광고문을 보았다. 24시간 발기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남자를 찾는다는 광고문이었다. 그는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만났다. 만난 사람은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천재소녀, 방송, 출판 재벌 OP가의 딸, 연희였다.

그리고 은두는 재기했다. 돈도 벌고 여자관계도 넓히고 옛날 장인에 대해 복수도 했다. 그와 연희가 세운 회사는 상장하자 시가총액 30위권 안에 들 만큼 큰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 지내기 위해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넘기고 은퇴했다. 그의 나이 28세였다.

그는 3 명의 여자와 정식 결혼했다. 첫째 부인은 이제 여고 3학년이 된 연희였고, 둘째 부인은 교육재벌의 딸이자 며느리였던 수연이었고, 셋째부인는 은두가 이혼한 부인의 올케였던 뉴에이지재벌가의 딸인 초선이었다.

이 야설은 파란만장했던 은두의 후일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