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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0:34 408회 0건
<팬까페?>


".......자긍심....."


두 여자애는 잠시동안 멍한, 넋이 나간 듯한 시선으로 강희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두명 모두 볼을 붉히며 말했다.

"머..멋있어요 언니..."

"정말요..."


강희는 자신의 비장한 의지를 내비친것인데, 애들이 막상 이런 반응이자 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더 황당스러울 만한 말은 곧이어 이어졌으니....

가연은 여전히 넋나간 듯한 시선을 강희에게 주면서 중얼댔다.

"역시 언니는 제 동경의 대상이에요....언니의 팬까페를 가입하길 잘했단 생각이 계속 드네요...."

"저도요..."

선민까지 고개를 까딱이는 시점일땐, 이미 강희는 목이 삐끗할정도로 꺾인 상황이었다.


"...패..팬까페?..."


"네"

"....누구의?"


"언니요.."

"............."


이번엔 강희가 잠시동안 멍한 시선이다가 화들짝 놀라고선 급히 물었다.


"뭐..뭔소리야? 내 팬까페가 있단 말이야? "


강희의 놀란듯한 음성을 들은 두 여자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둘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가연이 물었다.


"xx 포털사이트에 있는 언니 팬까페 모르세요? <최강희 최강사랑> 팬까페요"

".....뭐? 최강희...최강사랑...?"


"네. 회원수는 잘 기억 안나지만 대략 2, 3000명 있는데요. 아마 이곳 지역의 거의 웬만한 학생들은 다 가입한걸루 아는데요. 고등학생 오빠랑 언니들이 제일 많이 가입했지만...초중생들도 상당히 가입해 있는데....언니 모르셨어요? 다 언니 좋다고 가입한 회원들인데요?"


".....몰랐는데?"


최강희 최강사랑 까페는 비공개 까페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까페지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불분명한 까페. 아무튼 최강희라고 하면 껌벅 죽는 남학생 녀석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강희를 동경하는 여자애들까지 마구마구 가입해댄 까페인데, 정작 강희 본인은 그런 까페가 있다는걸 모르고 있었다.

왜냐면 그 까페는, 강희에게는 알려져 보았자 크게 좋을 것은 없다고 판단한, 고등학생 회원들이 그녀 앞에서는 정작 쉬쉬 했기 때문이다.


강희를 멀리서 찍은 도촬 영상들도 많았고, 이미지 역시 많았다. 모두 다, 강희 몰래 찍은 사진들이다. 그녀를 추종하는, 여신으로 여기다시피 하는 남자애들, 그리고 여자애들이 해댄 짓거리다. 이정도면 거의 스토커 수준이지만, 최강희 앞에서 겁없이 나대는 인간들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남자애들이 너무 강희에게 접근한다는건, 분명 연애가 목적이란 뜻인데, 그런 짓을 한다는건, 최강희 사랑 까페의 모든 남성들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뜻과 진배없다. 여기서 진정안이 얼마나 대단한 작심을 한 미친 녀석인지를 짐작할수 있다... 진정안 역시 이 까페의 회원이었기에, 강희와 공원에서 만났을 당시 자기 딴에는 항상 주변을 살펴 가며, 누군가의 이목이 있는지 없는지를 신경을 썼기에 아직 <스캔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원에서 강희한테 거의 반죽음으로 쳐맞았던 애들은 10명 다 자폐증에 걸리다시피 되었기에 역시 그대로 묻혀버렸고 말이다.


한편, 여자애들 역시, 최강희를 동경의 대상 이상으로 바라보는, <최강희납치프로젝트>까지 실행해보고 싶어하는 애들이 있었다. 이미 그 애들의 수준은 동경이 아니고, 한 차원을 넘어선 사고를 가진 수준이었는데, 표면적으로 강희 앞에 나섰다간, 완전 동성애자 소리밖에 못 들을게 자명하니, 직접적으로 강희에 대한 감정을 드러낼수는 없는 것이다.


최강희도 모르는 새에, 그 까페는 별의별 란을 다 만들어놓고, 온갖 가상 시뮬레이션을 다 돌려보고 있는 애들이 허다하다.


최강희가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일지를 연구하는 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지를 연구하는 란. 최강희와 가장 친한 베프는 누군지에 대한 명단이 적인 란. 물론 한유정이 언급되어 있다.

도촬과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철저한 까페이다. 오죽하면 <납치방법>란 까지 있을까. 여왕 진설영이 이 까페에 가입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 강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가입했던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비공개 까페임에도 불구하고 회원수가 2,3000을 웃도는 걸 보면, 강희에 대한 인기가 이곳 일대에서 어느정도인지를 가히 짐작할수 있다. 회사원들까지 가입한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이니까.


가연에게나 선민에게나, 눈앞의 이 언니는 그야말로 자기들의 우상같은 존재였고, 말로만 듣던 그 언니의 모습이나 음성을 직접 이렇게 대하고 있으니 완전 황홀한 심정에 허덕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말로만 듣던, 거침없는 성격의 매력이 느껴지는 표정과 말투를 보게 되자, 스스럼없이 그 까페에 대한 이야기를 가연이 언급한 것이다.


근데 왠걸, 정작 최강희 까페에 가입은 커녕, 존재 자체를 최강희는 모르고 있다질 않은가.

이건 정말 의외스러웠다. 까페 회원들은, 최강희가 이 까페를 가입했을것이라느니 아니니 하면서 파벌이 나뉘어 있긴 했지만, 가연이나 선민은 강희가 가입을 했을거라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최강희는 정말로 가입을 안했던 것이다. 아예 모른다고 하니 말은 다한거다.

"...우린 언니가 가입했을 줄 알았어요"

가연이 그리 말하고 선민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강희는 피식 웃었다.

"뭐야...그런 게 다 있었어? 훗...뭐 그런가보네. 난 이것저것 잘 신경쓰는 애가 아니라서....."


"...아무튼 언니는 멋져요"


둘 다 그렇게 감상을 피력했다. 그리고 가연이 이어 말했다.

"언니가 어제 저택에 온 후에, 언니의 시종을 들 사람을 여왕님께서 선별하셨는데, 그게 저랑 선민이에요. 경쟁률이 엄청났는데 뽑혀서 얼마나 기분좋아 했는지 몰라요. 에헤헤~"

"..............."

강희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입벌어지게 만드는덴 뭐 있으셔....그 아줌마.....

강희는 잠시 여왕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사우전드....."

"네?"

"좀전에 말했지? 내가 사우전드에 결박되었다고....이 침대 이름이 사우전드야?"

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게 그 침대의 이름이에요. 여왕님이랑 박사님이 그렇게 말하시는걸 들었어요"

강희는 다시 한번 자신이 묶인 상태를, 눈을 감고 느껴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휘휘 저으면서 말했다.


"휴....이건 정말....아무리 나라도 안 되겠네 진짜로...느낌이 장난이 아니야...이 녀석...."


"느낌..이요?"


선민이 물으면서 궁금한 표정을 짓고 가연 역시 강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강희는 두 여자애를 바라보면서 말해줬다.

"그래....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이 언니는, 완벽한 구속이란걸 갈망하거든?"

"완벽한 구속이요?"

"어. 완벽한 구속. 내가 예전부터 갈망해 오던 것 중의 하나야. 여기서 내가 말하는 구속이란, 물체로서 이루어지는 구속을 두고 말하는 거야. 수갑이나 로프로 사람을 묶으면, 그 사람이 구속되었다는 식의 표현. 그걸 두고 하는 말이야"

"네에...."

"아무튼 그래서...나는 여태껏 무수한 것들에 묶여보았단다. 물론, 내 스스로 원해서 묶인 거야. 살면서 나를 묶는데 성공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물체 로서는 말이지. 나는 하도 많이 이것저것에 구속되어보았기에, M이라 불리는 이쪽 계열에선 상당하다고 자부해. 그래서...지금....묶여진 이 상태에서...느끼는 감을 두고 하는 말이야"

"어떠신데요?"

가연이 물었다. 강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장난이 아냐....이녀석은...어중간하지 않아...내가 여태껏 살면서 만나 왔던 구속물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야...아마 내 짐작엔.....사람을 구속하는데 있어서 이것보다 더 견고하고 강한 건 아직 없을 것 같아....전 세계를 뒤져봐도 말이야.."

강희의 말을 듣고 있다가 이상하다고 느낀 선민이 물었다.


"언니가 말하는걸 들어보면....언니는 아주 힘이 쎈것 같아요...좀 전에도, 여태껏 그 무엇으로도 언니를 묶는데 성공한게 없었다고 그러고...."

"훗...그래...힘....그것때문에 이 언니가 이리도 고생이란다.....그것만 아니었으면 내가 결코 M성향자가 되는 일도 없었을테고....완벽한 구속을 찾아나서지도 않았을 텐데....."


강희가 애석한 투로 말하자, 가연과 선민은 그녀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내가 서 있었다면 모르겠지만....누워 있는 상태이니....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아무튼 참....이런 식으로 만날 줄이야.. 물체로서 나를 정말 완전히 구속하는데 성공한건 이 녀석이 처음인데...후훗.... 전혀 반갑지가 않네...."

강희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강희를 응시하다가 , 가연이 입을 열었다.

"그 침대...정말 대단하긴 대단한거 같았어요. 그게 처음 이 저택에 올때는, 그런 모습으로 오지 않았죠. 뭣보다, 겉표면이 매트리스가 아니니까요"

강희는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내 느낌에 이녀석은 적게 잡아도 8톤은 넘을 것 같아..한 10톤 정도가 아닐까 싶네. 이런 녀석을 그대로 차에 실어 운반한다는건 쉬운 일은 아닐거야"

가연이 부연 설명에 들어갔다.


"언니 말이 맞아요. 언니가 잠들어 있는동안, 일요일 오전 내내 부산했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차가 왔다갔다 해댔답니다. 이건 부품별로 나뉘어져 왔었는데, 부품 같은 자세한 것까지는 못 보았어요. 아무튼 여왕님이랑 박사님은, 조금이라도 빨리 완성시켜야 한다면서 계속 부산하게 움직이셨습니다"

강희는 킥킥 하고 웃었다.

"그리도 빨리 묶고 싶으셨나? 크후후~....."









강희가 그렇게 조소를 입에 물고 있는데, 끼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두 사람이 들어왔다

"깨어났니? 깨어났지? 호호~!!"

"좀 어떤가? 아가씨. 허허~"

강희는 목소리가 난 곳엔 시선을 아직 주지는 않고선 천장을 응시했다. 그녀는 속으로 외쳤다.

"올게 왔군..."

안봐도 뻔하다. 여왕과 닥터일것이 보나마나인것이다. 그들이 들어오자, 두 여자애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여왕님 드셨습니까"

"박사님 오셨습니까"


여왕은 입에 미소를 살짝 문채로 오른손을 가볍게 저었다. 두 여자애는 옆으로 물러나서 나란히 시립했다.


여왕은, 사우전드에 결박되어 있는 강희를 눈웃음지으며 바라보다가 물었다.


"어때? 이번엔 ? 빠져나갈 수 있겠어?"

강희는 그때까지도 천장을 보고 있다가 슬쩍 설영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곤 말했다.

"아뇨. 못 빠져 나가겠어요. 이번에는."

여왕은 강희가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나오자 오히려 좀 놀랐다. 여왕은, 강희가 또 <뭐 이까짓것쯤이야~ 후딱 풀어버릴테니 두고보시죠~!> 라는 식의 반응을 예상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강희가 너무 쉽게 포기하는 듯한 말투를 내뱉자, 그녀 입장에선 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상하네? 이렇게 쉽게 포기할 애가 아닌데?"


공룡같은 힘으로, 엄청나게 날뛰어댈것이라 짐작했는데, 이런 반응이니 여왕은 잠시 입맛을 다셨지만, 뭐 어쨌건, 별 상관은 없는 문제이니 다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사우전드에 다가가서, 강희의 옆구리의 좌측 빈 공간에, 슬며시 앉고선 강희의 이마를 매만지며 말했다.


"그래. 이번엔 못 도망갈거야. 호호. 넌 이제 내꺼야"

강희는 여왕은 빤히 보다가 갑자기 키득거렸다. 여왕은 의아하다는 시선으로 강희를 보았다.


"왜 웃지?"

강희는 잠시동안 계속 킥킥대다가 여전히 입에 미소를 물고선 대답해줬다.


"너무 자주 듣는 대사인거 같아서요. 넌 내꺼야!! 하는 대사요. 킥킥...."


여왕은 잠시 강희가 하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소유욕에 대해서 비꼬는 건가? 흠....이 애답네....."


여왕은 그렇게 강희의 말을 해석해보다가 배시시 웃으면서 물었다.


"뭐 어쨌건...그래도 반항이라도 좀 해보지 그러니? 너무 시시하잖아. 응? 넌 최강희 아니니? 티렉스라고 불리는 니가 이대로 얌전히 누워만 있을거야? 한번 날뛰어봐. 어~~쩌면 풀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응? 호호~"

여왕은, 사우전드가 강희를 확실히 붙잡아 매놓을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강희를 이렇게 도발해보는것이었다.

S인 그녀 입장에선, 철저하게 결박된, 완벽하게 사로잡힌 여자애가 힘껏 날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그렇게 날뛰어도 벗어날수 없다는걸 여자애 스스로 깨닫게 되면서 절망감으로 얼굴이 일그러질걸 느긋하게 즐기고자 했기에, 이런 식으로 강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건 명백히 티렉스에 대한 조롱이었다.

"설마하니 사우전드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생각진 않지만.....만에 하나 끊어내려 한다면 그전에 다시 약물로 재워버리면 돼. 후훗~"

여왕은 화장대에 놓인 즐비한 약품들을 슬쩍 곁눈질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쨌거나 최강희는 탈출가능성이 만에 하나도 없다고 그녀의 머릿속에선 계산이 끝난 상황이니까.


".............."

강희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그녀는 여왕의 눈동자를 또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왕은, 패기 넘치는 강희답지 않게 너무 말이 없고, 또 계속 자신만 빤-히 바라보자 그 눈길이 좀 부담스러워서 슬쩍 시선을 피하려 했다. 그래서 강희의 배꼽이며 부드러운 피부가 덮인 복부에 눈길을 이동하려 했는데, 그때 강희가 입을 열었다.

"아직도....거기에 머물러 계시네요...여전히...."

설영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강희를 봤다.

"..또 뜻모를 소리를...."

강희는 개의치 않고 이어 말했다.

"안 들으려 하지 마시고, 맞설 생각을 하셔야죠. 저도 한때, 거기에 있었지만, 전 나아갔어요. 웅크리지 않았죠. 하지만....아주머니가 지금 저를....다시 나락에 떨어뜨리려고 하신다는걸..아시는지?"

강희는 여왕의 눈을 꿰뚫어보는듯한 시선으로, 깊숙함이 느껴지는 눈길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설영에게 말했다.

설영은, 강희의 한마디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미 자신은, 강희가 뭘 이야기 하는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흥! 무슨 소릴 하는거야 도대체! 꼼짝도 할수 없으면서!"

강희의 이마를 부드럽게 쓸어주던 손길이 갑자기 바뀌었다.




파박

"!!"


강희는 눈을 약간 크게 떴다. 별로 놀란 건 아니지만, 돌발적인 설영의 행동에 자연스레 눈이 좀 더 떠지는건 어쩔수 없었다.

설영은 오른손을 휙 뻗어 강희의 머리칼을 손아귀에 휙 움켜쥔채 강희의 얼굴로 고개를 바싹 들이밀었다.


"............"

말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강희를, 차가운 뱀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설영. 그녀는 한마디 한마디를, 강희에게, 그녀의 머릿속에 새겨들으라는 듯이 천천히, 즐기듯이 말했다.


"이제부터.....각오하는게 좋을거야.....이번에야말로...넌 못 빠져나가.....알아들었어?...못 벗어난단 말이지.....그리고 ...하녀들에게 일정표를 들었는지 모르겠구나...넌 이제부터 일과 중에 14시간은 티클링을 당하게 될거야. 농담이 아냐. 14시간 동안 강도높은 티클링을 할 거란 말이지....쉬는 시간은 없어...난 너의 체력을 믿거든. 너의 체력은 경이적이지...너정도의 아이를 복종시키려면 14시간조차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훗.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차마 잠자는 시간을 더 줄일순 없겠구나..."



"............."


여전히 말이 없는 강희에게,설영은 선언하듯이 말했다.


"너의 이성이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계속 간지럽힐거야. 너의 겨드랑이, 옆구리, 복부, 발바닥, 발가락 사이....유린할거야. 긁어댈거야. 핥을거야. 너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얼굴이 붉어질대로 붉어질때까지.....니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오로지 웃을 수밖에 없을 거야. 그리고....결국엔 나의 딸이 될거야...."

그때까지 설영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강희는 눈을 감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가엾은 분....."


강희가 눈길을 감는 것을 미소지으면서 바라보던 설영은 휙 고개를 돌려서 가연과 선민을 바라보았다.

"오일을 가져와. 그리곤 이 애 피부가 드러난 곳에는 모조리 다 발라"

두 하녀는 즉각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여왕은 몇 마디를 덧붙이는걸 잊지 않았다.

"단 한군데도 빠짐없이 발라야 해. 꼼꼼하게 말이야"

두 여학생은 다시 한번 허리를 깊게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여왕님"

"발가락 사이사이까지....윤기가 날정도로.... 빨리 가져오도록"

"네"





"꺄아아악~~!!! 아흐흐흐~~!!! 아하하하하하하하~~~~!!! 아아아아아악~~~~~~~~!! 아으으으으윽~~~~~~~~!!"


속옷만 착용한채 차가운 쇠덩어리 침대 위에서 Y자의 자세로 철저히 결박되어진 여자애가, 거친 숨을 토하고, 괴로워하는 듯한 웃음소리를 짜대고 있었다.



최강희였다. 강희는 지금, 철저히 유린되어지고, 매만져지고, 더듬어지고 있었다. 그 괴로움 속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몸은 허우적대지만, 은빛을 내뿜는 차가운 구속물들이, 가늘디 가는 섬유끈들이, 완벽하게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있다.

강희의 몸은 빛나고 있었다. 태양빛을 받으면 백광이 번뜩이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그녀의 겨드랑이에서, 복부에서, 옆구리선에서, 허리라인에서, 종아리에서, 발바닥에서, 발가락에서 윤이 나고 있었다.

천장의 백열등이 그런 강희의 몸매가, 더 육감적으로 도드라져 보이게끔, 찬란히 빛나게끔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몸에 반들거리는 오일이 발라진 강희의 몸의 상체를, 하체를, 끝없이 만져대는 여자애들이 둘 있었다. 가연과 선민이었다.

바각 바각

간질간질 간질


가연은 강희의 옆구리의 좌측에 앉아, 맨겨드랑이를 완전히 노출시키고 있는, 철저히 결박되어진 강희의 겨드랑이의 압점, 즉 가장 시야에 도드라져 보일정도로 움푹 패인 부분에 손톱을 찔러넣고는 갈고리 모양을 한채로 쉴새없이 손가락을 놀리고 있었다.


"꺄아악~~!!! 아흐흐흐~~!!! 아하하하하하하악~~! 으꺄아하하하하하~~~~~~~~~!!!"


강희는 눈을 꽉 감고는 몸을 바르르 떨어대면서 움직여대었는데, 그녀가 움직일때마다 절로 들려지려 하는 팔에서, 그리고 그 팔을 붙잡고 있는 체인 링들에서 <끼기긱>하는 요란한 쇳소리가 울려댔다. 하지만 체인 링들은, 강희의 무시무시한 팔힘을 잘 붙잡아매놓고 있었다.


선민이도 정신없이 손을 놀리는 중이었다. 그녀는, 발가락이 뒤로 팽팽하게 젖혀져 있고, 오일까지 발라져 맨들맨들 빛나는 강희의 발바닥이며 발가락 사이를 정신없이 간지럽혀대고 있었다. 오른손으론 강희의 왼발바닥 가운데를 중심으로 하여 전반적으로 간지럽혀대고 있었고, 왼손에 들린 깃털은 발가락 사이에 꽂아넣어 바이올린을 켤려는듯한 움직임을 할듯이 전후로 들이밀고 내빼는 식을 취하고 있었다. 강희는 계속 웃어대었다.


"아아아윽~~!!꺄아아아아아악~~!! 아하하하하하~~~~~~~~~~~~!!!"

강희는 정말 미친듯이 몸을 움직이려 해댔지만, 산악용 로프에 의해 무릎까지 제지받는 상황이었고, 팔 다리의 체인 링들은 너무나 튼튼해서 절대 풀려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그녀는 계속 몸을 바르르르 떨어대었고, 몸 전체가 점차 붉은 빛을 띄어가고 있었다.

"아하악~!! 꺄아아윽~!!! 아하하하하~~~~~~~~~!!"


그렇게 광란의 웃음을 짓고 있는 강희를 ,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여왕과 닥터 솔이었다. 두 사람의 손에는 뜨끈한 커피잔이 들려져 있었다.

닥터는 큭큭대면서 웃더니, 차의 향을 음미하면서 귀로는 강희의 웃음소리를 즐기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은채 미소짓고 있는 설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이지 듣기 좋구려. 난 참으로 많은 여학생들을 결박하고 강도높은 티클링을 해봤지만....이정도로 괴로워하는, 여자의 웃음소리를 들어본적은 없는 듯한데...."

설영은 눈을 뜨더니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곤 생글거리면서 닥터에게 대답해줬다.


"저 아이의 웃음소리는 저에겐 희열이나 마찬가지죠. 저 역시 수많은 여자애들을 간지럽혀봤어요. 하지만 저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는 저 아이를 처음으로 봤죠. 욕탕에서 저 아이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힐때, 저 애가 웃음짓는 소리를 듣고 느낀게 하나 있어요"

닥터는 궁금하단 표정을 지었다.

"어떤 것을?"


여왕은 다시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더니 말했다.

"저 앤, 보통 사람과 신체조건이 월등히 다른 애에요. 어쨌거나, 세상에서 가장 강한 몸이니까요. 그럼 보통 사람과는 비교도 안되게 육체적으로 훨씬 눈이 뜨여져 있달까? 깨어져 있달까? 그렇겠죠"

닥터는 수긍했다.

"흠...틀린 말이 아니오"

설영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면 일반인보다 훨씬 몸이 예민할수밖에 없을테고, 감각이 활성화되어 있겠죠. 아마 내 생각엔....저 애보다 간지럼을 잘 타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아요. 호호~"

커피잔을 화장대에 올려놓으면서 입을 가리고 살풋 웃는 설영을 보며 닥터도 껄껄 웃어주었다.

"정말이지 이래저래 대단한 아가씨로구먼. 세상에서 가장 강하면서, 또 가장 간지럼을 잘 탄다라. 허헛~! 참으로 매력적이오. 여왕님"


설영은 생글거리면서, 닥터를, 그리고 고통스런 웃음소리를 내는 강희의 붉어진 얼굴을 이어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게 매력적이니 이토록 애를 써서 사로잡았죠. 호호~!!"

두 사람의 대화는 그렇게 즐겁게 이어나가졌고, 강희는 여전히 쉴새없이 웃음이 짜여지고 있었다.

"꺄하하하하~~~~!!"



(6시간 후)

"하아....하아....."


온 몸에 발라진 오일은, 땀투성이가 된 신체로 인해 더욱 윤이 나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여자애는, 눈뜰 기운도 없는지 눈꺼풀을 깔아내린채로 계속 가쁜 숨을 토하고 있었다.

"아...하악....하아...."

고개는 모로 돌아져 있었고, 뒷머리와 목을 받치는 부드럽고 흰 베개는, 흥건히 고인 땀에 의해 푹 젖어들어 있었다. 이마와 눈썹 바로 위까지를 덮는 샤기컷 스타일의 머리. 그 머리카락들조차 완연히 물기를 머금은 듯한 수준이 되어, 강희의 젖은 이마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그런 상태의 강희를 만족스럽다는 듯한 시선으로 지켜보던 여왕은 쓰윽 다가와서, 완전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강희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겨 희고 고운 아미가 다시 드러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젖어 있는 강희의 이마에 쪽 하고는 입맞춤을 해줬다.

강희는 너무나 지쳐있었기에, 여왕의 그런 행동에 반응조차 보이질 않고, 계속 호흡만을 거칠게 해댈 뿐이었다


그럴 만도 한것이, 여왕은, 강희가 쉴 시간을 조금도 주지 않고, 약 5시간 가량을, 가연과 선민에게 지시해서 집요하게 강희의 몸 이곳저것을 간지럽혀댔던 것이다.


5시간 동안, 오일이 발라진 몸으로 끔찍하리만치 잔인하게 보일정도로 간지럼을 당한 강희는,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헉헉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마에 키스를 해준 후에 여왕은 오른손으로 강희의 턱밑을 잡고는 자신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했다.

"...아윽...."

강희는 눈을 가늘게 뜬채, 미미한 시선으로 여왕을 바라보았다. 여왕은 생글거리더니 물음을 던졌다.


"후후. 꽤 예뻐졌네? 머리칼이 멋지게 젖어들었어. 여탕에서만 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렇지? 어때? 행복해? 이게 니가 원하던 것 아니니? "

".............."


대답 없는 강희를 눈웃음지으며 바라보며 여왕은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나? 넌 완벽한 구속을 원했지? 자. 그럼. 이젠 걱정마. 마침내 된거니까. 겪어보니 이젠 확실히 알겠지? 아무리 너라도 이걸 풀순 없어. 사우전드를 말이야. 넌 이제 나의 카나리아가 된거야. 내가 원할땐 이젠 언제든 너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어. 그래서 난 지금 진정 행복하단다. 호호. 너의 심정은 지금 어떻니? 난 아주 날아갈 듯한데 말이야. 응?"

그러면서 여왕은 대답을 촉구했지만, 강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여왕은 강희가 너무 지쳐서 그런 것일거란 생각에, 대답을 굳이 듣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면서 그녀는 두 시녀를 바라보았다.

"땀을 많이 흘렸어. 잘 처리하도록 해. 그리고 나서 식사 준비를 하도록. 디저트를 든 후에 11시 30분까지 다시 티클링을 할거니까."

"알겠습니다"

여왕은 박사에게 시선을 주었다.

"박사님은 저랑 외출 좀 잠깐 하시죠. 사우전드를 받았는데 대접이 너무 허술했던 듯해요. 저녁은 제가 모실께요"


닥터는 껄껄 웃었다.

"글쎄, 그건 여왕님이 준 돈으로 만들었다지 않았소. 뭐 어쨌건, 그럼 나가봅시다. 거절도 도리가 아닐듯하니까. 허허~"

"그래요. 어서 가죠"

설영은 닥터와 나가면서 두 소녀에게 또 한마디 덧붙이는걸 잊지 않았다. 매사에 철저한 그녀로선 이런 행동은 일종의 버릇이었다.

"되도록 일찍 오겠지만, 티클링은 예정시간에 정확히 실행하도록 해. 나나 박사님이 좀 늦어져도"

"알겠습니다. 여왕님"

여왕의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명령이 깃든 언어이기에, 가연과 선민은 철저히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여왕과 닥터는 외출을 했고, 가연과 선민은 안쓰러운 시선으로 지친 모습의 강희를 잠시 바라보다가, 꽉 짠 물수건을 가져와서 강희의 젖어든 몸을 닦기 시작했다.

여자애들로선 조심한다면서 닦았지만, 워낙 강희가 신경이 달아올라 있어서 몸을 부르르 떨어대는것까진 어쩔수 없었다.

쓰윽 쓰윽

강희의 젖어든 어깨와 겨드랑이를 물수건으로 가연이 닦자, 강희는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아윽...!!"

강희의 신음소릴 들은 가연이 화들짝 놀라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죄..죄송해요 언니...."

강희는 숨을 선회하듯이 천천히 몰아쉬면서도 살짝 미소를 입에 물었다.

"괜찮아....신경쓰지마...."

"저때문에......"

"됐대도....나 기운없어....그냥 닦기만 해줘......."

그렇게 강희는 가연을 독려했다. 선민이도 강희의 발을 닦아낼때 흠칫거려대는 강희때문에 안절부절해댔지만, 역시 강희가 부드럽게 말해주자 조심조심 그녀의 몸을 닦아 나갔다.

강희의 몸에서 땀을 다 닦아낸 후에, 가연은 강희의 식사를 가지러 나가고, 선민이 또 나섰다. 둘 중 한명이 꼭 남는걸 보면, 항상 그런 식으로 강희의 감시 겸 수발을 들라고 여왕이 명령을 내려놨나보다.

강희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선민이 불쑥 물었다.

"언니...."

"응?"

강희가 돌아보자 선민이 잠시 우물거리다가 이윽고 질문을 했다.

"언니는 지금, 여왕님께 대항하시다가 이렇게 고통받으시는거죠?"

강희는 잠시 빤-히 선민을 바라보다 대답해줬다.

"그렇다고 해둘까나"

선민이 안타까워하면서 말했다.

"여왕님은 언니를 대단히 맘에 들어하세요. 그러니 공주...로 삼겠다는 말도 하셨을테구요..."

공주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언급하면서 강희의 눈치를 살살 보다가 그녀가 묵묵히 듣고 있자, 선민은 말을 이었다.

"여왕님께서는 언니를 진정 아끼시는게 분명한듯 보여요.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그러니......."

"무릎꿇으란 말이지? 너의 여왕님한테?"

말이 짤리자 흠칫 하고 선민은 놀랐지만, 결국 강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그것인지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죽그릇이 올려진 쟁반을 들고 가연이 들어왔다.

가연은 화장대에 들고 온 쟁반을 내려놓고 나서는 강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민이가 언니에게 무슨 이야길 했을지 대략 짐작이 가요...저도 생각이 같아요 언니. 언니는 강한 사람이지만.....여왕님께는 그 누구라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어요. 그건 창피한 일이 아니에요. 당연한 것이랄까요? 언니....저에게나 선민이에게나 언니는 우리의 우상이에요...우리 둘만이 아니죠. 누구나 언니를 존경해요.....하지만....포기하세요. 어쩔 수 없어요. 항복하세요....이제부터 계속 고통받을 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래요...."

가연이 간곡하고 강희에게 말하는걸 듣고 있다가 선민이도 바짝 다가오더니 가연의 옆에 나란히 서면서 애잔하게 말했다.

"그래요 강희 언니....제발 항복하세요....네? 언니 이러다 정말 큰일나요....그리고 어차피...언니는......."

강희도 선민이가 뭘 말하고 싶은지 짐작가는 게 있었다.

"어차피 이대로 가면 난 그 아줌마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란걸 말하고 싶은 거겠지......"

여왕의 능력은 마인드 컨트롤. 상대를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것. 분명 엄청난 능력이지만, 강희한테는 통하지 않는다.

여왕은 말했었다. 자신에게 선언했었다. 이성이 무너질때까지 간지럽혀 틈을 만들겠다고. 그래서 끝끝내는 자신을 손아귀에 넣을 것이라고 말이다.

"소유욕...소유욕이 문제야....후...그 아주머니...과거의 나와 같은 눈이었는데......구해주고 싶지만....깨닫게 해주고 싶지만.......지금의 난......"

강희는 착잡한 심정이 되어서 천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가연네쪽을 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뭘 가져왔기에 그리 간단해? 한번 보자"

그녀는 머리가 아프면 일단 당장에 할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주의였기에, 식사부터 할 생각으로 마음을 돌렸다.

가연과 선민은 강희의 대답을 못 들은게 아쉬운 기색이었지만, 식사를 하고 싶다는데 할 말은 없었다.

가연은 숟가락을 자신의 오른손에 쥔 채 그릇을 들고 강희의 가까이에 다가가 말했다.

"전복죽이에요. 여왕님께서, 언니에게 당분간 식사로는 죽만을 먹이라고 하셨거든요"

강희는 피식 웃었다.

"먹일 건 먹이지만 금방 배가 꺼지게 할 속셈이시군. 하긴...체력이 빨리 고갈되고 내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상황일수록 그분이 노리는 거겠지....정말 못당해. 그 아줌마..."


"...죄송하지만, 저를 통해서 식사를 하셔야....."

강희는 생긋 웃어주곤 가연을 바라보았다.

"아아~ 그럼. 니네 입장 다 이해해. 어차피 너희들은 날 풀어줄수 없다는것쯤이야 잘 알지. 난 너희가 안쓰러울 따름이야. 묶여 있는 나보다 훨씬....."

"..식습니다. 어서 드세요 언니.."

가연은 무표정인채 오른 손으로 죽을 한 숟가락 뜬 후 강희의 입가에 가져 갔다.

"그래...잘 먹을께..."

강희는 살짝 웃어주곤 입을 벌렸다.




20분 뒤.

"후....고마워. 잘 먹었어"

"입맛에 맞으셨는지...."

"킥...안 맞으면 어쩔건데 내가.. 주는 대로 먹어야지..."

"..디저트는 선택이십니다."

"디저트.....내가 그거 안먹으면 너희 혼나?"

"그건 아닙니다. 디저트는 언니의 선택이에요. 드시고 안 드시고는.."

"먹고 안 먹고...로 해주면 안돼? 나 너희랑 두살정도밖에 차이 안나..."

두 여자애들의 말투가 계속 불만이었던 강희는 인상을 약간 쓰면서 그렇게 제안을 해 왔다.

하지만 이번만은 안된다는 듯 두 여자애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절대 안됩니다. 언니 라고 지금 저희가 부르는것 자체가 여왕님이 아시면 불경에 들어가죠. 경칭만큼은 절대적으로 사용해야 하니 이해해주시길....."

강희는 계속 불만 어린 얼굴이었다. 강희는 생각 중이었다.

"20분이 식사 시간...10분이 디저트 시간이랬어.....그럼 지금은 비는 시간이네? 디저트를 안 먹겠다고 했으니..."

강희는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두 여자애를 쳐다보았다.

"10분 가량 남는 시간이 있네. 10분 지나면 너희는 날 또 간지럽혀야 되지?"

"....네"

두 여자애들은 안쓰러운 시선으로 강희를 보면서 대답했다. 두명 모두 개인적으로는 강희를 좋아하지만, 여왕한테 조종받고 있는 입장에서 거역이 불가한지라, 어쩔수 없이 강희의 몸을 또 유린할게 미안해서 그런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강희는 그런 두 여자애를 배시시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아까도 말했지? 난 너희가 더 안쓰러워. 지금의 내 상황보다. 아무튼...시간이 좀 있으니 지금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아까 대답을 못해주었는데....너희의 주인님...그래 여왕님. 그 분께 항복하라고 했지? 안 그러면 고통 받을거라고. 그리고 내가 불쌍하다고."

"..네..."

둘은 대답하면서 강희의 대답을 기다렸다.

강희는 키득거렸다.

"너희는....날 동경한다고 했던가? 동경이란건...나처럼 되고 싶다는 뜻이지?"

"그렇죠"

"언니는 멋있으니까"

둘의 말을 듣고 있다가 강희는 불쑥 물었다.

"내가 왜 멋있는데? 나의 어떤 게 그렇게 맘에 드는데?"

두 여자애는 동시에 대답했다.

"강하니까요"

강희는 즉각 입을 놀렸다.

"그래? 내가 강하니까 멋있어 보인다....강하니까 나처럼 되고 싶다고? 요약하면 그거지?"

역시 또 동시에 네 하고 대답하는 두 여자애. 강희는 또 입을 열었다.


"잘 들어. 난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산 적이 일생에 한 번도 없어. 누군가의 우상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 하지만....그래. 너희 말대로 난, 내 나름대로는 강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지. 그런 나의 모습에 끌린다면....너흰 나보고 그런 말을 해선 안돼...알겠어? 항복해라, 무릎꿇어라.. 그런 말을 해선 안된다고. 무슨 말인지 알아?"

"...아....."

여자애들은 신음하면서 일순간 말이 없어졌다. 강희는 덧붙였다.

"그리고....난 그 아줌마에게 절대 질 수 없는 이유가 있어.... 그 아줌마는...약한 사람이란 말이야.....겁먹고 웅크리고 있는 아줌마란 말야....그런 아줌마한테.....질 순 없어...여기서 나의 의지가 꺾일 순 없어...그렇기에...난 그 분의....딸이 되줄 수 없어...이게 나의 대답이야.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아. 그러니...너희들은 나에게 강요하지 마. 그 분의 종이 될것을 나에게 종용하지 마....언니 말...알겠지?"

여자애들은 멍해진 시선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희는 피식 웃었다.

"좋아 그럼....맘대로 해. 시간이 된것 같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여자애들이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한명은 자신이 누운 침대의 상완 부군에, 한명은 발 밑가쪽으로 가는것이....

최강희는 문득 진정안을 생각했다.

"나 지금....기분이 참 더러운데....킥....뭐하고 있니? 정안아........"

그녀는 그렇게 진정안을 머릿속에 떠올려보고 있었다. 하지만...그의 영상을 머릿속에 완전히 아로새겨넣기 전에....그녀의 머릿속은 다시...거칠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꺄하하하하~~~~~~~~~~!!"





여왕과 닥터는 11시가 좀 넘어서 들어왔다. 생각보다 훨씬 늦은 귀가였다. 최강희, 티렉스를 완벽히 잡았다는 즐거움때문에, 닥터와 함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한껏 주향을 즐기고 맛을 음미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진설영은 틈틈히 저택에 전화를 걸어, 선민이나 가연을 통해, 강희에 대한 상황을 보고 받았고, 여전히 그녀가 사우전드에 잡힌 채 얌전히 누워 있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안심하면서 이 시간까지 즐겁게 술을 마시다 들어올수 있었던 것이다.


"프린~세~스. 즐거운 시간 되가고 있니? 우후훗~!!"

살짝 붉어진 얼굴로, 주향을 은은히 풍기면서 여왕은 침대에 누운 강희에게 다가왔다. 강희는 그때 이미, 또 3시간 반 가량을 시달린 터라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베개에 머리를 힘없이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헉헉......허억..."

여왕은 바짝 다가와서 강희의 겨드랑이에 검지손가락을 대었다.

꾸욱

움찔


"!! 아..아윽! 하악~!"

강희는 몸을 바르르 떨면서 겨드랑이를 감추려 했지만, 어림없었다. 설영은 장난스레 검지손가락의 지문으로 강희의 겨드랑이를 비비적대며 쓰다듬다가 강희의 축축해진 겨드랑이로 인해 손가락이 젖은걸 느끼더니 혀를 내밀어 낼름 하곤 그것을 핥았다.


할짝

설영은 잠시동안 입을 우물거려 보다가 활짝 웃었다.

".....흠... 호호. 맛있네. 달아. 참 달아. 강희야. 넌 어쩌면, 몸에 고이는 땀방울까지도 이렇게 나를 황홀하게 만드니? 아하하. 역시 나의 프린세스다워"

"허억...허억..."

눈이 감긴 표정으로 강희는 계속 숨을 몰아쉬어대었다. 설영은 잠시 그렇게 깔깔거리다가 화장대에 있는 에테르 병을 열고 나서, 그걸 솜뭉치에 적시고 나서는 강희의 얼굴에 덮어씌웠다.

"으읍...으음...."

"잘 자렴. 프린세스"

설영은 강희를 또 그렇게 강제로 재워버렸다. 강희의 눈꺼풀이 완전 감긴 후에도, 그녀는 잠든 여자애의 눈꺼풀을 손으로 들어올리면서 동공이 풀어진걸 확인했다. 슬립 페티서들이 흔히 하는 것 중의 하나인 Eye catch. 이쪽 계열에 페티시즘이 있는 닥터나 여왕이나 무척 즐기는 행동이었다.

여왕은 강희가 완전히 잠들었다는걸 확인한 후에 닥터를 돌아보았다.

"이 에테르. 효과 확실한거죠 닥터?"

닥터는 대답해줬다.

"허허, 걱정마시오. 아프리카에서 맹수 및 코끼리 포획 내지 진압용으로 쓰이는거요. 지금 여왕님이 쓰신 양이면 딱 적정량이지"

여왕은 닥터의 말을 듣고 안심한 후에 사우전드에 결박되어 있는 강희의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닥터도, 선민도 가연도 와서 강희의 몸에 걸쳐진 구속구들을 풀기 시작했다.

찰칵

철그럭


메탈 링의 고리들을 해체하고, 아라미드 섬유를 풀어내고, 감겨진 수건들을 풀어낸 후에, 속옷 차림으로 누워 있는, 잠든 강희의 얼굴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설영은 가연과 선민을 보고 지시했다.


"깨끗히 씻기고, 준비 좀 해놔"

"알겠습니다"

두 여자애는 대답을 하고 난 후에 누워 있는 강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나서 강희의 속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스륵


강희가 몸에 아무것도 안 걸치게 되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설영은 뒤를 보더니 닥터에게 말했다.

"박사님...."

그녀가 돌아보았을때 닥터는 이미 없었다. 목욕 이야기를 할때부터 그는 이미 슬그머니 자리를 떴던 것이다.

여왕은 피식 웃고 나선 다시 선민과 가연을 보았다.

가연과 선민은 그때 침대에 누워 있는 욕실로 옮기려하고 하는 중이었는데, 가연이 강희의 양 겨드랑 밑에 손을 놓어 상완을 끌어올리고, 선민이 무릎 아래를 들어올리는 식으로 하여, 생각보다 손쉽게 이동할수 있을 듯했다.

여자애들이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다가 설영이 물었다.

"둘이서 힘에 부치면 사람을 더 불러줄까?"

가연과 선민은 황망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여왕님. 저희 둘이서 하고 싶습니다"

"둘이서 충분합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 힘들어하는 듯했지만, 굳이 둘이 하고 싶다기에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알았다. 아무튼.... 씻긴 후에...내 안방 침대에 눕혀놓도록 해"

"알겠습니다. 속옷은...."

"씻기고 난 후에 도로 입혀 놔. 이따가 방에서 내가 직접 한번 더 벗길거야. 호호~ 아무튼간에, 자잘한 건 너희가 알아서 하고. 씻길때 어디 한군데라도 다치게 하면 안돼. 알겠지?"


"네"

"좋아 그럼. 생각같아선 내가 목욕을 시키고 싶은데 지금 술기운이 돌아 실수를 할지도 몰라서. 호호. 아무튼 안방에서 기다리마"

"알겠습니다 여왕님"


강희를 욕실로 옮기는 하녀들을 바라보면서 여왕은 입술을 혀로 쓱 훔치면서 흥얼거렸다.


"슬슬 뜨거운 밤을 준비해볼까?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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