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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34 459회 0건
▶트윈스 : 운명의 장난◀또 비가 오네요.



몇부까지 이끌어 나갈지 현재로썬 불분명 하지만..주 2회 연재 약속은



지키도록 노력해 볼게요.



추천과 댓글은 늘~ 제가 쓰는 원동력입니다.







- 놀라지말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하나도 놓치지 말고 잘 들어.. 너희들은 전부 나가있어라..



사내 무리들이 모두 나가고 나는 그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눈이며 코, 입술, 얼굴형태 하다못해 머릿결까지 모두 똑같은... 내 거울이라고 해도 내 앞에 거울이 있다고 해도 될만큼 똑같은 남자가 거기 앉아 있었다. 다만 좀 나보다 야윈 모습이었다.



- 어떻게 된 거지?



- 놀랐구나.. 하기는 나도 많이 놀랐으니까..이해한다..



나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했다.



- 일부러 나를 찾은 거냐? 아니면 나처럼 네 얼굴을 만든 거냐?



- 둘다 아니다..



- 그럼?



- 넌 새빛고아원 출신이지?



- 그런데?



- 너는 잘 모를 테지만 한울고아원 이라는 곳에서 1살때까지 살았다..



- 내가?



- 그래..나와 같이.. 거기서 나는 입양되었고 너는 입양되지 않고 새빛 고아원으로 옮기게 돼었지. 내가 형이고 5분 늦게 태어난 네가 나의.. 동생이란다.



- 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형은 또 뭐고 동생은 누가 니 동생인데? 난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놈이라고~! 알아 듣겠냐?



놈은 자기 앞 테이블에 놓여있던 종이 봉투를 나에게 던졌다.



봉투 안에는 놀랍게도 김승훈과 박현우가 형제자매일 확률은 99.99%라고 적혀 있었다.



- 우..우리가 쌍둥이라고?



- 그렇다는군..



갑자기 뭔지 모르게 화가 치솟아 올랐다.



- 그럼 그렇다 치고~!! 입양가서 잘 살았으면 그냥 잘 살지~ 여태껏 모른척 하고 살았으면 그냥 살지... 왜 찾아서 이러는 건데? 갑작스럽게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양심에 찔리기라도 했냐?



- 몰랐...다..



- ... ...



- 나도 네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나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 또한 몰랐다. 우리 부모님은 아니..나를 입양해주신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에게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우연히 아버지의 비밀금고를 발견 하게 되었고 그 안에 있는 일기장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니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너를 찾았다. 최근에서야...



담담하면서도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는 그의 말이 진실임을 나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 다행히도 잘.. 커 주었구나.. 미안하다.. 너무 늦게 알아서... 형이...미안하다..



한번도 피붙이가 있다는 생각을 생각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늘 혼자가 당연했고 혼자가 어색하지 않는 놈이었다. 그런데 형이 있단다.



그런데 내 형이라는 사람은 너무나 잘나고 좋아 보였다. 반면 나는 너무 초라하고 작아 보였다.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너무 달랐다. 형이라는 사람이 나쁜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나에게 했던 이상한 제안은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형.. 이름은 박현우다. 형이라고 불러도 좋고 그냥 편한대로 불러도 된다.



- 그래.. 그럼 나를 찾은 것 까지는 나랑 형제니까 찾았다고 치자. 그런데.. 나에게 이상한 걸 가르친 이유는 뭐야? 정말 나를 네 대타로 쓸 작정인거야?



- 승훈아...



그냥 내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냥 그랬다. 나를 그렇게 불러 준 사람이 내 형이어서 그랬을까..괜스레 그런 마음이 들었다.



- 왜..왜 그렇게 불러?



- 그냥 만났다면.. 우리가 술 한 잔 마시면서 지난시절 너에게 못해 준 것들 형이 앞으로 살면서 얼마든지 네 옆에서 챙겨줄 수 있을 텐데.. 형이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 무슨소리야?



- 대외적으로 형은 미국에 간지 3개월째다..난.. 이름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는데 대원그룹 박현우다.



- 뭐..누..누구?



대원그룹 박현우라면 국내 재벌 주가총액 평가 1위에 달하는 재벌 중에서도 최고 클래스였다. 아버지의 주식을 그대로 물려받아 경영 일선에 참여 하지는 않지만 대외적으로 그룹을 움직이고 있다고 알려진 대원그룹 막후 실세라고 알려진 사람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조차도 신문에 나오는 기사들 일뿐 자세한 내막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비로움을 더해 세간 사람들에게 박현우는 그만큼 신비로운 존재였다.



나에게 백억을 주겠다던 형이라는 작자의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 그래..형이..아니 니가...아 몰라...그래..형이 대원그룹 박현우고 미국에 간지 3개월 째인 것도 알겠고~다 알겠는데 시간이 없다는 건 무슨 말이고.. 나에게 왜 이런 일을 시킨 건지는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



- 형이 얼마...못 산다고 하더구나..



나는 어릴 적부터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던 사람이다. 부모님이 없어도 이렇게 건강한 몸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살았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 얼마 못 산다면..



- 죽는다..3개월 혹은 4개월내에.. 의사가 말해 준 기간이다..



형의 이마에 얼핏 땀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병색이 있어 보였다. 뭔가 생기가 없어 보였고 혈색도 않좋아 보였다.



- 돈이 몇 조가~ 넘는 사람이 건강관리를 그 따위로 하냐? 그게 말이나 되냐? 아직 서른도 안됐는데?



- 승훈아..



- ...



- 내가 죽으면 형이 가진 모든 것들은 단 너의것이 될 거야.. 형이 가진 재산도 형이 사랑한 여자도..



- 무슨 소리야 그게?



- 유지수...내 아내야.. 결혼한지 이제 2년 됐다. 아이는 아직 없고..착한 여자야..



- 잠깐..잠깐 무슨 말인지 이제 알겠어.. 알아 들었고.. 나름 이해 하니까 다 괜찮아..그런데..너..



- 응..



- 살 수는... 없는거냐?



- 그렇단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봤어.. 지난 일 년 동안.. 이젠 기다리는 일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형의 눈에서 눈물이 보이더니 그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나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무슨 이런 운명이 있단 말인가. 우린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말없이 있었다.

약 30년 만에 찾은 형을 이제 석 달도 안되어 떠나 보내야 하는 내 처지와 그동안 있는지도 몰랐던 동생에게 모든 것을 남겨주고 떠나기로 결심한 형의 마음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 그래~! 씨발..내 복에 무슨.. 니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준다. 나도 손해날 거 없는 장사니까 다 해준다..니미..



- 형이 미안하다. 내가 조금 더 빨리 알았더라면 니가 그렇게 고생하지 않고 살아도 됐을 텐데..오늘 술 한잔 해야지~ 처음으로 형제가 만났는데.. 그래 줄 거지?



거절 할 수도 없었다. 처음 보는 형이고 낯설었지만 또 반대로 나를 보는 거 같아서 너무 익숙한 사람.. 내가 꿈에서라도 갖고 싶어 하던 가족이 나타났는데 이제 얼마 볼 수 없다니 이느낌을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형 때문에 많은 돈을 가질 수도 있고 명예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 지금 오히려 형이 걱정 된다는 건.. 아마도 그가 나와 같은 피를 나눈 나의 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밤이 늦도록 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새삼 놀라웠던 건 그와 내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색깔, 음식, 취향, 하다못해 여자 보는 눈 까지 우린 서로 너무 많이 닮아 있었다.



- 형..그래..형이라고 부른다.. 귀찮으니까.. 그냥 내가 동생이라고 하고 지수씨 아니 형수님 잘 돌봐드리면서 그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 난 혼자야. 부모님이 자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를 입양 하신 것이고 나 이외에는 형제가 없다. 대원그룹은 우리 아버님이 장남이지만 나에게는 삼촌 되는 분들과 고모님들이 아직은 막강한 편이다.



- 그래서?



- 내가 우리 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면 당연히 내 자리는 이 세상에서 없어질 거다. 더군다나 지수는 더더욱 설 자리를 잃어버릴 거야. 내가 아니면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 지수도 외동딸이고 부모님이 안 계신다. 몇해전 비행기 사고로 양친이 같이 돌아가셨다.



- 휴...



- 승훈아..넌 내 동생이기도 하지만 지금 너를 보고 있으니까.. 네가 내 분신인 것 같기도 하다. 내 자리를 니가 잘 지켜 줬으면 하는데 어렵겠니?



- 내가 지수씨를 속일 수 있을까? 형의 아내였던 사람인데.. 그 사람까지 내가 속일 수 있다고 보는거야?



- 할 수 있을 거야.. 아직은 내가 있으니까..



피곤해하는 형을 보내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나에게 했던 말들과 그간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미루어 볼 때 형은 누구보다 치밀하고 완벽한 계획을 짠 것 같았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들어줄 수 없는 일이었다.



형은 회사일로 3개월째 미국에 있는다고 허락을 받고 미국에 체류 하고 있는걸로 되어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다는 말이 떨어지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 왔다고 했다. 내가 현실을 맞닥뜨린다면 화영 내가 형처럼 행동 할 수 있을까?



헤어지면서 형이 준 usb 파일을 열었다. 거기에는 지수와 그동안 다니면서 찍었던 사진들과 형이 입력한 걸로 보이는 문서 파일이 하나 들어 있었다. 문서파일 안에는 지수씨을 만나면서부터 있었던 일들 싸웠던 일들, 같이 여행 갔던 곳, 사소한 것들까지 자세히 기록이 되어 있었다. 아마 일기를 나에게 풀어서 써 준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세밀한 것들이었다.



고작 3개월 못본 아내를 내가 속일 수 있을까?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않았다.



눈을 떴다.

늦게 잠들었던 탓인지 조금 늦게 일어났다. 일어나서 거실로 나오니 형이 와있었다.



- 이제 일어났어?



- 아침부터 여긴 어떻게?



- 동생 보러 오는데 아침 저녁 따져야 되냐? 오늘부터 같이 생활한다. 그리고 내 작은 습관들까지 다보고 외워두고 너의 습관으로 만들어야 할 거야. 할 수 있지?



그렇게 형과 몇일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 낮에 형이 드디어 시험을 해 볼 차례라고 나에게 말했다.



- 지수랑 영상통화를 할 거야. 물론 통화는 네가 한다. 어제 말 맞춘대로 해.. 호칭만 잘 쓰면 별 문제 없을 거야. 나는 지수라고 했다가 여보라고 했다가 섞어서 쓰니까 너가 편한 대로 하면 돼.



- 뭐? 내가? 미쳤어? 난 못해~



- 할수있어~ 전화 한다~



신호음이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신호음 보다 내 심장이 백배는 빠른 속도로 뛰고 있는 것 같았다. 형이 막무가내로 나에게 전화를 남겨주었다. 그때 그녀가 전화를 받은 것 같았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어~여보~ 바람난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요새 연락이 힘들어~잉. 내가 바람나 버릴까 보다.



- 미안 워낙에 바빠서..



- 칫.. 근데 가기 전보다 오히려 얼굴은 좋아 보이네~ 살도 좀 붙고 목소리도 조금 더 활기차 보이고~ 나 몰래 뭐 좋은 거 먹는 거 아니야?



- 아냐.. 기름진 거 먹어서 살이 좀 찐 거 같아서 운동도 조금 했더니 몸은 더 좋아졌어. 여기와서 기관지가 안 좋아져서 진료를 본적이 있었는데 약먹고 고생좀 했어. 걱정할까봐 이야기는 못했어. 목소리가 좀 변한 것 같지 않아?



- 조금.. 그런거 같아~ 근데 뭐 괜찮아 이것도 멋있네~ 그나저나 도대체 언제 올 거야? 내가 갈까?



- 아냐..곧 갈 꺼야..



- 진짜? 나~기대한당~히힛..속옷 사러 가야지~



차분하고 이지적인 이미지의 그녀지만 형의 말처럼 형 앞에서 만큼은 애교 많고 귀여운 사람인 것 같아 보였다.



- 알았어..나중에 또 전화할께~



- 여보~!



- 어..



- 사랑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픈 한마디였다. 형을 바라보았지만 형은 괜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 나도..사랑해..



전화를 끊었다. 빠르게 요동치던 심장도 어느새 가라앉아 있었다.



- 잘했다.



- 형이랑 나랑 생긴 게 똑 같으니까 목소리가 조금 달라도 의심을 안하는 거겠지.. 하지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 괜찮을 꺼야.. 너무 걱정 하지마. 형은 들어가서 좀 쉴게..



저녁부터 형은 구토를 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약으로도 진정이 되지 않아서 의사가 와서 몰핀은 맞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형이 아프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 이었다. 잠시였지만 형의 눈에서 죽음의 공포를 본 것 같았다. 지금껏 의연하고 태연하게 대처하던 형의 모습만 봐서 그런지 오늘은 왠지 정말..형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형의 병세는 내가 처음 봤을때 와는 달리 빠르게 악화되고 있었다. 마치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달리고 있는 사람처럼 형의 몸은 빠르게 나빠져 갔다. 형은 처음 내가 갇혀 있었던 방으로 나를 불렀다.



- 여긴 또왜?



- 지수가 생활하는 모습이야. 내 서재를 제외한 집 전체에 전부 설치되어 있어. 물론 자수는 모른다.



- 이걸 왜..



- 지수가 뭘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패턴을 보면 도움이 될 거야..



- 그래도 이건...



- 괜찮아.. 어차피 앞으로 네 눈으로 직접 볼 꺼니까 미리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 형..



- 그리고 다음 주에 너는 집으로 들어가는 거다..



- 내가 가면 형은?



- 난 괜찮아 임마..그리고...지수..



- 응..



- 지수한테 잘 해줘라.. 지금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넌 나랑 많이 닮았으니까 지수를 좋아하게 될 거야..좋은 여자야..부탁한다.



형이 방을 나가고 나 혼자 우두커니 남아 있었다. 벽면을 채운 화면 속에 지수의 일거수 일투족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청소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모습이 보였다. 황비 사과 커피를 타다 주었고 언제 나처럼 옆에 서 있었다.



- 황비서..



- 네..



-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 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고마워..



화면속 지수는 입고 있는 모든 옷을 벗었다. 탄탄해 보이는 느낌의 알맞은 젖가슴과 매끈한 복부와 긴 다리가 내 눈으로 들어왔다. 순간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러면 안 되는지 알지만 그녀를 안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내가 싫었다. 그냥 나도 똑같은 남자 새끼일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욕정이 폭발한 건지 그런 나에 대한 분노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나의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옆에 서 있던 황비서의 앞으로 다가가 블라우스를 찢었다.

그녀는 나의 행동에 아무런 말없이 서 있기만 했다.



- 너도 내가 이상하지? 너도 내가 똑같은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그래서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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