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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0 470회 0건
[ 25부 ]
최후의 통첩시간 4시간전(5)

"새벽별"이 정한 최후의 통첩시간을 4시간여를 앞둔 "크리스마스"의 아침이었다.
새벽부터 내렸던 함박눈이 잠시 그쳐 온 세상이 말그대로 흰눈(雪)의 세상이 되어 있었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거리에선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동작구 흑석동의 한 빌라...오전 8시.
커텐 사이로 보이는 창틀위로 소복하게 쌓인 희눈이 미풍으로 하르르 흩어지고 있었다.

"으...으~응?...어~맛?"

윤서경은 문득 눈을 떴다가 다시 후다닥 감아 버렸다.
그리고...자신이 왜 지금 김판돌 경위의 팔베게에 잠이 들었었는지를 필림을 거꾸로 돌리듯 해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참~나!!...."

윤서경은 눈을 감은체 얼굴이 화끈거리며 달아오르고 있는 것에 숨소리 조차 죽였다.
기억을 겨우 더듬어 보니...
새벽에 작전을 마친뒤 김판돌 경위를 만났고, 둘이서 마포 할매집을 들러 소주를 마신것 까진 기억이났지만 도무지 그 다음이 먹먹했다.

". . . . . . . . .!!"

윤서경은 살며시 자신의 다리를 오므리고 하체의 느낌을 더듬어 보았지만, 입은 옷이 그대로 이듯 김판돌 경위와 섹스를 한 흔적 또한 없는것 같았다.
만약...그와 교접을 가졌다면 분명히, 자신의 심벌인 "옥문"속이 뻐지근 했으리라...

..."에...그! 내 팔자야!..그럼 그렇..지"...

윤서경은 속으로 쓴 웃음을 지은뒤 김판돌의 가슴속으로 일부러 더 파고들며 자신의 딱딱해져 있는 젖가슴을 더 밀착시켰다.
그의 가슴은 따스했다...심장이 고르게 뛰고 있는것을 보아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순간...윤서경은 김판돌의 "페니스"가 만지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후~훗!......."...

이상하게 웃음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손을 천천히 뻗어 내렸다.
손이 그의 아랫배를 지나 허리춤밑으로 내려질 때...윤서경의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이윽코...손끝의 느낌이 뭉클! 해져 오는 것에 윤서경은 자신의 쿵쿵거리는 심장의 박동소리를 스스로 들으며 뜨거운 숨결을 뱉아내어야 만 했다.
비록 맨살이 아닌 바지속에 감추어진 그의 "페니스"였지만 그녀로 하여금 육체적인 본능의 불꽃이 확 타 올랐다. 이미..젖꼭지는 딱딱해져 있었고, 하체의 괄약근에 힘이 불끈들어가고 있는 것에 윤서경은 몸을 떨었다.

..."아!..흐으....읍!"...

윤서경은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불꽃으로 빼꼼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손이 뻗쳐져 있는 김판돌의 하체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손끝에서 느껴지는 그의 "페니스"를 꺼내어 보고 싶다는 야릇한 충동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투툭!..찌..이..익!"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세워 김판돌의 바지춤 쟈크를 내려 가는 윤서경은 침을 삼켜는 소리조차 조용히 씹어 삼켰다.

"...오!...호홋?.."

바지춤이 벌어지고 희색빛을 띤 트렁크 팬티의 라인이 보이는 것에 윤서경은 눈을 반짝거렸다.

"..촌~시럽게...트렁크...팬티가..뭐야...참나!"

윤서경이 김판돌의 팬티와 그의 얼굴을 살피며 숨을 죽인뒤 손을 팬티라인을 들추고 쓰윽...들이 밀었다.

"...흡!...."

순간 윤서경은 참았던 숨이 튀어 나 올려는것을 입술을 깨물며 막았다. 그것은 손끝에 느껴지는 무성한 체모 때문이었다.

"오...호..옷!.."

윤서경이 도톰한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며 대담하게 손을 더 내리 뻗을 때 였다.

"띠리릭!~ 띠릭!"

머리맡의 핸펀이 죽으라고 울어 제꼈다.

"어!~ 뭐야..."

김판돌 경위가 핸펀의 울림에 후다닥 상체를 일으키는 순간 윤서경은 모른체 하고 그의 품에서 빠져 나와 돌아 누워 버렸다.

..."어이~그!...하~필이면....이순간에!....쩝"...

윤서경은 쿵쾅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김판돌 경위가 들을까 봐 아예 돌렸던 몸을 바닥으로 엎드려 버렸다.

"넷! 네.....에! 알겠습니다...30분이면...도착합니다...만!.."

김판돌 경위는 잠에서 벗어나지 못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뒤 그제사 윤서경을 내려다 보았다.

". . . . . . . . . .!!"

그의 손이 윤서경의 어께로 다가 갔다가 멈추었다. 안스러워 하는 김판돌의 시선이 윤서경의 뒷 모습을 찬찬히 훑어 내려가다가 문득,자신의 바지춤 쟈크가 내려진 것을 발견 하곤 후다닥 일어났다.

"어......."

김판돌이 쟈크를 올리며 당황해하는 동작을 눈으로 보지 않아도 윤서경은 알 수 있을것 같아 터져 나올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어~이~그!...쑥맥!..암튼!..."..

윤서경은 속으로 애가 탔지만 끓어 오르는 욕망을 꾸욱 눌렀다. 전번 처럼 무작정 그의 몸위에 올라타고 실갱이를 벌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 올랐던 것이다.
그러기에 언젠가는 김판돌이 스스로 자신의 옷을 벗겨 올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저....윤 경감!..윤 경감!...."

머뭇거렸던 김판돌이 윤서경의 등을 살짝 흔들었다.
하지만 윤서경은 잠에 빠진듯 모른체 했다. 속으론 여전히 터져 나올려는 웃음을 참으며...

"허...어쩌..지?.."

김판돌의 혼잣말을 못들은체 하고 있는 윤서경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수면의 유혹에 다시 스르륵 빠져 들고 있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던 것이다.
그랬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잠을 실컨 자고 싶었던 것이다. 소망이 있다면...김판돌과의 질펀한 섹스이후에 그의 가슴에 파묻혀서 자고 싶다는 것이 현 상황에선 너무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다며...생각하던 윤서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잠이 들고 말았다.
그녀로서는 실로...1주일만의 달콤한 아침 잠이었던 것이다.

". . . . . . . . . .!!"

김판돌은 고른 숨을 내 쉬는 윤서경을 잠시 더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주며 다독 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방을 빠져 나왔다.
그녀가 깨어 날까봐 발 뒷꿈치까지 세운체 까치발로 걸어나오는 김판돌 경위였다..

+ + + + +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같은 날 새벽...그러니까 윤서경 경감이 오산의 미군 공군기지의 작전을 마악 끝낸 그 시각! "제임스 장"은 어디에 있을까?...추적을 해 보자.

경기도 광주의 퇴촌.."꿈의 장미농원"

푸르스럼한 빛을 띤 농원주변 역시 함박눈으로 인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지중해(海)의 유럽풍으로 지어진 2층식 건물이 내리는 눈(雪)에 파묻혀 풍치를 더 느끼게 했고, 굴뚝에선 한가로이 연기가 모락,모락 피워 내고 있는 여명(明)이었다.

농원의 지하 벙커 2층...
임지숙은 수시로 느껴지는 아랫배의 고통도 있었지만, 언니인 임지현이 걱정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항상 대낮처럼 켜져 있는 천정의 불빛으로 시간의 개념을 잃은지 오래였다고 봐야 했다. 다만, 배가 고프면 네,댓 시간이 흘렀구나를 스스로 짐작 할 뿐이었던 것이다.

"아!...언,언니...가 어떻게 되었...을..까?"

지숙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침대의 모서리에 웅크려 앉았다.
눈앞에서 지워지지 않는 언니 임지현의 모습으로 가슴이 미어지고 있었다. 발가벗겨진체 벽에 사지가 묶여져 사내들에게 채찍질을 당했던 언니였다..
그랬다...
내용을 알 수 없는 "디스켓!" 한개 때문에 자신은 물론 언니까지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해와 그들의 손에 죽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잠시 멈추었던 눈물이 주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차,차...라리...죽어 버렸슴...좋,좋...겠어! 흐흐흑!"

지숙의 동그란 어께가 들썩여졌다.
그녀의 모습을 쫓던 감시 카메라가 멈추지며 "클로즙"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딜레~마..에 빠진것 같군!.."
"흠...그런가? 주사..약 기운이 아직 남았을 텐데?..."

그녀를 담당한 연구원이 근심스럽게 화면을 살폈고, 동료 연구원이 파일을 들쳐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하지만 지숙를 담당하고 있는 연구원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언니까지 납치를 당해온 것을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충격에 빠져있다는 것을..

"어~이 쿠쿠!...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두꺼운 안경을 치켜 올리며 연구원이 시계를 바라본 뒤 일어났다.

"아래쪽...폐기 처리 대상들이 아직 남았어!...젠장! 다녀 올께.."
"그러..라구! 난 B-Y0014의 상태를 좀더 관찰하고 내려 갈테..니!"

"오~우 케이...늦지 말라구! 흥미있는 구경꺼리 놓치면 후회 할...껄?"
"사람..참! 난...싫더라구...이젠 질렸어!.."

"허...이,이..사람! 출석에 거부했다가 이렇게 되는지 알면서..그~래?"

두꺼운 안경을 쓴 연구원이 손으로 자신의 목을 그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이가 위 인듯한 연구원이 고개를 흔들며 표정을 굳혔다.그 행동은 물론 말뜻을 너무도 잘 알기에 누구도 거부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잠시후...
농원의 지하 3층 폐기처리장엔 연구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자..시작하지!"

칼칼 목소리와 어울리는 백발의 노() 사내가 지시를 했고, 담당 연구원들이 제각기 위치에 섰다.

"1번!~....가동!"
"위이잉~~....츠르륵!"

왼쪽의 벽면이 열리고 수술용 침상위에 발가벗겨진체 묶여진 남,여 십여명이 보였고, 모두 수면처리가 된 상태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블~러..드! 추출...가동!"
"위~잉!...."

그 수술용 침상밑에서 드릴모양의 기구가 쑤욱 올라왔고, 누워있는 인간들의 등을 통해 관통하기 시작했다.

"위~잉! 파~팍!..."
"푹!..."

"쭈르르륵!....콸콸콸!"

드릴모양의 기구가 돌아가며 흡착력있게 인간들의 피(血)를 뽑아내고 있었다.
한쪽 ?에 있는 투명한 유리관에 인간들의 붉은 피가 채워지는 광경을 연구원들은 지켜보고 있었다.

"삐~이잉! 추출...종료! 추출 종료!"

기계음이 들렸고...백발의 연구실장이 눈짓으로 다음단계를 지시했다.

"찌이이~이잉!"

이번엔 천정에서 케이블이 내려와 침대위의 인간을 찍어서 들어 올렸다. 그리곤 뒷쪽의 구멍으로 가져가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컨베어위에 떨어뜨렸다.

"쿵!~ 철퍼..덕!"
"웅....빠지~지직!....퍽!...뻥!..쿵쿵!...와르르...."

분쇄기가 돌아가며 컨베어 위의 인간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뼈가 잘게 부서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특히 인간의 머리인 두 개골(骨)이 바수어 질땐 자동차의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까지 났다.
그랬다...
인간을 실험용으로 납치를 해와 온갖 실험도구로 이용한뒤 흔적을 없애기 위하여 피(血)는 재생용으로 분류하여 보관하였고, 살과 뼈는 분쇄기로 갈아 버렸던 것이다.
그 살과 뼈는 다시 발효를 시켜 농원의 장미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새벽별"만의 폐기 처리방법이었다...

"폐기 처리 종료! 폐기 처리 종료!.."

각종 기계들이 충실하게 임무를 마쳤다고 울려댔다.

"좋아!...2번의 대상은 몇명이지?..."
"네...2명입니다.."

"흠...시행 햇! 담당자 외..해~산!"

백발의 사내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먼저 자리를 떴고, 그 뒤를 연구원들이 무 표정하게 따랐다.
그들의 참석!!...그것은 "강문수"의 명령이었다. 인간을 동물로 취급케 하는 "잔인성"을 주지 시키기 위해서 였던 것이고, 또 연구원 개개인이 담당했던 실험용 인간의 최종 처리 과정까지 지켜 보게 함으로서 연민의 정(情)을 갖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같은 시각...농원의 지상.

"부~웅!~..털!털!.."

푸르스럼한 여명을 뚫고 눈길위를 힘겹게 올라온 트럭 한대가 농원의 정문앞에서 멈추고 있었다. 트럭의 적재함은 "꿈의 장미농원"이란 광고의 글귀에 어울리게 화려하게 채색되어 있었다.

"덜~컹! 찌이잉!~..."

농원의 정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5톤 트럭이 바퀴를 감은 체인을 털럭거리며 온실이 즐비한 마당에 멈추어 섰다.

"왜..이리 늦은 거야?"
"아~이구..말도 마! 길이 온통 진탕이~야!"

기다리고 있은 듯 작업복 차림의 사내가 운전수에게 투덜 거리자 운전석에 앉은 사내가 창밖으로 고개를 빼물고 맞 받아쳤다.
농원이 운행하는 그 트럭은 새벽 2시에 열리는 꽃시장으로 납품을 갔다가 생필품을 구매한뒤 돌아오는 길이었다.
"꿈의 장미농원"을 완벽하게 위장하기 위한것이었고, 훈련된 요원들의 연기 또한 실 생활에 가깝게 행동을 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 조차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쿵! 쿵!...."

트럭을 맞이한 사내가 박스형 적재함을 두들기며 앞쪽으로 바라봤다.

"이상 없지?"
"오~우 케이! 열어서 확인해!"

운전수가 뒤를 돌아보자, 작업복의 사내는 귀찮은듯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보자구!"
"알았..어!"

"부웅!~.....털털!"

트럭이 뒷 바퀴에서 눈을 차 올리며 다시 움직였다. 그리고 즐비한 온실을 오른쪽으로 돌아 굴뚝이 세워져 있는 창고앞에 잠시 정차한뒤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안으로 사라졌다.

"상황실! 상황실! 화물차량 출입허가 바란다!"
"알았다! 화물 3호차 출입을 허가 한다!"

"찌이이~~이잉!!"

넓은 창고의 바닥이 서서히 내려 앉기 시작했고 몇초 후 트럭은 지하 4층으로 내려졌다.

"우웅!~...쿵!.."

트럭을 내려 놓은 리프터가 바닥에 닿이는 순간...이었다. 트럭의 뒷 적재함에서 섬광이 번쩍 빛났다.

"쯔~카~앙!!...뻥!"
"쿠~콰앙!~~쾅!"
"우지~끈!...우르르!..."

적재함이 허공으로 떠 올라 산산 조각이 났고, 그 후폭풍으로 지하벙커의 4층이 폭삭 주저 앉기 시작했다.

"삐~잉! 삐잉! 삐~잉!"

폭발음이 난뒤 지하실은 비상사태를 알리는 경고음이 울려 퍼졌고, 농원의 경비원들이 혼비백산하고 있을때..."꿈의 장미농원"의 뒷 야산으로 한 사내가 거총자세를 취한체 유유히 걸어서 농원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그 사내는 검정색바탕에 짙은 녹색과 갈색의 얼룩무늬가 새겨진 "프랑스 외인부대"의 전투복장을 하고 있었고, 가슴에 둘려쳐진 "X"자형 탄띠엔 유탄발사기용 고폭탄과 소형 슈류탄이 촘촘히 채워져 있었다.

"비~상이닷! 비상..이닷! 지하 4층에서 트럭이 폭발 되었다!...전 대원은 1급 경계태세로 각자의 위치로 이동..하랏!"

건물내부의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상황실 요원의 다급한 명령이 내려지고 있었고, 농원의 경비대와 연구원들이 허둥거렸다.

"어...어!~ 무,무...슨..일이..야!"

조금전에 트럭을 통과시켰던 경비대장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 뜨렸다. 창고에서 폭발음이 난뒤 시커멓게 뿜어져 올라오는 연기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하얗게 질려 가고 있을때...누군가가 온실을 돌아 걸어오고 있는것을 발견한 그가 사내를 가로 막아섰다.

"어....누,누...구~얏!"

경비대장이 권총을 뽑기 위해 손을 허리춤으로 뻗을 때였다.

"픽!~"
"컥!~"
"쿵!..철~퍽!"

권총을 뽑던 사내가 하얀 눈위에 피를 뿌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정수리 중앙을 정확히 관통한 총알은 뒷편의 온실의 유리벽까지 뚫고 들어갔다.

"넌,너...뭐...얏!"
"서~랏!"
"픽!..파~팍!"

뒷쪽에서 달려오던 경비대원 2명도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 붕 떴다가 쓰러졌다.
정확한 "헤드 q"으로 경비원들을 즉사를 시키며 유유히 농원의 건물로 접근 하는 얼룩무늬 특전복을 입은 사내...바로 "제임스 장"이었다.

"촤아~악! ?!"

CZ22구경의 소음기가 달린 권총의 탄창을 민첩하게 갈아 끼우며 "제임스 장"이 건물을 돌았다.
그랬다...
"제임스 장"은 자신의 목숨건 "올인"을 하고 있었다.
"올인"!!...
도(賭)박사들이 도박판에서 지닌 돈을 전부 걸고 운에 맡기듯 "제임스 장"도 목숨을 걸고 "꿈의 장미농원"으로 습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농원을 습격하기로 결심을 한뒤, 가락동 꽃시장으로 정기운행하는 트럭에 폭약을 장치하고 그 트럭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 위해 농원으로 도착한 시각은 함박눈이 마악 내리기 시작한 때였다.
하지만 "레이져 빔"의 광선으로 거미줄처럼 경계를 하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그가 여명(明)을 기다려 공격을 감행한 것은 "레이져 빔"이 푸르스럼한 여명(明)엔 잠시 착시현상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침입...자..닷! 침입자..닷 전원 무장하~랏!"

상황실 요원이 농원밖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경비대원들을 감시 카메라로 목격하고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삐~이~걱!!..."

농원건물의 서재쪽 창이 열렸고 "제임스 장"이 사뿐이 들어섰다.

"우르르!...쿠탕탕...쿵쿵.."
"어디얏! 어...디!..어!...."

건물의 2층에서 우르르 뛰어 내려 오던 사내들중 선두에 선 자가 서재에 정체불명의 사내를 발견하곤 권총을 들어 올리는 순간, "제임스 장"의 왼손에 쥐어쥔 UZI가 불을 뿜었다.

"따르르륵! 따르륵!"
"파파파파~팍!"

"컥!"
"우욱!"
"으...큭!"

총탄이 45도 각도 B어 올라갔고, 서재의 출입문과 벽에 구멍을 내며 사내들이 튕겨 쓰러졌다.

"딸~칵! ?!~"

손잡이가 없는 UZI의 30발들이 탄창을 깔아 끼운뒤 "제임스장"은 서재의 책장뒤에 부착된 버턴을 눌렀다.

"찌이~이잉!"

책장이 180도 돌아간뒤 지하벙커로 내려가는 엘레베이트가 나타났다. 농원의 구조는 자신이 조직원이었을때 이미 다 숙지한 "제임스 장"이었다. 안쪽을 재빨리 살핀 그가 머뭇거림이 없이 엘레베이트속으로 들어 섰다.

"픽!~픽!"
"펑!~와장창....촤르르!"

엘레베이트 천정에 달린 전등과 구석의 감시용 렌즈가 "제임스 장"이 쏜 CZ22구경의 총탄에 박살이 났다.

"전~요원! 전~요원! 지금 엘~레 베이트..속에 침입자가 있다! A구역에 멈추어진다!"

엘레베이트가 지하 벙커 2층에 멈추어지는것에 해당층의 연구원들은 물론 경비대원들이 문앞으로 몰려가 총을 겨누고 기다렸다.

"스르~륵! ?!"
"어!어...없잖..아?"

경비대원 한명이 엘레베이트 안으로 개머리판이 없는 AK-47B를 들이 밀며 두리번 거릴때였다.

"딸~칵!...휙! 툭!...."

엘레베이트 밖으로 떨어져 구르는 물체가 있었다.

"쯔~카앙!!..."

슈류탄이 터졌고, 복도는 화염에 휩싸여 버렸다.

"크아아~아악!"
"우웁!..."
"으아악!"

"따르르륵! 따륵!"
"픽픽픽! 피픽!"

엘레베이트 문앞에서 총을 겨누고 있던 사내들이 튕겨올라 산산 조각이 난뒤, 두 종류의 총소리가 연발로 났다.
"제임스 장"아 거꾸로 매달린체 상체를 내리고 양손에 쥐어진 총으로 사격을 하고 있었다.
엘레베이트의 천정에 거꾸로 매달린 자세였지만, 그의 사격술은 정확 했다.
슈류탄의 폭발로 죽지 않은 연구원들과 경비대원들이 머리와 심장에 피를 뿜어내며 쓰러져 갔다.

"휙! 쿵....척!"

"제임스 장"의 몸을 허공에서 한바퀴 돌아서 가뿐히 바닥에 내려섰다.

"따~당!..땅땅땅!"
"이..?!"

그 순간, 복도의 반대편에서 총탄이 날아와 "제임스 장"이 몸을 굴려 벽의 모서리에 숨었다.

"?!....턱!"
"철컥!...타악!"

고개를 빼물어 전방의 건너편을 살피며 두 총기의 탄창을 갈아 끼워 쳐 올렸다. 두,세명의 사내들이 조심스럽게 전진을 해 오고 있는게 보였다.

"딸~칵! 척!"
"퍼~엉! 쒜~에~엑"

"제임스 장"은 등뒤에 매고 있던 접이식 유탄발사기에 고폭탄을 장착한뒤 쏘았다.

"콰~쾅~앙!..."
"으아악!..."
"크~아악!.."

그들을 유탄발사기 한발로 간단히 처리 해 버린 "제임스 장"이 폭발후의 후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린뒤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지하벙커의 안내표시를 찾았다.
다름 아닌...임지현을 찾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또 어쩌면 그녀의 동생인 임지숙도 찾아 낼지 모르다는 희망으로 그의 마음은 조급해지고 있었다.
그랬다...
"제임스 장"의 목숨을 건 "올인"은 임지현과 그녀의 동생인 임지숙의 구출 때문이었던 것이다.
잠시 몇초동안 숨을 고른 "제임스 장"이 다시 뛰기시작했고, C구역인 지하 벙커3층으로 내려가는 비상계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임지숙은 당황을 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들려왔던 폭발음이 있은 후 계속 울려대는 비상벨소리..그리고 복도밖이 소란스러웠던 것이다.

"무...슨 사고가 난걸...까?"

임지숙은 문쪽으로 다다가 귀를 갖다되어 보았지만 밖을 내다 볼 수 없었기에 도무지 무슨 일인지 알 수 가 없었다.
그 순간 이었다. 문의 밑 틈으로 매캐한 연기가 스믈거리며 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흡!......"

문에 기대어 서 있었던 임지숙이 뒤로 물러났다.

"콜~록!...크읍!..아! 어,어...떻게!"

짙은 연기가 점점 더 밀려 들어와 숨을 막아 오는것에 임지숙은 침대의 시트로 입을 막았다. 하지만 방안은 어느새 매캐한 연기가 차오르고 있었다.

"우웁!....."

먹은것도 제대로 없는 임지숙이 토하며 방의 구석으로 물러나고 있는 그 시각...

"제임스 장"은 농원의 한 연구원를 붙잡아 머리에 총구를 들이댄체 임지현의 행방을 묻고 있었다.

"어디...있어!"
"모,모...르오!"

"철~커덕!"
"두번..다시 안 묻는다...어딨어!"

"제임스 장"이 CZ22구경의 노리쇠를 전진시키며 다시 물었지만 사내는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픽!~"
"어......"

사내의 귓부분에서 피가 튀어 "제임스 장"의 얼굴까지 뿌려졌다. 머리에 총을 맞은 사내가 벽에 등을 댄체 밑으로 주르륵 쓰러지는 것을 바라보던 "제임스 장"이 다시 복도를 뛰었다.

"삐잉!~ 삐잉! 지하 4층의 화재로 F구역을 폐쇄한닷!...모두 피하~랏! 다시 한번 전달한다...F구역을 폐쇄..한다! 피하~랏!"

스피커에서 특럭이 폭파되었던 지하 벙커4층을 폐쇄한다는 다급한 전달이 울려지는 복도에서 "제임스 장"은 각방을 미친듯이 뒤졌다.

"따르륵! 쾅!....삐이~걱!"

문에 달린 자물쇠를 UZI의 단기관총으로 쏘아대는 "제임스 장"의 표정이 점점더 초초해지고 있을때 였다.

"땅땅땅!~"
"우~웁!..."

"제임스 장"의 몸이 휘청거린뒤 방문 뒤로 사라졌다.
마음이 조급했던 그가 반대편의 복도에 나타난 적을 발견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우...이,이..런!"

"제임스 장"은 난감해 하며 오른쪽 어께의 총상을 살폈다. 피가 뿜어져 나오곤 있었지만 다행히 쇄골은 부러지지 않은체 총알이 관통되어 버린것 같았다.

"뿌우~우욱!..."

"제임스 장"이 지니고 있던 압박붕대를 입으로 찢어 황급히 어께밑을 감아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넌 포위 됐다....총을 버려 랏!"

자신에게 투항을 권해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제임스 장"은 두눈을 확...치켜 떴다. 한국어였지만 일본어투였던 것이다.

"야마...오끼..가?"

문틈으로 살펴보았지만 자신이 짐작한 연적.."야마오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단 몇초후 "제임스 장"은 자신의 짐작을 부정했다.그것은 야마오키가 그동안 한국어를 배웠다 해도 조금전 처럼 직접 투항을 권고 해 오진 않았으리라고 판단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투항을?...권고 해오는 자들이었기에 "아마츄어"임이 틀림이 없었다.

"휴~으...읍!"

"제임스 장"은 숨을 고르며 무엇보다도 지금 현재 농원내에 "강문수"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생각은 "꿈의 장미농원"의 뒷 야산에서 추위에 떨며 "레이져 빔"이 거미줄 처럼 쳐진 농원을 바라보며 부터 했었던 "제임스 장"이었다.

"강...문...수!"

아마도 그가 있다면 어떻게 자신의 습격을 대처 하며 지휘를 하고 있을지..."제임스 장"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강문수"자신 스스로가 조직으로 포섭한뒤 길렀던 자의 습격!...짐작컨데 아마도 그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있을것으로 짐작 되었다. 그만큼 "강문수"는 냉철한 자였던 것이다.

"캬캬캬캬~컁!"
"파파파팍!"

투항을 권고 했던 쪽에서 기관총을 퍼부어 문짝을 종이조각처럼 찢어냈다.
"제임스 장"은 몸을 숙였다가 머뭇거림 없이 슈류탄을 두발을 들고 안전핀을 입으로 뽑은뒤 까던졌다.

"쯔~캉! 쯔~카앙!"
"우르르르....쾅!"

복도가 울리며 벽이 무너져 내렸고, 연기가 자욱한 틈을 타서 "제임스 장"의 몸이 허공으로 날아 올라 양손에 쥐어진 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따르르르륵! 따르르륵!"
"픽픽픽픽!~"

"큭!~"
"크아악!"
"우욱!"

슈류탄 폭발로 몸을 은닉했다가 노출된 사내들이 총탄을 맞고 연이어 쓰러졌다.

"철~컥!...."
"으......"

"제임스 장"이 부상을 당한 한 사내를 내려다보며 총구를 겨누었다.

"너...가 투항을 권했나?"
"끄....으읍!"

벽에 등을 기댄체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머금은 사내가 "제임스 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 사내는 "야마오키"의 심복인 "다까야마"였다.

"야마...오키 어딨나?"
"윽!...."

"제임스 장"이 다까야마의 가슴을 발로 누르며 물었다.

"철컥!.....너, 재일동포..인가?"
"크윽...그,그...렇다!"

다까야마가 피를 울컥 뿜어내며 대답을 했다.
그런 그를 잠시 쏘아 보던 "제임스 장"이 총구를 들어 올리며 다시 물었다.

"야마오키...아니, 강문수...어딨~나?"
"난..모,모...르...오! 크으....읍!"

다까야마가 또 피를 울컥 뿜어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제임스 장"이 보기엔 총을 쏠 필요도 없을것 만큼 사내의 상태가 중상이었다. 가슴속의 허파가 터졌던 것이다.

"우웁!..그,그...여자..가 저기! 저...기!...C-14...의..방에..."

다까야마가 피 묻은 손을 떨며 방의 홋수를 말한뒤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말에 "제임스 장"은 사내를 한번 더 쏘아본뒤 몸을 돌려 뛰었다.
그리고 사내가 죽어가면서 왜...한 여자의 방 호수를 가르켜 줬는지 조차 생각 할 겨를이 없는 "제임스 장"이었다.
복도를 우측으로 돌아 계단을 밟지도 않고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눈앞에 보이는 C-10..으로 시작되는 방을 지나칠때였다.

"퍼~엉!....씨~이익!"
"어...."

반대편에서 천정으로 타고 올라온 화염이 치솟았고 연기가 훅..밀려 오고 있어 "제임스 장"은 바닥으로 민첩하게 엎드렸다.
그때였다...희미하게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소리에 "제임스 장"은 기어서 앞으로 전진을 하였고, 올려다 본 방문엔 "C-14"라고 새겨져 있었다.

"쿵쿵...살려..주세요...쿵쿵! 콜록! 콜록!.."
"쾅! 퍽!.."

문을 안쪽에서 두들겨대며 기침을 하고 있는 여자의 목소리에 "제임스 장"은 자물쇠를 권총으로 내리쳤다.

"아......"

문이 열리고 여자가 앞으로 쓰러져 오자 "제임스 장"이 그녀를 품안으로 안아서 일으켜 세웠다.
"제임스 장"은 자신에게 쓰러지듯 안겨온 여자...를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임지현의 동생 임지숙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순간..."제임스 장"은 눈앞에 서 있는 여자가 임지현으로 겹쳐지고 있었다.

"지...현씨...."

머리를 빡빡밀은체 햇볕을 보지 못해 누렇게 뜬 얼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임지숙의 얼굴에 임지현이 겹쳐지고 있을때 임지숙이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헉...당,당..신은?"

임지숙이 "제임스 장"을 어렴풋이 알아보고 도망을 치려고 했다. 자신을 납치했던 바로 그 사내였던 것이다.

"당신을 해..치지 않겠..소! 지난..번의 일은 용서..하시오! 그리고..지금은 설명할...시간이 없소..."

"제임스 장"이 임지숙을 다시 껴안아 부축하며 문 앞을 황급히 벗어났다. 방안의 천정에서 불이 붙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임지현..씨가 어디에..있는..지 알고 있소?"
"아...언니!.....몰,몰...라요.."

"제임스 장"의 물음에 임지숙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고개를 흔들었다.

"우선...피합시다!"
"아....."

"제임스 장"이 임지숙를 안아 올려 왼쪽 어께위로 들쳐 메고 불길이 번지고 있는 복도를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펑!~ 우지~끈!"

복도의 끝에서부터 천정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그 사이를 아슬하게 "제임스 장"은 빠져나가고 있었다.
비상계단을 통해 지상의 건물까지 임지숙을 들쳐 메고 올라갔던 "제임스 장"은 그녀를 부엌의 뒷편쪽 방에 내려 놓았다.

"총....쏠...줄 아시오?"

임지숙이 총을 다룰수 없음은 당연했다.

"간단하...오! 여기..이쪽을 당기면 발사..되니!..다시 돌아 올때까지 움직이지 마시오.."

"제임스 장"이 임지숙에게 권총의 방아쇠를 가르켜 준뒤 돌아섰다.

"저,저...기! 꼭..돌아 오실...꺼죠?"

황급히 돌아섰던 "제임스 장"이 발길을 멈추고 돌아 보았다. 머리를 빡빡밀은 그녀의 얼굴표정은 금새 눈물을 P아낼것 같이 공포에 질려있었다.
"제임스 장"은 임지숙의 얼굴에서 또 다시...그녀의 언니인 임지현의 얼굴이 겹쳐지고 있어 가슴이 미어져 왔다.

"약속....하리다...꼭 돌아 올테니...숨어 있어요.."

"제임스 장"이 입을 꽉 물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잠시후.
"제임스 장"은 지하벙커 1층의 상황실로 향했다. 예상대로 상황실로 내려 가는 계단에서부터 대치하고 있던 경비대원들과 맞 부딪쳤다.

"캬캬캬~컁!"
"파파팍!..."

벽의 모서리를 때려오는 AK-47B 총탄에 "제임스 장"은 몸을 낮춘뒤 UZI를 연발로 B었다.

"따르르르륵! 따륵!"
"타타타탁!~"

"헉헉!....휴~으읍!.."

오른쪽 어께의 출혈과 임지숙을 피신 시키며 웬만큼 힘을 소비한 "제임스 장"의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제임스 장"을 더욱 초조하게 하는것은 임지현의 행방불명이었다. 지하벙커 3층의 C구역에서 그녀의 동생을 구출 할때만해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였다.그런데..점점 임지현이 어쩌면 농원에 없을지 모른다는것과...생각조차 하기 싫은 예상!...그녀가 이미 죽었을거라는 것이다.

"빠~직!..."

순간, 반대편의 가까이에서 인기척이 들려와 "제임스 장"은 벽의 모서리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살폈다.
경비대원 2명이 부서져 내린 바닥을 밟을때 났던 소음이었고, 은밀하게 다가오고 있는게 보였다.

"따르륵! 따르르륵!"

"제임스 장"이 몸은 숨긴체 손만 내밀어 UZI를 연발로 B었다.

"커~어억!"
"으으....윽!"

다가오던 경비원 2명의 몸이 허공에 부웅 떴다가 나자빠졌다.

"촤~아악!...착!"
"아...이런..."

"제임스 장"이 UZI의 30발들이 탄창을 갈아 쳐 올리며 당황했다. 탄창을 잃어 버렸던 것이다. 임지숙을 구출하면서 허둥거린 결과였다. "제임스 장"은 몸에 지닌 무기를 점검해 보았다. CZ22구경 권총은 임지숙에게 건내줬고...등쪽에 메고 있는 유탄발사기와 고폭탄 1발...그리고 정글용 대검 한자루가 전부였다.

"으드...득!"

"제임스 장"은 어금니를 씹었다.
어쨌던 살아나야 하고...임지숙과 임지현을 구출해야 한다는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몇초동안 숨을 고른 "제임스 장"이 유탄발사기를 꺽어 마지막 고폭탄 1발을 장진했다.

"퍼~엉!...쒜~에엑!"
"쯔카~앙!....쾅!....우지....직!"

"크아악!~...."
"으아아....악!"

상황실문이 박살나고 대치를 하고 있던 경비대원과 연구원들의 사지가 피를 뿌리며 찢어졌다.
그 순간..."제임스 장"의 몸이 상황실의 문을 향해 정면으로 날았다.

"따르르륵! 따륵!"
"파파파팍!"

"커~윽!"
"우욱!.."

UZI총탄이 부서진 문안으로 퍼부어 졌고, 총탄을 맞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제임스 장"은 몸을 굴려 상황실로 들어섰다.

"뿌지직!~..파팍!..."

상황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곳곳에 불이 붙어 타 오르고 있었고 전기배선이 합선으로 불꽃을 뿜어내는 복잡한 기기 밑에 숨이 붙어 있는 자는 보이지 않았다.

"기..밀실..이야!"

"제임스 장"은 "강문수"가 비밀작업을 할때 이용하는 기밀실을 떠 올리고 상황실 뒤쪽에 난 문의 손잡이를 잡아 비틀때였다.

"탕!탕탕탕!~"
"우...웁!"

안쪽에서 날아오는 연발의 사격으로 "제임스 장"이 휘청거렸다.

"아..이..런!...끄~으읍!"

"제임스 장"은 재빨리 문 옆쪽으로 피한뒤 자신의 가슴을 더듬어 보았다. "방탄복"을 입었지만 왼쪽 겨드랑이를 파고든 총탄이 견갑골 밑에 박힌것 같았다.

"휴..으읍!...으드..득!"

숨을 고른 "제임스 장"이 눈을 부릅떤뒤 이를 갈았다. 지금 기(氣)력을 잃고 쓰러진다면 모든게 끝장이었던 것이다.

"좋아.....끄..읍!"

"제임스 장"이 주변을 살핀뒤 바닥에서 쇠조각을 하나 주워 기밀실문으로 던졌다.

"쿵!...쨍그랑.."
"탕탕탕탕!~"

예상대로 사격을 가해왔고, 발사음을 재빨리 헤아려본 "제임스 장"이 기밀실문을 향해온몸으로 돌진했다.

"쿵!...우지직!~"

문이 부서지며 "제임스 장"의 몸이 한바퀴 굴러 들어갔다.

"척!..."
"움직이..지마!"

"제임스 장"의 총구가 한 사내를 겨누었다. 사내는 탄창을 갈아끼우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제임스 장"이 예상이 정확히 들어 맞았던 것이다. 사격음을 들은 그가 상대방의 총기가 "베레타"임을 파악했고, 10발들이 탄창임을 짐작한뒤 탄창의 교환시간에 맞춰 뛰어 들었던 것이다.

"제..임스!..오랜 만이군!..."

백발의 노() 사내가 "제임스 장"을 알아보고 입을 뗐다.
그 사내... 인간(人間)을 실험도구로 사용하고 난뒤 폐기처리용으로 분류하여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분쇄기로 갈아 없애는 과정을 지휘했던 사내였다. 그리고 둘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강...문..수! 어디갔지?.."
"후훗!..제~임스...아직 어리...군! 어르신이..지금 여기에 계셨다면 너가...습격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을까?..."

백발의 사내가 비웃었다.
순간, "제임스 장"은 가슴속이 와르르...무너지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강문수"가 분명히 농원에 없는것 같았다.

"여자..를 찾고 있다!..너희들이 납치..한 임..지..현..을! 그녀가 어디에 있지?"
"아...그 여자?..흐흐...죽었던가?...아니야...모르겠는..걸?"

사내의 빈정거림에 "제임스 장"은 이성을 잃어 가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죽었다면?...자신의 목숨을 건 "올인"도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은가!...

"하핫!...제임스...답지 않군!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다니!"

사내가 또 다시 빈정거리자 "제임스 장"이 총구를 들어 그의 정수리를 겨누었다.
그 순간 이었다..

"삐잉! 삐~잉!..폭발장치가 작동 됩니다! 남은 시간 5분! 카운트 다운! 카~운트 다운!.."

지하 벙커가 폭발된다는 기계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흐흐...제임스! 한 여자 때문에 죽겠..군!"

백발의 노 사내가 기계음성이 울리는 천정의 스피커를 올려다보며 입가에 냉소를 달았다. "제임스 장"은 초조했다. 분명히 사내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5분..이면 길~다!...다시 묻는다!..강문수! 어딜..갔지?...그 여자는 죽었..는..가?"
"우하하핫!...제~임스! 새벽별이...잠시후면 전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 할것이다...태양의 제국이 탄생한단..말이..야!"

사내가 통쾌한 듯 파안대소를 하며 "제임스 장"을 쏘아봤다.

"?!~...."

"제임스 장"이 오른쪽 장단지에 꽂혔던 정글용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곤 사내의 목 울대를 겨누며 나직히 입을 뗐다.

"강! 문! 수! 어딨...나?"
"난...모~른다! 제임스.......!!"

백발의 사내도 지지 않고 눈을 부릅 떤체 "제임스 장"을 노려 보았다.

"뿌~우욱!...."
"켁켁.....커억!..새,새...벽..별이..여 영,영..원...하....!!"

정글용 대검이 사내의 목 울대파고 들어 비틀어졌다. 피가 튀며 "제임스 장"의 얼굴과 가슴에 까지 젖셔졌다.
사내는 목이 잘려나가면서도 "새벽별"의 영원함을 부르짖다가 무릎을 꿇었다.

"폭발 4분전! 3분 59초! 58초!..."

지하 벙커가 자동폭파된다는 "카운트 다운"을 헤어가는 기계음은 계속 울리며 흐르고 있었다.

"개...자...식!..."

눈을 부릅뜬체 죽어 있는 사내를 내려다 보며 "제임스 장"은 대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돌아서다 무심코 바라본 벽면의 화면에 시선을 고정 시켰다.

". . . . . . . . . .!!"

세계지도가 화면에 나타나있었고, 점선이 깜빡거리며 천천히 그어져 나가고 있었다.

"아........"

"제임스 장"의 눈빛에서 광체가 났다. 점선이 깜뻑거리며 향하는 동남아의 한곳을 찾아냈던 것이다.

"파~라...다..이스!...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파라다이스"....그 "파라다이스"섬을 그제야 기억 해낸 "제임스 장"이었다.

"폭파예정...3분전! 2분 59초!..58초!"

"카운트 다운"이 진행되는 기계음성에 정신을 번쩍 차린 "제임스 장"은 뛰기 시작했다. 지상의 건물에 숨겨둔 임지숙를 데리고 탈출을 하기 위해서였다.

잠시후...
농원의 마당에 싸인 눈을 헤치며 정문을 빠져나오는 트럭이 있었고, 그 트럭이 미처 산 모퉁이를 돌아가기도 전에 번쩍 거리는 섬광이 났다.

"쿠콰콰~쾅!~~~~~~"
"퍼펑! 쿵~쾅!!!"

"우르르릉!~....."

"꿈의 장미농원"이 폭발되며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뒤 내려 앉기 시작했다. 그 폭발로 주변의 지축이 갈라졌고, 화산폭발 후의 분화구형상처럼 구덩이가 형성되고 있었다.
"새벽별"의 한국내의 조직 본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농장이 만들어진 10년만이었다..

그랬다...
"꿈의 장미농원"은 예정된 폭파(自爆)였던 것이다.
그것은 조직의 결정이었다. 농원이 폭파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는 "제임스 장"에게 목이잘려 죽은 노 사내 뿐이었다. 연구원들이나 경비대원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극비리 진행된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그리고...
"강문수"는 조직의 1인자인 "윌리엄"경의 명령으로 그들의 집결지로 향하기 위해 새벽에 국내를 탈출한 뒤였다.
"비상계엄령"으로 인해 성남의 서울공항을 빠져나가는 미국(美國) 국적의 사람들에 섞여 일본으로 날아갔고, "오키나와"의 미(美)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C-130B수송기로 동남아의 목표지점으로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탈출은 미국 CIA로 위장한 대니얼!..즉 암호명 "카시오피아"의 작품이었음을 두말 할 나위도 없었다.

그렇다면..."제임스 장"이 애타게 찾고 있는 "임지현"은 어디에 있을까?....

[ 26부에서 계속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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