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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도시 - 2부3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2:49 334회 0건
13. 초연..비밀의 가문…그리고 타운의 전운..

부자하면 떠 올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약 56조의 자산가로 알려져 있고 그 뒤를 이어 워렌버핏, 카롤로스 슬림 헬루, 레리 엘리슨 등등이 줄을 잇는다.
세계 유명 잡지 포브스는 빌게이츠를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꼽는데 주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의 돈을 움직이는 곳은 따로 있다.
진정한 이세상의 부의 중심은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시티그룹 등을 소유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뿌리는 바로 유태계이다.
현재 전세계 금융위기를 불러 온것도 돈의 맥을 쥐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비롯된것이란 추측이 흘러 나오지만 지난 200년간 로스차일드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였다.
혹자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검은세력 프리메이슨이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금융위기 직전 중국의 쑹훙빈의 팩션 화폐전쟁에서 이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루며 그들이 돈을 지키기 위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상세히 열거하며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하지만 팩션이란것도 사실에 근거한 소설일뿐..그들의 실체는 아직도 미궁속에 빠져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지키기위해 미국의 대통령도 서슴없이 암살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에도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은 없다..

“대공....이제 산선리아에 진출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마이클 3세 로스차일드는 자신의 저택 서재에서 토미 브라운을 맞아 보고를 듣고 있다.
200년 이상 이세상의 돈을 지배해온 로스차일드 가문의 장자 마이클 3세는 은자의 가문 출신답게 외부로 들어난 공식적인 직함은 없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 무슨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들은 은행이 아니다.
하지만 전세계 화폐 유통과 경제의 흐름을 쥐고 있는곳이 바로 연방준비은행이다.
마이클 3세 로스차일드는 그 연방준비은행의 이사 중 1인이며 미 재무장관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그가 추천한 재무장관이 대통령과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음..우리가 직접 움직일 수는 없고 우리의 대리인으로 활동할 사람을 찾아보셨나요?”

마이클의 비서실장 겸 T&B 증권회사의 대표이사인 타미 브라운은 19살때부터 로스차일드 가문에 발탁돼 20년간 마이클의 수족으로 움직인 사람이다.
가문에서 산선의 진출을 계획 할 당시부터 모든 기획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여러기업들을 찾아본 바로는 다국적 투자전문회사인 윌슨사가 가장 최적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대공께서 그 회사의 지분 33%를 소유하고 계신것도 이유가 됩니다..”

“음..윌슨이라면 우리 대신 잘 해내겠죠?”

“물론입니다. 윌슨사가 미국과 이라크 전쟁 직전 바그다드와 위싱턴을 오가면서 두 나라간의 전쟁을 부추겨 결국 미국측에 막대한 이득을 가져왔지만 그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윌슨사였다는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랬다.
미국은 생화학무기를 보유한 이라크를 세계의 안전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켰다지만 그 속내는 이라크가 보유한 유전이었다는걸 아는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결국 이라크의 유전개발은 윌슨사에게 넘어갔고 윌슨사의 주식을 보유한 로스차일드 가문도 막대한 이익을 챙긴것이다.

“그럼 대공 윌슨사에게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그래요..그리고 샘윌슨 회장과 일간 식사한번 하자고 약속을 잡아 보세요..”

“네 대공..그럼 지시대로 이행하겠습니다..”

미국의 은자가문 로스차일드에서도 산선에 대한 야망을 불태우는 그 시간 산선리아 건설단은 바쁘게 움직인다.
오늘 오전 본사에서 건설공사 과정을 점검하러 이건영회장이 도착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선 시티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에 건영국제공항이 완공되어 인천공항에서 오는 특별기가 착륙할수 있다.
유단장과 이대걸 등 간부들이 공항 VIP실에서 이건영 회장 일생을 영접하기 위해 모여있다.
비행기가 도착 하고 이건영 회장을 선두로 강영호 실장과 이은수가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비서실 직원들과 기획실 직원들이 이회장 뒤로 비행기를 빠져 나온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유단장을 보자 이회장은 환하게 웃는다.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산선리아에 첫번째로 생긴 공항에 첫 발을 내딛는 이건영회장은 마냥 기쁘기만 하다.

공항을 빠져 나와 미리 준비중이던 롤스로이스에 오른 이건영회장의 옆자리엔 강영호가 앉았고 유단장은 조수석에 앉아있다.

“이봐 유단장..”

“네 회장님..”

“그놈이 살아왔단말이지?”

“정민준이 말씀입니까?”

“그렇다..그놈…내게 오라고 해라..”

“네 회장님”

현재 외관이 모두 완성되고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한참인 행정청 내부와 이건영회장의 관저를 둘러본 후 건설단 본부에 임시로 마련된 이회장의 집무실에서 유단장과 강영호를 비롯해 대걸과 은수가 앉아 있다.

“강실장…앞으로 은수 저놈 비서실 직원 명함 떼버리고 보좌관이라는 직책을 줘라..”

“네 회장님..근데 보좌관이라면..회장님 보좌관인데..산선리아에 상주하시면 총독으로 취임하시는겁니까?”

“음…총독이란 명칭 난 싫다. 다른 이름 생각한게 있는데…”

“말씀해보시지요..”

“안파견..”

“네?”

“이놈아 안파견도 몰라?”

“안파견이라면…”

“환단고기에 나오는 우리 조상들의 임금의 명칭이다. 거발환이라고도 불렸지..”

“그 신시조선인가…치우천왕 뭐 그런 얘기에서 나오던 임금의 명칭 말씀입니까?”

“그렇다..그리고 그건 그냥 얘기가 아냐…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지..”

나이 70을 바라보는 이건영 회장의 얼굴에 언뜻 어린아이 같은 치기가 떠오른다.
누가 안파견이란 이름을 알까..
하지만 안파견에 대해 설명하게 되자면 고대 우리 민족의 임금이었다는 말을 해야 할텐데..자칫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든 강실장이 조용히 이회장에게 말을 한다.

“그렇지만 안파견이란 호징을 사용하시게 되면 다른나라에서 비난하지 않을까요?”

“비난? 왜? 이곳은 내 꿈과 희망이 존재하는곳이다. 난 이곳을 내 손으로 일궈내고 여기서 뼈를 묻을게다..난 왕으로 이 산선리아에 군림하려는게 아니다. 단지 강력한 전제정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안파견이라 불릴려고 하는게야….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정민준이에게 연락은 했냐?”

그러자 대걸이 커다란 머리를 불쑥 내밀고 대답한다.

“공항에서 오는 도중에 연락했습니다. 아마 지금 밖에서 대기중일 겁니다.”

정민준의 이름이 거론되자 은수는 가슴이 뛴다.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그 이름을 부르며 몸서리 쳤었던가..

“그럼 들어 오라 해라..”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양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은 민준이 들어 선다.
약간 야윈 얼굴과 길게 자란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긴 그의 모습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같은 용맹함이 묻어 나온다.
방으로 들어온 민준이 회장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이회장은 민준의 모습이 보이자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가까이 오란 손짓을 하며 민준의 손을 잡는다.

“이놈..잘왔다…잘왔어…”

이회장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바뀌며 모두의 마음속에도 뭉클함이 느껴진다.
민준에게서 간단하게 지난 일에 대해 들은 이회장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눈을 뜨고 강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네 운이 강할것이란건 내가 익히 예상했었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너를 다시 만나니 마음이 놓이는구나….강실장..앞으로 정민준이가 우리의 대리인으로서 각 세력들을 견제하게 될것이야….경비대와 함께 시타와 타운의 치안도 도움을 주게될것이고….전에 논의 하다가 만 북한 주민을 이주시키는 문제도 민준이가 맡아라…그래서 말인데…민준이에게 원하는 바를 들어보고 협조해라..”

“네 회장님..”

산선시티의 중심가에는 치우호텔이 위용을 자랑한다.
총 24층 객실만 1,500개로 T자 모양의 호텔은 세베리아 삼방향을 바라보며 서있다.
이건영회장에게 인사를 한 뒤 임시 집무실을 나오는 민준을 뒤에서 부른건 은수였다.
막상 민준을 불러 세운 은수는 민준에게 말도 못하고 머뭇거리기를 몇차례..용기를 내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지금 민준은 은수를 만나기 위해 치우호텔 스카이 라운지에 앉아있다.

약속시간이 되자 스카이 라운지 입구로 짙은 투피스를 입은 은수가 들어온다.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은수에게 의자를 권하고 마주 앉는다.
민준은 은수가 회장의 손녀라는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자신을 보자고 해 내심 의아하게 생각했다.

“보좌관님이 회장님의 손녀신줄은 몰랐습니다..”

“..네…”

은수는 평소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민준앞에서 눈을 살포시 내리깔고 대답을 한다.

“회장님의 곁에서 보좌관역활을 하실려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힘들긴요…저도 할아버지와 뜻을 같이 해요..제 마음에도 산선리아에 대한 꿈을 꾸는 중이예요..”

“그러십니까? 대단하십니다....”

민준은 가녀린 모습의 은수에게 당찬 말을 듣자 의외라는 듯이 대답한다.
은수도 민준에게 당돌하게 말하곤 수줍은듯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물들며 고개를 숙인다.

“근데 보좌관님…제게 따로 하실 말씀이라도..”

민준이 정곡을 찌른다.
사실 민준을 맘에 담고 있었던 것은 은수 혼자 였다.
민준이 만남에 대한 의도를 묻자 은수는 그저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민준을 만나자고 한 상황이라 민준이 묻자 할말이 없어 머뭇린다.
하지만 민준은 모진풍파를 겪어 내며 사람의 마음을 어느정도 읽게되었다.
지금 눈앞에 앉아 얼굴을 붉히고 있는 아가씨의 마음을 몰라서 만남에 대한 의도를 물어본 것은 아니다.

“그러지 마시고 일단 식사부터 하실까요? 저도 배가 고픕니다..”

은수는 민준의 말에 한숨을 내쉰다.
민준은 음식을 주문하고 화제를 다른쪽으로 돌린다.
산선리아에 대한 미래에 대해서…
그러자 당당한 은수의 모습으로 돌아와 미래 청사진을 그려내는 모습이 자신있어 보인다.

“근데 정사장님..”

은수는 이제 민준을 사장이라 부른다.
그게 맞는 호칭일 테니까..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어 입어 넣던 민준이 은수를 바라본다.

“북한 주민을 받아 들이는데 문제는 없을까요?”

“문제라면..”

“혹시 한국 정부와 마찰이나 아니면 북한 조직이 양성화등이죠..”

“한국정부와 마찰은 결국 혹시라도 산선리아아 공산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생기겠죠..”

“맞아요…러시아와 시베리아를 임차 하는것도 한국정부는 방해를 심하게 했었거든요..”

“물론 산선에서 공식적으로 북한 주민을 받아들인다면 분명 한국정부와 문제가 생길겁니다. 그래서 회장님께서는 제게 대리인 역할을 하라고 말씀하신거라고 봅니다..제 개인 사업장을 통해 북한 주민을 이주시킨다면…저만 한국정부의 표적이 될테죠..”

“그럼 정사장님이 너무 큰 위험에 빠지시는거 아닌지…”

“후후..위험이라…제가 살아서 다시 산선으로 돌아올수있었던 것은 바로 그 위험때문입니다. 위험을 이겨내자 기회가 찾아온것이고요…대신 회장님 말씀대로 전 산선에 정당한 요구를 할것입니다.”

“그래요…정사장님이 위험하신 만큼 대가는 받으셔야겠죠..”

둘은 식사를 하며 산선과 북한 이주민 문제를 논의한다.
한결 편안해진 은수는 밝은 얼굴로 조리있게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며 예쁘게 웃어가며 식사를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민준의 가슴속엔 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흐느끼던 여인..미란이 가만히 떠오른다.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술한잔 하잔 은수의 제안으로 칵테일과 보드카를 주문한다.
은수는 칵테일을 민준은 보드카를 마신다.

“그 보드카..독하죠?”

“아..네…처음엔 이걸 삼키는게 참 곤욕이었죠…하지만 습관이 되면 보드카가 목구멍으로 넘어갈때의 그 짜릿함 때문에 계속 마시게됩니다..”

“그럼 저도 한잔 마셔볼까요?”

“주량이 어떠신지 모르겠지만…많이 독하실텐데요..”

“저도 이제 자주 시베리아에 오게될거고 또 산선리아가 완공되면 할아버지를 모시고 상주하게 될꺼예요..이곳 문화를 미리 알아두는것도…”

은수는 문화 핑계를 대지만 속마음은 따로있다.
민준에게 향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맨정신으로는 절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술의 힘을 빌려보기로 마음먹는다.

“크흑…어떻해..너무 써요..”

은수는 민준이 따라준 보드카를 마신 후 목에서 불이 나는듯 야단을 떤다.
그런 은수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자 민준이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은수는 민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자 가슴이 쿵쾅거린다.
강인한 남자의 모습에서 살며시 떠오른 미소가 은수의 방심을 마구 흔들어 댄것이다.

“첫잔은 대부분 힘들어요..하지만 조금 지나면 독한 술이 향긋하게 느껴질겁니다..”

민준의 말에 은수는 보드카를 들어 몇모금 더 마신다.
점점 볼이 붉어지며 은수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는듯하다.
한잔 두잔..은수가 겁없이 보드카를 마시자 민준은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저…민준씨…”

은수가 취기가 올라 약간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로 민준을 부른다.
민준이 은수를 바라보자 은수는 민준의 눈을 피하며 말을 이어간다.

“한 남자를 알게됐어요….그리 오래된일은 아니예요..그 남자는 어느순간 제 귀에 그리고 제 가슴에 들어와버렸어요…하지만 전 그 남자에게 제 마음을 얘기해본적이 없어요..아니 그럴 기회도 시간도 없었죠…그리고 그 남자도 제 마음을 전혀 알지 못했죠..그렇게 그 남자를 마음에 담고 혼자 꿈을 꾸고 있을 때 그 남자의 실종소식이 들렸죠…전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어요..하루하루 그 남자의 소식을 기다리며 밤이면 그 남자가 그리워 몸부림쳤죠…근데 그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다시 나타났어요….제 가슴은 뛰었죠…그리고 그남자를 만나게 됐고 그 사람 앞에 앉아있어요..전 제마음을 그 사람에게 전해주고 그 사람을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요..”

민준은 갑자기 은수의 사랑고백을 받게 되자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당혹스럽다.
자신의 집안을 몰락하게 했던 그리고 한때 자신이 주인으로 모시던 사람의 손녀 그리고 자신과는 신분차이가 엄청 나는 은수의 고백이 여느 여인들이 고백처럼 달콤하지는 않다.
자신의 처지와 은수의 입장….아마 둘이 사랑을 하게 된다면 결실을 맺기가 쉽지 않으리라…
민준은 파란이 많은 자신의 미래가 눈에 보이는듯하다.
이제 일구기 시작한 사업..그리고 뻗어나가려는 산선리아..그 중심의 둘이 서서 달콤한 사랑을 만들어 간다는건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하지만 20살 중반 꿈많은 여자의 마음을 매정하게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가만히 한숨을 내뱉은 민준은 취기가 올라 붉어진 눈으로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는 은수를 외면하지 못한다.

“보좌관님..”

“은수라고 불러주세요..”

“음…은수씨..좋아요..은수씨의 마음…하지만 많이 힘들겁니다..지금의 은수씨의 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가기에는…”

“알아요..그치만 지금은 다른 생각 하지 않을래요..그냥 이대로 민준씨를 바라볼수 있다는 사실만 해도 가슴이 벅차요..”

말을 마친 은수가 민준의 눈속으로 들어 오려는 듯 빤히 쳐다보자 왠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민준도 멀쓱해진다.
민준의 경호를 맡고 있던 해동은 스카이 라운지 한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는 못하지만 분위기를 보며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여긴다.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두사람은 민준의 말에 침묵이 깨진다.

“은수씨의 맘 알았어요..그 마음 잊지 않을께요….자 오늘은 긴 여행에 피곤하실 테니 방으로 가시죠..”

민준의 말에 은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의자를 잡고 휘청한다.
민준이 재빨리 다가가 은수를 부축한다.
은수는 자신의 코에 강한 숫컷의 냄새가 풍기자 온몸에 힘이 더 쭈욱 빠져버린다.

민준은 거의 안기다 시피 한 은수를 부축해 은수의 방으로 데리고 간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해동은 난감한 표정으로 민준을 바라보자 민준이 그저 눈을 찡긋해본다.
입맛을 다신 해동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걸 뻔히 보고있다.

엘리베이터에 12라는 숫자를 누르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은수를 부축하는 순간 은수가 민준의 목을 감아온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쓰러지듯 안겨온다.
민준은 나긋나긋한 은수의 몸을 안고는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다.
하지만 은수는 이건영 회장의 손녀이자 산선리아 행정청이 들어서면 고위직에 있을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구설수에 오르게 할 수는 없다.
살며시 은수의 몸을 떼어낸 민준이 은수의 귀에 속삭인다.

“자..은수씨…방으로 갈때까지 다른 사람의 시선도 생각해야죠..”

은수는 민준이 방으로 간다는 말을 하자 어떤 기대감에 설레이기 시작한다.
지금 은수는 그렇게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술이 취한척 민준에게 기대고 있었다.
민준의 말에 몸을 뗀 은수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만 바라본다.
엘리베이터가 12층에 도착하자 은수는 앞장서서 방으로 걸어간다.
민준이 가만히 은수의 뒤를 따르는데 육감적인 은수의 히프가 눈앞에서 아른거리자 아랫도리에 피가 몰려 걷기가 불편해진다.

은수는 방문이 열리자 방문을 잡고 몸을 휘청인다.
그러자 민준이 재빠르게 은수의 팔을 잡아 세운다.
은수는 민준에게 팔이 잡히자 한쪽 다리가 구부러지며 민준에게 안긴 꼴이 되버린다.
민준도 어정쩡한 자세로 은수를 부축하느라 엉덩이를 뒤로 빼고 혹시나 부풀어 오른 물건을 들키지 않으려 자세를 잡는다.
열렸던 문이 서서히 닫히고 호텔 문안쪽 천장에 켜져 있던 센서등에서 불이 꺼지자 호텔안은 어둠이 밀려 왔다.
그 순간 은수는 팔을 뻗어 민준의 목을 감싼다.
코끝으로 은수의 입에서 단내가 풍기고 그녀의 몸에서 장미향의 옅게 흘러 나오자 민준의 아랫도리는 더욱 부풀어 오른다.
은수는 자신의 머리 하나는 더 큰 민준의 목에 매달리듯 안겨 보드라운 뺨을 그의 얼굴에 비빈다.

“하아…나…당신…많이 그리워…했어요…”

민준은 그녀의 말에 양손을 은수의 허리에 대고 자신의 아랫도리로 바짝 당긴다.
그러자 불룩한 바지춤에 단단한 물건의 느낌이 은수의 아랫도리를 훑기 시작했고 은수는 밤마다 상상하던 민준의 단단한 살덩이를 떠올리며 호흡이 가빠온다.
은수의 입술이 민준의 입술을 덮자 술냄새와 그녀의 단내가 섞여 묘한 자극을 준다.
민준도 마주 입술을 부비며 그녀의 입속으로 혀를 넣는다.

“쪼옥~~하아…쪼옥쪽쪽~~하음…아흡…”

민준의 혀를 사탕을 빨듯이 세게 빨아대는 은수의 다리가 점점 힘이 빠져 그의 가슴에 더욱 밀착한다.
민준도 말랑거리며 달콤한 은수의 혀를 정신없이 빨아가며 은수의 치마속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두꺼운 스타킹 위로 탄력있는 허벅지가 느껴지며 민준은 점점 은수의 중심부를 향해 손을 뻗어간다.
팬티와 스타킹에 가려있는 은수의 은밀한 두덩이 습하고 더운 기운을 뿜어내자 민준은 은수의 허리를 잡아 올려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빨아댄다.
이윽고 침대에 도착한 민준이 은수를 던지듯 침대에 내려 놓고 서서히 상의부터 벗기 시작한다.
은수는 침대에 널부러져 옷을 벗기 시작하는 민준의 모습을 호기심반 두려움 반 심정으로 바라본다.
단단한 가슴 근육이 들어나자 은수는 두눈을 살며시 감지만 이내 입속에 침이 고이며 눈이 저절로 떠진다.
민준은 막 바지를 벗어 내리는 중이다.
팬티위로 터질듯이 그의 불기둥이 부풀어 있는 모습을 보자 은수는 그동안 상상했던 민준의 물건보다 더 큰것같아 입이 벌어진다.
민준이 침대로 다가와 은수의 다리를 벌린다.

“아..부끄러워요…”

그러나 민준은 그녀의 다리를 잡고 치마를 들어 올리더니 얼굴을 치마속으로 집어 넣는다.
달콤한 키스와 민준의 몸을 보며 이미 젖어버린 은수의 보지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시큼한 냄새를 풍기지만 오히려 민준의 성욕을 자극한다.
그는 은수의 팬티위에 코를 대고 숨을 들이 쉰다.

“흐흐흠…많이 젖었네요…”

민준의 말에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진 은수는 뜨거운 민준의 숨결이 은밀한 부위를 자극하자 애액이 울컥 쏟아진다.

“하음…창피해요..그런말…아..하..”

팬티위로 은수의 은밀한 곳 냄새를 맡던 민준이 스타킹과 치마를 동시에 잡고 벗겨 내린다.
짙은 스타킹이 벗겨 지자 상대적으로 희고 뽀얀 은수의 허벅지가 들어나고 그 위 삼각지에 검은 수풀이 무성하게 자리하고 있다.
민준은 이어서 은수의 상의 단추를 풀러 자켓과 브라우스를 벗긴다.
그러자 알몸에 브라만 입고있는 은수의 모습은 섹시함을 넘어 요염함까지 풍긴다.
민준이 은수의 브라를 위로 젖히고 강한 손으로 움켜쥐자 은수는 몸이떨리기 시작한다.

“하윽…살살….아아아하…”

민준이 손위로 튀어 나온 은수의 젖꼭지에 입술을 대고 빨아댄다.
콩알만한 분홍의 유두가 민준의 입속에서 희롱당하자 오똑 선 젖꼭지가 파르르 떨린다.

“하윽…아아아…거기….아아아…이상해요…”

양쪽 가슴을 번갈아 가며 입과 혀로 애무를 하자 은수의 다리 사이에서 흘러내린 보지 애액이 흥건하게 엉덩이까지 흘러 내린다.
민준은 손을 밑으로 내려 은수의 클리토리스를 비벼댄다.

“흐윽..거기…아아아..어떻해…몰라요…아앙….”

자신이 밤마다 민준을 상상하며 비비던 클리토리스를 민준의 손가락이 점령하자 은수는 기절할것같은 자극에 점점 흐느낀다.
그녀의 신음을 들으며 민준의 입술이 밑으로 내려간다.
앙증맞은 배꼽에 잠시 머물러 배꼽주위를 혀와 입술로 애무해가자 은수는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떤다.

“하악….나…어떻해요…아아아아….미칠거같애요…”

잠시 후 긴 여행을 마친 민준의 입술이 종착지인 은수의 보지에 닿자 은수는 눈동자가 뒤집힌다.

“하앙…아아아아….너무해요…아아아…거긴…아아아아아…”

민준의 혀가 은수의 클리토리스를 위아래로 핥아가자 그녀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허리가 침대에서 들린다.

“하윽…몰라요…제발…아아아아…거길…그렇게…아아아…어떻해…아아아아앙…”

도도하고 당당한 은수가 민준의 혀와 입술에 몸뚱이가 달궈지자 은수는 자신의 신분을 잊고 그저 한마리 암캐가 되간다.
민준의 혀가 은수의 보지속살을 핥고 흐르는 보지물을 마셔대자 은수는 까물어칠것 같은 자극에 머리속에 하얗게 변한다.
섹스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숫처녀도 아닌 은수였다.
민준처럼 혀를 깊이 넣어 보지속살을 헤집어 놓던 사내가 없었다는것도 지금 은수의 자극을 더 한층 크게 만들어주지만 평소 민준을 그리며 자위를 해오던 은수에게 민준의 애무는 참을 수 없는 쾌감으로 다가온다.

“하아아아…몰라요…나..어떻해…제발…아아아아…엄마…나…이상해…아아아아아아….”

민준이 혀와 입술로 보지와 클리토리스 그리고 항문을 집요하게 공략하자 은수는 몸속에서 뜨거운것이 치밀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발가락이 안쪽으로 오무려지며 허벅지 안쪽 살이 푸들거리고 허리는 휘어져 허공으로 들리며 보지속에서 뜨거운 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하악..아흡…하아앙…나…몰라요…아아앙…어떻해…하악….아아아아아아아아앙…”

민준의 자지가 삽입도 하기 전에 은수는 한번의 절정에 도달해 숨을 헐떡인다.
가슴이 터질것같아 은수는 호흡이 곤란한것같고 보지속에서 오줌이 터져 나오려는지 움찔거리는 느낌에 미쳐만 간다.
민준이 은수의 절정을 확인하고 서서히 몸을 싣는다.
은수의 양 허벅지를 무릅으로 벌리며 은수의 주먹만큼 커다란 귀두가 은수의 보지입구에 걸리자 은수는 작살맞은 물고기 처럼 허리를 튕겨 올린다.

“하악…뜨거워요…아아아아…”

절정의 느낌을 맛보기도 전에 민준의 귀두가 뻐근할 정도로 은수의 보지속으로 파고들자 은수는 참았던 흐느낌을 거침없이 뱉어 낸다.

“하아앙…나…어떻해…아아아아아…하윽…흐윽….아아아아아….”

민준의 자지가 불끈거리며 은수의 보지속 깊이 들어간다.
거대한 민준의 불기둥이 구멍속을 밀고 들어오자 은수는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오는 느낌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하악…나…커흥…..아아아아아….하앙…..엄마….나…어떻해…아아아아아…”

[찌걱찌걱~~퍽퍽퍽퍽~~쑤걱쑤걱~~퍽퍽퍽퍽~~]

민준의 허리가 강하게 움직이자 은수의 보지와 두덩에서 마찰음이 기묘하게 들리며 은수는 보지속살이 민준의 자지에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는 느낌 때문에 미칠지경이다.

“하아아…이거…이거…기다렸어요…아아아아아….행복해요….하아아아앙…당신…너무…그리웠어요…아아아아아…사랑해요…흐흐흑….흐흐흐흑….”

거대한 쾌감때문인지 아니면 그토록 염원하던 민준과의 섹스를 이루어 행복해서 인지 은수는 마지막에 신음을 토해내며 울부짓는다.
민준은 신음소리와 울음소리를 동시에 내는 은수를 바라보며 더욱더 거칠게 허리를 움직인다.

“흐흑…아하하…아아앙….이거예요…내가…그토록…원하던거…어떻해요…하윽…흑흑…흐흐흐흑…..”

은수의 몸이 또다시 폭발을 준비한다.
민준의 자지에도 피가 끝까지 몰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부풀어 올라 은수의 자궁벽에 정액을 뿌려 낼 준비를 한다.
허리를 더욱 세차게 움직이던 민준이 은수의 보지속을 짖이기듯 좆을 박아대자 은수는 드디어 정상에 도달한다.
그순간에 맞춰 민준의 자지도 터질듯이 부풀어 오르며 뜨거운 정액을 은수의 보지속으로 쏟아낸다.

“하아앙….하아아아아아아아아…흐흑…흐흐흐흑…이거예요…이걸 원했어요…나…어떻해…엄마..엄마…아아아아아…당신…사랑해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잠시 후 민준의 땀에 젖은 얼굴이 은수의 가슴에 묻히자 거친 호흡을 조금 고른 은수가 민준의 젖은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아직 은수의 보지속에서 빠져 나오지 않은 민준의 자지가 허리를 움직일때마다 보지속 동굴을 자극하자 은수는 절정뒤에 찾아 오는 느낌에 더욱 민준에 몸에 바짝 안겨간다.

“형님..편히 주무셨습니까?”

아침 일찍 은수의 방을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로 다가가는 민준을 기다렸는지 해동이 인사를 한다.
민준이 슬쩍 해동을 바라보자 헛기침을 한 그는 애꿋은 엘리베이터 버튼만 눌러댄다.

“밤새 기다린거냐?”

“아닙니다..새벽에 일찍와서 기다렸습니다..”

“다음부턴 애들 시켜라 니가 날 그렇게 기다릴필요 없다..”

“아닙니다..형님의 안전은 제가 지킵니다..”

“그놈참…알았다…창영이와 순철이에게 사무실로 오라고 해라..”

해동의 연락을 받은 창영과 순철이 사무실로 들어오자 민준은 해동을 포함해 셋을 데리고 어제 이건영회장과 만났던 얘기를 해준다.
결국 강영호 실장에게 운송사업에 대한 얘기를 꺼냈고 이회장의 허락을 기다리지도 않고 강실장은 승은을 해줬다.
어차피 이회장이 민준이가 원하는건 들어주라고 한 지시가 있었으니까..

“형님 그럼 운송사업을 확장하는겁니까?”

“그렇지..주코프 사장이 보유한 500대의 트레일러 외에 이번에 500대를 더 구입한다. 현재 우리 자금으로 500대의 트레일러를 구입하기는 벅차니까 주코프 사장과 의논해서 지분을 나눌 예정이다. 그리고 그루진스키에게도 화물 운송 사업 지분을 주고 차량 구입하는데 투자를 받을 생각이다.”

“알겠습니다 형님..그럼 제가 계약서 및 서류를 준비하겠습니다.”

순철이 화물운송 사업건에 대한 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민준과 해동이 다음주에 모스크바에 다녀 오는것으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준비하고 나자 창영이 민준에게 입을 연다.

“근데 형님..북한쪽에서 형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북한? 누구?”

“창광클럽 책임자인 장기준이와 그의 부하 김치성입니다..”

“음..김치성이라..나와 악연이 좀 있는 놈이지…좋다..어차피 북한 주민을 받아들이는 문제로 의논도해야 하니까..오늘 점심식사 같이 하자고 해라..장소는 해동이 니가 정해서 통보해주고..”

“네 형님..”

해동이 밖으로 나가자 순철과 창영이 머리를 맡대고 화물운송 경비에 대해 의논한다.
지금 해동이 사업장 경비를 맡고 있지만 화물운송까지 일을 맡아 할 순 없다.

“형님..운송사업쪽에 사람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음..그렇지..차츰 인원보충해야겠지..인원은 순철이가 맡아라..그리고 창영이와 해동이가 골라서 채용하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날 낮 12시 민준은 해동을 데리고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북한의 코스모스 호텔 1층 특별룸에서 장기준과 김치성을 만났다.

“정사장님 말씀많이 들었습니다. 장기준이올시다..”

“네 장사장님 초대 감사합니다..”

장기준과 악수를 나눈 민준이 김치성을 바라보자 그는 민준의 눈길을 받자 지난 일이 떠오르는듯 잠시 머뭇거린다.

“우린 구면이죠?”

민준이 웃으며 손을 내밀자 치성도 마주 손을 내민다.
해동을 소개한 뒤 넷은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는다.
차잔에 차를 따르자 종업원들이 주문한 음식을 날라 온다.
특별히 북한의 특별식으로 준비를 한 테이블 위에는 이름모를 음식들이 가득 쌓인다.
넷은 산선리아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시작한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종업원에게 손짓을 하자 준비한 보드카를 가져온다.
넷의 잔에 가득 보드카를 따라 단숨에 들이킨다.

“장사장님..산선측에서 북한 주민을 받아 들이기로 합의 했던 내용 아십니까?”

보드카를 마신 후 민준이 기준을 보며 입을 뗀다.

“네..전에 장경희 소좌를 통해 보고가 올라갔고 지금도 우리 공화국 상부에선 그 일의 진행에 대해 묻곤 하십니다..”

기준도 민준의 말에 기다렸다는듯이 대답한다.

“어제 선산의 이회장님을 뵙고 왔습니다..제게 북한 주민의 이주를 대신 처리 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사장님께요?”

“네..아시겠지만 한국 국내 사정 때문에 산선에서 공식적으로 북한 주민을 받아 들이기는 좀 무리가 있을겁니다..”

“그렇군요..그럼 일은 언제부터 진행될까요?”

“내일 제가 직원을 시켜서 인력회사를 차릴겁니다..그리고 그 회사를 통해 북한 주민이 들어 오는걸로 하는게 모양새가 좋을겁니다..”

“알겠습니다..그럼 우리측 상부에도 보고 드리겠습니다..”

기준은 오늘 타운의 실력자로 부상하는 민준과의 친분을 쌓기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민준이 예상치도 않은 북한 주민의 이주문제를 거론하자 내심 뛸듯이 기뻣지만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오늘 일을 상부에 보고하면 분명히 커다란 성과라고 칭찬이 대단할것이다.

“근데..장사장님…”

“네?”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부탁이라고요?”

“네..”

“말씀해보시죠..제가 할수 있는건 뭐든 해드리겠습니다..”

“김광국을 아시죠?”

“김광국요? 네 압니다..제가 데리고 있던 부하였지만 나중에 정사장님 심복이 됐었죠..”

“그 사람의 아내와 딸을 제가 데리고 있고 싶습니다..해주실수 있겠습니까?”

민준에 말에 기준은 치성을 돌아본다.
치성도 의외의 부탁에 어리둥절하지만 자신이 북한에 들어가서 경옥 모녀를 데리고 오는 것은 문제가 없을것이다.
더군다나 북조선 인민을 받아주는 책임자의 부탁인데 당연히 상부에서도 허락할것이다.
치성에게서 고개를 돌린 기준이 입을 연다.

“그문제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믿겠습니다..되도록이면 빠른 시간에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코스모스 호텔 정문까지 따라 나온 기준과 치성을 배웅을 뒤로 하고 대기하던 승용차에 오른 민준이 해동과 함께 출발한다.
기준은 민준이 떠나는 것을 보자 마자 바로 북한에 전화를 해 민준의 제안을 알린다.
예상대로 대단한 성과라고 상부에서 칭찬을 받은 기준은 치성을 보며 민준의 부탁을 책임지라고 지시한다.

36시간 뒤 함경남도 요덕 수용소 정문에 헬기가 한대 내린다.
요덕 수용소는 정치범 수용소로 그 악명이 놓은곳이다.
헬기에서 내린 치성이 33호실 실장의 직인이 찍힌 서류를 수용소장에 내밀자 미리 연락을 받았는지 부하에게 경옥 모녀를 데리고 오라고 지시한다.
10분 뒤 남루한 옷차림의 경옥 모녀가 소장실로 겁먹은 얼굴로 들어온다.
남편 광국이 조국을 배신하고 남조선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알려지며 두 모녀는 밤에 들이닥친 감찰대원들에게 이끌려 모진 핏박을 받으며 갇힌곳이 바로 요덕 수용소였다.

옷차림은 남루하고 얼굴은 핏기가 없지만 경옥이 미모를 감출순 없다.
수연은 불안한 눈초리로 엄마의 치마자락을 잡고 뒤로 숨는다.
경옥이 소장실로 들어오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남편이 북에 있을 때 가끔 봤던 김치성을 보자 경옥은 무슨일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한경옥..김수연..”

“네…”

“이분을 따라가라..”

소장의 말에 경옥은 치성을 보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소장과 악수를 하고 치성의 손에 이끌려 두 모녀는 밖으로 나온다.
찬바람이 부는 정문을 지나니 헬기가 굉음을 내며 엔진을 돌린다.
치성의 부축을 받으며 헬기에 오른 경옥은 이륙한 헬기 안에서 멀어지는 요덕 수용소의 전경을 보며 복잡한 심정이다.
또 어디론가 끌려가는것인지…언제나 이 고통이 끝날지..자신의 옆에서 헬기가 마냥 신기해 두리번 거리는 수연의 작은 손을 힘주어 잡는다.

“경옥씨..아니 제수씨..”

“..네…”

“수연아빠가 죽기전에 모셨던 사람이있죠..”

“…남조선 사람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런 우리 모녀가 그일 때문에 다시 어디로 끌려가는건가요?”

“하하하 안심하세요…그 남조선 사람이 이번에 우리 공화국에 아주 큰일을 하게 耆윱求?.근데 그 사람이 제수씨와 수연이를 데리고 와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데리고 오라니 어디로요?”

“시베리아…산선리아라고 제수씨는 잘 모르실겁니다..하지만 그곳은 희망의 땅이죠..우리 공화국에도..그곳으로 가실겁니다..불안해 하지 마세요..이제 모든 역경을 끝났습니다..”

“끝나다니요..그럼 우리 자유가 된다는겁니까?”

“물론입니다..자세한 것은 가보시면 압니다..”

치성의 말에 넋이 빠진 경옥이다.
자유라니 요덕수용소에 갇힌 사람이 살아서 나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것보다 더 어려운일인데..자유라니..
경옥은 아직 치성의 말을 믿지 못한다.

“정사장님…이분이 한경옥씨 그리고 딸 수연입니다..”

헬기가 요덕 수용소를 떠난지 48시간만에 경옥 모녀는 산선리아에 도착해 민준이 부하들과 함께 살고 있는 빌라 2층에 도착했다.
민준은 5층짜리 빌라 한동을 전부 임대해서 부하들과 함께 나누어서 생활하는 중이다.
치성의 말을 듣기도 전에 민준은 두 모녀를 바라보며 감정이 흔들린다.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해준 광국의 처자를 꼭 데리고 나오려던 민준이 오늘 그 뜻을 이룬것이다.

“정민준입니다..돌아가신 남편과 함께 일하던 사람입니다….이곳이 이제부터 두분의 집입니다..”

“정말인가요? 정말 이곳에서 우리가 살수있는건가요? 아…”

경옥은 민준의 말이 믿기지 않는듯 대차 물어보다가 자리에 주저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안을 둘러보는 수연의 몸을 부여잡고 울음을 터트린다.
수연은 엄마가 왜 우는지 잘 모르지만 자신도 여기서 살게 된다는 말에 마냥 기쁘기만 하다.

“자..해동아..김씨 아주머니께 안내 해드리고..옷부터 갈아입으시게 한다음 편히 쉬실수있게 해라..”

“네 형님..”

곁에 있던 해동이 경옥의 모녀를 부축해 3층으로 안내해간다.
경옥은 수연의 손을 잡고 나가면서 연신 민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경옥모녀가 나가자 민준은 치성의 손을 잡고 고마움에 사례를 한다.

“고맙소..”

“별말씀을요..어쨌든 저도 기분이 후련하네요..”

민준이 치성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던 그 시간 타운에선 중국 삼합회의 장저민이 부하들과 마주 앉아 있다.

“곧 북한 주민들이 이주해 올거라고 한다..”

“그럼 북한쪽 세력이 커지겠는데요..”

“하지만 그놈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투자보단 인민들 피를 빨아먹으려 들게야..”

“한국정부에서 북한 주민 이주를 곱게 보지 않을텐데요..’

“그렇겠지..그래서 정민준이가 표면적으론 진행하는것으로 일을 꾸민모양인데..”

“그놈 한국정부하고 앙금이 점점 쌓여 가겠는데요..”

“하지만 이곳에서 그놈 입지는 점점 굳어져 갈꺼야…그래서 말인데..지금 타운의 상점을 90%이상 화교일맥이 장악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조직을 재정비하고 이번에 홍콩에서 지시가 내려왔는데 아편을 유통시키라는 내용이다..”

“아편을요?”

“그래…일단 우리 중국사람 위주로 조심스럽게 유통시킬거니까..아편방 준비 철저히 해놔라..”

“알겠습니다..보스..”

장저민의 말 처럼 타운의 상점은 대부분 화교일맥이 장악하고 있다.
타운에서 필요한 물품은 점점 늘어 가고 그에 비례해 화교일맥의 상점들도 규모가 늘어가는 추세다.
아직 시티가 완성되지 않아 타운 위주로 빠르게 소비가 늘어나면서 노동자나 서민 위주의 생필품을 많이 필요로 한다.
산선의 건설단에서는 어떤 민족이라도 차별없이 이주를 받아 들이고있다.
그리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은 불법적인것만 빼곤 모두 허가를 내주는 편이다.
하지만 건설단 기획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화교일맥으로 상점이 집중되있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시베리아 겨울의 기상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눈이 일주일 정도 내린다면 도로나 공항등에 설치된 자동 해빙 시스템 덕분에 차량이나 항공기의 이착륙이 원활하지만 일주일이 넘어가게되면 시스템이 과부하가 걸려 한동안 고립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일이 발생할 때 화교일맥이 생필품의 매점매석을 일삼으면 타운은 일대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건영회장은 시장의 법칙을 따르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된다고 믿는 이회장의 고집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의 이주가 결정되면서 창광클럽을 중심으로 한 북한 조직들의 분위기는 들떠있다.
상부에서 업적을 이룬 장기준과 김치성에게도 훈장을 수여 한다는 말이 나돌기도 하며 북한 세력이 점점 산선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인해 정민준과 북한조직은 서로 왕래를 자주하며 관계가 좋아졌다.
한경옥과 수연이를 데리고 온 민준은 극진히 두 모녀를 대했다.
김광국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두 모녀에게 대신 해주려는 민준의 마음때문이다.
수연은 처음 며칠은 새로운 생활에 낯설어 하며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등 불안한 행동을 하더니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흐르자 어린아이답게 환경에 적응해간다.
깨끗하고 편한 잠자리에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딸을 키우게된 경옥은 늘 민준에게 고마워하며 자진해서 빌라에서 일하는 여자들을 지휘 감독해가며 식사와 청소 건강등을 챙겨 간다.
오늘 아침도 경옥의 지시에 아침을 준비했고 커다란 테이블에 민준과 창영..순철과 해동이 수연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다.
수연은 민준을 큰아버지..나머지는 삼촌이라 부르며 어느새 친해졌다.
무뚝뚝한 창영과 해동도 수연의 조잘거림이 싫지 않은듯 아침사에서 서로 장난을 친다.

[따르르릉~~]

옆에서 남자들의 시중을 들고 있던 경옥이 전화벨이 울리자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아..네…잠시만요…”

“창영씨..김치성씨가 바꿔달라는데요…”

요즘 부쩍 가까워진 북한 조직이지만 아침댓바람부터 전화를 한다니…창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전화기를 든다.

“아..나 김치성입니다..”

“네..어쩐질로..”

“우리 사장동지께서 정사장님을 뵙고 싶어 하시는데..”

“형님을요? 혹시 무슨일때문인지..”

“만나뵙고 말씀드리겠답니다..오전에 아무때나 우리사무실로 들여 주십사 합니다..”

“알겠소..”

창영이 식탁에 다시 앉자 해동이 한마디 쏘아붙인다.

“그새끼들 아침부터 무슨일이래?”

해동의 물음에 대답대신 수연에게 반찬을 집어 주던 민준을 보며 창영이 입을 연다.

“형님을 뵙자는데요..”

“언제?”

“아무때나 들여 주시랍니다..”

“그럼 아침먹고 나가면서 해동이 데리고 다녀오마..”

평범한 가정의 아침처럼 식사를 마친 남자들이 출근준비를 하려고 일어난다.
경옥은 민준의 출근준비를 도와준다.
민준이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경옥이 진심으로 하고 싶다는 말앞에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었다.
오늘도 민준의 양복 상의를 챙겨 민준에게 입혀 주며 수연이 현관에 놓인 민준의 구두를 솔로 닦아 놓자 미소를 지으며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고 출근하는 민준을 배웅한다.

“오…정사장님..아침부터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출근하는김에 들렸습니다..”

“자..앉으시지요…차한잔 하시고 가십시다..”

“네..”

코스모스 호텔 장기준의 사무실에 들른 민준은 해동과 함께 그의 사무실에서 여직원이 날아 온 차를 마시는 중이다.

“저…정사장님..”

“말씀하십시오..”

“로진스키를 기억하시죠?”

산선 탐사팀을 습격해 직원 둘을 죽이고 탐사 차량을 파괴했던 러시아 탈영병으로서 강도단의 수장인 로진스키를 어찌 민준이 잊을 수 있겠는가..

“물론이죠..치성씨와 함께 로진스키와도 악연이 있죠 후후..”

“저..그자가 지금 옆방에 있습니다..”

“네?”

“탈영병들을 데리고 강도단을 만들어 그 무리를 이끌고 다니던 그자가 산선리아가 개발되면서 더 이상 강도짓을 할 곳이 없자 부하들을 이끌고 우리에게 의탁하고자 왔습니다..”

“하긴..타운의 경비대만 해도 로진스키가 이젠 어찌할 정도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우리측에서는 그자와 인연이 있지만 강도짓을 했던 자들을 공식적으로 채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시겠죠..”

“그러자 그자가 정사장님의 명성을 들었다고 한번 뵙게 해달라고 청을 해서…부득이 모시게 됐습니다..”

“음..저를 보자고 했단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옆에서 묵묵히 듣고있던 해동도 로진스키의 얘기를 들은적이있다.
그런자가 민준을 만나고 싶다고 하자 흰 얼굴을 찡그리며 긴장이 감도는 표정으로 민준을 바라본다.

“음…좋습니다..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한번 만나보죠..”

잠시 후 치성이 로진스키를 데리고 들어온다.
얼굴은 온통 시커먼 수염으로 뒤덥힌 로진스키는 얼굴이 많이 야윈 모습이다.
하지만 번뜩이는 눈빛은 아직도 강도단의 수장으로서의 당당함을 보여준다.
장기준과 김치성은 세사람을 남겨두고 밖으로 나간다.

“나를 만나자고 했다고요..”

“그렇소..”

“우리가 이렇게 만날만큼 인연이 좋은것도 아닌데..이유가 모요?”

“정사장님 명성은 부하들을 데리고 이리저리 떠돌면서도 많이 들었습니다..이제 더 이상 부하들과 강도짓을 할 방법도 장소도 없어졌죠..그래서 마피아쪽과 친분이 있으신 정사장님 밑으로 들어가고 싶어서…뵙자고 했습니다..”

“내 밑으로? 그럼 내 부하가 되겠다는 말이요?”

“그렇습니다..받아만 주신다면 지난 잘못을 용서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음..강도단을 내 수하로 받아달라?”

민준은 말없이 로진스키를 바라본다.
로진스키는 그동안 20명의 부하를 이끌며 이리저리 이리떼 처럼 돌아다녔지만 예전처럼 시베리아에서 강도짓을 한다는건 불가능했다.
원래 러시아 군의 대령으로 부하들에게 덕망과 신뢰를 받던 인물이었다.
러시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군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부하들의 탈영이 잦아지자 상부에선 탈영병을 발견 즉시 사살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었지만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탈영하는 자신의 부하들을 죽일수는 없었다.
결국 그일로 인해 상부의 질책이 떨어졌고 자신의 손으로 탈영병 100명을 처형하라 명령을 받았지만 그는 그 명령을 어기고 오히려 스스로 탈영병이 되버렸다.
지금 강도짓을 함께 하는 부하들도 예전보다 못한 배고픔과 추위에 고통받자 그는 북한의 장기준에게 찾아왔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정민준을 만나 사정을 한것이다.

“지금 당신 부하가 몇 명이죠?”

“20명입니다..”

“음…20명이라..해동아..지금 운송회사에 경비인력이 필요한게 몇 명이냐?”

“20~25명쯤 됩니다..”

“음..좋소…그럼 당신 부하들은 내가 맡겠소…하지만 당신은 떠나주시오..”

민준의 부하들만 받아 주겠다는 말에 로진스키는 한점 흔들림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소..부하들을 받아 주는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그럼 잠시만 부하들에게 설명을 하고 즉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로진스키가 부하들이 있는 옆방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해동이 민준에게 불만이라는 듯이 말을 꺼낸다.

“형님..위험한 놈들인데 괜찬을까요?”

“탈영병이 되어 강도단이 되기전엔 모두 러시아 군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정규군이다. 우리 조직에 도움이될게야..그리고 배고픔 때문에 강도짓을 했던건 용서해줄수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로진스키가 방으로 돌아왔다.
홀로 떠라려 하자 부하들이 따라오겠다는 말을 일축하고 설득한 뒤 덤덤한 표정으로 민준앞에 선다.

“그럼 부하들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이길로 떠가겠습니다.”

민준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로진스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코스모스 호텔 뒷편에 세워둔 지프 차량에 시동을 건 로진스키는 담배를 입에 물고 차량을 이동한다.
부하들에게 살의 터전을 마련해주고 훌훌 털고 떠나는길이 편안하다.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앞만 보고 달려간다.
코스모스 호텔을 떠나 약 100km정도를 달렸을까..로진스키는 뒤에서 굉음이 들리자 차 룸미러 확인을 한다.

“아니…”

로진스키는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 뒤편 하늘을 바라보는데 그의 차를 러시아 공격형 헬기가 따라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제기랄…허허..내 목숨이 여기서 끝나는구만..”

로진스키는 엑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 조금이라도 헬기에서 멀어져 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시베리아의 허허벌판에서 헬기의 공격을 피할길이 없다.
헬기는 로진스키의 차를 앞질러 눈이 녹기 시작한 평지에 내려 앉는다.
로진스키는 달아나려던 생각을 버리고 차를 세운다.
헬기의 문이 열리고 사람이 하나 내리자 로진스키는 눈이 커진다.

“헤이 털보..나와 같이 갑시다..”

그는 정민준이었다.
로진스키가 떠나자 얼마전에 산선 건설단 경비대에서 얼마전에 러시아 극동군에게서 구입한 공격형 헬기를 빌려타고 그를 ?아온것이다.
차에서 내린 로진스키는 정민준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한다.

“아무 사심없이 당신은 부하들을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고 떠났소…그런 용기와 마음이면 나와 손잡고 일해볼만 할꺼요..자…갑시다..”

로진스키는 커다란 눈망울에 이슬이 비친다.
민준은 그런 로진스키의 어깨를 툭 치며 헬기로 데리고 간다.
요란한 굉음을 내며 헬기가 하늘로 날아올라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헬기가 날아 올라 타운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에서 눈발이 하나둘 날리기 시작한다.
봄이 오고 눈이 녹아야 할 시점에 눈이 내리는 것이 심상치 않다.
불길한 잿빛 하늘을 뒤로하고 헬기는 맹렬히 날아간다.

PS. 타운에서 입지를 굳혀가는 민준에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국 삼합회와 산선의 진출을 노리는 미국 그리고 아직 들어나지 않은 일본 세력까지..점점 세력간의 경쟁이 치열해질것입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시고..내일 처음으로 머리 올리러 갑니다^^ 공이 잘맞아야 할텐데…그럼 편안한 밤되시길 바라면서 빠른시간에 다음편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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