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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3 437회 0건

[ 7 ]
꿈의 장미농원

[꿈의 장미농원]..

농원의 부지는 5천여평 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을 뒤에 끼고 구릉지를 객토해서 만들어진 농원은 한 눈에 봐도 그림을 펼쳐 놓은것 같았다. 농원은 사계절 장미가 색깔별로 작농되고 있는 비닐하우스 10개동이 오른쪽에 질서 정연하게 세워져 있었고, 왼쪽으론 아름들이 정원수가 빽빽하게 심어진 구역으로 구분되어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돋 보이는 것은, 농원의 중앙에 위치한 통나무로 지어진 덴마크식의 단층 전원주택이 그림처럼 자리 잡아서 "꿈의 장미농원"의 표상으로 보였다.
주변의 다른 농원은 없었다.마을과는 5키로정도 떨어져 진 위치의 농원엔 우체부가 유일한 방문자였지만 가끔 아랫 마을의 이장이 올라와 공무적인 전달사항을 해 줄뿐 인적의 왕래가 드물었던 것이다.
다만 "꿈의 장미농원"으로 채색된 5톤 트럭이 가끔 드나 들어서 마을 사람들은 장미를 꽃시장으로 내다 파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따라서,마을 주민들은 아름다운 농원을 고장의 자랑으로 여겼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말 그대로 장미의 종자를 연구하고 내다 파는 농원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꿈의 장미농원]...

하지만, 농원의 전원주택에 엄청난 규모의 지하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당연했다.
지하 2층의 구조!...그것을 설계한 장본인이 바로 농원의 주인이며 한국쪽 조직의 총 책임자인 "강문수"였고, 농원을 처음 조성하기 시작한 10년전 부터 객토작업과 동시에 지하실 조성을 비밀리 완성 했었다. 그 작업에 동원된 인원은 극소수 였지만,지금은 모두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비밀을 보장하기 위한 조직의 철저한 수단으로 그들은 사고로 위장됐거나 아니면 암살해 버렸던 것이다.

농원 주택의 거실...

"야마..오키!"
"핫!..."

강문수가 야마오키의 얼굴을 쏘아보며 나직히 불렀다. 야마오키는 자신의 긴 머리를 출렁이며 힘있게 고개를 숙였다.

"깔..끔하지 못했어!"
"핫!....죄...죄송 합니다!"

강문수의 힘있고 능숙한 일본어가 거실의 공기를 갈랐다. 강문수의 어휘 능력은 일본어 뿐 만아니라 영어는 물론 불어와 독일어까지 유창한 그였다.
지금...강문수의 말뜻은 이틀전, 시흥부근 도시 외곽 고속도로상의 작전을 문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측 요원들을 사살 후 차량까지 완파 했어야 하는 그 작전에서, 사살은 성공했지만 흔적을 없애진 못했던 것에 질책하고 있었다. 강문수는 그 작전명은 물론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그건 그의 스타일이었다.
작전에서 흔적을 남긴다는 것...그것은 한국측 수사기관에 조직이 노출될 빌미를 주기 충분했다. 아직까지 총기사건에 관해서 뉴스나 신문에 실리지 않았지만 한국의 경찰이 아무리 감출려고 해도 누설되기 마련이었다.
아니..이미, 한국측 경찰이나 정보기관에서 수사를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문수는 확신하고 있었다.
작전실패에 관한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야마오키도 그 조직의 일원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 가거나 아니면 제거 되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제임스 장"의 처리를 반대했듯이 일본쪽의 조직 책임자의 강력한 권고로 야마오키의 건도 무마 되었었다.

"흐음......"

강문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다름아닌 "제임스 장"때문 이었다. 그는 어제 자신의 지시를 받고 곧 바로 공항으로 가서 홍콩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지시를 해논 홍콩쪽 조직이 그를 제거하기 위해 잠복 중이었던 것인데,마지막 교신을 받았던 오늘아침 7시경에도 "제임스 장"은 행방불명 상태였다.

"요원들은 다 데리고 왔나?"
"핫...어른신!"

야마오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로서도 강문수의 질책이 두려웠다. 시흥 고속도로상의 작전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한 실책으로 조직은 분명히 어떤 대가를 요구 할 것임이 분명했다.그 야마오키의 표정이 긴장하고 있음을 살핀 강문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랬다..
강문수가 "야마오키"는 물론 일본쪽 조직원들을 전부 농원으로 불러 들인 것은 다름아닌,그들의 신분노출이 염려 되었던 것이고..다른 한편으론 자신의 신변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그것은.."제임스 장" 때문이었던 것이다.

"흠...요원들의 바깥 출입을 통제..하도록..지하 일층..외..에는 노출을..금 한다!"
"핫...어른신"

일본쪽의 요원들을 어떻게 활용 할지는 이미 구상을 마친 그였다. 농원의 연구직으로 변장하면 충분히 신분을 위장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강문수는 파이프 담배를 물며 창 밖을 쏘아봤다.

"죽...여..버려..야 했어!"
"네?...아..핫!"

야마오키가 잔뜩 긴장한체 눈을 모으며 대꾸를 하려다 강문수의 혼잣말 임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그 모습을 다시 힐끗 바라본 강문수가 입을 굳게 닫았다.
"제임스 장"!...그는, 분명히 다시 자신 앞에 나타 날 것임이 분명했다. 여태껏 자신의 육감이나 직감이 틀려 본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에 강문수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만큼,"제임스 장"은 뛰어난 요원 이었던 것이다. 단독작전을 수행 해 내는 그의 능력은 조직내에 누구도 따를자가 없었다. 강문수는 눈앞에 그려지는 "제임스 장"의 모습에 파이프를 힘있게 물었다.

"없애..버렸어..야..했어!"

이번엔 그의 입이 아닌 속으로 부르짖은 자책이었다.
반면에..야마오키는 소리없이 이를 갈았다. 강문수가 지금 고심하는 속 마을을 꿰 뚫었던 것이다. 그건 바로 "제임스 장"를 그들의 요원들과 같이 제거를 하지 못한것에 자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임스...장!"

야마오키는 제임스 장의 얼굴을 떠 올렸다.
프랑스의 외인부대에서 용병으로 활약 할 당시 부터 둘은 앙숙이었고 라이벌이었던 관계가 조직에 들어 온 이후, 사사건 부딪쳐야 만 했던 지난 날을 떠 올리는 야마오키의 표정은 증오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때부터 야마오키는 제임스 장에게 열등의식을 갖고 있었다. 매사에 제임스 장에게 뒤로 밀렸던 그였던 것이다.
그때...인터폰이 울렸다.

"음...나~야!"
"넵..어른신...준비 되었습니다!"

감정을 담고 있지 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알았어..곧 내려 가지!"

강문수가 소파에 깊숙히 파묻었던 몸을 일으켰다.그를 따라서 야마오키도 후다닥 일어서며 부동자세로 고개를 꺽었다.
"강문수!"...그가 누군가! 조직내에선 13인의 원로중 한명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였다.그런 그였기에 얼굴조차 똑 바로 쳐다 볼 수 없는 야마오키였던 것이다.
강문수는 조직이 20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려온 [태양의 제국]"프로젝트"진행의 핵심중에 핵심이었다.
13인의 원로중에서도 불과 5명만이 깊숙한 기밀을 알고 있는 [태양의 제국]"프로젝트"진행에 강문수는 절대적인 존재였던 것이다.
야마오키는 강문수의 뒤를 따르면서도 고개를 반쯤 숙인체였다. 그의 나이는 짐작 만 할 뿐이고 과거경력 또한 모른다. 알 필요도 없고...알아서도 안 되는게 조직의 불문율이었다. 둘은 서재로 들어가 지하실로 연결되는 엘레베이트에 올랐다.

임지숙은 눈을 천천히 떴다.
눈을 떠기전 아프리카 초원을 뛰어 다니는 수십마리의 "하이에나"에게 사지가 뜯껴져 나가는 악몽으로 시달려야 만 했던 그녀였다.
파리한 얼굴빛과 충혈된 눈은 그녀의 건강상태를 말해 주고 있었다.

"아......!!"

순간...눈이 부셔 지숙은 손으로 가렸다.
정신을 잃을 땐 암흑처럼 어두웠던 방이 지금은 밝다는 것에 지숙은 당황했다.
잠시 눈을 가리고 있던 지숙은 그제사 잊었던 자신의 처지를 기억 해 내고 상체를 후다닥 세웠다.

"어맛?..........."

지숙은 공포에 질린 겁먹은 눈으로 방안을 찬찬히 살폈다.
그리고..밝게 꾸며진 방의 침대에서 자신이 잠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어두웠던 공포의 지하실에서 정체불명의 일본인 사내들에게 윤간을 당한 후 또 다시 약에 취해 눈 앞이 가물거리는 혼절의 느낌이 오렴풋 기억이났다. 그런데..눈을 떠 보니 어두웠던 그 지하실이 아니고 분위기가 전혀 다른 방이라는 것에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지숙의 잔뜩 겁먹은 커다란 눈이 다시 조심스럽게 방을 살펴 나갔다.
눈에 들어와 "각인"되어가는 방이...방의 천정과 벽의 사방은 물론 바닥 까지 거울처럼 투명한 색을 띠고 있는 이상한 구조라는 것에 지숙은 목이 졸려오는 형상을 느끼며 몸을 천천히 움추렸다.

"...................!!"

몸을 잔뜩 움추린체 지숙은 입고 자신의 차림새를 본능적으로 살폈다.
통역을 담당했던 "다까야마"가 옷을 입으라고 했고..그래서 떨리는 손으로 주섬,주섬 겨우 껴 입은 상태 그대로인 것에 지숙은 한숨을 "포..옥!" 내 쉬었다. 하지만 다꼰이란 사내가 천정에 두 손을 묶은 후 고문을 위해 유니폼의 찢듯이 벗겨 내린것에 옷 밖으로 드러난 알몸을 숨길 수 는 없었다. 더듬어 보니 브래이져와 팬티는 아예 입고있지 않고 있었다. 그 이후...반항조차 못한체 사내들의 윤간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흑.............!!"

지숙은 흐느꼈다...
왼쪽 가슴에 달린 회사의 명찰을 만져 본 순간 서러움이 확 밀려 왔던 것이다.
현재의 자신 모습을 이해 할 수 가 없었다. 자신이 왜?...이토록 처참하게 짓밟혀 져야 하는지 설움이 복받쳐 올라 눈물이 후두둑 뺨을 타고 흘려 내렸다.
그랬다...자신이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자신은 지금쯤 미주(美洲)노선의 근무를 마치고 하와이의 아름다운 "와이키키"해변을 백상택과 거닐고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의문의 "디스켓"이 들어 있었다는 봉투를 공항에서 정체불명의 사내의 부탁으로 수신자에게 발송을 해 준것이 이토록 짓밟혀야 하는 죄를 지었는지...지숙은 점점 더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으로 웅크린 몸을 새우처럼 모아서 울었고...그녀의 울음은 억제된 통곡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찌이이~이잉!"

임지숙의 그 모습을 ?는 카메라가 있었다.그것은 천정은 물론 사방의 벽에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였고,방에 갇힌 자는 카메라의 위치나 작동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 카메라가 다각도의 방향에서 임지숙의 모습을 "클로즙"해 나갔다.

"저...자가,그 항공사의 스튜디어스..라고 했나?"
"넷!..어르..신!"

강문수가 화면을 살폈다.
한눈에 보기에도 한국적인 뛰어난 미모를 지녔고 육체는 건강한 서양적인 글래머 타입이라는 것에 일단 호감이 갔다.
"호감!"...그것은 임지숙을 범하고 싶은 "정욕"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태양의 제국]"프로젝트" 완성에 효용의 가치가 될지 모른다는것 뿐이었다.
여자를 야마오키가 시흥 고속도로상에서 한국측 요원들을 사살한 후 납치했고, 그들의 아지트에서 "디스켓"에 관한 정보를 캐낸 뒤 죽였어야 했다. 하지만 실험실의 총책임자인 "로즈"의 건의로 요원들과 함께 옮겨온 것에 강문수는 썩..내키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승인 해 주었던 것이다.

"여기..기초 자료입니다!"

옆에서 화면을 같이 바라보던 여자가 강문수의 심정을 짐작한듯 파일을 건냈다.
야마오키는 그 여자를 다시 재빨리 살폈다. 짧게 짜른 머리의 스타일에 몸매가 메마르고 차가운 인상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양적인 미모를 지닌 그녀였다.

"...남미계의 피가 섞였나?...."

야마오키는 "로즈"라는 이름이 "꿈의 장미농원"과 무관하지 않은것 같다고 짐작했다. 좀금전 강문수에게 소개를 받을때 고개만 까닥하고 숙여 보였던 그녀에게 야마오키는 동물적인 호기심이 갔다.

"신체적인 조건이 아주 좋습니다!..좀더 정밀하게 검사를 해 보아야겠지..만, 일단..비~이 프로젝트 진행에 적합한 조건입니다."
"정밀검사 자료를 보고 결정을 하..지!"

강문수가 파일을 "로즈"에게 넘겨 주었다. 여자가 고개를 직각으로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야마오키는 그녀의 행동에서 일본여자의 느낌을 받았다.

"에~이..구역으로가 볼까?"
"넷!..준비가 다 되어 있습니다..만!"

로즈가 야마오키를 바라보며 강문수에게 눈짓으로 승인을 요구 해 왔다.

"음! 야마오키 상도 같이 동행 해도 괜찮아!"
"핫!!..어른..신!"

로즈가 해야 할 대답을 야마오키가 먼저 했다.
그런 그를 로즈가 차갑게 쏘아 보다가 모른체하고 걸음을 옮겼다. 야마오키는 괜히 머쓱해지는 쑥쓰러움으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강문수가 야마오키의 동행을 허락 한것은 이미 야마오키가 [태양의 제국]"프로젝트"에 관한 일본쪽의 실험을 경호하며 참관 해 온 경험을 알고 있기에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고, 한편으론 자신의 경호를 은연중에 맡길 생각으로 그에게 무게를 실어 주기 위해서 였다.
반면에 야마오키는 가슴이 확...뜨거워져 왔다. 작전을 완벽히 수행 해 내지 못한 자신을 처벌 보다는 신임을 해 주는 것에 사나이로서의 정(精)이 마음속 깊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것은 일본 전통의 "사무라이"정신인 주군(主君)을 위해선 목숨을 언제든지 내 던질 수 있는 것과 같았다.
물론, 그 정신은 조직의 일원이 될때부터 였지만 그때 완 다른 충성심이 강문수에게 느꼈던 것이다.
야마오키는 어금니를 꽉 물고 뒤를 따랐다.

지하실 2층...
세 사람은 긴 복도를 지나 한방으로 들어 갔다.
건너편 방을 살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방이었고, 반대편은 이쪽을 볼 수 없게 만들어진 구조로 되어 있었다.

"삐..익!"

로즈가 버턴을 눌렀다.
순간,건너편 방의 양쪽에 나있는 두개의 문중에 오른쪽 문이 열려고 그와 동시에 튀어 나오는 그림자 두개가 보였다.

"크르....릉!...캬..하아~..아아...악...크르릉!"

두 개의 그림자는 방안을 살피며 코를 벌렁거렸다.
정글속의 맹수같이 잔뜩 웅크린 자세로 방안을 조심스럽게 탐색하고 있었다.

"아......."

야마오키는 탄성을 질렀다.
두개의 그림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맹수가 아닌 인간이었던 것이다. 온몸에 털이난 것에 맹수라고 짐작했었다.그런데...이중 방탄벽으로 막혀진 이쪽의 벽에 코를 벌렁이며 냄새를 맡아가는 형체를 살피는 순간 인간임이 분명했던 것이다.
그 들은 인간이었지만 서질 못했다. 두 팔과 두 다리로 기어 다니고 있었고, 눈에서 빛나는 광체는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흡사..태초의 인간 형태였던 원시인이었고, 그들은 얼굴은 물론 온몸에 잔털을 빼곡하게 덮고 있는 맹수 그 자체로 보였다.

"찡...찌이이~잉!"

기계가 작동되는 소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왼쪽문이 열렸다. 그리고 몇초 후 여자 한명이 쭈빗거리며 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여자는 알몸 상태로 공포에 질려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 극도의 공포상태 임에도 여자는 자신의 심벌과 가슴을 양 손으로 가린체 바들,바들 몸을 떨며 벽쪽으로 뒷 걸음질 쳤다.
여자의 출현에 두 사내가 그 자리에서 몸을 경직 시키며 잔뜩 움추렸다.

"크르르...릉!!!"
"크하아~아아!....캬~하아앗!"

맹수가 먹이를 발견하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려고 포효하듯 두 사내가 고개를 치켜들며 침을 질질 흘리면서 이를 드러냈다.

"살,살...려..주세요!..으흐흐~흑!"

여자가 벽에 등을 부치며 떨었다.
그리곤 심벌과 가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뒤쪽의 벽을 짚으며 뒤꿈치를 들었다.
더 이상 도망칠 장소가 없는 그녀이기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것에, 야마오키는 여자를 다시 쏘아봤다.
한눈에도 여자는 미인이었다.그리 큰 키는 아니었지만 전형적인 동양미인의 피부와 몸매를 가진 여자를 야마오키는 미동도 없이 쏘아봤다.

"..................!!"

그때...로즈가 복잡한 숫자가 깜박이고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다 재빠르게 자판기를 쳐 나갔다.
그러자 갑자기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겁에 잔뜩 질려 벽에 등을 부친체 바들..바들 떨고 있던 여자의 눈빛이 붉게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자의 신체적 변화에 야마오키는 입을 쩌..억 벌리며 탄성조차 지르지 못했다.

"으으~아아아아~~~악!!"

여자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몸부림 쳐댔고, 그리고 점점 근육질로 변해 가고 있었다.

"아.............!!"

야마오키의 탄성이 목구멍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가 없었던 것이다.
여자는 근육 덩어리의 탄탄한 몸으로 변형되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고, 눈에서는 붉은 광체를 확!...뿜어냈다. 조금전까지 앙증맞게 흔들렸던 뽀얀 젖가슴은 우람한 근육으로 튀어 올라 굵은 동맥이 젖꼭지를 휘감듯이 꿈틀 거렸고, 하체에 심벌을 덮고 있던 체모는 보이지도 않았다. 양 허벅지가 불거져 나와 그녀의 심벌이 뒤쪽으로 밀려난 것 같았다.

"크으~~~으으...."
"으르~렁!...크르르...렁!"

여자가 이빨을 드러내며 두 사내에게 다가 갔다. 조금전 까지도 벽에 등을 기댄체 공포에 질려 있던 여자가 아니었다. 그 여자의 변모를 지켜보든 두 사내도 지지 않고 몸을 잔뜩 웅크린체 적의를 나타내며 공격준비 자세를 취했다.
짧은 몇초동안 기(氣)싸움을 하던 그들이 순간...엉켜 붙었다. 여자쪽의 선공이었다.

"캬아아~~~앙!"
"크아...아~아앙!"
"컹!~............."

엉켜 붙으며 맹수의 울부짖음을 내며, 2대 1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여자 한명과 사내 둘!..아니, 암컷 한마리와 숫컷 두마리의 싸움이라고 봐야했다.어딜 보아도 그들은 인간이 아닌 맹수였던 것이다.
싸움을 시작한 처음엔 두 사내가 여자를 협공하며 앞,뒤에서 물고 늘어졌으나 점점 전세가 역전되고 있었다. 그 중 덩치가 큰 사내가 여자의 우람한 주먹에 몇번이고 튕겨 나가 떨어졌다가 엉켜 붙곤 했고, 여자의 등쪽을 물고 늘어진 쪽은 피를 튀기며 버티고 있었다.

"크아~~~아악!...."

이윽코...두 사내중 한명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떼구르르 굴렀고,자신의 목을 감싸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움켜진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올랐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한명도 사지를 쭈욱 뻗으며 몸을 파닥 거렸다.그 사내는 이미 목이 부러져 꺽여 있었다.

"크르르....르~렁!"

여자가 사내들에게 다가 갔다.
그리곤 눈 깜짝 할 사이에 그들의 가슴에 손을 꽂아 파 헤치기 시작했다.

"퍽!~...우두둑!"

가슴이 벌어지며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갈비뼈가 부러져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숙였던 몸을 일으킨 여자의 양손엔 심장을 움켜쥐고 있었다. 순식간에 두 사내의 심장을 뜯어낸 것이다.

"우우우~~~~우!!...크하아아아~~~!!"

여자가 양손 위에 사내들에게 뜯어낸 심장을 한개씩 들고 승리의 포효를 토해 냈고, 심장은 아직 박동을 멈추지 않고 뛰며 검 붉은 피를 튀겨 내고 있었다.
야마오키는 그때까지 입을 다 물지 못하고 멍하게 벌리고 있었고, 너무도 큰 충격을 받은 그가 옆의 강문수를 의식적으로 바라보았다.
강문수의 표정은 놀랐게도 아무 감정이 없어 보였다. 차갑게 빛나는 그의 눈빛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그 모습에 야마오키는 기가 질렸다. 사탄의 표정이 저랬든가?...

"보시는 봐...와 같이 순간 변형의 진행은 성공이라고 판단 됩니다"

강문수와 같이 무표정한 얼굴로 목소리 또한 감정이 전혀 섞이지 않은 로즈였다.

"흠...아드..리~콜..린..쪽이 너무..강..하군!"
".................!!"

강문수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고, 그의 말을 놓치지 않고 로즈가 파일에다 메모를 재빠르게 하고 있었다.

"전..직이..뭐랬~지?"
"컴퓨터 프로그래..머 입니다"

순간..방의 바닥이 오각형으로 갈라지며 두구의 사체와 여자가 P아져 내려 갔다. 이어서 천정에서 뿌연 가스와 함께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일분도 안되어 건너편 방은 깨끗하게 청소는 물론 소독까지 끝내고 아무 일 없는것 처럼 밝은 조명이 내려 비쳐지고 있었다.
야마오키는 그 변화에도 눈이 휘둥그래져 마른침을 삼켜야 만 했다.
살펴본 모니터엔 조금전의 여자가 통로를 통해 어디론가 힘들게 기어 가고 있었다. 그 여자의 모습은 어느새 예전의 아리따운 모습 이었다.

"흠...암튼 조아! 좀더 다듬어 봐!"
"넵..어른신!"

강문수가 말을 마치며 방을 나갔고 그 뒤를 야마오키는 얼떨한 기분으로 따랐다.
로즈가 이번엔 다른 구역으로 안내를 하며 여전히 야마오키가 신경쓰여 지는지 힐끔거렸다. 하지만 강문수는 제지하지 않았다. 그의 무언의 승인에 "ㄱ"역자로 꺽어진 복도를 지났다. [B구역]이란 푯말이 비상구의 표시등처럼 천정에 매달려 있었다.
한쪽 벽은 투명한 방탄 유리문으로 되어 있어 안을 들여 다 볼 수 있었고, 강문수가 다가 섰다.

"우량 종자 엑스~원!! 들..입니다!"
"..................!!"

강문수는 말 없이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 방엔 "인큐베이트"가 질서 정연하게 수십개가 있었고, 그 속에 유아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 풍경에 도무지 야마오키는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방금전 처절한 혈투를 본뒤 곧 바로 천사같은 미소를 띤 젖먹이들이 누워 있는 "인큐베이트"방의 풍경은 그로 하여금 경이로움 이상의 충격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최..우량종자들 만으로 인공수정을 한..레드라인 쪽의 성장이 반대쪽 보다는 성장이 약..십 퍼센트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

강문수는 이미 알고 있다는듯 고개를 조용히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속으론..자신이 이뤄낸것 중에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음에 가슴이 뜨거워져 왔다.
그랬다...[태양의 제국]의 2세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그들이 성인이 되었을때,그래서 조직이 20여년 동안 꿈 꿔왔던 이상의 세계를 만들고자 할때...최 선봉에 서서 활약할 그들이었던 것이다.

"그~린..라인의 생산 방으로 가지!"

강문수는 미어져 오는 가슴속의 감동을 억제하며 로즈보다 먼저 방탄 유리창에서 벗어 났다.
미로 같은 복도가 또 한번 꺽어졌고, 밖에서 역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다섯개의 방이 서로 칸막이로 되어 있는 이상한 구조였다.

"헉헉헉!!....헉헉!"
"아!앗...하아....어머..멋!"

"!!...흐흐~흡!
"헉...흐으...읍!..아!~..아,아...퍼...."

"우우우!~...이이잇!!"
"그,그..마안!....하악!....아아...하앗!"

방안의 소음이 복도쪽으로 나 있는 스피커를 통해 들렸다.
야마오키는 한국어를 잘 몰랐다.그래서 지금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 신음과 비명의 주인공이 궁금해 방들의 안을 살폈다.

"아..........!!"

야마오키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해갔다.
"이건...또...뭐야!"....야마오키는 속으로 뜨끔한 충격을 또 다시 느끼며 굵은 침을 넘겼다.방 마다의 침대위엔 여자들이 한명씩 사지가 묶인체 결박된 상태였고,여자의 숫자와 같은 사내들이 짝이어져 교접을 해대는 광경!....
변태라고 보기엔 사내들의 행위가 너무도 엄숙하다는 것이 야마오키는 침을 삼켰다.
그렇다면??...

"아........그,그...군!"

야마오키의 목소리가 나직히 복도를 울렸다.
그의 목소리에 강문수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입가에 냉소를 지어 보였다.

"넘버 이공공..이! 다~시 일! 칠! 팔! 사!..는 세번째의 배란기에 맞춰 생산중입니다!"
".................!!"

로즈의 여전한 감정이 담겨지지 않은 말에 야마오키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을 들여다 보았다.
20대 후반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여자였고 우람한 사내에게 깔려 헐떡이고 있었고,머리를 빡빡밀어 여자의 얼굴은 나이보다 앳띠게 보였다. 아니..방안의 여자 모두가 머리를 죄수처럼 빡빡밀어 파르스름 한 빛을 발하고 있는 기이한 모습이었다.

"흠...전..직은?"
"수영선수..였습니다 현재 나이, 이..십 오~세! 그~린..라~인의 엑스..원 사십칠과 육십구번을 생산한 우량의 모입니다!"

"우량..모?"...야마오키는 여자를 가리켜 "우량 모"라고 칭하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이내 그 말뜻을 알고 얼굴이 뜨거워 졌다.동물처럼 새끼를 생산 해내는 여자들이기에 그렇게 칭하는것 같았다.
그 여자들이 애를 배고 낳고 하는것에 동물의 암컷으로 분류하는 실험실장 로즈의 얼굴을 야마오키는 다시 힐끗 훔쳐 봤다. 감정이라곤 없는 인간임이 분명했다.여자들인 암컷을 바라보는 시선이 오히려 점점더 표독스럽게 변해가고 있어 야마오키는 귀신을 보는것 같아 등골이 써늘해져 왔다.

"아..그,그..긴 싫어...안,안..돼!"

그때,어느 방인지 모르지만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이 들려 왔고, 로즈가 두번째 방으로 다가섰다. 그리곤 모니터를 살펴본뒤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재빨리 꺼집어 내고 있었다.

"자식이....아직...버릇을..못 고쳤어!"

로즈가 리모컨을 작동하자, 그 방안의 사내가 머리를 감싸 안고 침대위에서 바닥으로 나 뒹굴었다.

"으으!~아아~악!..잘,잘못..했어...요!...아~아악!"

사내가..아니,숫컷의 임무로 암컷에게 교접을 해 댔던 그가 무슨 잘못을 했고 또 어떤식으로 그 숫컷을 제지 했기에 고통스럽게 바닥에 나 뒹구는 지... 야마오키는 로즈의 손에 쥐어진 "리모컨"을 바라봤다. 바닥을 뒹굴던 사내가 후다닥 몸을 일으켜 침대의 뒤쪽에 나 있는 문(門)이라기엔 작은 구멍같이 생긴 통로속으로 도망쳐 사라졌다.
그 숫컷의 정충을 받을려 했던 여자는 눈을 감은 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죽은듯 가만히 있었다.그 여자의 하체엔 체모가 없었다. 머리칼과 함께 그곳도 다 밀어 버린것이 분명했다.

"정충...을 생성 시킨후...항문에다 P아 넣을..려고 했습니다!"

강문수를 바라보며 그녀가 짧게 사유를 보고 했다.

"그럴리가 없잖아...칩..에 입력된 명령을 다시 검토 해!"
"네..어른신!"

야마오키는 자신이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로 궁금증은 더 했지만, 감히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다시 방들의 안쪽을 찬찬히 살폈다.
교접을 끝낸 사내..아니 숫컷들은 임무를 완수한 만족스런 멍..한 표정으로 구멍식 통로를 통해 사라졌고,아직도 여자의 배위에서 알궁둥이를 흔들고 내리 찍으며 교접을 진행중인 숫컷도 있었다.
야마오키가 보기엔 눈앞에 담겨지고 있는 그들의 행위는 본능적인 육욕의 결과로 진행되는 "섹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로즈의 말대로..그들은 사육되고 있었고, 여자...인 암컷이 배란기가 되면 종자씨를 받기 위해 건장한 숫컷과 짝지어 임신케 하는 것으로, 우량종 번식을 위한 짝짓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방안의 "암컷"인 여자들이 모두 신체 건강한 빼어난 미모를 지닌 것과..."숫컷"인 사내들 또한 근육질의 미남인 것은 훌륭한 "우성분자"를 얻기 위한 것 임이 분명했다. 물론 명석한 두뇌를 지닌것임은 두말 할 나위도 없을 것 같았다.

"삐이~잉...탈~그~락...착!"

사내들..숫컷의 종자씨를 받은 여자들이 사지에 묶여진 결박이 자동적으로 풀리는 것에 하나..둘 방을 나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비틀거리고 있었지만 늘씬한 글래머풍의 육체를 지닌 여자들을 바라보며 야마오키는 그때서야 육욕이 꿈틀거렸다.그 속내의 감정이 강문수에게 들킬까봐 고개를 돌려 버렸다.

"씨이..구역으로..가지!"

강문수가 먼저 앞장섰다.
미로로 이어진 지하실의 복도는 어디가 끝이고 처음인지 모를 만큼 복잡했다. 강문수의 뒤를 따르며 야마오키는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리해 보려고 했지만 도무지 요약을 할 수 가 없었다.
[태양의 제국]"프로젝트"을 위한 연구는 일본에서도 했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 그였다.
그러나 일본쪽은 여기처럼 광범위 하진 않았었다. 인간의 혈액형과 성격구조에 따른 난폭성을 연구했던 것이고, 파괴적인 성분만 골라서 추출 해 낸뒤 그것을 주입한 인간이 얼마나 적응 하는지를 실험 했었다.
물론..그기에 따른 실험으로 인명살상은 불가피 했음은 여기보다 더 했으면 했지...덜 하진 않았었다.

"아....그거..야!"

그 순간에 떠 오르는 야마오키의 생각은 일본쪽에서 중요한 연구자료를 제공 했을 거라고 짐작 할 수 있었다. 잊고 있었던...단어! 그러니까.."아드 리콜린"....란 의학명인 그것을 강문수가 단 순간에 "헐크"처럼 변신한 여자의 증상을 보고 진단을 할때 익히 알고 들었던 단어 였다고 잠시 생각을 했었었다.
그 "아드 리콜린"의 약물은 일본쪽 조직에서 성공시킨 획기적인 성분이었던 것이다.
생각에 잠시빠져 있던 야마오키가 걸음을 멈칫 하고 그 자리에 섰다. 고개를 숙인체 강문수의 뒤만 따랐던 것에 그가 아닌 실험실장인 로즈의 등이 코 앞에 까지 닿여져 있었다.
순간..로즈에게서 강한 체취가 났다. 그건 향수(香水)같으면서도 일반 향수가 지닌 香이 아닌 묘한 기분을 일으키게 했다.

"흡!...와~이...샘플...육입니다!"

로즈가 등에 바짝 붙어 있는 야마오키를 흘겨 본뒤 입을 뗐다.야마오키는 겸연쩍어 두 어 걸음 뒤로 물러나서 방은 들여 다 보았다. 로즈에게 맡았던 체취가 자신의 코에 강한 여운을 남긴것에 괜히 마음이 설레여 졌다. 야마오키는 표정을 감춘체 방안을 다시 살폈다. 두개의 수술대 위에 두 사람이 있었고,수술을 집도 하는 자가 복잡한 기기들을 작동하고 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자가 와~이...샘플..육이고, 왼쪽이 비~이..샘플 이십..사입니다. 지금얼굴의 모습을 바꾸는 시술을 하는 중입니다."
"................!!"

강문수는 오른쪽의 여자를 살폈다.
이틀전 납치를 당해 온 그녀가 몇달전 있었던 세계미인대회에서 "퀸"으로 뽑여진 장본인이었다.
전체적인 육체 조건이 아담한 동양적인 그녀이기에 왼쪽의 남성적인 체구를 지닌 이식 대상자와 얼굴의 표피를 바꾸고 있는 신종 연구였다.

"파파팍!........"

여자들의 얼굴에 레이져가 쏘아지기 시작하며 살이타는 소리가났다. 야마오키는 아예 생각을 멈춰 버렸다.
영화나..공상과학에서 상상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지하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꿈을 꾸고 있는것 만 같았다.

"파팍!..삑!삑...."

복도쪽으로 나 있는 모니터에서 경보음이 났다.

"뭐~야?....."

로즈가 방안으로 연결된 마이크로 다급히 물었다.

"증상! 씨~원..쓰리..스타!입니다!"
"이런....."

야마오키는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였지만 수술이 중단 된것에 무언가가 잘 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샘플...와이 육의 얼굴 표피에서 거부 반응이 잡혔습니다..."
"성형...인가?"

"넷..어르신! 증상 씨! 원! 쓰리스타..입니다"
"....................!!"

강문수는 로즈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성형미인"...은 다른 인간의 얼굴표피로 "이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계의 미인대회에서 "퀸"으로 뽑인 여자의 얼굴이 "성형미인"이라는 것에 강문수는 새삼스럽게 마음이 씁쓸해 졌다. 물론 그의 표정엔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고 있었다...

"샘플..와~이..육..폐기 처분!"

로즈의 지시에 수술을 집도 하던 자가 여자의 팔에 주사를 놓고 있었다.그 주사기의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야마오키도 짐작 할 수 있었다..아마도 여자를 마취상태에서 즉사 시키는 정맥주사임이 분명했다.

잠시후...농원주택의 서재.
야마오키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표정을 바라보며 강문수가 파이프 담배에 쿠바산 잎을 채워 나갔다.

"놀란..모양..이로 군!"
"넷?...핫!!...어,어..른신!!"

야마오키가 자세를 바로 하며 고개를 구십도로 꺽었다.

"흠...우리조직의 힘이야...꼭 완성 되어야 해!"
"핫..어르신!"

강문수의 말에 동의를 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복종을 하는 행동인지 모를 정도로 야마오키는 양 허벅지에 손을 올린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살피던 강문수가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후다닥 소파에서 야마오키가 일어났음은 당연했다.

"흠...기다리고 있든게...왔군!"

강문수가 "컴"을 살피며 이마에 잡힌 주름을 폈다.

"야마오키!"
"핫!....."

"안개꽃의 소재가 파악 되었군...."
"핫..어른신..이번엔 실수 없도록 제가 직접 나서 겠습니다!"

"아니야..자넨 신분을 노출 해선 안돼!...."

강문수가 파이프를 입에 문체 소파에 다시 앉으며 야마오키를 손짓으로 불렀다.
작전을 지시 해 나가는 강문수의 표정은 너무도 조용하고 평온해 보였다.

저녁 8시경, 신촌의 대학 카페촌 "샤미"...
임지현이 동생인 지숙이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같은 소속 항공사의 "백상택"이란 사내가 전화를 걸어 와서야 알았다.
전화를 받은 후 지현은 눈앞이 캄캄 해 져오는 불길한 예감으로 약속 장소로 오기까지 넋 나간 사람처럼 허둥거렸었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온 사내를 만나자 말자 동생은 물론 지숙의 단짝 친구이며 같은 회사 동료인 "다미"까지 실종이 된 사실을 다시 확인 한 그녀는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야아~아!..어~언~니~잇!..."

사흘전....자신이 핸펀으로 전화를 했었을 때의 목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그때 자신이 재단이사장인 박기찬의 일로 따졌던 것이 마지막 통화였다. 지현은 약속 장소로 오면서 혹시나 동생 지숙이가 핸펀을 받을 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몇번이고 전화를 했었지만 예상대로 전화기는 잠겨져 있다는 기계적인 "멘트"만 들려올 뿐 이었다.

"지숙...아!..."

자신과 달리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이었던 동생 지숙이었다. 그 지숙이가 활짝 웃으며 지금이라도 자신 앞에 나타 날것만 같았다.

"공항 경찰서에는 당시..곧..바로 신고를 했었습니다...근데..그게 그 쪽에서도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기에..이렇게 오늘 만나 뵙고 의논한 후..정식적인 수사의뢰를 하고자 합니다..만!"
"....................!!"

지현은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고 반대편의 사내를 그제사 찬찬히 바라 보았다.
항공사의 직원답게 깔끔한 스타일의 남자였고, 양 어깨가 균형있게 벌어진 단단한 체구의 사내는 미남형으로 삼십대 중반의 나이로 보였다.카페로 들어서는 자신을 대뜸 알은체 한 그를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얼굴조차 바라 볼 수 없었던 경황이었던 것이다.

"회사에선..어떻게 조처 하고 있죠?"
"네...일단 두..명이나..실종이 확인 된 이상 회사에서도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백상택은 말을 하면서 운항계획 김범수 실장의 능글맞은 얼굴이 떠 올랐지만 최대한 예를 갖추었다.

"어디 있는지 모르는 판에 회사가 공식적으로 나..설~때..말~이..야, 우리 회사가 손상되는 이미지에 대해 책임 질 수 있어?...참나!..미친것 들이...한 꺼번에 둘씩이나...하늘로 솟았나?..아니면 땅으로 꺼져 버렸나?..쓰~벌!"

김범수 실장이 막말을 해댔던 그 순간 백상택은 그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 눌렀었다. 회사의 직원이 실종된 마당에 회사의 이미지를 운운 하는 그 자식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싶었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생사를 모르는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처리 해야 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아닌가?...처음엔 육체적인 이끌림으로 시작한 불장난이 지금은 절실한 사랑으로 변해져 있었다.
그랬다...처음엔 임지숙의 저돌적인 댓쉬가 부담스러웠었다.그것은 가정을 가지고 있는 "유부남인 자신 이었기에 지숙의 사랑도 한때의 "불장난"으로 치부 했었다. 그런데 둘 사이엔 이젠 떼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서로를 사랑 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임지숙과의 깊은 관계를 언니인 임지현에게 어떻게 설명 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한 백상택이었다.

"수원의 집으론 연락하지 마세요...그냥 외국으로 계속 장기 근무중..이라고 제가 부모님께 대신 말씀 드릴께요...그리고...경찰로의 신고도 공개적인 수사를 의뢰 하지 말았으면..하는..데요...흐흑!"

지현은 말을 맺지 못하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흐느낌에 백상택은 마음이 짠하게 쓰려 왔다.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였다면 울고 있는 그녀가 처형이 되는 셈이었다. 현재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지만 둘 사이는 결혼 초 부터 살얼음을 걷고 있었고, 이미 부인과는 별거를 한 상태였다. 그래서 지숙과의 재혼을 꿈꾸었던 자신이 아니었던가...그래서, 그 청혼을 하기 위해 그녀의 근무노선을 유럽에서 미주노선으로 까지 바꿔었었고...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을 걸으며 청혼을 할려고 했던 것이다.

"잘..알겠습니다...여기 제 명함입니다..혹시 연락이 있으면....."

백상택도 명함을 내 밀며 순간..목이 메여 말을 맺지 못했다. 지숙과 빼어나게 닮은 언니 지현의 모습에 그녀의 얼굴이 겹쳐져 왔기 때문이었다.

그 시각....다까야마는 초조해 있었다.
[안개꽃]이란 아이디명을 사용하는 자의 주소지를 조직에서 알아내어 그 자의 "오피스텔"을 은밀하게 급습했지만 당사자는 외출을 했는지 방은 비어 있었고, 도무지 "디스켓"을 찾을 수 가 없었던 것이다.
"컴"계통의 전문가인 다나까는 물론 한국측 안내 요원이 달라 붙어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들을 샅샅이 살폈지만 없었다는 것에 그의 눈에 핏발까지 서리기 시작했다.

"방을 뒤져........!!"

다까야마의 말에 두 사내가 방의 구석,구석을 헤집기 시작했다. 난장판을 만들어 가며 방을 수색하는 요원들을 살피는 다까야마에겐 1분...2분이! 1시간 처럼 길게 느껴지고
있었다.

"휴...빠가..야로옷!"

다나까가 고개를 흔들었다.

"응?......."

그때...다까야마가 책꽂이 사이에 세워둔 조그마한 액자를 발견 하곤 사진 속의 두 여자를 살폈다.두 여자가 어깨를 나란히 한 체 활짝 웃고 서 있는 모습 이었고, 둘 다 한눈에 봐도 뛰어난 미인이었다.
[안개꽃]이란 아이디를 처음 접했을때 상대가 여자임을 짐작은 했었다. 다시 방을 살펴보니 침대와 방바닥에 어지렵혀 논 속옷은 여자의 앙증맞은 팬티는 물론 브래이져까지 내 팽게쳐져 있었다.

"띠리링~띠리잉~"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그 소리에 방의 사내들이 동작을 똑 같이 멈추고 긴장했다.

"띠~링!~...띠리링...삑!...지금은 부재중 이오니 삐~이! 소리가 나면 메세지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삐~잇!...야이! 지,지지배~야...집에 엄~또?...어...캐..땔~래~뽄...도 아~안..돼?..딸~꾹! 전화 해...나..오늘 망가..질꺼~얌..호홋?..찰~칵!"

전화를 받지 않는것에 술에 취한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메모리 되고 있었다.
다까야마는 눈짓으로 요원들을 모았다.

"저...컴을 뜯어서 하드 부분을 분리 하도록!"

다나까가 재빨리 컴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까야마는 서랍속에 보이는 신분증을 집어 들었다.

[한국대학교 강사 임지현]

신분증에 붙여져 있는 증명 사진과 책장위의 액자를 비교 해 보았다. 분명한 동일이었다. 그런 그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액자속에 임지현과 나란히 서 있는 여자가 어쩐지눈에 익었던 것이다.
짧은 단발머리에 애띄게 웃고 있는 여자!...임지현과 닮아 보이는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까야마는 기억 해 낼려고 했지만 눈에 잡힐듯 하면서도 떠 오르지 않았다.

"끝냈어!...휴웁!"

다나까가 컴의 본체에서 분리한 "하드"를 가방속에 넣으며 땀을 닦아 냈다.

"좋아..일단 철 수 한다!...새벽별!...새벽별!"
"치이~익...새벽별!"

상대편은 야마오키의 목소리였다.
다까야마가 간략히 보고를 끝냈고 이어서 야마오키가 추가 지시를 하고 있었다.

"철...수!..이단계 작전으로!"

다까야마의 말에 사내 셋이 조용히 임지현의 오피스텔을 나섰고 복도 끝에서 망을 보던 또 한명의 사내가 그 뒤를 그림자 처럼 따르고 있었다.

길거리엔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가을비 치고는 꽤 많은 양의 비를 뿌린뒤 계절은 성큼...초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며 싸늘한 기운이 감돌아 도로까지 한산 했다.
길거리의 가로수들이 낙엽을 뿌려 내는 포도 위를 임지현은 고개를 숙인체 묵묵히 걷고 있었다. 노오란 은행잎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지현은 걸음을 멈추고 은행잎을 하나 집어 들었다.

"아홉시..까지..관사로 오지!"

박기찬이 명령조로 전화를 걸어 온것이 한시간 전인 백상택과 마악 헤어진 직후였고, 이미 시간은 9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전화가 다시 걸려 올까봐 아예 핸펀의 전원을 꺼 버렸었다.

"나쁜..자식!....뽀드득!"

지현은 박기찬을 떠 올리며 이를 갈았다.
이틀전 밤...자신을 그토록 능욕을 해 놓곤 또 다시 관사로 부른 이유는 명백했다. 자신의 육체가 필요해서가 아니고 달리 부를 이유가 있을까?...지숙은 순간, 박기찬의 거친 애무와...자신의 몸속을 헤집고 들어 왔던 그의 무기를 떠 올리고..몸의 구석,구석에 곤충이 기어 다니고 있는것 같아 몸을 떨었다.

"부..교수..직?"

지현은 박기찬이 자신의 "부 교수"직에 관한 논의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떠 올랐지만 그것 또한 마찬가지 였다. 그 미끼로 자신의 옷을 벗게 만들 것이기에...
지현은 그랬다...
박기찬이 자신의 육체를 능욕한뒤 얻어질 "부 교수"직에 관해 이미 사표를 낼 결심을 했었다.그런데..막상 "사표"를 써서 봉투에 집어 넣는 순간! 지현은 자신이 너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라 하루종일 망설이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의 결심대로...오늘 학교로 가서 박기찬의 뺨이라도 한대 때린뒤 제출 해야 했을 그 사표는 지금 가방속에 있었다.

"아..미치고..돌아..버리..겠어!"

지현은 가로수에 기댄체 머리를 흔들었다.
너무도 많은 충격적인 일들이 사흘동안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일 교수의 죽음과 그가 보낸 의문의 파일!...박기찬에게 당한 육체적 능욕!...과, 혈육인 사랑하는 동생인 지숙 마져 실종되어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것에, 지현은 스스로 감당 할 수 없는 깊숙한 "늪"에 빠져 버린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빠져 나가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린 지현은 뭔가를 생각 해 내고 꺼버렸던 "핸펀"을 집어 들었다..

"휘이~잉!!....파르르...타타~탁!"

바람이 은행잎들을 몰고 지현의 주위를 휘감아 돌았다.

"아!~...목...말...라....!!"

지현은 꿈속인지...현실인지...아주 먼곳에서 들리는 듯한 부스럭 거림에 몸을 꿈틀 거리며, 입안이 타들어 가는 갈증으로 버석거리고 있었다.

"크흐흐...계집..뇬들..괜찮았어!...야...나..먼저 간다~아! 한탕..더 뛰고 와!"
"쨔~X!..들으면..어떡 할려구 그~래?"

"푸후훗!..걱정마..완죤..히 뿅~갔어..쨔X!...이,응~아..가 누구~냐?..흐흣! 홍콩..보냈어!..반쯤..죽여 놨응께...몸 풀고 싸우나로 와...꽤 괜찮은 물건..들이야!..쿡쿡!"
"얼~래..래?...씨~불넘...돈 계산이 안 맞잖어!"

"쨔샤...수표를 반으로 콱! 찢어~랴?"
"응...알았어...너 쒜~이! 전번 처럼 토~시면..죽으~어!"

지현은 아스란히 들려오는 사내들의 속삭임에 정신을 차릴려고 했지만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좀처럼 움직여 지지 않았다.

"꿈..인가?...."

지현은 고개를 힘들게 조금 들고 흔들어 보았다. 순간,머리속의 "뇌"가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아팠고, 입안이 타는 듯한 갈증이 더 났다.그리고 숨을 들여 마실때마다...코에 맡아지는 역겨운 술 냄새가 진동 했다.

"읍!~........"

그때 지현은 누군가가 등으로 살포시 올라타는 느낌에 무게에 눌려 숨을 몰아 쉬어야 했다. 등에서 누르는 무게로 그녀의 양 겨드랑이 옆으로 풍만한 유방이 삐져 나왔다.

"후훗!....쿠션..조~은...데?"

지현은 자신의 등을 덥쳐오는 사내의 말에...지금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그제야 끊어진 필림이 이어지듯 어렴풋이 기억해 냈다.

"아..그,그...만!"

지현은 고개를 치켜들며 등을 덥쳐 오는 사내에게 말 했지만..그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헉!~......아~하앗!..으읍!"

두 다리가 벌어짐과 동시에 뒤에서 박혀 들어 오는 튼실한 무언가에..지현은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오우...에~에엣!..아직 따끈..한데?..o~우~!"
"우웁!......"

지현의 벌어졌던 입이 다물어지며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아아..하~앗!........"

지현은 입을 다물며 몸속 깊이 박혀져 오는 딱딱한 것이...사내의 "페니스"임을 느꼈다.
그랬다..꿈이 아닌, 현실임이 분명했던 것이다.
잠시 비몽사몽간에 잊고 있었던 교접의 쾌감!...그 쾌감이 다시 불꽃처럼 온몸을 감싸여지고 있었다.

"후우웁!~"
"아.........."

사내가 알궁둥이를 높이 들었다가 내리 찍자 지현의 몸이 앞으로 출렁거렸다.
지현의 아랫배에 깔린 베개가 쿠션 역활을 해주고 있었고...사내의 펌퍼질은 가속이 붙고 있었다.

"p! p!...후욱!..?!?!"
"핫!...아아...핫!..하앗!"

몸속으로 파고 들어온 사내의 무기가 자궁의 입구까지 밀려 들어 왔다가 거침없이 들락거렸다. 사내의 반복적인 펌퍼질로 지현의 몸은 아무렇게나 출렁 거렸다.

"아.......!!"

지현은 무거운 머리를 흔들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보았다.
벽에 붙어 있는 대형 거울속엔...낯선 여자의 나신이 보였고, 그 위에 건장한 사내 한명이 엉켜붙어 엉덩를 들썩이고 있었다.

"하아~아아아!....."
"헉!~....아...안,안...돼!..."

지현은 가슴 밑의 유방을 움켜져 오는 사내를 떨쳐 내려고 했지만 도무지 사지에 힘이 없었다.

"o우우~웁...훅!훅!...후웁!"
"푸쉭!...쉭!...푸쉭!"
"윽!윽!...으으..읍!"

지현은 아예..고개를 시트속에 박아 버렸다.
사내의 펌퍼질로 인해 자신의 엉덩이 중앙에서 튀어 오르고 있는 애액의 몸부림을 귀에 담을 수 없었던 것이다.

"헉~헉! 씨불..넘!..웬,웬..간히...N아 놨네!"

등 뒤쪽 사내의 헐떡임에 지현은 사지의 힘이 더 빠져나갔다...이미 한 사내와 섹스를..한 뒤라는 사실이...어렴풋이 그제야 떠 올려졌던 것이다.

"아흐~으읏!..미,미...쳤어!"

지현은 몸속에서 미친듯이 헤집고 다니는 사내의 무기에...아랫배에서 부터 전해져 오는 "짜르르"..한 본능이 다시 살아 나고 있는 것에 양 손으로 침대시트를 움켜쥐었다.
이미 한 사내가 불을 확..지펴 올린 말초신경을 다시 핏줄을 확장시켜 나가며 쉬었던 땀구멍을 열고 불을 뿜어 내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크흐흣!"
"어마....앗!.....아하....하..앗!"

순간...몸속이 허전해 지는 느낌과 동시에 등과 힙에서 뜨거운것이 튀어 올라 지현은 몸을 떨었다.
감았던 눈을 떠 보았다..

"오우..예~엣!....웁웁!"
"하...아...학..학..."

벽에 부착된 대형거울속엔 사내 한명이 여자의 등과 벌어진 힙을 중심으로 분신물을 뿌려대고 있었다.
걸죽한 분신물인...뜨거운 정액이 피부에 떨어지는 순간,순간...마다 지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어 나갔다.

"....................!!"

지현은 거울속의 여자를 바라보며 자신이 아니길 바라며 눈을 감아 스르륵 버렸다.

"민경인...어딜...갔지?"...

친구 민경의 제의로 시작한 폭음이 기어코 "호스트"바로 이어졌고...독한 "데낄라"는 그녀들로 하여금 "야누스"에 불을 붙게 한 결과였다...

[ 8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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