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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1 574회 0건
눈을 떠보니 낯선 공간이어서 약간 놀랬다. 창문이 열린 채 시원한 바람과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상인은 언제 일어났는지 싱크대 앞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어났어, 잠꾸러기!~~빨리 씻어, 밥 먹게!~~”

상인이 돌아보며 환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그녀는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화장을 곱게 한 채로,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앞치마까지 두르고 있었다. 평상시엔 잘 볼 수 없는 모습이었는데, 확실히 상인도 나를 통해서 젊어지는 느낌을 받는 모양이었다. 내 눈에 가득 상인의 뒷모습이 들어왔다. 햇빛을 받은 그녀의 원피스 속으로 엷게 들어나 보이는 상인의 알몸이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팬티를 입지 않아서 은은하게 보이는 상인의 튼실한 엉덩이와 그 골짜기는 너무나 매혹적이었고, 밑으로 쭉 뻗어 내리는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아킬레스건에 힘이 들어가 있는 모습은 결국 내 눈을 뒤집어 놓고 말았다.

나는 발기한 자지를 하늘로 세운 채 상인에게 다가가 뒤에서 껴안았다.

“어머!~~~아이이잉!~ 못 말려 정말!~~”

상인은 깜짝 놀라서 숟가락을 싱크대에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리며 나를 흘겨봤는데 어찌나 그 모습이 예쁜지 미칠 것 같았다. 상인은 내가 껴안고 몸을 비비자, 힘줄이 들어날 정도로 발기한 내 자지를 움켜쥐었다.

“자기야!~~ 이러다 우리 병원에 가겠다!~ 어제도 우리 몇 번이나 한 줄 알아? 지금은 좀 참고, 밥부터 먹자, 으응!~~”

“먹고...먹으면 안 돼요?”

내 말에 상인이 깔깔대고 웃으며 내 자지를 꽈악, 움켜잡았다. 엄청난 조임으로 화들짝 놀란 내가 상체를 벌떡 일으켜 세우고 말았다.

“아, 아파요!~~ 이게 무슨 쇳덩인 줄 알아요?”

“아닌데, 자꾸 쇳덩이가 되잖아...하하...!...”

“형수만 보면 그래요...미치겠어요...!...한 번만...한 번만이요!~~”

상인은 칭얼거리는 나를 보며 한숨을 내 쉬었고, 나는 밑으로 내려가 앉아 원피스를 들어올리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 이미 흥분한 나는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상인의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그녀의 보지를 빨았다.

“하아!~~어쩌니 정말!~~흐으으응~~!!”

그렇게 말하면서도 상인은 자기의 다리를 벌렸고 허리를 숙여주었다. 이제 내 눈엔 그녀의 보지와 똥구멍이 더욱 자세하게 보였다.

“쩝!~~쩌업~~하!~~~후룩!~~쩌업!~~주욱!~~쭉!~~하아!~~”

“우웅!~이러다!~흐응!~우리! 여행~하아아!~~못 가겠다~~~으응!~~”

얼굴을 처박고 상인의 보지를 빨아대자, 어느새 내 입 주변엔 상인이 흘린 액체가 잔뜩 묻었다. 내 입술이 그녀의 보지와 똥구멍을 빨 때마다 상인이 코 소리를 냈고, 한쪽 발은 뒤꿈치를 든 채로 묘하게 반응을 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나를 자극하고 있었다.

내가 입을 떼고 일어서자 상인이 싱크대를 양 손으로 잡고 머리를 밑으로 잔뜩 숙인 채 엉덩이를 쳐들었다. 너무 야했다. 원피스를 올려 그녀의 허리에 올리자 상인의 보지가 들어났는데 내 침과 함께 그녀의 보지에서 나온 액체가 섞여서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상인의 엉덩이를 잡고 터질 듯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에 찔러 넣었다. 찌거억!~~소리를 내며 내 자지는 쑤욱 들어갔고, 상인이 신음을 내 뱉었다.

“아!~~흐응!~~자기야!~~흐응~~~”

“아?!~~어, 어디가고 싶어요!~~흐읔!~~하아아!~~”

난 허리를 움직여 좆 질을 하면서 상인에게 물었다. 내가 움직이자 상인의 보지가 내 자지를 조여 오기 시작했고, 싱크대를 잡은 그녀의 손과 팔뚝에 근육이 잡혔다.

“어후우우!~~~자긴!~어디가고 시픈데~~에에으응!~~”

“흐으!~~~어디든요!~~ 형수랑은 어디든 가도 좋아요!~~아아흐읔!~~”

상인은 한쪽 발로 자기의 다른 쪽 발을 감고는 내 쪽으로 엉덩이를 밀어왔고, 난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서 더욱 힘차게 좆 질을 했다. 자지가 상인의 보지 속으로 드나들며 점점 허연 액체를 묻히고 나왔고, 찌걱대는 소리는 더욱 요란해졌다.

“하으으응!~~저, 정말이야? 후으응!~~아!~~”

“정말이에요!~~하아!~~지옥이라도 갈 수 있어요, 형수!~~”

“거짓말!~~남자들은! 아?!~~ 처음엔 모두 다 그러더라!~~흐으응!~~”

난 상인의 말에 좆 질을 하면서 그녀의 엉덩이를 요란하게 때렸다. 그러자 상인이 비명 같은 소리를 내 지르면서도 좋아했다.

“하아!~~형 말고! 후V!~ 다른 남자도 있었구나!~~그렇지 형수? 하아!~~”

“웃기지마!~~흐으응!~~아!~~~몰라!~~으으으응!~~”

재밌는 반응이었다. 상인의 반응을 볼 때, 다른 남자와의 경험이 분명 있을 것 같았고,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난 더욱 흥분을 하고 말았다. 난 미친 듯이 좆 질을 했고, 상인은 더욱 큰 소리를 내 질렀다. 찌걱거리는 소리는 더욱 요란해졌고, 내 자지에 가득 몰린 정액을 토해내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었다.

“허엌!~~~”

“후으으응!~~하아아!~~자기야!~으응!~~자기야아아아!~~으후으응!~~”

왈칵! 상인의 보지에 정액을 방출하면서 나는 상체를 숙여 그녀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원피스를 더욱 위로 올린 뒤 그녀의 등을 빨아댔다.

“하아!~~하아!~~하아아아!~~후으읔!~~하아!~~”

상인은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풀썩 주저앉아 버렸고, 내 자지가 그녀의 보지에서 빠져나오며 허연 액체가 잔뜩 묻어서 번들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직도 꼿꼿하게 발기한 내 자지는 내가 숨을 몰아쉴 때마다 흔들거렸다. 상인도 싱크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숨을 고르다가 나를 흘겨보고는 내 다리를 소리가 날 정도로 때렸다.

“아, 아파요!~~”

“하아!~ 힘들어 죽겠단 말이야!~~후우!~~못 당하겠다, 정말!~~”

“내가 힘들지, 왜 형수가 힘들어요?”

“바보!~ 여자가 더 힘들어...”

“말도 안돼...그럴 리가 없어요...”

내 말에 피식 웃으며 일어서던 상인이 나를 돌려세우며 욕실로 밀어 넣었다. 내가 장난스럽게 반항하자, 상인은 내 등을 때렸고 난 개구쟁이 같이 비명을 지르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 상인의 반응도 나는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샤워를 하고 상인과 함께 부부처럼 밥상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난 자지가 계속 꼴려서 수시로 상인을 건드렸고, 그런 내가 밉지 않은지 상인은 갑자기 밥을 씹다가 말고 내 입을 빨아대며 자기가 먹던 것은 내 입으로 넘겨주었다. 그러면 난 또 그것을 맛있게 빨아먹었다. 우리는 그렇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겨우 아침 한 끼를 때웠다.

“아유우!~ 우리 이러다가 정말 여행 못가겠다, 자기야!~”

싱크대에 나란히 서서 설거지를 하면서도 내가 자꾸 상인에게 치근대자 그녀가 자기 엉덩이로 내 엉덩이를 부딪치며 말했다. 그 모습은 또 어찌나 예쁜지 당장이라도 그녀의 입을 빨고 자지를 찔러 넣고 싶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상인에게 빠져들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설거지를 끝낸 상인은 억지로 내 옷을 입혔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먼저 밖으로 나간 뒤 나를 나오게 했다.

“자기 핸드폰 찾고, 두 시간 뒤에 신한은행 주차장에서 만나 알았지?”

상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얼른 문을 닫은 뒤 잠가버렸다. 난 그런 상인이 너무나 예뻐서 미칠 것 같았다. 지금은 그녀가 어떤 짓을 해도 밉지 않을 것 같았다. 원룸을 나가 차를 몰고 참치 집으로 달려가자 주인남자가 친절하게 내 핸드폰을 꺼내주었다. 인사를 한 뒤 핸드폰을 받아들고 차에 올라 배터리를 교체하고 켜 보니 상인의 전화와 함께 정 원장의 전화가 와있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정 원장에게 전화를 했다.

“죄송합니다. 어제 횟집에 핸드폰을 두고 와서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원장님...”

<전화하니 사장이 받더구만...자네도 그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네. 하하하...!...>

상인도 그렇고 정 원장도 이런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그 동안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 진 모습이 꽤나 철저했던 것 같았다. 핸드폰을 두고 온 것뿐인데 이렇게 까지 반응을 하다니 놀랄 정도였다.

<다름이 아니고 말이야...하 참...휴가를 떠날 사람에게 이거...자네 바로 떠 날 거 아니면 잠깐 ...들리겠나? 전화로 얘기하기가 좀...>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나는 정 원장의 오피스텔로 달려갔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 원장의 집으로 올라가 초인종을 누르자, 유정이 환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항상, 정장차림을 한 유정을 보다가 민소매에 귀엽게 생긴 반바지를 입고 있는 그녀를 보자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얇은 민소매로 들어난 유정의 가슴은 커 보이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야리야리한 게 보조개를 한 귀여운 그녀의 얼굴과 함께 정말로 어려 보여서 마치, 중학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가 거실 바닥에 앉으니 역시나 유정이 커피를 내주며, 내 앞에 앉았다. 가느다란 두 다리를 모아 엉덩이 옆에 두고 앉는 여성 특유의 자세였다.

“오늘 떠날 거예요?”

“예...”

“어머, 좋겠다!~ 장소는 정했어요?”

그녀가 준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정 원장이 나오며 내게 인사를 했다. 그는 내 옆에 앉으며 멋쩍게 웃었는데 꽤나 난처한 모양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상담을 하면서 소동을 피웠던 정 학송이란 남자의 딸, 초희를 내가 맡아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하아!~~면목 없네 장 선생...학송이란 그 자식, 꼴통도 이만저만한 꼴통이 아니더구만...젠장!~~”

“난 그런 사람들 보면 이해가 안가 정말...!...돈도 많은데 그냥 딸내미 유학 보내면 되잖아? 한국 미대에 꿀 발라놓은 것도 아닌데, 왜들 그리 목을 매는지 모르겠다니까...!”

정 원장이 말하자, 유정이 나를 보며 안타까운 듯 그렇게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그렇게 결정이 됐다는 말을 듣자 조금 짜증이 밀려왔다. 이제 몇 개월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런 끔찍한 수업을 또 해야 하다니 미칠 노릇이었다.

“초희란 애...버틸 수 있겠습니까? 보기에도 너무 여려 보이던데요...”

“흐음...그게 걱정이어서 말이야...로미는 그래도 깡다구가 있던 계집애라 조금 나았지만...휴우!~~”

로미는 2년 전에 내가 이대에 합격시킨 도의원 권중의 조카였다. 정 원장 말대로 로미는 날날이 기질이 있긴 했지만, 그런 면이 오히려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하는 입시에서 견뎌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됐었다. 정 원장은 얘기하면서 계속 내게 미안해했는데, 나는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유정의 몸을 더듬었다.

확실히 난 변해버렸다. 중요한 일을 의논하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의 몸을 더듬는 짓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상하게 유정의 종아리와 앙증맞은 맨 발을 보면서 스물 스물 기어 올라오는 성욕은 당면한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휴가는 떠나도 되는 거죠?”

“하하하, 그럼, 당연하지!...설마, 모처럼의 휴가까지 못 가게 하는 그런 악질 원장으로 생각한건가?”

“그럼, 휴가를 다녀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대화를 끝내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두 사람도 일어나 나를 배웅했다.

“그래, 이거 매번 미안하네...장 선생. 자네만 믿을 테니까, 휴가는 잘 다녀오고...목요일 날 보자고.”

두 사람과 인사를 한 뒤 나는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올랐다. 그 새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래봐야 이곳에서 신한은행 주차장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난 천천히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도로를 달려가면서 학송의 딸, 문제에 대해 고민을 했다.

정 원장과 유정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매년 초희같은 학생들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동안 정 원장 주도의 학원체제 정비에 집중하느라 이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신한은행 야외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세우고 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여행을 떠나면 목요일에나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발신을 누르고 기다리니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한 번 더했는데도 전화를 받지 않아서 문자를 보내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난 이럴 때가 가장 당황스럽고, 황당했다.

<하아!~ 하아!~~아, 태복씨? 죄송해요, 후우!~~ 애들을 봐주느라고요...후우우!~~>

보연은 심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는데, 숨소리는 꼭 섹스를 한 뒤에 나오는 소리처럼 들려서 난 피식 웃고 말았다.

“오늘은 강 코치님과 함께 하시나보죠?”

초등부 학생 선수들의 지도는 보연의 남편 현성이 했는데, 오늘은 보연도 함께 나간 모양이었다. 내가 그렇게 묻자, 그녀는 숨을 계속 몰아쉬면서 조금 뜸을 들였다.

<아뇨...후우!~~ 남편은 일이 좀 생겨서~ 제가 나왔어요. 근데 무슨 일이세요?>

“아, 제가 다음주부터 휴가인데, 목요일에 오거든요. 그래서 다음주는 금, 토, 일...이렇게 나가면 안 될까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애들하고 겹쳐서 곤란하시면 이번 주는 쉬는...”

<후우...괜찮아요, 태복씨. 코트가 두 개고, 아줌마들도 수시로 변경하니까요...신경 쓰지 마시고 편한대로 하세요...>

보연의 말대로 아줌마들은 수시로 강습시간을 바꿨는데, 특히 베르디움 여자들은 주말로 변경하는 일이 많아 현성이 짜증을 부리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주로 평일에만 강습을 했고, 이렇게 시간을 변경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럼, 다음주 금요일 11시까지 가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보연과의 통화를 끝내고 차 안에서 상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30분이나 남아서 나는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며 학송의 딸, 초희를 생각했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초희는 내가 책임져야 했지만, 겉으로 보이는 초희의 이미지는 내가 본 학생 중 최악이었다. 나는 학송과 초희를 떠 올리며 지난 3년 간 느껴보지 못했던 두려움을 느끼고 말았다.



“오래 기다렸어?”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더 기다려서야 상인이 도착했다. 아무리 내가 상인에게 빠져있다고 해도 너무나 지독한 일이었다. 어려서도부터 부모님들을 기다리면서 살았던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난 살면서 한 번도 약속시간에 늦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상인이 나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말았다. 그녀는 내 표정을 보고 미안했는지 조수석에 앉으며 연신 재롱을 떨었다.

“우리, 자기 삐졌어? 미안해에...다신 안 그럴게...”

그녀는 머리를 새로 했는지 시원하면서도 조금 어려 보였다. 그리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남자 와이셔츠처럼 된 검은 색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은색의 스커트와 검은 색 스타킹은 너무나 매혹적으로 보였다. 상인이 내게 잘 보이고 싶었다는 것을 느끼자 화가 풀렸고, 나를 달래려고 내 볼에 뽀뽀를 해대는 상인의 머리를 잡고는 미친 듯이 그녀의 입에 키스를 했다. 내 혀가 상인의 입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혀가 내 혀를 휘감고 자신의 타액을 보내주었고, 난 그녀의 혀와 타액을 미친 듯이 빨아댔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상인만 보면 욕정이 끌어올라 미칠 것 같았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을 했고, 인영과 만나면서 느끼지 못했던 어떤 것이 나를 휘감아왔다. 이런 것이 사랑인가? 인영처럼 서로 간에 절제를 하는 것이 나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상인과 이런 관계가 된 후에는 아닌 것 같았다. 서로 미칠 것처럼 타오르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이제 화 풀렸어?”

“네...형수의 입술이 나를 녹여버렸어요...”

“뭐어?...하하하!~~아우!~~손가락이 오그라든다, 자기야!~~하하하~~”

장난을 치는 상인의 모습은 깨물어 먹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정말로 상인을 내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나와 도로를 달리다가 문득, 깨닫고 말았다.

“그나저나 우리, 어디로 가죠?”

“그걸, 이제야 안 거야? 하하하...우리 자기 보기보다 정말, 허당이다, 허당!~~귀여워 죽겠어!~하하하!~~”

학원 일에는 치밀한 내가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상인을 보니 여행지를 정한 모양이었다.

“어디 갈지 정했어요? 난 이제 상관 안 할 거니까, 형수가 정해요. 알겠죠?”

“알았어. 일단 서울로 출발!~~~”

난 상인의 말대로 서울 쪽으로 길을 잡고 달려갔다. 지방에만 있어서 상인은 서울구경을 하고 싶은 가 했더니 또,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네비를 조정하더니 김포공항으로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김포공항엔 왜요?”

“제주도에 가게...”

“제주...도요?...겨우?...”

“상관 안 한다며?”
“알았어요...형수, 하고 싶은 대로 해요...하하!...”

“자기야. 이제부터 우리끼리 있을 땐 형수라고 하지 않으면 안 돼?”

어린애처럼 코맹맹이 소리로 조르는 상인을 보자, 운전이고 뭐고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은 욕구가 생길정도로 너무나 귀여웠다.

“그럼...뭐라고 불러요?”

“자기...또는 여보옹!~~”

상인의 말에 내가 크게 웃었고, 그녀도 크게 웃었다. 넉넉잡고 김포공항까지는 세 시간이면 도착할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이용해 달렸다. 저녁 비행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쉬엄쉬엄 달리면서 휴게소에 들려 간식도 먹고 정말로 신혼부부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언제 티켓을 예약했어요? 그럴 시간도 없었을 텐데...”

“하하하!~ 일이 될 라고 하니까, 그렇게 되더라고. 머리하려고 나나에 갔는데, 거기 미스 홍이 내가 휴가를 떠나는데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니까, 반값에 표를 사라고 하잖아? 그래서 시큰 둥 한 척, 하면서 샀지 뭐!~ 잘했지, 자기야?”

“잘 했어요, 우리자기!~~~”


쉬엄쉬엄 달리고, 주말이라 차가 꽤나 막혔음에도 공항에 도착하니 겨우 세시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김포공항은 이제 비행기만 타러가는 곳이 아니었다.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국제선 업무가 사라지자, 이제는 쇼핑, 레저 문화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상인은 나를 끌고 쇼핑 타운으로 들어가더니 눈이 뒤집혀서는 이리 끌고, 저리 끌고 다녔다.

내가 사준다고 해도 펄쩍 뛰면서 거절하는 상인을 이해할 수 없었고, 사지도 않는 물건을 3시간이 넘게 돌아다니며 보기만하는 상인이 미친 것처럼 생각됐다.

“아니, 사지도 않을 거면서 뭐 하러 돌아다녀요? 힘들어 죽겠네, 정말!~”

“하하하! 미안, 미안!~~우리 자기, 또 화났쪄요?”

“그게 아니라!~~ 하....참!...”

뾰로통한 나를 상인이 달래면서 또 다시 할인매장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제는 완전히 포기였다. 도저히 이 여자를 당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상인은 그곳에서 두 시간을 둘러본 뒤 여행가방에 선 그라스 두 개, 내 운동화와 자기 운동화, 그리고 후드 티 두개와 반팔 티 몇 장에 모자와 청반바지를 샀다. 물론, 돈은 내가 지불해야 했다. 난 조금 짜증이 났지만 상인에게 입히기 위해 청미니스커트를 넣고, 보란 듯이 돈을 지불했다.

“자기, 나 보고 그걸 입으라고?”

“그래요...!...다리가 뻐개져라 돌아다녔는데 내가 사고 싶은 것 하나 정도는 사도되잖아요?”

내 말에 상인은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깔깔대고 웃었고, 난 상인의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왔던 화가 가라앉고 말았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는데 상인은 그제야 다리가 아픈지 구두를 벗고 발을 주물렀다. 하이힐을 신고 몇 시간을 돌아다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녀의 발을 잡아들고 주물러 주었고, 상인은 누가 본다며 부끄러워했지만 나를 말릴 수는 없었고,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들도 없었다.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하하하!~~”

상인은 화장실에 들어가 후드 티에 청반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와서는 연신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다. 난 또 그런 상인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았다. 나도 후드 티에 청 반바지와 운동화로 갈아 신었는데 우리는 누가 보더라도 신혼부부이거나 연인사이였다.

기억을 더듬고, 또 더듬어 봐도 여자와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인영과 근 6년을 사귀었지만 한번도 이런 식으로 행동한 적이 없었다.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와 인영은 너무나 진지했다. 무슨 중년커플처럼 온화했고, 우아한 만남의 연속이었다. 인영과 만나면서 가장 짜증이 나는 순간은 함께 밥을 먹을 때였다. 그녀는 항상, 남이 보거나 말거나 식사 전에 기도를 했고, 내게도 그것을 강요했었다.

지금의 나였다면 당장, 짜증을 냈을 테지만 당시엔 왜 그런지 자꾸만 내 마음을 숨기기에 급급했었다. 연인 사이인데 너무나 많은 거리가 존재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연인 사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저 지금이 좋았다. 화가 나면 화를 낼 수 있어서 좋았고, 성욕이 올라오면 당장이라도 자지를 상인의 보지 속에 찔러 넣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안녕하세요...”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다가 공교롭게도 아는 여자를 만나고 말았다. 인영의 후배 하정이었다. 그녀는 스튜어디스로 내가 대학 1학년 때, 내 친구 종석과 소개 팅을 한 여자였다. 그때 인영은 하정의 서포터였고, 난 종석의 서포터로 참가했다가 두 사람은 얼마 못가 헤어지고 오히려 나와 인영이 사귀는 촌극이 벌어졌던 것이다.

입구에 서서 승객들을 맞아주던 하정이 나를 보고 어색하게 인사를 했고, 나도 그녀에게 인사를 한 뒤 상인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드라마에서 이런 식의 우연이 발생하면 엄청나게 짜증이 밀려와 채널을 돌려버렸는데, 내 인생의 채널도 돌려버리고 싶었다. 만약, 장태복인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라면 이 글을 쓰는 놈은 분명, 입봉을 하지 못한 지망생 나부랭이 일 것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우연으로라도 인영이 보기가 싫어서 서울을 떠난 것이었는데, 그녀의 후배를 만나고보니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사실, 난 하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하정은 정말로 눈치가 없는 여자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인영과 단둘이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그녀는 꼭 우리와 함께 여행을 갔다. 아무리 인영이 불렀다고는 해도 세상에 연인들 여행에 끼여서 함께 가는 미친년이 또 있을 까 싶었다.


“자기?...아는 여자야?”

“...1학년 때 친구 놈이 미팅했던 여자에요...”

“그래? ...자기랑 사귄 건 아니고?”

“친구가 만난 여자라니까요...!”

약간, 짜증스럽게 말하자 상인이 놀라다가 이내, 또 나를 달랬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을 하자, 여승무원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얘기했고, 나와 상인은 벨트를 매고는 출발을 기다렸다. 드디어 비행기가 움직여 어두운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자, 상인이 긴장한 얼굴로 내 손을 꼭 쥐고 내게 안겼다. 그렇게 요란한 움직임을 보이던 비행기는 약간, 오줌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밤하늘로 날아올랐고 이제 안정감을 찾았다.



“자...자전거 하이킹이요?”

상인의 뜬금없는 말에 난 너무나 당황하고 말았다. 이 여자가 제주도에 가자는 것은 미용실에서 우연히 얻은 표 때문이 아니었다. 제주도에서 2박 3일 동안 자전거 하이킹을 하자는 목적을 갖고 한 결정이었다.

“왜? ...싫어 자기?”

이 여자는 지금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 인영은 자신의 휴가기간에 제주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하자고 했었다. 물론, 그때도 눈치 없이 하정이 끼여서 셋이서 여행을 해야 했는데 그야말로 난 죽을 고생을 해야 했다. 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해병대에서 단련된 체력이 있는 나였지만, 의욕만 앞서는 두 여자의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니 다시 군대에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인이 내게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여자가 제주도에 가자고 할 때만해도 전혀 그것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우연들이 연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난 그 제안에 반댈세...!”

장난스런 내 말에 상인이 깔깔대고 웃으며 계속 조를 때, 하정이 다가와 음료수를 물었다. 나와 상인은 콜라를 선택했고, 하정이 그것을 따라주었다.

“오랜만이에요, 태복씨...옆에 분은... ...?”

“아내입니다.”

“아, 그러시군요...아내분이 정말 미인이시네요, 반갑습니다. 유하정이라고 합니다. 태복씨하고는 예전에 알던 사이에요.”

상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정에게 자기 이름을 알려주었다. 여자들은 미인이라는 말엔 정말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았다. 하정은 상인과 몇 마디를 주고받다가 자리를 떠났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그녀와 내 눈이 자꾸 마주쳤고, 난 한 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이 10시간처럼 느껴졌다.

제주도에 도착해 하정을 뒤로하고 공항 입구로 나가자,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살면서 정말로 불편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게 되면 소화도 잘 안 됐다. 그 중 한사람이 바로 하정이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 일단, 모텔을 잡은 뒤 저녁을 먹기 위해 상인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그냥 고기 집으로 들어갔다. 요기를 채우면서 상인과 나는 소주를 마셨다. 항상, 광호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단둘이 낯선 곳에서 술을 마시니 기분이 묘했다. 상인도 특별한 곳이 아닌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삼겹살 집이었지만, 오랜만에 자유를 느끼는지 연신 깔깔대고 웃었다. 하긴,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음식점에 가면 엄마들은 거의 마음 놓고 끼니조차 해결할 수 없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맘 놓고 술을 마실 수 있겠는가?

우리는 적당히 배를 채우고, 술도 알딸딸하게 마신 뒤 2차로 노래방에 들어갔다. 나와 상인이 가는 곳은 정말로 평범한 곳이었지만, 장소와 상관없이 우리에겐 특별한 장소였다. 둘만이 함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렇지만 상인도 너무나 좋아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평범한 곳도 특별해지는 것 같았다.

맥주를 시킨 뒤 신나는 노래로 30분을 즐기다가 우리는 점점 발라드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승기의 노래가 떠올랐다. ‘내 여자라니까’를 나름 멋지게 부르고 싶었지만, 난 노래를 정말 못 불렀다. 항상, 노래방에만 가면 차암!~ 노래 잘 부르게 생긴 놈이, 진짜로 못 부른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나름 노력도 해봤지만 좀체 실력이 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노래는 인영에게 프로 포즈를 하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연습을 했었기 때문에 그 나마 조금 나은 편이었다.

아무튼 못 부르는 노래였지만 상인을 위해서 불렀고, 처음엔 깔깔대고 웃던 그녀가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부르자, 점점 감동을 하기 시작하다가 기어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런데 상인이 울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인영은 내가 목이 찢어져라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계속 키득거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차버렸다. 그런데 상인은 지금 감동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연분이란 따로 있는 것인가?

상인은 일어나 내게 덥석, 안기고는 키스를 했다. 나도 그녀를 안고 입술을 빠는데 흐르는 눈물이 입으로 들어와 짠맛이 났다.

“난 참...복 받은 년인 가봐, 자기야...!...흐흑!~~사랑해! 사랑해 태복씨!~~그리고 미안해!~~흐흑!~~”

아무래도 상인은 자신을 완벽하게 내게 줄 수 없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난 누구보다도 상인을 사랑했다. 그녀가 남의 여자이고, 또 남의 아이를 낳은 여자여도 미치도록 좋았다.

“사랑해, 누나!~~영원히...영원히 누나 옆에서 지켜 줄 거야!”



다음날 상인과 나는 늦잠을 자버려서 모텔주인이 방문을 두드려서야 일어나고 말았다. 화들짝 놀라 일어난 우리는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기 듯 방을 나오는데 청소하는 아줌마가 우리를 흘겨보는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모텔을 나온 상인과 나는 주변에 있는 해장국집으로 들어가 우선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밥을 먹는데 상인이 뜬금없이 러브 랜드에 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상인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면서 제주도에 대한 많은 정보를 들은 모양이었다. 사실, 러브 랜드는 나도 가보지 못했다. 인영, 하정과 이곳에 왔을 때 나와 하정은 러브 랜드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인영이 단호하게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밥을 다 먹고 택시를 타고 러브 랜드로 향했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주로 젊은 연인들이었다. 러브 랜드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재밌는 곳이었다. 입구에 있는 화장실부터 나와 상인을 웃게 만들더니 안으로 들어갈수록 파격적인 모습의 조각상들이 우리를 즐겁게 만들었고, 다른 커플들도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러브 랜드를 돌아다니면서 흰 티에 청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상인의 야시시한 사진도 찍고, 상인이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나는 몰래 바이브레이터를 구입했다. 심정적으론 상인을 위한다는 명분이었지만, 난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는 상인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상인만 생각하면 내 머릿속에서는 엄청난 것들이 떠올랐고, 그 어떤 상상도 상인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광호에겐 미안했지만 그가 시작한 일이었다. 그가 원한 일이었다. 난 상인을 완벽하게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고, 광호에게서 빼앗고 싶었다.


우리는 러브 랜드를 나와 다시 스쿠터 대여점으로 향했다. 난 도저히 자전거는 못 탄다고 우겼고, 상인도 제주도 일주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중간지점으로 스쿠터 여행을 택한 것이었다. 상인은 아직도 자전거를 포기 못했는지 뾰로통해 있었고, 난 자가용 일주여행을 포기 못해서 입이 나와 있었다. 러브 랜드에서 깔깔대면서 좋아하던 우리였고, 어제 울면서 서로 껴안은 채 영원히 사랑한다는 맹세를 한 커플치고는 참 멋쩍은 일이었다.


간단하게 스쿠터 작동 법을 배운 나와 상인은 드디어 출발을 했다. 시간은 이미 6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나는 바쁜 척 상인을 뒤에 태우고 일반적인 코스와는 반대인 성산 봉 쪽으로 향해 달려갔다. 상인은 내 허리를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가만히 있었다. 조금 달려가니 자전거를 타고 오는 커플들이 보였는데 그들의 표정은 험악해 보였고,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떨어져서 달려왔다. 상인은 그들이 왜 그런 것인지 짐작조차 못 할 것이었다.

저 커플들은 첫 날엔 표정이 밝았을 것이었고, 언덕을 만나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서도 깔깔댔을 것이었다. 하지만 저들은 분명 2틀 째부터는 체력이 딸리는 상황들과 마주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사소한 것에도 다투기 시작했을 것이 분명했다. 커플 중 한사람이라도 적극적으로 져주고, 희생하지 않는다면 여행이 끝날 땐 둘 사이도 끝이 날 것이었다.

내가 인영, 하정과 자전거 여행을 할 때 여러 커플들이 심각하게 싸우는 모습을 많이 봤고, 심지어 남자들끼리 온 팀들도 분란이 일어난 것을 목격했었다. 그때, 내가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엄청난 싸움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2박 3일의 자전거 여행은 절대로 낭만이 아니었고, 내가 보기엔 미친 짓이었다. 차라리 혼자서 하면 했지, 연인 사이가 그런 짓을 한다면 난 정말 말리고 싶었다. 아니면 넉넉하게 일주일의 기간을 잡고 여유 있게 일주를 한다면 모를까, 2박 3일이나 3박 4일의 짧은 기간동안 ?기 듯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었다.


자전거도 그렇지만 스쿠터로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을 달리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일이었다. 제주도는 스쿠터 여행이나, 자전거 여행이 관광 상품으로 유명했지만 차를 모는 사람들의 배려는 전혀 없었다. 한 시간쯤 달리고 달려서 겨우 시내를 빠져나가자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인적도 드물었고, 달리는 차도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상인이 생각보다 지루했는지 자기가 운전하고 싶다고 해서 난 자리를 바꿔 뒤에 탔다. 밤길이라 걱정되긴 했지만 상인은 자동차를 잘 모는 것처럼 운전을 잘했고, 꽤 즐거운 모양이었다. 그녀는 이제 적응이 다 됐는지 고함을 내 지르면서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했다.

이제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토바이 불빛에 의지해 달리고 있었다. 나는 뒤에서 상인을 안고 있었는데, 그녀의 몸과 비벼지면서 계속 자극을 받아 자지가 헐렁한 반바지를 금방이라도 뚫고 나올 것처럼 발기해 있었다.


자동차 불빛에 김녕 해수욕장을 알리는 팻말이 보이다가 사라지더니 갑자기 억수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엄마야!~ 야외에서 샤워를 하네...!”

상인의 말에 난 웃음이 나와 버렸다. 내 웃음소리에 그녀도 키득거렸다. 상황은 너무나 열악했지만 상인과 나는 오히려 그것이 더 즐거웠다. 인영과의 제주여행은 그녀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진행됐고, 한번도 비를 맞은 적이 없었지만 여행 내내 너무나 짜증이 났었고,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상인과의 여행은 모든 상황이 즉흥적이었고, 날씨도 최악이었지만 오히려 더 즐거웠다.

계속 비를 맞아 나와 상인의 몸은 흠뻑 젖어버렸고, 조금씩 한기가 밀려왔다. 그래서 그녀의 몸을 안고 밀착하다보니 이제는 도저히 내가 참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나는 상인의 청 미니스커트를 살살 위로 올렸다. 그녀가 귀엽게 거부했지만, 나를 말릴 수는 없었다. 그녀의 스커트를 위로 올리자 팬티를 입지 않은 상인의 튼실한 엉덩이가 들어났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에 발기한 내 자지를 연신 비벼댔다. 그러자 상인이 계속 거부했지만 이내 포기하고는 자기도 엉덩이를 움직이며 그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자기야...운전 잘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상인의 맨 엉덩이를 만지며, 보지도 자극을 했다. 그러자 상인의 보지 살이 조금씩 움찔거리면서 내 손가락을 조금 삼키고 말았다. 아무래도 상인은 노 팬티로 다니면서 이미 전희가 충분했는지 그녀의 보지에선 이미 물이 흠뻑 젖어있었다. 분명히 그 액체는 비가 아니었다.

“아후!~~죽겠다 정말!~~흐응!~~자기야!~~~으으응!~~~”

내 시야엔 상인의 육덕진 엉덩이와 그 사이에서 빗물과 섞여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그녀의 두툼한 보지 살이 보였다. 두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 사이를 벌리자 보지 살과 엉덩이가 붕어처럼 뻐끔거렸다.

“아으응!~~~변태, 자기야!~~으응!~~”

상인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고 움직이자, 비명을 내지르던 그녀가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는 웃음소리와 함께 신음소리를 질렀다. 많이 흥분한 것 같은데 상인은 용케 스쿠터를 세우지 않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보지에서 많은 양의 액체를 흘리고 있어서 난 상인의 엉덩이를 당겨, 터질 듯 발기한 내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찔러 넣었다.

“아!~~~아흐흑!!!~ 변태!~~흐으으응!~~”

상인은 삽입 된 상태에서 엉덩이를 조금씩 움직이면서 계속 스쿠터를 몰고 달려갔다. 달리는 스쿠터의 진동은 상인의 보지와 내 자지에 그대로 전해져와 새큰한 자극을 계속 주었는데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은 엄청난 것이었다. 승용차와 트럭들이 요란하게 지나가자 그 충격에 스쿠터가 불안하게 움직여서 나는 급하게 팔을 뻗어 상인과 함께 손잡이를 잡았다. 상인은 이제 고개를 숙이고 신음 소리를 냈다.

“아후!~~아!~~~응!~~아!!!!~ 미칠 것 같아, 자기야!~~으으응!~~”

상인도 엄청난 쾌감을 느끼는 모양인지, 계속 소리를 질렀고, 보지로는 내 자지를 터뜨릴 것처럼 조여 왔다. 그 바람에 내 척추에 전기가 오는 것 같은 찌릿한 기운이 목을 타고 머리로 전해져 올라와 눈앞이 번쩍거림과 동시에 나는 그만 상인의 보지 속에 왈칵 사정을 하고 말았다.

“아!!!!·~~태복씨!~~~아!~~응!~~여보!~~아!~~~”

나는 이제 도저히 스쿠터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상인은 이제 스쿠터 앞으로 머릴 숙인 채 헐떡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길바닥에 처박힐 것이 분명했다. 스쿠터가 쓰러질 것 같은 느낌에 난 계속 사정을 하면서 스쿠터를 세웠고, 상인은 그런 와중에도 머리를 떨 군 채 엉덩이를 계속 지분거리면서 신음을 내 뱉었다. 빗발은 더욱 거세졌고, 나와 상인은 빗물에 흠뻑 젖어 입에선 김이 나왔고, 몸에서도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미칠 것 같은 섹스를 끝낸 우리는 열기가 식으면서 점점 몸에 한기가 다가왔다. 이 주변엔 투숙할 만한 곳도 없어보였고, 어쩔 수 없이 성산 봉까지 달려가야 했다. 나는 이제 이까지 부딪치며 떨고 있는 상인에게 후드 티와 내 트레이닝 하의를 입힌 뒤 일회용 우비를 입혀주었다.

상인은 온몸을 떨어대면서도 즐거운 모양인지 계속 키득키득 웃었고, 난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상인의 입에 키스를 해줬다. 아무래도 내가 괜한 짓을 한 것 같아 상인에게 미안했지만 그녀는 계속 이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 같다면서 좋아했다.

두 시간을 넘게 밤길을 달려 겨우 성산포구에 도착한 나와 상인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밤 11시 밖에 안됐는데도 인적이 드물었고 방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겨우 허름한 모텔을 구해 뜨거운 물을 받아 추위에 떨고 있는 상인을 탕 속에 넣고, 난 간단하게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입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식당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고, 겨우 마트 비슷한 곳을 찾아 컵라면을 사려고 보니 뜨거운 물이 없다는 말에 맥이 풀렸다. 나는 다시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정말 70년대에나 볼 수 있음직한 작은 구멍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다행히 뜨거운 물이 된다고 했지만 한 개에 천오백원이나 받아 나를 놀래 켰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라면과 함께 찐 계란을 사들고 다시 모텔로 들어갔다. 그런데 상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오한이 드는지 후끈한 방에서도 계속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너무나 측은해 미칠 것 같았다. 지금 이곳에서는 약은커녕 병원에도 갈 수 가없었는데 큰일이었다. 난 밤새도록 상인을 살피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화들짝 놀라 깨어나 보니 상인은 어제보다 증세가 더욱 심했다. 내가 괜한 짓을 하는 바람에 상인이 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하지만 상인은 그런 와중에도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스쿠터 사장에게 전화해 싣고 가게 한 뒤, 구급차를 타고 상인과 함께 제주시내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상인은 큰 병은 아니었다. 갑자기 무리를 했고, 비를 맞아서 몸살이 도진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나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인해 망쳐버리고 말았다.

인영과의 제주여행은 인영의 일방적인 움직임으로 망쳐버렸고, 이번 제주여행은 나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망쳤다. 여행은 삶의 또 다른 길이었다. 함께 가는 여행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지 않고,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고집을 부릴 때 이렇게 어긋나버리는 것 같았다. 병실에 누워 잠이 든 상인을 보자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하하!~~자기야, 우린 정말 환상의 커플인 것 같아! 그치? 하하하!~”

이틀을 꼬박 앓다가 깨어난 상인은 언제 아팠냐는 듯 그렇게 내게 말하며 깔깔대고 웃었다. 만약, 인영이었다면 무표정한 얼굴로 근 일주일동안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을 상황이었지만, 상인은 오히려 재밌어하고 있었다.

“자기, 정말 괜찮은 거야?... 이제 안 아파?”

“그럼!~~ 아주 가뿐해 자기야. 하하하!~~세상에 어떤 커플이 우리같이 여행을 할까? 너무 재밌었어, 자기야!~~ 자기는 정말, 변태야!~~하하하!~”


상인과 나는 그렇게 목요일 밤에 집에 도착했다. 내 집과 상인의 집은 변함이 없었고, 광호와 그의 딸들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너무나 새롭게 느껴졌다. 상인은 피곤하다면서 오랜만에 딸들과 함께 먼저 잠을 청했고, 나와 광호는 그의 가게로 나가 양장피에 소주를 마셨다.


“여행이 재밌었나 보데이? 상인이 자, 얼굴이 확, 펴 뿐 거 보이...?”

“하루만 재밌었고...저 때문에 형수가 몸살이 나서 이틀 동안 병원에서 보냈어요...”

“그랬나?...자슥아!~ 내 마누라한테 뭐한기고!~~~”

광호가 장난스럽게 나를 나무랐고, 난 멋쩍게 웃으며 그에게 소주를 따라준 뒤 내 잔도 채웠다.

“근데, 형...좀 걱정스러운 것이 있어서요...”

“뭐가?...”

소주를 들이키며 광호가 내게 물었고, 난 그의 잔을 다시 채워주었다. 그를 보면서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광호는 그런 나를 보면서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인마야, 답답하데이, 빨랑 말해봐라, 인마!~~”

“저기...그거 안 끼고 했거든요...형수랑 할 때요...그거...”

“콘 돔 말이가?...하하!~ 그 자슥, 남새스럽게 와, 내게 물어보고 지랄이노? 상인이에게 물어보면 될 긴데...”

광호의 말에 난 또 멋쩍은 얼굴로 소주를 마셨다. 그러자 광호가 내 잔을 채워주고는 담배를 빼물었다. 나도 분위기가 좀 그래서 담배를 빼 물고 피워 물었다.

“상인이 자는...아를 낳을 수 엄따...!”

“...예?...”

“뭐, 나도 잘 모르는 긴데...그기 말이다...여자는 난자가 나올 때 마다 멘스를 안 하나? 근디, 상인이 자는...난자가 나오긴 하는 디...그기..그기...뻥이란다...! 뻥 난자!~~그래서 상인인 일년에 한 번인가... 멘스를 헌다 카더라...!”

태어나서 처음 듣는 얘기였다. 뻥 난자라니?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두 딸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혼란스러운 마음에 난 소주를 들이 키고 담배를 빨아댔다.

“미래캉...미정이캉...상인이가 낳은 아가...아이다...!...”

광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주를 들이켰고, 난 얼른 그의 잔을 채워주었다. 이들을 알면 알수록 새로운 것이 나왔고, 난 그때마다 당황스러웠다. 지금 상황에서도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그런 나를 보던 광호는 소주를 들이키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뭐, 속일라꼬 한 거, 아이다만서도...기분이 이상하나?”

“아, 아뇨...조금 놀라서요...어떻게 남의 아이를 자기 딸처럼 키우는지...전 한번도 형수가 친 엄마가 아니란 것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후우~~~그건 내도 마찬가지다...상인이 자는 그런 아다...착해 빠져 삔 앤 기라...”

난 광호의 잔을 채워주고 내 잔에 채우려고 하자, 광호가 병을 빼앗아들고는 내 잔을 채워줬다.


“내 젊어서 너무 한심 했는기라...지금 생각 해보믄, 와 내가 그리 시간을 허비하면서 살았나 싶다...돈을 번다카믄서, 오히려 있는 돈 없는 돈 다 날려 삔기라...그때 미래가 안 태어났나...그래, 내 도저히 안 되겠다 시퍼서, 중국요리를 배운기라...근디, 그기 쉽나? 나이 먹은 데다 헛바람만 잔뜩 든 나가, 또 사고쳐뿐기라...고마, 합의금으로 그나마 있던 집도 날리고...그니까네 미래 엄마가 안 도망가고 배기겄나?...후우!~~~”

광호는 자신의 얘기를 남의 얘기 하듯이 하고 있었다. 사람이 극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그것이 객관화가 돼 버리는 것 같았다. 그가 소주를 들이켜서 난 묵묵히 얘기를 들으며 그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래, 내 사마, 퍼뜩 정신이 나삔기라...저 핏덩이가 뭔 잘못이것나, 시퍼서 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뿌고 일에만 매달린 기라...!...보이까네, 울 나라가 아주 막장은 아니다 안 카나? 내가 안 해서 그렇제, 하려고보니 무료로 갈 차주는 데가 안 있었나?...존심, 다 버려뿌고, 미친 듯이 허이까네, 도와주는 사람들도 마이 생기고, 요리 기술이 팍, 팍, 느는기라...!...그때 내게 요리기술을 갈 차 준 게 상인이다...”

의외의 말이었다. 난 지금까지 상인이 어떤 여자인지 짐작조차 못했었다. 그녀의 말투나 쓰는 단어를 봐서는 특별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정말 알면 알수록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있었다.

“내 헌테 프로포즈 한 게, 상인이다...상인이 자가 미래헌테 완전 넘어가삔기라...허허!~~ 후우~~~~암튼 여차, 저차 결혼해서...내캉, 상인이캉, 미래캉 잘 살아볼라 카는데...갑자기 미래 엄마가 나타난기라...아직 이혼이 되지 않은 상태다 보이까네...상인이캉, 내캉 간통이다 카면서 그기...협박을 하는기라...참내...그래, 그동안 겨우 모은 돈 위자료로 다 날리삔기라!...친 엄마라 카는기 우찌, 그랄 수 있는지...내가 지헌테 아무리 잘 몬했어도 그리하믄 안 되는 긴데...암튼 모다, 내 죄, 아니것나...”

광호는 이제야 조금 화가 나는지 맥주를 들고 와 소주와 섞어서 마셨다.

“하아!~~시원허다!~~그래, 내 상인이 볼 면목이 안 서지 않겠나? 그런데 상인이 자는 오히려 잘 됐다면서 혼인신고를 하더이, 나보고 이곳으로 내려오자는 기다...내는 돈 한 푼도 없는데 말이다...근디, 그기 끝이 아닌기라...미래 친 엄마라 카는기...미정일 우리에게 보내 삔기라...누구 안 지도 모르는 아를, 참 말로 우짜, 그리 지독시러운지 ...그런데도 상인이 자는 미래캉, 미정이캉...모두 자기 아들 맹키로 키운기라...지금까지 말이다...”

“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광호의 얘기를 듣다보니 내가 열이 올라와 나도 맥주를 따라 마셨다. 시원한 맥주가 목을 통과하자 조금 살 것 같았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있겄나? 이건 뭐 완저히, 대하드라마 인기라...!”

난 갑자기 상인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시에서 하는 무료 요리학원의 강사였다는 데 왜 광호같이 불안하고, 또 아이까지 있는 볼품없는 남자에게 빠졌을 까 싶었다.

“상인이 자가 과거에 어쨌는지는 나도 잘 모르이까네...그건 내게 묻지 마라...항상, 지금이 중요한 거 아이겠나?...그자, 태복아?”

광호는 맥주를 마시며 나를 보다가, 내 마음을 알겠다는 듯이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그렇게 말했다.

“예, 형...전...지금의 형수가 정말 좋아요...”

“하하하!~~ 이 자슥!~~하하하~~~! 난 그런 니가 너무 좋은기라!~~ 내 신경쓰지 말고...상인이 자, 마이마이 사랑해줘야 한다...내 부탁한데이...!”

광호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잔을 채워줬고, 난 그에게서 병을 받아들고 광호의 잔을 채워주었다.

“형...이건 비밀인데요...아무래도 형수가 절 더 사랑하는 거 같아요...”

“뭐라카노, 이 자슥!~~하하하하!~~~남새스럽고로!~”

“질투나죠?...”

“지일 투?...와 하하하하!~~이 자슥 보래이!~~이기, 이기 완저히 상인이에게 빠졌 ㅃ?~~하하하!~~”

난 광호가 두려웠지만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오는지 모르게 거침없이 말하고 있었다. 내 딴엔 선을 긋는 것이었고, 정말로 난 상인을 광호에게서 빼앗고 싶었다. 상인을 사랑하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남의 여자를 빼앗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고, 나만이 소유하고 싶었다.


“적당이 해라, 인마야!~~하하하!~~급하면 체하는 기라...!...내, 니 헌테 얘기 안 했노? 여자는 돈과 같아서 ?으면 떠나 삔다고...!...”

광호는 나를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는 것일 것이었다. 나를 통해서 새로운 자극을 원했었지만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흘러가자,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난 빼앗을 것이었다. 광호에게서 상인을 빼앗고 말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은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을 것이었고, 나만이 소유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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