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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02 709회 0건
(6부)

날이 희미하게 밝아오면서 은지는 눈을 떴다.
잠자리에서 눈을 들 때 항상 봐오던 사람대신 옆에 낯선 남자가 누워있다.
행여 잠이 깰세라 살포시 일어나 조심스레 문을 열고 주방으로 향한다.
자신에게 벌어진 어제 밤의 일들이 마치 꿈속에서 벌어진 일들처럼 느껴진다

‘어쩌지... 내가 미쳤었나 봐.. 뭐에 홀린거 같애... 미쳤어 미쳤어!!’

동혁은 약속을 지켰다
정말로 자신의 몸에 손끝하나 대지 않았다
옷도 준기의 방에 들어갈 때 입은 상태 그대로였지만 모든 것이 발가벗겨진 듯한 기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동혁이 먼저 잠이 들었는 지 자신이 먼저 잠이 들었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암튼 동혁의 옆자리에 누워 아침햇살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일은 동혁은 전라의 상태로 은지의 옆에서 잠을 잤다는 사실이었다.

은지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그 속에서 자신이 중심을 잡고 대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 머리가 무거웠다.
어제 밤 은지는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남편에게 조차 말하지 못했던 깊숙한 내면의 생각들을 다 털어 놓았다.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가 묻는 말에 대답하고 그동안 궁굼한 모든 것들을 물었다.

그와 나눈 대화 ....그리고 약속들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한다.

---------------------------------------------------------------------------

어제밤 샤워를 마친 은지는 동혁의 방으로 가야하는지를 두고 많은 갈등을 하였다.
샤워를 하고 나서 동혁이 선물한 향수를 뿌리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다가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 몇잔에 술이 취한 것도 아니고 동혁과의 헤어짐이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애틋한 것도 아니었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은 선물에 감동받아서도 아닐테고 옆에 있지 않으면 못견딜 정도의 사랑하는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이 모든 것들이 조금씩 결합된 분위기 속에 젖어서 최면에 걸린 듯 그의 말에 따르고 있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도착한 준기의 문자.....
그 문자를 보는 순간 은지는 동혁의 방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술 마시느라고 좀 늦네.... 내 걱정 말구...편안한 밤 되길...“

문자의 내용으로만 보면 별로 이상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술 먹고 늦으니까 걱정말고 잘자라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처한 현재의 상황과 엮어 생각해보니... 마치 동혁과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신랑 신경쓰지 말고 편안하게 받아들여라 라는 말로 해석이 되자 반감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동혁의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이었다.

침대에 누운 채 반가운 얼굴로 맞이하는 동혁의 머리가 촉촉한 걸 봐서 방금 샤워를 마친 모습이었다.

“저도 좀 씼었어요...자... 이리로....”

한 여름이라 이불도 필요 없었지만..... 새로 깔은 듯한 깨끗한 홑이불을 들추며 자신의 옆자리를 권하는 동혁
하지만 그의 몸동작에 맞춰 그 속으로 냉큼 들어가기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왠지 너무 쉬운 여자 로 볼 것 같아 은지는 그냥 침대에 걸터앉았다.

“어색해요. 그냥 갈까봐요..”
“정 어색하면 그대로 계세요 편해질 때까지. 전 그냥 은지씨가 옆에 있어 준다는 사실만 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푸훗...정말...참...동혁씨는 제가 정말 좋아요?”
“그럼...은지씨는 제가 안좋아요?”
“후후.. 동혁씨는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동혁씨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지만 저는 아니쟎아요”
“왜요? 제가 보는 은지씨는 정말 많은 것을 지닌 여자예요...은지씨는 몸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순수한 여인이예요”
“이렇게 외간남자 옆에 앉아 있는 제게는 영 어울리지 않는 얘기인 것 같네요. 동혁씨는 몸도 영혼도 자유로운 분이신가요?..호호...”

이렇게 시작된 대화가 계속 될수록 좀전의 어색함이나 불편함은 사라지고 오랜 친구나 연인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이러한 편안함은 이야기의 주제가 조금 더 진한 방향으로의 전개되어가고 있음에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스스럼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단계로 발전되어 가고 말았다.

“은지씨 아까 약속 괜히 했나봐요. 이러고 있으니 아까보다 더 은지씨를 안고 싶어 미치겠어요”
“어머...약속은 약속이예요...안그럼 저...갈거예요...남자들은 다 그런가봐요 저는 이대로도 너무 편하고 좋은 데...그 대신 제가 옆에 누워 드릴께요. 제발 참아주세요 호호”

은지는 근 삼십여분을 침대에 걸터앉아 얘기하고 있으려니 영 불편하기도 하고 눕고 싶단 마음도 있던 터라 용기를 내 얘기를 했다.

동혁은 불을 꺼야겠다고 생각했다.
얼굴을 보고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어두운 분위기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고마워요... 그럼 이제 그만 불을 꺼야겠네.”
“동혁씨는 어두운 걸 좋아하시나봐요... ”
“아니예요 그냥 은지씨 옆에서 이야기하다 스르르 잠들고 싶어서요 은지씨 얼굴보고 있으면 밤새 잠 못들거 같아요. 끄지 말까요?”
“아니예요 제가 끌께요”

은지는 불을 끄고 동혁의 옆에 살포시 누웠다.
칠흑같은 어두움이 은지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주는 듯했지만 가슴만은 두근두근했다
자신이 스스로 남편이 아닌 남자의 옆에 누워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향이 좋네요 은지씨 몸에서 나는 냄새가....”
“호호 동혁씨가 선물한 향수가 좋은 가보죠. 저 그거 살짝 뿌렸거든요.”
“아니예요 아까부터 생각했던거예요 춤출 때도 그랬고....은지씨만의 냄새...”

옆에 누워있는 여인을 안을 수 없다는 것도 고문이다
하지만 동혁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저 천장만을 바라본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실은 남자들은 어두움보다는 보이는 걸 더 좋아하죠. 섹스를 할 때도 여자의 몸을 보고 싶어하고 흥분하는 여자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니까요. 그만큼 시각적인 자극에 더 민감한거죠 여자보다는.... 그래서 남자들이 포르노같은 것에 더 집착하는 거예요.”
“동혁씨도요?”
“물론이죠 .은지씨는 포르노 보는 거 좋아해요?”
“어머...무슨 말을 ....전 ..그냥 신랑이 보니까....마지못해...”
“부부가 같이 포르노를 보는 건 흉이 아니예요. 그냥...편히 보세요 즐기면서...어차피 성인들의 장난감이니까....어느정도 자극이 되긴 하쟎아요 그렇죠?”

은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인정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기에....

“은지씨는 아직도 마음을 안열었네요 저랑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어른이예요 제가 내성이 생기게 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섹스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할께요”

그 때부터 동혁은 자신의 섹스관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중간 중간 은지의 의견도 물었지만 은지는 그저 “계속하세요” 하며 웃기만 할 뿐이었다
은지가 생각하기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특별히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참 특이한 섹스관을 가졌구나 싶으면서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다 그렇다고 일반화할 때는
자신의 남편도 같은 생각일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은지의 말문을 튼 건 준기의 이야기가 나오고 부터였다.

“형님이랑 섹스는 만족하세요? 거의 안하시는 거 같던데....”
“어머...아니예요. 동혁씨가 와 계시는 동안 자제한 것일 뿐이예요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자리에서 우리 신랑얘기는 안했으면 해요 제가 불편해요. 그렇지 않아도 죄책감도 드는 데.....”
“이렇게 형님을 사랑하는 데 그런 생각 말아요. 제가 이래서 은지씨를 좋아하는 거예요. 제가 하나 더 약속하죠. 형님의 허락없이 은지씨와 연애를 하지는 않겠다. 어때요 이러면 죄책감이 들지 않겠죠?”
“어머..무슨 그런 해괴한 말이 있어요. 우리 신랑한테 그걸 물어보겠다는 얘기예요 누구 소박맞는 꼴 보고 싶으세요 참...”

은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허락을 받다니...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란 말인가?

“요새 아줌마들 애인 하나씩은 다 키운다는 데 은지씨는 다른 남자 경험은 없다 하셨고 그럼 생각도 해본 적 없어요?”
“네 전혀 없어요”
“거짓말....은지씨는 이방에 들어오기 전 저랑 몸을 섞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셨을거예요. 그리고 저와의 섹스를 상상하셨겠죠 아닌가요?
“전 동혁씨를 믿어서...그럴 분이 아니라고....”
“하지만 제가 약속을 어기고 덤벼든다면....이런 생각을 안하셨다는 말인가요? 은지씨는 제방에 들어오는 순간 제게 이미 마음을 열어 놓으신거예요. 아마 속옷도 갈아입고 오셨을걸요?”

은지는 정말로 속옷을 갈아입고 왔기에 그리고 어느정도 그런 생각을 했기에 강하게 부정을 하는 것은 괜히 속보이는 것 같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굳이 아니라고는 안할께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예요 절대...”
“걱정마세요 저도 이렇게 착한 은지씨를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은지씨와 함께 한다면 그 순간은 즐거울 수 있어도 은지씨 성격상 그 이후에는 아마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시겠죠. 그래서 제가 오늘은 참는 거예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그날을 위해...”
“호호...완전 자기 맘대로시네요.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 데...호호...그래 어떻게 하실건데요”

은지는 자신의 속마음이 까발려진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 동혁과의 섹스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기에 일단은 부정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하여는 알고싶은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하 그래요? 미리 알려드리면 재미없죠 하지만 저를 믿어보세요. 그날까지는 저와의 섹스를 상상속에서만 즐기세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겁니다.”

은지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자신있게 이야기 하는 걸 보니 이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이 사람과 섹스를 하게 되나?’ 이런 생각이 들자 지금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이 남자가 정말로 애인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동혁은 이미 준기의 승낙을 얻은 상태라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충분히 은지의 허물어지는 모습을 볼 자신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다음을 기약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만약 내일 준기에게 당신 아내를 정복했노라고 말한다면 어느 남자가 그래 잘됐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까?
이미 자신에게 부탁을 한 상태에서 대놓고 화를 내지는 않겠지만 아마 속으로 많은 상실감이 상당할 것이다.
아마 지금도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며 잠 못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한 은지에게도 약속을 지키는 자신의 모습은 두고두고 좋은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고 그렇게 보여지고 싶을 만큼 동혁은 은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현실로 다가옴을 느꼈다.

“이제 그만 잘래요 너무 늦었어요”
“그래요 그런데 저는 잠버릇이 좀 특이해서 잘 때에는 아무것도 안입고 자는 데....”
“호호 그게 마지막 작업이예요?”
“아니 그게 아니고 정말로 그래요. 하지만 절대로 손끝하나 안댄다는 약속은 지켜요 은지씨가 저에게 손대는 건 허용되지만 하하...”
“ 저 그럼 제방가서 잘래요”
“그건 은지씨 마음이예요 하지만 나중에 살을 섞을지도 모를 상대의 몸을 한번쯤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요? 다른 남자의 몸이 어떨지 화면으로야 봤겠지만 생으로 보는 건 아마 다른 기분이 들거예요 하하.. 아마 호기심이 들긴 할텐데...하하...

동혁이 일어나 옷을 벗는 지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잠시 들렸다.
하지만 너무 어두워 동혁의 벗은 몸을 볼 수는 없기에 은지도 그다지 부끄러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전라의 남자가 자신의 옆에 눕기 위해 다가오는 느낌은 은지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은지는 뛰쳐나가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알수 없지만 은지는 온몸이 마비가 된 듯 꼼짝 않고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 말도 없이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동혁이 쌔근대는 숨소리가 들리는 게 정말로 잠든 거 같았다

“자요?”

은지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불러보자 아무 대꾸도 없이 고른 숨소리만 유지되고 있다.
대체 이 남자는 어찌된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에서도 잠이 올까?

은지는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안방으로 가 누워 봤지만 무언가가 아른거리며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아까 옷밖으로 잠시나마 느껴졌던 동혁의 물건....
보지도 못했던 그 물건의 실체가 마치 본 듯이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겉으로 보기에도 탄탄했던 동혁의 몸매에 대한 호기심도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들이 동혁의 방 스위치만 켜면 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참을 누워있던 은지는 “후우~~~”하고 한숨을 쉬고는 일어나 거실을 가로질러 동혁의 방문을 다시 열고 만다.

“딸깍”

행여 동혁이 깰세라 책상에 있는 조그마한 스몰등을 숨죽이며 켠 은지는 그마저도 너무 밝은 듯 미간을 찡그린다
그 순간 침대에 반듯이 누워있는 동혁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자신의 몸을 감상이라도 하라는 듯 이불을 걷어차 버리고 누워있는 모습이 하나의 조각상 같았다.
희미한 불로 인한 음영때문인지 굴곡진 근육들의 윤곽이 더 한층 도드러져 보이며 한눈에도 그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은지는 그 몸의 중심에 유독 혼자만 힘을 잃고 한쪽으로 축 늘어져 있는 물건에 시선이 머무른다.
비록 힘은 잃었지만 그 크기가 신랑이 발기됐을 때의 것에 버금갈 정도로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은지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한발짝 앞으로 다가가 침대 아래 앉았다
자신의 눈앞에 한층 가까이 다가온 동혁의 물건을 눈으로만 감상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듯
은지는 떨리는 손을 살며시 대본다.
은지의 가슴 안쪽에선 전쟁이라도 난 듯 쿵쾅거리는 게 완전히 난리가 났다.
은지는 그 크기를 가늠이라도 해보려는 듯 살포시 잡고 밑둥부터 시작해서 귀두쪽으로 천천히 쓸어 올려본다.
혹 깨는 기척이라도 있을까 싶어 동혁의 물건과 얼굴을 번갈아 보아가며 두어번 훑어올리자
동혁의 물건에서 미세한 반응이 감지된다.
따스한 온기와 함께 맥박이 뛰는 듯한 꿈틀거림 속에서 서서히 발기되어가는 물건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 손을 때고는 재발리 불을 끄고 침대아래에 들어눕는다.

‘혹 깬 것은 아닐까? 그냥 잠자면서 무의식중에 반응을 하는 걸까?’

“으음~”하는 소리와 함께 살짝 몸을 뒤척이며 모로 누운 동혁은 또 다시 반응이 없었다.
남자들은 자면서도 발기가 되는 것을 알고있는 은지는 아직 깨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며 다소 안심이 되었다.


다시금 찾아 온 어두움 속에서 십여분을 숨 죽인채 미동도 않던 은지는 다시금 침대 위의 상황이 궁금해오자 살며시 일어나보았지만 시각적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대강의 위치를 가늠해 팔을 뻗어보자 까슬한 느낌의 털의 촉감이 손 끝에 느껴진다.
그곳이 어딘지 모를리 없는 은지는 익숙하게 손을 옮겨 동혁의 물건을 살포시 잡아본다.
신랑이외에는 처음으로 만져보는 남자의 물건....
좀전과는 달리 단단함을 과시하려는 듯 자신을 향한 채 불뚝거리는 감촉이 손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머!! 이렇게 크고 단단할 수가...’

그 크기와 강직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던 은지는 긴장감으로 숨이 턱 차오르며 가슴이 뛰어 도무지 더 이상 잡고 있을 용기가 나질 않아 잠시 잡고 있었던 손을 슬며시 거두었다
물론 영상 속에서야 더 큰 것도 많이 봐 왔지만 신랑 것보다 훨씬 큰 동혁의 물건을 직접 손으로 느껴본 것은 은지로서는 충격적인 상황이었던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은지는 동혁의 옆에 가서 조심스럽게 드러누웠다.
그대로 나가 안방에서 편하게 잘까하는 마음도 들긴 했지만 몰래 한 행동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몰라도 옆에서 자줄까 라는 생각이 더 컸었던 것 같았다.

그 순간.....동혁의 속삭이는 나지막한 소리가 어두움 속에서 들려온다

“고마워요 옆에 있어줘서...은지씨...”
“어머 안잤어요?
“깼어요...방금...”
“죄송해요...저 때문에...”

은지는 순간 당황해서 어찌해야 될지 몰라 잠시 망설이다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저 너무 흉보지 마요 그리고 아무 말 말고 그냥 자요 우리....”

은지는 동혁이 깬 시점이 과연 언제일까 걱정스러웠지만 자신이 옆에 누우려는 동작때문에 깼을거라고 스스로 안위하며 동혁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이 두려워 서둘러 잠을 재촉했다.

“그래요... 잘께요 은지씨 향기을 맏으며...”

동혁도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은 채 은지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
은지는 아직도 발기가 유지된 상태인 동혁의 물건이 옆구리에 살짝 닿는 느낌에 조금 불편하고 당황했지만 이내 서서히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잠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

은지는 아침에 동혁의 얼굴을 도저히 볼 자신이 없어 아침상을 차려두고 밖으로 나갔다.
한 장의 메모를 남긴채.....

‘동혁씨 어제 좋은 시간 고마워요. 하지만 제가 겪은 일들이 혼란스러워 동혁씨 얼굴을 보기가 부끄럽네요. 둘만의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께요. 아침 맛있게 드시고 평소처럼 대해주시길 바래요 –은지’

동혁은 은지의 메모를 읽고 이 순진하고 착한 여인이 자신의 품안에서 흐느낄 미래를 그려보며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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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네요 형수님이 워낙 형님을 사랑하시는 거 같아요”
“뭐야? 안 된거야? 그렇게 자신하더니....허. 참....절반의 성공은 또 뭐야?”

준기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표정에는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이제 제가 형님 집에서 나와야 하니까 이번 주말 마지막 송별 라운딩 자리 제가 준비할께요 그날 골프텔에 머물면서 형님하고 같이 일을 한번 만들어 보죠. 제가 형수님하고 대화는 많이 했으니까 그날은 틀림없이 잘될거예요. 죄송하지만 그날을 기약하죠. 뭐...”

그날 저녁 짐을 싸는 동혁의 모습을 팔짱을 낀 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은지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며칠 더 있다가 가라는 준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이 다 끝났으니 더 이상 형님 집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며 극구 사양을 하고 집을 나서는 동혁을 보며 은지는 마치 어제밤의 일 때문에 서둘러 집을 나가는 게 아닌 가 하고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형님, 형수님 주말에 뵈요. 그 동안 신세졌으니 보답하는 차원에서 제가 다 준비할께요. 대신 내기는 쎄게 할테니 연습 많이 해두세요 하하....”

둘만의 식탁....
아무 말없이 식사를 하는 부부...
약속이 있다며 저녁식사마저 사양하고 떠난 동혁의 빈자리가 크게만 느껴진다
동혁이 가세하면서부터 즐거운 자리로 바뀌었던 식탁이 이제 다시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것 뿐인 데 왠지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은지는 지난 한달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하며 마치 한여름밤에 꿈을 꾼 것 같이 느껴졌다.
그 꿈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충격적인 어제밤의 기억도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는 다.

“동혁이 참 괜찮은 놈이야 그치?”
“네”

은지는 짧게 대답하고 비우지도 않은 밥그릇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후딱 짐 쌀줄 알았으면 송별파티라도 하는 건데....하긴 이번 주말에 만날거니까 그때 거하게 하지 뭐....참 어제는 뭐 맛있는 거 좀 해줬나? 단둘이 있었쟎아...”
”네“

설거지를 하는 뒤통수에 대고 이야기를 뱉은 준기는 시쿤둥한 반응의 은지를 보며 괜히 어제 일을 캐뭍는 것 같아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자 말문을 닫았다.

‘어제 뭔일이 있긴 한건가? 영 와이프 기분이 별로네....뭐..실수한건 아냐?’

PS : 오늘도 참았습니다.
단번에 무너지는 여자 재미없죠
하지만 독자분들은 조금 아쉬울까요? 그래도 야설인데.....
잠깐씩 짬내 글쓰기가 참 어렵네요
다음을 기약하죠 우리도....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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