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타협을 위한 대화

청유하 선생님이 자리를 뜨고 성재와 제형은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서로의 시선을 외면한다.
더이상 그럴수 없다고 판단한 성재가 먼저 얘기를 꺼낸다.

-이거 뭔가 잘못된거 나도 알아.

-근데 나나 선생님이나 우리 어쩔수가 없었어.

-그리고 이거 니가 친구니까 하는 말인데 친구를 위해서 비밀을 지켜주면 안대니?

성재가 말을 해도 제형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다.

답답한 성재에게 제형은

-이따 수업 끝나고 얘기하자.지금은 이게 뭐가 뭔지 나도 모르겠다.

두사람도 수업이 곧 시작되기에 아무말 없이 걸어가며 본관으로 들어간다.

유하는 나머지 수업을 어떻게 마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얼른 자신의 핸드백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온다.

유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온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침대에 주저 앉아버리고
자신을 원망하기만 한다.

수업이 끝난후 성재와 제형은 벤치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며 어색한 침묵을 이어간다.

-언제부터야?

드디어 제형이 입을 열고 질문을 한다.

성재는 제형의 질문에

-그제부터야.나도 갑작스럽게 생긴일이라 당황스럽지만
나나 청유하 선생님이나 솔직히 거부할수가 없었어.

-그리고 너한테는 미안해.니가 청유하 선생님 엄청 좋아하는거 아는데
어쩔수가 없었어

-우리초등학교때부터 친구잖아.서로 비밀도 없었고...

-이일을 너한테 말할수가 없었어.이건 도저히 말할수가 없었어...

성재의 대답이 끝나자 제형은 더욱더 절망감을 느낀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선생님이 그것도 제자인 자신의 친구와 섹스를 하는 사이라는 사실 때문에

성재가 더이상 말을 못하자 제형이 결심을 한듯 말을 한다.

-나도 너한테 선생님을 무조건 이렇게 뺏기긴 싫어

-나도 선생님과 섹스하고 싶어

-늘 꿈속에서 선생님만 생각하고 너도 알잖아.내가 늘 청유하 선생님 생각하면서 자위하는거

-나 더 이상 양보할수가 없어.화가나서 참을수가 없어.

제형이 미친듯이 말을 뱉어내자 성재는 난감하면서도 제형의 마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던터라
더이상 답변조차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청유하 선생님이 허락을 할거라고 생각해? 그게 말이대?

힘겹게 성재가 말을 잇지만 지금 이 상황을 무마할 별다른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제형이 굳은듯한 얼굴을 쳐다보자 성재는 더더욱 제형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거라고 짐작한다.

한참 고민을 하던 성재는 제형이한테 따라오라고 말을 한다.

두사람은 버스를 타러 가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서로 말 없이 고개만 숙이고 간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성재가 내리자고 하고 의아해하며 따라내리는 제형을 앞질러 성재가 걸어간다.

성재가 도착한 집은 다름아닌 청유하 선생님의 집앞이었다.

성재는 그 앞에서 한참을 고민을 거듭하다가 마음을 굳힌듯 초인종을 누른다.

초인종 소리에 화들짝 놀란 유하가 겨우 자신의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다가가고
현관을 열자 성재를 보고 안심을 하던 유하는 그옆에 서있는 제형을 보고 다시 놀래서 얼굴이 하애진다.

성재는 재형의 손을 잡고 청유하선생님의 현관에 들어서고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간다.

청유하 선생은 무슨 말을 할찌도 생각이 들지 않아 그들을 넋넣고 바라만 본다.

그런 유하의 마음을 다 알듯이 성재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하기 시작한다.

제형과의 대화 내용을 다 얘기한 성재가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어쩔줄 몰라하며 생각을 해보지만

그녀또한 지금 제형이의 부탁을 거절할 방법도 생각나지 않고
어떤 방법도 제형이를 달랠수 없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떨군다.

그런 유하를 성재는 꼭 안아주며 말을 한다.

-제형이 첫 사랑이자 영원한 짝사랑이 선생님이예요.

-제형이의 그런 맘 그냥 선생님이 받아주시면 안되요?

-우리 둘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제자잖아요.

성재의 말에 유하는 아직은 멍한 눈길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성재가 포근한 미소를 머금으며 유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제형도 그런 유하를 바라보며 애절한 눈빛을 보내고

그런 제형의 눈빛을 보자 유하는 천천히 결심을 굳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