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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6 658회 0건
-레고-

‘자기야, 오늘 낮에 전화 왔었다?’

‘누구?’

‘그…… 형준씨 와이프 말이야.’

‘와이프는 무신 놈의 와이프, 좇 같은 화냥년 따우 같으니라구. 그게 인간이냐? 철부지 애를 둘씩이나 놔두고, 학교 동창 놈이랑 바람이 나서, 내팽개치고 이혼한 년이? 너도 그 년, 다음 번에 전화 오거들랑, 아예 상대도 하지마. 너까지 같은 취급 받을지 누가 아냐?’

나는 옷을 갈아 입다가 괜시리 화가 울컥 치밀었다. 씨발, 내가 그것들 결혼식 때 부조를 얼마나 했는데…그러나, 사실 돈이 문제는 아니었다. 착하기로 소문난 형준이의 처가 바람이 났다는 소식은, 우리들 사이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 졌었고, 설마, 세상에 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결코 없으려니 했던 안도감을 산산히 깨부셔 놓은, 그 년의 바람은 도저히 친구 지간의 일 이었기는 해도 용서가 되질 않고 있었다.

‘그 씨부랄 년이, 전화는 왜 하고 지랄이래? 도대체 뭐가 남아서?’

‘왜 욕을 하고 그래?’

‘내 욕 않 하게 됐냐? 지난 추석에 애들 얼굴 보고 싶다고, 밖도 아니고 떡 하니, 뻔뻔한 얼굴로 시댁에 찾아와서 애들 얼굴, 보고 갔다드만. 하도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져서 형준이 어머님이 그 년 뒤꼭지에 대고 한 소리 하셨단다. 에라이 화냥년 이라구.’

그 날의 헤프닝 때문에 형준의 모친은 앓아 누웠고, 며칠이 지난 후, 나와 술자리를 하면서 형준이가 울면서 털어놓은 얘기는 나의 화를 더욱 부채질 했었다.

‘전화로는….’

‘뭐, 할말이 더 남았대디? 그럼 형준이 한테나 하지, 왜 우리 집에는 전화를 걸어 이렇게 부아를 치미게 만드나, 만들길?’

‘그게 아니고, 요즈음 혼자라고 얘기를 꺼내드라니깐?’

‘혼자는 뭔 놈의 혼자? 잘됐다 하면서 이놈, 저놈 가릴 것 없이 둘르고 다닐 텐데, 뭔 놈의 혼자? 다 그게 뺑끼 치고 설레발 떠는 거라구! 너도 참 순진하다! 그것도 에미 라고 애들 이라도 곁에 두고 싶으니까 주변 사람 꼬드겨서 수작부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고?’

‘그 남자랑도 헤어졌다나봐.’

‘아이구, 이제사 정신이 드셨나? 빠르기도 하셔라! 초등학교 2,3학년 짜리 밖에 안 되는 그 애들이 그 년, 밖에서 바람 피우고 집 비운 사이에, 저녁 때, 하도 배가 고파서 저희들끼리 라면 끓여 먹다가 손등까지 데고 상처까지 크게 남았는데, 다 늦게 헤어지면, 누가 감동이라도 먹는다디? 너도 생각이 있으면 알 거 아냐? 만일 내가 그 바람난 년이랑 만났던 동창이라고 치자, 나도 양심이 있지, 남의 가정 파탄 내고, 두동강 냈는데, 이혼사유 제공의 당사자로서 헤어지기라도 않 한다면 내가 인간이냐? 미친 새끼지!’

나는 입에 침을 튀겨 가면서까지 형준의 전처 욕을 해대고 있었다. 아내는 같은 여자의 입장으로서 화냥년 이라는 행위적 소치에는 동의 하면서도, 혼자 되어서 괴롭다는 심정에는 동정표를 던지고 있는 눈치였다.

‘나도 선미 씨가 잘했다는 건 아니야. 주변 사람들, 괴롭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큰 상처 준거, 용서가 안될 행동이었어. 그런데, 오늘 전화하는데 들어보니까.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되서 만나는 사람도 없이, 친정에서도 찬밥신세 되어 오도가도 못하고, 변두리 모텔방에서 울고 지내는 모양 이더라구. 이제 사, 후회 해봐야 늦은 거라고 나도 얘기했지만, 선미 씨가 지금이라도 남편과 애들이 자신을 용서해 주면, 재결합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하니, 속이 조금 그렇긴 하대.’

‘야, 재결합은 무신 얼어죽을! 옛말에도 있어요, 사기그릇 이랑 아내는 절대 밖으로 내돌리는 게 아니라고…이 빠진 사기그릇이나, 흠집 난 여편네, 미쳤다고 집안에 다시 들여? 뭐에 쓴다고! 내가 친구지간 이긴 해도, 내가 쌍수 들고 말린다, 이제는! 어따 대고 헷소리야!’

나는 씩씩 대면서, 아내가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눈을 부라려가며, 된소리를 냅다 했더니, 집사람 조차 왜 나한테 화를 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안, 미안…그 년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정신을 잃는다니깐! 당신이 그랬다는 게 아니고….그렇지만 한 번 자기도 생각 좀 해봐. 내 형준이 얘기를 들어보니 가당치도 않았더라구.’

‘왜?’

‘어쩌다 못해, 우연 찮게 만난 게 아니었던 거였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얘기들이야, 누가 누구를 어쩌다 만나서, 처음에는 차 마시다가, 다음에는 식사에, 그 다음에는 술, 그러다, 노래방, 결국 씹빠빠…그런 거지만, 이번 경우는 달라. 처음부터 마음먹고 그 년이 먼저 덤빈 거라니깐?’

‘먼저 덤비다니?’

‘이건 뭐 사람 찾아주는 TV 프로그램도 아니고, 아예 맨 처음부터 그 작자를 만나려고 뭔 스쿨 어쩌구 하는 싸이트에 자리를 잡았다는 거야.’

‘그게 무슨 싸이튼데?’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동창들하며, 은사님까지 수소문해서 찾을 수 있는 싸이트 라지, 아마? 보통 같으면 그럴 수도 있어. 학창 시절 관심 있던 아이가 어찌 변했을꼬, 누구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는 있는 건데, 이건 처음부터 아니었다구. 아예 작심하고, 그 놈팽이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쪽지 띄워놓고, 이멜 주소 까발려서 장난이 아니었다 하더라. 근데, 유유상종이라고, 그 자슥도 그 싸이트에서 심심찮게 나타나서리, 예전의 동창 관계를 빌미삼아 은밀하게 년들을 꿰서는, 잡아 잡숫고 있었다는 거야. 지는 처음에 그랬겠지. 내가 운이 좋아, 그 녀석을 이렇게 혼자 만나게 되었다고 좋아했을 테고….선수가 그렇게 혀 빼물고, 보지 덜렁대는 년을 가만 놔 두겠어? 이건 처음부터 벌리기로 작정한 년이니, 끝끝내 약 올리고 보지에 불 붙여서, 물 충분히 올랐을 때, 아주 칵 조져 줘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 아니나 달라? 서너번 점잖게시리 차나 마시고, 확 트인 맥도날드 같은 장소에서 건전한 척, 만나다가 서서히 보지에 고리를 꿰기 시작했던 거야. 만나고 바로 교환한 핸폰 전화는 고지서에서 통화내역이 걸릴 까봐 사용하지도 않고, 줄창 이멜 이랑, 쪽지로 서로의 적나라한 욕구를 긁어댔고, 급기야 만난 지 두 달 만엔가, 저녁식사에, 술에, 노래방에.. 그리고 조져놓은 거라구.’

‘아니, 그 동안 형준씨는 뭐하고?’

‘자기도 잘 알잖아? 형준이가 영어 하난 끝내 줘요. 출장!, 그러면 일빠따로 생각나는 인물이 사내에서 형준 이라잖아? 이건 뭐, 일정이 불현듯 변해서, 집으로 벼락같이 되돌아 올 수 있는 국내 출장도 아니고 비행기 타고, 인천 국제공항 거치지 않으면 안될 해외 출장, 그거야 말로 왠 떡이냐고 두 년놈이 생각하지 않았겠어? 그 때 일을 벌린 거야.’

‘그 어린 애들은 어떡하구? 적어도 그렇게 놀고 들어 오려면 새벽은 되어야 했을 텐데….’

‘자기도 잘 그러잖아? 나 출장 가고 애들이랑 집에 있기 적적하니 무섭다고, 애들 끌고 친정 가서 자는 거….. 그랬데요. 친정에야 무슨 거짓말인들 못 때렸겠어? 오랜만에 친구 만난다며, 되도 않는 여고 시절, 단짝 친구 이름 서넛 둘러대면서, 오랜만에 남편이랑 자식들 떼어 놓고, 오붓하게 밖에서 만나, 옛날 얘기나 하면서 수다나 떨다 오겠다고 했겠지.’

‘그럴 수가….’

‘놀랍지? 여자가 바람이 나면 자식도, 남편도 다 눈 앞에서 사라지는 여자의 심리, 이제야 실감이 가? 바람난 년은 옷고름 붙들고 매달리는 애들 마저도 성가셔서, 가위로 옷고름 끊고 도망친다고 하대.’

‘대강 놀다 제자리로 쫌 오지……’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야. 꾹꾹 눌러 참고, 이멜로 이미 섹스는 몇천번도 더한 것 같은 적나라한 농찌거리가 오간 마당에, 물오른 그 씹보지는 아예 눈깔도 없이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린 거였다구. 허구 헌날, 만나서리 씹 돌리고, 시간 조지고,….그 날 이후, 형준이가 예고 없이, 집에 몇 번인가 일찍 들어 왔는데, 아이들 꼬락서니가 가당치도 않았다는 거 아냐?’

‘왜?’

‘저녁 8시가 넘어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서는 그 년이 꼬리 잡힐까 싶어, 횡설수설 하지를 않나, 아이들은 학교 갔다 와서 너무 배가 고파, 그 어린 두 녀석이 처량하게 물 한잔 떠놓고, 냄비에 라면 덜렁 끓여서는 반찬도 없이, 먹고 앉아 있더라는 거지, 한 두번도 아니고… 그 년은 그 년 나름대로, 혹시라도 자기 없는 동안, 집 밖으로 애들이 나갈까 봐, 전화기 코드는 모두 빼 놓고, 문도 밖으로 잠가서 나오지도 못하게 한 채로….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다구!’

‘그래서?’

‘그러다가 기어이 애들이 일을 낸거야. 자기들 혼자서 라면 끓이다가 어린 놈이 팔을 덴 사고가 벌어졌지. 그때도 역시 그 년은 그 놈이랑 모텔에 들어가서 열나 씹질 하고 있었대지? 직일 년! 그러고도 뭐 재결합? 좇퉁소 불고 앉았네.’

‘그럼, 형준씨가 꼬리를 잡은 거였어?’

‘그렇다니깐! 그 날 이후로, 집에 있는 컴퓨터 뒤져서 그 년이 사용한 내역을 뽑아 봤는데, 어찌나 용의주도하게 해 놓았는지, 웹브라우져의 쿠키랑 히스토리 에서 조차 꼬리가 밟히지 않으려고, 인터넷 사용하고 나오면서 몽조리 싹싹 지우고 나왔다지 뭐야? 다 그게, 그 좇 같은 동창 새끼가 코치한 거였다 하더라구. 얼마나 경험이 많았으면, 혹시나 남편들이 섣불리 들쳐볼 수도 있는 꼬리까지 그렇게 철저하게 감출 수 있었겠느냐고, 내 말은! 그러니 형준이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고 그러드라구. 심증은 있으되 물증은 없으니, 미치지 안 미쳐?’

‘근데, 어느 싸이트를 갔다 정도만 알 수 있지, 아뒤나 패스를 모르고서야 어떻게 그 남자랑 온라인 상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가 있어? 그거 밝혀 내는 게 그렇게 쉬워? 애들이 그러는데 그거 어렵다고 하던데….’

‘그 년놈 들도 전문가는 아니라서, 눈 가리고 아웅 정도 였다지 아마? 그래서 형준이가 생각 끝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각을 뜨기로 했던 모양이야. 집에서는 그 년이랑 같이 있으니 천천히 눈치 안채게 살펴 본다는 게 어려워서 데이터를 백업한다는 목적으로 하드디스크를 몽창 카피 하려고 했었대….그런데…’

‘그런데?’

‘폴더를 찍어서 새로 포맷 해서 연결한 하드에 카피 명령을 윈도우 상에서 때렸는데, 무언가 이상 하더라는 거야.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그 헛똑똑이 들이 파일옵션 이라는 도구 란에 들어가서 그들 만의 비밀 교환 내용들을 히든 파일로 만든 뒤에, 폴더 옵션으로 겉으로만 보이질 않게 숨켜 놓은 것을 우연 찮게 발견하게 된 거이야. 그래서 옛말에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게 이래서 생긴 거라구. 파일의 속성을 변경해서 회사에서 몰래 들여다 본 그 내용은 가히 기절초풍 할 지경이었대.’

‘뭐였는데?’

‘이멜로 서로의 상상적인 섹스 묘사로부터, 서로의 나체를 디카로 찍어 교환하질 않았나, 아무튼 섹스만 않 했지, 두 년 놈은 이미 강을 건넌지 오래 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대. 형준이가 가장 처참하게 본 사진은, 그 놈이 자위를 하면서 좇물을 싼 사진을 보낸 거랑, 그 년이 보지에 손가락을 마구 쑤셔넣어, 허연 씹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사진을 교환한, 메일 원본 이었다고 하더라구. 얼마나 기가 막혔겠어!’

‘해도 너무 하긴 했구나.’

‘그 뿐인 줄 아냐? 이멜 이다, 채팅이다 하는 것도 무슨 싸이트를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 흔적이 남는다고 그 씨부랄 새끼가 잔대가리를 또 요상 하게 굴렸다지?’

‘뭘?’

‘우리도 그렇지만 그 원격 시스템수리 소프트웨어 있지?’

‘응, 우리 PC 설치한 그 회사에서 출장수고를 좀 줄이자고 그 프로그램 깔아놓고 간 적이 있어. 가끔 애들이 사용하다 바이러스 걸리면, 그 아저씨들이 그 프로그램으로, 출장 오지도 않고, 자기네 회사 의자에 앉아, 유선망 만으로 우리 PC에 떡 하니 들어와서, 유령같이 고쳐놓고 사라지는 그거 말이야?’

‘응, 그걸 이용해서 겉으로 보기에 시스템 유선망 점검하는 것처럼 싸이트를 통하지 않고 다이다이로 접속해서는 채팅싸이트에서 주절대는 것처럼, 다음에 만나 어디서 빠구리를 하자, 차 속에서 한 따까리 돌리자… 이런 얘기들을 스스럼 없이 했다는 거야. 물론 자욱이 남을 수가 없을 뿐더러 애들이 뭐라고 물으면 지금 수리중 이라고 하면 아이들도 아무런 의심을 않 했대요. 두 년놈이 아주 교활하고 못 되 쳐먹은 것들 이라니깐!’

‘다음에 또 전화 오면 나도 뭐라고 한 소리 해줄까 보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고, 그냥 바쁘니깐 끊는다고 하고 상종을 하지 마. 괜히 입만 더러워 져.’

‘그런데, 그 재결합 어쩌구 하는 소리, 나 한테만 한 게 아닌 모양 이던데?’

‘글쎄 말이야. 내일 그 녀석이랑 술먹기로 했는데, 대뜸 그 얘기를 가지고 의논 좀 하자고 그러드라고, 그것 때문에 내가 더 열불 난 거라니깐?’

나는 그 날 저녁 아내와 그 년을 씹어 돌리느라 분을 제대로 가라 앉히지를 못했었다.

‘따르릉!’

‘형준이냐? 나 지금 나간다.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나갈게.’

나는 시간보다 30여분 일찍 전화를 넣은 형준이에게 약속 장소로 곧 나가겠다고 하고는 부리나케 사무실을 나왔다.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

‘응, 생각할 것도 쫌 있고….’

‘생각은 뭔 놈의 생각! 너랑 약속 잡은 그 날, 우리 집사람 한테도 전화 걸어서 헛소리 삥삥했다드라. 제정신이냐? 난 도저히 이해가 않가서리….아니 무슨 리즈 테일러랑 리챠드 버튼도 아니고, 재결합은 무슨 얼어죽을 놈의 재결합, 아니, 지가 무슨 연예인 인줄, 착각 속에 사시는 모양이지? 너, 애저녁에 그 일로 오늘, 안주 삼을 생각이면, 나 일찌감치 자리 뜬다. 이거 허튼 소리 아니라니깐!’

‘자,자, 언성 좀 낮추고, 술이나 우선 먹자구…’

술자리에서 형준이는 풀이 죽은 모습으로 술도 별로 들지를 않았다.

‘형준아, 인생, 뭐 있냐? 너도 창창한 나이에 그 년 아니면, 뭐 세상천지에 여자가 없대디?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사실 애들 생각하면, 지 친엄마가 제일로 중요한 조건 이겠지만, 요즈음 그렇게 팥쥐엄마 같은 새엄마만 있는 건 아니라고 않하디? 새롭게 인연 엮어서 정 붙이고 살면 되지, 기어이 그 잘나빠진 사고 뭉치 데려다가, 또 머리 썩고 살래? 또 그렇다, 이번에 재결합을 했다 치자,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그렇게 옆길로 또 새지 말란 법 없고, 너도 무슨 수로 그 옆을 줄창 감시할래? 직장이라도 관두고, 흥신소 사람처럼 붙어 서서, 24시간 감시하고 다녀? 아서라! 지나간 버스를 잡지 말아야 할 수백가지 이유가 있지만 딱 한 가지만 기억해라. 곧 이어 다른 버스가 너를 위해 달려 온다는 진리 말이야. 그 버스를 쫓아가려고 엉뚱한 버스를 탔다가는 목적지로 가기도 전에 네 몸뚱아리는 듣도 보도 못한 곳에서 내려야 하는 운명이 된다는 것쯤은 너도 잘 알고 있을게다.’

‘나도 알아. 하지만 넌 모를 거다. 밤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자기는 해도, 나날이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져 가는 그 우울함을….아직까지 애들 학교에는 챙피 해서 이혼 사실을 말하지도 못했는데, 다음 학년에 올라가, 아이들이 가정환경 조사서에 편부 슬하라고 적을 수 밖에 없어서, 선생님의 호출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잠이 다 안온다. 내 선미년이 벌린 짓거리를 생각하면, 찢어 죽여도 속이 편치 않을 심정이지만, 애들을 보면 또 그게 아니거덩.’

말투에서 나는 형준이가 아이들의 양육 문제로 애들 엄마가 제안한 재결합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으로 형준이의 고민을 그냥 막기에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화냥년 어쩌고 감정이 뒤틀릴 대로 뒤틀린, 너희 부모님과는 어떻게 묶인 실타래를 풀 참이냐? 살 섞고 살았던 부부간이야, 눈 질끈 감고, 서로 해해호호 하면서, 다시 합칠 수야 있다지만, 한번 금이 간 시댁과의 관계도 풀기에는 만만찮은 숙젤걸?’

‘그래, 그것도 큰 걸림돌 이긴 하다만, 늙어 가시면서, 제 몸하나 추스리시기 에도 버거운 두 양반에게 아닌 밤중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애들을 떡 하니 맡겨 놓았으니, 내 마음도 그리 편하지가 않아서리….’

‘그래서 어쩔 작정인데?’

‘나, 여러 날, 심각하게 고민 했는데 결론은….’

‘결론은?’

‘다시 합치는 거야.’

‘너 미쳤구나! 내가 이 꼴 보자고 나온 줄 아냐? 너 정신 차리라고 붙들려고 나왔는데….너 그런 말, 하려면 다음부터 연락하지도 말고, 내 얼굴 볼 생각, 하지도 마라.’

‘저….., 형준씨 한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죄인은 나라구요.’

나는 카운터에 앉아 있다가 등 뒤에서 난 목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뒤에는 그 년이 서 있었다. 그렇지만, 친구가 마음을 돌려 먹겠다고 선언한 이상, 인사도 없이, 안면 까면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에는 좀 껄끄러운 구석이 있기는 했다.

‘어쩐 일로….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폐가 많네요. 홀 안에 사람들도 많으니 우리, 자리를 좀 옮기죠. 저기 룸도 있는 것 같은데…..’

세 사람은 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웨이터가 테이블에 새로이 안주와 술을 세팅해 놓을 때까지 내 건너편에 앉은 두 사람과 나는 고개도 돌린 채 말이 없었다.

‘저 때문에 두 분이 싸우시지는 마세요. 모두 저로 인해 생긴 일들인데, 두 분 사이에 그 오래 된 우정에 금이 가게 하면서 까지 형준씨와 저와의 문제가 거론 된다면, 저도 편하지 만은 않거든요.’

‘하이구, 말은!’

나는 기가 탁 막혔다.

‘밥은 먹었니?’

나는 형준이가 무뚝뚝하지만 평범한 어조로 묻는 그 말투에 기가 팍 꺾이고 말았다. 그래, 살 섞고 산 것 들이라, 다르긴 다르구만, 허긴 나야 제 3자지, 암, 제 3자구 말구!

‘저야 당사자도 아니고, 두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미흡한 위치이지만, 단지 애들 문제만을 가지고 재결합 운운 하는 것은 그 동안 벌어진 어마장장한 일들에 비해 너무 가벼운 처사가 아닌가 해서요.’

두 사람은 고개를 못 들고 있었다.

‘자, 자, 술이나 좀 들자. 이거 뭐 내일 당장 합치자 그런 것도 아니고, 심각하게 고려해 보자는 자린데, 너무 걱정이 많은 거 아냐? 아직 결정된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야!’

형준이가 나와 그 년에게 술을 각각 따라 주었다. 암튼 세 사람은 아주 불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눈초리로 겁나게 술들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술기운이 오르자,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 년의 한다리가 턱 하니 형준이의 다리 위로 올라갔다. 어쭈? 내가 눈 앞에 시퍼렇게 앉아 있는데 이것이 시네루를 멕여?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술기가 바짝 올랐는지, 형준이도 횡설수설 하면서, 내가 있는지 없는지 상관 없다는 듯이, 그 년이랑 입을 맞추고, 젖퉁이를 주무르고, 쌩 발광을 하는 게 아닌가? 나는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심정으로, 두 눈 똑바로 뜨고, 년놈의 짓거리를 꼬나봤다.

‘이해하시죠? 우리 부부 였다구요, 꺼윽….부부끼리 다시 만나서 이렇게 회포 좀 풀자는데 이것도… 꺼윽…. 시비 거실래요?’

눈이 풀려 게슴츠레 나를 흘겨보는 그 년의 발게진 얼굴은 바람난 화냥년의 얼굴, 그것 이었다. 더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렇게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다던 녀석의 반응 이었는데, 옆에서 찰싹 들러 붙어, 바지 사이로 손을 넣어 좇대를 실실 만져주는, 그 년의 분위기에 뻑 갔는지, 아니면, 그 동안 이혼하고서 외로웠기 때문 인지는 몰라도,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꼴이 아주 떫기만 했다.

‘괜찮죠?’

하면서 그 년이 내가 앞에 있는대도 불구하고, 옆으로 픽 쓰러지더니, 이내 형준이의 바지를 까 내리고 형준이의 휘어진 좇을 꺼내 입안에 덥석 물어 버렸다. 기가 탁 막혀왔다. 반대의 비토를 날리려고 나왔다가, 어처구니 없게도 두 사람의 섹스를 목격하게 된 나. 이거 있어야 돼, 아니면 자리를 떠? 그런데 나는 마음과는 별도로, 뒤에 턱 하니 기대 앉아서, 두 사람의 오랄 장면을 즐기고만 있었다. 정신이 팔려서 그랬는지, 내 좇도 무지막지하게 바지를 부풀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그냥 계시기 심심하시죠?’

그 년이 옆 자리에서 형준이의 좇을 빨다가, 탁자위로 기어 오르더니, 탁자 위의 술판을 좌우로 죽 밀어 제끼면서, 나를 향해 엉덩이를 들이대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다시 또 형준이의 좇을 빨아댔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다 보는데,

‘흐..응, 뒤에서 제 치마 좀 올리고 팬티 좀 벗겨 주시겠어요? 형준씨 껄 입에서 빼기가 싫어서…부탁 좀 할께요.’

어처구니가 없어서리….나는 마지못해 그 년의 치마를 위로 재끼고 똥꾸녕과 보지를 겨우 가리고 있는 T팬티를 아래로 걷어 내리기 시작했다. 꿀꺽하고 침이 넘어갔던 것은 그저…. 목이 말랐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년의 보지 앞을 가리고 있는 천쪼가리가 찐득한 씹물로 척척해진 모습을 보면서 팬티를 내리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혀를 쑥 하니, 그 씹 안으로 밀어 넣고 말았다.

‘아! 형준씨, 나 어떻게 해? 누가 내 보지 지금 빨고 있다니깐!’

‘가만 놔둬. 내 니 보지 맛난 거야, 예전부터 알던거, 친구 쫌, 맛 뵈주면 뭐가 어때서?’

월레? 이건 또 무신 조환고? 그렇게나 미워하고 있던 그 년의 보지물을 쩝쩝 먹고는 있었지만 형준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여보 어떻게 해? 박아달라고 해? 아님, 그만 둘까? 당신이 알아서 해.’

‘야, 친구야! 보지가 혓바닥으로는 성이 않 차신단다. 좇나 박아 드려라. 어차피 벌창난 개보지, 너도 먹고 싶었을 거 아니냐? 니가 박나, 딴 놈이 박아대나, 이미 소문난 개 씹보지, 다를 게 뭐 있어?’

나는 냉큼 소파 위로 올라가 그 엉덩이를 두 손바닥으로 눌렀다. 튼실하기도 하지! 허긴 그 씨부랄 새끼가 욕심 낼만도 하게 생겼네. 보지는 또 어찌 그리 물도 많대? 형준이 자슥, 헤어지고 그립기도 했겠네. 에이 모르겠다. 씨발,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고, 이런 보지 언제 박아 볼텐가? 그 다음은 필설로 다하기 어렵다. 나와 형준이가 그 방에서 아마 서너 차례는 그 년을 사이에 두고 박아대고 싸댔으니 말이다. 걸부지게 좇을 박아대고, 세 사람은 씩씩대며,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웃어댔다.

‘이제 용서해 주시는 거죠?’

그 년이 나를 보며, 입가의 좇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배시시 웃는다.

‘용서고 자시고 그럴 게 뭐 있습니까? 저야 제 3잔데, 두 사람이 다시 합쳐서 예전 같은 일이나 또 벌리지 말고 살면, 저야 그만 아니겠어요? 그 동안 제 얘기가 너무 심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드릴께요.’

‘아니에요. 오히려 용서를 빌 사람은 저에요. 앞으로 잘 지켜 봐 주세요. 그리고, 이제는 남도 아닌 그런 사이가 되었으니, 자주 놀로 오셔서, 이이랑 이렇게 함께 즐거운 시간 보네요. 숨어서 바람 피우는 것 보담은, 이렇게 건전하게, 가까운 분이랑, 남편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거든요? 어떠세요? 이왕이면 그 쪽도 부부동반 해서 즐기면 금상첨화 일텐데…’

그 년 다운 발상 이었다.

‘따르릉!’

‘네, 네, 잘 끝났어요. 네….네…걱정해 주신 덕분에 다 잘 마무리 되었어요. 감사 드릴께요… 그리고, 제가 말씀 드렸듯이 그 쪽도 어서 복잡한 문제 정리하시고요… 인생 뭐 있어요? 싸우고 피 튀길 필요 없이, 그러려니 하면서 얽혀 사는 거죠. 우리 빨리 봤으면 좋겠네…네…네… 고마워요… 들어가세요….’

누군지 아주 반갑게 전화를 받고 있는 저 년.

‘누구야?’

형준이가 물었다.

‘응, 그냥 아는 사람.’

거럼, 지 버릇 개 줄까? 남편과 합쳐 보자는 이 자리에서, 밝히지 못할 사람과의 긴밀한 대화? 웃기고 자빠졌네. 그러나, 정작 자빠진 것은 나 자신이었다. 한달 후, 다시 합친 형준이 내외가 아이들을 시댁에서 부르기 이틀 전, 우리 내외와 밤새 약 쳐먹으면서 즐기자고 불러낸 그 날, 나는 그 전화의 상대가 아내인 것을 섹스 도중에 알게 되었다. 그 곳으로 가는 도중에도 어떻게 그리도 흔쾌히 같이 즐기자는 제안에 아내가 쉽사리 승낙을 했는지 의심도 못한 채……이혼만 않 했을 뿐이지, 그 년과 얼추 비슷한 과정을 걸어오고 있던 뻔뻔스런 집사람….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내 좇이 그 년의 씹보지 안에서 질척이고 있었고, 형준이의 휘어진 좇대가리가 집사람의 찹쌀보지를 마구 쑤셔대고 있는 와중 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 년의 보지 안에 좇물을 터뜨리면서 생각했다.

‘그래, 애들 갖고 노는 레고 조각, 인생은 그런 거였어. 여기다 끼워봐도 그만, 저기다 끼워 봐도 그만…..열심히 조립해 놓으면 멋들어진 것처럼 보여도 그 조각은 언제든지 밖으로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것인데….그저 서로가 떨어져 나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임시로 끼워 맞추어져 있는, 단순한 레고 장난감의 한 조각이, 바로 우리들 인생인 것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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