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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꿈꾸는 늑대 - 100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23 870회 0건
낭만을 꿈꾸는 늑대 100부

수혼은 열쇠를 받아들고 수영을 바라보니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고민하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수혼은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니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파르르 떨고 있었다. 눈동자는 촉촉이 적어 반짝이고 있었고 그녀의 마음처럼 작은 떨림이 있었다. 수혼은 그녀의 굳게 다물어진 입술에서 고민의 흔적(痕迹)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혼도 그녀의 표정을 보자 망설인다. 자신이 정말 그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친구인가 애인인가? 정말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우울하고 고독한 분위기에 취해서 그녀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과연 그것이 사랑일까? 그녀와 동질감을 느끼며 감싸주고 안아주고 싶지만 그 방법으로 그녀의 육체(肉體) 바라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녀와 친구가 되길 바라지 않았는가? 지금 자신의 행동이 과연 그녀를 위한 행동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그녀가 소중하다면 그녀를 위한다면 그녀를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마땅하지 않는가?

수영은 수혼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도 긴장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처럼 그도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그는 무슨 고민을 하는 것일까? 자신이 부담스러운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는 처음이 아니지 않는가? 그가 자신과 같이 살자고 했지만 그런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 그에게 이미 많은 부인들이 있지 않는가? 다만..........오늘 만큼만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싶었고 그도 자신에게 솔직해지길 원했다. 그를 향하는 자신을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다. 그녀는 억지로 웃어주며 손에 힘을 주었다.

수혼은 수영이 힘을 주어 손을 잡아주자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억지로 웃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웃음이 밝게 보이지 않는 것은 자신만의 느낌일까? 수혼은 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힘을 주어보지만 다리는 천근만근이나 나가는 것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수혼의 모습을 읽었을까? 그녀는 수혼의 손을 잡고 자신이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때로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대담한 법이다. 그녀는 고민하기 보다는 자신의 느낌에 충실하기로 했다. 수혼은 그녀의 손에 이끌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탄 두 사람은 방이 있는 7층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만 있는 좁은 공간에서 수혼과 수영은 말이 없었다. 다만 서로 맞잡은 손을 통해 서로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705호실로 향했다.

문 앞에서 수혼은 쉽게 문을 열지 못했고,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간 것은 수영 이였다. 호텔에 들어선 수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방에 있는 의자로 다가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수혼은 현관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를 따라 방에 들어와 그녀의 반대편 의자에 앉았다.

“.....................먼저 샤워해.”
“수영씨................................우리 집에 가자.”
“....................겁나. 수혼씨 겁나는 거야...............아니면...........내가 부담스러워~”
“이건 아니야. 난 단지.................수영씨와 좋은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치.........친구..........친구사이에는 어떻게 하는 건데?”
“수영씨.............나........수영씨 좋아해. 아니 사랑해. 하지만..........수영씨를 위해서.........이건 아닌 것 같다.”
“.............그래...............친구사이는 같이 술이나 먹고, 농담이나 하고...........그런 건가?.........나도 수혼씨와 같이 살 생각은 없어...........수혼씨에게 많은 이미 부인들이 있다는 거 알아..........그런데............왜~ 유혹했지............장난 이였어.........날 가지고 논거야?”
“그..........그건 아니야. 수영씨를 진심으로 원해..........지금이라도 당장 수영씨를 안고 싶어. 진심이야............다만...........”
“그만.........그만해........더 이상.........비참하게 만들지 마..........수혼씨가 원하는 데로 해.”

수혼은 잠시 눈을 돌려 창가를 바라본다. (바보 같은 자식, 여기까지 와서 그런 말이나 하고.............그녀를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들어야 하니. 네가 그리 잘났니.)수혼은 자신에게 한바탕 욕을 하고는 다시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그녀가 원하고 있잖아. 뭘 망설이는 거야) 수혼은 팔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잡아본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들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먼저 씻을게. 내가 들어가 있는 동안 수혼씨 마음대로 해. 가고 싶으면 가도 돼.”
수영은 수혼의 손을 잡아 내리고는 몸을 돌려 화장실로 향했다.

“삐리리리리리~”

그때.......수혼의 품속에 있던 핸드폰이 급하게 울렸다. 분위기 깨지는 핸드폰 벨소리에 수혼이 급하게 전화를 깨내 번호를 확인하니 바로 길식에게 온 전화였다. 길식은 급한 일이 아니면 수혼의 핸드폰으로 전화하는 일이 없다. 그가 전화를 했다면 조직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수혼은 수영의 눈치를 보았다.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가다 말고 벨소리를 듣고 수혼을 보고 있었다. 수혼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급한 일인가 본데.............받아.”
“미.........미안해.”

수혼은 전화를 받았다.

“천랑(?)............저 길식입니다.”
“예~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죠.”
“지금 어디계세요. 방금 성민을 찾던 놈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예~ 성민이요?..........찾았단 말씀입니까?”
“예. 용산일대를 수색하던 놈이 성민을 발견하고 그놈이 있는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지금 별동대의 출동준비는 끝났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게...........별동대의 출동준비까지 끝났어요?”
“예~ 미희, 미나하고 링링님까지 출동준비를 끝내고 천랑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지금.....................미리 연락이라도 하시지.”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친구 분 만나신다고 해서 확실한 정보가 아니면 방해하지 않으려했는데...........일이 급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지금에서야 전화했습니다. 천랑께서 급한 일이 있으면 저희들만이라도 출동하겠습니다.”

수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성민파의 처리는 그동안 천랑파가 공들어 준비한 계획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일 때문에 조직의 중대사에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수영도 방금 통화내용을 듣고 천랑파의 움직임을 파악했을 것이다. 아마 수영은 오늘 일을 성민에게 말할 것이고 성민은 자신을 감추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오늘이 아니면 언제다시 성민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수영도 수혼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대충 무슨 일이지 짐작했다. 천랑파가 성민의 위치를 알아내 지금 막~ 출동하려는 모양이다. 그녀도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수혼은 방금 “별동대”라고 했다. “기동대”도 아닌 별동대라면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천랑파의 정예부대일 것이다. 그들이 성민을 공격한다면...........성민은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성민파는 갈치파 입장에서 보면 계륵(鷄肋)같은 존재지만 천랑파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작가 주 : 계륵(鷄肋) - 닭의 갈빗대라는 뜻으로, 먹기에는 너무 맛이 없고 버리기에는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는 뜻

수혼은 수영을 보니 그녀의 표정도 심각하다. 그녀가 통화내용을 모두 듣고 천랑파의 움직임을 파악했다면 오늘 수영과의 일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다. 그녀 또한 갈치파의 수장이지 않는가? 또한 지금까지 지켜본 그녀라면 개인의 사사로운 일보다는 조직의 일을 우선하는 사람이다.

“출동하세요. 저도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성민의 현재 위치는 용산 원효로에 있는 ○○빌딩 입니다. 별동대를 바로 출발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수혼이 전화를 끊고 수영을 바라보자 수영은 억지로 웃더니 손을 내민다. 수혼은 수영의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 망설이니 수영은 수혼에게 다가와 수혼의 손을 잡아주더니 이내 수혼의 목을 감고 안긴다. 수혼도 그녀를 포근히 안아주니 그녀는 고개를 들어 수혼의 입술을 찾는다. 수혼도 그녀의 뜨거운 입술에 키스를 하니, 그녀는 다시 수혼의 품을 벗어난다.

“이제 됐어. 가~ .”
“수........수영씨.”
“알아. 미안해 할 필요 없어. 다음에.........다음에 다시 기회가 있겠지.”
“휴~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 군.”
“수혼씨.........나도 갈 거야................조금 있으면 다시 적(敵)으로 만나겠네..........수혼씨는 천랑파의 수장으로..........난 갈치파의 수장으로.......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나 갈치파의 수장으로 최선을 다할 거야. 수혼씨도 최선을 다해.”
“그래..........수영씨도 전화해야겠네. 자~ 이거 써.”
“고마워~ ”

수영은 수혼의 전화기를 받아들어 갈치파의 본부로 연락했다.

“나야. 천랑파가 성민의 위치를 파악하고 지금 막 출동했어. 천랑파가 이번에는 별동대라는 전력을 가동한 모양이야. 우리도 출동 가능한 화랑들을 이끌고 바로 출동하도록 해요.”
“원예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 겁니까?”
“전.........종로에 있어요. 천랑파도 방금 출발했으니 서두르면 천랑파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전 종로에 있으니 먼저 현장으로 출발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워낙 급하게 연락하셔서 지금 바로 출동 가능한 화랑들이 300여명 정도입니다. 그 정도 병력이면 될까요?”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은 갈치파 사군자 중 국(菊)이였다. 수영은 자신도 의심스러워 수혼을 바라본다. 과연 별동대라 불리는 천랑파 전력이 얼마나 될까? 그녀는 수화기의 입구를 막았다.

“별동대의 인원이 얼마나 돼.”
“많지 않아. 230명 정도야. 거기에 부인들이 출동했어.”

그녀는 수혼의 대답을 바라지 않았다. 설마 수혼이 조직의 비밀을 말하겠는가? 그런데 그는 너무 쉽게 자신에게 자신들의 전력을 이야기한다. 혹시.......저번처럼 흑막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의 머릿속이 갑자기 엉망이 된다.

“정말이야. 거짓말 아니야. 갈치파 화랑들은 얼마나 출동하는데 그래.”
“그........글쎄. 방금 한 말 사실이지. 그치.”
“바보야~ 내가 왜 거짓말을 하니..........정말이야.”
“아.........알았어. 고마워.”

수영은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그 정도 병력이면 충분히 저쪽에서 천랑의 부인들이 출동한 모양이니까 사군자 모두 출동하도록 하세요.”
“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잠시 적막(寂寞)이 흐른다. 그녀는 조용히 수혼에게 전화기를 전해 주었다. 수혼은 전화기를 받아 품에 갈무리하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용산까지 같이 가자. 그래도 되지.”
“응~ 같이 가.”

수혼은 그녀의 손을 잡을 상태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수혼의 곁에 붙어 그를 따라왔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았다. 종로에서 용산까지는 먼 길이 아니다. 더욱이 늦은 밤이라 거리에 차가 없으니 택시는 속도를 높여 용산으로 달리고 있었다.

성민은 청니를 풀어주고 그녀와 함께 잠들어 있었다. 전설의 사나이 법암의 합류(合流)로 그래도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오랜만에 청니와 정렬적인 밤을 보내고 보니 잠이 솟아진 것이다.

법암은 건너 방에서 아련하게 들려오던 신음소리가 잠잠해지자 고민들을 떨어버리고 다시 잠들기 위해 자리에 누웠다.

한편 일산에서는 별동대를 태운 6대의 버스가 천랑파 저택을 출발하고 있었다. 성민의 소식을 접한 것은 수혼이 저택을 나간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처음 소식을 전해온 조직원의 보고는 신빙성이 떨어졌다. 한강로 주변을 수색하던 중 우연히 성민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탄 자동차를 발견하고 추적하고 있다는 소식이 처음 도착한 소식 이였다. 이 소식을 접한 길식은 먼저 호식에게 연락하여 별동대를 출동준비 시키고 주모들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그때 쌍둥이 자매는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미리부터 수혼에게 연락하는 것을 반대했다. 사실 수혼은 중국에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편한하게 쉬지도 못하고 조직의 일에 매달렸다. 그런 수혼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겠다고 외출했는데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그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밤늦은 시간에 조직원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빌딩에 성민과 성민파로 추정되는 많은 인원이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재 그 주위에서 잠복(潛伏)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길식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다시 주모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주모들도 이번에는 수혼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했다. 수혼은 바로 천랑파의 수장이 아닌가? 아무리 주모들이라 하더라도 그의 명령 없이 천랑파를 움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선두에 달리는 버스 안에는 쌍둥이자매와 링링 그리고 호식이 타고 있었다. 미희는 버스에 앉아 자신이 준비한 100여 자루의 유엽비도를 점검하고 있었고, 미나는 팔목에 끼워져 있던 면도를 꺼내 천으로 닦고 있었다. 그들의 뒤에는 링링이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있고, 호식은 손에 검은 가죽장감을 끼고 있었다. 호식의 옆에는 한 자루 검이 있었다. 바로 수혼이 사용하는 검이다. 그들은 이번 전투가 천랑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전투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별동대는 전 보스의 원수인 성민을 차단하려 간다는 것에 흥분하고 있었다.

수혼과 수영이 용산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 넘는 시간 이였다. 성민이 있다는 빌딩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빌딩 이였다. 빌딩은 작고 아담한데 성민은 이곳을 통제로 전세 내에서 100명의 친위대와 함께 이곳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택시 안에서 수영은 말이 없었다. 그녀는 수혼의 손을 잡고 그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제발 천랑파의 정보가 잘못되었기를 빌었다. 오늘만은.......오늘만은 수혼과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 이였다. 하지만 택시에서 내린 그녀는 자신의 소원이 헛된 것임을 알았다. 택시는 정확하게 성민이 있는 건물 앞에 멈추지 않는가.

“수혼씨.........이제 헤어져야겠네.”
“응~ 아마 근처에 천랑파 아이들이 있을 거야.”
“술 먹은 것은 괜찮아.”
“수영씨.................”
“조금 어지러워...........그래도 혹시라도 날 상대하게 되면 최선을 대해야돼. 알았지. 나도 최선을 다할 거야.”
“알았어..............조심해. 수영씨.”
“수혼씨도 다치지 않게 조심해. 그럼 먼저가. 난 사람들을 기다려야 해.”
“그래........먼저 간다.”

수혼은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힘들게 움직여 수영과 멀어진다. 수영은 멀어지는 수혼을 바라보다 뒤로 돌아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며 핸드폰을 꺼내 갈치파의 현재위치를 파악했다.

수혼도 다시 핸드폰을 꺼내 길식에게 연락해 성민을 감시하고 있는 조직원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그곳으로 이동했다. 조직원은 건물과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하고 차안에서 건물을 감시하고 있었다. 수혼이 차로 접근하자 수혼을 알아본 조직원은 차에서 내려 수혼에게 인사를 했다.

“저 건물에 성민이 있어.”
“예~ 제가 조금 전R지 확인했습니다. 맨 처음 성민을 발견했을 때, 성민은 한 승려와 성철로 추정되는 노인과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승려?................”

수혼은 좀 전에 들었던 수영의 말이 생각났다. 성철과 성민이 바로 전설의 사나이를 송광사에서 모시고 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럼 조직원의 정보가 정확할 것이다. 수혼은 심호흡을 크게 한번 했다. 드디어 성민의 꼬리를 잡았다. 이번만은 성민을 놓치는 일 따위는 없어야 한다. 오늘 성민을 끝내야 한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전설의 사나이이다.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소문대로 음양도을 익히고 있을까?

한편 지나는 그 시간에 강원도에서 출발해 막 서울역에 도착했다. 사부가 알려주기로 수혼은 일산에 있다고 했다. 그녀는 시간이 늦어 가까운 여관이라도 들어가려다 수혼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택시를 타고 일산으로 출발했다.

일산과 인천에서 동시에 출발한 천랑파 별동대와 갈치파 화랑들은 이동거리상 일산에서 출발한 천랑파가 먼저 도착하게 된다. 수영도 그걸 알고 수혼과 헤어지고 갈치파의 현재 위치를 파악한 다음 바로 성민에게 전화를 했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들어 있던 성민은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짜증을 내며 깨어났다.

“청니야 전화 좀 받아봐~”

성민이 뒤척이며 청니에게 말했지만 이미 시체처럼 잠들어버린 청니는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성민은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야~ 누군데 이런 시간에 전화질이야.”
“저...........수영입니다.”
“뭐~ 누구?.............아예~ 수영님.......수영님이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
“지금 빨리 조직원을 깨워서 천랑파의 습격에 대비하세요.”

성민은 잠이 달아나며 정신을 차린다. 천랑파의 습격에 대비하라니 무슨 말인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천랑파가 성민님의 위치를 알아내고 지금 출동했어. 더욱이 이번에 출동한 것은 천랑파의 기동대가 아니라 정예 병력인 별동대라 불리는 부대니까 단단히 준비하셔야 해요.”
“예~ 벼.......별동대. 알겠습니다. 수영님은 지금 어디계시죠. 이거 신빙성 있는 정보니까?”
“제가 왜 거짓말을 해요. 저도 지금 화랑들을 이끌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빨리 준비하세요.”
“알겠습니다.”

성민은 전화를 끊자마자 옷을 대충 걸치고 밑에 있는 조직원들에게 비상을 걸고 나서 바로 법암이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스님.......법암스님 주무세요.”

법암은 막 잠들었다가 성민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뜬다.

“무슨 일인가?”
“첫날부터 죄송합니다. 천랑파가 지금 이곳으로 쳐들어온다는 소식입니다.”
“뭐라..........지금 말인가?”
“예~ 바로 준비하셔야겠습니다.”
“알았네. 내 바로 준비하지.”

법암은 자리에서 일어나 승복을 걸친다. 그의 손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잠시 후면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법암은 마음을 진정하며 승복을 걸치고 검을 잡았다.
법암이 밖으로 나오니 성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곳에서 기다려야 합니까? 아니면 밖으로 나갈까요?”
“그걸 내가 물어보면 어쩌자는 거요. 난 단지 시주를 보호하기 위해 온 것뿐이니 시주 마음대로 하시요. 다만.........이곳은 장소가 협소해서 마음 놓고 싸우기는 불편할 것 같소.”
“그럼 건물에서 가까운 곳에 한강이 있으니 그곳으로 이동하면 되겠습니까?”
“그건 시주가 결정할 문제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자~ 출발하시죠.”

성민은 이미 천랑파가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출동했다면 오늘 일전은 피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수영의 말대로라면 이미 천랑파는 이곳을 향해 출발했고, 이 주위에 자신들을 감시하는 녀석들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들이 싸움을 피하고자 이곳에서 도망친다 해도 천랑파는 자신들을 뒤쫓아 올 것이다. 천랑파 기동대는 무서운 기동력을 자랑했다. 그런 기동대보다 상위의 부대라면 더 무서울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자신들도 자신이 있다. 자신들에겐 전설의 사나이와 갈치파가 있지 않는가? 수영이 갈치파를 이끌고 출발했다고 하니 조금만 버티면 승산(勝算) 있는 싸움이다.

수혼이 건물을 지켜보고 있으니 건물에서 사람들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수혼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아마도 수영이 성민에게 연락했을 것이다. 수혼은 오늘 싸움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멀리서 일단의 버스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일산에서 출발한 천랑파의 별동대였다. 수혼은 그 버스들을 발견하자 자신이 먼저 모습을 나타내고 버스를 정지시켰다. 버스도 수혼을 발견하고 길가에 멈추었다. 그때 멀리서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건물을 빠져나온 성민과 성민의 친위대들 이였다. 이들은 잠자다 말고 급하게 준비하고 나왔지만 충분한 무장을 하고 건물 앞에 모여 있었다. 성민은 멀리서 수혼을 알아보고 지금 막 도착한 놈들이 천랑파임을 알아보았다. 그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고 친위대를 인솔하여 한강고수부지로 향했다.

수혼을 발견한 별동대도 차에서 하차하며 수혼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들도 멀리서 이동하고 있는 성민파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천랑파의 돌격대장인 호식이가 수혼에게 다가왔다.

“천랑 오랜만에 친구 만나는데 미안해. 그런데........저놈들은 어떻게 된 거지.”
“아마 갈치파의 연락을 받을 모양이야.”
“뭐~ 갈치파............그놈이 어떻게 우리들 움직임을 아는 거야.”
“글쎄...........나중에 내가 말해 줄게. 별동대 모두가 출동한거야.”
“응~ 별동대 230명하고 사모님 3분이 함께 오셨어.”

수혼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본부에 남아있는 길식에게 전화를 했다.

“수혼입니다. 기동대를 준비시켜 주세요.”
“예~ 기동대를..........별동대만으로 부촉한 겁니까?”
“조금 있으면 이곳으로 갈치파의 화랑들이 올 겁니다. 또.........성민파도 우리의 기습공격을 눈치체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아요.”
“가........갈치파가.........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앞으로 30분 안에 출동시키면 됩니다. 기동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들의 퇴로(退路)만 확보해 주면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기동대를 그곳으로 파견해서 퇴로를 확보하며 대기하라고 하면 되는 겁니까?”
“예~ 그렇게 해주시면 됩니다.”

그때 링링과 쌍둥이 자매가 수혼에게 다가왔다. 그녀들은 수혼을 곁에 와서는 묘한 표정이 된다. 수혼의 몸에서 향수 냄새가 풍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다급해서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수혼씨 술 좀 드신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응~ 괜찮아. 우리도 이동하자. 녀석들을 따라가야지.”
“일단 수혼씨는 뒤에서 쉬고 계세요. 우리들이 알아서 할게요.”
“그래 천랑.......녀석들 보니까 많아서 100여명 정도인데........우리들만으로 충분해”
“그래.....................알았어. 일단 출발하자.”

수혼과 별동대는 성민파를 따라 이동했다. 성민파가 있는 곳은 한강시민공원에서 한참을 떨어진 한적한 곳이었다. 계절은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어 한강의 날씨는 제법 쌀쌀하고, 시간은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한강은 적막하기만 했고, 그 적막을 깨고 천랑파의 별동대가 성민파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수영은 그들의 모습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저번처럼 화랑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성민파가 전멸(全滅)해 버리면 이번 싸움은 승산(勝算)이 없다. 최소한 갈치파의 사군자와 화랑들이 도착할 때까지 만이라도 성민파가 버터주어야 한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하니 사군자와 화랑들은 막 경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여의도로 달려오고 있다는 보고다. 수영은 그들에게 바로 올림픽 대로로 들어서 성민파와 천랑파가 있는 곳으로 도착하도록 지시하고 자신도 천랑파를 따라 이동했다.

성민은 다가오는 천랑파 일행을 보니 어디서가 본 것 같은 놈들이 많이 있지 않는가? 가장 선두에 있는 녀석이야 자신을 배신에게 수혼에게 달라붙은 호식이 놈이고 그 좌우로 얼굴만 봐도 겁나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 검을 품에 안고 있는 여인은 한때 자신의 사매였고.........그들의 뒤로 다가오는 녀석들은 바로 강철의 친위대였던 놈들이 아닌가?

“저.......저기........법암스님 저놈들은 강철파의 친위대였던 놈들로 한 놈, 한 놈이 막강한 무술실력을 가진 놈들입니다. 그리고 가장 선두에 있는 놈은 호식이란 놈으로 무영문의 무술을 사용하고 좌우로 쌍둥이는........”
“그만 됐네. 그런 건 중요치 않아. 자네가 말하던 수혼이란 아이는 어디 있는가?”
“글쎄요. 지금은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마 이곳에 있을 겁니다.”
“좋아. 녀석들을 상대하다보면 앞으로 나서겠지.”

법암은 승복의 두루마기를 벗고는 들고 있던 긴 자루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천랑파는 성민파 중에서 한명의 승려가 앞으로 나서자 제자리에 멈추고 승려를 쳐다본다. 저 승려는 누구인가? 혼자서 250명이 넘는 자신들을 상대하겠다는 말인가? 가장 선두에 있던 호식이 앞으로 나섰다.

“넌 누구야. 너도 성민파냐.”
“시주는 입이 거칠군. 쩝~ 성민파는 아니고 자네들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람이네.”
“하하하~ 혼자서 우리 모두를 상대하겠다는 말이야.”
“옛날에도 혼자 싸웠다네. 자네들을 실망시키진 않을 걸세.”
“대단한 배짱이군. 좋아~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확인해 보지.”

호식은 승려에게 몇 걸음 달려오더니 공중으로 도약하여 몸을 한바퀴 회전시키며 무영수와 무영각을 동시에 실천했다. 밤하늘에 호식이 만들어낸 발그림자와 손 그림자가 피어나며 공중에서 회오리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처럼 흔들거리던 그림자들이 호식이 떨어짐과 동시에 법암에게 날아갔다. 무영문의 무술은 무형(無形), 무음(無音)이지만 그건 전설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고........수많은 그림자들과 함께 호식이 날아드는데도 법암을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더니 그림자들이 몸에 다가왔을 때에 걸음을 걷듯 움직이니 그림자들은 목표물을 잊어버리고 땅바닥에 장렬하며 흙먼지가가 피어난다. 호식이 지금까지 자신의 무형각과 무영수를 저렇게 간단하게 피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사실 법암이 많이 움직인 것도 아니다. 그는 단순하게 두 걸음을 걸어 이동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을 파악한 사람도 없었다. 호식은 땅에 착지하자마자 법암의 거골(오른쪽 어깨), 견정(왼쪽 어깨), 전중(젖가슴 사이)의 혈도를 향해 무형권을 날렸다. 법암은 호식의 주먹이 빠르고 날카롭다는 것을 알고 그가 상당한 수준의 무술을 익히고 있음을 짐작했다. 법암은 자신의 상체를 노리고 날아오는 무형권를 향해 몸을 날려 권(拳)과 권(拳)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법암의 행동은 어찌 보면 자살행위와 같았다. 하지만 그의 몸은 미꾸라지처럼 권(券)의 세력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더니 어깨에 걸치고 있던 보자기로 호식의 단중혈(아랫배에 있는 혈도)을 향해 날린다. 호식은 법암이 자신에게 내밀 보자기에 싸인 기다란 막대기가 무척이나 느리게 느껴졌다. 그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형권을 회수하며 몸을 비틀려 했다. 하지만 느리게만 보이는 법암의 막대기를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퍽~~~”
“윽~~~”

호식은 아랫배를 붙잡고 뒤쪽으로 물려났다. 법암은 아무 일없었다는 듯이 다시 하늘을 보고 있었다. 호식은 법암이 자신을 무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다시 법암에서 달려들려 했다.

“그만해요. 물러나세요. 호식씨의 상대가 아닙니다.”

멀리서 호식과 법암의 대결을 지켜보던 링링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상대한 수준의 국선도검법을 익히고 있으며 또한 사부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기 때문에 지금 법암의 간단한 동작만 보고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사모님........제가................”
“아니요. 호식씨는 최선을 대했어요. 잠시만 물러나세요.”
“아.........알겠습니다.”

쌍둥이 자매는 링링이 앞으로 나서자 자신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수혼을 제외하면 링링의 실력이 가장 뛰어나지 않는가? 링링은 앞으로 나서더니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들어 법암에게 인사를 했다.

“누구신지 모르지만 전 국선도문의 링링이라고 합니다.”
“국선도.........그래요. 전 그냥 이름 없는 땡초라.......특별히 소개할 것도 없구려.”
“스님이 들고 있는 것은 검이 맞겠지요. 감히 스님 같은 고수에게 저 같은 말학이 한수 가르침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허허허~ 이 땡초가 가르침을 부탁해야죠. 국선도 무술을 견식(見識)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저 실력을 부족하니 진검으로 상대하겠습니다.”

링링은 검집에서 검을 빼내고 법암과 대치했다. 법암은 보자기를 어깨에 걸친 상대에서 링링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수혼은 별동대 사이에 끼어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수혼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부인들의 부탁 때문도 있지만 과연 전설의 사나이라는 사람이 정말 음양도 무술을 사용하는지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금 호식과의 대결에서 그가 보여준 보법은 음양도 무공 중 칠성밟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칠성밟기와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펼친 간단한 동작은 검법이라도 치부하기도 힘든 지극히 단순한 동작이었다. 다만 그 단순한 초식에 호식 같은 고수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당한 것으로 보아 그가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호식 다음으로 링링이 나섰다. 링링이라면 호식보다는 고수다. 하지만 역시 앞에 있는 스님의 상대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수혼은 별도대의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나왔다. 링링까지 패한다면 별동대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무슨 대책이 필요했다. 수혼이 앞으로 나서자 호식이 수혼의 곁으로 다가왔다.

“천랑~ 정말 무서운 실력자야. 천랑은 혹시 저 사람이 누군지 알아.”
“전설의 사나이..............옛날 혼자서 갈치파를 상대했다는 바로 그 사람이야.”
“뭐........뭐라고. 길식이 아저씨가 가끔 말하던 바로 그 사람이란 말이야.”
“응~ 성민이가 끌어들인 모양이야.”
“처.........천랑 만일 저 사람이 전설의 사나이라면 일대일 승부에서는 승산(勝算)이 없는 거 아니야...........음~ 그냥 부대끼리 싸우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 같다. 생각해 봐~ 천랑 말대로라면 잠시 후 갈치파도 이곳에 도착해.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총공격을 하는 편이 좋지 않겠어.”
“그건 너무 비겁하잖아.”
“싸움에 임하는 장수(將帥)가 그런 걸 따지는 거야. 평소에 냉철하던 천랑이 오늘은 좀 이상하다. 왜 그래.”
“글쎄. 일단 지켜보자. 링링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야.”

링링의 검에 하늘에 떠있던 달빛이 검에 비추며 은은한 광체를 낸다. 링링은 상대가 고수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선제(先制)공격을 했다. 그녀의 검이 달빛을 가르며 법암의 어깨를 베어가자 법암은 살짝 어깨를 틀어 링링의 검을 피하고 삼체보를 이용하여 링링의 좌측으로 돌아가더니 어깨에 걸치고 있던 보자기로 링링의 손목을 베어온다. 링링은 밑으로 내려간 검을 상단으로 들어올리며 보자기를 공격하니 법암의 보자기는 중간에서 방향을 틀어 링링의 허리를 베어온다. 링링은 느리게만 보이는 법암의 검이 실상은 섬(閃)처럼 빠를 초식임을 알고 있었다. 또한 법암의 검은 중간에서 자유롭게 변화하며 자신의 허리를 베어오자 일단 일자보로 후퇴하니 법암의 검도 링링의 허리를 지나쳐 버린다. 링링은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하더니 법암에게 달려오며 삼검(三劍)을 펼치니 그녀의 검은 날카로운 예기(銳氣)를 발산(發散)하며 힘차고 빠른 속도로 법암의 단충(아랫배), 상곡(아랫배), 신궐(아랫배)혈을 노리고 직선으로 날아갔다. 바로 국선도 검법의 특징인 간결하고 힘찬 초식이 펼쳐진 것이다. 이번에는 법암도 링링의 공격이 신랄함을 알고 보자기를 두 손으로 잡더니 링링의 검을 향해 보자기를 쳐내었다.

“캉........캉.......깡.......가강”

허공에서 금속음이 터지고 링링의 검은 보자기에 막혀 튕겨지며 한쪽으로 물려나고 법암의 보자기는 링링의 검에 베어져 나풀거리다. 링링은 손목이 시큼하고 얼얼했지만 공격의 고삐를 멈추지 않고 다시금 이검(二劍)을 베어내니 링링의 검은 주위 공기를 찢어버리며 법암의 상체를 열십자로 베어갔다. 법암은 링링이 자신의 공격에도 물러나지 않고 재차 공격해 오자 보자기를 잡은 손을 힘을 주고는 가슴에서 원을 그리듯 검을 돌리니 보자기의 그림자가 무수히 늘어나며 촘촘한 검막(劍幕)을 형성한다.

“캉.........캉..........카..........캉”

링링의 검은 법암이 만들어낸 검막을 뚫지 못하고 다시금 튀겨져 나오며 링링의 몸 또한 뒤쪽으로 몇 걸음 물러났다. 링링은 계속되는 자신의 공격을 비웃듯이 막아내며 수비만 전념하는 법암의 태도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뒤쪽으로 물러난 상태에서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며 공중에서 몸을 회전하니 링링의 머리는 땅으로 다리는 하늘로 올라갔다. 법암은 링링이 필살(必殺)의 초식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두 다리에 힘을 주고는 검을 가슴에 세우고는 떨어져 내리는 링링의 검을 노려본다. 링링의 검은 허공에서 달빛을 머금고 법암의 백회(머리 중앙)혈을 향해 직선(直線)으로 떨어져 내리니 꼭 그 모습이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 같이 아름다웠다. 법암은 가슴에 세워두었던 검을 링링의 검을 향해 쳐내니 유성(流星)처럼 떨어져 내리던 링링의 검과 부디 치며 불꽃을 만들어냈다. 링링은 자신의 필살(必殺)의 일초가 중간에서 막히자 검을 손바닥에서 빙글빙글 돌리니 링링의 검이 회전하며 무수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국선도 검법에서 환(幻)이라 불리는 초식이다. 법암은 링링이 검이 무수한 변화를 일으키며 몇 개로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자 자신도 검으로 변화를 일으키니 공중에서 다시금 불꽃이 일어나다. 링링은 검을 쳐내며 땅으로 떨어지는데............법암은 떨어지는 링링의 양지혈(손목에 있는 혈도)을 노리고 검을 쳐내니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검이 직선(直線)으로 섬광(星光)처럼 날아온다.

“캉~~~”

링링은 급하게 손목을 비틀어 법암의 검을 막았지만 법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난다. 그녀는 손목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통증을 느낀다. 역시 처음 생각대로 상대방은 엄청난 고수로 자신의 상대가 아니었다.

링링이 밀리는 것을 보고 있던 호식은 수혼을 보았지만, 수혼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법암만 바라보고 있었다. 호식은 이대로 있다가는 공격(攻擊)의 시기를 노칠 것 같았다.

“총공격해. 녀석들을 쓸어버려.”

호식은 수혼을 대신해서 총공격(總攻擊)명령을 내렸다. 별동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호식의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성민파를 향해 벌 떼처럼 몰려갔다.

성민은 호식을 필두로 천랑파가 몰려오자 덜컥 겁이 났지만 이번만은 자신도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되어 자신의 친위대에게도 공격명령을 내렸다. 법암은 천랑파가 몰려오자 검을 감싸고 있던 보자기를 벗겨 검을 빼낸다.

“키~ 기~ 킹”

봉황검(鳳凰劍)은 맑은 울음소리를 토하며 검집을 빠져나와 달빛에 반짝이고, 선두로 달려오던 몇몇 별동대를 향해 봉황검이 빛을 토하니 봉황검은 피가 그리운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별동대의 다리를 베어버린다.

“크~아~악”

두 사람의 별동대가 다리를 붙잡고 땅바닥을 구르고, 피를 머금은 봉황검은 붉은 빛을 토하며 다시금 다른 별동대를 향해 날아간다. 수혼은 법암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가만히 지켜보기에는 별동대의 피해가 너무 크지 않는가? 법암 앞에서 별동대는 순한 양떼에 불과했다. 수혼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달려가려하자 미희가 수혼에게 검을 내밀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호식에게 받은 수혼의 검이다.

“조심하세요.”
“알았어.”
“저도 돕도록 하겠어요.”

미나는 손목에 감고 있던 면도를 풀어 수혼의 따라 나선다.

“아니야. 곧 있으면 갈치파의 화랑들이 도착할거야. 미나는 미희를 보호해주고, 미희는 지금은 유엽비도를 아끼고 있다가 갈치파 화랑들을 상대 해죠. 알았지.
“하지만..........”
“저기 링링이나 호식이도 있으니까 충분할거야.”

수혼은 미희와 미나을 뒤로하고 법암을 향해 달려갔다. 수혼은 달려가는 와중에 검을 뽑아 들었다. 멀리서 보니 링링이 법암을 힘들게 상대하고 있었다. 막~ 법암의 검이 링링의 어깨를 노리고 날아오고 있었다. 수혼은 검을 들어 법암의 검을 막았다.

“캉~~”
“헉.........헉...........아저씨 이제 오는 거야.”
“수고했어. 링링~ 이제 뒤로 물러나.”
“알았어. 조심해 보통이 아니야.”

법암은 검을 하단으로 내리고 수혼을 본다. 그의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다. 송광사를 나올 때, 이렇게 빨리 수혼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놈의 얼굴을 보니 누군가를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자의 얼굴이 녀석의 얼굴에 들어 있었다. 법암의 귀에는 주위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천랑파와 성민파 조직원들의 함성이 들리지 않았다. 그는 온 신경을 집중하여 바로 앞에 나타난 수혼을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을 보자 가슴이 답답하다.

수혼은 법암이 복잡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바짝 기장하며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 사람이 바로 전설의 사나이다. 아직 그가 음양도 무공을 사용한다고 확실할 수는 없었다. 다만.........그의 무공만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하늘에 떠있는 달빛이 두 사람의 검에 떨어져 반짝거리고 있었다.

성민은 한손에 검을 들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는 팔이 자린지 얼마 되지 않아 한손으로 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멀리서 성민의 모습을 본 죽죽이 죽도를 휘두르며 성민에게 다가왔다.

“퍽~~캉~~카”
“욱~~”

성민은 죽죽의 죽도에 뒤쪽으로 밀려났다. 죽죽의 죽도에는 중간에 쇠심을 박아 넣어 실제적으로 쇠파이프와 진배없었다. 죽죽은 멈추지 않고 성민의 중정혈(가슴에 있는 혈도)을 향해 직선(直線)으로 날린다. 성민은 검을 들어 힘들게 죽도를 쳐내고 뒤쪽으로 물러나더니 자신 옆에 있던 조직원을 죽죽에서 밀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성민에 의해 갑자기 죽죽과 상대하게 된 조직원은 죽죽의 죽도에 머리가 깨어져 기절해 버린다.

멀리서 이들의 전투(戰鬪)를 지켜보고 있던 수영은 성민이 너무 위태롭게 보이자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싸움판에 끼어들었다.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더니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자들이 피어난다. 그녀가 만들어낸 그림자들은 꽃비가 내리듯 땅으로 떨어지며 성민 주위에 있던 별동대들을 공격하니, 별동대는 그림자에 적중당해 성민으로부터 멀어진다. 수영은 공주에서 떨어져 성민의 곁에 내려선다. 성민은 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자신을 구해주자 그녀의 모습을 보았지만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한번도 수영의 얼굴을 자세히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누구세요.”
“수영입니다.”
“수.......수영님........이세요.”
“예~ 조금 있으면 사군자와 화랑들이 도착해요. 조금만 더 버티세요.”
“아.........알겠습니다. 굳 있으면 지원군이 도착한다. 모두 힘을 내고 천랑파를 상대해.”

성민의 고함소리에 성민파는 용기를 얻어 천랑파를 상대한다. 하지만..........성민파는 천랑파에 비해 인원으로 밀릴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실력에서도 천랑파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전투(戰鬪)가 시작되고 10분정도 흘렸지만 이미 성민파의 반 이상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그에 비해 천랑파의 피해는 미미(微微)했다.

“시주가 수혼이요.”
“스님은 절 아시는 모양이군요. 하긴 성민이가 저에 대해서 말해주었겠군요. 예~ 제가 천랑파를 이끌고 있는 조 수혼입니다.”
“조.......수.......혼..........그래 자네가 음양도의 이번 대 전승자인가?”
“예~ 소문에 스님께서도 음양도를 무공을 익히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하하하~ 다 옛날이야기요. 그래 음양검법은 완성했소.”
“음양검법?..........스님은 우리 사문에 대해 많이 알고게시는 군요.”
“내가 묻지 않는가? 음양검법은 완성했소.”

법암은 수혼에게 큰소리로 말하니 수혼은 기분이 상했다. 아무리 자신보다 연장자라 하더라도 서로에 대한 예의가 있을 진데 법암은 자신을 마치 아랫사람 대하듯 하지 않는가?

“스님께서 직접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직접 알아보라. 좋지. 조심하게.”

법암의 검이 싸늘한 검기(劍氣)를 발산하며 수혼의 목을 베어온다. 수혼은 자신의 검으로 봉화검을 막았다.

“깡~~~”

검과 검이 부디 치며 불꽃이 일어나고..........수혼은 손목이 시큼했지만 물려나지 않고 법암의 상체를 베어간다. 수혼의 검이 자신의 상체를 노리며 날아오자 봉화검이 빙글 돌아가며 수혼의 검을 쳐내더니 법암의 한손은 봉화검을 놓고 주먹을 쥐고 수혼의 영태혈(가슴에 있는 혈도)노리고 권을 날린다. 수혼은 법암의 주먹이 날아오며 공기가 요동치며 은은한 광음이 들려오자 칠성밟기로 법암의 권을 피하며 검을 날리니 수혼의 검은 법암의 상체를 노리고 날아가더니 중간에서 부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검이 변화막측하고 화려한 변화를 보이며 검영(劍影)을 만들어낸다. 법암은 자신의 주먹을 회수하고 다시 검을 잡더니 수혼이 만들어낸 화려한 검영(劍影)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더니 수혼의 자궁혈(목에 있는 혈도)를 향해 봉황검을 날린다. 수혼은 봉황검이 자신이 만들어낸 검영(劍影)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자궁혈를 노리자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이니 검은 수혼의 머리칼을 스치며 지나가고............법암은 숙여진 수혼의 가슴을 향해 다리를 쳐내니 법암의 발이 수혼의 가슴을 가격해 버린다.

“욱~~~~”

수혼은 뒤쪽으로 몇 걸음 물러나며 법암의 공격에 대비했지만 법암은 수혼이 물러나자 움직이지 않고 수혼을 노려보았다.

“그게 네가 익힌 음양검법의 전부냐. 그런 실력으로 음양도의 전인이 되었단 말이냐.”
“흥~ 진정한 음양검법은 지금부터 보여들이죠.”

수혼은 이를 악물고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때 멀리서 몇 대의 버스들이 이들에게 돌진하는 것이 보였다. 한참 싸우고 있던 성민파와 천랑파는 달려오는 버스를 피해 분분히 흩어진다. 수혼과 법암도 달려오는 버스들 때문에 뒤로 물러난다.

버스는 한쪽에 멈추더니 버스에서 사군자와 화랑들이 솟아져 나왔다. 드디어 사군자와 화랑들이 도착한 것이다. 사군자와 화랑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수영과 성민 곁으로 모여들고 분분히 흩어졌던 성민파도 성민과 수영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의 움직임에 천랑파의 별동대도 수혼을 중심으로 모여든다. 일이 이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갈치파연합군과 천랑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형국이 되었다.

ps : 다음 편에 법암과 수혼의 일대일 대결과 갈치파연합군과 별동대의 전투가 이어지겠습니다. 과연...........법암이 수혼과 대결하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요?


100회 기념............한마디...............

2004년 2월 24일 “낭만을 꿈꾸는 늑대”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하여
2004년 7월 28일 오늘 100부가 되었습니다.

먼저 그동안 100부까지 쓸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애니타임님
세데뇨님
카라73님
테라카2900님
다래님 등

위에 열거한 분들은 낭만을 꿈꾸는 늑대가 연재되기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절 격려해주신 분들입니다. 어쩌면 위에 분들이 없었다면 낭만을 꿈꾸는 늑대는 중간에서 연중되었거나 서둘러 끝내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낭만~ 이 40부가 넘어가며 생겨난 우리 낭만폐인님들........
그중에서도

부천짱님
런닝머신님
그리고.............우리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의 카페를 만들어 주신
우리 낭만폐인님.(카페주소 http://cafe.sora.net/romantic/)

카페에 열심히 참여해 주시는

중년아재님
바람님
모래비님
그사람2님 등등

낭만을 꿈꾸는 늑대를 편집해 주시고 계시는 바보탱크님
그 밖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꾸벅~

우리 낭.꿈.사에 참여해 주시는 작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좌백우 형님
무대포 형님
레인님
야느스님.
라미아나님
불켜니형수님
소주한박스님
그리고 오공스님.....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100부를 오늘에 올린 것은
100부에 낭만을 꿈꾸는 늑대의 모든 것을 담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낭만을 꿈꾸는 늑대는............

무협 + 액션 + 로맨스 + 야설이죠.
좋은 말로 퓨전...............막말로 짬뽕이죠.

100부에서 이 모든 것을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어제 제가 카페에 남긴 글이 있죠. 출판사 건...........
야설도 당당한 하나의 문화장르 입니다.
성민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문화장르이며 소설의 하나입니다.
사실 야설이 언더그라운드 소설이다 보니 야설을 쓰면서도 약간은........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합니다.
그냥.......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즐겁고........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울 뿐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야설을 쓸수 있을 지는 몰라요.
다만 이렇게 성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제가 야설을 쓰는 것을 즐긴다면.........
계속해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100회 오프모임은........카페에서 논의하기로 하죠.
두서 없이 많은 말을 했네요.

성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붉은미르 올림 -

ps : 소라에서 자동으로 부수 계산되요. 이번편 올리니까 정말 100이라는 숫자가 보이네요. 실감나네.....


아침에 들어와 보니 많은 분들이 축하의 리플을 남겨주셨네요.
소라님까지 오실 줄이야.......
모두 감사드립니다.

카페가 필터링 때문에 들어가기 힘들죠. 그래서 제가 우회주소를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http://cafe.test.sora.net/romantic/
위에 있는 주소로 들어오시면 두루넷도 접속가능합니다.
제가 확인한 것이니 확실합니다. 저도 회사에서 두루넷 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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