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년 기사의 시대
세상은 블루, 레드 ,화이트, 그린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그리고 기사들 사이에 전설로 알려진 블랙의 땅이 있다.
블루 지역은 섬 지역을 의미 했고 레드 지역은 화산지역 화이트 지역은 빙하지역 그린 지역은 초원지역 이다.

크랜시스 성

사령탑(司令塔),
사령탑의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 방은 크고 넓었으며 온갖 화려한 비단과 보석들로 아릅답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방의 오른쪽 구석에는 검붉은 빛이 도는 갑옷과 함께 커다란 도(刀)가 있고,
방의 왼쪽에는 여러 종류의 책과 약들이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었다.
방 안에는 50세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인과 60세 중반으로 보이는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둘다 말없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승룡(昇龍),
세상에는 승천하는 용 모양이 그려진 4개의 망토가 있었다. 블루, 레드, 화이트, 그린 이렇게 4개의 지역에 한개씩 존재 했는데.
각 지역에서 무신으로 인정받은 자만이 이 망토를 걸칠수 있었다.
승룡의 무늬가 세겨진 망토를 입고 있는자,
그렇다.
멸천사참만마불세군림(滅千邪斬萬魔不世君臨),
38세의 나이에 일천만의 사인을 멸하고,
일만의 마도를 참수하여 레드 지역의 주인으로 군림했던 불세출의 절대자!
이 사내가 바로 그 주인공인 크랜시스 기사단의 단장 소백이었다.
그리고 소백의 앞에 앉아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 노인,
술잔을 잡고있는 노인의 손등에는 하강하는 용인 하룡(下龍)의 무늬가 세겨져 있는 이 노인은,
30년전 500m가 떨어진 곳에서 용철궁(龍鐵弓)으로 적장의 머리를 꿰뚫음으로써 유명해진 황만이었다.
황만이 한번 용철궁을 꺼내들면 그의 손에 수백명의 기사들의 머리가 날아갔으며 그의 화살은 한번에 다섯명의 기사를 꿰뚫었다.
그러다 어느날 황만은 소백의 아래로 들어가게 되었으며 결국 황만은 크랜시스 성의 부단장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
.............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한동안 침묵하고 있던 황만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진지한 눈빛으로 소백을 바라보았다.
[어제 도천님이 계신곳을 찾아갔습니다. 한 소녀가 간호하고 있더군요.]
[쓸데없는 짓을 했군]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대로 계속 놔 둔다면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
소백은 황만의 말에 관심이 없다는듯 계속 술을 마셨다.
[이대고 버려두실 생각이십니까.]
[오른팔 하나 잘렸다고 죽는다면 차라리 지금 죽는것이 나아. 이세상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야.]
[아직도 도천님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백님도 도천님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도천님은 분명 범인을 감싸려고 스스로 자신이 장한을 죽인 범인이라고 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황만. 자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네. 하지만 아무리 도천이가 장한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고해도 도천을 다시 성으로 들여 보낼수는 없어. 그리고 이 길을 선택한것은 도천이 본인. 도천이 이 길을 택한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야. 그리고 겨우 오른손 하나 잘렸다고 인생을 포기할 녀석이 아냐. 도천이가 이대로 주저앉을 인물로 보이나?]
웃음.
잠시 서로의 눈을 처다보던 두 사내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두 사내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커다란 술병을 통째로 들이마셨다.
갑자기 침묵된 방의 분위기가 밝아지기 시작했으며 방 안에 두사내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하하. 아이고 이런..제가 잠시 노망이 들었나봅니다. 도천님이 주저 앉다니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웃기는 군요]
[하하. 그래. 결코 그럴 애가 아니지]
[단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도천님은 그 그릇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큰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걸 보면 저도 이제 늙었나 봅니다.]
[무슨소리. 자네는 이제 겨우 육십세라고. 앞으로 살 날이 사십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늙었다는 소릴 하면 안되지]
[하하..그렇군요. 도천님은 분명 이곳으로 오실겁니다. 지금과는 다른 더욱더 성장한 모습으로 말이죠]
[그래. 그래야 내 아들답지. 하하]
무엇일까.
이야기로 보아 아들이 죽을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일까.
이 둘의 웃음짓는 얼굴에는 근심, 걱정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둘을 웃게 만든 그것은 바로 믿음(信) 이었다.
믿음. 비록 두 글자 이지만 이 글자속에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엄청난 힘이 담겨 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이세상 그 어떤 시련과 어려움이 와도 결코 바닥에 주저앉지 않는다.
비록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이 사람은 앞으로 세상의 큰 인물이 될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그것은 바로 자신을 믿는 강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믿음이 이 두 사내의 마음속에 있었다.
도천이란 아이는 주저 앉지 않고 일어나 더욱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