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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하니[Wild Honey] - 5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22:19 663회 0건
5. 몽환유희 (夢幻遊戱).

[그랬군요...마키 힘들었겠어요...]
[후우 난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지 뭐야...병원에서 면회금지라고 하길래...]
[아무튼 다행이네...건강해보여서...]
도란도란...만남과 대화란 이런 것인가...
몇몇 친구들이 찾아와 이야기꽃을 피웠다.
몸 상태가 좋아져 다음주부터는 통원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제한되었던
면회도 풀렸다.
여기 모인 동료들도 면회가 안 되어 전전긍긍하던 차에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같이 온 것이라 했다.
건강이란...정말 소중한 것이다.
평소에 너무 뒤돌아보지 않고 지냈다.
앞으로는 몸을 살피면서 주위도 둘러보는 삶을 살 것이라 맹세해 본다.
몇 번인가 몰려드는 문병객을 맞이하고 보냈다.
그 중...점심 무렵 아주 반가운 분이 오셨다.
[서...선생님...]
[아니, 일어나지 말아요, ‘소노무라 (園村)’군...]
나의 스승님...고등학교의 은사이시며 무도를 지도해주시는 그분께서 오신 것이다.
별로 입지 않으시는 양복을 맵시 있게 차려 입으셨고 손에는 꽃바구니 하나가
들려있었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말씀과 함께 내민 앙증맞은 꽃바구니...향기가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이었다.
[담당의사에게 슬쩍 문의를 해보니 상당히 몸과 마음이 피곤했다고 하더군요...
소노무라군...‘무력(武力)’이 있다 하더라도 그 것이 건강함을 지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늙은이의 잔소리 일수 있겠지만...좀 더 자신을 돌보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
간단하게 안부를 물으시고 돌아가시기 전, 선생님께선 손수 축복하는 경문까지
외워 주신 후 다정하게 말씀해 주셨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직후...
[자 식사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어머, 맛있겠네요...]
생글거리며 두 명...담당간호사들이 들어왔다.
그녀들이 밀고 들어오는 의료용 손수레엔 점심식사가 준비되어있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일급 호텔의 그것처럼 화려하기 이를데없다.
[잠시 실례할께요...]
[네...]
다람쥐처럼 귀여운 얼굴에 동그란 눈을 한 간호사...이름이 아카네상 이었던가?
그녀가 조심스레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는 중에 침대에 달린 간이탁자를 펼쳐 음식들을
진열해 주는 성숙해 뵈는 짧은머리 간호사...미유키상이 생긋 웃어 보인다.
[그나저나 조금 아쉽네요...얼마 후면 퇴원이라고 하셨죠?]
[네 덕분에...]
[아니에요...저희들이야 환자분들이 빨리 정상을 찾으셔서 병원을 나가시는 게 좋지만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담당 간호사들이 나간 후 혼자서 하는 병원 식사였지만 그런대로 흡족하게 마쳤다.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어느 호텔에서도 맛보기 힘들 정도의 음식, 진귀한
과일까지 곁들인 호화로운 것이다.
그나저나 병원비까지 부담해 주신 히토미상께는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아키코짱...]
문득 가슴한편이 아려왔다.
아키코짱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멍청하니 아련한 느낌으로 다 먹은 식사를 치우고
앉아 있었다.
그때...가벼운 인기척이 느껴졌다.
[언...니...]
[......!]
쿵쾅...가슴이 내려앉았다.
한참동안 떨어져 있었던 느낌...아련한 마음이 환희로 가득 채워졌다.
툭...환상처럼 노란 장미꽃 다발이 바닥을 구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왈칵 달려든
부드러운 몸이 품 안에 가득 느껴졌다.
얼마 만에 느끼는 감각인가...달콤한 레몬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
[......]
한참동안 우리는 말없이 그렇게 서로 끌어안고 있었다.
크게 숨을 들이 쉴 때마다 감미로운 레몬향기와 독특한 체향이 느껴지며 쿵쾅쿵쾅
심장박동이 크게 들렸다.
[언니...마키 언니...]
[아키코...나의 아키코...]
왜일까...아키코는 파르르 몸을 떨며 눈에는 눈물이 가득 괴어 있었다.
[울지 마렴...너는 웃는 것이 어울려...웃어주겠니?]
[으응...언니...]
생긋 웃어 보이는 그녀...하지만 또르르 이슬이 되어 눈물방울이 굴러 떨어졌다.
[아키코...]
살짝 혀를 내밀어 눈물방울을 핥았다.
아키코는...나의 아키코는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라는 것이 뼈에 사무치도록 느껴졌다.

사락...무언가를 검토하는 여 의사의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진한 집념과 광기가 그녀에게서 흘러나오고 있다.
돌연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눈이 가늘어지며 섬뜩한 빛이 흘러 나왔다.
빠르게 손을 뻗어 내선용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눌렀다.
[오늘 특호실 환자의 면회기록과 뇌파기록을 가져오도록 하세요...]
잠시 후, 탁, 탁...서류에 손가락을 튀기며 무언가 대조하던 그녀 앞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지시하신 서류입니다.]
[거기 두고 나가보세요...]
겉으로 보기엔 공손하긴 했지만 으스스한 곳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듯
병원 직원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그러거나 말거나...여 의사는 빠르게 서류를 넘겨 무엇인가를 대조하기 시작했다.
탁! 격렬하게 그녀의 손이 서류를 때렸다.
그녀의 눈은 희열감에 빛나고 있다.
[뇌파와 심박수가 흥분상태...그렇다는 것은...]
킥킥, 그녀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여기와 여기...극도로 뇌파와 심장박동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찾았어!]
그녀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특호실 환자에 대한 자료파일을 모두 가지고와요...지금 당장!]
딸깍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그녀가 웃었다.
[찾아냈어...바로 그거야...]
손을 깍지 끼어 모으며 가늘게 전신을 떨었다.
나른하면서도 야릇한 기운이 그녀의 전신에서 발산되고 있었다.

해가 있는 낮에 활동을 하던 동물들은 밤이 찾아오면 하루의 피로를 풀며 잠을 청한다.
이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
기쁜 만남과 오랜만의 평온함을 즐기며 몇 번이나 뒤척거리다가 마악 잠이 든 그녀의
표정은 대단히 맑고 평온했다.
고른 숨소리와 기쁨이 가시지 않은 평온한 얼굴...하지만 알 수 없는 곳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악연의 괴물은 낮이건 밤이건 찾아드는 법이다.
[......]
[......]
섬세한 그림자가 실내로 들어서저 어둡던 방에 부드러운 간접 조명이 비췄다.
바로 마키의 담당간호사 두 명...그녀들의 눈에는 긴장과 약간의 죄의식이 함께하고
있었다.
차가운 빛을 뿜어내는 무침주사기에 주사약 병을 장전한 손이 가늘게 떨렸다.
[......]
[......]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들의 눈이 마주치고 서로 바라보며 고개가 끄덕여진 순간...
치익! 가스 빠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신중하게 팔목의 시계를 바라보며 얼마간 가만히 있던 그녀들이 축 늘어진 마키를
휠체어에 태워 조심스레 밖으로 빠져나간 것은 거의 순식간이었다.
병실 문이 소리도 없이 닫히고 다시 주변은 정적으로 둘러 싸였다.

이곳은 어디일까...소독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차가운 느낌의 실내...용도를 알 수 없는
의료용 기기들이 설치된 이곳에는 환한 조명이 실내를 비추는 가운데 신중한 눈길로
선형의 그래프가 움직이는 것을 살피는 눈길들이 있었다.
[혈압과 맥박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체크 계속하고 뇌파는?]
[델타 파형으로 변화...약간의 흥분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안정권 입니다.]
[‘F-D’ 투여...뇌 자극 및 암시진행...상황은 계속 체크하고...]
파르르...잔 떨림이 나타나기 시작한 육체...실오라기 하나 걸쳐지지 않은 알몸으로
의료용 매트 위에 누워있는 마키의 전신에는 각종의 센서와 링거 등이 연결되어
팔뚝에 몇 개나 되는 주사바늘이 꽂혀있었고 얼굴의 절반 정도가 뇌파조절장치에
가려진 채 의료용 구속구로 팔 다리가 움직이지 않게 고정된 상태다.

[아...아키코...]
헛소리인 듯 마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환청인 듯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눈은 떠지지 않았고 몸도 움직이지 앉는다.
[아키코...아키코...]
어둠과 열기에 둘러싸인...흡사 주변에 화재가 난 것처럼 뜨겁고 매캐한 느낌이었다.
[마키언니...여기야...마키언니...이쪽...]
까르르 웃는 소녀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와락 공포심과 두려움이 느껴지며 심장은 터질 듯 날뛰고 있었다.
[아키코! 어디 있는 거니...제발, 어디 있는지...]
[언니...마키언니...]
환영처럼 눈앞에 하얀 빛처럼 떠오르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하느작, 해초처럼 흐느적거리는 무엇...유영하듯 공중에 떠있는 알몸의 소녀...
얼굴의 형상도 흐릿하고 누구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허우적거리며 양 팔로 끌어안았다.
[아키코...아키코...]
숨이 콱 막히며 눈물이 앞을 가렸다.
흡사 젤리처럼 부드러운 막에 전신이 감싸여지는 느낌에 숨을 재대로 쉴 수 없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이 고통스러웠지만 이상하리만치 평온해지는 마음...
점차 느릿하게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성공 이예요! 대상의 의식이 완전히 무의식으로 진입했습니다.]
[닥터! 제 2 무의식 상태...호흡, 맥박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위험합니다.]
[아직은 괜찬아! ‘나인티나인 (99)’ 주입! 뇌 자극시작! 호흡 맥박 계속체크하고 만약
위험하면 심장 자극 실시하도록!]
탁! 무릎을 치며 일어선 여 의사가 흥분한 어조로 외쳤다.
[쿠쿠쿠...그래...이렇게 쉽게 풀릴 줄은...대상자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인자가 바로
해답 이었던 거야...]
키득키득 미친 듯 웃음을 짓는 그녀의 눈에 이글거리는 것은 끈적거리는 광기 그
자체였다.
부들부들...무섭게 떨리던 마키의 몸이 점차 잦아들며 간헐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발갛게 달아오르는 육체...모양 좋은 젖가슴 부위가 핑크빛으로 변하며
부풀어 올랐고 거기에 더해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살짝 벌려진 채 고정된 쭉 빠진 다리 사이...사타구니에서 꿈틀거리며
무언가 수상쩍은 살덩어리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기괴하게 보이는 그것은 바로 남성의 은밀한 신체부분 그 것이었다.
꿈틀꿈틀 맥동하는 그것은 느릿하게 고개를 쳐들며 벌떡거리는 혈관과 힘줄이 툭툭
불거진 채로 솟아올라 허공중에 끄덕거리기 시작했다.
[꺄...꺄악!]
[아!...]
지켜보던 눈길들이 모두 경악으로 물들었다.
특히 아카네와 미유키...바로 마키의 담당간호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숨을 삼켰다.
양 손으로 벌겋게 된 얼굴을 감싸며 눈을 휘둥그레 뜨는 그녀들...다만 여의사
유키노의 경우 오히려 흥미로운 표정으로 마키의 신체 변화를 살폈다.
[그래 아주 좋아...숨어있던 남성의 성징이 나타나는군...호호호홋!]
희열감에 들뜬 표정으로 음미하듯 마키의 전신을 훑던 그녀의 눈길이 오돌 오돌 떨고 있는
두 명의 간호사들을 향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다음 단계 준비! 어서!]
[......!]
[......]
무언가 화들짝 놀라는 그녀들...얼굴이 붉게 변한 채 무척 당황해 하는 모습들 이다.
그러나 이내 눈을 내리 깔며 힘없이 고개를 떨구는 그녀들...왜인지 모를 슬픔과 흥분감이
둘의 얼굴에 스치고 있었다.

손발을 허우적거려도 아무것도 잡히지 앉았다.
바닥이 없는 늪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몸...허우적댈수록 깊이깊이 빠져들어 갔다.
숨이 막히고 온 몸엔 열기로 가득하다.
[으윽, 도대체...]
수영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지금 현재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질척거리는 늪 같고 유동성 있는 젤리 질 같은 액체 속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이
떠오르지 않았다.
식충식물에게 잡힌 무기력한 벌레처럼 그렇게 한없이 허우적거리며 빠져들고 있었다.
와락 공포감이 밀려왔다.
생명이 멈추는, 살아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두려워할 원초적인 그것...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살려줘...안돼...이렇게 죽고 싶지 않아...누가 좀 도와줘...)
도살장의 동물이 지르는 최후의 비명처럼 왈칵 거대한 절망의 해일이 덮쳐들었다.
그때...환영처럼 누군가의 손이 잡혀졌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고운 손들...양 손을 굳게 잡으며 쭈욱, 몸이 딸려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생명이 구해졌다는 기쁨...환희...부드러운 하얀 빛과 함께 자신의 양 손이 잡혀져
위로 건져 올려지기 시작했다.
왈칵 가슴이 떨리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부르르 가슴에서부터 감동이 밀려왔다.

[당신들은...누구...?]
[......]
[......]
후광처럼 하얀 빛을 등에 지고 서 있는 신비한 존재들...몽롱하게 신기루처럼 떠오르는
그 것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성들의 나신이었다.
산뜻하면서도 긴 팔다리를 지닌 성숙한 여체들...한쪽씩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그녀들은
말없이 서서 자신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
왠지 바들바들 수줍게 떨고 있는 그녀들...다른 팔로 자신들의 가슴을 감싸며 몸을
움츠리고 있다.
눈을 떴다 감으며 점차 그녀들의 이목구비를 분명히 보려고 애를 썼다.
[아...아키코짱...]
[......!]
[......]
어느순간 분명해지기 시간하는 시야...움찔 몸을 움츠리는 그녀들의 얼굴은 모두 가장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와 닮아 있었다.
고양이 같은 미소녀의 얼굴의 그녀들을 자신도 모르게 와락 팔을 뻗어 품 안에 끌어
안았다.
[아키코짱...아키코짱...흐흐윽...]
[......]
[......]
마키의 가슴은 기쁨과 환희에 차올라 터질 것 같았다.
아무것도 다른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왜 성숙한 저 여성들의 얼굴이 아직 중학생인 아키코와 닮아 있는지 논리적인
판단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모든 것이 안개 속 같았다.
다만 가슴을 떨게 하는 감동과 희열...더구나 자신을 구한 이가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한 소녀라는 것만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품 안에 느껴지는 감각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달콤한 여성의 향기...아주 깨끗하고 상큼한 비누 냄새와 싱싱한 해초같이 비릿하면서도
신선한 내음이 동시에 느껴졌다.
[아키코...나의 아키코...]
[......]
[......]
부들부들 둘의 떨림이 점점 커졌다.
목덜미와 입술에 짧은 입맞춤을 퍼부었다.
섬?섬? 놀라는 그녀들... 하지만 둘은 몸을 피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았다.
양 팔로 둘을 끌어안고 한쪽씩 입술을 아주 느릿하게 마주 대고 혀로 입 가장자리를
톡톡 건드려 열게 했다.
갑자기 거부하는 몸짓과 떨림이 매우 커졌다.
특히 한쪽 팔에 유달리 세찬 바둥거림과 밀쳐내는 듯한 움직임이 전해졌다.
다른 쪽 보다 아담하고 부드러운 몸에 깨끗한 비누냄새 같은 체향을 지닌 ‘아키코’가 유독
심했다.

[아키코짱...]
이럴 때 억지로 다그쳐서는 안된다.
심통이 날대로 난 아키코를 달래는 것은 이미 이골이 난 상태...살며시 미소를 머금으며
가볍게 거부하는 여체를 끌어안았다.
다독다독...머릿결을 하나하나 손가락 사이로 느끼며 쓸어 내렸다.
가벼운 콧노래와 함께 귓불부터 톡톡 입술로 건드리며 귓가에 소곤거렸다.
부르르 여체의 떨림이 가늘게 느껴졌다.
목덜미 근육에서 쇄골로 이어지는 선을 입술과 혀로 살포시 자극했다.
손 안에 느껴지는 탄력적인 가슴이 떠받쳐 올려지며 팽팽한 탄력과 열기를 느꼈다.
아주 가만 가만...유리세공품을 다루듯 손 안에서 굴렸다.
살짝 살짝...소근거리는 듯이 따사로운 입김을 불어 넣으며 경직된 여체를 달궈갔다.
탱글...손가락 사이로 유륜과 유두가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지며 거부하던 여체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다시 입술 근처를 톡톡 건드리며 쪼았다.
아키코짱에게 배운 테크닉으로 흡사 아기 새가 어미를 조른다는 느낌이다.
힘없이 달콤한 향기를 뿜으며 입술이 열렸다.
조심스레 입술끼리 부벼지고 수줍게 입 안에 맴돌고 있는 혀가 느껴졌다.
살짝 혀끝이 닿자 움찔거리며 도망간다.
억지로 ?지 않고 아주 가볍게 입 가장자리를 따라 굴렸다.
가벼운 페팅과 함께 입맞춤은 여러 차례 되풀이 되었다.
처음엔 가볍게 점차 끈적이면서 아주 깊게...결국 입맞춤은 입술 주변이 움직거릴
정도로 깊은 딥 키스로 변해갔다.
이제 오히려 단내를 풍기면서 나에게 안겨왔다.
탱글거리는 가슴끼리 부딪치고 첨차 열기를 뿜어내며 아담한 여체가 팔을 뻗어
목을 휘감는다.
꼭 붙어있던 무릎이 벌어지며 음란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는 꽃잎이 사르르
벌어지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늘거리는 분홍 꽃잎이 허벅지 안쪽 깊은 곳에서 활짝 열리며 드러났다.
살짝 그 위를 뱀처럼 뻗어진 손이 가볍게 그 위를 덮어 누르자 매끄러운 감각이 전해지며
손끝에 촉촉한 체액이 듬뿍 묻어난다.
처음 움찔 몸을 움츠렸지만 이미 달아오른 여체는 점차 문을 활짝 열며 자신을 드러내며
가만히 전신을 맡겨오고 있었다.
[윽...하윽...아아아...]
[후후훗...귀여워...]
짙은 눈썹이 촉촉이 눈물에 적셔진 채 파들거렸다.
달콤한 숨결을 뿜어내기 시작한 입술은 한껏 열려진 채 교성을 토해냈다.
팔랑...길게 풀어헤쳐진 머릿결은 해초처럼 휘날렸고 몽롱하게 떠오르는 욕망의 빛은
점차 여자의 성을 무너뜨리며 침식해 가고 있었다.

나는 공포와 열기에 몸을 떨고 있었다.
나의 이름은 미유키(深雪)...이곳 의료재단 부속병원의 간호사로 있다.
[하아앙 기분이... 좋아...으웅...]
[하아...그래? 좀더 기분 좋게 해 줄께...아키짱...]
[......]
완전히 욕망과 열기에 침습당해 버린 두 육체의 몸짓...저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간
나 또한 미쳐버릴 것 같다.
눈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동료는 물론 바라보는 나 자신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
거기에 실내에 가득 흐르고 있는 향기를 맡고 있자니 점차 정신이 몽롱해졌다.
내가 다니는 의료재단...안정되고 급여도 많으며 선망 받는 직장...남들이 모르는
몇 가지 흑막이 있는 곳이었지만 최고의 일터였고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친구와 나에게 떨어진 명령은 너무도 가혹하고 잔인한 것이다.
정상적이지 못한...사람의 것이 아닌 짐승과 같은 잔인한 명령...
제법 화려하게 꾸며진 실내...오늘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밀실...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정신이 무너진...이름이 ‘소노무라 마키(園村 麻希)’ 라는
그녀(?)를 육체적으로 상대하는 일이 현재 나와 동료에게 주어진 임무다.

이미 욕정에 빠진 동료이자 친한 친구인 아카네가 제 정신을 잃고 허우적대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최대한 몸을 움츠렸다.
자동적으로 온도가 유지되는 특수한 밀실...조금 전 미약 성분이 든 주사까지 맞았고
역시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성분이 섞인 아로마향이 맴도는 방 안이라 몸은 불덩이가
된 상태였지만 온 몸에 느껴지는 소름과 진저리 쳐 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무...무서워...)
손 안에 침대시트가 꽉 쥐어졌다.
마음 같아서는 몇 번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 밀실 밖에서 자신들을 지켜 볼 마녀 같은 여 의사는 둘째 치고 우리들이 소속되어
있는 강력한 세력의 힘에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설령 도망친다 해도 자칫 나는 물론 남겨진 가족들의 생활문제와 미래가 위태롭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과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생...그리고, 나의 목숨 까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악몽이다...진짜 현실 자체가 악몽이었다.
물론 의료재단에 소속되기 전 여러 가지 교육과 훈련을 받았었고 그 중에는
‘성적인 테크닉’ 역시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 하지 못했다.
[으응...하아앙...기분 좋아요...우으응...]
[후후...나의 소중한...아이...기분 좋아? 으응...]
[......]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몸을 움츠렸다.
이미 이성을 상실당해 교성을 지르며 저 ‘후타나리’에게 달라붙는 아카네의 살짝 주근깨가
나 있는 귀엽기만 했던 얼굴에 음란한 빛이 떠오르며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버렸다.
[싫어...]
입술을 깨물며 외면했지만 귀를 막고 눈을 가렸지만 파고들어오는 교성과 신음소리
게다가 비릿한 체향과 열기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불쾌하고 기분이 더럽고 혐오감이 느껴졌다.
욱, 욱 소리죽여 울면서 어서 꿈이라면 깨라고 속으로 부르짖었다.
[앗...!]
갑자기 나의 움츠린 등줄기에 아주 섬세하고 가벼운 터치와 입김이 느껴지며 나지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귀를 막고 몸을 움츠린 상태에서 의외의 공격을 당한 것이다.
아주 따스하며 다정한 손길이 느껴졌다.
움찔움찔 등줄기로 치밀어 오는 감각...간질간질...섬세하게 느껴지는 입술과 손의 터치에
찌리릿!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억지로 입술을 깨물며 더 몸을 웅크렸다.
[으응...]
나도 모르게 머리끝이 쭈뼛 곤두서며 단 숨을 토해야 했다.
웅크린 몸...드러난 허벅지를 가볍게 깨물렸다.
전신에 힘이 풀리며 감미로운 감각이 찌리릿 전신으로 치달렸다.
하지만 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쪽 팔에 이성을 잃고 헤롱 거리는 아카네를 소중히 보듬어 안고 간간히 짙은
입맞춤과 페팅을 나누면서도 장난스럽게, 혹은 어린 아기를 다루듯 나를 공격해 왔다.
마키상...양성체라서 그런 걸까? 너무 능숙한 테크닉에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판타지 소설과 ‘애니’에서 본적이 있는 사람을 홀린다는 ‘몽마 서큐버스’...마키상은
그 서큐버스를 닮아있었다.
너무나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금방이라도 나의 이성은 무너지고 말 것 같았다.
왈칵 두려움이 느껴지며 몸을 더 움츠렸고 억지로 비명이 터져 나오는 입을 양 손으로
막았다.
빙글 몸을 돌려 마키상이 공격해 오는 등 쪽을 감추고 움츠리며 어떻게든 견뎌 보려고
했다.

[흐윽!]
나의 몸이 덜덜덜 떨려왔다.
아주 소중히 보듬어진 발 한쪽에 따사로운 입김과 촉촉한 감촉이 느껴져서이다.
그 전율스런 감각은 발가락 하나하나 사이사이 그리고 발등과 발목을 따라 기어올랐다.
[......!]
전율스러움에 떠진 눈 앞...귀엽고 다정했으며 소극적이기 까지 했던 친구 아카네는 처음
보는 아주 음란한 얼굴이 되어 마키씨의 은밀한 부분...페니스를 입에 물고 과시하듯
열중하고 있었다.
, 야릇한 숨소리와 함께 미끈둥거리는 혀가 여느 남자보다 훨씬 길고 굵다란
페니스를 휘감고 기어올랐다.
끈적거리는 타액이 입가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한껏 벌어진 아카네의 입술 안으로
살덩이가 삼켜졌다가 토해지는 모습을 보자 머릿속이 윙윙 진동하며 눈앞이 아득해졌다.
머리를 흔들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앙!]
갑자기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기분 좋았다.
허벅지 즈음에 마키상의 혀 움직임이 느껴졌다.
단지 혀뿐만 아니다.
어느 틈에 나의 허리를 휘감는 팔...탄탄하면서도 날씬한 팔에 휘감겨 몸이 딸려들었다.
손가락 끝이 골반 주위를 아주 감미롭게 스쳤다.
엉덩이 전체가 떨릴 정도의 쾌감이 느껴졌다.
[제, 제발...그만! 안돼...제발...]
손을 내젓고 허리를 뒤틀고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런 곳에 이렇게 큰 쾌락이 숨어있었던가...놀랄 정도였다.
혹시 나의 본성이 아주 음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두려운 생각까지 들었다.
골반, 배꼽주위 허벅지, 엉덩이, 등줄기, 발가락, 발 등...심지어 내 젓는 손까지 잡혀
감미롭게 입안에서 굴려지며 손등에 입 맞추어지고...팔뚝과 겨드랑이에 숨결이 부어지며
...모든 부분에서 모래성이 허물어지듯 진하게 쾌락이 느껴졌다.
점차 눈앞에 온갖 색깔의 구름이 빙글빙글 감돌며 의식이 흐려져 갔다.
몸이 뜨겁고 근질거린다.
마침내 나는 툭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져 내리며 어느 틈엔가 입안 가득 꿈틀거리는
마키상의 혀를 맞이해 같이 휘감고 깊이 아주 깊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쾌감...달콤한 마키상의 타액이 입 안을 감돌며 나의 이성은
와르르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마성의 쾌락의 시작...달디 단 체액과 입김이 교차되며 머리털이 곤두 설 정도의 감각에
몸을 맡겼고 바닥이 없는 나락으로 점점 침몰하기 시작했다.

[아흐응...좋아...더...더...]
[헉헉...대단해...]
[우응...이쪽도 해 줘요...어서...]
일이 성공한 뒤의 나른함과 어울려 뿌듯한 쾌감이 전신을 맴돌았다.
조금 자극적인 아메리칸 스타일 블랙커피의 맛이 입 안에 짙게 퍼진다.
긴 의자에 편하게 앉아 맛보는 휴식...무테안경 너머로 멍하니 시선을 던졌다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특별히 마련된 밀실, 벽 한쪽이 모두 특수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저쪽에서는 이편을
볼 수 없지만 이쪽에선 저 너머에서 한 덩어리로 뒹굴고 있는 세 여성...-정확히 한 명은
양성체 지만-의 숨구멍 하나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이거야 원...정말 대단한 걸? 저 둘은 단순한 간호사로서 뿐만 아니라 첩보원 수준의
여러 가지 훈련을 받은 아이들인데...]
‘소노무라 마키’라고 기록되어 있는 저 양성체...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주 능숙하며 자연스럽게 두 여성을 다루고 있다.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도록 이성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도 육체적 본능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다.
일반사람이었다면 짐승처럼 날뛰어도 이상하지 않은...정확히 말해서 이성은 사라졌고
내면에 숨은 본능과 심층의식, 동물적인 감각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지금 상대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아마도 마키의 눈에는 제일 좋아하고 욕망을
느끼는 존재로 보일 것인데...어떻게 저리도 ‘신사적’으로 능숙하게 상대하고 있는지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흥미롭군...좋은 연구대상 이랄까...]
킥킥 가벼운 미소가 입가에 그려졌다.
한 손에는 머그잔을 들고 뒤엉켜있는 육체들을 바라보는 마녀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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