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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를 접수하다 - 1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0:40 899회 0건
이모가 뒷좌석으로 손을 뻗더니 핸드백을 집어 왔다. 그리고 열었다.

나는 이모가 또 용돈을 주려나 보다 생가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오늘은 몇 장이나 주려나? 많이 줄수록 좋았다. 나는 가난뱅이니까.

핸드백 속에 들어갔던 이모의 하얀 손이 들고 나온 건 수표가 아니었다.

현금도 아니었다. 이모의 손엔 열쇠꾸러미가 따라 나왔다.

파란 플라스틱 막대에 열쇠가 열 개는 넘게 달려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열쇠일까? 치렁치렁 달린 열쇠에 나는 눈길을 주며 상상했다.

이모네 집에 마음대로 놀러 오라고 열쇠 챙겨 왔나?

이모가 열쇠 꾸러미를 내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 내 손을 포개 잡았다.

“오늘까지만 열찻 집에서 자고 내일은 여기서 주무세여.”

“여기가 어딘데? 이모네 집?”

“집을 하나 장만 했어여. 열일곱 평 밖에 안 되지만 혼자 살기엔 넉넉해여.”

아! 갑자기 내가 초라해지는 느낌이었다. 이유 없이 대학교를 보내주고

집을 장만해 주다니. 처음엔 좋아서 그러는 거려니 했지만 지나친 것 같았다.

“이모. 지금 날 갖고 노는 거야? 너무 하잖아 이거.”

“왜여? 집이 작아여? 그래두 방이 두 개, 거실, 주방, 베란다 다 있어여.”

나는 마음이 흔들렸다. 이런 식으로 나가면 복수고 뭐고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나를 위해 이토록 헌신 하는데 어찌 갈 군단 말인가. 어찌 파멸을 시킨단 말인가?

엄마를 죽게 만든 원수. 나의 인생을 망쳐놓은 원수가 나를 감동시키고 있었다.

“집이 작다고 그러는 게 아니잖아. 왜 이렇게 퍼주는데. 이유가 뭐야? 도대체.”

“좋아 서예여. 자기를 놓치기 싫고 훌륭한 사람 만들어 보람을 얻고 싶어서 그래요.”

“나는 이모를 괴롭히고 싶은데 이러면 안 되잖아.”

“괴롭히세여.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여. 지희는 자기가 좋아하면 행복해여.”

“좋아. 나중에 후회 하지 마. 씹 주고 뺨 맞았다는 말 들어 봤지?”

이모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는 내 눈을 빤히 들여다봤다.

이모의 손이 잠시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나의 양 볼을 잡고 입술을 디밀었다.

나는 피할 여가도 없이 입술을 빼앗기고 말았다.

혀가 엉키고 타액을 주고받는 진한 키스가 진행됐다.

내 손은 이모의 젖통을 만지고 있었다. 거기까지였다.

우리는 더 이상 진행시키지 않았다. 이모가 내 볼을 놓아 주었다함이 맞겠다.

이모가 휴지로 내 입술을 닦아 주었다.

“내일 난다긴다 쇼핑몰 촬영 있으시죠?”

“오전만.”

“내일 포장이사 올거예여. 방에 있는 침대랑 비키니 옷장은 안방으로 옮겨질 것이고
부엌에 있는 살림살이는 주방으로 옮겨질 거에여.“

“나는 아파트로 퇴근하면 되겠네.”

“그렇죠. 오후엔 아파트에 가 있으세여. 장롱이랑 컴퓨터랑 TV, 문갑, 소파,
그리고 주방 식탁과 식기들이 올 거에여.“

“장롱이랑 컴퓨터랑 TV, 문갑, 소파, 그리고 주방 식기는 웬 거야?”

“제가 주문 했어여. 다른 살림살이는 차차로 준비하고 우선 바쁜 것만 내일 올 거예여.”

“나하고 살림 차리자는 거야? 이모 가정은 어떡하고?”

“우리 집은 제가 지켜야죠. 자기이! 혼자 산다고 밥 안 먹고 컴퓨터 안 하나여?”

“이렇게 일방적으로 받아도 되나 모르겠네. 부담스러워.”

“받아도 되여. 도망가지 말고 지희 곁에만 있어주면 되여.”

내가 왜 도망을 가냐? 엄마 복수를 해야 하는데. 너나 계속 미쳐 있어라.

나는 속으로 부담이 되면서도 이모가 내게서 떠나지 않을 것임에 안도했다.

이모가 열일곱 평 아파트의 용도를 설명했다.

= 큰 방은 안방으로 사용한다. 잠을 자고 편안히 쉬는 공간. 거실은 TV보고
컴퓨터하고 공부도 하고 여유를 갖는 공간. 주방은 당연히 식사하는 공간이며
베란다는 세상 구경하는 공간. 당연한 구성이었다. =

“현관 옆에 작은 방은 저에게 주세여. 지희만의 공간으로요.”

“이모 맘대로 하면 되잖아. 이모 껀데.”

나는 감동이 넘쳐서 시큰둥했다. 고마웠지만 복수를 위해선 별거 아닌 척 해야 했다.

“아니에여. 자기 앞으로 등기 해놨으니 자기 꺼에여. 자기의 재산이라구요.”

이모가 열쇠에 이어 봉투를 내밀었다. 등기부 등본이었다.

꺼내보니 내 이름이 있다.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백만 원짜리 수표도 한 장 들어 있었다. 나는 이모를 쳐다보았다.

“이사하면 갑자기 필요한 것이 많을 거예여. 나하고 의논하지 맘대로 쓰세여.”

나는 말없이 수표를 지갑에 우겨 넣었다. 봉투도 뒷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갈등이 생겼다. 정말 복수를 해야 하나? 내 인생을 보상 받고 묻어 줄까?

이모가 열쇠 막대에서 하나를 빼가지고 핸드백에 도로 넣었다.

“작은 방 열쇠야요. 제가 보관 할게여.”

나는 고개만 끄덕거렸다. 집을 사주는데 방 하나 쯤이야 대수가 아니었다.

이모는 열일곱 평 아파트에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려 했다.

내 집안에 자기 방을 가지려 했다. 내 마음 속에 자기의 공간을 확보 하려는 듯.

나는 코란도가 출발 하는 것을 보고 집으로 향했다.

코란도가 대로에 접어들어 멀리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손도 흔들었다. 흔들고 싶어서 싶었다. 또 만나겠지만.

집에 들어오니 옆집 아주머니가 우리 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피하고 싶은 여인이었지만 집에는 들어가야 했다.

나는 그 여인에게 묵례로 인사하고 문을 열었다.

“저어~ 접시 받으러 왔는데요.”

“아! 접시. 아직 안 드렸군요. 잠시 만요.”

나는 접시를 씻으며 생각했다. 저 여인은 왜 이 밤중에 접시를 받으러 왔을까?

밝은 시간에도 올 수 있을 텐데. 또 남편이 출장 갔나? 아이가 없어서인가?

관심 둘 일은 아니었다. 내일이면 이제 같은 대문을 쓰지 않을 테니까.

“빈 접시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뭐라도 담아 드리려다 보니 찾으러 오시게 했네요.”

“아니에여. 제가 가지러 와야죠.”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나는 인사를 꾸벅 했다. 여인은 가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저어~ 필요한 거 없으세여? 배도 좀 드릴 까여?”

“아닙니다. 내일 업무가 있어서 자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여. 다음에 뵈여.”

여인은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섰다. 나는 혼자 웃었다. 보긴 뭘 봐. 내일이면 안녕인데.

나는 빈 접시를 준 것이 조금은 미안 했다.

보지 구멍에 물이라도 잔뜩 채워서 보내야 했는데.

다음 날 난다긴다 쇼핑몰의 촬영은 한 시간이나 일찍 끝나 버렸다.

에러 없이 OK 싸인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일이 빨리 진행 되었다.

3시간 만에 끝났지만 4시간의 페이를 받고 나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냅다 달렸다.

- 더조은 나라 아파트 609동 2002호 -

이모가 나에게 선물한 아파트는 20층 건물에 꼭대기 층이었다.

새로 지은 아파트라 깨끗했고 최신 디자인이었다.

높아서 상쾌했다. 구름위에 둥실 떠있는 느낌이었다.

1층에 살다가 20층에 오르려니 엘리베이터 속도가 너무 느렸다.

엘리베이터 고장 나면 꼼짝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미 이삿짐은 옮겨져 있었다. 오전에 이사가 끝났다.

짐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별로 필요치 않았던 모양이다.

포장이사 팀은 일을 끝내고 가고 없었다. 거실에 처음 보는 소파가 하나 있었다.

이모가 주문했다던 물건이 이미 하나 도착한 모양이다.

안방과 주방을 둘러보니 이사가 깔끔하게 잘 진행이 되었다.

주방에 숟가락 하나. 안방에 베개 하나도 빠진 게 없었다.

내가 열찻 집에서 쓰던 물건이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 포장이사. 감동이었다.

깨진 물건도 없었고 열찻집에 있던 물건이 그대로 다 옮겨져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고모에게 막 자랑하고 싶었다. 이모가 사주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무슨 돈으로 샀다고 하나? 내가 거지라는 것은 고모가 더 잘 알 텐데.

미애에게 막 자랑하고 싶었다.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이 사주었다고는 말하기가 그렇다.

분명히 오해를 하고 나설 것이다. 관계를 캐려 할 것이다.

그래도 미애에겐 숨길 수 없다. 열찻 집으로 찾아가면 안 되니까.

머리를 굴렸다. 무슨 돈으로 샀다고 하지? 주웠다고 할까? 로또?

혼자 소파에 누워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고민을 했다.

고급 소파인 듯 내가 만나본 소파 중에 제일 편했다. 내 꺼라서 그렇겠지.

어쨌든 미애에겐 내 집이 생겼다는 걸 알려야 했다. 또 만나야 하니까.

어떻게 샀다고 해야 할지 거짓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것이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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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자님들의 댓글을 보고 미애에게 적당한 거짓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이 글 읽으시는 독자님들. 마니아층도 형성 된 듯 느껴지는데
미애를 속일 명분 좀 만들어 주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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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었다. 내 집이 생겼다고.

친구들에게는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내가 벌어서 샀다고.

아니면 나를 성공시켜줄 스폰서가 생겼다고.

친구들은 부러워 할 뿐 뒤를 캐지는 않을 것이다.

소파에 편안히 누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었다.

문을 열어주니 컴퓨터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이모가 신청을 미리 해두었는지

인터넷 통신회사 직원도 함께 들이 닥쳤다. 그들이 컴퓨터를 당장 사용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수고비도 받지 않고 갔다. 뒤이어 TV가 도착했다.

케이블 연결 팀이 거의 동시에 들이 닥쳤다.

그들이 가고 나니 나는 바로 시청이 가능해졌다.

연이어 장롱이랑 문갑, 소파, 주방 식탁과 식기가 들이 닥쳤다.

나는 일일이 자리를 정해 주고 정돈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건이 배달되어 오는 동안 나는 틈을 내어 문구점을 찾았다.

숫자 퍼즐 매트, 한글 익히기 매트를 구매했다. 내가 숫자를 배우고 한글을

익히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그것들을 베란다 타일 위에 깔았다.

나의 아이디어였다. 타일위에 스펀지를 까니까 거실의 연장이었다.

베란다를 맨발로 나갈 수 있었고 베란다에 번듯이 누울 수도 있었다.

이사가 끝나고 내가 정리를 다 마친 시간은 저녁 7시 경이었다.

아파트 초인종이 또 울었다. 인터폰으로 보니 이모가 문 밖에 서 있었다.

나는 한 달음에 달려가 문을 열었다. 이모는 하얀 봉지, 까만 봉지를 들고 있었다.

“자기! 배고프져? 점심은 드셨어여?”

“점심은 난다긴다에서 먹었어. 집에 안가고 여기로 왔어?”

“여기도 내 집이에여. 우리 자기가 사는 집.“

“내가 자기냐? 주인이지.”

내가 심통을 부렸다. 원래 잘 해 주는 사람에게는 어깃장을 부리고 싶은 모양이다.

“네에. 주인님. 주인님 저녁 차려 드리려고 왔어여. 강아지가.”

“고마워. 미애 올지도 모르는데.”

“미애가 이사한 거 아나여? 알아도 오늘은 못 올거에여."

“왜? 어떻게 알아 이모가?”

“다섯 군데 면접 보면 얼마나 피곤 하겠어여. 자기가 이해 하셔요.”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찌개 끓는 냄새가 내 코를 간질였다.

이모는 주방에서 열심히 나의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뒤도 보지 않고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밥상이 차려졌다.

새 집에서 새 식탁에 금방 지은 따뜻한 밥과 방금 만든 반찬들이 열을 지었다.

이모와 나는 동그란 식탁에 부부처럼 마주 앉았다. 수저도 그릇도 모두 새 거다.

우리는 신혼부부 같았다. 이모가 냄비 뚜껑을 열었다.

찌개가 냄새와 김을 한꺼번에 피웠다. 이모가 고기를 내 앞으로 진열해 주었다.

tv에서는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 이모가 싱크대 쪽으로 등을 대고 있어

나는 야구를 볼 수 없었다. 라디오 중계를 듣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

내 정신은 야구 중계에 팔려 있었다. 야구중계를 듣느라 말없이 밥 먹는 나를

이모는 부지런히 챙겨 주었다. 고기도 집어 주고 찌개도 떠먹여 주었다.

슈퍼에서 사 온 김치를 먹기 좋게 쪽쪽 찢어 놓았다. 가늘게.

미애도 그랬다.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 내 입에 넣기를 좋아했다.

분명히 그건 이모와 미애. 둘이 닮은꼴이었다. 여자들의 본성인가? 모성애.

“이번 겨울엔 제가 김치 담아 드릴게여. 당분간은 공장에서 나온 김치 먹어야 겠네여.”

“김치 사서 먹으면 되지 담글 시간이 있나? 쇼핑몰도 바쁠 텐데.”

“바빠도 할 거는 해야죠. 사람이 안 먹고 사나요?”

정말 마누라처럼 나를 챙겨주는 이모다. 마누라가 된 듯이 행동한다.

“이모는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줘? 흑심이 있는 거 아냐?”
“흑심이라뇨? 같이 살자 할까봐 겁나세요?”

“같이 살면 나는 괜찮지만 이모 가정은 어떻게? 깰꺼야?”

“걱정마세여. 저는 가정이 있는 여자에여. 총각한테 들러붙어 가정 파탄시키는 여자는 아니에여.”

이모는 절도 있는 여자였다. 가정과 쇼핑몰과 로맨스를 혼돈하지 않았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하는 여자였다. 업무상에서는 한 치의 흔들림도 양보도 없는 여자였다.

딱하나 공과 사를 연결 했다. 나를 위해 경쟁업체에 광고를 양보한 것.

나하고 미애를 떼어 놓기 위해 입찰 광고를 다섯 개나 포기 했다는 것.

다른 방도를 모색해 놓았겠지만, 쇼핑몰 보다 나에 대한 스폰이 앞에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쇼핑몰은 사람들의 눈에 띄어야 찾아든다.

그래서 광고 자리를 따기 위한 입찰은 치열하다. 초를 다투며 상황을 파악하고 금액을 지른다.

좋은 자리는 매출과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모는 다섯 개나 포기했다.

“이모! 이혼하고 나하고 살래? 내가 노예처럼 막 부려 먹을게.”

“이혼은 안 돼여. 우리 소희는 어떡하구여. 나는 소희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여.”

“소희도 데려 와. 노예 둘이면 나는 더 행복하잖아?”

“지희 보고 죽으라 하세여. 소희는 나와 남편에게 공주에요.”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내가 최고가 아니구나. 소희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모를 닮았으면 무지 이쁠 것 같았다. 적극적이라서 공부도 잘 할 것 같았다.

“소희는 어떤 애야? 이모 닮았어?”

“우리 소희는 저를 닮았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한 번 보여줘. 보고 싶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볼게여. 우리 남편도 같이.”

“엥! 남편도 같이? 멱살 잡히는 것 아냐?”

“후 후. 우리 집에 초대 할게여. 남편한텐 직원이라 하면 되여.”

“밖에서 만나자. 집에 가기는 좀.”

내가 말꼬리를 흐렸다. 조금은 겁이 났다. 남편. 남편.

“왜요? 무서우세요? 우리 남편 착해요. 속이 좀 좁아서 그렇지.”

“아니, 무서운 건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로맨스를 즐기고 있으니까.”

“걱정마세여. 지희가 그렇게 소홀한 사람이 아니에여.”

“근데 소희는 성격이 어때? 착해? 아빠 닮았으면 착하겠네.”

“우리 소희는 성격도 엄마 닮았어여. 못땠어요. 공부도 잘하고 전교 회장이에여.”

“여학교야?”

“아뇨. 남녀공학.”

“남녀 공학에 여학생이 전교 회장? 야! 잘 키워서 나 주라.”

“예에? 소희는 노예 안 되여. 나를 죽이는 짓이에여.”

나는 하하 웃었다. 이모가 따라놓은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셨다.

“노예로 달라는 거 아니고 시집 보내라규. 잘 키워서.”

“미애는 여? 미애도 있는데 소희까지?”

“소희 주면 미애 버릴 거야. 흐 흐. 장모님으로 승격 시켜 줄까?”

“고민해 볼게여. 소희 아직 어려요.”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중학생을 탐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몰염치 했다.

이모는 그래도 안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고민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사실 안 될 것도 없다. 소희가 열여섯 살이면 나하고 네 살 차이 아닌가.

식사 끝 무렵에 휴대폰이 풍뎅이 소리를 냈다. 빙빙 돌면서.

미애에게 온 전화였다.

“자기야. 나 모두 다 합격했어.”

“축하해. 지금 어디야?”

“언니 집에 왔어. 피곤해서 자기 못 볼 것 같아.”

“괜찮아. 다음에 보면 되지.”

“앞으로도 힘들 것 같아. 앞으로 촬영 스케줄이 하루에 10시간 씩 줄을 섰어.”

“이야! 우리 여보야. 금방 부자 되겠네.”

“자기 보고 싶어. 축하주도 마셔야 되는데.”

“그럼 한두 군데 포기 해. 그래도 다섯 군데는 되잖아.”

“싫어. 어떻게 생긴 자린데. 전부 날 에이스 대우 해준 댔단 말이야.”

“돈 욕심내다간 몸 상한다. 한군데라도 포기해.”

“걱정해주는 우리 자기가 있어서 나는 힘이나. 자기 생각하면 몸살 날 일 없어.”

“그래. 열심히 해라. 이제 내가 찾아다닐게.”

통화는 끝났다. 역시 예상대로 무지 바빠졌다는 연락이었다.

보고 싶은데 만날 여가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모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미애가 엄청 바쁘다네. 스케줄이 꽉 찼데.”

“그럴 거예여. 일곱 군데 불려 다니려면 정신없죠. 일 년 내내 쉬는 날 없을걸요.”

“기분 좋지? 사랑하는 남녀를 떼어 놓으니까?”

“그럼 미애 일자리 다시 뺏을까여? 그거 어렵지 않아여. 말씀만 하세여.”

큰일 날 소리였다. 미애는 지금 일자리 많이 생겼다고. 돈 많이 벌게 됐다고.

여기저기서 부를 정도로 자기가 잘났다고 들떠 있는데 절망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었다.

“아냐. 그냥 둬. 미애도 잘 살아야지.”

식사가 끝났다. 이모가 그릇을 설거지 통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부리나케 tv 앞으로 달렸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니 이런,

미애 전화 받는 사이에 승부가 기울어 있었다.

내가 응원하던 팀이 완전히 패배에 몰렸다.

상황을 보니 투수가 볼 질을 하다가 만루 홈런을 맞아 버렸다.

팽팽하던 경기가 완전히 흐름이 넘어가 있었다.

구원 투수가 올라 왔지만 불붙은 상대팀 방망이를 식힐 수 없었다.

안 되는 집구석이었다. 수비 에러까지 겹치며 팀이 나락으로 빠졌다.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tv안에 뛰어 들어가 선발투수 뺨이라도 올려붙이고 싶었다.

은근히 신경질이 나고 욕설이 나왔다. 팀도 투수도 최선을 다 했을 텐데.

내가 미애와 통화 하느라 잠시 응원을 멈춘 잘못이 더 큰데 선수들을 탓했다.

채널을 돌렸다. 선두 경쟁을 하는 라이벌 팀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무너진 경기보단 팽팽한 경기가 재미있었다. 그래도 신경은 우리 팀에 쏠렸다.

야구는 역전이 제 맛이야. 다시 채널을 돌렸다. 점수 차이는 더 벌어져 있고

우리 타자들은 공에 배트를 맞추지 못하고 빙빙 돌리다가 아웃되고 있었다.

이모는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돌아보는 이모와 눈이 마주쳤다.

팀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감독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욕이 튀어 나왔다.

- 안되면 선수를 바꾸란 말이야. 후보 선수 아껴서 뭐 할래? -

내가 소리를 지르자 설거지하던 이모가 돌아보며 빙긋이 웃었다.

- 아! 18. 그걸 휘두르면 어떻게. 볼이잖아 자식아. 그러고도 프로라고. -

나는 흥분해서 목청을 높였다. 야구장도 아닌 거실에서.

나 보다 분명히 나이가 많은 형님 같은 선수들에게 혼자 열 받아서 욕을 퍼붓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지 몰매 맞을 행동이었다.

연봉 한 푼 보태주지 않으면서 팬이라는 직함으로 십 원짜리를 뱉고 있었다.

- 아. 아. (3루에) 멈춰야지. (홈에) 뛰어들면 어떻게. 미치겠다. 증말 -

- 와! 저 노마는 2군에 보내 가 땡빛에 몇 년 굴려야겠다. 프로가 근성이 없어. -

공격 때는 타자를 욕했다. 수비 때는 투수와 수비수를 욕했다.

- 붙어. 싸워. 피하다가 한방 맞으면 넘어 가잖아. -

- 몸을 날려야지. 빙신아. 팔만 뻗으면 잡히냐? 왜 사니? -

-와! 환장하겠네. 펜스에 기대서 잡아야지. 따라가면 공이 기다려 주냐? -

- 아이구. 감독님. 대타라도 써야지요. 3타수 무안타를 그냥 밀어 붙이세요? -

결국 우리 팀이 지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소리 지르며 응원 했건만 무참하게 지고야 말았다.

이긴 팀 선수들은 예쁜 여자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는데

우리 팀 선수들은 가방을 매고 쓸쓸히 퇴장하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tv를 껐다. 성질나는데 상대 팀 선수의 인터뷰는 보고 싶지 않았다.

리모컨을 소파위에서 던졌다. 그래도 화는 풀리지 않았다.

내가 소변도 못보고 참고 중계를 봤는데 그렇게 매가리 없이 지다니.

응원팀을 바꾸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뿐이지만. 야구라는 게 마약 같아서

지면은 약 올라 흥분 하지만 다음 날은 또 기대감에 차서 그 팀을 응원하게 된다.

화장실을 갔다. 손을 씻고 소변을 보고 나오니 이모는 아직 설거지를 하고 있다.

나는 거실로 향하지 않았다. 주방으로 향했다. 뒤에서 이모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이모는 자동차 극장 때의 약속대로 무릎이 보이는 스커트에

브라자가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뒤에서는 끈이 보였다.

이모를 뒤에서 보고 있으려니 왠지 야구를 통해 생겼던 스트레스가 녹았다.

내가 훑어보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그릇을 닦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엄마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았다면, 내 인생을 꼬이게 만든 여인이 아니라면

나는 이모를 사랑할 뻔 했다. 이모의 가정을 깨서라도 데리고 살고 싶은 여인이었다.

내 그물에 걸려든 가시고기. 아니, 내 그물에 스스로 빠져드는 까시고기였다.

나는 이모에게 다가가 손으로 엉덩이를 만졌다. 이모가 돌아보았다. 그리고 웃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빨리 대충 끝낼께여.”

나는 소파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냥 이모에게 몸을 밀착하고 엉덩이를 만졌다.

이모가 자꾸 싱크대로 밀려갔다. 내가 밀지 않았는데 몸이 앞으로 쏠렸다.

나는 그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이모의 왼쪽에 앉아 오른 손으로 이모의 양쪽 허벅지를 쓸었다.

높이가 딱 맞았다.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앉아 이모의 허벅지와 무릎을 만지기에 적당했다.

올려다보니 치마속이 동굴 같았다. 아니, 비닐하우스 같았다.

빤추가 구멍을 막고 있었다. 빤추 사이로 털이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왼손을 뻗어 계곡을 가리고 있는 빤추를 잡았다. 그리고 당겼다.

순식간에 이모의 연분홍색 빤추가 무릎까지 내려 왔다.

이모는 무릎을 모으며 엉덩이를 빤추따라 내리며 화들짝 놀랐다.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설거지 열심히 해.”

빤추를 발목까지 끌어 내렸다. 이모가 왼 발을 들었다.

오른 발도 마저 드니 빤추가 이모의 몸을 벗어나 내 손에 달랑 걸렸다.

나는 이모의 치마 속을 올려다보며 털을 쓸었다.

무성한 털이 온통 구멍을 막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제치며 구멍을 찾았다.

입구가 보였다. 꽃잎이라 부르는 보지의 날개가 나타났다.

손가락을 살짝 밀어 넣으니 이모의 엉덩이가 실룩 거린다.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설거지 열심히 해.”

이모는 엉덩이에 힘을 주며 참는 모양새를 보였다.

손은 부지런히 놀리며 그릇을 헹구고 있었다. 물소리가 작아졌다.

나한테 물이 튈까봐 이모가 물줄기를 약하게 하는 배려까지 했다.

손가락을 깊이 찔러 넣어 동굴 탐색을 시작했다. 구석구석 찔러 보았다.

이모의 종아리에 힘줄이 섰다. 발가락이 오므라들어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나는 재미있었다. 동굴 탐험도 재미있었고 참느라고 용쓰는 이모의 태도도 재미있었다.

손가락 두 개를 쑤셔 넣었다. 마구 헤집었다. 구석구석, 이리저리.

이모의 입에서 신음이 흐르자 보짓물도 내 손을 적셨다.

“흐으~ 흐으응. 흐윽!”

“느끼지 말라니까 말 안 듣지?”

“참고 있어여. 느끼지 않아여.”

“신음 소리는 뭐야. 물은 왜 흘려?”

“느끼지 않는데 오줌이 마려워여. 미칠 것 같아.”

“이게 오줌이야? 오줌 산거야?”

나는 손가락을 빼냈다. 내 코에 갖다 댔다. 오줌은 아니었다.

“오줌이 마려운데 참고 있어여. 싸지는 않았어여.”

이모의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약간은 우는 듯 한 목소리였다.

“참아. 여자는 참는 게 미덕이야.”

나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다시 계곡 탐험을 시작했다.

손가락 세 개를 밀어 넣었다. 보지에 물이 나와 미끈거렸다.

아이가 나온 보지 구멍인데 손가락 세 개가 들어가기 힘들었다.

“아흐윽! 아파! 아 아 아우!”

이모는 설거지를 마친 듯 물은 잠그었는데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반응하지 말라고 해도 신음을 참지 못했다.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하니 다리를 비비꼬고 있었다.

“아! 주인님. 배가, 배가 아파여. 소변 조옴!”

너무나 비통한 이모의 부탁에 나는 더 이상 괴롭힐 수가 없었다.

손가락을 구멍에서 빼냈다. 손가락에 묻은 씹물을 이모의 다리에 닦았다.

내 손에 있는 물기를 이모의 다리에 다 처바르고

나는 이모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탁쳤다.

그리고는 일어나 소파로 돌아왔다. 내가 일어나자 이모는 잽싸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부지직.”

오줌이 마렵다던 이모는 변기에 앉아 똥을 싸고 있었다.

궁금했다. 여자들의 똥 싸는 모습이. 나는 일어나 화장실 문을 열었다.

변기에 앉아있던 이모가 순간 얼굴을 가린다.

“볼 거 못 볼 거 다 봤는데 뭐가 부끄러워?”

“아니에여. 그냥 놀라서.”

나는 치마를 들고 팬티를 내린 이모의 꼬락서니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무릎과 무릎이 맞닿아 틈이 안 보인다.

“무릎 벌려 봐. 구경 좀 하게.”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다. 여자 동 누는 걸 보고 싶어하냐?

“다 눴어요. 이제 일어나요.”

그런데 궁금했다. 보고 싶었다. 언젠가는 제대로 봐야겠다.

나는 화장실 문을 닫아 주었다.

이모가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손 씻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모는 화장실에서 나와 싱크대로 향했다. 쟁반에 접시를 담아왔다.

접시에는 사과와 배가 담겨 있었다. 그 와중에 과일을 깎은 모양이다.

어느새 설거지 끝내고 사과와 배를 깎아 놓았다. 신음을 참으면서.

나는 사는 것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진짜 이모 같은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었다.

“자기이. 과일 드세여. 깎다가 손 베일 뻔 했어여.”

이모가 싱긋이 웃었다. 나도 웃어 주었다.

이모가 포크로 배를 집어 손을 받치고 내 앞에 내밀었다.

나는 입만 쏙 내밀어 받아먹었다. 이모가 또 내밀었다.

“이모도 먹어. 아직 입에 들었어.”

“지희는 자기 먹는 거만 봐도 배 불러여.”

“거짓말 고만하고 좀 먹어라. 과일에 독 발랐냐?”

이모가 들고 있던 배를 자기의 입에 넣었다.

다시는 나에게 과일을 집어주지 않았다. 각자 자기 입에 과일을 집어넣었다.

독 발랐느냐. 먹고 죽으라는 것이냐. 가 쇼크였나 보다.

과일을 먹고 이모는 핸드백을 챙겨 일어났다.

수표 두 장을 내 손에 쥐어 주고 가버렸다.

식탁 옆에 이모의 빤추가 뒹굴고 있었다.

말도 가려서 해야 했다. 희롱을 당하며 깎은 과일인데.

하나 더 먹이려고 용쓰는데 내가 너무 험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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